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남 재방문을 바티칸에 요청했다. 9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각)부터 유럽을 출장 중인 김 지사는 8일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에서 유흥식 성직자성 장관(추기경)을 비공개로 단독 접견했다. 접견 이후 김 지사는 “유 추기경님에게 해미국제성지를 비롯한 충남의 성지 명소화 사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7년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때 교황님을 비롯해 교황청의 많은 분들이 충남에 오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유 추기경님이 교황청 장관으로 계신 것 자체가 충청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 "교황청 내부논의 통해 결정" 유 추기경은 “(천주교 세계청년대회에) 교황님이 안 가신 적이 없다”며 2027년 행사 때 반드시 방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 재방문과 관련해서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교황청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유 추기경은 “충남을 비롯한 대전교구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거룩한 장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의) 추기경들이 한국에 가겠다고 많이 하고 있으며, 대전교구가 준비를 잘하고 있는 만큼, 외국 손님이 많이 가리라고 보고 있다”며 “거기에 맞게 준비하면 충청도민은 다른 나라 사람을 통해 마음이 넓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역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와 유 추기경 접견 이후에는 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안종혁 위원장과 구형서 부위원장, 김도훈·박정식 위원이 유 추기경과 환담을 가졌다. 교황청 신복음화부분 장관도 접견 김 지사는 이날 또 리노 피시켈라 교황청 신복음화부분 장관(대주교)도 만났다. 이 접견에서 김 지사는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의 2018년 충남 방문과 해미국제성지 지정을 위해 힘써 준 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해미국제성지를 비롯한 도내 순례지를 정비해 세계 많은 청년들이 충남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행사 전 대주교께서 충남을 찾아 조언해주시면 큰 축복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충남에서) 여러분이 오시니 대전교구, 해미국제성지가 온 것 같은 느낌이다”며 “종교적 목적의 순례 여행과 관련해 아시아, 특히 한국과 특별하고 아름다운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또 세계청년대회가 “한국의 영적인 풍요함과 문화적인 풍요함을 전 세계에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행사에 맞춰 방한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한편 이날 유 추기경은 김 지사를 비롯한 충남방문단 전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유 추기경은 방문단 전원과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환영의 뜻을 전했고,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접견을 위해 이동할 때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을 비롯한 성 베드로 대성당 관람도 직접 안내하는 등 바티칸 전 일정을 함께 했다. 김 지사 등이 방문한 때는 교황이 소집해 개최하는 ‘세계 주교 시노드(synod)’ 기간으로, 유 추기경은 “교황님과 오전까지도 회의하다 김 지사님이 오신다고 해서 허락을 받고 왔다”고 말했다. 주교 시노드는 세계 각국 주교들이 모여 교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들을 논의하는 회의다. 천주교 세계청년대회는 교황과 전 세계 청년이 함께 모이는 행사로, 오는 2027년 행사는 우리나라(서울)로 확정됐다. 세계청년대회 본대회는 2027년 8월 중 6일간 개최되며, 도내에서는 본대회에 앞서 6일 동안 교구대회가 열린다. 본대회 참여 외국인은 6만여 명으로 예상되며, 도내 교구대회 방문객은 5만여 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대건 신부 성상 솔뫼성지에 설치 유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건의해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외벽에 설치된 김대건 신부 성상은 일반적인 신부 예복이 아닌 한국 전통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모습으로, 지난해 9월 제막 및 축복식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충남도는 성상을 만든 한진섭 조각가를 통해 성 베드로 성당에 설치한 것과 똑같은 모양·크기(높이 3.7m·가로 1.8m)의 김대건 신부 성상을 오는 12월 당진 솔뫼성지에 설치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8월 14∼18일 방한했다. 방한 기간 중 15일에는 솔뫼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들과 만남을 갖고, 17일에는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10-09 12:06:12【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한국 천주교 첫 세례자인 이승훈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기록한 이승훈 역사공원이 조성돼 문을 연다. 인천시는 한국 천주교의 첫 세례자이자 외국 선교사의 도움 없이 자발적인 천주교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이승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승훈 역사공원을 조성해 오는 10일 개장한다고 5일 밝혔다. 이승훈 베드로(1756~1801)는 1784년 중국 베이징에서 세례를 받은 한국 최초의 영세자로 신유박해(1801) 때 정약종 등 여러 신자들과 함께 서울 서소문 밖에서 참수돼 선산인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산 132의 8 반주골에 묻혔다. 