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디셀레나이드가 암 부위에서 약물을 방출하고 약물의 작용을 도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세포와 동물 실험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2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강한창 교수 연구팀이 디셀레나이드 기반 약물전달체가 항암제의 작용을 도울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셀레나이드(diselenice)는 셀레늄 두 분자가 화학결합한 화합물로 산화 및 환원 조건 하에서 생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자극 감응성 약물전달체는 특정조건에서 스스로 반응해 안에 담겨진 약물을 방출한다. 온도, 산성도, 화학물질, 효소 등 세포의 다양한 물리화학적 자극이나 효소활동 등에 반응, 분해되거나 또는 크기가 변하는 원리다. 디셀레나이드 결합이 포함된 화합물 역시 세포 내 화학물질이자 항산화물질인 '글루타치온'과 활성산소 모두에 의해 분해될 수 있어 자극감응성 약물전달체의 좋은 구성성분이 될 수 있다. 세포 내 활성산소와 글루타치온이 공존하는 만큼 이 둘을 모두 고려한 약물전달체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진은 활성산소보다 글루타치온이 디셀레나이드를 더 잘 분해하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글루타치온이 활성산소보다 더 빠르게 소비되면서 산화스트레스가 가속화되는 것도 알아냈다. 특히 암세포는 활성산소의 산화능과 글루타치온의 항산화능이 모두 정상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때문에 글루타치온에 의한 디셀레나이드 분해가 정상세포에 비해 더 빠르게 일어나면서 항산화능이 급격히 감소,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게 되는 원리를 알아냈다. 실험결과 암세포에 디셀레나이드 약물전달체에 독소루비신(항암제 일종)을 탑재하여 처리하자 독소루비신 단독처리시 보다 암세포 사멸 능력이 2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대장암 생쥐모델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했다. 고용량(5㎎/㎏ 2회 주사)의 독소루비신 만을 투여했을 때 보다 저용량의 독소루비신(10분의 1 농도)을 디셀레나이드 약물 전달체에 담아 투여한 경우 종양크기의 감소가 1.9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 뿐 아니라 다른 질병 내의 산화능과 항산화능을 조절해 시너지 약효를 기대, 디셀레나이드 약물전달체의 병용과 관련한 후속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9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1-16 14:12:11[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인수일 교수팀이 햇빛과 물만 있으면 이산화탄소를 천연가스, 즉 메탄으로 만드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메탄을 만드는 6시간 동안 99.3%의 성능을 유지했으며, 다른 촉매 보다 재생력이 4.22배 높다. 이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에너지 자원으로 변환시키는 친환경 미래기술로, 이렇게 만들어진 천연가스는 가스 냉·난방, 천연가스 차량의 연료로서 우리 일상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29일 DGIST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천연자원으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효율도 높일 수 있도록 가시광과 적외선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카드뮴 셀레나이드'와 광촉매 재료로 잘 알려진 금속산화물인 '이산화티타늄'을 결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격자 구조의 주기성이 결여된 불규칙한 입자배열로 타이타늄 3가 양이온 활성점을 더 많이 형성할 수 있는 '비정질'의 이산화티타늄을 활용해 촉매 성능을 향상시켰다. 전하의 안정적 전달이 촉진되어 반응에 참여할 수 있는 전자가 충분히 공급됨으로써, 이산화탄소가 탄소화합물, 특히 메탄연료로 전환되는 과정이 보다 쉽게 이뤄졌다. 또한, 고온에서의 재생 공정이 필요한 일반적인 광촉매와 달리, 비정질 촉매는 가열없이 반응기에 산소를 공급하면 1분 내로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수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재생력이 있는 활성점을 보유한 촉매를 개발하고, 계산화학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가 비정질 촉매에서 메탄으로 전환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기술 상용화를 위해 비정질 광촉매의 에너지 손실 개선 및 장기 안정성 향상 관련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를 에너지·환경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응용촉매 B: 환경과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5-29 12:17:10[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진이 덴마크 공대를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 25개국 등 전세계 35개국과 함께 친환경 태양전지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한다. DGIST는 에너지융합연구부 연구팀이 EU가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제협력사업 '메라넷(M-ERA.NET)'에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김대환 책임연구원은 "DGIST가 유럽 지역의 우수 연구기관 및 기업과 함께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됐다"며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소재 중 하나인 안티모니 셀레나이드 소재 연구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DGIST를 유럽 연구자들에게 