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1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에 대한 철거 수순에 들어갔다. 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철거하기로 하고 이달 말 주민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중보행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예상보다 적어 기존 목적인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정이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의 다리다.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6년 세운상가 일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추진됐으며 2022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총 사업비는 1109억원 수준으로 전액 시 예산으로 충당됐다. 사업이 끝난지 채 3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서울시는 공중보행로가 일대 지역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해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중 보행로 전 구간의 하루 평균 보행량(2022년 10월~지난해 10월 기준)은 1만1731건으로 공사 전 예측량(10만5440건)의 11%에 불과했다. 공중 보행로 아래 지상층의 하루 평균 보행량도 공사 전 3만8697건에서 공사 후 2만3131건으로 40% 감소했다. 이에 서울시는 공중보행로 1㎞ 구간 중 삼풍상가∼호텔PJ 사이 보행교(250m)를 우선 철거하고, 나머지 750m 구간은 세운상가군 공원화 계획과 연계해 함께 철거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재생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나머지 구간은 상가와 보행 데크가 연결돼 있어 따로 다리만 철거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02 11:05:56[파이낸셜뉴스]케이뱅크가 지난 24일 종묘 돌담길 및 주변 거리에서 환경정화 플로깅(Plogging)을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플로깅 행사에서는 최우형 행장을 비롯해 임직원 30여 명이 참여해 세운상가와 종묘사직 돌담길을 걸으며 도로 등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다. 환경 보호 취지에 맞게 이날 쓰레기 수거에 사용된 비닐 봉투도 생분해성 수지 원료로 만들어져 100% 자연 분해되는 자연친화적 생분해 제품을 사용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일대의 환경 정화는 물론 걸음 수만큼 취약계층 이웃을 위한 기부금 조성으로 이어졌다. 케이뱅크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임직원 걷기 기부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임직원이 걸은 걸음 수당 1원을 매칭해 기부금을 조성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취약계층 이웃을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환경과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의미에서 이번 플로깅 활동을 실시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임직원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5-27 11:40:21서울 종묘광장공원에서 남쪽으로 1㎞ 구간에 오래된 상가들이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다. 세운상가에서 시작해 삼풍상가, PJ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로 이어지는 곳이다. 서울시가 최근 이 지역을 녹지로 만들어 남산과 잇닿게 하고 주변을 재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상가가 있는 1만1000㎡ 터에는 푸른 숲이 조성되고, 좌우에 고층빌딩들이 들어설 것이다. 세운상가를 비롯한 상가들은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잇달아 준공됐다. 이 지역은 원래 '종삼'으로 불리던 사창가였다. 문인들의 글을 보면 명동에서 취한 주당들이 비틀거리며 걸어서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나비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윤락녀들을 몰아내고 이곳을 건축가 김수근에게 설계를 맡겨 '스트리트몰'로 탈바꿈시켰다. 공사가 시작될 즈음 광고면에 조감도가 실렸다(조선일보 1967년 8월 20일자·사진).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개관식에 참석할 만큼 완공된 상가는 장안의 화제였다.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로서 서울 중심의 랜드마크 대접을 받았고, 아파트에는 부유층이 입주했다. 서울시는 "하와이 호놀룰루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보다 더 크니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막 완공된 세운상가 6~10층을 국회가 임차해 의원 전원이 입주하는 의원회관으로 쓰려다 호화 사무실이라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때는 국회가 현재의 태평로 서울시의회 자리에 있을 때였다. 이런 비난과 국회와의 거리 때문에 4년 만에 의원회관은 태평로 국회 옆 코리아나호텔로 옮겼다. 10월 유신으로 국회가 해산되는 바람에 짧은 기간에 그쳤지만 호텔 방을 의원 사무실로 쓴 것이다. 1975년 국회가 여의도로 옮겨간 뒤 의사당 앞 아파트를 매입, 설계를 바꿔 의원회관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의 의원회관이 준공된 것은 1989년 12월이다. 광고를 보면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가 시공 주체로 나오고 사장 박창원, 부사장 김수근이라고 씌어 있다. 세운상가를 설계하고 시공한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는 정부가 운영하던 엔지니어링 공기업이었다. 1963년 국제산업기술단으로 설립돼 1966년 8월 이 이름으로 바꿔 중요한 사업들을 시행했다. 올해 출범 61주년이 된다. 