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문자사회라는 한정된 범위 내의 현상이기 때문에 문자 이전을 지칭하는 사전(史前)이라는 말도 쓴다. 문자에 기반한 연구의 한계를 인식한다면, 역사학은 문자 이전 또는 무문자 사회의 인생과 삶에 대해서 겸허한 생각을 해야 한다. 기록이라는 매체가 없는 삶의 진행은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록이라는 행위와 결과의 힘이 엄청난 것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기록이 정착하는 과정을 생각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기록 맹신으로 인한 거짓정보의 오염 상태가 가짜뉴스다. 정보 전달의 능력으로서 기억이라는 문제를 고려하는 학문의 대상이 신화와 전설이다. 삶의 의미를 발굴해낼 수 있는 대상으로서 신화와 전설이 갖는 힘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단군에 관한 내용의 일부가 기록으로 남은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기억에서 기억으로 시간을 격해서 이어지는 정보 전달 수단이 구술 전통이다. '구술전통'(Oral Tradition, 1965년) 출판으로 구술 연구의 역사적 방법론을 개척한 벨기에 출신 인류학자 얀 반시나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찍이 '민간설화'라는 이름으로 주목했던 분이 손진태 선생이었다. 1927년부터 2년에 걸쳐서 손 선생은 '조선 민간설화의 연구'라는 제목으로 잡지 '신민(新民)'에 12회 연재했다. "민간에서 설화되는 전설, 동화, 고담, 잡설까지가 그중에 포괄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고대의 신화까지도 그것이 민간에 유행한다면 역시 민간설화 내에서 취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연재물이 해방 직후 '조선 민족설화의 연구'라는 제목으로 간행된 손 선생의 역작인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화석화된 느낌으로 다가오는 점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내용은 살아있는 구전과 구전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실례로서, 일본의 오키나와현에 속한 인구 1700명의 '요나구니'라는 작은 섬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배경에는 제주도가 있다. 1477년 음력 2월 1일 13명을 태운 한 척의 배가 제주도 애월에서 출항했다. 목적지는 한양이었고, 적재한 화물은 궁궐로 가는 제주도의 진상품인 귤이었다. 추자도 인근에서 만난 사정없는 풍랑이 그들의 생사를 갈랐고, 2주일간의 표류 끝에 생존자 3명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곳이 요나구니섬이었다. 영등제의 시작 날 출항을 독촉한 국가권력의 행사가 신성부정의 오염을 초래한 결과였을까? 성종실록 1479년 5월 16일자와 6월 10일자 2회에 걸쳐서 이에 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국법을 어긴 죄상에 대한 강도 높은 취조가 선행되었음은 물론이다. 전자의 기록을 보완한 것이 후자라고 생각되지만, 양자 사이에 불일치하는 부분들도 있다. 실록의 기록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록에 남는 과정을 생각하면 기록 내용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의문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3인이 귀국하는 과정에 유구국의 어전에서 보고한 내용과 불일치한 부분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유구 쪽의 기록인 '역대보안(歷代寶案)'에 의하면, 유구왕은 제주도에서 한양으로 봉납했던 물건의 내용을 질문했고, 세 사람은 의논 끝에 쌀이라고 거짓 보고했다. '제주도 쌀'이란 당시 조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왜 그들은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을까? 실록에도 의문점이 있지 않을까? 실록의 기록을 보완할 수 있는 구전이 있다. 요나하 나오코씨(70세)에 의해서 전해진 요나구니의 구전은 당대의 삶에 대해 믿기 힘들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내용들이 성종실록의 내용을 보완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구전의 내용은 일본 인류학자 안케이 유지(安溪遊地)의 노력으로 '후가누투'(미지에서 온 사람들, 2025년 3월 간행)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구전인류학의 사례로는 백미 중의 백미임에 틀림없다. 구전에 의하면, 표류하던 13명 중 5명이 도중에 실종됐고, 생존자들은 요나구니와 이리오모테(西表)섬 사이에서 발견됐다. 해안에 접근하는 도중에 5명이 숨을 거두었고, 3명이 요나구니 사람들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여추장(女酋長)의 통솔에 따라서 '후가누투'(제주도 사람들을 일컫는 요나구니의 말)에게 첫번째 제공된 음식은 쑥으로 만든 죽이었다. 몸을 회복한 후가누투가 섬 사람들과 반년 넘게 시간을 보낸 흥미롭고도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진다. 당시 유구왕의 권력하에 들어가지 않았던 요나구니섬 사람들은 대만과 남양의 섬으로부터 표류된 사람들을 구제한 선행의 경험도 있었다. 손짓 발짓으로 시작된 소통방식으로 제주도 사람들이 그들에게 전한 지혜도 전해진다. 표류되었던 시기 직후가 모내기 시절이었기 때문에 제주도 사람들은 생전 처음 모를 심어 보았고, 보름달 아래서 함께 술(아와모리)을 마시고 가무의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그네를 가르쳐 주었으며, '빠라나' 토기(19세기 중반까지 사용됐던 연질토기)에 직접 음식을 끓이는 방식의 위생 문제를 지적하고, 바나나 잎사귀에 조리할 음식을 싸서 찌는 방식을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각종 게임을 시킴으로써 경쟁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주민들에게 경쟁 개념을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부분적으로는 요나구니에 후가누투의 자손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성종실록에는 요나구니에 변소가 없었다고 기록하였는데, 그때 '변소'라는 것은 제주도식의 돗통을 말하는 것일 게다. 