알릴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메라넷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특화된 국제 공동연구 플랫폼으로, 재료과학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혁신적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 회원국 25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5개국이 참여해 운영 중이다. EU는 기후 변화 및 이에 대응하는 연구 주제를 메라넷 사업의 주요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컨소시엄을 공모하고 연구를 지원해 오고 있다. DGIST 연구진은 이번 메라넷 과제를 통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으로부터 향후 3년간 15억원을 지원받아 주관 연구기관인 덴마크 공대(DTU) 및 공동 연구기관들과 함께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차세대 저차원 결정구조 반도체인 안티모니 셀레나이드 성장 및 대면적화를 위한 연구 수행을 목표로 한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 컨소시엄에는 루마니아의 국립재료물리연구소(NIMP), 에스토니아의 탈린공대(TALT) 등이 함께 참여하며, 민간 기업으로는 우리나라의 ㈜울텍이 참여한다. DGIST 성시준 부장은 "안티모니 셀레나이드는 독특한 특성 및 장점을 가진 화합물 반도체 소재이지만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이번에 본격적인 연구 개발 추진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7-26 10:02:0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소재를 3D프린팅을 이용해 벌집구조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열전발전기는 600도 이상의 고온과 팽창·수축, 진동에도 잘 견디며 전기 변환 성능도 26% 이상 좋아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과 손재성·채한기 교수팀과 애리조나 주립대 권범진 교수가 열전소재인 구리-셀레나이드 를 벌집 형태로 열전발전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열전소재로 이뤄진 잉크를 새롭게 개발해 3D 프린팅으로 복잡한 벌집 구조를 찍어낼 수 있었다. 손재성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로 버려지는 원료 손실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라며 "경량화와 내구성이 동시에 필요한 우주·항공 기술과 자동차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전발전은 온도차를 전기로 바꾸는 차세대 발전이다. 공장이나 항공기·자동차에서 나오는 폐가스의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어, 에너지 재활용 기술로도 주목받는 발전기술이다. 열전소재 양 끝단에 온도차가 생기면 소재 내부에 전류가 흐르는 힘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발전기 핵심인 열전소재는 다른 소재군과 비교해 충격 등을 견디는 기계적 내구성이 약하다. 또 작동 과정 중에 반복적으로 열 팽창과 수축, 기계 진동에 노출돼 미세균열과 같은 구조적 손상을 입기 쉽다. 내구성을 보완하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연구진은 열전소재를 세포형 구조로 제작하는 기술을 새롭게 선보였다. 세포형 구조는 단위 세포구조 여러 개가 빈틈없이 연결된 형태를 말한다. 벌집처럼 단위세포를 육각기둥 형으로 만들면 외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뿐만 아니라 열전소재 원료를 더 적게 써 경량화도 가능하다. 제1저자인 추승준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 "이번 실험에서는 구리-셀레나이드 소재를 세포형 구조로 제작해 기계적 강도를 크게 높였다"며 "본래 이 소재는 고온에서 열전성능이 뛰어나지만 열팽창에 의해 내구성이 쉽게 약화되던 소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3D 프린팅용 잉크를 만들기 위해 셀레늄을 썼다. 점도가 높은 잉크형태로 열전소재를 만들려면 결합제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쓰는 유기물 결합제는 열처리 공정으로 완벽히 제거되지 않는다. 잔류 유기물 결합제는 전기전도도를 떨어뜨려 열전소재의 효율을 낮추는 문제가 있었다. 채한기 교수는 "이번 기술은 소재의 전기전도도와 같은 물성저하를 방지할 수 있어 다양한 반도체 소재를 3D 프린팅 하는 데 접목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로도 응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벌집구조 열전소재로 발전기로 만들었을 때의 성능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했다. 실험 결과 벌집구조는 직육면체 평판 형태 발전기보다 온도차를 전기로 변환하는 성능이 26% 이상 높았다. 벌집 구조가 열전소재에 붙은 전극의 열 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열이 주변부로 확산돼 온도차가 줄면 열전발전 효율이 낮아진다. 손재성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로 버려지는 원료 손실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라며 "경량화와 내구성이 동시에 필요한 우주·항공 기술과 자동차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10일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6-15 11:19:11[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반도체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 반도체를 촉매로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화장품이나 플라스틱의 원료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팀이 원자 26개로 구성된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와함께 이 반도체를 촉매로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로 만드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현택환 단장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성을 조절해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가진 반도체 물질을 만들어 향후 미래 반도체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망간이온이 바뀐 13개의 카드뮴셀레나이드 클러스터와 13개의 아연셀레나이드 클러스터를 합성해 반도체를 만들었다. 