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의 호수가 '딸기우유' 빛깔의 분홍색으로 변해 화제가 됐다. 21일(현지시간) 호주 ABC 등 외신은 포트멜버른 웨스트게이트공원의 한 호수가 분홍빛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 호수는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이 되면 분홍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금호수'로도 알려진 이 호수에 가득찬 염분 때문이다. 공원 관리자인 필 페글러는 "호수 바닥의 소금 결정체에는 해조류가 붙어있다. 기온이 높고 햇빛이 강하며 강수량이 적은 경우 광합성 과정에서 '베타 카로틴'이라는 붉은 색소를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호수의 색깔은 본래의 투명한 빛으로 돌아간다. 페글러는 "호수의 빛깔이 아름답지만 물에 접촉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염분이 높아 피부 자극을 유발한다"고 당부했다. 호주 빅토리아주에는 여름철에 분홍색으로 변하는 소금호수들이 다수 존재한다. 머레이선셋 국립공원의 소금호수들은 관광 명소로 인기가 높다. #호수 #분홍색 #딸기우유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2019-02-22 10:16:55신예 보이그룹 오프로드(OFFROAD)가 국내 최초로 서호주 발라드 호수의 땅을 밟았다. 18일 방송되는 SBS MTV ‘오프로드 원정대’에서는 서호주의 유명 광산 지역인 '멘지스'의 '발라드 호수'에서 진행된 촬영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소금 호수'로 알려진 발라드 호수는 영국의 유명 조각가 '안토니 곰리'가 마을 원주민들의 모습을 본 따 만든 51개의 거대한 청동상들이 펼쳐진 곳으로 10평방킬로미터 규모에 이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조각 전시장이다. 또한 이름은 호수지만 물이 하나도 없이 갈라진 땅으로 메마른 호수라고 알려진 지역. 이에 오프로드 멤버들은 이곳에서 물에 관련한 황당 미션을 수행했다. 특히 발라드 호수는 동상을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는 한나절이 걸릴 정도로 넓은 지역이다보니 40도의 무더운 더위와 그늘 한 점 없는 땡볕 속에서 뛰어다녀야 했던 오프로드 멤버들은 상당히 지쳤고 특히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음산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에 유독 힘들어 했다는 후문. 한편 이들의 모습은 18일 방송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4-18 15:57:09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포스코그룹이 올해부턴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출범을 계기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올해를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있다. 철강업에 치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미래소재 중심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핵심 2차전지 '선점'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 2018년 취임후 첫 투자는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의 염호 광권이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최 회장은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리튬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2018년에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다. 이 같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8년만 하더라도 전기차 시장 규모는 129만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작년에 473만대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리튬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선제 투자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3년여간의 현지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및 데모플랜트 검증을 마치고 지난달 상용화 공장을 착공했다. 광권 인수에서부터 탐사, 생산공장 건설 및 운영 등 전 과정에 걸쳐 아르헨티나에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최초다. 총 8억3000만 달러(한화 약 95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리튬 공장은 2024년 상반기 준공 후 연간 2만5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게 된다. 