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4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 결선에서 스페인 선수가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너무 이른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스페인 경보 선수 라우라 가르시아-카로는 3위 동메달을 확신하고 결승선 약 10m 전부터 메달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가르시아-카로는 스페인 국기를 목에 두르고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등 세리머니를 선보였지만, 곧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바로 뒤에서 달리고 있던 우크리아나 선수 류드밀라 올리아노브스카가 결승선 5m를 앞둔 지점에서 그를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발견한 가르시아 선수는 다급히 속력을 높였지만 만회할 시간은 부족했고,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손에 거의 잡힌 메달도 놓치고 말았다. 가르시아 카로는 1시간28분48초로 4위를 했다. 3위를 차지한 올리아노브스카의 기록도 1시간28분48초였지만 올리아노브스카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영국 가디언은 "가르시아-카로의 얼굴에 공포감마저 서렸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극적으로 동메달을 따낸 올리아노브스카는 "여전히 전쟁을 치르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위해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내가 레이스 마지막까지 힘을 낸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에서 선수들이 일찌감치 축포를 터뜨렸다가 메달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지난해 10월2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3000m 계주 결선에 출전했던 한국 대표팀도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안동시청)이 우승한 줄 알고 두 손을 번쩍 들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그사이 뒤따라오던 황위린 대만 선수가 먼저 왼발을 밀어 넣어 0.01초 차이로 역전승했다. 또한 황위린 역시 보름도 안돼 섣부른 세리머니로 역전패를 당했다. 같은 달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황위린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그사이 그를 바싹 뒤쫓아오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왼쪽 다리를 크게 찢으며 왼발을 밀어 넣어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0 19:28:58전준우(롯데 자이언츠)의 섣부른 홈런 세리머니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준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9회말 1사 1루, 롯데가 4-6으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섰다. 전준우는 상대 구원투수 이민호의 공을 밀어쳤고 방망이를 내던진 뒤 손을 치켜세우며 날아가는 타구만 바라보고 있었다. 전준우는 자신이 친 타구가 홈런임을 직감한 것이다. 그러나 전준우의 타구는 좌측 펜스 바로 앞에서 NC 좌익수 박정준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타구와 반대 방향으로 분 바람의 영향 때문에 공이 더 뻗어가질 못하면서 평소 같으면 홈런이었을 타구가 좌익수 플라이에 그친 것이다. 만약 이 타구가 홈런이 되었다면 순식간에 동점이 되면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다. 1루까지 진루했던 전준우는 NC 1루수 모창민의 위로를 받으면서 덕아웃으로 들어가야 했다. 전준우의 다소 성급했던 홈런 세리머니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그래서인지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CBS스포츠도 전준우의 섣부른 세리머니를 조명하면서 이 상황에서 얻어야 할 4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첫째는 홈런 타구가 홈런인지를 분명히 확인하라는 것, 둘째는 다른 팀 선수를 위로하지 말라는 것, 셋째는 방망이 던지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여야 하는데 이번에는 계획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 넷째는 투수를 당황케 말고 타구를 봐야지, 갑자기 몸을 확 돌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설레발을 치지 말고 끝까지 타구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3-05-16 09:20:32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힘겹게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E조 최종일 경기서 후반 17분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에 힘입어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꺾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로써 축구 16강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준결승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의 기적을 일군 박항서. 한국·베트남전이 성립된다면 한.일전 못지않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선 한국이 이란(16강.23일)과 우즈베키스탄-홍콩 승자(8강.27일)와의 두 차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물론 베트남도 바레인(16강.23일)과 팔레스타인-시리아 승자(8강.27일)와의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가능해진다. 이번 대회서 드러난 흐름으로 보아 4강서 한국과 베트남이 격돌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한국은 16강에서 난적 이란을 만난다. 한국은 그동안 이란과의 축구 A매치 경기서 9승8무13패로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U-23 대표팀간 경기서는 오히려 4승1무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란은 2020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3명의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고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한국은 손흥민을 비롯한 3명 모두를 출전시켰다. 이란은 이번 대회 예선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겼고, 북한엔 3-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약체 미얀마에 0-2로 충격적 패배를 당해 종잡을 수 없는 팀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도 롤러코스터를 타긴 마찬가지. 첫 경기인 바레인전서 6-0의 통렬한 승리를 거뒀으나 말레이시아에게는 1-2로 패했다. 말레이시아는 최종전서 바레인에 3-2로 덜미를 잡혔으나 '승자승 원칙'에 의해 조 1위를 확보했다. 바레인은 이 승리를 발판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 조 3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말레이시아 등 그동안 약체로 평가돼온 동남아 국가들의 분전이 두드러졌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개 팀이 조 1위로 16강 고지를 밟았다. 