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간암의 암연관섬유아세포(CAFs)가 면역 단백질인 면역글로불린 A와 결합해 면역반응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간담췌외과 최호중·가톨릭대 의생명건강과학과 박종근 석사과정 연구팀은 간내 축적된 면역글로불린 A가 간세포암 주변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암연관섬유아세포에 영향을 줘 면역세포인 T세포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간세포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조직샘플을 분석한 결과, 증가된 면역글로불린 A는 간 내 섬유아세포에 결합하고 이로 인해 섬유아세포가 면역 억제 기능이 증가하는 표현형으로 분화했다. 이는 항종양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T세포 기능 약화로 이어져 간암의 발생 및 면역 치료에 좋지 않은 반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을 확인했다. 암연관섬유아세포는 종양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아세포로 종양미세환경에서 암의 진행과 전이를 촉진할 뿐 아니라 치료약물의 전달을 방해하고 저항성을 유발해 암 치료를 어렵게 한다. 최근 간세포암의 암연관섬유아세포가 항암제 렌바티닙과 소라페닙 치료의 내성을 유도하며, 여러 표현형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유방암, 췌장암 등 여러 암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의 역할은 많은 연구 활동으로 알려진 반면, 여전히 간세포암 분야는 부족하다. 간세포암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의 형성 기전 및 특성을 규명한 이번 연구로, 이를 제어하는 새로운 면역항암제 치료 전략이 기대되고 있다. 면역글로불린은 림프구에서 분화된 단백질로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면역체계이다. 면역글로불린에는 Ig G, Ig M, Ig A, Ig D, Ig E로 5가지 종류다. 면역글로불린 A는 주로 점막 부위에서 분비되어 방어하며 타액, 소화액 등에 존재한다. 우리 몸이 감염에 대항해 만들어지는 항체의 한 종류이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세포암은 원발성 간암으로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의 약 90%를 차지한다. 간세포암은 간 전제술, 간이식, 항암요법이 주요 치료법이다. 간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가 최근 임상에 쓰이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합 요법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은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므로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전을 찾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성 교수는 “축적된 간내 면역글로불린 A는 면역 억제를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며 간세포암의 발전 및 전이의 핵심 요인일 수 있다"며 "환자의 간암조직을 실제로 이용한 이번연구로, 암연관섬유아세포의 항종양 면역기능 약화 기전이 최초로 규명된 만큼, 간암에서 면역치료 반응률을 높이려면 암연관섬유아세포 제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18 14:22:16흉터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세포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정청으로부터 세계 처음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줄기세포 및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업체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7일 자신의 피부 조직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채취·분리해 자가피부섬유아세포로 배양시킨 후 피부 진피층에 재 투여해 콜라겐 증식을 유도하는 세포치료제가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허가 받은 세포치료제는 미국 뉴저지대학교 병원의 윌리엄 K. 보스 박사에 의해 1995년 처음 시도돼 미국 파이브로셀이 2009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요청했으나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상품화를 두고 경쟁한 끝에 세계 최초로 첫 허가를 획득했다. 지금까지의 흉터치료제 및 시술법은 섬유세포를 자극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거나 손상된 부위를 대체충진물로 충진했으나 그 효과가 높지 않고 지속기간이 짧아 잦은 재시술이 필요했다. 반면 자가섬유아세포 치료법은 섬유아세포를 직접 투입해 손상된 피부를 원상태로 복원시키는 피부손상 세포치료제를 사용한다. 특히 본인의 피부 세포를 사용해 자신의 생체 메커니즘을 따르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과 과다보정 등의 부작용이 없다. 또한 피부 진피층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효력기간이 최소 4년 이상 지속된다. 자가섬유아세포 치료제는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전임상시험(2006년 6월∼2007년 11월)을, 고려대학교의료원 구로병원에서 임상시험(2008년 3월∼2009년 5월)을 완료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의대 신경과 명예교수 김승업 박사는 “자가섬유아세포 치료법은 그 동안 확실한 치료 방법이 없었던 여드름 흉터와 같은 난치성 피부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름·아토피·화상 등 각종 피부 손상 치료에도 효과적이다”고 평가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 강동호 대표이사는 “자가섬유아세포 치료법을 세계최초로 한국에서 허가받았다는 것은 국내 세포치료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으며, 세포치료 분야에 있어 국제적인 경쟁력 또한 갖추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섬유아세포 치료기술은 피부 흉터 치료뿐 아니라 피부궤양과 탈모, 요실금, 잇몸 질환, 전립선 치료에도 적용 가능하며, 추출된 피부세포를 영구 보관해 향후 IPS(유도다기능성 줄기세포) 연구 및 개발로도 확대될 예정이다./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2010-05-27 14:56:44[파이낸셜뉴스] 인크레더블버즈와 최대주주인 휴먼웰니스가 국내 최초로 6가지 아미노산(6AA) 포뮬러 기반 치주질환 치료제 ‘아미노검(AminoGum)’의 인허가와 판매 준비를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을 목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최종 기술 문서를 제출했으며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심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미노검은 섬유아세포와 골아세포의 활성을 유도하는 6AA 조합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임플란트 시술 환자와 당뇨 환자 등을 대상으로 치주질환과 구강 내 상처 회복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자체 임상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제 대비 염증 완화와 조직 재생 속도 면에서 탁월한 효과가 입증됐다. 