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성인 화보 제작사를 운영하며 모델들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 대표가 검찰에 구속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 등 혐의로 성인 화보 제작사 전 대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경기 부천 지역 호텔 등지에서 불법 사진 촬영을 하며 소속 모델 8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8명 중 3명은 A씨와 성관계를 갖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관계상 우위를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 받은 뒤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검찰은 A씨가 2023년 1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정황을 발견해 해당 제작사의 현 대표 B씨에 대해서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 착취물 제작과 무고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현 대표인 B씨도 구속했다. 양우창 인천지법 부천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6-16 17:02:50[파이낸셜뉴스] 부산의 한 성인용품점에서 벌어진 여성 살인 사건이 20년 만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지난 2004년 2월, 성인용품점 주인 이정숙(가명) 씨가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을 재조명했다. 이 씨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6년째 성인용품점을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2월 13일 밤, 손님이 왔다며 친구와의 통화를 끊은 것이 생전 마지막이었다. 그날 밤 그는 하의가 벗겨진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매장은 어질러져 있었고, 얼굴과 목을 집중적으로 공격당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사건은 단순 강도나 충동적 범행이라 보기엔 이상한 점이 많았다. 속옷이 사라졌고, 정액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시신에 대한 엽기적인 훼손이 발견돼 성적 일탈이나 변태적 성향의 범죄로 추정됐다. 그러나 당시 확보된 지문, DNA는 범인 특정에 실패하면서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해당 방송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자백한 두 연쇄살인범이 소개됐다. 먼저 2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유영철. 그는 경찰 사칭 후 성인용품 장사꾼을 죽인 전력이 있으며, 범행 공백기였던 시점에 부산에 있었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두 번째 용의자는 영화 '암수살인'의 실제 모델이 된 이두홍(가명). 그는 인근 나이트클럽 여성 종업원을 목 졸라 살해한 바 있으며, 자필로 '부산 성인용품점' 살인 자백서를 작성한 바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였던 비닐 포장 성인용품에서 검출된 DNA는 O형 남성의 것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DNA 대조에서 불일치가 나와 수사는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럼에도 사건 현장에는 여전히 중요한 물증들이 남아 있다. 범행 현장에서 수거된 안경알은 범인이 심각한 난시가 있는 40~50대 직장인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특히 범인의 난시 도수는 일반인 평균의 12배 이상인 60도로 추정됐고, 착용한 안경은 저가형으로 알려졌다. 또 현장에 남은 단추는 특정 브랜드 2곳의 청색 남방에서 떨어진 것으로, 구두 족적과 함께 당시 남성이 직장인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프로파일러들은 이 범인이 지역 주민이 아닌 외부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변태적 성향으로 인해 익명성이 보장되는 지역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는 현장에 남은 증거들만으로는 이두홍의 범행과 가까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사 관계자는 이두홍의 자백이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들은 것을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에 남은 증거와 단서로 범인을 찾기 위해 총력을 가했던 수사팀. 하지만 끝내 범인은 잡지 못했다. 이에 전문가는 "성인용품에 대한 집착은 상당한 것. 이 범인은 이전이나 이후에도 유사 범행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방송은 하루빨리 수사가 재개되어 새로 찾은 안경과 단추알 등의 정보를 토대로 이두홍과 인연이 있는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을 촉구했다. 또 유영철과 이두홍이 남긴 자백에 대한 모든 의문이 말끔히 풀리길 빌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09 22:50:10【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늦었다고 포기하기엔 인생은 길다!" 영진전문대는 지난 7일 대학 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제2회 평생학습반(성인학습자) 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성인학습자들이 대학생활에서 경험한 진솔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나의 이야기, 우리의 울림'을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식은 성인학습자들이 대학생활 속에서 겪은 감동과 극복의 여정을 글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80명의 성인학습자가 3~5인으로 구성된 25개팀으로 참가해 △나의 캠퍼스 첫 페이지 △내 인생의 전환점 △실패해도 괜찮아 △캠퍼스의 웃음과 눈물 등 소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수기를 응모했다. 