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관당국이 이달 초부터 북한 노동력으로 생산된 중국산 수입 제품들을 압류하기 시작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일부터 북한 노동력을 사용해 제조된 중국산 제품들을 미국의 모든 입국항에서 압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류 대상은 징더무역, 릭신식품, 저장 선라이즈 의류그룹 등 3개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들이다. CBP의 조사 결과 이들 업체들은 공급망에서 북한 노동력을 사용하면서 미국의 '제재를 통한 적성국 대응법(CAATSA)'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드러났다. 지난 2017년 제정된 이 법은 북한 정권이 강제 노동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을 막기 위해 채굴, 생산, 제조 과정의 일부에라도 북한 노동력이 동원된 제품은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CBP는 북한의 강제 노동이 중대한 인권 침해이자 정권의 불법무기 개발을 지원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제품의 생산 과정의 어느 단계에서도 강제 노동이 없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미국의 모든 입국항에서 압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12-28 09:29:52[파이낸셜뉴스] 마약을 수박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일당이 미국 세관 당국에 붙잡힌 사실이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남부 국경 지대에서 수박으로 위장한 화물 안에 필로폰을 넣어 대규모로 들여오던 일당을 적발해 필로폰 전량과 화물차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CBP 요원들은 수박으로 보이는 화물을 싣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던 29세 남성 트럭 운전사에게서 수상한 낌새를 감지했다. 추가 조사를 위해 요원들은 트럭에 실린 화물을 자세히 살폈고 그 결과, 수박으로 위장한 마약임을 확인했다. 일당은 종이 뭉치에 수박 무늬 포장지를 입혀 멀리서 봤을 때 수박으로 보이게끔 했다. 적발된 종이 뭉치는 1220개로, 그 안에는 4587파운드에 달하는 필로폰이 들어 있었다. CBP에 따르면 압수한 필로폰의 추정 시가는 500만달러(약 67억원)가 넘는다, CBP의 지역 책임자인 로사 에르난데스는 "마약 카르텔이 밀수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위험한 마약과 기타 밀수품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새롭고 더 나은 방법을 계속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이번 압수가 지난해 10월 하순부터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시작해 올해 4월 애리조나까지 확대된 펜타닐 밀수 방지 대책 '아폴로 작전'의 성과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2 11:11:18[파이낸셜뉴스] 앞으로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해외 전자상거래 수출 시장 진출이 한결 쉬워진다. 관세청은 22일 중소상공인에 대한 통관 규제 완화 및 맞춤형 정책 지원을 담은 '전자상거래 수출기업 관세행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수출통관 편의 제고 이 지원방안에 따르면 관세청은 전자상거래 수출통관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간이수출신고 금액 기준을 200만원 이하에서 400만원 이하로 두 배 높여 기업의 수출행정 부담을 낮췄다. 또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해외 주문자가 동일한 경우 여러 판매자(수출자)의 물품을 하나로 포장·배송할 수 있도록 허용, 수출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지원한다. 아울러, 수출기업에 대한 행정제재를 막기 위해 수출자에게 수출물품 적재이행 기간만료 사전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역금융 신청이나 외환송금 등에 활용하는 수출신고필증을 관세사 등 신고인을 통하지 않고도 수출자가 직접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수출업체 세정·금융지원 확대 관세청은 수출업체 세정·금융지원 확대에도 나선다. 수출기업의 사업자등록번호·품목번호가 기재된 수출 목록통관자료를 국세청에 제공, 수출실적 인정은 물론 복잡한 증빙자료없이 간편하게 부가세 영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전자상거래 수출기업이 수출물품에 사용한 포장용품도 관세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환급 대상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간소한 신청 절차로 중소기업이 선호하는 간이정액환급 대상 요건인 연간 환급실적 기준을 6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한다. 또한 기업이 수출대금 수취와 무역금융 신청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지난해 구축한 무역 마이 데이터(MyData) 플랫폼과 은행 인터넷 뱅킹 간 시스템 연계도 확대키로 했다. 해외시장 진출 확대 지원 해외시장 진출 확대 지원도 본격화한다. 한·일 관세 당국은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해상 특송물품에 대해 내년 10월부터 일본 내 수입통관 때 간이 통관절차를 적용키로 지난 5월 합의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저렴한 해상특송을 이용해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물품의 최대 수출국인 일본 시장으로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유관단체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는 중소 전자상거래 수출업체를 발굴하는 한편, 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는 해당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과 함께 해외 통관애로 해소 지원 사업도 펼친다. 또한 관세청과 온라인 플랫폼 등이 협업해 통관절차와 온라인 판매 프로세스를 소개하고 해외시장 동향을 논의·발표하는 민관합동 포럼과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전자상거래 수출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수출기업 관세행정 지원 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우리 수출기업들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8-22 08:42:46[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세관 당국에 적발된 수입품 중 다수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짝퉁' 수입품 중에서는 샤넬 브랜드를 모방한 물품의 금액이 가장 많았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수입품 규모는 934억원(34건)이었다. 수입국별로 보면 중국이 781억원(24건) 규모로 전체의 83.6%를 차지했다. 