소양강댐도 이 업체가 설계했다. 1994년 민영화되어 한진건설이 되었다가 현재는 ㈜한국종합기술로 다시 바꾼 종업원 지주회사다. 세운상가를 설계했고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2대 사장을 지냈던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은 김중업과 함께 한국의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세계 현대 건축가 101인에 선정됐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한국의 로렌조'라고 칭했다. 로렌조는 미켈란젤로 등 예술가를 후원해 예술을 꽃피운 사람이다. 서울대 공대에 입학했다가 전쟁이 터져 일본으로 밀항, 도쿄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김수근은 홍익대와 건국대, 국민대에서 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김수근의 자취는 전국 곳곳에 남아 있다. 세운상가 외에도 서울 불광동성당, 자유센터, 타워호텔, 잠실 올림픽경기장, 샘터 사옥, 공간 사옥, 동숭동 아르코 예술극장, KIST 본관, 문화방송 사옥, 인천상륙작전 기념관, 서울지하철 경복궁역, 한계령 휴게소, 국립 부여·청주·진주박물관, 주미 한국대사관저, 경찰청 청사, 서울지법 청사, 워커힐 더글라스 호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등 주요 작품만 해도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현재 조선팰리스서울 강남 호텔로 재건축된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은 김수근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985년 병상에서 얼개를 그린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유작인 셈이다. 김수근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했다고 해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사장으로 공직을 맡기도 했고, 공공건축물을 많이 설계한 김수근으로서는 당국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5-16 18:12:49[파이낸셜뉴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재정비촉진지구 내 삼풍상가와 PJ호텔 부지에 1만1000㎡ 규모의 대규모 도심공원이 조성된다. 또 지하에는 여가·문화거점 역할을 할 뮤지컬 공연장이 건립된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제1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안'이 수정 가결됐다. 시에 따르면 삼풍상가와 PJ호텔은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나머지 상가는 정비구역과 통합개발 또는 기부채납 부지와 상가를 통합개발하는 방안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공원화된다. 시는 시설사업 추진을 위해 타당성 조사 등 관련 행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삼풍상가와 PJ호텔 부지에 대한 시설사업이 완료되면 해당 부지 지상에는 도심공원이 조성되며, 지하에는 15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공연장이 건립될 예정이다. 한편 대상지인 종로구 종로3가동 일대는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2009년 세운상가군 일대 통합개발 계획을 수립했지만, 2014년 이후 재생과 보존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된 뒤 정비사업 추진이 저조했다. 이에 시는 민간 재개발을 활성화하고 낙후된 도심을 녹지생태도심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변경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3-20 14:29:16[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콘크리트 외벽 일부가 떨어져 1층 가게 주인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사고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건물 7층에서 떨어진 외벽 일부가 1층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 A씨의 발등 위로 떨어졌다. 떨어진 외벽의 무게는 8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A씨는 왼쪽 발가락 4개가 절단된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JTBC가 공개한 CCTV영상에 따르면 당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1층 상인이 두리번 거리며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 사람 몸통만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상인의 얼굴 앞을 스치듯 떨어져 발끝 쪽을 덮쳤다. 쓰러진 상인은 발등을 부여잡은 채 고통스러워 했고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어 신고했다. 떨어진 외벽은 7층의 창문 옆 모서리 부분 벽면으로 확인됐다. 준공 당시 사진엔 보이지 않았던 이 벽면은 아파트 베란다를 터서 창문을 달면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968년 완공된 세운상가는 2006년 상가 일대가 재정비 촉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2009년에는 세운상가의 일부였던 현대상가가 철거됐으나 2014년 재정비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나머지 건물은 존치됐다. 구청 관계자는 “지역안전센터에서 현장 점검을 진행한 결과 추가 붕괴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안전 조치가 더 필요할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 상인들은 다른 층의 증축 외벽도 무너질까봐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로구청은 일단 건물 모서리 부분 아래쪽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또 해당 벽면을 모두 떼고 보수공사를 하라고 권고했다. 경찰은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함께 건물 관리 주체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25 08:26:45서울시가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그동안 잊혀진 세운상가를 세간의 화두로 만들었다. 