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도 하고, 봉사 활동도 하고…" 하나투어가 여행 중 하루 동안 여행지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봉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사회적 여행 전문 스타트업 ‘플래닛주민센터’와 함께 마련한 '치앙마이 봉사여행 5일', '방콕·후아힌 봉사여행 5일', '라오스 봉사여행 6일' 등이다. '치앙마이 봉사여행 5일'은 코끼리의 식사, 목욕, 산책 등을 도와주며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방콕·후아힌 봉사여행 5일'은 맹그로브 묘목 심기를 통해 숲을 재건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또 '라오스 봉사여행 6일'은 지역 주민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벽돌을 만들어보고 마을 정비 사업에도 동참할 수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봉사와 여행을 결합한 상품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번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는 행정안전부가 운영 중인 국내 최대 온라인 자원봉사 관리 시스템 1365 자원봉사 포털에서 제공하는 국가 공인 봉사 활동 인증서도 발급해준다"고 전했다. 한편, 하나투어는 지속 가능한 여행 문화 확산을 목표로 지난 2008년부터 다일공동체와 캄보디아 봉사 여행 상품 ‘1달러의 기적’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엔 국내 업계 최초로 해외여행 중 동물 학대 우려가 있는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4-01 14:50:06청춘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떠났다. 소련이 해체된 지 불과 8년이 채 되기도 전 1999년, 몸조심하라는 룸메이트의 말을 뒤로하고 기숙사를 나선 후 7일간의 모스크바 여행을 시작한다. 러시아어는 아직 어눌하지만, 훌리건을 피할 정도는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이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나왔을 때의 얘기다. 나오니 300미터쯤 거리에 루시코프 다리가 있고 연인들이 '사랑의 나무'에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강으로 던지고 있었다. 일명 키스 다리로 불린다. 다리를 건너니 넓은 공원에 동상이 하나 있다. 머리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고 왼손에 팔레트를 들고 있는 동상이다. 가까이 가서 글을 읽어보니 "소련 정부로부터, 위대한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이라고 새겨져 있다. 레핀의 동상을 보며 국가의 흥망성쇠를 생각했다. 한 국가를 부강하게 하려면 여러 방편이 있는데 많은 사람은 정치·경제와 과학·기술을 말한다. 맞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살펴본 제국에는 세 개의 관(館), 세 개의 장(場), 세 개의 실(室)이 있었다. 나의 첫 모스크바 여행은 러시아의 흥망성쇠를 꿰뚫는 통찰은 안겨줬다. 세 개의 관은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이다. 어느 나라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이 있다. 이 셋은 인류의 유산을 후세대에 전달하는 곳으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익혀서 새로운 걸 창조하는 공간이다. 제국의 아들딸들은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관람하고 탐방하고 공부하니 강대국의 후손이 되는 것이다. 이 셋의 공통점은 천장이 아주 높게 설계됐다는 것이다. 천장이 높은 만큼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역사는 어둠을 밝히는 불이니 그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과 같다. 둘째, 세 개의 장 '공연장', '극장', '전시장'이다. 이 셋은 삶의 활동 무대인데 당대 최고의 작품과 상품들이 전시되니 세상의 탁월함을 보는 곳이다. 공간이 웅장하고 화려할수록 그만큼 예술품과 상품의 깊이가 다르다. 거대한 공간을 화려하게 채우고자 하는 인간의 순수한 욕망이 무대에서 돋보이니 탁월한 것, 좋은 것은 모두 여기에 있다. 공연장, 극장과 전시장에 가면 품위가 있다. 대충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의 모든 혼을 불어넣어, 최고의 기량으로 선보이니 손뼉을 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실은 '실험실', '연구실', '교실'이다. 이 셋은 창조의 공간으로 인류 유산을 빨리 습득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여 세상을 바꾸는 곳이다. 불굴의 의지와 노력과 끈기의 공간이다. 러시아 제국은 빠르게 유럽의 과학적 합리성을 받아들였다. 표트르 대제는 재임 시기 해외전문가 8000명을 초빙했으며 이 중에는 군인, 상인, 기술 장인, 예술인, 학자, 전문 관료 등이 있었다. 당시 정부 부서의 차관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교수는 모두 외국인이었다. 대제는 젊은 인재를 뽑아서 유학을 보냈는데 귀국한 유학생을 위해 과학과 의학 실험실, 그리고 작업실을 만들었다. 심지어 황실 소속 전담 작업장에서는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계를 제작했다. 이 모든 노력이 근간이 되어 국가가 형성했다. 7일간의 모스크바 여행은 러시아에 대한 시선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깨달음의 5할 예술이었다. 예술은 독자적으로 위대해진 게 아니라 융합하여 창조되면서 빛을 발한다. 인간의 열정을 담은 그릇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푸시킨 박물관이었고 볼쇼이 극장과 차이콥스키 볼쇼이 홀이 시작점이었다. 모스크바가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듯, 예술의 힘도 국가의 힘도 하루아침에 모이지 않는다. 한 국가의 부강은 어떤 한 분야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고 모든 분야에서 서로 통섭하고 융합하여 힘을 모아야 한다. 그 힘의 원천은 3관. 3장. 3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시절의 모스크바를 돌이키며 함께 감상에 빠져보자.
2024-10-24 18:07:57[파이낸셜뉴스]우리은행이 벤처기업협회와 ‘벤처기업 인프라 지원 협력 및 벤처생태계 지속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난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벤처기업협회는 △벤처기업 육성지원 △지역교류 △특화 교육 등으로 유망 벤처 창업부터 투자, 스케일업에 이르기까지 벤처 성장 토대를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벤처,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해외시장 정보 제공 △현지 사업 활동 △현지 투자유치 지원 등 글로벌 벤처 성장 사다리 구축과 해외 협력 네트워크 확대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우리은행은 은행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우수 벤처기업에게 금융·비금융 지원을 적극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벤처기업들을 위해 우리은행의 ‘원비즈플라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 처음 선보인 디지털 공급망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는 ‘기업신용분석 서비스’를 비롯해 B2B 마켓, 전용대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탑재했다. 