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의 닭갈비가 해외 음식 매체가 선정한 '세계 볶음요리'에서 2위에 선정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음식 전문 매체 '테이스트아틀라스'(TasteAtlas)는 '2023년 세계 최고의 볶음 요리' 10선을 발표했다. 지난 2018년 크로아티아 언론인이 설립한 이 매체는 페이스북 96만명, 인스타그램 30만명, 트위터 1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온라인 매체로 다양한 현지 요리를 소개하거나 각 분야 음식 순위를 매기는 콘텐츠로 알려져 있다. 이 매체는 태국의 전통 볶음 요리인 팟 카프라오를 1위로 선정했다. 팟 카프라오는 다진 고기나 해산물에 바질, 샬롯, 마늘, 칠리 고추 등의 재료를 넣고 간장과 설탕, 생선 소스로 맛을 내는 요리로 보통 밥과 달걀 프라이가 함께 제공된다. 이어 한국의 닭갈비를 2위로 꼽았는데, 한국의 닭고기 볶음 요리라고 소개한 이 매체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커다란 주철 프라이팬에 각종 닭고기와 양배추, 떡, 당근, 고구마 등을 넣어 조리한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닭갈비는 한국의 1960년대 검소한 요리에서 유래됐으며, 이후 춘천을 중심으로 한국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며 "집에서 조리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닭갈비 전문점에서 먹는다"고 부연했다. 이번 평가에서 닭갈비는 평점 4.7을 기록해 평점 4.8을 받은 태국 볶음요리 팟 크라파오의 뒤를 이었다. 닭갈비에 대해 '좋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84%, '관심이 없다'라고 응답한 응답자는 16%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에티오피아의 팁스가 3위를, 페루의 로모 살타도가 4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중국의 비프 차우펀가 5위로 선정됐다. 한편 세계 최고의 볶음 요리 50선은 테이스트 아틀라스 이용자들이 남긴 3057개의 평가를 바탕으로 선정했으며, 닭갈비 외에도 한국 음식들이 이름을 올렸다. 잡채가 18위에 선정됐고, 낙지볶음은 30위, 닭볶음탕은 37위에 이름을 올려 최고의 볶음 요리 50위 안에 들었다. 매체는 "향토 음식을 알리고 전통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며 아직 먹어보지 못한 요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9-21 08:24:24[파이낸셜뉴스] 국내 식품기업들이 '소스'를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낙점하면서 새로운 경쟁 시장으로 떠올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K-푸드인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글로벌 소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일환으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부터 지난 10일까지 세계 5개 도시에서 글로벌 통합마케팅 '스플래시 불닭' 홍보전을 펼쳤다.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영국 런던 등에서 이어진 행사에는 4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불닭볶음면, 소스를 비롯한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소스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50억달러(약 62조82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584억2000만달러(81조5776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597억535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역시 2019년 1조3700억원에서 올해 3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 오뚜기, 동원 등 식품 업체들은 소스 신개발에 주력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뚜기는 그동안 소이마요 소스, 케첩과 마요네즈를 합친 '케요네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왔다. 최근까지 출시한 소스만 250여 종에 이른다. 농심도 비빔면 소스인 배홍동 만능소스와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출시했고, 동원홈푸드는 2020년 소스·간편식 브랜드 비비드키친을 론칭하고, 저당·저칼로리·비건 소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치킨 업계도 소스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이날 MZ세대와 알파세대(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뜻하는 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매운 단짠 소스의 조화로운 맛을 담아낸 신메뉴 '맵소디'를 출시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소스를 회사의 4가지 핵심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특허청에 소스 브랜드 'K1 교촌'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세계화에 힘입어 소스 역시 세계 시장으로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 수요도 점차 증가하면서 기업들은 조리 과정 또는 사용이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소스류 개발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1-11 15:03:46#. 추석 연휴 기간 방콕의 한 대형마트. 태국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신라면 똠얌맛 1봉의 가격은 65밧(2600원)이었다. 현지 봉지 라면(7~20밧)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비싸지만 K-푸드 프리미엄을 타고 K-라면의 인기몰이는 거셌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 에 따르면 동남아를 비롯해 한국 라면이 세계적인 붐을 타면서 올해 1~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7% 증가한 8억달러(약 1조1000억원)로 잠정 집계 됐다. 국내 라면업계가 한국산 라면의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수출 중심이던 오리지널 제품 외에도 현지 시장에 특화된 한정판 제품을 강화하며 틈새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태국 '신라면 똠얌', 미국 '신라면 골드' 인기 1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신라면 글로벌 콜라보 첫 제품으로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출시한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 2종이 누적판매량 500만 봉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이 제품들은 태국의 대표 수프 요리로 새콤한 맛이 특징인 똠얌의 맛을 신라면에 접목한 제품으로 태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현지 라면과 비교해 3~4배 이상 비싸지만 현지 소비자는 물론,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두 제품을 태국에서 직접 구매해오거나 역직구해 소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6월 말 태국에 '신라면똠얌 큰사발면'과 '신라면볶음면똠얌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연내 신라면 똠얌의 글로벌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신라면의 기본 베이스에 닭 육수를 더한 신라면 골드를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선보였다.