이승훈 역사공원은 기존 이승훈 묘역이 있는 남동구 장수동 산 135의 4 일원 면적 4만5928㎡로 조성됐다. 이승훈 역사공원에는 인천시 지정 기념물 제63호인 이승훈 묘역까지 이어지는 데크로드(일명 십자가의 길)와 4대에 걸친 순교 내력을 상징하는 피에타 연못,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각종 전시회가 열릴 수 있는 이승훈 베드로 광장, 공공정원 개념을 도입한 자수화단 등이 조성됐다. 또 공원 내 위치한 ‘이승훈 베드로 성지기념관'은 (재)인천교구천주교회 유지재단에서 조성한 것으로 지하 2층, 지상 1층, 연면적 1614㎡으로 건립됐다. 다양한 전시와 역사 문화행사를 비롯해 천주교 주관의 순교자 현양 대회도 열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승훈 역사공원이 국내외 대표적인 성지순례지로 각광받고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9-05 09:25:42김대건(金大建) 신부는 한국 최초의 사제다. 1821년 충남 당진 우강면 송산리 솔뫼마을에서 출생하고 1846년 9월 16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새남터에서 25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최초 사제 업무는 전북 익산 나바위 성당에서 이루어졌다. 김대건 신부는 조선시대 명문 집안의 후손으로, 9대조 김의직 충청병마절도사에 이어 8대조 김수원 통훈대부 후기에 내포 솔뫼로 이전했다. 조부 김택현이 천주교 신자로 입신하면서 김대건 집안은 천주교 가문이 되었다. 김대건의 아명은 재복(再福)이었고, 나중에 신앙을 크게 세운다는 뜻으로 대건(大建)이 되었다. 김대건은 1837년 6월 7일 마카오에 임시 설립된 조선신학교에서 신학생 과정을 시작해 1839년 필리핀 마닐라 인근 롤롬보이, 다시 마카오, 요동 인근 백가점(白家店), 상하이 등에서 신학교육을 받는다. 1845년 8월 17일 상하이 김가항 성당에서 페레올 주교의 집전으로 조선인 최초 사제 서품을 받았다. 10월 12일 금강 하구 강경포구 인근에 위치한 전북 익산시 망상면 나바위(羅岩) 성당에 안착하여 한국인 최초로 신부로 사제역을 맡았다. 나바위 성당은 일찍이 중국을 통한 프랑스 신부들의 충남과 전북 등 호서지역 선교를 위한 초입이었다. 이러한 세계화 경험을 통해 김대건 신부는 기독교 신앙 전파를 위해 독자적으로 '조선전도'를 연구·제작했다. 1845년작으로 알려진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는 조선 후기 최고의 지도학자였던 정상기(1678~1752)가 제작한 '동국지도(東國地圖)'의 필사본으로, 한성부 서고에 보관된 지도를 보고 필사한 것이라고 한다. 정상기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1804~1866)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현재 진본과 사본을 포함한 5부의 지도가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미국의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소장돼 있다. 프랑스에 있는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는 1851년 신안 비금도에 표류한 프랑스 나르발(Narval)호 선원들을 구하기 위해 한국에 온 프랑스 외교관 사를드 몽티니에 의해 입수된 것으로,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김대건의 '조선전도'는 지도학적으로도 큰 기여를 했다. 당시 저명한 지도학자로 알려진 정상기의 지도를 바탕으로 하천을 중심으로 상세한 지형을 표시하고,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의 영역으로 포함시켰을 뿐 아니라 당시 한국어 지명을 영어로 표기했다. 울릉도는 'Ouluengto', 독도는 'Ousan'으로 표기했다. 또한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인접한 만주 지역을 조선 영토로 선표시를 했다. 그리고 당시 수도 한성(漢城)을 '서울'로 표기하고 영어로 'Seoul'로 표기한 최초의 지도다. 영어로 지도를 만들어서 세계에 알리고자 했고, 외국인 선교사들이 조선을 더 편하게 다니도록 배려한 점도 있었을 것이다. 서양의 세계지도들을 조선에 소개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앙에 기초를 두면서도 이를 위한 학문과 과학에도 열정을 다했다. 1709년 중국의 강희제는 조선에 사절단을 보내 궁중에 걸려 있었던 '조선전도'를 복사해 오게 했다. 중국에서도 잘 만들어진 '조선전도'에 큰 관심을 가졌다. 김대건 신부는 이 전도를 중심으로 프랑스어로 된 지도를 제작했고, 그 축소판이 1849년 '프랑스 지리학회지'에 재수록됐다. 지도에 대한 관심은 먼저 한국에서 선교를 위해서 조선의 여러 곳을 누벼야 하므로 선교용 지도의 필요성이 제기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국 지도를 놓고 보면서 선교 루트의 계획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김대건 신부가 중국의 마카오, 상하이 등지에서 신학교육을 받으면서 필시 세계지도, 중국지도 등을 보게 되었고 당연히 조선지도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사제교육을 받는 동안 조선을 세계에 알리고 조선 백성들도 역시 넓은 세계를 알도록 신앙과 함께 세계사와 한국의 지리교육을 통해 한국민을 깨우치겠다는 심정도 가진 것이다. 그리하여 당시 조선지도를 영어로 만들어서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청나라 후반에 들어서 가톨릭 선교를 위해 유럽의 많은 신부들이 중국에 왔고, 유럽에서 만든 세계지도를 중국에 소개했다. 중국 자체적으로도 지도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기독교 사제들로부터 지도 제작을 배우고자 했다.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1552~1610)의 '곤여만국전도'는 중국어판으로 제작돼 반포되었다. 조선지도 연구자들의 지도 제작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당시 사제 서품 교육에서 성경과 신학 외에도 세계의 여러 언어, 세계의 역사와 지리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고 한다. 사제로서 선교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김대건 신부는 유럽, 특히 프랑스의 여러 신부들의 성장지 유럽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했다. 이를 위해서 세계사, 세계지리, 지도학과 측량학 그리고 언어로서 필수어인 라틴어 외에 프랑스어, 중국어, 영어 등을 학습했다. 김대건 신부는 지도를 통해서 세계의 구조를 알고 유럽과 조선의 거리도 인식했다. 지금으로부터 180년 전의 일이다. 김대건 신부의 일생과 연관된 순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탄생지인 솔뫼성지(충남 당진), 최초의 사제 근무지 나바위 성당(전북 익산) 그리고 순교지 새남터(서울 이촌동)가 중심이다. 