구전에 의하면, 요나구니 사람들은 용변을 볼 때 흙이나 모래를 살짝 파서 그곳에 용변을 보았단다. 깊이는 한 뼘 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있었다. 한 뼘 이하의 지하는 지신(地神)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범접해서는 안 되는 신성 영역이라는 것이다. 좋지 않은 것들이 땅에 떨어지면 지표를 통해서 지신의 영향권에 내려가서 정화되는 통로를 거쳐서 지하수를 타고 바다로 흘러간 뒤 완전히 정화된 뒤에 하늘로 올라가서 천신(天神)에게 전달된 뒤, 비를 통해 다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온다는 설명이다. 자연순환에 기반한 신앙과 사상의 표현이 깊숙이 얽혀 있는 심층생태학의 시스템을 전하고 있다. 제주도 사람의 내관(內觀)이 요나구니의 삶을 오해한 평가가 성종실록에 남아 있는 셈이다. 기록이 전하지 못하는 삶의 모습을 인류의 기억유산으로 읽어내는 노력이 인류학자의 작업이 될 수 있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17 18:13:57기록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문자사회라는 한정된 범위 내의 현상이기 때문에, 문자 이전을 지칭하는 사전(史前)이라는 말도 쓴다. 문자에 기반한 연구의 한계를 인식한다면, 역사학은 문자 이전 또는 무문자 사회의 인생과 삶에 대해서 겸허한 생각을 해야 한다. 기록이라는 매체가 없는 삶의 진행은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록이라는 행위와 결과의 힘이 엄청남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기록이 정착하는 과정을 생각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기록 맹신으로 인한 거짓 정보의 오염 상태가 가짜뉴스다. 정보 전달의 능력으로서 기억이라는 문제를 고려하는 학문의 대상이 신화와 전설이다. 삶의 의미를 발굴해낼 수 있는 대상으로서 신화와 전설이 갖는 힘은 결코 과소 평가될 수 없다. 단군에 관한 내용의 일부가 기록으로 남은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기억에서 기억으로 시간을 격해서 이어지는 정보 전달 수단이 구술 전통이다. '구술전통'(Oral Tradition, 1965)의 출판으로 구술 연구의 역사적 방법론을 개척한 벨기에 출신 인류학자 얀 반지나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찍이 '민간설화'라는 이름으로 주목했던 분이 손진태 선생이었다. 1927년부터 2년에 걸쳐서 손 선생은 '조선 민간설화의 연구'라는 제목으로 잡지 '신민(新民)'에 12회 연재했다. “민간에서 설화되는 전설, 동화, 고담, 잡설까지가 그 중에 포괄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고대의 신화까지도 그것이 민간에 유행한다면 역시 민간설화 내에서 취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연재물이 해방 직후 '조선 민족설화의 연구'라는 제목으로 간행된 손 선생의 역작인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화석화된 느낌으로 다가오는 점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내용은 살아있는 구전과 구전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실례로서, 일본의 오키나와현에 속한 인구 1700명의 요나구니(與那國)라는 작은 섬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배경에는 제주도가 있다. 1477년 음력 2월 1일 13명을 태운 한 척의 배가 제주도 애월에서 출항했다. 목적지는 한양이었고, 적재한 화물은 궁궐로 가는 제주도의 진상품인 귤이었다. 추자도 인근에서 만난 사정없는 풍랑이 그들의 생사를 갈랐고, 2주일간의 표류 끝에 생존자 3명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곳이 요나구니 섬이었다. 영등제의 시작 날 출항을 독촉한 국가권력의 행사가 신성부정의 오염을 초래한 결과였을까? 성종실록 1479년 5월 16일자와 6월 10일자 2회에 걸쳐서 이에 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국법을 어긴 죄상에 대한 강도 높은 취조가 선행되었음은 물론이다. 전자의 기록을 보완한 것이 후자라고 생각되지만, 양자 사이에 불일치하는 부분들도 있다. 실록의 기록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록에 남는 과정을 생각하면, 기록 내용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의문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3인이 귀국하는 과정에 유구국의 어전에서 보고한 내용과 불일치한 부분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유구 쪽의 기록인 '역대보안(歷代寶案)'에 의하면, 유구왕은 제주도에서 한양으로 봉납했던 물건의 내용을 질문했고, 세 사람은 의논 끝에 쌀이라고 거짓 보고했다. ‘제주도 쌀’이란 당시 조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왜 그들은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을까? 실록에도 의문점이 있지 않을까? 실록의 기록을 보완할 수 있는 구전이 있다. 요나하 나오코(70세)씨에 의해서 전해진 요나구니의 구전은 당대의 삶에 대해 믿기 힘들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내용들이 성종실록의 내용을 보완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구전의 내용은 일본 인류학자 안케이 유지(安溪遊地)의 노력으로 '후가누투'(미지에서 온 사람들, 2025년 3월 간행)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구전인류학의 사례로는 백미 중의 백미임에 틀림없다. 구전에 의하면, 표류하던 13인 중 5명이 도중에 실종됐고, 생존자들은 요나구니와 이리오모테(西表) 섬 사이에서 발견됐다. 해안에 접근하는 도중에 5명이 숨을 거두었고, 3명이 요나구니 사람들에 의해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여추장(女酋長)의 통솔에 따라서 ‘후가누투’(제주도 사람들을 일컫는 요나구니의 말)에게 첫번째 제공된 음식은 쑥으로 만든 죽이었다. 몸을 회복한 후가누투는 섬 사람들과 반년 넘게 시간을 보낸 흥미롭고도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진다. 당시 유구왕의 권력 하에 들어가지 않았던 요나구니 섬 사람들은 대만과 남양의 섬으로부터 표류된 사람들을 구제한 선행의 경험도 있었다. 