영진전문대 관계자는 "성인학습자들의 이야기는 평생학습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는 진정한 교육의 본보기다"면서 "앞으로도 학습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기회를 마련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영예의 대상은 사회복지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순식·고재경, 박희숙씨로 구성된 '구미에서 쏘아올린 도전' 팀이 수상했다. 이 팀은 수기에서 오랜 시간 배움을 품고 살던 세 여성이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하며 겪은 설렘과 고난,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대구까지 통학해야 하는 부담, 가사와 일, 육아를 병행하며 맞이한 지치고 고된 하루들 속에서도 이들은 서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며 끝내 ‘대학생활의 즐거움’을 꽃피웠다. 팀 대표 이순식씨는 "이 나이에 뭔가를 시작한다는 게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배우는 것이 신나고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면서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우수상은 △꽃보다 여대생 팀(보건의료행정과 2학년, 서강명·권정희·안순희) △산울림 팀(사회복지과 2학년, 도승희·정해숙·박귀려)이 각각 차지했다. 우수상은 △두 번째 스무살 팀(경영회계융합계열 1학년, 김복숙·박상경·박수진) △월천(月千) 팀(컴퓨터정보계열 2학년. 윤덕환·박재현·윤용호·김대원) △뷰티플 라이프 팀(메디컬K뷰티과 1학년, 최인숙·진은숙·김현진)에게 돌아갔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6-09 09:18:05[파이낸셜뉴스] 한 중국인 여성이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성인 사이트에 도용당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량이라는 성을 가진 19세 여성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있는 대학교 1학년 학생이다. 량 씨는 2년 전 슬픈 소설을 읽고 눈물을 흘렸을 때 셀카를 찍어 온라인에 올렸다. 그 이후 해당 사진이 수많은 포르노 사이트와 성인용품 광고, 중매 및 여행 사이트 등에 도용됐다. 일부 누리꾼은 "량 씨가 울 때 너무 아름답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량 씨는 친구들을 통해 뒤늦게 사진이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량 씨는 최근 자신의 셀카가 여성의 성적 흥분을 높이기 위한 주사 치료제 제품 광고에 널리 사용된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량 씨는 "제가 우는 사진이 담긴 한 광고는 SNS에서 70만 회 조회됐다"며 "일부 사이트에 항의했지만, 문제가 된 광고를 삭제한 사이트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량 씨는 며칠 전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량 씨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 평범한 사진이 그런 광고에 쓰일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심지어 어떤 사람들이 제 뒤에서 '저 여자가 최음제 팔고 있지 않아?'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속상해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광고를 삭제하거나 포르노 사이트에 내 사진을 삭제하려면 어느 곳에 연락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 정말 결백하다. 그 사진에서 나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거나 도발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 않다. 내가 뭘 잘못했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12 19:43:02[파이낸셜뉴스] 구독자 1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이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비결이 공개됐다. 29일 유튜브 채널 ‘쯔양밖정원’에는 '쯔양이 살 안찌는 이유, 라면 20봉 먹는 사람의 위크기는 어떨까? 위대장 내시경과 건강검진 결과!'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쯔양이 건강 검진을 받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혈액 검사, 스트레스지수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진행한 후 내시경 검진에 나섰다. 쯔양의 위 검사를 한 전문의는 “여성 평균 체질량 지수는 20~22인데 쯔양은 17.5”라며 “오히려 저체중에 속하는 체형인데 위 크기는 웬만한 성인 남성보다 크다. 그래서 많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용적이 30~40% 정도 크다”며 “아마 남들보다 흡수력, 소화력, 배설하는 능력이 뛰어날 것 같다”고 했다. 의사는 또 “일시적으로 많이 드시는 분들이 식후 혈당이 올라가기 때문에 6개월 동안 혈당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쯔양은 당화혈색소 5.2%로 정상이다. 대장내시경 간 콩팥도 문제 없는 아주 건강한 체형”이라고 말했다. 한편 쯔양은 키 162㎝에 몸무게 49㎏의 아담한 체구에도 한 번에 수십 인분 음식을 먹는 남다른 먹방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기본적인 식사량을 묻는 질문에 “소곱창 40인분, 회전초밥 240개, 방어 10kg, 라면, 20봉지, 소고기 20인분 정도 먹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음식 섭취량과 위의 크기는 무관..