임플란트 시술 환자는 대부분 시술 후 잇몸 염증, 출혈, 통증을 경험한다. 당뇨 환자들의 경우 상처 회복이 느려 구강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데, 아미노검은 빠른 조직 재생 및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는 연간 약 150만 명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있으며 6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크레더블버즈와 휴먼웰니스는 올해 2분기 식약처 인증 심사와 함께 3분기부터 국내 병·의원과 약국을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자사몰 및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허가 국가를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미노검은 단순한 상처 치료를 넘어 염증 조절과 조직 재생을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적인 치주질환 치료제”라며 “뛰어난 치료효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내 조기 시판에 대한 기대가 높아 출시 이후 빠른 판매 성장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미노검의 1인당 연간 사용량을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국내 직접 타겟 시장규모는 약 6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편 아미노검은 이탈리아 프로페셔널 다이테틱스(PD)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치료제다. 휴먼웰니스가 아시아 및 미국 판권을 보유 중이고, 인크레더블버즈는 글로벌 제품 유통과 판매를 맡는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4-24 09:34:48[파이낸셜뉴스] 베링거 인겔하임과 계약했던 신약 'BI3006337' 반환 소식에 메리츠증권이 유한양행 목표가를 20만원으로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10일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9년 7월 베링거 인겔하임과 8억 7000만 달러 규모로 계약했던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BI3006337(YH25724)이 반환됐다"며 "베링커 인겔하임에게서 반환된 BI3006337의 신약 가치 5364억원 제외 및 피어 그룹 멀티플 조정에 따라 적정 주가를 20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BI3006337는 유사 펩타이드(GLP-1)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FGF21) 이중효능제다. 기술 반환 사유는 약물 문제보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FGF21 단독효능제로 개발 중인 경쟁사 아케로 테라퓨틱스와 89bio는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또한 GLP-1와 FGF21 병용의 이점도 밝혀진 바 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유한양행에 대해 "주요 투자 포인트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오는 26~29일 개최되는 유럽폐암학회(ELCC) 2025에서 렉라자 리브레반트 임상 3상 마리포사 최종 전체생존기간(OS) 공개가 예정돼 있다. 또한 마리포사 임상에서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됐던 피부 부작용 관련 임상 2상 코쿤 결과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종 OS 결과가 12개월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5-03-10 08:55:49[파이낸셜뉴스] HLB가 향후 2년 동안의 신약 개발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간암 신약으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리보세라닙' 이후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3월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간암 신약을 승인 받게 되면, 세계 최초로 상업 임상 2상을 마친 선낭암을 상반기에 처방약으로 가이드라인에 등재하여 상업화하고, 올해 말 담관암까지 NDA를 신청 함으로써 간암, 선낭암, 담관암 3개의 처방약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향후 신약개발 청사진도 제시했다. 두가지 방향으로 신약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으로, 첫째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이 임상을 종료하여 탁월한 데이터를 보여준 암종을 우선으로 글로벌 임상을 확장하는 것과, 둘째 제 2의 키트루다를 목표로 암종불문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새롭게 추진되는 목표는 암종불문 항암제 개발이다.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으로부터 권리와 기술이전을 받은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파이프라인명 RLY-4008)’을 통해, FGFR2 변이성 암에 대해서는 암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암종 불문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암종 불문 치료제는 종양의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특정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처방이 가능한 항암제의 새로운 영역이다. 지난 2017년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키트루다’가 최초로 암종 불문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세포의 성장과 재생 등에 관여하는 수용체인 FGFR2(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를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다. 