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사회공헌재단은 폐광지역 영세식당 자립지원 사업 '정태영삼 맛캐다'의 맛집 만들기 프로젝트인 ‘셰프의 부엌’ 시범 클래스에 참여할 식당을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셰프의 부엌: 지역의 맛을 새롭게’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강원랜드 직원들이 재능기부 클래스를 통해 외식업과 홍보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나아가 폐광지역 먹거리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선정된 식당은 △호텔 셰프의 메뉴 컨설팅 및 레시피 교육 △홍보 콘텐츠 제작 및 게재 △위생관련 시설 개선 △서비스 교육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지원을 받게 된다. 특히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짧은 영상(숏폼)을 활용한 SNS 홍보 전략을 공유하고, 하이원 리조트 객실 내 영상 콘텐츠를 송출해 광고한다. 이번 시범사업 대상은 강원랜드 인근 지역에서 일반음식점을 1년 이상 운영 중인 사업자로,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집 기간은 오는 20일까지이며, 우편과 방문, 이메일을 통해 접수 가능하다. 재단은 식당의 발전가능성과 사업 필요성, 점주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달 말 4개의 점포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익래 재단 상임이사는 “멘토가 필요한 폐광지역 소상공인들에게 강원랜드의 노하우와 호텔 셰프들의 재능기부가 더해져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맛집이 태어나고, 나아가 폐광지역 외식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9-06 14:32:26[파이낸셜뉴스] 우리맛연구중심 샘표는 K-푸드의 미래를 이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맛의 핵심인 간장과 주요 식재료 조리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특강을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충북 오송에 있는 샘표의 연구개발(R&D)센터 우리발효연구중심에서 1일과 6일에 진행된 이번 행사는 한식 영셰프 육성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기획한 ‘2024 찾아가는 한식 특강 및 견학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됐다. 영산대, 우송대,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학생 및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우리발효연구중심 백은종 팀장은 ‘발효, 간장의 이해’를 주제로 한식의 근간인 간장의 발효 원리를 설명했다. 간장과 토장 등 장 맛과 향을 결정짓는 미생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글로벌 장 연두와 완두간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백 팀장은 “콩을 삶아 메주로 띄워 발효하는 동안 콩 단백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며 그 과정에서 간장의 맛과 향이 결정된다”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미생물 제어 기술을 발전시켜 100% 순식물성 콩발효 에센스 연두와 같이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우리맛연구중심 안형균 팀장은 사람들에게 보다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자 2016년부터 진행 중인 ‘우리맛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샘표는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 등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요소와 과정에 ‘요리과학연구방법론’을 적용해, 셰프, 요리과학자, 인문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맛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추, 무, 양파 등 채소와 봄나물, 버섯, 해조류 등 한국인이 즐겨먹는 50여가지의 식재료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보기 쉽게 정리해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이 정보는 셰프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안 팀장은 “누구나 요리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새미네부엌 플랫폼을 개설, 10년 이상 연구하고 개발한 500여가지의 요리 솔루션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7 13:52:30[파이낸셜뉴스] 26일 오후 전북 익산의 하림 '퍼스트 키친'. 이곳은 하림이 만드는 라면과 가정식 등이 생산되는 하림의 종합식품 생산기지다. 반죽이 기계에 알맞게 들어가도록 펴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기계에 빨려 들어간 반죽은 순식간에 우리가 흔히 아는 라면 모양을 갖춘 면발이 돼 나왔다. 