손짓 발짓으로 시작된 소통 방식으로 제주도 사람들이 그들에게 전한 지혜도 전해진다. 표류되었던 시기 직후가 모내기 시절이었기 때문에 제주도 사람들은 생전 처음 모를 심어 보았고, 보름달 아래서 함께 술(아와모리)을 마시고 가무의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그네를 가르쳐 주었으며, ‘빠라나’ 토기(19세기 중반까지 사용됐던 연질토기)에 직접 음식을 끓이는 방식의 위생 문제를 지적하고, 바나나 잎사귀에 조리할 음식을 싸서 찌는 방식을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각종 게임을 시킴으로써 경쟁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주민들에게 경쟁 개념을 도입하는데 기여했단다. 부분적으로는 요나구니에 후가누투의 자손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성종실록에는 요나구니에 변소가 없었다고 기록하였는데, 그때 ‘변소’라는 것은 제주도식의 돗통을 말하는 것일 게다. 구전에 의하면, 요나구니 사람들은 용변을 볼 때 흙이나 모래를 살짝 파서 그곳에 용변을 보았단다. 깊이는 한 뼘 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금기가 있었다. 한 뼘 이하의 지하는 지신(地神)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범접해서는 안되는 신성 영역이라는 것이다. 좋지 않은 것들이 땅에 떨어지면 지표를 통해서 지신의 영향권에 내려가서 정화되는 통로를 거쳐서 지하수를 타고 바다로 흘러간 뒤 완전히 정화된 뒤에 하늘로 올라가서 천신(天神)에게 전달된 뒤, 비를 통해 다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온다는 설명이다. 자연순환에 기반한 신앙과 사상의 표현이 깊숙이 얽혀 있는 심층생태학의 시스템을 전하고 있다. 제주도 사람의 내관(內觀)이 요나구니의 삶을 오해한 평가가 성종실록에 남아 있는 셈이다. 기록이 전하지 못하는 삶의 모습을 인류의 기억유산으로 읽어내는 노력이 인류학자의 작업이 될 수 있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16 00:22:54[파이낸셜뉴스]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가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대상뿐 아니라 남자 주연상(홍광호), 작곡상(윌 애런슨)까지 3관왕에 올랐다. '하데스 타운'은 여자 주연상(김수하), 여자 조연상(최정원), 남자 신인상(김민석), 프로듀서상(설도권&신동원), ‘편곡·음악감독’(한정림), '무대예술상'(이원석) 등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뮤지컬어워즈 시상식이 지난 13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은 ‘네이버TV’를 통해 독점 생중계됐다. 이날 올해의 대상은 지난해 초연한 '일 테노레'가 수상했다. 일제강점기 경성, 조선 최초 테너가 되는 한 남자의 쓰라리면서도 찬란했던 청춘을 그렸다. 이어, '400석 이상 작품상’은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소심한 소년 ‘에반 핸슨’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400석 미만 작품상’은 고전소설 ‘장화홍련전’과 설화 ‘바리데기’가 만나 사후 재판을 진행하는 뮤지컬 ‘홍련’이 수상했다. 김수하, 홍광호 등 주연상 배우 부문에서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에서 강인하고 독립적인 영혼을 지닌 에우리디케 역을 연기한 김수하가 ‘주연상(여자)’을, 뮤지컬 ‘일 테노레’에서 내성적인 모범생이자 조선 최초 테너가 되는 윤이선 역의 홍광호가 ‘주연상(남자)’을 수상했다. ‘조연상(여자)’에는 ‘하데스타운’에서 헤르메스 역을 연기한 최정원이, ‘조연상(남자)’은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젊은 군인인 아나톨 역을 연기한 고은성이 영예를 거머쥐었다. 또 1939년 중화민국 시기 상하이를 배경으로 홍콩의 유명 가수 ‘만만’의 실종에 얽힌 비밀을 그려낸 뮤지컬 ‘접변’의 만만 역을 연기한 전하영이 ‘신인상(여자)’을 수상했다. ‘하데스타운’에서 천재적인 음유 시인 오르페우스 역을 연기한 김민석이 ‘신인상(남자)’을 수상했다. ‘앙상블상’은 9.11 테러 당시 캐나다의 한 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컴프롬어웨이’에게 주어졌다. 설도권, 신동원 프로듀서상 창작 부문에서는 '디어 에반 핸슨' '하데스타운'의 설도권&신동원이 ‘프로듀서상’을 수상했다. ‘연출상’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의 이지영에게, ‘극본상’은 음악극 ‘섬:1933~2019’의 장우성에게 돌아갔다. 또 ‘작곡상’은 뮤지컬 '일 테노레'의 윌 애런슨, ‘편곡·음악감독’은 '하데스타운'의 한정림이 기쁨을 누렸다. 이어, ‘안무상’은 ‘컴프롬어웨이’의 홍유선이, ‘무대예술상’은 ‘그레이트코멧’의 의상디자인 안현주와 ‘하데스타운’의 무대감독 이원석에게 주어졌다. 이외에 특별 부문으로 ‘공로상’은 1966년 국내 최초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연출한 故 임영웅에게 돌아갔다. ‘아동가족뮤지컬상’은 뮤지컬 ‘공룡이 살아있다’에게, 주어졌다. ‘올해의 관객상’은 110편을 감상한 한은희가 수상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14 10:53:39[파이낸셜뉴스] 공연예술창작산실의 우수 신작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 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와 CGV에 따르면 6~7월, 영화관에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우수 작품을 상영한다.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등 국내 우수 창작 작품을 선정해 독점 상영하는 '아르코 라이브(ARKO LIVE)'를 진행한다. 아르코 라이브는 공연예술 콘텐츠의 활성화와 접근성 확대를 위해 예술위와 CGV가 2020년부터 매년 국내 우수 창작 초연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소개하는 협력 사업이다. 그간 뮤지컬 '호프' '시데레우스'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등 창작산실이 배출한 우수 창작 작품 24편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올해 '아르코 라이브'는 오는 6월 26일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를 시작으로 음악 ‘민요 첼로(MINYO CELLO)’, 뮤지컬 ‘이솝이야기’, 무용 ‘토끼는 어디로 갔나요?’