또 추가 투자를 통해 2028년에는 10만t 규모까지 생산을 확대키로 했다. 최 회장은 아르헨티나 현지 리튬 공장 착공식을 앞두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리튬은 포스코그룹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사업 분야로, 아르헨티나 정부 차원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호주의 니켈 광업 및 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인수하고 전기차 18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니켈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 또 2023년까지 연산 2만t 규모의 2차전지용 고순도니켈 정제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2차전지 리사이클 공장도 만들었다. 니켈, 리튬 등 폐전지 스크랩에서 2차전지 소재를 추출하는데 향후 추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최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그룹은 리튬, 흑연, 니켈 등 원료에서부터 양·음극재로 이어지는 2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만들며 철강을 넘어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제적으로 양극재 및 음극재와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한 만큼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 리튬 30만t, 니켈 22만t 규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사업 확대도 '박차' 최 회장은 수소 분야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2조3천000억원, 수소 생산 50만t 달성을 목표로 하고있다. 2050년까진 연 700만t의 수소 생산 체제를 만들어 글로벌 톱 10 수소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제철소의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재활용해 수소를 만들고 있는데 2030년에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분리해 땅속에 저장하는 블루수소를, 2040년까지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 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2-04-28 18:10:28[파이낸셜뉴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의 국제 시세가 과잉 생산 우려로 급락한 가운데 미국이 추가 개발을 선언하면서 중장기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와이온 등 외신들은 최근 리튬 가격 폭락으로 주요 리튬 채굴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튬 가공품으로 주로 고밀도·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수산화리튬 가격은 미국 CME그룹 선물 시장 기준으로 지난 2021년 7월 기준 kg당 14달러에 거래되었다. 시세는 이듬해 4월 80달러까지 올랐으나 올해 9월에는 10달러(약 1만3893원)까지 추락했다. 소형 전기차나 가전제품 배터리에 쓰이는 탄산리튬 가격도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23일 거래된 탄산리튬(순도 99.5%) 현물 가격은 t당 7만5000위안(약 14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54.68% 폭락했다. 외신들은 주요 채굴 업체들의 공급 과잉에 더불어 전기차 보급 속도가 느려지면서 리튬 시세가 추락했다고 진단했다. 세계 4위 리튬 생산국 아르헨티나의 옴브레 무에르토 소금호수에서 리튬 개발을 추진 중인 호주 갈란 리튬의 후안 파블로 바르가스 데 라 베가 전무 이사는 “우리는 궂은 날에 대비했는데 알고 보니 폭풍이었다”고 밝혔다. 갈란 리튬은 당초 옴브레 무에르토 사업의 내년 리튬 생산량 목표를 5400t으로 잡았으나 4000t으로 삭감했다. 하락 곡선은 미국의 생산 확대로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미국 내무부 토지관리국은 24일 호주 리튬 채굴업체인 아이오니어에게 네바다주 리튬 광산 개발을 최종 허가했다. 아이오니어는 2025년부터 네바다주 리노와 라스베이거스 사이에 위치한 라이올라이트 릿지에서 광산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이어니어는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리튬을 채굴할 계획이며 연간 전기차 37만대에 필요한 리튬을 20년 넘게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튬은 미국 포드자동차와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번 개발 허가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나온 리튬 광산 개발 허가다. 