김대건 신부의 활동과 생애 기록이 전시된 절두산 성지(서울 합정동)도 있다. 연관된 해외 지역으로 신학교육을 받은 마카오 성당과 사제 서품을 받은 상하이 성당이 있다. 지난해 9월 교황청도 김대건 신부의 업적을 높이 인정해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바티칸 궁전에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세워졌다. 김대건 신부의 집안은 조선시대 전통 있는 명문가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9대조 김의직이 충청병마절도사로 재직하고 통훈대부를 지낸 8대조 김수원이 솔뫼마을에 이주한 뒤 조부 김택현이 천주교 교도가 되면서 천주교 집안이 되었다. 그 후 가세가 기울었다. 조선 말기 천주교 집안에서 자녀들 이름 항렬에 신앙의 발전을 상징하는 뜻을 많이 실었다고 한다. 당시 서구의 학문을 한국이 받아들이고, 한국을 서구에 알리고자 노력했다. 교황청은 2023년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갓 쓰고 도포 입은' 김대건 신부의 성상을 세웠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2024-05-20 18:30:40"해장에는 삼숙이탕이 제대로래요~" 표준어로는 '삼세기'지만 경남에서는 '탱수',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는 '꺽쟁이', 전라도에서는 '멍텅구리'라 불리는 쏨뱅이목에 속하는 이 물고기는 강릉에서는 '삼숙이'로 불린다. 머리가 납작하고 눈이 크며 등지느러미가 가시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는 못생긴 모습을 한 삼숙이는 '탕' 거리로 제일로 친다. 예전 어획량이 풍부했을 때는 어부나 서민들이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쓴 소주에 곁들이는 소박한 안주였지만 이제는 MZ세대들도 동해안 여행을 와서 찾을 정도로 인기 만점의 매운탕 재료가 됐다. 【 강릉=김기섭 기자】 7월 무더위가 한창인 와중에 강릉 중앙시장을 최근 찾았다. 20여년 전 보름간의 출장 기간 동안 숙취에 힘든 속을 달래줬던 삼숙이탕이 그리워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중앙시장 2층에 있는 해성식당(간판은 해성횟집이지만 회는 팔지 않는다)이었다. 지난 2016년 백종원의 3대 천황으로 유명세를 얻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 현지인들에게는 맛집으로 소문나 있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앞서 막 들어간 또 다른 일행이 눈에 들어왔다. 낯익은 반가운 얼굴이다. 춘천에서 강릉으로 출장을 온 고교 동창 친구도 삼숙이탕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수년간 못보던 녀석을 어찌 이곳에서 조우할 줄이야. 20여년 만에 맛 본 삼숙이탕은 '그래 이게 해장이지'라고 외칠 정도로 강력한 추억의 맛을 소환해냈다. 고추장 베이스의 칼칼하고 얼큰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다른 전통시장을 뒤로하고 강릉 중앙시장을 먼저 찾을 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핫플레이스보통 전통시장하면 허름한 건물과 정리되지 않은 환경, 젊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럼에도 전통시장에는 전통과 인심, 추억이 녹아있다. 서민들의 애환이 남아있고 생존을 위해 일하는 일터이기도 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 AI 로봇과 챗GPT가 일상을 파고 들어도 여전히 전통시장은 우리가 이용하고 찾아야 하는 공간이다. 물론 빠른 시대 흐름에 맞춰 전통은 지키되 시장 내부로부터의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외면받지 않고 대중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고 일터로서의 존재감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은 살리고 혁신을 거듭하며 보통의 전통시장과는 달리 규모가 커지며 관광객들이 꼭 들려야 할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이 바로 강릉 중앙시장이다. 생산을 파는 어시장과 장칼국수, 순댓국, 소머리국밥 등 전통 음식은 물론 MZ세대와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김치말이삼겹살, 어묵크로켓, 닭강정, 커피빵 등 다양한 신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야경이 예쁜 월화거리까지 조성돼 강릉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동해안 대표 상설시장강릉은 예부터 동해안을 대표하는 도시로 농산물과 수산물, 임산물 등이 풍부했고 태백산맥 너머의 영서 지역과 교역을 해오면서 전통시장도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강릉시내 정중앙에 위치한 중앙시장은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상설시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전통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1980년이다. 당시 2층 규모의 건물에는 320여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었으며 시장 주변에는 금융권과 고층빌딩, 대학로 등 상권이 활성화돼 있다. 이곳에서는 식품, 의류, 잡화, 수산물, 농특산물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봄에는 두릅, 곰취, 곤드레 등 각종 산나물을, 여름에는 옥수수와 감자, 가을에는 송이 등이 장터 매대를 가득 메운다. 특히 시장 지하는 어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영동지역에서 어획하는 각종 수산물과 신선한 회, 젓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1층에는 제수용품과 포목, 주단, 건어물 등을 판매하는 상가와 튀김, 닭강정, 순대 등을 파는 분식점들이 있고 2층에는 삼숙이탕, 알탕 등 얼큰하고 푸짐한 찌개류를 파는 식당들이 있다. 바닷가 어판장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건강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지역 주민 뿐 아니라 외지인들도 많이 찾는 시장이다. 