석유화학업계 대표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최근 한달새 25%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주력 생산 제품 가격도 일제히 오르는 등 오랜 부진을 이어온 석화사들의 실적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262달러다. 직전 달인 1월 평균 t당 가격 209달러와 비교하면 25.4%, 지난해 12월 190달러와 비교하면 37.9% 급등한 수치다. 3월 초 에틸렌 스프레드 가격도 t당 260달러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에틸렌 생산 시설이 있는 곳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이다. 이와 함께 폴리프로필렌(PP),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등 국내 대다수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월 PP 평균 가격은 t당 871달러로 1월 866달러 대비 소폭 올랐다. 3월 초에는 t당 876달러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PP는 롯데케미칼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이 생산하는 HDPE 가격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t당 861달러였던 HDPE 가격은 올해 1월 893달러, 2월 906달러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ABS, PVC, LDPE 가격도 모두 올랐다. 특히 1월 t당 1261달러였던 ABS는 2월 3.2% 오른 1301달러, 3월 초 7.5% 상승한 1356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이 뛰어난 플라스틱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이 만들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 주력 PVC는 t당 752달러에서 770달러와 786달러로, 한화솔루션이 만들고 있는 LDPE는 1012달러에서 1036달러로 올랐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전통 화학사의 올해 1·4분기 실적도 직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의 올해 1·4분기 예상 영업손실을 직전 분기 대비 2000억원 이상 줄인 744억원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4분기 30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 1·4분기 영업이익도 656억원으로 직전분기 367억원 대비 78.7% 개선할 것으로 예측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3-05 17:50:19한화솔루션이 GS에너지와의 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EVA) 합작회사인 H&G케미칼에 일부 자산을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는 수소사업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에 추가 출자를 통해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 투자에 나서는 등 석유화학업계에서 미래사업을 위한 합종연횡이 뜨거워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최근 H&G케미칼에 EVA합작사업 기술도입 및 프로젝트 수행관련 자산 및 계약을 양도했다. H&G케미칼의 EVA 합작사업 관련 공장 건설 및 사업을 위한 것으로 661억원 규모다. H&G케미칼은 한화솔루션과 GS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분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설립한 EVA 합작회사다. 한화솔루션과 GS에너지가 51대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합작사는 EVA 및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의 제조, 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 EVA는 피복이나 전선 등에 사용되는 태양광 모듈용 시트 핵심소재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 확대와 함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전 세계 EVA 제품 수요는 연간 460만t 이상으로 매년 9%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G케미칼은 72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하반기 연 30만t 규모의 EVA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도 지난해 수소사업을 위해 설립한 합작회사 롯데SK에너루트에 추가 출자를 통한 사업 본격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는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중 롯데SK에너루트에 각각 148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출자금액은 양사의 롯데SK에너루트 지분비율에 따른 것으로, 양사가 각각 45%씩 보유하고 있다. 10%는 에어리퀴드코리아가 보유중이다. 이번 투자는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 투자를 위한 차원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SK에너루트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일반수소발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SK가스 울산 공장 부지 내에 20MW급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해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25년부터 20년 동안 발전소를 운영할 예정이며, 롯데화학군 및 SK가스 계열사로부터 안정적인 부생수소 공급을 확보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완공되면 울산시민 4만가구(4인 기준)에 연간 약 16만MWh의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유가나 환율 등 변동성이 크다"면서 "태양광, 수소 등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기업들이 보다 적극 나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3-09-14 18:14:49[파이낸셜뉴스]산업통상자원부가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석유화학 업계와 만나 수출·투자 관련 애로사항이 있는지 살폈다. 