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0일 된 아들을 둔 엄마가 친구로부터 “성교육 잘 시켜라”라는 훈수를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0일 아기에게 성교육 잘 시키라는 친구, 손절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5살짜리 딸과 100일 된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밝힌 A씨는 “대학교 친구들과 단체 채팅방에서 평소처럼 이야기 하던 중 한 친구가 성범죄 뉴스를 캡처해서 올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와 그의 친구들은 성범죄 관련 뉴스에 충격을 받았다며 함께 안타까워했다. 이때 한 친구가 A씨를 언급하더니 “A, 아들 성교육 잘 시켜라”라고 지적했다. 친구의 말을 듣고 A씨는 “100일 밖에 안 된 아기를 ‘예비성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다”며 “기분 나쁘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친구는 “이래서 아들 키우는 엄마들이 문제”라면서 오히려 A씨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A씨는 “딸과 아들을 차별하는 듯 말하니까 진심 손절하고 싶다”며 “딱 아들만 꼬집어서 얘기하는 게 가장 기분 나쁘다”라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기분 상했을 것 같다”, “아들 뿐만 아니라 딸 성교육도 중요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11 13:34:30[파이낸셜뉴스]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태스크포스 팀장을 지낸 서지현 전 검사가 '딥페이크' 성범죄를 두고 "이렇게 된 것은 국가의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서 전 검사는 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손가락 모양으로 불편한 심기에는 국가기관이 나서서 사과하고 난리가 나지만 집, 학교, 직장, 군대 등 가리지 않고 만연한 (딥페이크) 성폭력에는 국가가 어떤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 전 검사는 지금의 현상을 두고 "국가가, 경찰이, 법원이 계속 성범죄를 저지르라고, 그래도 된다고, 그래도 아무 일 없다고 조장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정도면 국가가 공범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검사는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라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조직한 것도 아니고, 전담기구를 만들어서 근본 해결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7개월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 전 검사는 "성폭력 문제는 젠더 문제도 아니고 정치 문제도 아니다"라며 "그저 '성폭력 범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 보호해라' 이것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소위 이대남 표 떨어진다고 외면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전 검사는 "도대체 누가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있는 건지 묻고 싶다"며 "지금이라도 국가가 정치인들이 여성 혐오를 부추기고 갈라치기 하고 여성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을 멈추고 앞장서서 성범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3 09:14:15[파이낸셜뉴스] 20대 남성이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자로 오해받다 허위 신고 피해자로 뒤바뀐 가운데 경기 화성동탄경찰서가 해당 사건 관련 경찰관들 신변을 보호하는 목적의 팝업창을 띄웠던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팝업창은 사라진 상태지만 누리꾼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문이 우선이라며 질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성동탄경찰서 홈페이지에 노출됐던 공지문이 캡처본으로 올라왔다. 경찰은 공지문에 "최근 화장실 성범죄 신고사건 관련하여,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팀장과 팀원들이 인터넷상에서 지목되고 있습니다"라며 "그러나 지목된 팀은 올해 2월부터 다른 팀으로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어 본 사건 담당하는 팀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밝혀드립니다"라고 썼다. 지난달 28일 작성된 이 글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고한 20대 남성을 가해자인 것처럼 대하면서 공분이 커지고 사건 관련 경찰관들이 지탄받자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며 띄운 글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먼저 아니냐"며 질타하고 있는 상황이다. 캡처본을 게시한 A씨는 "우리 팀원들, 억울해요.ㅠㅠ 한 20대 남성은 까딱하면 억울한 범죄자 될 뻔했는데, 사과문이 먼저 아니냐? 너네 정중히 사과는 하기는 했니?"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떳떳하면 가만히 계시라, 동탄 경찰들아", "떨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며 피해자에게 했던 해당 경찰서 경찰관의 말을 비꼬아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후 화성시 한 아파트에서 여성 A씨는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자신이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증거라며 CCTV 영상을 내밀면서 20대 남성 B씨를 용의자 취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반말을 하면서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어”라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발언도 했다. 그러나 CCTV를 정밀 분석한 결과 신고자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A씨가 "허위 신고했다"고 자백하면서 B씨 누명은 벗겨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무고 혐의 입건을 검토 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1 16:17:18[파이낸셜뉴스] 멀쩡한 남성을 성추행범으로 몰려다 미수에 그친 성범죄 누명 사건과 관련 경찰서 서장 등에 대한 파면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윤용진 변호사는 지난 28일 밤 11시 한 포털사이트 설문 플랫폼에 '동탄경찰서장과 여성청소년수사팀장 파면 요구 서명운동' 요청서를 게재했다. 