바이든은 임기 중 줄곧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개발을 강조하며 미국이 해외 자원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라 대니얼 데이비스 미국 내무부 장관 대행은 이번 사업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진전시키고 미래의 경제에 동력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25 17:08:33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우리가 비슈케크에 도착했을 때는 9월초였다. 원래 우리는 이곳에 일을 하려고 잔뜩 각오를 하고 왔던터라 관광에 대한 것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만나는 현지에 사시는 분들마다 키르기스에 왔는데 이슥쿨 호수는 꼭 가야한다고, 그것도 이제 조금만 지나면 추워지니 수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어서들 가라고 재촉을 하셨다. 대체 얼마나 좋은 곳이길래 하며 궁금증이 생겼고 올해는 여름이 지나도록 물가에 한번 가본 일이 없던 차에 물놀이를 할 수 있다니, 여행때마다 항상 소중하게 가지고 다니는 투명튜브를 꺼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만사 제쳐두고 또 함께 일하실 분들의 환송을 받으며 "얼른 다녀올께요~!" 하며 이슥쿨호수로 출발했다. 수도 비슈케크에서 차로 4시간 거리의 이슥쿨 호수. 내륙국가인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휴양지라고 한다. 간만의 물놀이 생각에 설레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출발했다. 가는 길 길가에는 마치 과일도매시장같이 수박이며 각종 여름과일들이 가득가득 진열된 노점상들이 길게 줄지어 있어 과일귀신인 우리의 발길을 붙잡았다. 몇일전 현지분과 시장에 갔던 경험을 살려 맛있다고 들은 복숭아와 그나마 알고있는 귤처럼 보이는 과일을 무지 저렴하게 샀다. 좋아하는 과일까지 가득 싣고 물놀이 가는 길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한참을 달리니 인가는 사라지고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오 이제 시작인건가?' 하고 생각했다. 이슥쿨 호수가 유명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해발 1600m 높이에 있는 산정호수라는 것이다. 설악산 대청봉이 1700m정도이니 호수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금기가 많은 짠물 호수라고 한다. 이미 카자흐스탄의 발하슈 호수에서 짠물의 호수를 한번 겪어봐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처음엔 호숫물이 짜다는 것이 매우 이상했었다. 길이 험해지고 오르막이 계속되자 곧 호수가 보일것 같이 두근두근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빨리 김칫국을 마셨나보다. 호수까지는 아직도 한참 남았다. 길옆으로 옥색빛이 아름다운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살이 매우 세차게 흘러서 래프팅하면 딱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산과 산 사이 계곡옆길을 가다보니 보이는 것은 민둥산 밖에 없다. 기후가 건조해서 나무가 잘 못 자라는 건가 왜 식물이 거의 없는지 궁금했다. 산지를 한참 지나자 다시 평지가 나왔다. 역시 호수는 아직도 멀었다. 공사 중인 비포장도로를 지나고 드디어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올라 호수의 첫번째 목적지인 선착장에 도착했다. 하루에 2번 배가 뜨는데 혹시나 했던 11시 배는 이미 놓쳤고 3시 배는 출발 30분 전에 다시 오라고 한다. 어차피 놓친거 "에잉, 그냥 잘 되었다." 하고 차에서 여유 있게 점심을 든든히 챙겨 먹고 좀 쉬다가 래쉬가드로 갈아입고 배에 가져갈 튜브 등을 준비했다. 약간 동네장사 느낌으로 간이매점같은 곳 앞 파라솔아래 앉은 사람이 종이로 대충 만든 표를 팔고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선착장에 배가 여러대가 있었는데 우리가 탈 배가 무언지 몰라 또 어리버리하다가 남들 가는대로 따라가 표를 내밀어 탈 수 있었다. 작지 않은 배에 우리말고도 사람들이 적당히 있어 좋았다. 오랜만의 뱃놀이, 물놀이에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배가 출발하자 끝없이 펼쳐진 호수가 호수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게 넓어 마치 바다같다. 물빛도 맑고 아름다와 어서 뛰어들고만 싶어진다. 이 맑고 깨끗한 물이 제발 오염되지 않기를 저절로 바라게 된다. 호수 한가운데에 다다르자 배가 멈추었다. 이제 수영 타임! 배에서 나눠주는 빨간 구명조끼를 입고 튜브를 가지고 물에 퐁당 뛰어들었다. 튜브를 준비해온 건 우리밖에 없지만 창피해 하지 않고 뻔뻔하게 놀기~ㅎㅎ 햇살이 따가와 파라솔 대신 준비한 양산도 있었지만 차마 그것까지 펼 용기는 나지 않아 그냥 넣어뒀다. 하루라도 더 일찍 가야한다고 재촉하는 이야기에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따사로운 햇살과 수온이 물놀이를 하기에 딱 좋았다. 