등 네 편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순차적으로 개봉하여 1주일씩 상영한다. 서울(강변, 구로, 대학로), 경기(고양백석), 인천(인천) 대구(대구현대), 대전(대전터미널), 충청(세종). 부산(센텀시티), 전남(순천신대), 전북(전주고사) 등 전국 11개 CGV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첫선을 보이는 창작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는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상영된다. 현대인들이 많이 겪고 있는 성격장애를 소재로, 주인공인 키키가 자신의 병을 인지하고 맞닥뜨리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뮤지컬에서는 보기 힘든 토크콘서트 형식을 차용하여 주인공 키키가 자신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경쾌하고 세련된 연출로 집중 조명한다. 무대인사와 GV 등 관객과 함께하는 스페셜 이벤트도 마련된다. CGV대학로에서 6월 29일 저녁에는 배우들과 함께하는 무대인사가, 7월 1일 18:00 회차 상영 종료 후에는 창작진 등과 함께하는 미니GV와 팬미팅이 진행될 예정이다. 7월 3일 두 번째로 개봉하는 음악 ‘민요 첼로(MINYO CELLO)’는 ‘두꺼비 집’,‘녹두꽃’, ‘파랑새’ 등 우리나라 민요를 다섯 대의 첼로와 밴드로 재해석하여 세대와 시대를 넘나드는 새로운 음악의 방향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예명 '빅바이올린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첼리스트이자 작곡가 임이환의 작품으로 올해 초연 당시 국악과 타악 리듬 위에 재즈적 화성을 녹여내 독특한 음악적 질감을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7월 10일 개봉하는 창작뮤지컬 ‘이솝이야기’는 그리스 설화 ‘이솝우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이다. 2600년 전 그리스 사모스 섬의 노예로 살던 한 이야기꾼의 이야기가 어떻게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전해져 내려올 수 있었는지 이야기의 본질을 고찰한다. 한편의 동화적인 플롯을 무대적 상상력으로 진정성 있게 표현하여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창작진과 함께하는 스페셜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르코 라이브의 마지막 작품인 무용 ‘토끼는 어디로 갔나요?’는 7월 17~23일 만나볼 수 있다. 영국과 한국, 벨기에에서 활동 중인 안무가 허성임과 벨기에 니드컴퍼니의 안무가 그레이스 엘렌 바키가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연구하며 탄생한 작품으로, 핵심 오브제인‘토끼’를 안무로 형상화하여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잊고 있었던 순수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간단한 조명과 음악, 무대 장치에 무용수들의 움직임만으로 경이적인 판타지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7월 중 창작진의 무대인사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아르코 라이브'를 찾는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오는 6월 12~19일 일주일간 CGV채널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전 기대평 이벤트가 진행된다. 기획전 작품들을 모두 관람하여 스탬프를 완성하면 영화, 공연 관람 티켓을 함께 증정하는 스탬프 이벤트도 진행된다. '아르코 라이브' 기획전의 자세한 정보 및 예매 관련 내용은 공연예술창작산실 인스타그램과 CGV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19 09:43:37【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꽃내음 가득한 남도에서 봄나들이 즐기세요" 전남도가 완연한 봄을 만끽할 여행지로 곡성·구례 섬진강벚꽃길, 영광 불갑사, 진도 관매도, 함평 천지길을 4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섬진강 상류 곡성 섬진강 천문대에서 시작하는 섬진강 벚꽃길은 강을 사이에 두고 구례구역까지 이어진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이 벚꽃길은 섬진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벚꽃 가로수가 터널을 이뤄 흩날리는 벚꽃잎을 감상하며 풍광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강 중 하나로, 은어를 비롯해 30여 종의 담수어가 서식하고 있어 주변 식당에선 은어회와 은어구이, 참게를 곁들인 민물매운탕 등도 맛볼 수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진도 관매도는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아름다운 섬이다. 특히 넓은 유휴 농경지를 활용한 유채꽃밭은 매년 상춘객으로 가득하다. 진도 일원에서는 오는 12~14일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사생대회, 사진공모전, 떡메치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고운 모래사장 해변과 드넓은 소나무 숲, 다양한 설화가 담긴 방아섬, 할미중드랭이굴, 하늘다리, 서들바굴폭포 등 관매도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8경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 톳칼국수, 톳짜장 등 진도의 정취를 느낄 음식을 맛보며 오감 만족 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영광 불갑사부터 불갑수변공원까지 이어지는 벚꽃길도 봄을 만끽할 명소다. 벚꽃나무 가로수가 터널을 이뤄 드라이브를 즐기며 벚꽃을 감상하려는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불갑수변공원은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을 감상하며 산책하기 좋아 지역 주민도 인정하는 산책 명소다. 황금빛 노을 풍광이 아름다운 백수해안도로 벚꽃도 아름답다. 16.8㎞의 해안도로는 기암괴석, 광활한 갯벌 풍경과 함께 흩날리는 벚꽃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에 좋다. 해안도로 아래 3.5㎞ 해안 노을길과 노을 전시관을 둘러보며 서해안 풍광 여행의 낭만도 만끽할 수 있다. 