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에 닭 육수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미국 현지에서 신라면 골드 출시 이후 아시아 및 유럽권 국가를 겨냥해 수출용 제품으로 '신라면 치킨'도 지난해 출시해 판매 중이다. 동남아와 일본, 호주 등에서는 라면에 치즈를 함께 먹는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신라면볶음면 치즈'는 지난해 출시했다. ■불닭면 해외 매출 80%…라인업 확대 삼양식품의 대표 해외 수출 제품인 불닭 브랜드는 2023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해외 판매 제품으로는 △핵X3불닭볶음면 △김치불닭볶음면 △양념치킨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똠얌불닭볶음탕면 △불닭포테이토칩 3종 등이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 등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특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스낵 시장 공략을 위해 라면이 아닌 불닭포테이토칩 3종을 지난 6월 출시했다. 현지 유통채널인 돈키호테, 라이프, 이온, 웰시아 등 3000여 곳에서 판매 중으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봉을 돌파했다. 불닭 팬층이 두터운 동남아에서는 국가별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태국내 마라 인기를 반영해 '마라불닭볶음면'을 론칭하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각 국가와 대륙별 특화 제품으로 △하바네로불닭볶음면(미주) △야키소바불닭볶음면(아시아) 등을 출시해 수출 전용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챌린지'를 이어갈 다양한 SNS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불닭 글로벌 캠페인 '플레이 불닭'을 통해 댄스 챌린지를 진행했다.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9개국에서 '플레이 불닭' 음악에 맞춰 안무를 따라하는 SNS 챌린지였다. 영상의 총 조회수는 7억뷰로 참여자만 5만명에 달했다. 팔도는 특정 국가 한정 제품은 없지만 수출 전용 라면을 확대하고 있다. 수출전용 라면 판매 순위는 △일품짜장 △랍스타 킹컵 △볼케이노 순이다. 랍스타 킹컵은 히스패닉계를 겨냥해 저렴하게 랍스타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고, 볼케이노는 카레향을 강조한 매운 볶음면이다. 팔도는 베트남의 경우 현지화를 통해 △점보 코레노 △코레노 프리미엄 △코레노 짜장 등을 판매 중이다. 팔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연예인과 함께 영상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9-19 18:52:06[파이낸셜뉴스] #. 추석 연휴 기간 방콕의 한 대형마트. 태국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신라면 똠얌맛 1봉의 가격은 65밧(2600원)이었다. 현지 봉지 라면(7~20밧)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비싸지만 K-푸드 프리미엄을 타고 K-라면의 인기몰이는 거셌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 에 따르면 동남아를 비롯해 한국 라면이 세계적인 붐을 타면서 올해 1~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7% 증가한 8억달러(약 1조1000억원)로 잠정 집계 됐다. 국내 라면업계가 한국산 라면의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수출 중심이던 오리지널 제품 외에도 현지 시장에 특화된 한정판 제품을 강화하며 틈새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태국 '신라면 똠얌', 미국 '신라면 골드' 인기 1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신라면 글로벌 콜라보 첫 제품으로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출시한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 2종이 누적판매량 500만 봉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이 제품들은 태국의 대표 수프 요리로 새콤한 맛이 특징인 똠얌의 맛을 신라면에 접목한 제품으로 태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현지 라면과 비교해 3~4배 이상 비싸지만 현지 소비자는 물론,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두 제품을 태국에서 직접 구매해오거나 역직구해 소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6월 말 태국에 ‘신라면똠얌 큰사발면’과 ‘신라면볶음면똠얌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연내 신라면 똠얌의 글로벌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신라면의 기본 베이스에 닭 육수를 더한 신라면 골드를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선보였다.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에 닭 육수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미국 현지에서 신라면 골드 출시 이후 아시아 및 유럽권 국가를 겨냥해 수출용 제품으로 '신라면 치킨'도 지난해 출시해 판매 중이다. 동남아와 일본, 호주 등에서는 라면에 치즈를 함께 먹는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신라면볶음면 치즈'는 지난해 출시했다. 불닭면, 해외 매출 80%..라인업 확대 삼양식품의 대표 해외 수출 제품인 불닭 브랜드는 2023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해외 판매 제품으로는 △핵X3불닭볶음면 △김치불닭볶음면 △양념치킨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똠양불닭볶음탕면 △불닭포테이토칩 3종 등이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 등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특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스낵 시장 공략을 위해 라면이 아닌 불닭포테이토칩 3종을 지난 6월 출시했다. 현지 유통채널인 돈키호테, 라이프, 이온, 웰시아 등 3000여 곳에서 판매 중으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봉을 돌파했다. 불닭 팬층이 두터운 동남아에서는 국가별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태국내 마라 인기를 반영해 '마라불닭볶음면'을 론칭하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각 국가와 대륙별 특화 제품으로 △하바네로불닭볶음면(미주) △야키소바불닭볶음면(아시아) 등을 출시해 수출 전용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챌린지'를 이어갈 다양한 SNS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불닭 글로벌 캠페인 '플레이 불닭'을 통해 댄스 챌린지를 진행했다.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9개국에서 '플레이 불닭' 음악에 맞춰 안무를 따라하는 SNS 챌린지였다. 영상의 총 조회수는 7억뷰로 참여자만 5만명에 달했다. 