벤처기업협회 회원사들은 △교육 △법률 △세무 △신용평가 △특허업무 등 기업경영에 필요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 △레저 △외식 등 임직원 복지서비스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병규 행장은 “벤처기업협회가 걸어온 30년 세월은 도전과 개척이 일궈낸 ‘건강한 벤처생태계’로 요약된다”며 “3만5000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더욱 견고하게 뿌리내려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은행이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6-26 09:13:35[파이낸셜뉴스] "나는 예술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예술을 선보이고 싶다. 그 곳의 사람들과 함께 엄청난 프로젝트를 벌이고, 그들이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싶다." -제이알 롯데 뮤지엄이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사진 작가이자 거리 예술가 제이알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제이알: 크로니클스 JR : CHRONICLES'를 오는 8월 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9 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에 이어 롯데 뮤지엄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 보이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건물과 거리를 캔버스와 갤러리 삼아 활동해온, 세상을 바꾸는 사진 작가 제이알이 지나온 20년간의 행보를 조망한다. 전시되는 사진 작품과 영상, 아나모포시스(왜상, anamorphosis), 휘트 페이스트 업(wheat paste-up, 콜라주처럼 이미지를 잘라 붙인 작품) 등 140여점의 작품은 국경을 넘어 작가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 작품들 중 서울 전시를 위해 작가가 작업한 롯데 뮤지엄 안에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아나모포시스 작품이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 받는 작품들 가운데 '뉴욕 연대기'가 단연 돋보인다. 2018년 여름 제이알과 스튜디오팀은 한달 동안 뉴욕의 5 개 자치구를 돌아다니며 약 16미터의 트레일러를 곳곳에 세우고 프로젝트에 참여를 원하는 행인들의 사진을 찍었다. 모든 사진은 특수 효과를 연출하기 위한 초록색 화면인 크로마키 앞에서 촬영했고 랜드마크 건축물을 비롯한 뉴욕의 풍경 위에 인물 사진들을 콜라주 해 작업했다. 벽화에는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제이알은 참가자들에게 작품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표현 될 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각자의 개인의 사연을 공유하도록 해 각기 다른 개인성을 표현했다. '도시의 주름'도 제이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을 보여준다. 제이알은 지역 주민들과 협업해 대형 초상사진을 제작했는데, 작품 속 모델은 스페인 카르타헤나에서 가장 연로한 노년층을 선택했다. 카르타헤나는 스페인 내전(1936-1939) 중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1892-1975) 장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며 반란을 일으킨 도시다. 제이알은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는 도시의 건물 외벽에 20세기 주요한 문화, 사회, 경제적 발전과 변화를 함께한 노인들의 사진을 붙이며 이들의 삶을 탐구했다. 제이알은 베를린, 하바나, 이스탄불, 상하이, 로스엔젤레스 등으로 여행하며 '도시의 주름' 시리즈를 확장해 나갔다. 제이알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변화와 기억, 현대화와 세계화를 투영할 뿐 아닌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기념했다. 이를 거대한 규모로 전시함으로써 노인에 대한 문화적 인식에 도전했다. 한편 제이알은 1983년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2001년 어린 시절부터 거리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하던 제이알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습득한 카메라로 동료들의 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건물 외벽에 인쇄한 이미지를 부착하고 프레임을 씌워 전시장의 작품처럼 선보인 '거리 전시회'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다수의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 제이알의 초기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5-02 17:30:04성인이라면 대부분 최소 한장 이상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을 겁니다. 올해 7월 말 기준 개인 신용카드가 총 1억1083만장이니 성인들은 1인당 3장 가까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격입니다. 개인의 신용카드 못지않게 카드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법인카드입니다. 부서 회식이나 거래처와의 자리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그 카드 말입니다. ■코로나도 맥 못춘 '법카의 힘'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국내 법인카드 숫자는 1064만장 정도입니다. 발급 숫자로는 개인 신용카드의 9.6% 정도인데 사용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개인카드는 승인금액이 232조3000억원, 법인카드는 53조3000억원이었습니다. 발급 규모는 10분에 1에도 못 미치지만 결제금액으로는 4분에 1에 가까울 정도로 '알짜 카드'인 셈입니다. 실제로 법인카드의 평균 승인금액은 13만6280원인데 개인카드는 이보다 훨씩 적은 3만6421원 정도입니다. 법인카드는 혹독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꿋꿋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26조7799억원이던 법인카드 사용액이 2020년 130조1909억원, 2021년에는 147조5627억원으로 증가할 정도이니 말입니다(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 다만 법인카드 결제는 물품 결제 같은 비소비성 사용이 90%에 달합니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법인카드의 사용과는 많이 다릅니다. 나머지 10%를 차지하는 소비성 업종 사용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음식점으로, 지난해에만 총 11조4355억원이 결제됐습니다. 작년 외식업 매출 총액이 101조5000억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법인카드 손님은 소상공인에게는 중요한 고객임이 분명합니다. 음식점 다음으로는 백화점이 2조294억원, 골프장에서 1조9160억원 사용됐습니다. 