즉, FGFR2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신약물질인 것이다. 앞서 리라푸그라티닙의 원 개발사인 릴레이 테라퓨틱스는 지난 2020년 임상 1/2상을 시작할 당시 ‘암종 불문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담관암 환자는 물론 FGFR2 이상 증상이 빈번하게 관찰되는 위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에 대해서도 모집을 진행해왔다. 현재 해당 임상의 7개 환자 그룹 가운데 담관암 환자 그룹에 대한 모집은 완료된 상태다. 담관암에 대해서는 이미 FDA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 받아 허가 후 3상을 진행하는 ‘조건부 허가’ 가능성이 높다. 엘레바는 담관암 외 다른 고형암에 대해서도 꾸준히 환자 규모를 늘려, 암종 불문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리서치 차료에 따르면 FGFR2 이상으로 인한 암의 발병은 전체 암 중 약 1.5%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 암 시장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947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9.2% 성장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2-06 15:46:34【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뇌신경질환 신약 치료제 개발 업체인 지엔티파마는 일본의 대형 화장품 유통업체 JDB NETWORK와 함께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브랜드 '라디페어'의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라디페어는 지엔티파마의 뇌신경질환을 포함한 노화 관련 질환 치료 신약 개발 26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항산화와 안티에이징에 특화된 제품이다. 이를 위해 지엔티파마는 지난 8월 일본 내 대형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JDB NETWORK와 업무협약(MOU)을 체결,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내년 3월 일본 홈쇼핑에 런칭하기로 확정했다. 홈쇼핑 진행은 전 TBS 방송 아나운서이자 인플루언서인 안느 하루카씨가 맡는다. 라디페어는 지난 9월 뷰티 전문 잡지 얼루어가 주관한 'K-뷰티 위너'로 선정되며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한 바 있다. 지엔티파마는 지난 2022년 12월 라디페어를 런칭하고 국내외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일본 진출을 계기로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라디페어의 주요 성분 'TFM'은 지엔티파마가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크리스데살라진'을 화장품 제형으로 만든 물질이다. 비타민E 대비 200배 이상 강력한 항산화 효과로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재생을 돕는다. TFM이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통해 피부 노화를 개선하고 주름 감소 및 피부 미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최근 화장품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Cosmetics'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TFM은 강력한 활성산소 제거 및 멜라닌 생성 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며 UV 노출로 유발되는 기질금속단백질분해효소-1(MMP-1) 및 인터루킨-6(IL-6)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피부 섬유아세포의 손상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성 참여자 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는 TFM이 피부 주름을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피부 밝기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논문 교신저자로 참여한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최의주 교수는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는 피부 노화의 중요한 원인인데 TFM은 산화스트레스를 없애는 항산화 작용과 함께 유해 분자인 활성산소 제거, 멜라닌 생성 억제, 염증 억제 등 효과가 유의적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2001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하고 2006년 국가석학으로 선정된 세포 사멸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지엔티파마는 관계자는 "라디페어는 일본 내 200명의 뷰티 전문가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K-뷰티 위너'로 선정됐다"며 "현지 시장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12-11 15:58:56【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콜라겐이 되레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생명과학부 남정석 교수 연구팀이 암 전이 단백질인 '디스에드헤린(Dysadherin)'이 콜라겐의 분해 및 재배치를 통해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GIST에 따르면 '디스에드헤린'은 암에서만 발현하는 단백질로, 특히 침윤성과 전이성이 강한 암일수록 발현 정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져 미국 국립 인간유전체연구소(NHGRI)의 질병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서 암 전이 단백질로 분류되고 있다. 암은 재발과 전이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의 대부분은 원발성 암(특정 장기에서 처음으로 발생)이 아니라 전이로 인해 필수 장기의 기능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전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암의 악성화 및 전이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남정석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22년 수행한 선행 연구에서 '디스에드헤린'이 세포신호변환을 통해 암의 악성화 및 전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억제하는 펩타이드 항암제를 발굴한 바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대장암 환자의 단일세포 공개데이터 분석 및 임상 조직 분석을 통해 '디스에드헤린'이 종양 미세환경 내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의 대표적 구성 성분인 콜라겐의 리모델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으며, 암의 악성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욱 활발히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종양 미세환경은 혈관표피세포, 면역세포 및 섬유아세포 등의 주변 세포들과 세포외기질로 구성돼 있으며, 암세포와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며 성장, 악성화, 전이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콜라겐 리모델링은 콜라겐의 분해와 재배치를 포함한 구조적 변화를 말한다. 