늘어났다가 원래 크기로 돌아와 쯔양의 먹방 비결인 ‘위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성인 기준 자신의 주먹 두 개 정도 크기다. 위는 신축성이 있어 음식물이 들어오면 여성은 1.2L, 남성은 1.4L 정도까지 위 용량이 늘어난다. 즉, 음식을 먹으면 위가 부풀어 올랐다가, 공복일 때는 다시 원래 크기 대로 줄어든다. 음식 섭취량과 위의 크기는 무관하다. 성인의 위 크기는 비만이나 음식 섭취량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른 사람의 위 크기가 비만한 사람보다 오히려 클 수도 있다. 다만 음식을 먹으면 위의 위쪽 부위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니는 일시적으로 이완되거나 수축될 뿐, 위 크기가 아예 커지지는 않는다. 과식을 반복해도 위 크기는 커지지 않는다. 식사량이 많아진 변화는 위 크기가 아닌 호르몬 때문이다. 위가 2시간 이상 비어있을 때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가 올라가 허기를 느끼게 되는데, 많이 먹는 습관을 지속하면 식전에 그렐린이 더 많이 분비된다. 그렐린이 많이 분비되면 더 쉽게 허기를 느끼고, 적은 식사량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는 과식으로 이어진다. 포만감을 빨리 느끼는 사람과 늦게 느끼는 사람이 생기는 이유는 식습관의 차이에 있다.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은 적은 양을 먹어도 위에 가득 찬 느낌을 준다. 오트밀은 쌀과 밀가루보다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높이는 음식이다.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도 포만감 높은 음식이다. 계란은 칼로리 부담이 적으면서 1개당 7~8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29 17:06:1618세기 말 제임스 쿡 선장(1728~1779)이 내놓은 항해기에는 폴리네시아섬 사람들의 문신(文身)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후 폴리네시아에 식민지를 소유한 프랑스 의사들이 피부병과 관련해 문신에 대한 연구작업을 시작했다. 파리인류학회가 간행했던 '파리인류학회잡지'(1860년)에 실린 에흐네스트 베흐숑의 '마르케사스 섬의 타투'가 인류학 분야 최초의 문신 연구논문이며, 그의 단행본인 '타투의 의료사'(1869년)가 전해진다. 항해외과의사였던 베흐숑은 식물학자이면서 폴리네시아를 탐험하고 문신의 정보를 담았던 아돌프 레송의 '망가레바 섬의 탐험'(1844년)을 참고했다. 1850년대까지 모든 섬 사람들이 문신을 하고 있었다는 정보는 환상을 넘어서는 면전에 펼쳐지는 장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베흐숑의 연구에 이어서 폴리네시아 전문의 인류학자인 윌로딘 핸디가 '마르케사스의 타투'(1922년)라는 소책자를 하와이의 비숍박물관에서 발행했다. 마르케사스의 타투 전문가는 '투후나'이고, 야자 기름이 중요한 재료이며, 12세가 되면 시행하는 타투의 각종 문양에 대한 명칭들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피부질환의 문제로 의사들의 주목을 받았던 문신은 근대화의 위생이라는 개념 앞에 무릎을 꿇고 사라진 역사가 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부활하는 문신을 문화재생운동으로 볼 것인가? 인공지능(AI)이 장착된 문화유산 재창조의 길이 열릴 것인가? 마르케사스가 타투 연구의 발상지이며, 이후 잠깐 전파론자들의 주종목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폴리네시아로부터 미크로네시아로, 이어서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로 전파된 타투에 관심을 갖게 된다. 피부가 검은색인 블랙아프리카와 멜라네시아에서는 문신의 보고가 없다. 도쿄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했던 해양동물학자 루트비히 되덜라인이 1880년 관찰한 아마미오시마의 왼 손등 사례가 동아시아 최초의 타투인데, 마르케사스의 문양과 너무나 흡사하다. 한반도에서는 '신체발부수지부모'로 표현된 주자학 사상의 도입이 과거에 있었던 문신 관습을 지워버린 것으로 생각되며, 자청(刺靑)이나 입묵(入墨)으로 기록된 우리나라의 문신은 죄인의 표시로 인식되어 왔다. 깡패나 야쿠자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문신 또는 타투는 단순한 상업적인 유행의 범주를 넘어서서, 지역마다 존재 이유가 명확한 문화유산임이 확인된다. 마오리의 전사들은 적에 대한 위협으로, 타히티와 이푸가오(필리핀) 및 아이누의 여성들은 성인식과 악귀로부터의 보호, 오키나와와 아마미오시마의 여성들은 성인식으로 왼 손등에, 혼례 이후에는 오른 손등에 입묵을 하였다. 각종 사회적 및 신앙적인 관습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것이 문신이고 타투이며, 그 저변에는 발굴을 기다리는 철학과 사상과 미학이 간직되어 있다. 따라서 당연히 문신 전문가의 사회적 지위가 인정되며 특별한 도구가 사용된다. 문양의 의미가 문화전통의 핵심적 요소로 전승되기 때문에 문신은 집단의 아이덴티티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점도 중요한 측면이다. 제국주의자들의 식민통치 항목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었던 정책이 문신 금지령이었던 것은 문화말살(cultural genocide)을 거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집단 정체성이 신체화(身體化)로 표현된 강력한 생물문화적 상징으로 인식된 문신이었기 때문에, 식민통치자들의 일차적 탄압 대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푸가오의 문신 바늘(푼바톡·punbatok)은 목제 손잡이 끝에 철제 바늘이 꽂혀 있고, 바늘의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 다양한 문양의 디자인에는 별을 그린 '비닛투원'(binittuwon), 전갈 문양인 '호모호모'(homo-homo), 개를 그린 '키나카후'(kinah-ka-huh), 대형 고사리 문양인 '이납압아팟'(inap-ap-apat), 지네 문양인 '기나이가얌'(ginay-gayam), 번개를 상징하는 '티닉틱쿠'(tiniktikku), 사람 모양인 '타나구타구'(tanagu-tagu) 등이 있다. 문신 기술은 비전의 상속 재산이었다. 