룸살롱, 단란주점 같은 유흥업소에서 사용액은 2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액입니다. 2019년 1조2892억원, 2020년 1조5195억원, 2021년 1조9160억원을 기록해 코로나19에 아랑곳 않고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소비성 업종의 법인카드 사용액이 대부분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인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중단의 최대 수혜업종이었던 골프장의 호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업들 지급은 후해도 관리는 '깐깐' 그렇다면 기업들은 법인카드를 어떻게 사용할까요. 국내 대표기업들에 법인카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물어보니 의외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법인카드 지급이 자유로운 기업이 많았고, 한도도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만큼 결제내역에 대한 사후관리는 철저했습니다. 법인카드 발급에 가장 후한 기업은 현대자동차로, 직급에 관계없이 업무상 필요한 경우 신청이 가능합니다. 한도는 100만~300만원이지만 예산한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 업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업종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병원이나 학원, 피트니스 같은 곳에서는 금지됩니다. LG화학은 기본적으로 선임 직급부터 법인카드가 지급되지만 업무 직군에 따라 사원도 발급이 허용됩니다. 한도는 300만원부터 시작하고, 회사가 업무상 허용하는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재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임원에게 법인카드가 지원된다고 합니다. 임원 미만 직원들은 업무상 지출이 필요한 경우 개인카드로 결제 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영수증을 입력하면 정산이 됩니다. 다만 개인카드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의 결제만 인정된다고 합니다. 법인카드라고 해도 과다지출은 처리가 안 된다는군요. 삼성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특별방역기간 내 오후 6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기업들에 어떻게 법인카드를 운용하는지 물었을 때 사명이 공개되면 알려줄 수 없다는 곳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이들 기업의 법인카드 운용방식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팀이나 직급별로 한도가 다르고,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법인카드를 발급했습니다.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것도 비슷합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기업이 조심스러운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법인카드를 '판도라의 상자'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애초에 논란의 빌미를 주기 싫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세는 클린카드 실제로 법인카드를 클린카드로 바꾸는 곳도 많습니다. 클린카드는 단란주점, 유흥주점, 룸살롱, 나이트클럽 같은 곳을 제한업종으로 지정하고 여기서 사용하면 결제가 사전에 차단됩니다. 공공기관들이 2005년부터 도입해 온 카드로, 이제는 사기업도 도입하는 곳이 늘었습니다. 결제가 사전에 막히다 보니 재미있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한 대기업 직원의 얘기입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거래처와 점심 미팅을 한 후 커피숍에서 얘기를 더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페마다 자리가 없었고 이곳저곳을 헤매다 겨우 커피를 판다는 안내가 붙어 있는 곳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결제를 하는데 느닷없이 승인거부가 뜨더랍니다. 알고 보니 손님이 없는 낮시간에는 커피를 파는 유흥주점이었던 것이죠. 당황한 사이에 거래처 쪽에서 결제를 해 위기를 넘겼지만 클린카드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합니다. 법인카드는 지난해 2·4분기 사상 처음으로 1000만장을 넘어선 이후로도 꾸준히 발급이 늘고 있습니다. 굳이 클린카드라는 별도의 법인카드가 필요 없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신입에디터
2022-11-27 19:54:38
남성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해체는 2009년 연예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사건이었다. 올해 뮤지컬배우 데뷔 1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 전 멤버 김준수(사진)도 당시 그 태풍의 중심에 있었다. 소속사와 법적 분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그는 예기치 않게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모든 게 두려워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도 훌쩍 넘긴 밤이었다. 김준수는 "당시 남는 게 시간이었다(웃음)"며 "할 일이 없던 차에 제작사 대표가 건네준 뮤지컬 '모차르트!' CD를 틀었다"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그 순간을 떠올렸다. ■위기 속 '나'에게 희망을 준 작품 "(모차르트의 재능을 눈여겨본 남작부인이 1막에서 부르는 이 뮤지컬의 대표 넘버 중 하나인) '황금별'을 듣는데 막 눈물이 났어요. '험한 세상 너 사는 이유/이 모든 걸 알고 싶다면/너 혼자 여행 떠나야만 해/(중략)/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날아올라'란 가사가 도전을 두려워하는 내게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는 듯했죠." 2막에서 모차르트가 아버지의 외면에 절망하며 부르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라는 가사는 마치 김준수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듯했다. '왜 사랑해주지 않나요/내 모습 그대로/가까이 갈수록 멀어지는 느낌/내 목소리 절대 듣지 않아' 김준수는 "만약 뮤지컬 '모차르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낯선 분야에 도전할 용기를 못 낼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어린 나이에 큰일을 겪으면서 억울하고 답답한 게 있었죠. '모차르트' 역을 빌어 내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조금은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이후 많은 시간이 흘러 김준수는 그때와 180도 달라진 위치에서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에 박은태, 박강현과 함께 모차르트를 연기하고 있다. 그는 "10주년 공연에 참여하게 돼 뜻깊다"면서 "아직도 남작부인이 '황금별'을 부르면 두 번 중 한 번은 울컥한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때와 달리 요즘은 작품 속 넘버 '빨간 재킷'을 가장 좋아해요. 모차르트의 밝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곡이죠. 