연구팀은 구체적인 기전으로 '디스에드헤린'이 '메트릭스 메탈로프로티에이즈-9(Matrix Metalloprotease-9, MMP9)'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콜라겐의 분해 및 암 연관섬유아세포(Cancer-Associated Fibroblast, CAF)의 활성화를 통한 콜라겐의 재배치를 촉진해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메트릭스 메탈로프로티에이즈-9(MMP9)'는 기질 금속단백질분해효소의 일종으로, 세포 외부에 존재하는 콜라겐과 같은 다양한 세포외기질을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재생과 치유 과정에 기여하지만, 비정상적인 활성은 염증·암 전이 등과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나아가 '인간화 마우스'를 만들어 이를 통해 '디스에드헤린'/'MMP9' 신호전달 매개의 콜라겐 리모델링이 면역 억제 및 혈관 신생을 촉진해 암세포 친화적 종양 미세환경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간화 마우스'는 인간의 세포 또는 조직을 쥐에 이식해 인간과 동일한 면역 시스템을 갖게 하는 만들어진 모델로, 쥐와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또 선행 연구에서 발굴한 펩타이드의 '디스에드헤린' 매개 인테그린(integrin, 세포간 결합에 관련된 분자) 신호전달에 대한 억제 효과를 추가 검증해 미국 특허를 등록(등록 번호 US 12,024,546 B2) 했다. 남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전이 단백질인 디스에드헤린에 의한 종양 미세환경 변화를 통해 암의 악성화와 전이를 촉진하는 신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면서 "이는 향후 종양 악성화 및 전이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GIST 생명과학부 남정석 교수가 지도하고 이충재 박사(국립암센터 박사후연구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IRC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GIST GRI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1월 30일 게재됐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2-10 09:16:33[파이낸셜뉴스] 간암 신약 허가를 앞둔 HLB가 담관암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다. HLB의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Elevar Therapeutics)는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릴레이 테라퓨틱스(Relay Thrapeutics)와 담관암 치료제 'RLY-4008(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에 대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RLY-4008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인 FGFR2(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경구용 치료제로, 릴레이는 미국에서 담관암 2차 치료제로 2상을 완료했다. 2상은 490명을 대상으로 13개국 50개 사이트에서 진행됐으며 한국도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3개 사이트가 포함됐다. 해당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해 10월 혁신신약(Breakthrough Therapy)으로 지정 받아 ‘조건부 허가’를 추진할 수 있다. FDA는 올해 초 릴레이사의 2상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후 FGFR2 유래 담관암 치료제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엘레바는 내년 상반기 중 FDA와 신약허가신청 전 미팅(Pre-NDA)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늦어도 하반기에는 NDA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RLY-4008는 혁신신약 지정을 받았기에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심사기간 6개월) 대상이 되며, 희귀의약품(ODD)으로도 지정돼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비용 431만달러(2025년 기준)도 면제받게 된다. 여기에 더해 FDA는 RLY-4008을 FGFR2 변이로 발생한 다른 암 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따라서 해당 임상에서 약의 유효성을 입증할 경우 FGFR2 유래 모든 고형암에 대해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는 ‘암종 불문 치료제(Tumor-agnostic therapy)’로 허가 받을 수 있게 된다. 암종 불문 치료제는 종양의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특정 바이오마커의 존재를 기반으로 FDA가 치료제로 인정해 주는 암치료의 새로운 영역으로, 지난 2017년에 MSD의 '키트루다’가 최초로 승인받았다. RLY-4008의 글로벌 임상2상(연구명: ReFocus) 결과도 고무적이다. FGFR2 유래 간내 담관암 환자군과 위암·췌장암·두경부암 등 기타 고형암 환자군에서 모두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간내 담관암의 경우, RLY-4008의 객관적반응률(ORR)은 57.9%(ESMO 2022 발표 기준)로 기존 허가받은 치료제들의 36~42% 보다 월등히 높았다. 부작용에 있어서도 기존 허가 약물의 치명적 약점인 고인산혈증과 설사도 각각 절반 이하로 도출돼 큰 차별성을 보였다. 