중국산 짝퉁이 다수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적발된 지재권 침해 물품(3713억원)의 95.4%(3541억원)는 중국산이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짝퉁 물품 중 샤넬이 487억원(52.1%)으로 절반 넘게 차지했다. 다음으로 고야드(75억원), 루이뷔통(41억원), 구찌(20억원) 순으로 많았다. 품목별로는 가방류가 653억원어치로 69.9%를 차지했다. 의류·직물이 196억원어치(21.0%)로 그다음이었다. 박성훈 의원은 "해외직구 증가와 함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산 짝퉁 제품의 불법 유통까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를 진품으로 오인해 구입하는 소비자의 피해와 국내외 기업의 경제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경단계부터 더 촘촘한 단속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15 18:45:12[파이낸셜뉴스] 관세청은 급증하는 전자상거래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우편 세관신고서 개정안이 올해 4월 만국우편연합(UPU) 우편운영이사회와 6월 세계관세기구(WCO) 총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WCO-UPU 연락위원회에서 관세청이 공식 제안한 것으로, 이번 개정안 확정은 그간 관세청이 국제우편 세관신고서의 양식 개정을 주도하며 전 세계 관세당국과 우편 회원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다. 새로 개정되는 국제우편 세관신고서에는 기존 ‘판매물품’을 대신해 ‘전자상거래 물품’과 ‘기업간 판매물품’ 항목이 신설되며, 오는 2026년 6월부터 전 세계 192개국에서 시행예정이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물품이 국제우편으로도 빈번히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세관신고서로는 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가 없어 급증하는 전자상거래 국제우편물의 통관관리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앞으로는 국제우편물 중 전자상거래 물품이 명확히 구분돼 각 관세당국의 위험관리 효율성과 통계 산출 정확성이 크게 개선되고 전자상거래 물품의 통관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글로벌 중추국가의 일원으로 앞으로도 더욱 안전하고 원활한 무역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관세행정 분야의 국제표준을 지속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7-29 09:23:08[파이낸셜뉴스] 한 승무원의 뛰어난 눈썰미에 밀수범의 꼬리가 붙잡혔다. 항공기 내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초조해하던 승객을 수상히 여기고 신고한 것. 21일 복수의 인도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출발해 인도 델리로 향하던 에어 인디아 992편 승무원 A씨는 승객 B를 수상하게 여겼다. 비행하는 시간 5시간 30분 동안 B씨가 기내에서 음식과 음료를 먹지 않았기 때문. B씨는 비행기가 이륙한 뒤 제공되는 물뿐만 아니라 기내식까지 모두 사양했다. 여기에 움직임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A씨는 B씨가 의심스럽다고 기장에게 알렸다. 기장은 관제당국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비행기가 목적지에 착륙하자마자 공항 보완 요원들이 B씨를 데리고 가 조사에 착수했다. 알고 보니 B씨는 금을 밀수 중이었다. 그는 항문을 통해 직장에 금을 숨기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야 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했던 것이다. B씨 몸에서 꺼낸 4개의 타원형 캡슐 속에 담긴 금은 1㎏가 넘었다. 현지 가치로 690만 루피(약 1억1500만원)에 해당하는 무게였다. 세관당국은 B씨를 체포, 항공사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장시간 비행에서 음식과 음료 일체를 거부하는 승객들은 몸속에 밀수품을 숨겼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22 07:05:50[파이낸셜뉴스] 살아있는 뱀 100여마리를 바지 속에 숨겨 밀수하려던 남성이 중국 해관에 적발됐다. 10일 중국 광명망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선전 황강세관은 성명을 통해 "신원 미상의 남성 여행객 A씨가 살아있는 뱀 100여 마리를 입고 있던 바지에 숨겨 밀반입하려다 세관원에게 저지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홍콩에서 중국 국경도시 선전을 통해 빠져나가려다 푸젠성 세관 당국에 붙잡혔다. 당시 A씨가 입고 있던 바지 안에는 끈으로 묶은 캔버스 가방 6개가 달려있었고, 각각의 가방에서는 종류와 크기, 색깔이 제각각인 살아있는 뱀 총 104마리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 가운데 밀크스네이크와 돼지코뱀, 콘스테이크 등 외래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해관 당국은 "중국생물안전법과 출입국동식물검역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이번 사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세계 최대 동물 밀수 거점이지만 당국은 최근 몇 년간 불법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12 07:56:15[파이낸셜뉴스] 관세청은 지난 3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세관 개혁 및 현대화 촉진에 대한 '상호협력 비망록(Aide Memoire)'을 온라인 방식으로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AfDB는 아프리카 경제 및 사회 개발을 위해 1964년에 설립된 개발은행으로, 지난해 현재 54개 지역 회원국과 27개 비지역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82년에 가입했다. 상호협력 비망록은 양자 간 입장 전달을 위한 외교 각서로 구두로 전달한 의견을 다시 문서 형태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이번 비망록에는 고광효 관세청장과 AfDB의 솔로몬 퀘이너(Solomon Quaynor) 부총재가 각각 서명했다. 