함평천지길은 화양근린공원과 생태습지로 조성된 함평천생태습지, 도시공원 형태인 엑스포공원을 연결하는 6㎞의 도보길이다. 삼나무 숲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수산봉 정상에서 함평읍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수산봉 숲속 둘레길, 나비다리, 낙우송길, 장미정원, 소나무길, 등나무길 등 다양한 꽃과 나무로 꾸며진 정원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함평엑스포공원에서는 오는 26일부터 5월 6일까지 함평나비대축제가 열린다. 형형색색의 꽃밭을 날아다니는 나비를 감상하며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나비 날리기, 나비 손수건 만들기, 비눗방울놀이, 젖소목장 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축제를 알차게 즐길 수 있다. 전남도는 관광지, 체험·교통·숙박·맛집 정보 확인과 예약·결제가 가능한 '전남관광플랫폼(JNTOUR)'을 이용하면 전남을 더욱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4월 중순부터 남도 숙박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전남도·광주시 외 주소지를 둔 관광객에게 숙박 요금을 할인하는 것으로, '전남관광플랫폼'에 등록된 숙박시설(1706개소) 이용 시 1박 기준 10만원 이상은 4만원, 7만원 이상은 3만원, 7만원 미만은 2만원 할인 혜택이 있다. 주순선 전남도 관광체육국장은 "전남은 한반도의 서남부에 위치해 산림·해양 자원이 풍부해 계절별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 많다"면서 "화사한 봄꽃과 어우러진 전남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완연한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4-06 08:57:34[파이낸셜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주최의 우수 신작 발굴을 위한 지원사업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들이 3월에도 계속된다. 지난 16일, 첫 선을 보인 창작뮤지컬 '이솝이야기'에 이어 전통예술 '무한수렴(無限收斂)의 멀티버스 -Multiverse of Infinite Convergence-'가 23일 개막한다. 이어 무용 '반가 : 만인의 사유지 (思惟地)', 무용 '웨어 이즈 더 래빗? Where is the Rabbit?', 창작오페라 '이상의 날개' 등 3개 작품은 3월 초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예술위 측은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예술의 본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 뮤지컬, 전통예술, 무용, 오페라 등 창작 신작 2월 16일부터 4월 14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되는 창작뮤지컬 '이솝이야기'는 그리스 설화 ‘이솝우화’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2600년 전 그리스 사모스 섬의 노예로 살던 한 이야기꾼의 ‘이야기’가 어떻게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전해져 내려올 수 있었는지, ‘이야기’가 지닌 힘과 본질을 무대적 상상력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서윤미 연출이 극작과 작곡, 연출을 맡았다. 2월 23~2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전통예술 '무한수렴(無限收斂)의 멀티버스'는 40년간 거문고와 함께해온 연주자 허윤정의 다채로운 음악세계를 집대성한다. 국내외 13인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감독이자 연주자 허윤정은 “거문고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장 한국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악기”라며 “거문고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제가 걸어온 다양한 음악 여정을 통해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오는 3월 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순헌무용단의 무용 '반가 : 만인의 사유지(思惟地)'는 ‘금동미륵 반가사유상’에 영감을 받은 융복합 장르의 무용 공연이다. 이머시브 형태의 관객 몰입형 공연으로 연출된 점이 특징이다. 안무가 차수정은 “반가사유상이 1400년 동안 간직한 미소로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관객들이 조금의 휴식과 쉼을 토대로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과 한국, 벨기에에서 활동 중인 안무가 허성임의 신작도 공개된다. 허 프로젝트의 무용 '웨어 이즈 더 래빗?'은 우리에게 친숙한 토끼를 매개체로 무의식 안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순수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허성임과 벨기에 니드컴퍼니의 안무가 그래이스 엘렌 바키가 1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연구하며 탄생한 작품이다. 오는 3월 1일과 2일에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전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이상의 날개'는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천재시인 ‘이상’의 삶과 그가 남긴 작품에 영감을 받아 창작됐다. 이상의 본명인 ‘해경’을 또 다른 자아로 내세워 인간으로서의 ‘해경’과 예술가로서의 ‘이상’의 내적 갈등을 무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오는 3월 8일부터 1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한편 올해로 15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지난 2023년 5월, 6개 장르(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의 최종 실연심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했고, 27개의 선정작들은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관객과 만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0 19:58:542024년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1월이 되면 새해맞이 여행을 떠나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이들이 많다. 