간내 담관암은 미국에서만 매년 8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5년 생존율이 20%대에 머물 정도로 예후가 나쁜 암으로 꼽힌다. FGFR2 유래 담관암의 경우, 현재 허가 받은 치료제가 소수에 불과하고 RLY-4008이 해당 치료제들의 임상 결과 대비 높은 약효와 안전성을 보여 신약허가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신약 허가 후 진행할 후속 파이프라인에 고심해왔던 HLB는 RLY-4008을 확보하며 리보세라닙의 추가 적응증 확장과 동시에 담관암을 비롯한 FGFR2 유래 암에 대해서도 계속 적응증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HLB 관계자는 "간암과 담관암이 모두 소화기암이라는 점에서 릴레이사는 간암신약 허가를 앞둔 엘레바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해 먼저 제안해왔다"며, "향후 두 암종에 대한 공동 마케팅이 가능하고 특히 리보세라닙과 RLY-4008의 병용임상 연구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HLB의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딜"이라고 밝혔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RLY-4008는 Best-in-Class 담관암 치료제로서 신약허가 절차를 바로 추진할 수 있는 항암제이며 리보세라닙과의 병용요법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며 "2025년은 리보세라닙의 간암신약 허가에 이어 RLY-4008의 NDA 진행을 통해 HLB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2-04 08:38:37[파이낸셜뉴스] 전문의약품 생산기업 제론셀베인은 국내 및 해외 주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PDRN KOL Meeting’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제론셀베인은 국내 및 해외 주요 핵심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 이하 KOL)들을 초청해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기반 통증·염증 치료제인 전문의약품 '셀베인주'를 주제로 최신 의료 트렌드 및 처방 사례 등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셀베인주’의 메디컬 경쟁력에 주목하고 유효성 및 안정성 데이터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어지는 등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신뢰도가 상승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덕규 제론셀베인 대표는 “자사의 ‘셀베인주’는 특허 기술인 프리즘테크놀로지(Prism-T)로 일정한 저분자 크기의 유일한 약물로 해외 진출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내년 세계 최초로 PDRN 단독 심포지엄을 개최해 ‘셀베인주’에 대한 컨센서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미팅에는 윤종일 연치과의원 원장, 장병철 계명대학교 교수,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셀베인주’의 조직 재생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네트워킹 시간이 편성돼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호 협력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윤종일 연치과의원 원장은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PDRN은 중대한 유해사례 및 예상하지 못한 유해사례는 없었다”며 “면역 밸런스가 무너져 회복하기 힘든 치료에도 효과가 높아 치과 영역에서 PDRN 재생 주사요법으로 염증 치료에 회복 속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계명대학교 교수는 “제론셀베인의 ‘셀베인주’는 특허 기술로 최적화된 추출공법과 생산 및 제조시설을 이용해 상이한 약효, 적응증, 작용기전이 존재한다”며 “‘사람 치은 섬유아세포’ 상처 치유에도 높은 효과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지질나노입자(LNP, Lipid Nanoparticle) 배합 기술에 제론셀베인의 ‘셀베인주’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1-25 10:05:17[파이낸셜뉴스] 흉터를 최소화하면서도 상처를 더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자가구동 전기밴드가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최병옥, 피부과 이종희 교수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 공동 연구팀은 전자기파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 기반 ‘자가구동(Self-Powered) 상처치료 전자약(이하 전기밴드)’을 개발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상처에 전기자극을 주면 주변 섬유아세포들이 이동, 혈류증가, 염증해소 및 상처 부위 콜라겐 분비를 유도해 상처를 메우는 세포 재생 효과를 이용했다. 이번에 개발된 전기밴드는 TV, 노트북, 핸드폰 등 일반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50/60 헤르츠(Hz) 전자기파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했다. 배터리 충전이나 외부 전원 공급 없이 구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상우 교수는 “그동안 주로 IT에 적용했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바이오-의학 분야에 접목한 것”이라며 “미래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료 효과가 충분한 만큼 상업화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연구팀이 진행한 세포 이동 실험에서 배양접시 위에 상처를 모방한 빈 공간을 만들고 전기자극을 주자 주변 세포의 95.6%가 이동했다. 상처에 새살이 돋아난 것과 같은 원리다. 전기자극이 없을 때 63.1%만 이러한 효과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컸다. 반면 전기자극으로 인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세포독성 검사에서 세포 생존율은 100%였다. 자극으로 인한 DNA 손상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평가였다.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전기밴드의 치료 효과가 월등했다. 이종희 교수는 “기존 상처 치료제들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흉터 없는 상처 치료가 가능한 전기자극 장치”라고 평가했다. 최병옥 교수는 “새로운 종류의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의료기기를 개발함에 따라 다른 분야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전기밴드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사업 및 삼성서울병원의 SMC-SKKU 협업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IF=29.4)’에 연구 결과가 실렸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0-30 15:5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