이 노래 덕분에 모차르트의 전후 변화가 대비되면서 그의 삶이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10년 전과 달리 비관적이지 않아서 밝은 노래가 더 좋은가 봐요." ■"결과적으로 성공? 늘 두려웠죠"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김준수는 '뮤지컬 돌'이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었고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엘리자벳' '엑스칼리버'까지 출연해 승승장구하며 뮤지컬 대중화에 앞장섰다. 업계 풍토를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김준수가 제몫을 해내면서 아이돌 가수의 업계 진출은 활발해졌고, 다양한 창법의 배우들이 늘었다. 김준수는 가장 뿌듯한 성취를 한 작품으로 '드라큘라'를 꼽았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드라큘라' 역을 맡게 된 세계 각국의 배우들에게 제 자료를 보여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아주 뿌듯했습니다." 지난 10년 성공적 행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일까. 그는 "남들이 보기엔 결과적으로 성공했겠지만, 그 과정은 늘 두려움과 불안함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뮤지컬도 제작사가 저를 캐스팅하지 않고, 제 공연을 관객들이 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방송처럼 출연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 부끄럽지 않게 하자'고 다짐했죠. 지금 돌이켜보니 모든 게 감사하고, 또 '내가 그래도 잘해냈구나' 싶은 마음에 제 스스로가 기특합니다. 최고의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다기보다는 뮤지컬을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10년도 지금과 같이 현재에 충실할 생각이다. "제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이건 기적입니다. 최소한 5년 전에 인기가 끝났어야 하는데(웃음).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입니다." 가수 출신인 그는 여전히 가수로서의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출연할 뮤지컬을 선택하는 기준은 "음악"이라고 밝힌 그는 가수와 뮤지컬배우로서 정체성을 묻자 "일단 제 모토는 가수"라며 가수로서 다시 노래할 날도 꿈꾸고 있는 듯했다.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계속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8-06 17:34:00남성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해체는 2009년 연예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사건이었다. 올해 뮤지컬배우 데뷔 1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 전 멤버 김준수도 당시 그 태풍의 중심에 있었다. 소속사와 법적 분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그는 예기치 않게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모든 게 두려워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도 훌쩍 넘긴 밤이었다. 김준수는 “당시 남는 게 시간이었다(웃음)”며 “할 일이 없던 차에 제작사 대표가 건네준 뮤지컬 ‘모차르트!’ CD를 틀었다”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그 순간을 떠올렸다. ■위기 속의 ‘나’에게 위안과 희망을 준 작품 “(모차르트의 재능을 눈여겨본 남작부인이 1막에서 부르는 이 뮤지컬의 대표 넘버 중 하나인) ‘황금별’을 듣는데 막 눈물이 났어요. ‘험한 세상 너 사는 이유/이 모든 걸 알고 싶다면/너 혼자 여행 떠나야만 해/(중략)/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날아올라’란 가사가 도전을 두려워하는 내게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는 듯했죠.” 2막에서 모차르트가 아버지의 외면에 절망하며 부르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라는 가사는 마치 김준수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듯했다. ‘왜 사랑해주지 않나요/내 모습 그대로/가까이 갈수록 멀어지는 느낌/내 목소리 절대 듣지 않아’ 김준수는 “만약 뮤지컬 ‘모차르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낯선 분야에 도전할 용기를 못 낼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어린 나이에 큰일을 겪으면서 억울하고 답답한 게 있었죠. ‘모차르트’ 역을 빌어 내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조금은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이후 많은 시간이 흘러 김준수는 그때와 180도 달라진 위치에서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에 박은태, 박강현과 함께 모차르트를 연기하고 있다. 그는 “10주년 공연에 참여하게 돼 뜻깊다”면서 “아직도 남작부인이 ‘황금별’을 부르면 두 번 중 한 번은 울컥한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때와 달리 요즘은 작품 속 넘버 ‘빨간 재킷’을 가장 좋아해요. 모차르트의 밝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곡이죠. 이 노래 덕분에 모차르트의 전후 변화가 대비되면서 그의 삶이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10년 전과 달리 비관적이지 않아서 밝은 노래가 더 좋은가 봐요.” ■“결과적으로 성공? 늘 두려웠죠”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김준수는 ‘뮤지컬 돌’이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었고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엘리자벳’ ‘엑스칼리버’까지 출연해 승승장구하며 뮤지컬 대중화에 앞장섰다. 업계 풍토를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김준수가 제몫을 해내면서 아이돌 가수의 업계 진출은 활발해졌고, 다양한 창법의 배우들이 늘었다. 김준수는 가장 뿌듯한 성취를 한 작품으로 ‘드라큘라’를 꼽았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드라큘라’ 역을 맡게 된 세계 각국의 배우들에게 제 자료를 보여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아주 뿌듯했습니다.” 지난 10년 성공적 행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일까. 그는 “남들이 보기엔 결과적으로 성공했겠지만, 그 과정은 늘 두려움과 불안함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뮤지컬도 제작사가 저를 캐스팅하지 않고, 제 공연을 관객들이 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방송처럼 출연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 부끄럽지 않게 하자’고 다짐했죠. 지금 돌이켜보니 모든 게 감사하고, 또 ‘내가 그래도 잘해냈구나’ 싶은 마음에 제 스스로가 기특합니다. 최고의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다기보다는 뮤지컬을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10년도 지금과 같이 현재에 충실할 생각이다. “제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이건 기적입니다. 