나와 가족의 건강과 평안, 그리고 무탈한 1년을 위해 가지런한 마음가짐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순간을 위해 발 딛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개운해지고 힘이 솟는 장소를 찾게 된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소망을 빌 수 있는 국내 여행지 4곳을 소개했다. '용'을 테마로 한 명소 곳곳을 거닐면서 올해 바라는 목표들이 이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 또 순리에 따라 '될 일은 된다'는 생각으로 가볍고 힘차게 나아가보자. ■'해룡 설화' 깃든 삼척서 소원 빌기 강원도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는 '삼국유사'에 실린 수로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삼척 해안에 조성됐다. 수로부인은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로, 향가인 '헌화가'와 '해가'의 주인공이다.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임원항 인근 남화산 정상에 있다. 지상과 산을 연결하는 높이 51m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오르기 편하다. 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지며 용을 탄 수로부인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연 석재를 깎아 만든 조형물은 높이 10.6m, 무게 500t에 이를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해룡이 수로부인을 모시고 나타나는 '해가'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아래 받침돌에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냈다. 조형물 뒤로는 짙푸른 망망대해가 펼쳐져, 여의주를 문 용이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 상서로운 기운이 사방에 넘친다. 해가사의터는 삼척 최북단 증산해변 입구에 위치해 있다. 수로부인 설화를 토대로 복원한 임해정을 비롯해 '해가'와 '헌화가' 내용을 담은 지름 1.3m, 높이 1.67m 구형 석재 조형물인 '드래곤볼'을 만날 수 있다. 드래곤볼을 돌려 용을 탄 수로부인 그림이 본인 앞에 멈추면 소망한 일이 모두 이뤄진다고 한다. ■새해 첫 등산은 용봉산으로 떠나자 충남 홍성에는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381m)이 있다. 산 모양이 거침없이 나아가는 용과 상서로운 봉황의 머리를 닮아 지어진 이름이다. 용봉산 기슭에는 영산회괘불탱(보물) 등 여러 문화재를 보유한 용봉사가 자리잡고 있다. 용봉사 지장전 뒤로 난 길을 걸어 올라가면 약 4m 높이로 조각한 홍성 신경리 마애여래입상(보물)이 보인다. 악귀봉(368m)으로 가는 길에는 삽살개바위, 두꺼비바위, 물개바위가 있다. 노적봉(351m)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바위 틈을 뚫고 가로 방향으로 누운 듯 자라는 소나무, 행운바위와 솟대바위 등을 지나친다. 용봉산 정상을 알리는 표석 주변에 서면 저 멀리 병풍바위와 악귀봉, 노적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악귀봉과 노적봉, 정상까지 두루 감상하고 내려오면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용이 휘감은 듯 신비로운 '회룡포' 경북 예천 용궁면은 지명 자체에 '용'이 포함돼 있다. 마을을 둘러싼 회룡포는 내성천이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도 휘감고 나가는 형상이 마치 용틀임하는 듯해 회룡(回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비가 많이 올 때에는 섬으로 변해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마을 외에도 비룡산과 용문사 등 이름에 '용'이 들어간 명소가 인근에 여럿 있다. 비룡산 전망대인 회룡대에서는 회룡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용왕각과 용바위를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 마을을 감싸듯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경외감이 절로 생긴다. 회룡대에서는 앞산에 있는 사랑의 산(하트산)이 보인다. 두 산이 겹쳐 골짜기를 이룬 모양이 하트로 보여 사랑의 산으로 불린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하트 모양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룡포마을은 고즈넉한 매력이 가득해 산책하기에 좋다. 회룡포와 내성천을 미로로 표현한 회룡포미르미로공원도 둘러볼 만하다. 하루 열 번 기차가 서는 용궁역은 지난해 10월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역사 내부에 용궁역의 추억을 간직한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별주부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오토마타(기계장치를 통해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가 특히 인기다. ■'승천한 용'의 기운 얻는 용바위 전남 고흥 용암마을에 위치한 영남용바위에는 용과 관련된 전설이 내려온다. 먼 옛날, 이곳에서 두 마리 용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얻으려고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마을 주민 류시인은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용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널따란 반석을 따라 조심스레 걸어 들어가다 보면 전설이 눈앞에 펼쳐진 듯 놀라운 풍경을 만난다. 영남용바위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사이에는 해안 탐방로 '미르마루길'이 조성돼 있다. 