그는 "동탄 경찰서 조사관들은 상식적으로도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여성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해 20대 초반의 남성을 성범죄 범인으로 단정하는 듯한 태도로 반말하는 등 부적절한 처사를 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행히 금일 신고 여성의 허위신고 자인으로 남성은 누명을 벗었으나 동탄 경찰서의 명백한 부당처사에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일개 경찰서 일탈이 아니라 성범죄의 수사 및 처벌에 대한 사법 시스템의 심각한 오작동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남성들은 언제든지 성범죄자로 취급받을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누명을 쓴 A씨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 입건을 취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3일 자신이 거주 중인 아파트 내 헬스장 여자 화장실에서 50대 여성 B씨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 2명은 다음날인 24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뒤 A씨에게 신고 접수 사실을 알렸다. A씨는 남자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은 맞지만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경찰은 반말을 섞어가며 CCTV를 증거로 내세웠다. A씨가 결백을 주장하는 영상과 경찰 대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강렬하게 저항한 데다 신고자 B씨가 허위 신고를 자백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입건 취소를 하는 한편 B씨에 대해 무고 혐의로 입건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30 09:49:54[파이낸셜뉴스] 20대 남성이 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고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남성에게 반말하거나 퉁명스럽게 대하는 음성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용의자로 지목된 A씨가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자신의 상황을 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4시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지하에 있는 헬스장에 갔다. 한창 운동을 하던 중 소변이 마려웠던 그는 1층 남자화장실로 올라가 용변을 봤다고 한다. A씨는 "다음 날 오후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나타났다"라며 "전날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한 한 여성이 '누군가 엿봐서 도망쳤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CCTV 속 인상착의를 토대로 나를 용의자로 특정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직접 CCTV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경찰로부터 “지금 너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중에 연락주면 그때 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아파트 헬스장 화장실은 남녀가 구분돼 있고,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있어 착각할 수가 없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도 경찰은 이미 나를 범죄자인 것처럼 무시하고 반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난데 없이 성범죄에 연루됐다고 집 앞으로 찾아와 몹시 당황스러웠다.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법률적 조언을 받았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호소했다. A씨는 그러면서 경찰과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경찰은 A씨에게 "뭐야?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 몇살이야", "궁금한거 있으면 연락하고 일정은 따로 연락 줄게", "아니 너 다시 조사 받을거야" 등 반말을 했다. 또 A씨가 손을 떨며 신분증을 꺼내자 "천천히 해도 돼. 뭐 손을 떨어"라고도 말했다. 경찰이 다녀간 다음 A씨는 자신의 사건 번호를 알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A씨를 응대하던 경찰관은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돼요. 기다리세요 좀"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내가 한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괜히 죄인된 기분이 들고 떨리고 그런다"라며 "최악의 경우 빨간줄 그어지고 성범죄자 취급받을 거라 생각하니 별거 아니어도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겠다 싶다"라고 녹취록을 만들고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변호사와 상담을 토대로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중 성적 목적 다중이용시설 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다더라"라며 "변호사가 말하기를, 피해자가 자신과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는 타인을 무고죄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신고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한다"라며 심적 압박감을 털어놓았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찰은 왜 툭하면 반말이냐",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어디 갔냐", "화가 난다",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된다", "여성이 A씨를 찍어서 신고한 것이 아니라 경찰이 특정한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경찰의 응대방식에 대한 항의가 쏟아지자 지난 26일 입장문을 냈다. 경찰은 "최근 신고자(여성)로부터 ‘불상의 남성이 여자 화장실 용변 칸에 들어와 여성을 훔쳐봤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경찰은 신고처리 절차대로 신고자와 피신고자를 만나 진술을 청취했다. 이후 CCTV를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했다. 