삼양 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에서 생일 선물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받고 울음을 터뜨린 소녀 '아달린 소피아'에게 까르보불닭 1000여개를 선물로 주며 SNS상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팔도는 특정 국가 한정 제품은 없지만 수출 전용 라면을 확대하고 있다. 수출전용 라면 판매 순위는 △일품짜장 △랍스타 킹컵 △볼케이노 순이다. 랍스타 킹컵은 히스패닉계를 겨냥해 저렴하게 랍스타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고, 볼케이노는 카레향을 강조한 매운 볶음면이다. 팔도는 베트남의 경우 현지화를 통해 △점보 코레노 △코레노 프리미엄 △코레노 짜장 등을 판매 중이다. 팔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연예인과 함께 영상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9-19 15:01:42[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한국을 방문 중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 연방 상원의원 7명과 그 배우자들을 초청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가졌다. 초당적으로 구성된 상원 의원단을 만난 윤 대통령 부부는 이 자리에서 미 의회의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에 감사를 전했고 미 의원들은 한미동맹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짐했다. 특히 이날 만찬에는 궁중요리 대신 한국인들이 자주 먹는 친숙한 음식인 떡볶이와 제육볶음, 김치찌개, 해물파전 등이 준비돼, K-푸드 홍보 자리로 이어지기도 했다. ■美의원단장 "저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 초당적으로 구성된 상원 의원단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 윤 대통령은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이 역사상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한 동맹 중 하나"라면서 "방한 의원단이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계속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 올해 7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 승인'으로 한미도맹이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협력 체계가 인태지역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미 의회가 지속적으로 성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방한 의원단장인 공화당 소속 해거티 의원은 자신에 대해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라면서 "양국관계를 위해 언제든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민주당 소속 쿤스 의원은 "글로벌 복합도전에 직면해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의 결속과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미 의원단은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윤 대통령의 담대한 용기와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인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캠프 데이비드 협력 체계를 계속 적극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미 국빈 방문 당시 미 의회 연설에 대해 "역사적이고 멋진 연설을 잊을 수 없다"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는 변함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궁중요리 아닌 K-푸드 만찬 자리이날 만찬에 참석한 상원 의원단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의 따뜻한 환대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만찬 메뉴들을 김건희 여사가 하나하나 직접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한국 음식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방한 의원단을 위해, 외빈 방한 시 일반적으로 제공해 온 궁중요리 대신 한국인들이 자주 먹는 친숙한 음식인 떡볶이와 제육볶음, 김치찌개, 해물파전 등을 준비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한국 대중음식을 대접하면서 "K-푸드가 전 세계에 보다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차려진 메뉴를 남김없이 맛있게 먹었고, 특히 공화당 소속 존 튠 의원은 땀을 흘리면서도 떡볶이 한 그릇을 다 비웠다는 후문이다. 튠 의원은 "떡볶이는 매운맛이지만 대단히 인상깊었다"고 말했고, 해거티 의원 배우자는 "김치찌개가 그동안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며 감탄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 케이티 브릿 의원은 이날 생일을 맞은 김건희 여사에게 생일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물었고, 김 여사는 "오늘 만찬이 가장 의미 있는 생일이었다"고 답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후 해거티 의원 배우자는 사전에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했고, 쿤스 의원의 제안으로 다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이에 김 여사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만큼 감동적인 생일"이라며 감사 인사로 화답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9-02 23:34:31[파이낸셜뉴스]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태극 전사들이 연일 메달 사냥에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양궁 등 주요 경기 결승전이 자정 전후로 열리면서 야식 및 간식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G마켓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이 개막한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올림픽 특수 관련 상품군 매출이 전월 동기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시차가 많은 국제 경기 특성 상 집에서 방송을 통해 올림픽을 즐기는 '홈관족'의 영향이다. 매출이 급등한 카테고리는 간편식과 안주류다. 올림픽 주요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오후 10시를 넘기면서 부담이 큰 배달 음식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안주류를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매출이 수직 상승한 품목은 '쥐포'다. 무려 537%나 급증했다. 가볍게 맥주 등과 곁들일 수 있는 안주가 인기가 높은 것이다. 다음으로 증가폭이 높은 제품은 노가리/먹태로 141% 증가했다. 이어 곱창/막창 105%, 즉석 볶음요리 78%, 만두 71%, 꼬치 68% 등 집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주문량이 늘었다. 올림픽 특수를 누리는 대표 제품인 TV/영상 기기 품목도 매출이 소폭이지만 올랐다. TV의 지난 27~29일 판매량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9% 증가했다. 영상플레이어(셋톱박스) 97%, TV용품 14% 등 관련 제품 역시 판매량이 올랐다. 