주변의 기암절벽과 몽돌해변, 탁 트인 바다를 두루 감상하며 걷기에 좋다. 전설과 관련이 있는 용굴, 사자바위도 볼 수 있다. 미르마루길 끝에 고흥우주발사전망대가 나온다. 17㎞ 떨어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로켓의 궤적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1-04 18:14:49【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가 지역 주요 섬과 해양, 마을에 관련된 설화를 발굴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2018년부터 6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인천지역 섬과 해양, 마을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설화를 발굴해 그림책으로 발간하고 있다. 시는 2018년부터 매년 2개의 설화 콘텐츠를 발굴해 그림책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6년간 모두 12권의 그림책을 발간했다. 시는 지난해까지 5년간 지역 내 섬과 해양 설화를 발굴했고 올해부터는 마을설화를 발굴하고 있다. 마을설화도 매년 2개씩 5년간 발굴할 예정이다. 시는 인천의 역사와 민속 문화를 포괄하면서 섬과 해안 및 마을 주민들의 삶의 방식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문화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해양 및 마을 설화를 활용해 지역적 특색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정체성·애향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자 설화 발굴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시는 인천을 대표하는 섬을 골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천의 해양 설화를 남녀노소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시는 지난 5년간 백령도, 영종도, 대청도, 강화도, 연평도, 장봉도, 자월도, 영흥도, 신불도에 전해 내려오는 섬과 해양설화를 발굴했다. 마을설화는 올해 처음으로 서구 경서동, 중구 영종도 운북리에 내려오는 설화를 발굴했으며 다음달 그림책으로 출판된다. 시는 그동안 발굴한 섬과 해양설화를 엮은 그림책을 섬 초등학교에 기증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북콘서트, 작가와의 대화 등을 진행했다. 김충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에 발간되는 마을 설화 그림책이 인천시민들의 애향심을 높이고 인천에 대한 좋은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11-12 11:59:36[파이낸셜뉴스 시흥=노진균 기자] 이번 주말 경기 시흥시 거북섬에서 만 가지 즐거움이 펼쳐진다. 거북섬 파도와 함께 펼쳐지는 다양한 물놀이체험부터, 석양을 수놓는 음악과 영화까지. 폭염으로 높아진 불쾌지수를 한 방에 날려버릴 톡톡튀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특히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한국관상어산업박람회는 국내 관상어산업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다. 웨이브파크' 신나는 물놀이-예술의 향연 이번 주말 거북섬 웨이브파크에서는 '신나는 물총축제'가 열린다. 19일과 20일 양일간 11시부터 19시까지 야외에서 열리는 축제는 1만원에 물총과 물놀이 티켓이 제공되고, DJ파티와 물놀이 어트랙션까지 즐길 수 있다. 특히 시흥기업 근로자는 무료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네이버 사전예약하거나, 행사 당일 현장접수하면 된다. 작열하는 태양이 꺾이고 난 후, 선선한 저녁에는 아름다운 거북섬을 배경으로 음악과 영화를 통해 감성을 챙겨보자. 18일 저녁 8시에는 거북섬 웨이브스퀘어광장에서 '물수제비 영화제', 19일 오후 5시부터는 웨이브파크 주변 광장에서 '거북섬 버스킹'이 열린다. 물수제비영화제는 시흥시가 거북섬과 은계호수공원에서 진행하는 문화프로그램이다. 수변을 배경으로 하는 여름밤 야외 영화관이라 보면 된다. 지난 6월부터 시작했다. 9월 2일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주 상영 영화는 '뮬란'이다. 중국 남북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화목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파씨 가문의 외동딸 뮬란이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전쟁터로 나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더빙판이어서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다. 한여름 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수변지대 영화 산책을 즐겨보자. 관상어산업의 모든 것! '2023 한국관상어산업박람회'국내 최초 관상어 집적화단지로 조성 중인 아쿠아펫랜드에서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2023 한국관상어산업박람회가 개최된다. 시흥시는 지난해에 이어 2회째 한국관상어산업박람회를 개최하며, 해양생태 대표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 주제는 ‘관상어, 함께 누리는 즐거운 문화’다. ▲관상어관 ▲사료ㆍ약품관 ▲수조ㆍ용품관 ▲서비스관 등 4개 분야 55개사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물속의 풍경화로 불리는 수경예술(아쿠아스케이프) 시연회도 열린다. 수조 속 조경을 디자인하고 공간을 창작하는 복합예술로, 코로나19를 지나며 많은 사람들의 취미로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도 노래자랑, 경품행사,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다. 보니타가에서는 ‘북적북적’ 전통예술단과 놀아볼까?거북섬 내 해양레포츠 복합 스트리트몰인 보니타가에서는 19일과 20일 ‘거북섬 북적북적 마켓데이’가 열린다. 관내 공방 작가들의 친환경 소재 작품을 구입할 수 있고, 대나무 물총 만들기, 천연염색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행사기간 내 ‘들썩들썩 공연존’에서는 시흥시립전통예술단이 준비한 특별공연 ‘거북섬 야행 광대와 춤을’(19일), ‘판타지마법해적단’(20일) 공연도 준비돼 있다. 