이어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신고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27 07:33:58[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죄자에게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도록 양형 범위가 상향 조정된다. 10억원 이상의 마약 거래를 해도 평생 수감시설에서 나올 수 없도록 양형이 강화된다. 또 국가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범죄엔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된다. 흉기 등을 소지한 스토킹 범죄는 최대 5년까지 처벌 규정이 올라간다. ·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초동에서 제 129-1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으로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 스토킹범죄, 마약범죄의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양형 기준안은 향후 공청회, 관계기관 의견조회 등 절차를 거쳐 오는 3월 25일 제130차 양형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양형기준은 일선 판사들이 판결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범행 경위와 결과, 상습성, 피해회복 여부 등 판단에 고려할 ‘양형 인자’를 규정하고 이에 따른 권고 형량 범위를 ‘감경’, ‘기본’, ‘가중’으로 나눠 제안한다. 일선 재판부가 양형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벗어나 판결하려면 판결문에 사유를 기재해야 하므로 합리적 이유 없이 양형기준을 위반할 수는 없다. 미성년자 대상 범죄·대량 유통 '최대 무기징역' 19일 양형위에 따르면 우선 마약범죄 양형기준에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수수 등’ 유형을 신설하고, 권고 형량범위를 최대 무기징역까지 상향하도록 권고했다. 또 마약범죄의 대량화 추세를 반영해 마약가액 10억원 이상일 경우, 영리 목적·상습범에게도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마약범죄 재범률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 대마에 대한 수출입(기존 가중영역 3~6년에서 7~10년으로) 뿐만 아니라 투약과 단순소지죄(가중 10월~2년에서 1~2년)에 대해서도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의결했다. 양형위는 “10대 마약범죄 증가 추세에 대한 사회적 우려, 미성년자 대상 마약 범죄에 대한 양형 강화 필요성 등을 고려해 권고 형량범위 상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대방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마약을 사용, 투약, 제공하거나, 성범죄 등 다른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약류를 이용했다면 ‘범행동기에 특히 비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함을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불특정 또는 다수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취급한 마약류의 가액이 5000만원 이상일 경우 △영업범 중 마약류 가액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등을 특별가중인자로 설정했다. 양형위는 “매매 범행이 늘어나는 점,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과 같이 불특정 다수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 마약 제공도 사회적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 등을 참작했다”고 전했다. 핵심기술 유출하면 최대 18년 양형위는 국가 핵심기술을 국외로 빼돌리는 범죄는 감경 영역이면 2∼5년, 기본 영역이면 3∼7년, 가중 영역이면 5∼12년을 선고하도록 권고했다. 형량 선택에 큰 영향력을 갖는 ‘특별 양형인자’ 중 가중인자가 감경인자보다 2개 이상 많으면 1.5배까지 상한을 올릴 수 있어 최대 권고 형량은 18년이 된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주요 참작 사유에서 제외하는 등 판사가 징역형의 집행을 쉽게 유예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권고에 넣었다. 양형위는 “기술 침해범죄에 대한 엄정한 양형을 바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해 기존 양형 사례나 법정형이 동일한 유사 범죄 군의 양형 기준보다 상향된 형량 범위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스토킹 범죄는 일반 유형은 최대 3년까지, 흉기를 휴대하면 최대 5년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상향했다. 만약 흉기 등 휴대 스토킹 범죄에서 가중 영역에 들어가면 징역형만 선고하고 예외적으로도 벌금형을 선택할 수 없게 설정된다. 특별가중인자 설정에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등도 포함되도록 권고했다. 공탁만 하면 감경? 손질 공탁 관련 양형인자도 정비한다. 기술유출과 스토킹 범죄의 감경 인자 중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를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공탁은 피해 회복 수단에 불과하지만, ‘(공탁 포함)’이라는 단어 때문에 마치 공탁만 하면 당연히 감경인자가 되는 것처럼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였다. 양형위는 “공탁이 독자적인 양형인자가 아니라 피해를 회복하는 수단의 하나임을 분명히 하면서, 실질적 피해 회복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피해자의 공탁금 수령의사, 피고인의 공탁금 회수청구권 포기의사 등을 신중하게 조사·판단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1-19 15:08:45[파이낸셜뉴스] 연이은 교권 추락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며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광주광역시의 한 교사 사례를 언급하며 교육청과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게 경고했다. 허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광역시의 한 교사가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허 의원은 이 교사를 광주광역시 D여고에 재직했던 교사라고 소개하며 "선생님은 지난 2018년 7월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느닷없이 스쿨미투의 대상이 됐다. 소명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일방적인 분리조치와 직위해제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선생님은) 당당하셨기에 포기하지 않았다"며 "지난한 시간 끝에 1심과 2심, 대법원 행정소송, 급여 반환을 위한 민사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도 않은 말과 행동으로 손가락질 당하고 성범죄자 낙니을 감내해야 했던 상처는 깊이 남았다"고 했다. 