중앙시장 건물을 둘러싼 주변 노점들은 2009년 비가림막 시설을 하고 '성남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기 시작했고 중앙시장 맞은편 영동선 철길 아래에도 예부터 작은 노점들이 있었는데 이 노점들 또한 비가림막 시설을 하고 먹자골목으로 변신했다. ■MZ세대도 반한 맛집 천국이곳은 전통 음식 뿐만 아니라 최근에 개발된 신메뉴들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먹방 유튜버들이 즐겨찾는 성지순례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여행객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가장 핫한 메뉴는 김치말이 삼겹살. 중앙시장 간판을 끼고 골목을 한참 들어가다보면 관광객들이 한군데 몰려 있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 '월화 김치말이 삼겹살' 가게가 있다. 젊은 사장님 둘이 운영하는데 매번 길게 늘어선 줄이 유명 맛집임을 한 번을 알 수 있게 한다. 김치말이 삼겹살은 삼겹살 안에 김치, 치즈, 양파, 당근, 깻잎을 넣고 말아서 철판에 구워낸 다음 위에 소스를 뿌린 음식으로 삼겹살 위에 바비큐소스, 칠리소스, 와사비마요네즈 등을 곁들여 내놓는다. 공중파나 먹방 유튜버들에게 소개되면서 외국인들도 강릉을 방문하면 빠지지 않고 들리는 유명 맛집으로 등극했다. 호떡집들도 불티가 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앙시장 초입부터 안쪽까지 모자호떡, 놀랄오떡, 웅스호떡 등 아이스크림 호떡집이 있는데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룬다. 닭강정집도 빼놓을 수 없는 맛집들이다. 1980년대 강릉 중앙시장은 동해안 대표 전통시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닭집들이 과장해서 한 집 건너 하나 있을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닭집이 많았던 이유는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대학생과 서민들이 횟집 대신 중앙시장 입구 통닭집을 찾아 소주잔을 기울였기 때문이란다. 대학생과 서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또 다른 곳은 소머리국밥집이다. 중앙시장 안쪽에 위치한 광덕식당은 75년된 중앙시장 터줏대감이다. 서민갑부에도 출연한 백석연(74) 광덕식당 2대 대표는 "옛날에는 한끼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맛과 영양, 건강 측면에서 평가를 많이 한다. 옛날에는 국밥이 서민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맛으로 결정짓는 시대인 거 같다. 맛이 있어야 하고 청결해야 하고 친절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갖췄기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귀띔했다. 이밖에도 수제 어묵 고로케, 오징어순대, 육쪽 마늘빵, 칼국수, 중화짬뽕빵, 튀김 등이 젊은층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문화가 입혀진 중앙시장과 월화거리강릉 중앙시장이 MZ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맛집이 많다는 점도 있지만 중앙시장 인근에 문화 행사가 자주 열리는 월화거리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월화거리는 폐철도 길을 따라서 조성된 도심공원으로 강릉 고유의 설화이자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무월량과 연화부인'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주요 테마로 해 '월화거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강릉역에서 중앙시장을 지나 부흥 마을에 이르는 2.6㎞ 구간에 거리 공원으로 조성된 월화거리에는 말 나눔터 공원, 임당 광장, 역사문화 광장 등의 공간이 있고 이곳에서 주말마다 무대 공연과 거리퍼포먼스, 야외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 또 가로수길을 산책할 수 있고 인접한 상상마당, 강릉역사박물관, 강릉미술관 등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지역 주민인 전인수(57)씨는 "중앙시장이 여느 전통시장과는 달리 전통문화를 유지하면서도 MZ세대와 외국인도 찾는 관광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유명 맛집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2023-07-30 18:12:58【파이낸셜뉴스 강릉=김기섭 기자】 "해장에는 삼숙이탕이 제대로래요~" 표준어로는 '삼세기'지만 경남에서는 '탱수',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는 '꺽쟁이', 전라도에서는 '멍텅구리'라 불리는 쏨뱅이목에 속하는 이 물고기는 강릉에서는 '삼숙이'로 불린다. 머리가 납작하고 눈이 크며 등지느러미가 가시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는 못생긴 모습을 한 삼숙이는 '탕' 거리로 제일로 친다. 예전 어획량이 풍부했을 때는 어부나 서민들이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쓴 소주에 곁들이는 소박한 안주였지만 이제는 MZ세대들도 동해안 여행을 와서 찾을 정도로 인기 만점의 매운탕 재료가 됐다. 7월 무더위가 한창인 와중에 강릉 중앙시장을 최근 찾았다. 20여년 전 보름간의 출장 기간 동안 숙취에 힘든 속을 달래줬던 삼숙이탕이 그리워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중앙시장 2층에 있는 해성식당(간판은 해성횟집이지만 회는 팔지 않는다)이었다. 지난 2016년 백종원의 3대 천황으로 유명세를 얻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 현지인들에게는 맛집으로 소문나 있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앞서 막 들어간 또 다른 일행이 눈에 들어왔다. 낫 익은 반가운 얼굴이다. 춘천에서 강릉으로 출장을 온 고교 동창 친구도 삼숙이탕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수년간 못보던 녀석을 어찌 이곳에서 조우할 줄이야. 20여년 만에 맛 본 삼숙이탕은 '그래 이게 해장이지'라고 외칠 정도로 강력한 추억의 맛을 소환해냈다. 고추장 베이스의 칼칼하고 얼큰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다른 전통시장을 뒤로하고 강릉 중앙시장을 먼저 찾을 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핫플레이스보통 전통시장하면 허름한 건물과 정리되지 않은 환경, 젊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럼에도 전통시장에는 전통과 인심, 추억이 녹아있다. 서민들의 애환이 남아있고 생존을 위해 일하는 일터이기도 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 AI 로봇과 챗GPT가 일상을 파고 들어도 여전히 전통시장은 우리가 이용하고 찾아야 하는 공간이다. 