이날 회의에서 나온 내용은 규제 개선 등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28일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주재로 석유화학 수출·투자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S-OIL, LG화학,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석유화학기업 6곳의 임원, 산업연구원, 한국석유화학협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석유화학기업들의 어려운 수출·투자 환경을 점검하고, 수출 증대와 투자 촉진을 위한 애로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조정관세 영세율 △배출권거래제 할당 제도 개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체계 마련 등을 요청했다. 더욱이 투자 촉진을 위해 △친환경 투자 촉진을 위한 세액 공제 확대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법·제도 등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기업들의 애로 해소를 위해 업계의 건의 사항과 수요를 적극 반영해 규제개선, 기술개발 등 수출·투자 활성화에 필요한 다양한 의견들을 검토하여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6-28 14:21:26[파이낸셜뉴스] 석유화학 업계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하루 최소 1200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열흘간 석유화학 업계의 누적 출하 차질 물량 규모는 약 78만1000t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173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수출 물량 출하를 위한 컨테이너 운송 인력 확보와 운반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평시 대비 약 21%를 출하 중이다. 특히 업계는 일별로 반드시 입·출하해야 하는 필수 제품 운송에 차질이 생기거나 사태 장기화로 공장·야적 공간 내 적재 공간이 부족해지면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출하가 전면 중단된 대산·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일부 업체의 경우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며 "내주 초가 고비"라고 말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대한유화 울산공장을 방문해 "석유화학제품은 건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라며 "화물연대의 운송 방해나 보복 행위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경찰 등에 협조를 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시멘트 업종에 이어 피해가 커지는 다른 업종도 업무개시명령을 검토 중이다. 또 한국무역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 주요 경제단체 및 업종별 협단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를 본 중소 화주의 손해배상 소송을 대행하는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2-12-04 15:26:54【파이낸셜뉴스 여수=황태종 기자】LG화학 여수공장은 환경부로 전송되는 TMS(Tele-Monitoring System, 굴뚝자동측정기기)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 및 대응하는 TMS관제센터를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LG화학 여수공장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 환경부의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도 시행으로 TMS 설치 의무 대상이 과거 대비 확대됨에 따라 보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TMS관제센터를 구축하고 전문 전담인력 4명을 채용해 배치했다. TMS관제센터는 365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이상 발생에 대한 조치, 법정검사 등 철저한 관리와 계획적인 수검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은 현재 설치된 37개의 TMS를 포함해 올해 말까지 총 288억원을 투자해 73개까지 확대·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LG화학 여수공장 관계자는 "환경안전 통합 모니터링 및 비상 대응 체계를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구축함으로써 대기 및 수질 오염원 배출을 포함한 환경안전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환경안전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환경안전 의식 제고를 위한 'CEO 정책 선언문'과 '절대 준수 환경안전 수칙'을 선포했으며, 중대사고 제로화를 위한 'M-Project(매그놀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2-05-06 14:43:23코로나19 장기화로 폐플라스틱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썩는 플라스틱'(생분해성·바이오 플라스틱, PBAT) 시장이 오는 2026년 3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옥수수, 사탕수수 등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플라스틱 개발부터 비전발표까지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PBAT 시장 2026년 750만t 급성장 18일 관련 업계와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40만t 규모였던 글로벌 PBAT 시장은 2026년 750만t까지 3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박사는 "일반 플라스틱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가는 방향성은 원래부터 있었다"며 "앞으로 5년 동안 성장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플라스틱 개발에 서두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내로 미국 곡물 가공 기업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와 미국 내 PLA(폴리락틱에시드) 공장을 건설하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맺었던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 조선합의서(HOA)'의 연장선이다. PLA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정제해 가공한 젖산(LA)을 원료로 만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연산으로는 7만5000t규모로 설립 완료 목표 시기는 2025년이다. 