최소한 5년 전에 인기가 끝났어야 하는데(웃음).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입니다.” 가수 출신인 그는 여전히 가수로서의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출연할 뮤지컬을 선택하는 기준은 “음악”이라고 밝힌 그는 가수와 뮤지컬배우로서 정체성을 묻자 “일단 제 모토는 가수”라며 가수로서 다시 노래할 날도 꿈꾸고 있는 듯했다.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계속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8-06 10:17:52[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다짐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며 "우리는 ICT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과 가능성도 확인되었다.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방역과 바이오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하여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 나갈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되어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다"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하여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되었다"며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며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되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취임 3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3년, 촛불의 염원을 항상 가슴에 담고 국정을 운영했습니다. 공정과 정의, 혁신과 포용, 평화와 번영의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습니다.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국민들께서 힘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에 한량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2년, 더욱 단단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 임기를 마치는 그 순간까지, 국민과 역사가 부여한 사명을 위해 무거운 책임감으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전세계적인 격변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세계 경제를 전례 없는 위기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각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물론 국제질서까지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습니다. 정면으로 부딪쳐 돌파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행동하지 않는 자를 돕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상한 각오와 용기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기회는 찾는 자의 몫이고, 도전하는 자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국민과 함께 지혜롭게 길을 찾고 담대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넘어서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입니다. 우리가 염원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이미 우리는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K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과 국민적 자부심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헌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참여,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방역전선을 견고히 사수했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이겨왔습니다. 국내 상황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며 방역과 일상이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으로 전환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닙니다. 이번 유흥시설 집단감염은, 비록 안정화 단계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밀집하는 밀폐된 공간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마지막까지 더욱 경계하며 방역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두려워 제자리에 멈춰설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가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방역체계는 바이러스 확산을 충분히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집단감염이 발생한다 해도 우리는 신속히 대응할 방역·의료체계와 경험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일상 복귀를 마냥 늦출 수 없습니다. 방역이 경제의 출발점이지만, 방역이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정부는 장기전의 자세로 코로나19에 빈틈없이 대처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일상생활로 복귀하면서도 끝까지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방역과 일상이 함께하는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국민들께서 성숙한 역량을 다시 한번 발휘해 주신다면, 일상으로의 전환도 세계의 모범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방역과 보건의료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을 살려 대응체계를 발전시켜온 결과입니다.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하여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습니다.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여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하여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습니다. 국회가 동의한다면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 도입하고자 합니다.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겠습니다.