한편, G마켓은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맞아 '슬기로운 식품생활-팀 코리아 응원푸드' 프로모션을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한다. 늦은 시간,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며 간편하게 즐기기 좋은 간식과 안주류 상품을 특가 판매할 예정이다. 경기일정에 맞춰 미리 야식을 쟁여두려는 고객들의 수요를 착안, '주목해야 할 경기일정'을 상단에 함께 소개하면서 최대 2만원 할인되는 10%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G마켓 관계자는 "지구 반대편에서 스포츠 축제가 진행되는 경우 시차로 인해 한국에서는 늦은 시간에 각종 경기가 펼쳐지므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고 부담이 덜한 간편식의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올해도 축제 시작과 함께 다양한 야식을 쟁여두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먹거리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기획전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7-30 13:57:46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는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5시간가량을 가야한다. 우즈벡에 목화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가는 길 양옆에 끝도 없이 펼쳐진 목화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창 목화가 피어있으면 장관이었을텐데 철이 지나서 갈색 줄기들만 있는 것이 좀 아쉽다. 우즈벡 길가의 가로수 중에는 처음 보는 나무들이 있다. 밑둥은 굵고 짧은데 잔가지들이 공작새 깃털처럼 사방으로 뻗어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넓은 강과 마을도 자주 보이고 확실히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보다 땅이 비옥하고 살기 좋아보인다. 겨울이 다 되어가는데 길가 과일가판대에는 수박같은 것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설마 수박일까 궁금해서 사먹어보고도 싶었는데 괜히 돈만 버리는거 아닌가싶어 호박일꺼야 하며 그냥 지나갔다. 안개가 뿌옇게 내려 시야가 안좋은 구간도 지나고 안개가 서리가 되어 길가 식물들에 앉았는지 눈꽃이 핀 풍경도 지나간다. 사마르칸트에 가까워 오자 여러가지 색색의 깃발들이 우릴 반겨준다. 도시 곳곳에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 원색 깃발들이 계속 눈에 띄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나 환영받는 느낌이라 좋다. 도시 외곽에 낮은 토담같은 것이 이어져있다. 군데군데 동굴처럼 판 곳도 있다. 서울의 몽촌토성 같다고 하자 탄이가 "몽쉘통통이라고?"하며 익살을 떤다. 아.. 먹고싶어졌다. 사마르칸트는 사막의 모래색이 온통 도시를 덮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이곳에 사는 몰리라는 20대 청년에게 카우치 요청을 보냈었다. 우리는 시내의 한 커다란 카페에서 만났는데 몰리 덕분에 예상 못한 다른 서퍼들을 한가득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 이란에서 사업차 온 메디, 자전거로 여행중인 중국의 이치까지 완전히 다국적인 모임이다. 국적과 나이와 모든 것이 다르고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행자라는 공통점이 만난지 몇분만에 즐겁게 이야기 나누게 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의기투합한 모두 다 함께 몰리네 집에 갔다. 계획에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다 같이 가도 되나 싶었는데 몰리는 방도 많고 음식도 많아 괜찮단다. 몰리는 부모님과 두 동생과 함께 시 외곽의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여럿이 우르르 몰려왔는데도 부모님은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환영해주셨다. 손님 접대에 열심인 이슬람가정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산더미같은 플롭(볶음밥)이 나오는데 고기와 레몬과 메추리알로 장식된 것이 무지무지 먹음직스럽다. 플롭은 손님 환대에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진 볶음밥을 별로 안좋아하던 우리도 이곳에서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 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지만 흔히 있는 일인 듯 당황하지 않고 양초를 켜고 계속해서 먹는다. 다행히 곧 불이 다시 들어왔다. 몰리가 우리들을 아버지께 소개하는데 아버님이 러시아어를 하신다고 해서 마리나가 신이났다. 영어, 우즈벡어, 러시아어 등등 여러나라 말이 마구 섞여서 헷갈리고 난리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언어가 없어 통역에 난항이 있었지만 다들 유쾌하게 웃으며 어찌어찌 서로를 소개했다. 메디가 "이치는 made in China(중국산)"이라고 소개하자 다들 웃음이 터진다. 몰리의 남동생의 이름을 차홍길이라고 들어서 "어? 한국사람같은 이름이네?"했더니 다시 잘 들어보자 "차흐니르"와 비슷한 발음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차홍길이라고 불렀고 그 친구도 좋아했다. 한국말을 배우고 있으며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우즈벡에서는 한국말을 꽤 잘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남자, 여자 나뉘어 큰 방에 자리를 잡고 부모님이 제공해주신 이부자리를 덮고 푹 잘 잤다. 다음날 몰리네 가족앨범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외국사람의 옛날 앨범을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진진했다. 사진 한장한장이 역사의 증거이며 가족이야기가 들어있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정성스레 주시고 편히 묵게 해주신 가족분들께 몇가지 선물을 했다. 아버님은 특히 핫팩을 신기해 했는데 사용법을 알려드리자 일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약과와 마스크팩 등 별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정성으로 드렸다. 몰리네 집 마당은 매우 넓은데 한쪽에는 새로 짓고 있는 2층 건물도 있다. 지금 있는 집도 방도 많고 꽤 큰데 취미삼아 천천히 돈생기고 시간날 때마다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층고도 높고 만듦새가 매우 좋다. 혹 다음에 오게되면 이 곳에서 머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몰리네 가족이 모였을때 가족사진을 몇장 찍어드렸다. 산에 가보고 싶다는 마리나의 이야기에 다들 동조하며 갑자기 여행계획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까브리에 탄이, 시로, 마리나, 몰리, 몰리 남동생, 메디, 이치까지 총 7명이 타고 30분거리의 산으로 향했다. 나도 타봐서 아는데 주행중 캐빈에 있는 것이 승차감도 안좋고 이리저리 흔들려 결코 편하지 않을텐데 다들 젊어서 그런지 다행히 끄떡 없다. 장거리가 아니니 괜찮겠지 싶었다. 매일 둘만 타던 차가 바글바글 시끌벅적 완전 새롭다. 산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등산로를 따라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산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싶은 마음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걷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20대들의 체력을 못따라가고 기온이 뚝뚝 떨어져 너무 추워서 잘 다녀오라고 하고 차로 돌아가서 기다렸다. 