물론 빠른 시대 흐름에 맞춰 전통은 지키되 시장 내부로부터의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외면받지 않고 대중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고 일터로서의 존재감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은 살리고 혁신을 거듭하며 보통의 전통시장과는 달리 규모가 커지며 관광객들이 꼭 들려야 할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이 바로 강릉 중앙시장이다. 생산을 파는 어시장과 장칼국수, 순댓국, 소머리국밥 등 전통 음식은 물론 MZ세대와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김치말이삼겹살, 어묵크로켓, 닭강정, 커피빵 등 다양한 신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야경이 예쁜 월화거리까지 조성돼 강릉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동해안 대표 상설시장강릉은 예부터 동해안을 대표하는 도시로 농산물과 수산물, 임산물 등이 풍부했고 태백산맥 너머의 영서 지역과 교역을 해오면서 전통시장도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강릉시내 정중앙에 위치한 중앙시장은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상설시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전통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1980년이다. 당시 2층 규모의 건물에는 320여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었으며 시장 주변에는 금융권과 고층빌딩, 대학로 등 상권이 활성화돼 있다. 이곳에서는 식품, 의류, 잡화, 수산물, 농특산물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봄에는 두릅, 곰취, 곤드레 등 각종 산나물을, 여름에는 옥수수와 감자, 가을에는 송이 등이 장터 매대를 가득 메운다. 특히 시장 지하는 어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영동지역에서 어획하는 각종 수산물과 신선한 회, 젓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1층에는 제수용품과 포목, 주단, 건어물 등을 판매하는 상가와 튀김, 닭강정, 순대 등을 파는 분식점들이 있고 2층에는 삼숙이탕, 알탕 등 얼큰하고 푸짐한 찌개류를 파는 식당들이 있다. 바닷가 어판장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건강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지역 주민 뿐 아니라 외지인들도 많이 찾는 시장이다. 중앙시장 건물을 둘러싼 주변 노점들은 2009년 비가림막 시설을 하고 ‘성남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기 시작했고 중앙시장 맞은편 영동선 철길 아래에도 예부터 작은 노점들이 있었는데 이 노점들 또한 비가림막 시설을 하고 먹자골목으로 변신했다. ■ MZ세대도 반한 맛집 천국이곳은 전통 음식 뿐만 아니라 최근에 개발된 신메뉴들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먹방 유튜버들이 즐겨찾는 성지순례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여행객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가장 핫한 메뉴는 김치말이 삼겹살. 중앙시장 간판을 끼고 골목을 한참 들어가다보면 관광객들이 한군데 몰려 있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 '월화 김치말이 삼겹살' 가게가 있다. 젊은 사장님 둘이 운영하는데 매번 길게 늘어선 줄이 유명 맛집임을 한 번을 알 수 있게 한다. 사장님 한 분은 넓은 철판에 김치말이 삼겹살을 만들어 굽고 있고 또다른 사장님은 구워진 삼겹살을 깔끔하게 잘라 포장지에 담아 주문한 손님들에게 내민다. 김치말이 삼겹살은 삼겹살 안에 김치, 치즈, 양파, 당근, 깻잎을 넣고 말아서 철판에 구워낸 다음 위에 소스를 뿌린 음식으로 삼겹살 위에 바비큐소스, 칠리소스, 와사비마요네즈 등을 곁들여 내놓는다. 공중파나 먹방 유튜버들에게 소개되면서 외국인들도 강릉을 방문하면 빠지지 않고 들리는 유명 맛집으로 등극했다. 호떡집들도 불티가 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앙시장 초입부터 안쪽까지 모자호떡, 놀랄오떡, 웅스호떡 등 아이스크림 호떡집이 있는데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룬다. 닭강정집도 빼놓을 수 없는 맛집들이다. 1980년대 강릉 중앙시장은 동해안 대표 전통시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닭집들이 과장해서 한 집 건너 하나 있을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닭집이 많았던 이유는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대학생과 서민들이 횟집 대신 중앙시장 입구 통닭집을 찾아 소주잔을 기울였기 때문이란다. 대학생과 서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또 다른 곳은 소머리국밥집이다. 중앙시장 안쪽에 위치한 광덕식당은 75년된 중앙시장 터줏대감이다. 서민갑부에도 출연한 백석연(74) 광덕식당 2대 대표는 "옛날에는 한끼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맛과 영양, 건강 측면에서 평가를 많이 한다. 옛날에는 국밥이 서민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맛으로 결정짓는 시대인 거 같다. 맛이 있어야 하고 청결해야 하고 친절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갖췄기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귀띔했다. 