베트남은 D조 3경기를 치르면서 6골을 터트렸고 실점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축구를 선보였다. 파키스탄과의 첫 경기서 3-0 완승을 거둔 베트남은 네팔을 2-0, 일본을 1-0으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FIFA 랭킹 102위의 베트남이 55위의 일본에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 대회 가장 큰 이변으로 손꼽힌다. 베트남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전반 3분 일본 골키퍼와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결승골을 터트렸다. 응우옌 꽝하이의 골이 그물망을 흔들자 박항서 감독은 어퍼컷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시했다. 베트남이 아시안게임 축구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 베트남은 대진운도 좋은 편이다. E조 3위를 차지하고도 와일드카드로 올라 온 바레인을 상대로 16강전을 치른다. 바레인은 예선 첫 경기서 한국에 0-6의 완패를 당한 팀. 3경기서 6득점, 무실점 경기를 치른 베트남의 전력으로 미루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4강 한국-베트남 맞대결 성사를 위해선 오히려 한국의 16강전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1년 아시안컵 8강전 이후 A매치 경기서 이란에 1무4패의 열세를 보여왔다. 이란은 골키퍼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21세 이하로 구성된 젊은 팀이다. 경험 면에서 뒤떨어질 것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다간 자칫 충격적 패배를 당한 예선 두번째 경기인 말레이시아전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 한국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오는 29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게 될지 주목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18-08-21 17:28:54“놀라운 것은 타이거와 내일 연장전을 치르는 선수가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1타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클럽하우스에서 초조하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18번홀(파5) 결과를 지켜 보던 로코 메디에이트(미국)가 우즈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클럽하우스를 떠나면서 남긴 말이다. 제108회 US오픈골프대회 우승컵의 주인은 17일(한국시간) 18홀 연장 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US오픈 우승이 연장전 승부까지 간 것은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마크 브룩스(미국)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던 2001년 대회 후 7년만이다. 우승의 향배는 18홀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한 마디로 우즈가 주연으로 열연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16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CC 남코스(파72·764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패색이 짙었던 우즈는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가는데 성공해 5만여명의 갤러리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명승부의 증인으로 만들었다. 당초 승부는 1타차 단독 선두(3언더파 210타)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우즈의 싱거운 우승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던 13차례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즈는 단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대회 개최지가 우즈가 12승(아마추어 6승 포함)을 거둘 정도로 ‘안방’이나 다름없다는 점 역시 그러한 예상에 신빙성을 더했다. 그러나 기록은 기록일 뿐이었다. 우즈는 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뒤 2번홀(파4)에서도 또 다시 1타를 잃는 등 17번홀(파)까지 3타를 잃어 앞서 경기를 끝낸 메디에이트에게 1타 뒤진 채 18번(파5) 한 홀만을 남긴 상태였다. 3라운드까지 우즈의 18번홀 기록은 1, 2라운드 파, 3라운드 이글이어서 플레이오프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 하지만 우즈의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고 두 번째샷마저 러프로 떨어지면서 그 시나리오는 물 건너가는 듯했다. 하지만 웨지로 날린 세 번째샷을 핀 4.5m에 붙여 버디 기회를 살린 우즈는 결코 쉽지 않은 내리막 훅라인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허공에 날렸다. 우즈는 “홀 두 개 정도 오른쪽으로 봤는데 적중했다. 완벽한 퍼팅이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 반면 우즈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던 메디에이트는 “그가 그것을 놓치리라고 생각지 않았지만 그렇더라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혀를 내두르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 그리고 버디 3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친 우즈와 이븐파 71타로 경기를 마친 메디에이트는 4라운드 합계 1언더파 283타로 동타를 이뤄 17일 오전 4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18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의 연장전을 치러 지존을 가리게 된다. 연장전 승부는 우즈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수술 받은 왼쪽 무릎 상태가 변수다. 우즈는 프로 입문 후 12년간 치른 11차례의 연장전에서 단 한 차례만 패함으로써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연장 불패’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이에 뒤질세라 현재 나이 45세 6개월로 1990년 헤일 어윈(미국)이 세운 대회 최고령 우승(45세15일) 기록 경신에 도전하게 되는 메디에이트도 두 차례의 연장전에서 모두 승리해 승률 100%를 자랑한다. 따라서 둘 간의 연장전 승부는 섣부른 판단이 유보될 수 밖에 없다.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18번홀에서 7m짜리 버디 기회를 놓쳐 연장전에 초대받지 못하고 단독 3위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과 D J 트라한(미국)이 공동 4위(2오버파 286타),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이 공동 6위(3오버파 287타)에 랭크됐다. 이날 3타를 줄이며 뒷심을 발휘한 필 미켈슨(미국)은 공동 18위(6오버파 290타),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첫 출전에 공동 26위(7오버파 291타)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2008-06-16 18:5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