이치와 차홍길은 정상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산에 다녀와서 우리는 메디가 살고있는 집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는데 다들 머리도 헝클어지고 몰골이 초췌해 보여 걱정이되어 괜찮냐고 물어보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는다. 메디는 사업차 사마르칸트에 와있다고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집하나를 통채로 렌트해서 살고있었다. 중정 마당이 있고 방이 여러개 있는 좋은 집이었는데 이미 이치는 방하나를 차지해 손님으로 있었다. 첫날 만났을 때부터 메디는 자기 집으로 오라고 계속해서 졸라댔다. 원하는 만큼 있으라고 인심이 좋다. 메디의 집에 묵은 첫날 마당에 소복이 눈이 쌓였다. 까브리를 안에 주차할 수 있을만큼 마당이 넓다. 그런데 메디의 손님 유치 욕구에 비해 방이며 시설이 따라주질 않았다. 방문의 유리창은 유리 없이 뚫려있고 라디에어터가 고장나 물이 샌 것 같았는데 돈이 있어도 사람이 부족한지 고치는데 여러날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추울까봐 메디는 새 전기히터를 사서 방에 넣어주었는데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며 손님을 데리고 있고싶나 의아했지만 그의 친절을 감사히 받았다. 또 길쪽으로 난 창문은 커튼이 없어 사생활보호가 전혀 안되어 우리차에 있던 흰 천을 가져와 가려야했다. 세탁기는 고장나 있어 쓸 수가 없었고 그래도 부엌에서 가스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것은 좋았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 하나로 세계여행한다니.. 존중감이 절로 생겼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다니 게으른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평소 중국사람에 대해 썩 좋은 인상이 없었지만 이치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에 대해 깊은 존중감이 생겼다. 10여년간 호주에서 일을 해서 영어도 꽤 잘하고 자기 삶에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는듯 했다. 이치는 우리에게 중국식 토마토계란볶음과 가지요리를 해주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우리도 소고기뭇국과 밥을 해서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정전이 되어 차에서 전기를 끌어다 조명을 켰다. 아랍풍의 노래를 틀어놓고 탄이와 메디가 이상한 춤을 춘다. 술을 잘 못마시는 탄과 종교때문에 안마시는 메디. 술도 안 마시고 저러고 노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히터를 사온 날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였을까 정전이 되었고 밤늦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 것을 각오하고 둘이 꼭 안고 자면 죽지는 않을거야 라며 잘 준비를 하고있을때 메디가 간단히 짐을 싸서 나오라고 한다. 전기가 들어오는 호텔을 찾아 우리를 재워주는 것이었다. 이치도 다른 호텔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아니 돈내고 묵는 손님도 아닌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하다니. 참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대단한 것 같다. 아니 메디만 대단한 것일까. 메디와 꽤 친해진 것 같아 평소 이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너희는 아내를 여러명 가질 수 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메디의 대답은 의외로 심각하고 진지했다. 그는 코란을 여러번 읽고 많은 고민과 깊은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코란에 의하면 오직 두가지 이유만으로 아내를 두명 이상 둘 수 있는데 하나는 과부가 생존을 위해 재혼하는 경우, 또 하나는 두명 이상의 여자에게 완전히 똑같이 대할 때라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이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두번째 조항은 하지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대답이 의외였고 참 놀라웠다. 메디는 우리가 만난 첫 이란친구인데 앞으로 다른 이란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와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자고 온 다음날도 계속해서 정전과 누수가 발생하자 우리는 미안해하는 메디의 집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우리때문에 괜한 돈을 자꾸 쓰는 것이 부담되었다. 메디는 집이 부실한 것을 속상해하며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떠나보내주었다. 메디네 집에서 나와 우리는 시내의 Aishia라는 작은 호텔에서 몇일 더 묵었는데 폭설에 강추위가 와서 실내기온이 16도도 안되었고 이곳도 정전이 되기 일수였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맘편히 있을 수 있었다. 한국말을 조금 하시는 친절한 사장님이 계시고 맛있는 조식도 포함되어 있어서 꽤 만족하며 머물 수 있었다. 하루는 관광가이드를 꿈꾸는 몰리의 안내로 유명한 "레기스탄"에 갔다. 레기는 모래, 스탄은 장소라고 한다. 즉 모래땅이라는 의미이다. 이슬람 특유의 정교한 타일로 장식된 탑과 건물들이 무척 이국적이고 멋있었다. 광장 한구석에 무덤이 있는데 이곳을 지을때 큰 역할을 한 일꾼의 무덤이라고 한다. 왕이 그의 공로를 치하해 소원을 묻자 여기 묻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살아서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광장에 묻히기를 선택한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생각이 많아졌다. 몰리는 좌우의 비슷하게 생긴 건물중 어느쪽이 더 오래되었을까 퀴즈를 냈다. 열심히 관찰하고는 찍었는데 틀렸다. 잘 보면 양식이 다르다고 한다. 몰리 덕분에 좋은 관광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침에 차를 몰고 나와보니 이럴수가! 앞유리에 금이 가있다. 최근 큰 충격을 받거나 위험한 곳에 둔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일까. 전에 키르기스에서 하도 금간유리로 다니는 차가 많아 유리를 갈지 않고 때우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분명 이곳에서도 해주는 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기로 했다. 사마르칸트의 현대자동차매장을 우선 찾아갔다. 영업소 대표님이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더니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다. 돈내는 손님도 아닌데 이렇게 친절하시다니 참 감사했다. 사마르칸트에 있는 동안 밥먹으러 오라고도 하셨다. 소개받은 곳을 찾아가니 말은 안통해도 손짓과 깨진 유리창을 보고 의사소통이 된다. 젊은 청년이 유리창 크랙 진행방향 앞쪽에 송곳으로 구멍을 내고 주사기로 무언가를 넣어 메우는 것 같다. 완전히 굳을때까지 한동안 히터를 쓰지 말것을 당부했다. 앞유리 금이 점점 커지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제 안심이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여러나라의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부하라로 출발했다.