이밖에도 수제 어묵 고로케, 오징어순대, 육쪽 마늘빵, 칼국수, 중화짬뽕빵, 튀김 등이 젊은층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문화가 입혀진 중앙시장과 월화거리강릉 중앙시장이 MZ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맛집이 많다는 점도 있지만 중앙시장 인근에 문화 행사가 자주 열리는 월화거리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월화거리는 폐철도 길을 따라서 조성된 도심공원으로 강릉 고유의 설화이자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무월량과 연화부인’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주요 테마로 해 '월화거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강릉역에서 중앙시장을 지나 부흥 마을에 이르는 2.6㎞ 구간에 거리 공원으로 조성된 월화거리에는 말 나눔터 공원, 임당 광장, 역사문화 광장 등의 공간이 있고 이곳에서 주말마다 무대 공연과 거리퍼포먼스, 야외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 또 가로수길을 산책할 수 있고 인접한 상상마당, 강릉역사박물관, 강릉미술관 등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지역 주민인 전인수(57)씨는 "월화거리는 스토리가 있고 누구나 걷고 싶은 거리, 맛있는 음식과 공연,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며 "중앙시장이 여느 전통시장과는 달리 전통문화를 유지하면서도 MZ세대와 외국인도 찾는 관광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유명 맛집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7-27 14:41:55【 울산=최수상 기자】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한 고 조용기 목사의 울산 생가를 보존하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고인의 생가는 KTX울산역세권 복합특화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조용기 목사 생가보존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2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인의 생가를 포함한 개발사업장 내 부지 3만3000㎡의 즉각 제척과 영구 보존을 울산시와 울주군에 요청했다. 추진위는 "조용기 목사 생가는 장차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 세계인 흠모하며 찾을 성지다"라며 "지난날의 통한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적어도 생가만이라도 제척시켜 영구 보존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현재 울산시와 공동개발자가 다른 곳에 약 9917㎡의 대체 부지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경우 유서 깊은 생가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게 추진위의 입장이다. 추진위는 생가를 성지로 보존하기 위해 조 목사의 고향인 울산과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물론 미주, 동남아까지 100만인 서명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가 주변 3만3000㎡에는 '지구촌 청소년 지도자 수련원'을 건립해 장차 세계적인 순례지로 성지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추진위는 아울러 생가 보존 추진위 고문단으로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와 조용목 목사(은혜와 진리교회), 권영해 전 안기부장, 강길부 전 국회의원(울주군), 이채익 국회의원(국민의힘 울산 갑), 강혜순 울산 중구의회 의장 등이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지난 1936년 울산 울주군 삼남읍에서 출생했으며 2021년에 별세했다. 그는 한국 교회 부흥과 세계 교회 성장을 주도하며 개신교 선교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했으며, 기네스북에 교인 7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교회'로 등재되기도 했다. ulsan@fnnews.com
2023-05-22 18:09:34【울산=최수상 기자】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한 고 조용기 목사의 울산 생가를 보존하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고인의 생가는 KTX울산역세권 복합특화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조용기 목사 생가보존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2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인의 생가를 포함한 개발사업장 내 부지 3만3000㎡의 즉각 제척과 영구 보존을 울산시와 울주군에 요청했다. 추진위는 "조용기 목사 생가는 장차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 세계인 흠모하며 찾을 성지다"라며 "지난날의 통한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적어도 생가만이라도 제척시켜 영구 보존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현재 울산시와 공동개발자가 다른 곳에 약 9917㎡의 대체 부지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경우 유서 깊은 생가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게 추진위의 입장이다. 추진위는 생가를 성지로 보존하기 위해 조 목사의 고향인 울산과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물론 미주, 동남아까지 100만인 서명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가 주변 3만3000㎡에는 '지구촌 청소년 지도자 수련원'을 건립해 장차 세계적인 순례지로 성지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추진위는 아울러 생가 보존 추진위 고문단으로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와 조용목 목사(은혜와 진리교회), 권영해 전 안기부장, 강길부 전 국회의원(울주군), 이채익 국회의원(국민의힘 울산 갑), 강혜순 울산 중구의회 의장 등이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지난 1936년 울산 울주군 삼남읍에서 출생했으며 2021년에 별세했다. 그는 한국 교회 부흥과 세계 교회 성장을 주도하며 개신교 선교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했으며, 기네스북에 교인 7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교회'로 등재되기도 했다. ulsan@fnnews.com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05-22 15:04:43[파이낸셜뉴스] 이번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경기 결과를 모두 맞춘 역술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6강 진출 후 이 역술인의 SNS는 ‘성지순례지’가 됐다. 