세운상가가 사라진 구상도를 본 전문가들은 세운상가의 보존과 철거의 당위성을 두고 다시 논쟁하기 시작했다. 세운상가는 새로운 계획의 중요한 열쇠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세운상가라는 열쇠로 열려는 문 너머의 세계가 어떨지 고민하기보다 열쇠 자체만 따지고 있다. 우리가 이 시점에 해야 할 질문은 세운상가가 사라짐으로써 꾸게 되는 새로운 꿈은 무엇이지, 잃어버리는 소중한 것은 무엇인 지다. 세운상가 철거를 통해 얻게 될 새로운 미래는 어떤가? 기존 서울 원도심에 없었던 대규모 녹지가 생겨난다. 북악과 종묘에서부터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이 연결되고 1㎞의 선형 공원이 생긴다. 인접 민간 부지에서도 녹지공간을 확보해 지상의 15%에 달하는 녹지공간이 대중에게 개방된다. 서울 원도심의 녹지율은 3.7%밖에 되지 않는다. 뉴욕이 26.8%, 런던 구도심이 14.6%임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 공원녹지를 통해 도시가 살아나고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은 여러 사례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 녹색의 공간뿐 아니라 새로운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을 수반한다. 기반 시설의 노후화로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주요 원도심은 앞서 도시재생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시민들이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세운지구는 다른 원도심 비해 더욱 낙후된 지역으로 머물러 있었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미래를 그리고 있다. 단순히 쾌적한 도시 환경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문화적 활력이 넘치는 원도심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어떠한 청사진도 완벽한 정답일 수는 없다. 무언가 얻게 된다면 당연히 무언가 상실할 위험도 존재한다. 계획을 통해 잃는 논쟁의 대상은 계획의 열쇠인 세운상가다. 세운상가가 근대 한국건축의 기념비적인 건물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외 여러 사례로 볼 때 물리적으로 세운상가 전체를 보존하는 것만이 그 가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은 아닐 수 있다. 온전한 보존을 위해서는 10년 전 안전등급 D를 받은 위험건물에 대한 대책부터 필요한데, 과연 보존을 위한 보전만이 대안인 지에 대한 열린 논의가 필요하다. 세운상가 자체보다 더 중요한 자산은 그곳에 자리 잡은 독특한 '메이커 문화'라는 의견도 있다. 비록 지금의 세운상가는 과거 가전 생산기지로서 역할은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이곳에서만 찾을 수 있는 생산 공방이 남아있다. 최근에 입주한 예술가와 스타트업도 새로운 메이커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산업 생태계를 담는 그릇일 뿐, 세운상가가 사라진다고 공방과 장인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생태계를 옮겨 담는 일은 업체를 이주시키는 일과는 다르기에 섬세한 고민과 대안이 필요하지만, 세운상가의 철거가 생태계의 소멸로 귀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운지구를 둘러싼 논의의 쟁점이 건물 철거냐 보존이냐, 변화냐 유지냐의 양자택일의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두 극단 사이에는 수많은 대안과 나은 미래가 잠재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운상가는 이제 기념비가 되어버린 과거의 꿈이다. 실패한 과거에 대한 부정은 또 다른 위험을 수반한다. 과거의 누군가 꾸었던 꿈을 지키기 위해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꿈을 꿀 권리까지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김영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2023-09-06 18:11:20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세운상가의 '세운'은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이다. 1966년 기공식 때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이 호기롭게 작명한 뒤 휘호를 남겼다. 1970~80년대 세운상가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였다. 연예인이 선호하는 최고급 주상복합이기도 했다. 김 시장은 "종묘에서 대한극장 사이의 무허가 건물 일체를 철거, 정리하고 도로용지 일부에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산뜻한 건물을 짓겠다"고 보고해 박정희 대통령의 재가를 얻었다. 종로~청계천로~을지로~퇴계로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공터에 8개동의 상가를 세우는 엄청난 사업이었다. 무려 2200채의 건물을 허물었고, 거주자들은 보상 없이 쫓겨났다. 태생의 비화를 품은 땅이다. 일제강점기 공습 화재를 막으려고 만든 공터에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실향민과 상경민의 판잣집과 '종삼'으로 불린 집창촌이 깃들었다. 청계천 물길을 따라 동서로 흐르는 서울의 도시구조를 남북방향으로 튼 역린의 건물이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 김수근은 설계작 목록에서 세운상가를 뺐다. 설계 의도가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1층으로 다니고, 보행자는 보행데크로 다니는 '공중보행 도시'를 의도했지만 시공사와 지주조합의 반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결국 미완의 도심 재개발사업이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운상가를 민간주도로 재개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10년 전 퇴임할 때의 계획대로 실행했다면 서울 도심은 상전벽해의 모습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며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부터 동대문까지 내려다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이 지나치게 보전과 관리 위주로 이뤄졌다는 오 시장의 발언은 논쟁적이다. 