도쿄 아사쿠사의 센소지(淺草寺)에서 개최되는 여름 마쓰리는 자기 동네의 신을 태운 100개 팀의 가마가 참여한다. 2004년에 만났던 30여명으로 구성된 한 팀은 전원이 전신에 울긋불긋한 문신을 했다. 정수리부터 발가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채로 구름 속에서 번쩍이는 번개 사이로 꿈틀거리는 용의 다양한 모습을 그렸다. 가마를 메고 들썩이는 청년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당신들은 야쿠자냐?" 외국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이 가능하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모르는 것이 특권으로 인식될 때가 있다. 한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그는 "아니다. 우리는 한 동네 사람들이다"라는 답이었다. 동네의 목욕탕(센토)에 가면 거의 모든 사람이 다 문신을 한 상태라면서, 대화가 이어졌다. 전신의 문신을 하는 데 8년이 소요되었으며, 금액은 3000만엔이 들었단다. 그 동네의 할머니 한 분이 가장 아름다운 전신 문신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 동네로 오면 안내하겠다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그 옆의 청년은 미완성의 검은색 밑그림만 그린 상태였다. 앞으로 채색 작업의 시간과 자금 투자가 남았단다. 동남아시아의 타투에 관한 서적을 제작한 바 있는 부경환군과 함께 2019년 7월 요코하마의 타투 전문점을 찾았다. 노련한 전문가는 문신과 관련된 문헌과 실물 자료들을 진열한 박물관 같은 별도의 공간을 갖추었고, 시술 장면의 참관이 허락되었다. 전문가도 정수리부터 전신의 문신을 갖추고 있었다. 아픔을 참고 엎드린 청년은 밑그림 시술의 마지막 단계의 과정에 있었다. 남매의 가장인 그는 문신을 함으로써 생활의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했다.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 중에는 히키코모리 상태로 주저앉은 이들이 200만명이라는 통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가. 수없이 반복되었던 문화말살의 식민지 탄압정책으로 희생된 문화 항목들은 문신만이 아니다. 새마을운동을 구가하던 시절에 '헌마을'이 생겨났고, '헌마을'의 살림살이는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던 광경이 안전에서 펼쳐진 지도 반세기가 넘었다. 승자의 업적만을 축적한 역사가 가려버린 인류문화의 뒷골목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승자와 패자의 갈라치기로 역사를 재단하는 삶의 방식이 지고선인가? 주자학의 도배로 묻혀버린 신앙과 사상에 이어서 근대화의 파도에 휩쓸려버린 살림살이는 쓰레기인가? 경복궁의 기왓장과 주춧돌과 백제 왕릉은 유형유산이고, 봉산탈춤과 종묘제례는 무형유산이란다. 사람이라는 동물체가 춤을 추고, 대금이라는 악기의 물체가 소리를 내는데, 사람도 대금도 모두 형체가 없는 '무형'으로 간주하는 물신숭배의 문화유산 정책이 왜곡의 현대적 원흉이 아닌가. 눈 뜬 사람 코 베어갈 일이다. 왜곡 다음은 화석화고, 화석화 다음엔 말살이 온다. 패자의 살림살이 속에 진정한 역사가 간직되어 있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2025-04-28 18:18:20【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전공역량·자기계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영진전문대는 사회복지과가 성인 학습자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공 역량 강화와 자기 계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성인 학습자반은 평일반, 야간반, 토요반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20대부터 8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의 대학 입학 동기도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 평생학습, 직업 전환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학과는 이러한 다양한 학습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방과 전후 시간을 활용한 '영진자율향상프로그램'(YAP)을 통해 실무 역량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개설된 주요 YAP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상에서 톡! 기초생활영어(2개 반, 20명) △컴퓨터활용 실무 기초과정(2개 반, 40명) △ITQ 엑셀 자격증 과정(1개 반, 22명) △예술요법과 음악치료(1개 반, 16명) △사회복지 프로그램 기획(2개 반, 40명) △치매파트너 과정(1개 반, 40명) 등이다. 이재성 사회복지과 학과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의 자율성과 필요에 기반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대, 전공 역량은 물론 개인적 성장도 함께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사회복지과는 2025학년도에 YAP으로 총 13개 과정을 1학기, 하계방학, 2학기, 동계방학 등으로 나눠 연중 운영한다. 이 가운데 올 1학기에는 6개 과정 9개 반을 개설, 178명이 참여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이처럼 비교과 특별 프로그램인 YAP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는, 정규 주간 과정이 아닌 성인학습자들의 다양한 학습 형태와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교육 제공이라는 학과의 교육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은 이번 학기 초 수요 조사와 학과 논의를 통해 연간 계획을 수립한 뒤 공지를 통해 온라인 신청을 받았다. 학과에선 비교과 프로그램이지만 교수 책임제를 도입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한편, 일정 출석률을 기준으로 수료증이나 자격증을 발급해 학생들의 참여도 높이고 있다. 