롯데케미칼도 2011년부터 바이오페트(PET)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PET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모노에틸렌글리콜(Bio-MEG)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2020년에는 1993t을 판매해 2017년 107t 대비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신사업개발실을 신설하고 최근 옥수수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 폴리옥시트리메틸렌에테르글리콜(PO3G)를 신규 사업으로 정했다. SK케미칼은 PO3G로 의류, 코팅 소재 등에 쓰이는 원료 '폴리올'을 대체할 예정이다. 현재는 상업화 막바지 단계로 4월 말 생산공장 준공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도 2024년까지 화학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개발한다. ■바이오플라스틱 비전 발표 잇따라 바이오플라스틱을 기업의 신사업으로 삼고 비전 발표를 하는 곳들도 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리사이클 및 바이오플라스틱을 100만t 이상 판매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최근 발표했다. 이를 위해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을 위한 기술 확보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SK케미칼도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사업을 바이오로 재편하는 비전을 공개했다. 석유를 원료로 한 코폴리에스터 등 소재산업을 버려진 플라스틱과 바이오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매출을 4조원으로 늘리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화솔루션은 PTC(Plastic to Chemicals) 기술을 통해 생분해 소재, 바이오 플라스틱 등 기술 상용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도 내년 말까지 2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서산시에 연 5만t 규모의 PBAT 생산 공장을 짓는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5년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만큼 석유화학사들의 사업 추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선 곳도 있고 상업화 막바지인 곳들도 있는 등 석유화학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2-04-18 18:09:24최근 석유화학업계가 추진하는 폐페트병을 활용한 재활용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던 석화업계가 가치 소비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함과 동시에 자원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페트병 소재로 만든 가방과 신발은 환경 보호에 대한 자신의 가치를 소비 행위에 반영하는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을 앞세워 패션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리바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리젠으로 현대중공업 근무복과 점퍼 등 약 20만벌을 만들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사회적 기업들과 국내서 수거된 페트병을 활용해 재활용 섬유원사를 만들고 이를 제품화하는 순환경제 프로그램 '프로젝트 루프'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인 엘에이알(LAR)이 이 섬유원사를 활용해 가방과 운동화를 선보였다. SK케미칼도 화성시 등과 손잡고 페트병을 재생페트(r-PET)로 가공해 코폴리에스터 생산 원료로 사용하거나 가방, 의류 등의 제품 생산업체에 재생페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재계 총수 등도 이같은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서울 한남동 구찌 가옥 매장을 방문했을 때 신었던 운동화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신 회장이 착용한 운동화는 롯데케미칼이 진행한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만든 9만7000원짜리 제품이었다. 롯데월드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원료로 금호섬유공업, 한국섬유개발원이 원사와 원단을 뽑아내고 친환경 제품 스타트업인 LAR이 이를 신발 안감과 신발끈 소재로 사용해 스니커즈를 제작했다. '신동빈 운동화'로 유명세를 탄 해당 제품은 밀려드는 주문량에 한 때 3개월 이상 기다려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상품이 됐다.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회장의 장녀인 뮤지컬배우 함연지는 이달 26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최근 볼보로부터 선물 받은 페트병 소재의 친환경 위켄드 백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2-30 17:59:14[파이낸셜뉴스] 면섬유를 뽑아내는 데 쓰이는 천연 면화의 글로벌 가격이 치솟자 면화 생산과 무관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미소짓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생명인 패스트패션 업계가 면섬유의 대체재 격인 합성섬유 '폴리에스터'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면화 가격 폭등에 폴리에스터의 원재료인 파라자일렌(PX)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작년 한 해 적자 수렁에 빠졌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실적 회복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면화 가격은 지난 2월 파운드당 92.33센트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85센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최근 10년 내 최저치인 48센트까지 떨어졌다가 1년도 안 돼 두 배가량 급등한 것이다. 중국 의류시장 회복의 기대감과 미국의 대중국 면화 수입 금지조치가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은 중국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작년 월부터 면화, 토마토 등 품목의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이처럼 면화 가격이 크게 오르자 엉뚱하게도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면화 가격 상승에 따라 비용 부담이 커진 의류 업계가 면섬유의 대체재인 폴리에스터 수급에 나선 덕분에 국내 업체들의 석유화학 대표 제품인 파라자일렌(PX)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OBJECT0#폴리에스터는 중간 화학 제품인 테레프탈산(PTA)으로 만든다. PTA의 기초 원료가 바로 PX다. 