이어 허 의원은 "문제는 학생들의 일방적 진술만으로 교사가 범죄자처럼 취급받을 때 교육당국 누구 하나 나선 이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학교는 선생님을 징계하기 바빴고 광주 교육당국은 철저히 외면했다. 심지어 선생님은 전교조 조합원이었지만, 지역 전교조 지부에 찾아간 선생님이 들은 말은 '가만히 있어라'가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교권에 대한 얘기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을 범죄자로 내몰았던 현실은 깊은 상흔을 낸 채 그대로 남아있다"며 "광주 교육청은 하루 빨리 감독기관으로서 급여반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교권을 말할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허 의원은 그러면서 "한 교사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시작된 사회적 논의지만, 우리는 단지 조례 하나 개정하는 것으로 남은 자의 몫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며 "교사도 학생도 언제나 강자일 수 없다. 설익은 땜질이 아니라 본질을 개혁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07-27 11:22:31[파이낸셜뉴스] 최근 한 남학생이 수업중 교단 위에 올라가 드러눕고, 스마트폰으로 수업중인 여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동영상 플랫폼에서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영상은 충남 홍성에 위치한 중학교에서 촬영된 것이라 알려졌는데, “(해당 학생이) 선생님과 친하게 지냈다”라는 학교 측의 황당한 해명은 논란을 진화하지 못했다. 최근 이와같은 학교 내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며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교권본부에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지난 2011년 287건에서 지난해 437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중에는 소셜 미디어(SNS)를 통한 교권 침해 사례가 많았다. 교사가 혼을 내는 장면을 학생이 촬영해 SNS에 올리거나, 학생이 교사 실명과 소속을 공개 거론하며 욕설과 조롱 댓글을 다는 식이었다.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 현황'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 동안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는 모두 1만1148건에 달했다.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사 상해·폭행 사건은 같은 기간 총 888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2017년 116건 △2018년 172건 △2019년 248건 △2020년 113건 △지난해 239건 등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교육이 원활하지 못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해 느는 추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다양한 교권 침해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 교사는 학생이 교실 책상을 망가뜨려 혼을 냈는데, 해당 학생에게 “ㅋㅋㅋ, ㅆㅂㄴ아, 집이고 학교고 X같아서 못가겠네. 교권보호위원회 여세요” 등의 모욕적인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충격을 받은 교사는 한국교원단체총엽합회 교권본부를 찾아 피해 사실을 상담했다.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 대응 매뉴얼에는 한 중학교 교사가 수업중에 잠을 자고 있는 학생을 깨우려 “수업시간이에요. 일어나세요!” 라고 말하자 잠에서 깨어난 학생이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아~ XX”이라고 욕을 한 사례도 등장한다. 교사의 훈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학교 교사는 수업 시작 이후에도 복도에서 친구와 떠드는 학생에게 벌점을 부과하려 했는데, 학생이 도망치려 하자 교사는 팔을 잡았다. 그런데 교사는 “폭력을 행사했다”는 항의를 받았고, 학교에서 ‘폭력교사’로 낙인 찍혔다고 한다. 학생이 교사 훈육에 맞서 아동 학대로 신고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교사가 한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에게 성희롱성 욕설을 한 것을 알고 “성폭력은 처벌 수위가 높다. 하지 말라”며 훈육하였다. 그런데 남학생 부모는 담임교사에게 “왜 내 아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하냐”며 거세게 항의했고, 나아가 학교 측에 담임 교체 및 사과문 공개 낭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담임교사는 결국 이 학부모의 요구를 따라 학생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문을 읽었다.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은 ‘잘못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교권 침해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교사가 제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아이들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교원 단체들은 생활지도법 개정 등을 통한 실질적인 교사 보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국민일보에 “수업 중에 떠드는 학생에게 ‘조용히 해’라고 해도 아동학대, 정서학대라고 고발당하는 상황”이라며 “교사들은 고소·고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8-31 08:31:38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공약이 발표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의 공약이나 후보들의 발언이 젠더 감수성은 떨어지고 성평등과는 거리가 멀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정책 이슈에선 여성정책이 실종되었고, 퍼스트레이디 자격 기준 같은 여성 가십거리만 쏟아져 나온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설명하는 논리는 후진적이고 백래시까지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페미니즘이 일반적 정책으로는 매우 부합하고 맞는 말인데, 부분적으로 보면 갈등과 문제를 일부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민 끝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 '여성' 자가 들어가니까"라고도 했다. 