하림그룹의 유통전문기업인 NS홈쇼핑과 익산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NS푸드 페스타'가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이날과 27일, 이틀간 열렸다. 행사가 열린 하림 퍼스트키친은 익산 제4산업단지에 3만6000평 규모로 들어선 하림의 '주방'이다. 가정의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처럼 다양한 가정식을 조리하는 부엌이라는 의미를 담은 공간으로, 라면뿐 아니라 밥과 탕, 국, 찌개류 등 가정식을 비롯해 천연조미료 등이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새롭게 퍼스트 키친에 들어선 풀필먼트 바이 하림(Fulfillment By Harim·FBH)은 '최고의 맛은 신선함에서 나온다'는 하림의 식품철학을 구현하는 곳이다. 신선함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총 4층 규모의 FBH에서는 상온·냉장·냉동으로 각기 다른 식품별 보관 온도에 맞춰 자동 분류되는 층별 스마트 시스템을 갖췄다. 생산한 곳에서 곧바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직배송 개념의 'D to C(Direct to Customer)'도 자동입고 시스템 덕분에 가능하다.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연결된 물류센터로 자동으로 입고된다.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철학도 담았다.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배송되는 제품은 종이박스에 넣었다 다시 택배박스에 넣고 포장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없애고, 처음부터 플라스틱 운반 상자에 담겨 이른바 '순환형 박스 운영'이 가능해졌다. 하림이 자체개발한 아이스박스는 도시락 같은 칸막이를 넣어 상온·냉장·냉동 제품을 한 데 담을 수 있게 했다. 하림 관계자는 "합포장해도 각기 다른 온도를 지킬 수 있어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며 "완충재와 드라이아이스도 직접 생산해 운송비용을 절감하고 탄소배출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제가 펼쳐지는 하림 퍼스트키친에서는 관람객 누구나 식품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미식투어를 운영한다. 라면 공장을 시작으로 즉석밥 공장과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등 최신 시설을 전문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즐기는 푸드투어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지를 꼼꼼하게 살피고 나면, 그만큼 하림이 만든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는 게 하림 측 설명이다. 미식투어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NS푸드페스타는 다양한 시식과 전시,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식품문화 축제다. 행사에서는 오랜 시간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아 온 12개 익산 대물림 맛집을 비롯해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생산되는 더미식, 푸디버디 제품들을 맛볼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총 1억원의 상금이 걸린 요리 경연대회와 조리특성화고 학생이 펼치는 영셰프챌린지, 전북의 신선한 식재료로 대결하는 '프레쉬박스' 등 특색있는 경연도 이어졌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9-26 15:25:25[파이낸셜뉴스] 우리맛연구중심 샘표는 ‘완두 간장’과 ‘김치앳홈 비건’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 식품박람회(시알 파리)의 ‘혁신 제품’으로 우선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독일 아누가, 일본 푸덱스와 함께 세계 3대 식품 박람회로 꼽히는 시알 파리는 전 세계 7500여 업체가 참가하고 40만 개 제품이 전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 산업 무역 박람회다. 본 행사를 앞두고 식품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소비자와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심사해 올해의 혁신 제품을 우선 선정한 가운데, 샘표 완두 간장과 김치앳홈 비건이 업계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샘표는 K-푸드가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기 전부터 해외 유명 박람회에서 한식의 근간이 되는 콩 발효의 우수성을 알리고 관심을 이끌었다. 특히 샘표의 독보적인 콩발효 기술로 탄생한 요리에센스 연두는 특유의 진한 색이나 강한 향 없이 다양한 요리의 풍미를 살려주고, 100% 순식물성임에도 고기를 넣은 것처럼 감칠맛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셰프들에게 ‘매직소스’라는 찬사를 받으며, ‘2018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 ‘2020 미국 식음료 어워즈’ 등 세계 유수의 박람회에서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연두를 계기로 콩발효 맛내기 기술을 발전시킨 샘표는 철저한 소비자 조사와 현지 식문화 연구를 더해 2022년 대두 알레르기가 있는 해외 소비자도 한국 고유의 감칠맛을 걱정없이 즐길 수 있는 ‘완두 간장’을 선보였다. 