참여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맞춰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특히 장시간 학교에 머물러야 할 때에도 학습의 즐거움과 열정을 더 크게 느낀다는 후문이다. 실제 운영 성과도 뚜렷하다. 2024학년도에는 총 28개 반에 640명이 참여해 총 857시간이 운영됐다. 2025학년도에는 38개 반에 840여명, 891시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4-21 10:31:0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성인 PC방 업주들에게 해외 서버 인터넷 도박사이트 접속 프로그램을 깔아주고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울산경찰청은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17명을 붙잡아 총책 A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콜센터 직원과 도박자 등 나머지 10명을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2022년부터 올해 1월까지 베트남, 중국 등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국내 성인 PC방 업주들에게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성인 PC방과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총판, 수익금을 관리하는 콜센터 등을 두고 역할을 분담해 '슬롯', '바카라' 등 온라인 도박 게임물을 제공했다. A씨 등은 해당 성인 PC방에서 손님들이 도박하면 판돈의 3~4%가량을 수수료 형식으로 챙기며 수익을 올렸다. 경찰은 지난해 4월 해당 도박사이트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경기 수원, 대구, 경남 거제 등지에서 도피 중인 일당을 검거하고 현금, 대포통장, 대포폰, 컴퓨터 등 증거물 50여 점을 압수했다. 또 베트남에서 입국한 총책 A씨를 체포하고, 대포통장으로 관리되던 범죄수익금 총 12억원 상당을 찾아내 기소 전 몰수 추징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사행성 도박을 하는 경우 도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라며 "불법 도박사이트를 발견하면 적극 신고해달라"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4-17 15:45:30[파이낸셜뉴스] 50대 A씨는 요즘 회사에서 중요한 서류나 마감일을 자주 깜빡한다. 게다가 느슨해진 집중력 탓에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잦다. 이는 곧바로 상사나 동료들끼리 말다툼의 빌미로 작용해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족과의 대화에서 말을 자꾸 끊거나, 화를 버럭 내는 바람에 소통이 어렵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감정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급기야 아내로부터 “분노조절장애환자”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회사나 집에서까지 따돌림을 당하다는 생각에 술에 의존하던 그는 결국 정신과 진료실을 찾았다. A씨는 검사결과,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됐다. ADHD는 통상 발달장애의 하나로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4%가 성인 ADHD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ADHD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 10만 2322명으로 2017년의 2배에 이르렀다. 특히, 성인 ADHD 환자 수가 2017년 7748명에서 2022년에는 3만 5042명으로 350%나 급증했다. 부산·울산·경남권의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인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은 “성인 ADHD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되거나, 성인이 되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소아 ADHD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약 6∼9%이며, 이 중 절반 정도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고 이 과장은 덧붙였다. ADHD는 뇌의 주의 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영향을 미치며, 뇌의 특정 부위 구조와 기능 변화도 무관치 않다. 성인 ADHD 증상은 주로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으로 나타난다. 충동적인 과잉 행동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집중력 문제는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A씨처럼 일상생활에서 작은 일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려동물의 식사, 공과금이나 카드결제 대금 납부, 청소 등을 자주 잊어버리거나 미루는 경향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온병원 이수진 과장은 “성인 ADHD는 치료가 가능하며,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ADHD 치료에는 주로 자극제와 비자극제 약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은 자극제 약물로,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충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약물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대개 4∼6주 내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아토목세틴과 구안파신 등 비자극제 약물은 자극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장기간 사용에 적합하다. 