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 https://youtu.be/G85qdMHDuHM?si=iKCbW47_29vK5aV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5 13:04:10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때는 가을이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구간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와셔액으로 에탄올 제품 대신 물을 넣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타슈켄트 가는 길에 고산지역에서 퍼붓는 눈발을 만났다. 와이퍼로 닦아지지가 않아 와셔액이라도 뿌려야 하는데 얼어버렸는지 전혀 나오지 않아 낭패였다. 차를 멈추고 히터로 얼어버린 앞유리를 한참 녹인 후에야 겨우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휴우~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겠다. 우즈벡의 산지에서 또 터널을 만났다. 와 이번엔 조명도 밝고 편도2차로인 꽤 그럴듯한 터널이다. 서울에서 집인 춘천을 오갈 때 지나던 수많은 터널들이 생각났다. 우즈벡 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톨게이트도 아니고 검문소도 아닌 길 위에 지붕이 있는 곳을 지나게 된다. 'stop' 사인이 있고 차들은 그 앞에서 속도를 줄이고 가다가 잠시 멈춘 후 통과한다. 처음 볼 때엔 전쟁 대비로 무너뜨려 길을 막는 시설인가 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지역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을 때 만든 검문소라고 한다. 우즈벡이 나라 안에서도 왕래가 자유롭지 않은 공산국가였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세계를 마구 돌아다니는 우리로서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우즈벡에서는 디젤이 있는 주유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유소인가 싶어 반가워 가보면 커다랗게 METAN이라고 쓰여있기 일수였는데 아마도 가스를 넣는 차들을 충전하는 곳인 것 같았다. 우즈벡에는 가스차가 휘발유나 디젤차보다 많은 것 같다. 이 나라에 가스매장량이 많아 가스값이 싸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어찌어찌 잘 찾아 큰 어려움은 없이 디젤을 주유하고 다닐 수 있었다. 이곳에서도 길가에 과일 파는 가판상점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키르기스와는 달리 진열도 예쁘게 해놓고 크게 글도 써놓고 뭔가 열심히 팔 생각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키르기스에서는 대충 쌓아놓은 느낌으로 '살려면 사던지'의 느낌이었는데 말이다. 석류를 즉석에서 짜주는 쥬스 파는 곳도 많았는데 위생이 걱정되어 그냥 지나쳤다. 과일 말고도 이곳의 주식인 "난"이라는 둥근 빵을 파는 상점이 여럿 모여있는 곳도 있었고 길거리에 이것저것 파는 것이 많았다. 가는 길에 ATM을 찾아서 걱정반 기대반으로 출금을 시도했다. 촤라락 하고 돈 나오는 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작은 가게에 들러 식료품을 조금 샀다. 계란을 낱개로 사는게 어색했지만 조심조심 깨지지않게 비닐봉지에 담아 받아들고 돈을 냈더니 거스름돈과 작은 포장의 젤리를 한개 준다. 외국인에게 주는 뜻밖의 선물인가 기뻐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서는 잔돈 대신 성냥이나 젤리를 준다고 한다. 괜히 좋아했다. 종일 운전해서 오후 7시가 다되어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왕복 8차로, 10차로의 넓은 길에 차와 사람도 많고 완전 큰 대도시이다. 타슈켄트에서 박사라 선생님을 만나기로 했는데 오는길에 유심을 살 수가 없어서 연락할 방법이 없어 난감했다. 이럴 땐 도움을 구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차를 길에 세우고 지나가는 분중 친절해보이는 분을 찾아 일단 영어하냐고부터 물어보기 시작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가는 사람들 뒤에 한분이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로 겨우 소통을 하며 도와주신다. 사라선생님 전화번호를 보여주며 전화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연결이 되었다. 겨우 연락이 닿아 목소리를 듣자 너무 반갑고 기뻤다. 선생님과 한국음식점과 상점이 모여있는 가스삐딸리 시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할 수 있었다. 박사라 선생님은 키르기스에서 알게된 분의 소개로 찾아가게 되었는데 타슈켄트에서 1시간반정도 떨어진 스르다리오라는 작은 마을에서 한국어학원을 운영하신다. 첫만남이지만 전혀 어렵지 않았고 만나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나이도 비슷했고 이야기도 잘 통했다. 앞으로 몇주정도 선생님댁에 머물면서 함께 지내기로 하였다. 몇일 후 박선생님과 함께 타슈켄트의 명물 철수시장에 왔다. 실제 이름은 Chorsu 초르수라고 하는데 페르시아어로 "교차로"라는 의미라고 한다. 멀리서도 보이는 거대한 푸른 돔이 매우 인상적이다. 시장주변은 차가 매우 많아서 주차할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조금 걸어야하는 곳이지만 꽤 좋은 장소를 발견하고 잘 주차할 수 있었다. 돔 밖에도 넓게 시장이 형성되어 식료품, 의류, 신발, 잡화 등 여러가지를 팔고 있었다. 시장구경은 언제나 즐겁다. 다니다가 편해보이는 도톰한 추리닝바지가 눈에띄여 가격을 물어보니 6000원 정도해서 얼른 구입했다. 재봉질이 군데군데 어설퍼보였지만 편하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싸니까 용서가 된다. 꽤 넓은 곳에서 화덕에서 직접 구운 난을 판다. 여러개의 화덕에 계속해서 난을 넣고 빼는 모습이 신기하다. 화덕의 열기로 안이 매우 따뜻하고 빵냄새도 무척 좋아서 그곳을 떠나기 싫었다. 얼굴보다도 훨씬 큰 빵이 몇백원 밖에 안한다 이곳의 전통음식들과 먹음직스런 과일들을 파는 곳에서 과일과 호두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좀 더 걸어가자 푸른 돔이 아름다운 철수시장이 나타났다. 1층에는 치즈나 육류등이 많이 보였고 2층에는 견과류나 말린과일등을 팔고 있었다. 2층에서 보니 시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딱히 사고싶은 것을 발견하지 못해 그냥 구경으로 만족했다. 무지 크고 넓고 곳곳에 볼거리, 먹거리가 많은 재미난 곳이었다. 타슈켄트에서 가장 맛있었던 식당은 조지아 레스토랑이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먹었던 그 하차푸리와 닭요리 등을 시켰는데 정말 너무너무 맛있어서 조지아는 반드시 가서 오리지날을 먹어보리라 다짐했다. 이케아같은 커다란 쇼핑몰도 구경했는데 확실히 키르기스보다 물건도 많고 훨씬 잘산다는 느낌이 든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와서 그런지 트리와 장식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조금 이상해서 물어보니 타슈켄트에는 외국인도 많고 이슬람이라도 아주 종교적인 사람들 외에는 홀리데이를 즐긴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적당한 크기의 저렴한 냄비를 발견하고 매우 만족스럽게 구입했다. 다음날 박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스르다리오의 어학센터를 방문했다. 스르다리오에는 마을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있는데 차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린다. 건널목도 육교도 없어 사람들이 길을 건너야 할때는 정말 목숨을 걸고 건너는 듯 아슬아슬하다. 차로 가더라도 유턴해서 들어오는 곳이 무척 멀어서 집에서 학원을 오갈 때마다 한참 먼 유턴지점까지 항상 빙 돌아오곤 해서 안타까다. 학원은 하얀 건물에 파란 간판이 예쁘게 달려있다. 입구가 한국의 보통 상가처럼 유리문인것을 보고 깜짝 놀라 치안이 괜찮냐고 물어보았더니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한다. 