샘표 완두 간장은 대두 대신 완두콩에 샘표만의 발효 기술을 적용해 알레르기 걱정 없이 한국 간장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맛이 부드럽고 색이 진하지 않아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고 글루텐 프리, 비건, 비유전자변형 제품으로 글로벌 푸드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완두 간장은 지난해 독일 쾰른에서 열린 글로벌 식품박람회 ‘아누가 2023’에서 ‘혁신 제품’으로 선정됐다. 완두 간장과 함께 혁신 제품에 이름을 올린 김치앳홈(’은 별도의 양념 없이 신선한 제철 채소만 준비하면 누구나 5분 만에 맛있는 김치를 완성할 수 있는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의 글로벌 버전이다. 콜라비, 로메인, 양배추 등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잘 어울리면서 고춧가루를 스틱포 형태로 추가해 소비자가 김치의 매운 정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샘표 해외 마케팅 관계자는 “식품 산업의 미래를 이끌 기업과 제품에 주목하는 프랑스 국제 식품박람회에서 샘표 완두 간장과 김치앳홈이 혁신 제품으로 우선 선정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26 14:59:44사람이 먹어야 하는 필수 영양소가 단백질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은 요긴하다. '맹자'의 ‘양혜왕편’에 노부모를 잘 봉양하는 장면이 나온다. “계돈구체지축(鷄豚狗彘之畜)”이란 구절인데, 풀어쓰면 “닭, 돼지, 개, 돼지”로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얘기다. 산동성 근처에서 기원전 4세기경 즉 춘추전국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당시 농사를 위한 축력의 원천이었던 소는 고기로 먹지 않았다. 양(羊)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서역과의 문물교류가 아직 없었던 결과다. 닭이 등장한 것은 달걀을 목적으로 하였고, 고기는 주로 돼지(豚)와 개(狗)로부터 공급되었던 모양이다. 재생산율이 가장 뛰어난 가축이 돼지와 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맛은 물론이다. 이 짧은 문구에 돼지가 두 번 등장하는 것은 생태학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뒤에 등장하는 돼지를 일컫는 '체(彘)'자는 ‘늙은 암퇘지’를 의미한다. 암퇘지가 있어야 기본적으로 집안이 돌아간다는 뜻으로 집 가(家)가 있고, 돼지가 농사의 근본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마지막에 나오는 “축(畜)”자, 즉 ‘밭을 검게 만든다’는 말은 거름이라는 영농자원이 돼지로부터 공급되는 순환원리가 숨겨져 있다. 과거에 변소(통시)에 있었던 돼지를 말함이고, 약 2000여년 전 양한(兩漢)의 대표적인 고고학적 기표유물이 저권(猪圈)이다. 양한으로부터 두 번의 밀레니엄이 지난 지금의 농사법은 차원이 달라졌다. 서양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때 소스가 중요하다. 소스를 무엇으로 어떻게 만드느냐가, 특히 프랑스 셰프들의 영업 비밀이다. 내가 경험한 지상 최고의 고기 소스를 소개한다. 정년퇴임을 하면서 곧바로 만 3년간 이어진 직장이 중국 귀주대학의 특빙교수라는 직함이었다. 야연(野硏)이 직업인 인류학자에게 중국은 매력적이다. 소위 소수민족 지대로 자료 수집을 나간다는 것은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가까스로 명절이 포함된 일주일간 동족(侗族) 산촌(이핑현 황강촌)을 방문하는 것이 가능했고, 도시로부터 귀향한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축제 분위기를 만났다. 긴밀한 이웃 관계로 이어진 소추렴이 있었다. 새벽 4시. 장년 남자 둘 옆에선 나는 어둠 속의 골목으로부터 한 마리의 소를 끌고 오는 남자, 그 장면을 기다리는 도끼 든 남자, 밧줄을 하나씩 들고 있는 남자 넷을 지켜보았다. 도끼자루를 휘두르는 남자의 도끼등이 소의 이마를 내리쳤고, 커다란 소는 순식간에 쓰러졌다. 기절한 소의 네 발이 사방의 밧줄로 탱탱하게 당기어 묶이는 동안, 장년 두 명이 소의 배에 올라타서 손칼로 가슴으로부터 날렵하게 가죽을 벗기면서 정맥을 찔렀다. 이 모든 행동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다른 골목에서도 동일한 소리가 들렸다. 발버둥치는 소의 염통이 드러나면서 소는 느러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의 발작 때문에, 밧줄의 팽팽함은 긴장감을 유지했고, 간헐적인 경련을 보여주는 소는 숨도 몰아 쉬었다. 갈라진 배에서 위가 드러났다. 속을 드러낸 커다란 1번 위(혹위) 속에는 초록빛 풀잎만 반짝이며 가지런히 쌓여있고, 옆에 섰던 부인네가 넓은 그릇에 그것들을 받아냈다. 2번 위(벌집위)가 갈렸다. 초록빛이 가신 누런색 풀줄기들을 조심스레 들어서, 동일한 그릇에 담겼다. 되새김된 풀이다. 3번(겹주름위)과 4번 위(주름위)는 그냥 잘라서 옆에 뒀다. 강산성을 띤 유미(乳糜 chyme)라는 물질이 들었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고. 두 군데의 위로부터 나온 되새김된 풀은 넓은 그릇 속에서 잘 버무려졌다. 아침 동이 이미 튼 8시가 되었다. 네 시간만에 소 한 마리가 완전 해체되었다. 도살이 진행됐던 땅바닥에는 흠집 없는 소가죽 한 장만 깨끗하게 누었다. 소머리는 ‘도끼로 이마 깐’ 전문가의 몫이다. 