지난해 4월 t당 466달러로 떨어졌던 PX제품의 월 평균 가격은 지난 2월 772달러까지 회복했다. PX제품의 원료인 납사 가격과의 차이(PX스프레드)도 작년 8월 t당 149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올 2월 평균 200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 PX스프레드는 PX제품 실적의 가늠자로, 금액이 클수록 석유화학업계가 남기는 이익이 많아진다. 유가 상승과 수요 감소 탓에 암울한 2020년을 보냈던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PX제품 가격 상승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국내 PX제품 연간 생산량은 연간 약 800만~1000만t에 달한다. △SK(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290만t △한화토탈 200만t △에쓰오일 190만t △GS칼텍스 135만t 등이다. 면화 가격 상승과 함께 올해 중국 내 PTA 신규 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점도 PX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PX제품은 종합화학사 수익창출에 기여도가 큰 품목으로, 지난해 낮은 가격 탓에 큰 손실이 났다"면서 "PX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1·4분기 실적 호전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3-04 14:42:09[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수혜 제품으로 꼽히는 폴리에틸렌(PE) 가격이 이달 들어 올해 1월 대비 50% 이상 치솟았다. 1회용 포장재 수요 증가로 원료로 쓰이는 PE가 올해 석유화학업계 '효자' 노릇을 해왔지만, 내년에는 중국 공급 증가 등으로 호조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포장재에 주로 사용되는 저밀도선형폴리에틸렌(LDPE) 가격은 지난 1월 t당 910달러에서 이달 4일 1401달러까지 올랐다. 폴리에틸렌 가격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 시대'가 본격화된 하반기 급등하기 시작했다. LDPE의 국제가격은 7월 t당 949달러, 9월 1114달러, 11월 1211달러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PE 가격 급등은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 시장 내 포장재 수요 증가와도 맞물려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PE 제품 절반 가량이 중국으로 공급되고 있다. 다만 올해 호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이 올해 4·4분기 대규모 에틸렌 설비를 완공하면서 PE 생산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허리케인 여파로 미국 내 석유화학 공장에서의 PE 공급 차질이 국내 기업에 호재로 반영됐는데, 미국 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이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PE 가격 증가는 수요와 함께 미국 허리케인과 맞물리며 양호한 시황 형성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엔 국내 정유사들이 PE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PE 공급 증가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총 2조6000억원을 투입해 짓고있는 공장에서 에틸렌과 PE 등을 2021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은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을 통해 올레핀 생산공장 2021년 하반기까지 완공, 가동할 예정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0-12-09 16:16:34코로나19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에서 국내외 설비투자를 연기하거나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업황 악화와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서산시,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과 함께 검토했던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이 사업은 에쓰오일이 가지고 있는 대산산업일반단지 토지와 그 주변 부지를 첨단화학단지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정유업계 업황이 크게 나빠진 데다가 7조원 규모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업까지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올해 1·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2단계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도 불투명해진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들어 정유업계가 업황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가지를 검토한 결과 첨단화학단지 사업 참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2단계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중이며 연기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분야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정유사업 투자를 연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경영전략 중 하나로 원유정제시설(CDU)을 증설을 검토했다. 하지만 올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제품 수요 부진 등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증설 계획 검토를 보류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1·4분기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CDU 증설은 경영전략의 하나로 검토하던 여러가지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구체적으로 진행했던 게 아닌 상황에서 업황이 좋지 않아 검토마저 그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여수 산업단지에 있는 무수프탈산(PA) 생산라인 철수를 검토 중이다. PA는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넣는 첨가제인 가소제(DOP)의 원료다. LG화학의 생산 규모는 연 5만t 정도다. 업계에선 최근 중국의 가세로 PA 공급이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인도 가스유출, 대산공장 촉매센터 폭발 등 환경·안전 사고까지 잇따르면서 LG화학이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0-07-14 17: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