인지행동치료(CBT)도 성인 ADHD 환자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CBT는 시간 관리, 조직력 향상, 감정 조절 등의 기술을 배우는 데 유용하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등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ADHD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중요한 일정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도 성인 ADHD 치료에 효과적이다. 성인 ADHD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성인 ADHD를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자가보고척도(ASRS)를 사용한다. ASRS는 성인 ADHD를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18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가보고척도(ASRS)의 파트 A는 6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어떤 일의 어려운 부분을 끝내놓고 그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해 곤란을 겪은 적이 있나 △체계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나 등 6개 문항 중 4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추가적인 검사와 면담이 필요하다.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온라인 테스트 결과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인 ADHD는 종종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 등 다른 정신 건강 문제들과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고 최 과장은 덧붙였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4-16 16:39:02[파이낸셜뉴스] 인터넷 성인 방송에서 BJ로 활동해 논란이 됐던 7급 공무원이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최근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5만원 아이템 받고 신체노출... 담배 피우며 음주방송 10일 헤럴드경제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4부(부장 김영민)는 전 고용노동부 소속 7급 공무원 A씨가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소송 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3년 11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정부 중앙부처인 고용노동부 소속 7급 공무원이 임용 전·후에 성인 방송에서 BJ로 활동했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에서 A씨는 시청자들과 대화하며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신 것은 물론 누군가 5만원 상당의 현금성 아이템을 선물하자 신체를 노출, 급기야 인터넷 방송 운영자가 제재를 가해 방송이 꺼지기도 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A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복무규정 상 겸직 금지 원칙을 어긴 것이 아닌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겸직금지 위반 아니다" 해임 처분 취소소송 냈지만 패소 A씨는 지난 2024년 2월 해임당했다. A씨는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송까지 냈지만 지난 3월 21일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방송 플랫폼에서 지급받은 5만원 상당의 유료 아이템 등을 환전한 사실이 없다”며 “따라서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과거 A씨는 2개의 플랫폼에서 유료아이템을 환전해 4차례에 걸쳐 각각 6만원, 6만원, 140만원, 42만원 상당을 지급받은 적이 있다”며 “A씨의 방송횟수 등을 고려할 때 A씨는 계속적으로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해당 방송을 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료아이템을 받는 과정에서 음주, 흡연, 시청자의 요청에 따른 신체 노출 등의 행위를 했으므로 이는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A씨의 징계사유는 성인방송뿐만이 아니었다. 직무교육을 무단으로 불참해 21명의 시보 중 유일하게 퇴교 조치를 받은 점도 인정됐다. A씨는 성인방송을 할 무렵이던 2023년 8월,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행정주사보(시보)에 임용됐다. 2달 간 일정에 따라 정해진 기초 교육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6차례에 걸쳐 정해진 교육시간에 자리를 비우거나, 무단으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건강상 이유’라고 했으나 병원 진료는 받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징계사유 존재가 모두 인정된다”며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공무원으로서 위신 또는 체면을 심각하게 손상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이 공무원 임용 전후 수차례 이뤄진 것을 보면, A씨의 비위 행위가 우발적·일회적인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며 “A씨의 해임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기강의 확립과 공무원이 갖춰야 할 품위 유지 등에 관한 공익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과 비교해 작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4-10 10: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