이웃하는 8집이 공평하게 갹출하여 이루어낸 소추렴이었고, 여름철 기우제인 함천절(喊天節)이란 명절의 행사였다. 도시로 나갔던 젊은이들은 이 맛 때문에 고향을 찾는다고 했다. 이튿날 만난 소가죽 수집상은 누런색과 검정색으로 양질의 46장을 구입했다고 싱글벙글이었고, 나는 도살 과정과 함께 반추미생물학의 완판을 기록할 수 있었다. 도살된 소는 부위별로 분류되어서 모두 8몫으로 나뉘었다. 물론 뼈도 포함되었다. 되새김된 풀도 똑같이 분배됐고, 그것의 이름은 동족 언어로 '베에'(중국어는 없기 때문에 음차하여 별㿜-비에라고 발음)였다. 혼자 들기 편한 정도 크기의 광주리 두 개가 따로 마련되었는데, 그 속에는 부위별로 조금씩 담겨 있었다. 작은 종재기에 베에도 담겼다. 이웃에 있는 독거노인 두 분의 몫이라고 했다. “남는 것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미리 나누는 것”이 노인복지라는 얘기다! 페르디난트 퇴니스가 말했던 게마인샤프트(Gemeinschaft)의 원조가 생생하게 작동하는 현장임이 직감되었다. 한몫을 받은 집으로 따라갔다. 식수가 담긴 그릇에 베에를 한움큼 풀어 넣어서 주무르니, 이어서 초록빛으로 걸쭉한 액체가 되었다. 부뚜막에는 항상 베에를 담은 호리병이 있고, 고기 요리를 할 때에는 반드시 한 국자씩 넣는다. 말하자면 부엌살림의 상비품인 양념이다. 수육을 썰어서 베에에 적셔서 먹는다. 찹쌀밥이 차려진 식탁에 끼어서 시식할 기회를 얻었다. 여태까지 먹어본 어떠한 스테이크 소스보다도 월등한 형언불가의 맛이었다. 미네아폴리스에서도, 뉴욕에서도, 도쿄에서도 스테이크는 많이 먹었다.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는 슈하스코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아사도를 먹었다. 그런데 귀주의 베에 적신 수육 맛을 따라갈 수 없다. 인간이 어떻게 이 구극의 양념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살림살이의 지혜이고, 자연전유의 문화 문제인 것이다. 자연 속에 어우러진 삶의 모습이다. 소가 먹는 풀은 한 종류여야 하고, 인공사료를 먹은 소로부터는 베에를 얻을 수가 없다. 베에를 얻을 수 있는 생태학적 사이클은 지독히도 정밀할 뿐만 아니라 엔트로피 제로의 생활양식을 보여준다. 염소(양)로부터도 베에를 얻는다. 인근의 도시에서는 ‘뉴베에’와 ‘양베에’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 성업 중이다. 몽골의 낙타와 북유럽 사미족의 순록에서도 얻을 수 있을까? 몇 년 뒤 곤명의 운남대학에 강연을 가서도 베에를 제공하는 식당을 찾았다. 중국 서남부에 공유된 양념 문화의 일면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6-24 18:22:04[파이낸셜뉴스] 지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내 유명 셰프 정창욱씨(43)가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판사 김익환 김봉규 김진영) 심리로 열린 2심 첫 공판에서 정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과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는 준 것을 반성하고 있다. 성실한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사회에 봉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아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담아 공탁했다. 깊은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참작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정씨가 법원에 추가로 공탁한 금액은 2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정씨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해 9월 특수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1년 6월 자신이 경영하는 식당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피해자 A씨의 가슴 앞에 부엌칼을 집어 들어 흔든 뒤, 테이블에 내리꽂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촬영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촬영 때 자신의 지인에게 왜 그런 질문을 했냐'라며 식칼을 겨누고 A씨와 B씨 두 사람을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또, 지난해 5월에는 본인 소유 가게 앞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벌금 1500만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2009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에 이어 두 번째 적발이다. 정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내달 22일 오후 2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정씨는 재일교포 4세로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가 한국 국적 재일교포 3세다.