이는 야당도 마찬가지이다. 여성가족부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게다가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까지 신설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영부인의 기준을 출산 여부에 두고 양 당의 배우자를 비교해 품평했다. 난임 여성의 아픔을 간과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간주한다는 여성계의 비판에 직면하여 사과하는 촌극까지 빚었다. 이에 질세라 야당도 배우자포럼이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의 선거전략을 내놓았다. 여성을 남편의 조력자로 인식하는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배우자라는 사적인 역할이 공적인 지위를 갖추어서 계급화되어 비선으로 연결되기 쉬운 문제점도 눈에 보인다. 이들의 눈에는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여성 유권자는 보이지 않나 보다. 지난번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투표율이 더 높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청년 남성들이 여성정책에 반대하는 이유는 많다. 여권신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조장된 측면이 더 크다. 한정된 자원을 성별로 당연히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고 인식하기보다 드센 여자들한테 빼앗겼다고 부추기면 정말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부추기는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강조한 이번 정부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여성 측면에서 보면 페미니스트 정부가 다른 정부와 다르게 여성을 위해 특별히 더 한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있긴 있다. 역대 정부 최초로 30% 여성 장관 할당제를 실현했다. 하지만 여성 장관 30%가 여성들의 삶과 지위 향상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는지는 의문이다. 대신 권력형 성범죄에 침묵하고 슬쩍 넘어가면서 선택적 페미니즘이라는 비판도 받는 상황이다. 지난번 선거에서는 지역 갈등, 세대 갈등이 분출되더니 이번 선거는 시작도 하기 전에 젠더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어떤 이슈이든 오해가 있다면 오해를 풀어주고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역할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젠더 갈등이 해소되고 성평등을 위해 한 발자국 더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2021-11-29 17:30:01[파이낸셜뉴스] 이재명이 '표' 냄새를 맡았다. 홍준표가 잡았다 떨어트린 '2030의 표심'을 이재명이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들에게 ‘2030 남자들이 홍준표를 지지한 이유’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해당 글에는 “민주당은 각종 페미니즘 정책으로 남자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역차별했다”고 주장이 담겼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8일)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제가 최근 청년과 관련한 글을 읽었는데 다들 읽어보시라”며 해당 글을 추천했다. 해당 글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젊은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가 홍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40~50대 민주당 지지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글쓴이는 “2030 남자들은 취업과 결혼, 집 장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명문대를 다니거나 대기업에 다니거나 건물주 아버지를 둔 극소수를 제외하고 수많은 아르바이트 등에 시달리면서 각종 갑질을 당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했다. 글쓴이는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해줄 정치인에 목이 말라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동안 이들의 사정에 귀 기울이는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양당의 수많은 정치인 중 유일하게 2030 남성의 말을 들어준 정치인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대표뿐이라는 게 글쓴이의 설명이다. 그는 “이들이 이준석을 지지하는 게 이상하냐”고 물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각종 페미 관련하여 젊은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하는 법안을 내는 등 자신들을 배척하는데 이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관해 글쓴이는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인 줄 알았던 조국의 딸이 특혜라고 여겨질 수도 있는 논문의 저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며 “조국은 깨끗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해 버린 거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저는 당연히 이 사람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했다. 글쓴이는 2030 남성이 홍 의원을 지지한 이유에 관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에서 시작됐다”며 각종 페미니즘 정책, 부동산 폭등, 조국·박원순 등 정치적 사건에서 우편향 된 프레임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재명의 이름으로 젊은 남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젊은 남자들에게 수많은 의원이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이들이 이재명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이들이 이재명을 비토할 결정적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문재인 정부의 페미 우선적인 정책과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다면 이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11-09 08:2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