이때 온도를 서서히 올려가며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승온법을 적용했다. 이렇게 합성된 클러스터 수십억개를 2차원 또는 3차원적으로 규칙성 있게 배열해 거대구조(suprastructure)를 만들었다. 연구진이 합성한 새로운 거대구조는 1년 이상 안정성을 유지했다. 연구진이 만든 거대구조는 발광효율이 1%에 불과했던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 대비 발광효율이 72배가량 향상됐다.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는 공기 중에서 30분이 지나면 그 구조에 변형이 일어나 지금까지 응용 사례가 없었다. 또 연구진은 이 반도체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전환 촉매를 만들었다. 이 촉매는 통상적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온도와 압력에 비해 저온·저압 환경에서도 이산화탄소를 화장품 및 플라스틱의 원료물질인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로 만들었다. 연구진이 촉매를 만들때 카드뮴과 아연이 원자 단위에서 반씩 섞인 클러스터 거대구조에서 두 금속 간의 시너지 효과가 유발돼 촉매 활성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제1저자인 백운혁 연구원은 "온화한 조건에서 1시간에 1개의 클러스터가 3000개의 이산화탄소 분자를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로 변환하는 높은 전환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스'에 19일(한국시간)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1-18 16:44:3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복합화합물을 이용해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열전변환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이용해 향후 정밀온도제어, 동시발열 냉각시스템 등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개발과 열전부품에 적용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나노융합연구부 김정민 박사팀이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이우영 교수팀과 함께 열전변환 성능을 가진 신소재 '니오븀 다이셀레나이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니오븀 다이셀레나이드(2H-NbSe2)를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2차원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적층 구조를 제어해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물질 대비 열전 제백계수를 약 40μV/K까지 향상시켰다. 또 외부 전계효과에 대한 열전 성능 변화율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정민 박사는 "동일 소재의 적층 구조 제어에 따라 다형체의 전자 밴드 구조를 변형시켜 전자 밴드구조 및 전기적 수송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최근 그래핀과 같은 전기적 특성과 강도를 가진 나노소재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 중 2차원 전이금속인 칼코겐 화합물은 원자 간의 결합 방향과 적층 구조에 따라 다양한 밴드 구조와 전기적 특성을 가져 차세대 에너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밴드갭(Band Gap)을 자연적으로 가지는 반도체 특성 때문에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밴드갭은 물질 내 전자의 흐름을 조절하는 특정 에너지영역으로 전자소자 적용에 필수적 요소다. 이 때문에 칼코겐 화합물 기반의 나노소재 중 2H 적층구조를 가진 니오븀 다이셀레나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낮은 제백 계수를 보이는 금속성 밴드구조로 인해 열전변환 성능이 낮아 상용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공동연구진은 금속성 밴드구조를 열전 변환에 유리한 반금속성 밴드구조로 변형시킨 새로운 다형체의 니오븀 다이셀레나이드를 제조했다. 연구진은 고온에서의 고상반응법을 이용해 기존의 2H 적층구조를 새로운 형태의 3R 적층구조와 혼합해 2H-3R 형태의 변형된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 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지난 1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2-23 16:14:2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현재 상용화된 태양전지의 에너지전환 효율 한계인 33.7%늘 넘어 46%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빛의 입자 하나를 여러개의 전기를 띈 입자로 변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향후 실리콘 태양전지의 전기전환 효율을 높이고 잘 구부러지는 태양전지로 활용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이영희 단장 연구진이 빛 에너지에 비례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양이 늘어나는 원자층 수준으로 얇은 2차원 물질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영희 단장은 "가볍고 우수한 빛 흡수력과 뛰어난 내구성, 유연성 때문에 향후 플렉서블 태양전지의 상용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할때 빛 알갱이 하나 이외의 남은 에너지는 열로 방출돼 일정량만 사용하는 한계가 있다. 