재개발=개발, 재생=보존이라고 단정짓는 도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상인과 소유주 처지에서는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불안하다. 세운상가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거나, 철거해야 마땅하다고 몰아치는 것은 당치 않다. '건축의 탄생'(김홍철, 루비박스, 2019)에서 지은이는 "건축은 그냥 땅 위에 서 있는 게 아니다. 건축의 존재이유는 마치 사람의 삶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렇다. 당대사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고 있는 세운상가의 존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촛불로 남았다. 세운상가와 을지로 일대를 요즘 '힙지로'라고 부른다. 구불구불한 골목 속 노포와 카페 그리고 기계·공구·인쇄상가가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 때문이다. 강북 도심이 강남 같은 빌딩숲이 될 필요는 없다. 10년 만에 복귀한 오 시장의 눈물을 이해 못할 바 아니나 개발연대의 '불도저' 김현옥 시장의 길을 따라가지 말았으면 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운다고 한다. 한 마리는 '선입견'이고 또 한 마리는 '편견'이다. 옛것을 헐고 새것을 지어야 시민이 행복하고, 치적으로 남을 것이라는 정치적 선입견과 편견의 감옥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오히려 세운상가가 지난 50여년간 흘린 눈물을 닦아줘야 할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2022-01-19 17:15:54오는 12월 동북권역 공공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서울의료원에 응급의료센터가 신설된다. 10월 중에는 세운상가 일대 건물들을 종묘, 남산 등 관광명소와 3층 높이 공중보행길로 연결하는 사업을 완성한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이같이 새롭게 시행되는 사업, 개관을 앞둔 공공시설, 시민생활과 관련된 새로운 제도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2021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을 전자책으로 발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2021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은 △글로벌도시경쟁력 △안심·안전도시 △도시공간혁신 △스마트도시 △공정·상생도시 등 총 5개 분야 32개 사업으로 구성했다. 먼저 서남권 마곡에는 창업·성장기업 75곳에 입주공간과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마곡기업지원센터(M+센터)'가 오는 11월에 개관한다. 동북권 홍릉에는 '생명공학(BT)-정보기술(IT) 융합센터'를 오는 9월에 개관해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특화시설이자 중증응급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 동북권역 공공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서울의료원에 응급의료센터를 오는 12월에 신설한다. 또 공공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시립동대문실버케어센터를 운영한다. 오는 10월에는 아동이 넓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쉬고 놀 수 있는 제3호 거점형 키움센터가 종로·서대문권에서 운영을 시작해 자녀돌봄 걱정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서남물재생센터에 물재생체험관을 개관하고 휴게형 테마공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세운상가 일대 건물들을 종묘, 남산 등 관광명소와 3층 높이 공중보행길로 연결하는 사업도 완성한다. 오는 12월부터 서울시는 노후 민간건축물 안전관리에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융합 기술을 도입해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감지하고 예방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10월 구축 예정인 '한강교량 통합관제센터'에 인공지능(AI) 기반 CCTV 관제기술을 시범 적용해 한강교량에서 발생하는 투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등 사전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2021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에는 시민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1-06-28 18:24:48[파이낸셜뉴스] 오는 12월 동북권역 공공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서울의료원에 응급의료센터가 신설된다. 10월 중에는 세운상가 일대 건물들을 종묘, 남산 등 관광명소와 3층 높이 공중보행길로 연결하는 사업을 완성한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이같이 새롭게 시행되는 사업, 개관을 앞둔 공공시설, 시민생활과 관련된 새로운 제도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2021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을 전자책으로 발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2021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은 △글로벌도시경쟁력 △안심·안전도시 △도시공간혁신 △스마트도시 △공정·상생도시 등 총 5개 분야 32개 사업으로 구성했다. 먼저 서남권 마곡에는 창업·성장기업 75곳에 입주공간과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마곡기업지원센터(M+센터)'가 오는 11월에 개관한다. 동북권 홍릉에는 '생명공학(BT)-정보기술(IT) 융합센터'를 오는 9월에 개관해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특화시설이자 중증응급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 동북권역 공공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서울의료원에 응급의료센터를 오는 12월에 신설한다. 