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8-31 07:04:55[파이낸셜뉴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소재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호텔 내 전체 바를 총괄하는 헤드 바텐더 ‘오드 스트란드바켄(Odd Strandbakken)’과 호텔 내 음료 전반의 R&D를 담당하는 베버리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리사 하이트(Alyssa Heidt)’를 선임했다. 7일 포시즌스호텔에 따르면 신임 헤드 바텐더 오드 스트란드바켄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 내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 ‘찰스 H.’와 한국식 컨템퍼러리 바 ‘오울’, 내외부 이벤트 등 호텔에서 선보이는 주류 음료를 총괄한다. 노르웨이 출신의 오드는 42개국의 호텔 & 바에서 바텐더로 근무하며 칵테일 제조뿐 아니라 증류, 발효, 양조 등 주류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본인 만의 기술을 갖춰왔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힘콕(Himkok)’의 바에서 스피릿의 80%을 직접 제조하며 지속가능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월드 50 베스트 바 순위를 42위에서 17위까지 올린 바 있다. 2018 체리 히링 주최 칵테일 경연 대회에서는 그만의 독창적인 레서피로 ‘월드 챔피언’을 수상했다. 최상의 현지 식재료를 활용하면서 단순함과 간결함을 강조한 ‘미니멀리즘’이 본인 칵테일의 특징이자 정체성이라 말하는 오드는 이후 주로 찰스 H. 에서 고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오드의 부인인 알리사 하이트는 바의 칵테일은 물론이고 레스토랑의 웰컴 드링크, 스파 고객을 위한 차 등 호텔 내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료와 이와 관련된 기물, 가니쉬, 메뉴에 담긴 스토리 등에 음료 전반에 대한 R&D를 담당한다. 셰프복을 입고 근무하며, 시간 중 50%는 부엌에서 다양한 식재료와 음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 및 연구하는 데에 사용한다. 바텐더로 음료 산업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해 뉴욕, 시카고, 런던, 타이페이, 오슬로 등 전세계의 다양한 도시에서 경험을 쌓은 알리사는 미쉐린 가이드 시카고 3스타의 알리니아(Alinea) 레스토랑에서 논알코올 칵테일 페어링 기획을 담당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칵테일과 관련 서적들을 출판했을 정도로 음료에 대한 깊은 조예와 탐구 정신을 지니고 있다. 오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찰스 H.에서 헤드 바텐더로 일하게 되어 영광이다. 현지의 다양한 식재료와 향미를 담아낸 수준 높은 칵테일과 진정성 있는 환대로 찰스 H. 명성을 한 단계 더 높일 것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알리사 역시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다.” 며 “청주, 소주, 막걸리 등 한국의 다양한 술과 식재료들을 활용해 지역의 이야기와 정서가 담긴 음료와 페어링 문화를 어서 고객들께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드와 알리사가 선보이는 음료는 올 겨울부터 호텔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11-07 12:24:40[파이낸셜뉴스] 서울시는 가락시장, 롯데마트와 손잡고 먹거리 분야의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각 지역의 우수한 먹거리를 활용한 건강한 '밀키트' 개발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가락시장의 먹거리로 청년이 만든 밀키트는 롯데마트를 통해 판매된다. 올해 처음 시작된 서울 청년 밀키트 창업 지원 사업은 이번 모집이 2기다. 참여 대상은 밀키트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서울시 거주 만 19~39세 청년이다. 가락시장 농수축산물을 활용해 밀키트를 제작할 총 15팀을 선발할 예정이다. 우수 수료자에게는 포상금 300만원과 롯데마트 입점,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사무공간, 공용부엌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번 4월에 시작한 1기에서는 15개팀(17명)을 선발해 총 8주간의 교육과 컨설팅, 제품화 과정을 진행했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밀키트 단가 산정 방법,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판매 노하우 등 현직 전문가, 유명 요리사 등의 밀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기 교육생에게도 청년들의 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유명 셰프와 광고사, 투자사, 브랜드·마케팅 전문가를 통해 밀키트 상품화, 마케팅, 유통 등 심화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교육생이 개발한 밀키트와 창업 전략 등에 대한 전문가 1:1 컨설팅과 멘토링을 제공할 예정이다.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서울시가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매출을 만드는 소자본 창업의 든든한 기반을 만들고, 팔도 먹거리가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2-06-20 11:39:38[파이낸셜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들이 인간처럼 맛을 보면서 음식을 만드는 셰프로봇을 개발했다. 