안에 좋은 책상과 의자, 빔프로젝터와 책 등 물건도 꽤 있는데 손을 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정작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셨다. 학생들과 함께 한국어 선생님을 모시는 모집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이 하키켓 어학센터는 현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하는 한국어교실만 운영중인데 곧 음악교실, 러시아어교실도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수도인 타슈켄트와 달리 지방은 교육기회가 현저히 적다고 한다. 수도에 사는 한국사람은 많아도 지방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편의시설이며 음식점 등도 없고 해서 지방에 내려오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어교실이며 다른 교육프로그램을 더 확장하고 싶어도 선생님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NGO운영으로 돈이 매우 부족해서 더욱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센터를 위해서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을 모시는 모집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학생들이 진심을 다해 "선생님, 공부하고 싶어요! 빨리 와주세요!"를 외치는 영상을 만들었다. 다들 흔쾌히 즐겁게 참여해주었다. 또 수업시간에 동의를 구하고 방해안되게 주의하면서 수업장면을 촬영하였는데 학생들의 대단한 열의가 느껴졌다. 학생모집을 위한 포스터도 다니는 실제 학생들의 얼굴을 넣어 몇가지를 만들어 드렸다. 일요일에는 박선생님과 함께 고려인들이 모이는 현지교회에 갔다. 가보니 실내가 어두운 곳인데 하필 정전이 되어 다들 난감해하고 있던 상황. 탄이 까브리에 전기를 연결해서 실내를 밝혀드렸더니 모인분들이 무척 신기해하고 고마와하셨다. 무사히 예배를 잘 드릴 수 있게 되어 우리도 매우 흐뭇했다. 예배후에는 아이들이 우리 까브리를 궁금해하길래 차를 오픈했더니 우르르 올라가 이것저것 만져보며 너무너무 즐거워했다. 어디건 아이들은 캠핑카를 참 좋아한다.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스르다리오에 머무는 동안 선생님댁 옆의 공간에서 밥도 해먹고 잘 지냈는데 식사를 위해 근처 코르진카라는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곤 했다. 식품 물가가 놀랄만큼 저렴해서 고기며 쥬스며 야채, 과일등등 먹고싶은것을 마음껏 먹었다. "식품 물가가 놀랄만큼 저렴하다" 혼자 먼 타국에서 이곳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시는 박선생님께 위로와 격려의 마음으로 한국음식을 종종 해드렸다.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등의 재료로 닭볶음탕도 만들고 비빔국수도 같이 해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즈벡에서 외국인이 머물려면 돈을 내고 무슨 등록증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일주일 단위로 돈을 받는 듯하다. 이것도 무슨 공산주의 잔재로 통행의 자유를 통제하고자하는 그런 것의 일환이 아닐까 싶었다. 암튼 박선생님의 도움으로 잘 등록했고, 또 우즈벡에서 유심사기가 쉽지 않았는데 학원에서 일하는 현지 친구가 함께 가주어서 속지않고 적당한 것을 잘 구입해서 다닐 수 있어 좋은 도움을 받았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G85qdMHDuHM?si=iKCbW47_29vK5aV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1 14:59:22[파이낸셜뉴스] "나 지금 행복해" "정말?" "그래" "나도" "내가 여기 있는 걸 아무도 모른다는 게 기뻐. 너의 나쁜 점을 말해줄 사람을 내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도 말야" 1996년 개봉한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내용 중 일부다.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고, 둘은 같이 비엔나에서 내린다. 이 영화의 흥행으로 2004년에는 '비포 선셋'이, 2013년에는 '비포 미드나잇'이 개봉한다. 여행은 나를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 던져놓는 일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낯선 환경에서 나는 필요에 의해, 혹은 자발적으로 나라는 자아를 해체하고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나는 소개팅에서 상대방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찐따였지만, 이상하게도 이국의 어떤 나라에서는 낯선 이성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거는 인싸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누가 봐도 '이환주'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일본에서는 '와타나베'가 되고 미국에서는 '제임스'가 되는 것 같은 상황이다. 일상과 단절된 여행지에서의 선택은 일상의 나(이환주)와는 다른 여행자의 선택이다. 평소와 다른 선택이 모여 여행의 과정은 일상과 다른 특별하고 재미있는 무언가가 된다. 긴 여행을 마치면 여행의 피로가 쌓이는데 이걸 '여독(旅毒)'이라고 한다. 7박 8일의 발리 여행 뒤 내 얼굴은 새까매졌고, 약하게 화상을 입은 얼굴과 팔, 다리의 피부는 허옇게 뜨고 며칠간은 각질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여행 뒤의 피로감과 함께 즐거움도 남았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게 하는 이 즐거움을 나는 '여흥(旅興)', 여행 뒤에 남은 즐거움의 잔향이라고 부른다. 착한 원숭이 보러 '상에 원숭이숲'으로발리에서 아침을 맞는 첫 날의 첫 일정은 '상에 원숭이숲' 방문이었다.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몽키 포레스트'가 있었지만 유튜브 후기를 통해 '몽키 포레스트'의 원숭이들은 공격적이라고 들었다. 조금 멀리 가더라도 더 온순하다는 '상에 원숭이숲'의 원숭이들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전날 렌트한 오토바이를 몰고 '럭키 패밀리 커피&푸드'라는 식당을 찾았다. 아기자기 한 소품과 재미있는 문구가 적힌 다양한 그림이 걸려 있는 흥미로운 식당이었다. 메뉴 판을 보고 비주얼이 예쁜 호박수프, 미고랭(볶음면) 한 개를 시켰다. 디저트로 색과 모양이 초코 푸딩처럼 보이는걸 하나 시켰는데 알고 보니 팥죽 비슷한 국물에 밥알이 들어가 있는 현지 디저트였다. 한동안 오토바이를 몰아 상에 원숭이숲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내니 원숭이에게 줄 수 있는 땅콩 주머니와 생수 1병씩을 받을 수 있었다.숲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걷는데 현지 직원 같아 보이는 분이 말을 걸고 우리와 발걸음을 맞췄다. 그 아저씨는 "상에 원숭이숲에는 총 700여 마리의 원숭이가 있고 약 3개의 그룹이 있다"며 이동하는 중간 중간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줬다. 원숭이 무리 중에는 유독 덩치가 크고 공격적인 녀석(한 무리의 대장이었다)이 하나 있었는데 녀석이 다가오면 돌멩이가 없는 새총으로 위협 사격과 함께 '쉿, 쉿'하는 소리로 쫓아내 주셨다. 원숭이들은 땅콩을 손 위에 놓으면 얌전히 땅콩을 받아갔다. 또 일부 작은 원숭이들은 특정 스팟에서 내 어깨 위에도 올라와 땅콩을 받아가기도 했다. 공원에서 먹이를 주는 시간이었는지 한 공간에서는 오이 수백개가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원숭이들이 오이를 주워 먹었다. 원숭이가 오이를 먹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다양한 원숭이 동상과 여러 동상을 볼 수 있었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안내를 해 주신 분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5만 루피아(4200원)를 건넸다. 