여분의 에너지가 열로 방출되는 대신 100%에 가까운 에너지 전환이 가능한 2차원 물질이 이론상으로만 예측했을뿐 지금까지 관측된 적은 없다. 이는 2차원 소재로 합성하는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열로 방출되는 에너지까지 전기로 전환할 수 있는 후보 물질들을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은 쉽게 원자층을 2차원으로 분리할 수 있고, 높은 광흡수율과 우수한 캐리어 이동성 때문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3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 중에서 광변환 효율이 좋은 몰리브덴디텔루라이드(MoTe2)와 텅스텐디셀레나이드(WSe2)를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열 손실이 커, 빛에서 전기로 변환되는 효율은 33.7%가 한계다. 이번에 합성한 2차원 물질을 활용하면 변환 과정에서 캐리어의 여분 에너지를 99% 활용할 수 있어 태양전지 효율을 46%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관측된 2차원 전이금속 칼코젠 소재의 독특한 광학적 특성은 앞으로 광검출기, 태양전지 등 다양한 광전자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2-02 14:53:49[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들이 공동으로 일반 금속이나 반도체 등과 다른 특성을 지녀 '별난 물질'로 불리는 위상물질의 활용성을 높일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위상물질 기반 나노역학소자 연구의 세계 최초 결과로서, 위상물질이 이론을 넘어 양자컴퓨팅, 양자통신의 기반인 양자소자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는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서준호 책임연구원과 쾰른대 김건우 연구위원 공동연구팀이 나노역학소자의 공진 주파수를 분석해 위상물질의 특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준호 책임연구원은 "대표적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가 나오기 전까지 실리콘이라는 반도체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만 수십 년이 걸렸다"며 "이번에 개발한 역학적 공진 기반 측정기술 또한 큐빗, 스핀트로닉스 소자 등 미래 양자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위상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201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게 한 위상물질(topological matter)은 위상학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물리학에 도입한 것으로 이론에만 존재하는 이 별난 물질을 현실로 가져오는 연구가 활발하다. 위상학적 상태를 가진 위상물질은 '구멍의 수'로 상태를 구분한다. 찰흙으로 만든 공을 도넛 모양으로 만들려면 반드시 구멍을 만들어야 한다. 위상학의 세계에서 구멍이 없는 공과 한 개 있는 도넛은 마치 고체와 액체처럼 다른 상태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반지는 도넛과 다르게 보이지만 구멍이 1개이므로 위상학적으로는 같다고 표현한다. 위상물질로 제작한 전자소자는 양자들의 파동이 같이 가는 '양자 결맞음' 상태를 가질 수 있어 양자소자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이론적인 개념이었던 위상학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위상물질의 특성을 완벽히 이해해야만 한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1000분의 1 굵기의 위상물질 나노선 기반 역학소자를 제작, 위상물질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전자상태밀도에 대한 신개념 측정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위상절연체인 비스무스셀레나이드(Bi2Se3) 화합물로 나노선을 만든 다음, 금속 박막 전극에서 수십 나노미터 떨어져 진동하도록 해 전극을 통해 역학적 공진을 유도 및 측정했다. 나노역학소자는 나노선의 양쪽을 고정하고 띄운 형태로 기타 줄을 연상시킨다. 기타 줄을 튕기면 공진하듯 나노선도 공진을 발생시킬 수 있고 이 때 물질의 위상상태, 즉 '구멍의 수'를 알아낼 수 있다. 극저온에서 나노선 표면의 전자는 양자 결맞음이 잘 유지돼 양자간섭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위상물질의 전기적 특성은 물론 상태밀도에 따른 공진주파수 변화까지 동시에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와 같은 실험결과가 나노선의 진동과 그 표면에 존재하는 전자계의 상호작용에 의한 양자현상에 기인함을 이론 계산을 통해서 명확히 밝혀냈다. KRISS와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0월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23 12:35:50UNIST 연구진이 많은 전류를 흘려보내도 안정적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 새로운 촉매는 합성공정이 단순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해 상용화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UNIST는 12일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김건태·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을 결합한 '이종구조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보고된 촉매 중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며, 만들기 쉽고 가격도 저렴한 데다 성능도 뛰어나다. 