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3일 포루투갈전을 앞두고 역술인 A씨의 예측 영상 캡처본이 퍼져 나갔다. A씨는 이날 ‘승리’를 예상했다. 이때만 해도 네티즌들은 “포르투갈을 이긴다고?”, “축구 잘 모르네”, “포르투갈은 틀릴 것 같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포르투갈까지 꺾으며 A씨의 예측이 모두 맞아 떨어지자, A씨의 SNS는 ‘성지순례지’가 됐다. 역술인 A씨는 지난달 14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사주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A씨와 PD가 출연했는데, PD는 벤투 감독이라는 걸 알리지 않고, 벤투 감독의 생년월일을 알려준 뒤 “이 사람과 11월 24일(우루과이전) 11월 28일(가나전) 12월 3일(포르투갈전)의 일진을 알려달라”고 했다. A씨는 “12월 3일이 굉장히 결정적이다. 가장 좋아 보인다. 11월 28일에는 화나 있는 모습이다. 일진이 별로다. 연관된 사람들이랑 꼬인다. 11월 24일은 중간이다. 어떠한 방향으로도 쏠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PD는 자신이 불러준 생년월일의 주인공이 벤투 감독이라고 밝힌 뒤 “올해 월드컵이라서 물어봤다”며 경기 결과를 예측해달라고 했다. 이에 A씨는 “11월 24일 우루과이와는 동점일 수 있고, 11월 28일 가나와는 게임이 잘 안 풀릴 거다. 12월 3일은 이 날짜 중에 가장 좋았다. 이때는 승리다. 이때는 누구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A씨는 “한 번은 동점이고, 한 번은 지고, 한 번은 이긴다”고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어디까지 예상하느냐’라는 질문에 A씨는 “8하고 4사이”라고만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이 브라질 이기고 8강까지 올라가는 것이냐”며 들뜬 반응을 보이고 있다. A씨의 SNS를 찾은 네티즌들은 “성지순례 왔습니다”, “8강 가나요?”, “다음 경기도 예측해달라”는 댓글을 달았다. 덕분에 A씨는 4일 예약 문의가 폭주한다는 공지글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재미로 봐야지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된다”며 유머 콘텐츠로 즐기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2-05 07:24:59[파이낸셜뉴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발생한 갱도 붕괴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9일 동안 지하수와 믹스커피를 마시며 버텼다는 사실이 전해진 가운데,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 주목받고 있다. 봉화 아연광산 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조장 박모(62)씨와 작업보조원 박모(56)씨가 지난 4일 오후 11시3분쯤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갱도 밖으로 걸어 나왔다.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이다. 두 사람은 경북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광부들은 흐르는 지하수와 믹스커피(커피 믹스)를 마시며 221시간을 버틴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광부들은 믹스커피 30봉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믹스커피가 비상식량 역할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온라인에서는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 화제가 됐다. 이 네티즌은 붕괴 사고 게시물 밑에 “내일 아침에 커피 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거예요. 낮밤이 바껴서 주무시는 듯”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이 댓글에 대한 반응은 초반엔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이 댓글을 보고 최초 댓글 작성자가 광부들을 모욕했다고 오해했다. 그러자 작성자는 “내시경 카메라에 안 보이신다고 하니 그런 거다. 커피믹스 가지고 계신다고 하더라. 저도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시길 바란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부들이 믹스 커피로 버텼다는 보도가 나오자, 분위기는 단번에 역전돼 ‘성지순례지’가 됐다. 네티즌들은 “예언 성공?” “여기가 성지이군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신기해 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1-06 10:12:16[파이낸셜뉴스]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긴 하지만, 낮의 햇살은 따사롭고 활동하기 딱이다. 저수지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산과 들은 울긋불긋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저마다 예쁨을 뽐내는 시기다. 천천히 걸어도, 자전거를 타고 달려도 좋은 그런 계절이다. 가을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하루 코스 가을 여행을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추천하는 늦은 아침을 챙겨 먹고 가벼운 차림으로 훌쩍 다녀오기 좋은 낭만 가득한 충북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 괴산 문광저수지 해마다 10월이면 온 세상이 노란색으로 물드는 곳이 있다. 새벽 물안개와 노란 은행나무길이 어우러져 더욱 몽환적인 풍경으로 인기인 곳, 바로 괴산 문광저수지다. 양곡저수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물가 400m 구간에 은행나무 300여 그루가 줄지어 서 있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저수지에 비친 은행나무 풍경은 보고 또 봐도 절경이다. 은행나무길은 1979년 마을 진입로에 은행나무를 심어 조성한 것이 시작이다. 해마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보러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명실상부 괴산군의 명품 관광지로 손꼽힌다. 