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전문가들이 올해 가을 또는 겨울로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려면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국회의 신속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문제는 경제입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100년 전 대공황과 비교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멈춰 섰습니다. 공장은 생산을 중단했고, 실직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경이 봉쇄되고 교류가 차단되며,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세계 교역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했습니다. 바닥이 어디인지, 끝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우리 경제가 입는 피해도 실로 막대합니다. 4월 수출이 급감하면서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관광·여행, 음식·숙박업에서 시작된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비교적 튼튼했던 기간 산업이나 주력 기업들마저도 어려움이 가중되며 긴급하게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고용충격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실직의 공포는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일용직을 넘어 정규직과 중견기업, 대기업 종사자들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입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벼랑 끝에 선 국민의 손을 잡겠습니다. 국민의 삶과 일자리를 지키는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정부는 파격적이며 신속한 비상 처방으로 GDP의 10%가 넘는 245조 원을 기업 지원과 일자리 대책에 투입했습니다. 1, 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더한 충격에도 단단히 대비하겠습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자원과 정책을 총동원하겠습니다.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코로나 사태의 안정과 새로운 일상으로의 전환을 경제활력을 높이는 전기로 삼겠습니다. 소비진작과 관광회복의 시간표를 앞당기고, 투자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도록 지원을 강화하며, 위축된 지역경제를 부양하는 대책도 신속히 추진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경제의 주체로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소비와 경제활동에 활발히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방역과 마찬가지로 경제위기 극복도 국민이 함께해 주신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위기 극복의 DNA를 가진 우리 국민을 믿습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경제위기 극복에서도 세계의 모범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코로나 이후의 세계 경제 질서는 결코 장미빛이 아닙니다. 우리는 바이러스 앞에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취약한지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현실은 매우 엄중합니다. 각자도생의 자국중심주의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를 발전시켜온 세계화 속의 분업 질서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성장해온 우리 경제에도 매우 중대한 도전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첫째,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습니다. 우리는 ICT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과 가능성도 확인되었습니다.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방역과 바이오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하여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 나갈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되어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습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하여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되었습니다.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입니다.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되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습니다. 둘째, 고용보험 적용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하여 우리의 고용안전망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습니다. 실직과 생계위협으로부터 국민 모두의 삶을 지키겠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위기를 겪을 때, 복지를 확대하고 안전망을 강화해 왔습니다. 미국은 대공황을 거치며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마련하였고,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를 건너며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앞당겨 도입했습니다. 지금의 코로나 위기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의 고용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습니다. 아직도 가입해 있지 않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고용안전망 확충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제입니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고용보험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겠습니다. 국회의 공감과 협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입법을 통해 뒷받침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조속히 시행하겠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저소득층, 청년, 영세 자영업자 등에 대해 직업 훈련 등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며 구직촉진 수당 등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고용보험이 1차 고용안전망이라면, 국민취업지원제도는 2차 고용안전망입니다. 취업을 준비하거나 장기 실직 상태의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고용안전망입니다. 경사노위 합의를 거쳐 국회에 이미 법이 제출되어 있습니다. 국회가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입니다.