또 공공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시립동대문실버케어센터를 운영한다. 오는 10월에는 아동이 넓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쉬고 놀 수 있는 제3호 거점형 키움센터가 종로·서대문권에서 운영을 시작해 자녀돌봄 걱정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서남물재생센터에 물재생체험관을 개관하고 휴게형 테마공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세운상가 일대 건물들을 종묘, 남산 등 관광명소와 3층 높이 공중보행길로 연결하는 사업도 완성한다. 오는 12월부터 서울시는 노후 민간건축물 안전관리에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융합 기술을 도입해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감지하고 예방조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올 10월 구축 예정인 '한강교량 통합관제센터'에 인공지능(AI) 기반 폐쇄회로(CC)TV 관제기술을 시범 적용해 한강교량에서 발생하는 투신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등 사전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2021 하반기 달라지는 서울생활'에는 시민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1-06-27 19:24:56#. 류재용 장인은 등록 특허만 20여개 이상 보유한 50년 경력의 자동제어 전문가이다. 그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부드러운 소리에 매료돼 진공관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작하게 됐다. 어느 날 류재용 장인을 찾아온 청년들이 있었다. 청년들은 '어보브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었다. 장인과 청년은 자연스럽게 아날로그 음향기기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눴고, 협업까지도 기획하게 됐다. 장인이 가진 진공관 기술에 청년들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결합시키자는 시도였다. 그렇게 탄생한 것은 진공관 스피커 'KNOT(노트)'다. 제품은 세운메이드 공모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열린 '세운메이드 기획전'을 통해 펀딩 예상 금액 173%를 웃돌며 인기를 끌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에 시작된 세운메이드는 청년 스타트업이 세운상가에 있는 기술 장인과 협업과 시제품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 활성화 프로젝트다. 지난 3년 동안 34개 제품 제작과 펀딩을 통한 판매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장인과 청년의 협업으로 탄생한 진공관 스피커 'KNOT' 등과 같은 대표 사례가 연속해 나오면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청년과 장인 간의 '연결고리' 세운메이드의 핵심은 세운상가 일대의 기술을 가진 장인과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 창작자 간의 연결고리 역할이다. 실제 청년 창업자들을 보면 아이디어는 있는데 기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인맥이라도 있으면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보통 청년 창업자들이 가진 인맥으로는 기술을 가진 장인을 찾기란 어렵다. 반대로 장인들은 기술은 있지만 시대가 원하는 아이디어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누구라도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과 기술을 가진 장인이 연결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탄생할 것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시도가 나오지 않았다. 청년과 장인 사이에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는 단순히 연결고리 역할을 넘어 유통의 영역까지 포함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세운메이드로 만들어진 시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이다. 지난해 세운메이드 제품 중에서 최대 성과를 올린 것은 '카세트 MP3'였다. 1020 밀레니얼 세대에겐 아날로그 감성을, 3040 청장년층에겐 추억과 낭만을 선사하는 제품으로 주목받으며 목표금액 대비 18배(1840%)가 넘는 펀딩에 성공해 화제가 됐다. 또 세운메이드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제품들 대부분이 세운상가 일대에서 재료 구입과 가공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소재 구입부터 가공, 생산, 판매까지 모두 세운상가에서 가능하다는 의미다. 도심제조업의 부활이라는 세운상가 재생사업의 정체성이 세운메이드 사업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9개 제품 중 7개 펀딩 성공 올해도 세운메이드를 통해 총 9개의 시제품들이 소개됐다. 지난달 20일부터 텀블벅을 통해 제품화를 위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 중이다. 이번에 선보인 9개 제품은 세운메이드 공모에 선정돼 개발한 6개 제품과 1인 가구와 2~30대 청년세대를 겨냥해 기획된 3개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약 한 달이 지난 현재 9개 제품 중에서 이미 7개가 펀딩에 성공했다. 특히 불판이 달린 1인 가구용 소반인 '불소반'의 경우 목표 금액 대비 12배(1213%)가 넘은 상태다. 오는 25일까지 세운상가 현장에서는 그동안의 성과를 기념하는 '2021 세운메이드展(전)'도 열리고 있다. 서울시는 "세운메이드 각 팀의 제작사례들을 통해 세운상가군이 실질적으로 도심 창의 제조산업 혁신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과 동시에 앞으로 다양한 창작자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1-06-20 16:5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