이 셰프로봇은 인간처럼 씹는 과정을 모방하면서 음식 양념이 잘 됐는지 알아낸다. 연구진은 "이 셰프 로봇은 어떤 것이 맛있고, 맛이 없는지를 학습해 요리를 더 잘하게 함으로써 자동화 또는 반자동화된 요리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캠브리지 공대의 그르체고르츠 소차키 박사는 영국 가전제품 제조기업 '베코(Beko)'와 협력해 개발한 셰프로봇을 '로보틱스와 AI의 경계(Frontiers in Robotics & AI)' 저널에 4일 발표했다. 소차키 박사는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면서 맛 보는 것에 익숙하다"며 "우리가 만든 셰프로봇은 요리하는 동안 맛의 균형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음식을 맛본다"고 말했다. 베코사의 무함마드 W. 츄타이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셰프 로봇이 가정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셰프로봇이 다양한 요리와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맛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각은 수백만년에 걸쳐 진화한 인간의 복잡한 과정이다. 음식의 모양, 냄새, 질감과 온도는 모두 우리가 미각에 영향을 준다. 씹는 동안 만들어진 침은 음식에서 화학성분을 전달해 주로 혀에서 맛보게 한다. 일단 우리의 뇌가 맛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 음식을 먹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맛은 또한 매우 주관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한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훌륭한 요리사는 그들의 미각에 의존하며, 요리 안에서 다양한 맛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균형 잡힌 최종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소차키 박사는 가정집 부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값싸고 작으며, 빠르게 시식할 수 있는 로봇 만들기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셰프 로봇을 인간처럼 씹는 과정을 모방하면서 여러단계에서 음식의 짠맛을 평가하도록 훈련시켰다. 또 셰프 로봇에 인간이 느낀 맛 피드백을 바탕으로 오믈렛 요리 훈련을 시켰다. 이렇게 훈련받은 셰프 로봇은 스크램블 에그와 토마토의 간단한 요리 9가지 변형을 맛보고, 다양한 요리의 미각 지도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인간이 쉽게 생각하는 마지막 문제를 로봇이 수행하도록 훈련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요리도 이러한 작업들 중 하나다. '셰프' 로봇을 사용한 이전의 실험들은 맛 보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사용해 먹음직한 오믈렛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로봇 주방장이 씹고 맛보는 인간의 과정을 모방하기 위해 짠맛을 느끼는 센서 역할을 하는 탐침을 로봇팔에 부착했다. 연구진은 스크램블 에그와 토마토를 준비했다. 또한 토마토의 수와 각각의 접시에 있는 소금양을 다르게 했다. 셰프 로봇은 탐침센서를 이용해 음식을 맛보고 단 몇초만에 판독값을 되돌렸다. 연구진은 씹을때의 질감 변화를 모방하기 위해 계란 혼합물을 믹서기에 넣고 로봇이 음식을 다시 테스트하게 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씹는' 지점에서 다른 판독값으로 요리의 미각 지도를 만들었다. 테스트 결과, 연구진이 만든 셰프 로봇은 다른 전자식 시식법보다 짠맛을 평가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번 로봇 개발에 참여한 아르센 압둘라리 박사는 "우리가 맛 볼 때 씹는 과정은 뇌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전자 테스트 방식은 똑같은 샘플에서 단편적인 부분만 인식하기 때문에 로봇 시스템에서 씹고 맛보는 보다 현실적인 섭취 과정을 모방해 더 맛있는 최종 음식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04 15:03:18유명 셰프 정창욱씨가 지인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정씨를 특수폭행·특수협박·모욕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정씨의 지인인 A씨는 작년 8월 개인방송 촬영차 방문한 미국 하와이에서 정씨가 자신과 다른 동료를 폭행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정씨가 당시 손으로 가슴 부위를 때리고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위협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교포 4세인 정씨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정씨는 작년 5월 9일 새벽 서울 중구의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기준을 넘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전해지기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2-01-22 11: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