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데이터를 수집, 축적, 활용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의료, 교육, 유통 등 비대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도시와 산단, 도로와 교통망, 노후 SOC 등 국가기반시설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여 스마트화하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 사업도 적극 전개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는 물론 의료와 교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중요한 가치가 충분히 지켜질 수 있도록 조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투자를 확대하고 민간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위기극복과 함께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대담하고 창의적인 기획과 신속 과감한 집행으로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적극 만들어 내겠습니다. 넷째,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를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가 방역에서 보여준 개방, 투명, 민주의 원칙과 창의적 방식은 세계적 성공모델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 낸 것입니다. 봉사하고 기부하는 행동, 연대하고 협력하는 정신은 대한민국의 국격이 되고 국제적인 리더십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호평은 우리의 외교 지평을 크게 넓혔습니다. 우리나라가 국제협력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G20, 아세안+3 등 다자무대에서도 대한민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습니다. 이 기회를 적극 살려나가겠습니다. 성공적 방역에 기초하여,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중심에 놓고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국제협력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오늘날의 안보는 전통적인 군사안보에서 재난, 질병, 환경문제 등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요인에 대처하는 ‘인간안보’로 확장되었습니다. 모든 국가가 연대와 협력으로 힘을 모아야 대처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와 아세안, 전세계가 연대와 협력으로 인간안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가도록 주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남과 북도 인간안보에 협력하여 하나의 생명공동체가 되고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바이러스와 힘겨운 전쟁을 치르며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재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따르고 싶었던 나라들이 우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표준이 되고 우리가 세계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 스스로 만든 위대함입니다. 양보하고 배려했고, 연대하고 협력했습니다. 위기의 순간 더욱 강해졌습니다. 국민이 위대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더 큰 도전이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겠습니다. 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가 되겠습니다. 세계의 모범이 되고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서겠습니다. 임기 마지막까지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0-05-10 13:15:31[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정국이 어수선하다. 하지만 4.15 총선은 다가온다.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자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딱딱한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후보자 개인에 초점을 맞춘 [4.15 톡톡] 인터뷰로 유권자와 후보자간 거리 좁히기를 시도했다. 후보의 취향, 정치적 소신, 왜 정치를 하려는 지 등 개인적 질문으로 후보들을 좀 더 가깝게 만나보자. 서울 관악갑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성식 후보가 입은 선거운동 점퍼에는 당명이 없다. 흰색 바탕에 '국민편_무소속'이라는 파란색 글씨만이 적혀있다. 18·20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과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의 기쁨을 누린 김 후보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당의 지원 없이 혈혈단신으로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김 후보는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만큼 무소속 출마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당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편, 서민의 편에 서서 민생을 챙기는 게 옳은 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여야 모두가 인정하는 '정책통'인 김 후보는 "정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흥미를 느낀다"며 "작은 고민이 해답에 이를 때 만큼 보람있는 순간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국회의원 정책 네트워크'를 만들고, 정당간의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 네트워크가 한국 정치를 바꾸는 정치적인 힘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미 한 번 경험이 있으니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쫓기는게 익숙하던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쌓인 '혼밥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김 후보는 간장계란밥을 즐겨먹는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젊은 세대와 소통할 때 "'나 때는 말이야' 이 말만큼은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그룹 '신화' 멤버들을 꼽았다. 김 후보는 "신화의 ‘네버기브업(Never Give Up)’이란 곡에 나오는 '서로 한 모금 건네는 꿈'이라는 가사가 좌우명"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을 모바일메신저 대화 버전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기자] ‘혼밥’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김성식 후보] ‘혼밥’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젊은 시절, 저는 오히려 혼밥이 일상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자취생활을 오래 했는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탓에 하루가 멀다 하고 쫓기는 신세여서 끼니부터 닥치는 대로 챙기기도 했어요. 