은행나무길 주변에는 포토존과 조명이 설치돼 있어 낮과 밤의 풍경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문광저수지는 준 계곡형의 저수지로 주변의 숲과 오래된 고목이 많아 낚시터 전경이 아담하다. 낚시터에 5개의 수상좌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좌대에는 전기 및 화장실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주요 어종은 붕어, 떡붕어, 메기, 잉어, 동자개, 가물치 등이다. 은행나무길 바로 위에는 소금의 역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금문화관과 염전 체험장 등을 갖춘 소금랜드가 있다. 저수지 둘레 생태 체험길인 에코로드도 여행 명소다. ■ 보은 삼년산성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보은 삼년산성. 삼년산성이 있는 곳은 보은의 오정산이다. 보은군 최대의 곡창지대 복판에 솟아있는 오정산은 해발 325m이지만, 보은 분지 자체가 200m가량의 고지여서 125m 언덕정도의 낮은 산세를 이룬다. 남·동·북 방향은 능선으로 이어져있고 서쪽으로는 트인 지형의 산이다. 산의 능선에 올라서면 동·서·남·북 방향 모두 보은 분지가 조망된다. 천혜의 성지인 셈이다. 오정산이 군사·지리적 천혜의 성지인 만큼 신라는 성 쌓기에 국력을 쏟아 붓는다. 성벽 두께 8~10m, 성벽위로 2차선 도로를 여유 있게 낼만큼의 넓이이다. 높이 13~20m의 성벽은 내외벽 안에 흙을 넣지 않고 돌을 사용해 견고함을 더했다. 신라 자비왕 13년(470)에 3년의 공사 끝에 쌓아 ‘삼년산성’이라 했다는 이 성은, 소지왕 8년(486)에 3000명의 인부를 징발하여 고쳐 세웠을 정도로 웅장함을 과시한다. 1500년을 너끈히 버티어 오늘에 이른 이유다. 충주 단양의 북부지역, 청주, 진천, 괴산 등의 중부지역, 옥천, 영동의 남부지역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 보은의 길목 모두가 조망되는 지점에 자리 잡은 삼년산성은, 신라가 백제·고구려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역할 했다. 성의 입지와 성의 축조기술, 삼국통일을 노리는 신라의 군사적 전략 등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삼년산성은 삼국시대를 통 털어 단 한 번도 점령당하지 않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삼년산성을 따라 오르다 보면 보은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성길을 따라 한 바퀴 거닐어도 좋고, 성벽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그 어떤 것이든 가을의 정취와 낭만이 함께 할 테니. 보은군 보은읍 성주1길 104 ■ 영동 월류봉 둘레길 물소리를 벗 삼아 걷는 다정한 길이 있다.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에 깎아 세운 듯한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한천팔경이라 부르는데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 산 아래로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초강천이 흐르고 깨끗한 백사장, 강변에 비친 달빛 또한 아름다워 양산팔경에 비할 만하다. 우뚝 솟은 월류봉은 달님도 쉬어간다고 할 만큼 경관이 수려한데, 월류봉에 달이 걸려있는 정취는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높이 약 400m의 봉우리로 동서로 뻗은 능선은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뜻의 이름처럼 직립한 절벽에 걸려 있는 달의 정경이 아름답다. 월류봉 주변에는 물 맑은 하천을 따라 월류봉 둘레길이 조성돼 있는데 길이 완만하고 다양한 풍경을 지녀 사시사철 걷기 좋다. 둘레길은 월류봉 광장을 출발해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8.4km 산책길로 총 3구간으로 나뉜다. 기암괴석의 절경과 울창한 숲길,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둘레길을 함께 하는 청아한 물소리를 벗 삼아 걷는 길이 꽤나 근사하다. 1구간 여울소리길(2.6㎞)은 월류봉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길로 월류봉 둘레길의 대표 코스다. 대부분 완만한 숲길이지만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 구간도 있다. 걸음을 따라 들리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저절로 힐링되는 느낌이다. 2구간 산새소리길(3.2㎞)에서는 완정마을과 백화마을, 우매리를 거치며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마지막 구간인 풍경소리길(2.5㎞)은 반야교를 지나 백화산을 올라 편백나무 숲과 전망대, 신라시대 고찰인 반야사를 지난다. 아담한 사찰에는 보물인 삼층석탑과 500년 된 배롱나무, 절벽 위에 아찔하게 서 있는 문수전 등이 있다. 사찰 뒤편 산허리에 꼬리를 치켜든 호랑이 모양의 거대한 돌무더기가 특이하다. ■ 음성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 조용한 풍경 속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아담한 성당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음성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은 1896년 충청북도에 최초로 설립된 성당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프랑스 신부 임가밀로가 세운 성당으로 원래 이곳은 명성황후의 6촌 오빠 민응식의 집이 있던 곳이다. 1882년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피신왔던 곳이기도 하다.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민응식이 서울로 압송되면서 의병들이 사용하게 되자 일본군들이 불태워 버렸다고 한다. 프랑스 신부 시잘레가 설계하고, 중국인이 공사를 맡았는데 명동성당의 축소판 같은 인상을 준다. 비슷한 양식의 조금 더 작은 규모로, 안쪽 천장은 원형돔으로 꾸몄다. 현재 대성전은 1930년에 고딕식으로, 사제관은 1934년에 석조 건물로 건립되었다. 사제관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감곡성당에서 수집 보관하고 있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인 예수성심기, 성모성심기와 그 밖에도 많은 천주교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성당과 박물관 뒤편으로 이어지는 매산 등산로도 산책 코스로 좋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0-25 15: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