비망록에 따라 양 기관은 아프리카 지역의 무역원활화를 위해 AfDB 역내 회원국의 한국형 관세 시스템 구축 및 관세행정 능력배양을 지원하고, 세관현대화 정책 공동연구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관세청은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국가 외교정책에 맞춰 6월 초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성공개최 마중물로 4월에 아프리카 지역 관세당국 고위급 초청 무역원활화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관세청은 이 세미나에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활성화를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이행경험 전수 뿐만 아니라, 무역원활화를 위한 한국형 관세 시스템과 신속통관 제도 등을 소개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이번 AfDB와의 비망록 체결을 계기로 아프리카 대륙과의 협력체계가 강화되고, 협력 분야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면서 "아프리카 무역환경에 맞춘 한국형 관세 시스템과 FTA 20년 이행 경험 등 한국 관세행정을 전파해 아프리카 대륙의 무역원활화를 촉진하고 우리 기업에 유리한 수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7-04 09:25:45【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세계 최대 두리안 수입국인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두리안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두리안의 수입을 늘리고 줄이는 방법으로 해당 국가들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베트남 당국에 33개 공급처의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두리안 농장 18곳과 유통업체 15곳에서 과도한 양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산 두리안은 지난 2021년 중국 수출 허가를 받았다. 과거 태국산 두리안의 점유율은 100% 가까웠지만 베트남이 두리안 재배를 늘리는 등 맹추격하면서 지난해 태국산 두리안의 점유율은 6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두리안의 양은 140만t에 달한다. 중국에서 두리안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매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5월 태국은 22억달러(3조514억원) 상당의 두리안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반면 베트남의 수출액은 61% 증가한 6억6148만 달러(약 9174억7300만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와의 경제적 유대 강화를 위해 '두리안 외교'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 내 두리안 수입이 증가하게 된 것도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증진하고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최근 중국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6월 19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협정을 갱신했다. 협정에는 중국이 말레이시아산 두리안을 수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통신은 "중국과 체결한 협정으로 말레이시아 6만3000개의 두리안 농가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 공백을 말레이시아산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을 모두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수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수입 제한으로 베트남 두리안 농가와 업계 안팎에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말레이시아와의 경제협력 등 전방위 관계를 강화하면서 이를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통보에서 "수입 제한 대상 업체들이 중금속 문제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파악하고, 유사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를 진행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문제가 베트남 측에서 비롯됐다는 명분을 분명히 한 것이다. june@fnnews.com
2024-07-03 18:08:39【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세계 최대 두리안 수입국인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두리안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두리안의 수입을 늘리고 줄이는 방법으로 해당 국가들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베트남 당국에 33개 공급처의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두리안 농장 18곳과 유통업체 15곳에서 과도한 양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산 두리안은 지난 2021년 중국 수출 허가를 받았다. 과거 태국산 두리안의 점유율은 100% 가까웠지만 베트남이 두리안 재배를 늘리는 등 맹추격하면서 지난해 태국산 두리안의 점유율은 6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두리안의 양은 140만t에 달한다. 중국에서 두리안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매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5월 태국은 22억달러(3조514억원) 상당의 두리안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반면 베트남의 수출액은 61% 증가한 6억6148만 달러(약 9174억7300만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와의 경제적 유대 강화를 위해 '두리안 외교'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 내 두리안 수입이 증가하게 된 것도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증진하고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최근 중국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6월 19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협정을 갱신했다. 협정에는 중국이 말레이시아산 두리안을 수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통신은 "중국과 체결한 협정으로 말레이시아 6만3000개의 두리안 농가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 공백을 말레이시아산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을 모두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수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수입 제한으로 베트남 두리안 농가와 업계 안팎에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말레이시아와의 경제협력 등 전방위 관계를 강화하면서 이를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통보에서 "수입 제한 대상 업체들이 중금속 문제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파악하고, 유사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를 진행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문제가 베트남 측에서 비롯됐다는 명분을 분명히 한 것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03 12: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