공원 입구에서 그분이 "가이드가 필요하냐?"고 물어봤다면 경계심을 가졌겠지만 너무도 스무스하게 동선에 합류해서 별다른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아저씨가 "땡큐 쏘 머치"라며 연신 손을 모아 인사를 해주시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고아 가자(코끼리) 사원 다음 목적지는 '고아 가자' 사원이었다. 코끼리 사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도깨비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동굴의 입구 사진을 보고 찜해둔 곳이었다. 힌두교 신의 석조 조각으로 유명한 이 동굴은 9세기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사원의 입구로 들어가는 곳에는 실제로 코끼리 동상이 있었다. 발리에 있는 동안 여러 사원과 유적지를 갔지만 이곳은 세 손가락 안에 들만큼 맘에 들었다. 우선 덜렁 사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원과 함께 연못, 사원을 둘러싼 계곡과 트레킹 코스 등 부지가 넓어서 충분히 시간을 들여 둘러볼만 했기 때문이다. 사람 모양의 동상이 항아리를 들고 있고 항아리에서 물이 나오는 연못에는 현지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힌두교 동굴 안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며 종교 활동을 하는 현지인을 보거나 안에 있는 여러 조각품을 볼 수도 있었다. 작은 폭포를 보고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한동안 걷는 것도 좋았다. 사원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나오니 더운 날씨 탓에 땀이 흠뻑 났다. 특히 사원에 입장할 때 반바지를 가릴 수 있는 천을 받아 치마처럼 두르고 다녔는데 이것 때문에 더 더웠다. 목이 너무 말라 사원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수를 한 잔 먹었는데 관광지 안이라 확실히 밖에서 먹는 것보다 비쌌다. 참고로 이곳을 포함한 발리의 여러 사원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이 생리 기간에는 입장을 금지하고 있었다. 사원을 둘러 보고는 바로 근처에 있는 '따만 베지 그리야' 폭포를 찾았다. 하지만 이 폭포는 입구에서 해도해도 너무 하다 싶은 비싼 입장료를 요구했다. 폭포를 보는 것을 금지하고 일종의 무슨 힐링(종교) 프로그램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 속으로 욕을 하며 그냥 돌아 나왔다. 다음으로는 현지인이 찾는 바비 굴렁 맛집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식당의 이름은 'Warung Babi Guling Pande Egi'라는 곳이었다. 바비 굴링은 어린돼지를 돌려가면서 구워낸 바삭한 돼지껍질 요리다. 베이징덕 껍질의 돼지 버전인 셈이다. 식당에서 먹은 정식은 두 조각의 작은 바비 굴링과 돼지 고기가 나오는 음식이었다. 정식과 함께 돼지고기 꼬치도 시켰는데 둘 모두 차갑게 식은 상태로 나왔다. 복수의 후기에서 해당 식당을 극찬해 기대를 하고 갔는데 개인적으로는 맛도 그닥 이었다. 다만 식당이 위치한 곳이 논 바로 인접해 논 바람을 맞으며 푸른 논을 배경으로 밥을 먹는 분위기는 참 좋았다. 현지인 맛집인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인스타 필수 명소 칸토람포 폭포 밥을 먹고 바로 인근에 있는 칸토 람포 폭포로 향했다. 칸토 람포 폭포는 층층이 쌓인 계단 형태의 검은색 암벽 위로 폭포가 쏟아지는 곳인데 해당 암벽 위에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실제로 여러 사진을 통해서 비키니를 입은 각국의 여성들이 검은색 암벽 위에서 모델처럼 찍은 사진을 여럿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왜 구글 리뷰에 "이곳에 가려면 반드시 아침 일찍 가세요"라고 적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인스타 명소로 유명한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매우 긴 줄을 만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인스타 명소인 폭포 말고도 뒤쪽의 오솔길을 따라 산길을 좀 걸었다. 약간 높은 언덕 지형에 올라 폭포를 내려다보며 수백 명의 사람 구경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는 재미있었다. 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티부마나 폭포'였다. 티부마나 폭포는 폭포 그 자체보다는 폭포를 보러 가는 길이 더 좋다는 후기를 봤는데 실제로 그랬다. 여러가지 열대 식물과 형형 색색의 꽃 등을 볼 수 있었다. 티부마나 폭포는 마치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스케치북에 그린 것처럼 정확하게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몇몇 관광객들은 폭포 아래에서 수영을 즐기기도 했지만 수질 상태가 도저히 들어가고 싶은 상태는 아니었다. 티부마나 폭포의 반대편에는 계곡이 있었는데 계곡의 바위 위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누워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후에는 오토바이를 몰고 숙소에 도착했다. 발리의 기후는 한국의 여름처럼 습하고 더웠기 때문에 여러곳을 이동하는 동안 땀에 절어 샤워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또 이동 대부분을 오토바이로 하다보니 헬멧을 썼음에도 숙소에 도착해 얼굴을 씻자 검은 검댕이 묻어 나왔다. 저녁은 숙소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와렁 폰독 마두(Warung Pondok Madu)'라는 식당에서 먹었다. 아웃백에서 유명한 돼지폭립이 유명한 곳으로 발리에서 먹었던 저녁 중에는 2번째로 맛있었다. 사이드로 시킨 버섯 탕수 튀김도 훌륭했고, 하루 종일 땀을 흘린 뒤 먹는 빈땅 맥주는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음식을 먹는 동안 비가 내렸는데 창가 좌석에 앉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도 나름으로 운치있었다. 인생 뭐 있나, 이런 게 행복이지.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6-17 21:05:44[파이낸셜뉴스] 종합식품기업 하림은 국내 다양한 지역의 대표 별미를 집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더미식 요리밥 3종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세계 각국의 인기 라이스 요리에 이어 새롭게 추가된 더미식 요리밥 시리즈의 테마는 국내 지역의 대표 밥 요리다. 신제품 3종은 '황등 비빔밥', '춘천 닭갈비볶음밥', '전주 돌솥비빔밥' 이다. 먼저 전국 3대 비빔밥으로 꼽히는 전북 익산 황등 지역의 별미인 '더미식 황등 비빔밥'은 신선한 국내산 선지를 푹 우린 육수로 밥을 지어 밥 한 알 한 알에 깊고 진한 풍미를 가득 담았다. 춘천의 대표 먹거리인 '춘천 닭갈비볶음밥'은 국내산 사과로 맛을 낸 하림만의 비법 닭갈비 양념장과 12시간 저온 숙성해 속살까지 부드러운 닭고기를 직화 솥으로 볶아내 춘천 닭갈비볶음밥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대한민국 비빔밥의 원조 '더미식 전주 돌솥비빔밥'은 전통 전주식 비빔밥 제조방식 그대로 사골을 우린 육수를 넣은 밥으로 진한 풍미를 살렸다. 하림 관계자는 "요리밥 신제품을 통해 국내 지역의 대표 명물의 맛을 집에서도 손쉽고 간편하게 즐기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내외를 아우르는 요리밥 라인업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미식 생활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6-13 11:4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