갈수록 혼밥 내공이 쌓여 나중엔 김장까지 직접 했으니까요. [기자] 그렇다면 ‘혼밥’에 주로 먹는 메뉴는요? 요새 혼밥의 메뉴는 ‘간계밥(간장계란밥)’입니다. 계란은 제가 무척 좋아해서 무조건 두 개씩 넣고요. 흰자는 익히되 노른자는 살리는 반숙의 철학도 있습니다. [기자] 18세 이상 청소년들과 대화할 때 막히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김성식 후보] 아무래도 ‘줄임말’을 들을 때가 당혹스럽습니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별다줄(별걸 다 줄이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을 고친 건 젊은이들의 소통 방식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알면서부터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직관적이고 편리하며 빠른 것을 추구하는 듯해요. 변화는 늘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격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 때는 말이야” 이 말만큼은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했죠. [기자] 무소속 출마, '솔직히 이건 힘들다 vs. 자유롭고 좋다' 어느 쪽에 가까우신가요? [김성식 후보]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거대 양당 구조를 깨겠다는 일념 하나로 여기까지 왔지만, 무소속 출마를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을 떠난다는 것은, 그동안 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깊게 고민했지만 결국 무소속을 선택했고, 후회는 없습니다. 제 스스로가 어떤 질문을 동원해도 험난할지언정 옳은 길을 가는 게 마땅하다는 답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당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편, 서민의 편에 서서 민생을 챙기는 게 옳은 길 아닙니까. [기자] 국회의원 하면 돈이 많이 들고 가족과 보낼 시간도 줄어듭니다. 힘든 것만 많은 의원직을 왜 하려 하시나요? 장관직도 거절하셨다면서요. [김성식 후보] 저는 정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흥미를 느낍니다. ‘이건 이렇게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고민이 마침내‘이렇게 풀면 되겠구나’하는 해답에 이를 때, 그것만큼 보람 있는 순간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정치를 시작하고 얻은 것과 잃은 것을 하나씩 꼽는다면요? [김성식 후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무겁게 다가오는 게 있습니다. ‘책임감’입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선의로 시작된 일이 반드시 선한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특히 정치는 선거를 염두에 둬야하기 때문에 자칫 인기 영합주의나 팬덤정치로 빠질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정치인은 의도뿐만 아니라 과정과 결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다행히 제게는 이 가치가 무엇보다도 소중해서 아직 내려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재산을 불리지 못해서 집 한 채 없는 게 잃었다면 잃은 것이죠. 저는 지금도 반전세에 살거든요. 가족에게 경제적인 풍족함을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합니다. [기자] 당선 뒤 휴식시간으로 딱 하루가 주어진다면 혼자서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김성식 후보] 바둑을 두고 싶습니다. 다른 생각을 잊고 오로지 바둑판 위의 광경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땐 학교 공부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바둑에 푹 빠지기도 했습니다. 바둑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제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2011년도 당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이른바 ‘셧다운제’를 반대한 것은 게임이 현대인에게 해로운 시간 낭비가 아니라 게임 자체를 넘어선 생활임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자] 내가 20대 국회에서 '이것만은 정말 잘했다' 꼽고 싶으신 게 무엇인가요? [김성식 후보] 여야정이 함께하는 회의체인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먼저 3당에 제안하고, 운영과 구성을 주도한 것입니다.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는 정치가 진영논리를 벗어나 성과도 책임도 공유하여 일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가 계속 유지됐더라면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기자] 21대 국회에서 후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김성식 후보]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합리적인 의원들과 '국회의원 정책 네트워크'를 만들고, 정당 간의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를 주도하고 싶습니다. 제 대표 공약 중 하나예요. 제가 무소속으로 관악갑에서 3선을 한다면, 이 네트워크가 한국 정치를 바꾸는 정치적인 힘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미 한 번 경험이 있으니 더 잘할 자신이 있어요. [기자]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김성식 후보] 저는 섬 여행을 좋아합니다. 혼자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저는 생각이 많거나 너무 많은 생각에 시달린 후에는 꼭 섬과 산을 돌아다닙니다. 제가 정치할 수 있는 역량이 남아 있는지, 남아 있다면 그 역량을 무엇에 쓸지 등을 자문합니다. 지금처럼 훌쩍 떠날 수 없는 상황일 땐 유세 활동을 체력 단련의 일환으로 여기면서 더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너무 많이 움직인 나머지 체력이 방전되면 곧바로 숨쉬기 운동으로 이어진다는 부작용이 있지만요. [기자] 정치인을 제외한 롤모델이나 가장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김성식 후보] 그룹 ‘신화’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제 사무실 한켠에 '서로 한 모금 건네는 꿈'이라는 글귀가 담긴 타이포그래피가 있습니다. 신화의 ‘네버기브업(Never Give Up)’이란 곡의 가사 중 하나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사이자 좌우명입니다. 꼭 그들을 만나 가사 그대로 ‘서로가 꿈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21년째 팀워크를 유지하는 비법도 전수 받고 싶고요. 제가 신화를 만나면, 저보다 딸이 더 흥분하지 않을까 싶긴 해요. 딸이 ‘신화창조’여서 저도 그 영향을 적잖이 받았거든요.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0-04-12 17: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