수전해기술은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로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이때 물 분해 반응을 돕는 촉매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백금(Pt)이나 이리듐(Ir) 기반 귀금속 촉매의 성능이 우수하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귀금속 촉매는 가격이 비싸고 안정성도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몰리브덴다이셀레나이드(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와 란탄스트론튬코발트산화물(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를 용기에 넣고 쇠구슬과 함께 굴리는 간단한 방법으로 이종구조 촉매를 합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는 수소발생반응과 산소발생반응 양쪽에서 귀금속 촉매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 제1저자인 오남근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는 두 물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의 일부가 금속 성질로 바뀌면서 촉매의 성능과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귀금속 촉매가 둘 중 한 곳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특히 이 촉매는 가로세로 1㎝ 면적에 100밀리암페어(㎃)의 전류를 흘려도 전극 손상 없이 10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기존에 보고된 촉매들은 같은 면적에 50㎃ 이상의 전류를 흘려도 오래 가지 않아 전극이 손상된다.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의 이종구조에서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의 반도체 성질이 금속 성질로 변하는 독특한 상전이 현상은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발견돼 실험적·이론적으로 규명됐다.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LSC)에서 전이금속칼코켄화합물(MoSe₂)로 전자가 이동하자, 전이금속칼로켄화합물의 일부 구조가 변하면서 반도체 성질이 금속 성질로 바뀐 것이다. 박혜성 교수는 "이번에 제안한 촉매 설계는 다양한 화합물로 조합할 수 있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금속 기반 촉매에 집중됐던 수전해 촉매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동 제1저자인 김창민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최근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은 대부분 금속 기반 수소생산반응 촉매 개발에 집중돼 있다"며 "물 분해 반응의 발목을 잡던 산소발생반응 촉매로도 높은 성능을 보이는 새로운 촉매가 나온 만큼 관련 기술도 한층 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건태 교수는 "수전해 촉매를 상용화하려면 간단한 합성, 대량화, 재현성, 저비용, 고성능, 고안정성 등이 수반돼야 한다"며 "새로 개발한 촉매는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4-12 20:07:01국내연구진이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반도체 센서를 결합해 한 단계 진화한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성균관대 박진홍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 캘리포니아대, 한양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색상과 형태 정보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할 수 있는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반도체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9일 밝혔다. 인간 두뇌의 동작 원리를 모방한 뉴로모픽 칩은 대량의 정보를 병렬적으로 처리해 소비 전력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연산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정보처리 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뉴로모픽 칩의 병렬 정보처리와 학습 능력 구현에 필수적인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에 대한 연구는 주로 기본적인 시냅스 동작 특성을 갖는 소자를 구현하고, 이러한 소자들로 구성된 신경망을 활용하여 이미지의 형태 정보만을 학습하고 인지하는 방향으로 수행되어 왔다. 연구팀은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반도체 센서를 결합해 다양한 색상에 따라 다른 시냅스 특성을 보이는 시신경 모방 광시냅스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고, 이들로 구성된 광신경망을 활용하여 색상과 형태를 동시에 학습하고 인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우선 원자 두께만큼 얇은 2차원 나노판상 구조를 갖는 질화붕소(h-BN)와 텅스텐 다이셀레나이드(WSe2)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구조에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와 광반도체 센서를 함께 구현했다. 이렇게 구현된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는 장기 기억 강화 및 약화 곡선에서 높은 선형도와 전도도 안정성 등 우수한 시냅스 특성을 보였다. 또 인간의 눈 역할을 하는 광반도체 센서에 특정 색깔의 레이저를 조사했을 때 시냅스 모방 반도체 소자가 특정 전도도 영역에서 시냅스 동작 특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박진홍 교수는 “광을 감지하는 반도체 소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호 감지 반도체 소자를 결합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인간의 오감 신경계를 모방해 대량의 비정형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뉴로모픽 칩 기능의 다각화를 통해 인공 신경망 기반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월 30일 자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8-12-06 13:4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