기나긴 더위와 일상에서의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 시흥시 거북섬에 가보자. 가족과는 힐링을, 친구들과는 즐거움을, 연인과는 사랑을 담뿍 느낄 수 있는 마법 같은 시간이 이 여름의 낮과 밤을 가득 채워보기를 추천한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08-14 19:55:34【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한국과 중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중국 베이징에서 회동했다. 양국 중앙은행 수장들도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문제' 발언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중국 베팅' 설화 사건으로 급격히 냉각된 양국 관계를 풀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공교롭게 한중 접촉은 미중의 대화 재개와 보조를 맞추는 형국이다. ■외교부·한국은행, 중국행5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영삼 외교차관보는 전날 오전 중국 외교부에서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등을 잇달아 만났다. 지난 3월 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3기 공식 출범 이후 양국 차관급 이상 외교관료 간에 이뤄진 첫 정식 회담이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한중 정상회담 당시 공감대를 형성한 '한중 관계 지속 발전과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노력'에 다시 한번 의견을 같이했다. 또 지난 1992년 한중수교 공동성명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 관련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했다. 양측은 최근 싱 대사 설화와 함께 한중 관계의 핵심 갈등사안으로 꼽힌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교환했다. 쑨 부부장은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은 양국 관계의 정치적 토대와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측이 반드시 이 원칙을 엄수하고 실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 차관보는 한국의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은 수교 이래 변함 없이 견지되어 왔다고 밝혔다. 양측은 교역증진, 안정적 공급망 관리 필요성 등도 공감했으며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보다 하루 전인 지난 3일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베이징에서 판궁성 인민은행 공산당위원회 서기와 이강 인민은행장과 각각 회동하고, 거시경제 형세와 양국 금융협력 등 의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최근 당 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된 판 서기는 차기 인민은행장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주요 국유은행과 인민은행 경험을 두루 거쳤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유학 경력도 있는 인물로 국가외환관리국장도 겸직 중이다. 오는 1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첫 대면 회담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중 접촉, 미중 새 행보와 보조서로를 양해 이빨을 드러내던 한중 양국이 갑자기 소통 모드로 전환한 것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등을 잇따라 중국으로 보내 '새로운 관리' 구축에 나선 미국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역시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이 80명 규모의 대기업 임원 등을 이끌고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을 만났다. 일본은 이달 중 한국·중국 외교장관과 회담일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대중국 견제를 이끄는 국가이며, 일본은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다. 한국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중국보다는 미국 중심의 외교를 펼쳐왔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이 일정 부분 대화와 교류 단계로 접어든 상태에서 한국만 여전히 중국과 벽을 세우고 있을 경우 외교적으로 고립된 섬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공교롭게 최 차관보와 이 총재의 방중은 옐런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직전에 이뤄졌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과 외교·경제 전쟁이 진행 중인 만큼 반도체를 비롯한 경제강국인 한국과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 향후 정세에 유리하다.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가 아태 지역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견제하려는 의중도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를 계기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더불어 4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중한 관계가 당면한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하고 건전한 발전의 궤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번 협상이 충분히 건설적이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고, 계속 양국 간 정치·외교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jjw@fnnews.com
2023-07-05 18: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