맑고 파란 물 위에 떠 있는 기분은 그야말로 최고였고 거기에 더 기가 막힌 것은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멋진 산맥이 만드는 풍경. 푸르른 하늘에 뭉게뭉게 하얀 구름들 아래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맥을 보며 물놀이를 할 수 있다니 정말 다른 어떤 곳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탄과 붙잡기 놀이며 장난을 치고 또 풍경을 보고 놀다보니 배에서 이제 올라오라고 사람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쉬운 마음에 늑장을 부리다가 민폐는 안될 정도로 제일 늦게 배에 올랐다. 배에서 젖은 옷을 간단히 갈아입고 이때를 위해 준비한 비장의 그것! 수영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캔! 크아~ 주변 사람들의 부러워하는 눈초리가 느껴졌다. 출발 전 현지분들이 지도를 보며 열심히 알려주신 차박하기 좋은 곳을 찾아갔다. 들어가는 길이 좀 울퉁불퉁 험했지만 도착해보니 주차할만한 장소도 잘 정비되어있고 호수변에 모래사장이 있어 물놀이 온 현지인들도 적당히 있고, 평화롭게 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안심이 되고 좋았다. 마치 바닷가처럼 모래사장도 있고 수심도 얕아 물놀이 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었다. 물속 모래에서 공기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온다. 조개라도 사는 것일까? 물가에서 발만 조금 담그고 놀다가 오전에 네댓시간 운전하고 온데다 낮에 배타고 한 물놀이가 힘들었는지 피곤이 몰려왔다. 내일 더 재미있게 놀자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엔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지만 비교적 편안하게 잘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일어나 호수를 보며 아침을 먹고 어제의 짧은 물놀이가 아쉬워 본격적으로 물을 즐겨보기로 했다. 남들처럼 모래사장에 자리를 깔고 캠핑용 의자도 펴고 이번엔 내가 좋아하는 튜브침대를 가지고 물에 들어갔다. 눈치 볼 것도 없고 아무 거리낌 없이 원하는 대로 튜브에 누워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물위에 동동 떠있으니 따뜻한 공기에 시원한 바람에 둥실둥실 기분이 최고였다. 호수에서 바라보는 설산의 풍경이 정말 장관이다. 세상에 다시 없을 호강이다 싶다. "시로표 워터파크 개장이요!" 하며 튜브 위에 앉은 탄이를 뱅글뱅글 돌려주었더니 얼른 교대해서 나에게도 해줄 생각은 안하고 "한번 더~ 한번 더!"를 외치고 있다. 이번엔 내차례라고 탄이를 밀어내니 착하게도 열심히 놀이기구가 되어주었다. 탄이는 호수의 아름다움을 담고싶다며 드론을 띄웠고 하늘 위에서 보는 이슥쿨호수의 광경은 더욱 더 아름답게 보였다. 어제부터 호수에서 물놀이 하고나서 씻지를 못한 것이 계속 찝찝했는데 근처에 온천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개운하게 씻을겸 찾아갔다. 입구에서 이용료를 내야하는데 러시아어로 된 가격표가 A4용지에 한가득이다. 대체 뭘 선택해야하는 거야? 번역앱을 통해 보아도 무슨 닥터피쉬나 마사지 등 옵션이 다양하게 있는것 같긴한데 확실히 어떻게 되는 건지 파악이 안된다. 결국 가장 저렴한 기본가격인 350솜 입장료만 내고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보니 닥터피쉬 같은건 보이지 않아서 기본으로 들어오기를 잘했다 싶었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온천이라고 해서 한국의 워터파크 같은 곳을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야외에 따뜻한 물이 나오는 탕이 여러개 있는 것이 비슷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온도가 너무 뜨거운 탕이 많아서 한곳에 오래 있기가 힘들었고 잠깐 들어갔다가 나와서 썬배드에서 쉬기를 반복해야 했다. 한국은 이런 썬배드 이용도 다 따로 돈을 받는데 다행히 여기는 안에서 추가금을 받는 건 없어서 좋다. 충분히 온천욕을 했다 싶어 이제 씻고 나가려고 하는데 헐.. 목욕시설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워터파크 생각을 하고 야외 온천탕과는 별개로 여탕, 남탕이 있을테니 뜨끈한 물에 머리도 감고 옷에 소금기도 좀 빼고 개운하게 씻어야지 했는데 비누는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써있는 야외에 찬물만 나오는 샤워기 6개가 끝이었다. 기대와 너무 달라서 좀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소금기없는 맑은 물로 씻은 것이 어디냐 하고 나왔다. 씻고나자 노곤하고 출출해져서 카페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임페리얼이란 근사한 카페였는데 참 키르기스스탄이 특이한 것이 관공서며 학교, 상점, 웬만한 빌딩들은 다 낡고 허름하고 어딘가 갈라져있거나 부서져있고 우리나라 30~40년전 모습인데 "카페"들만은 현재 한국의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별차이없을 정도로 너무나 훌륭한 인테리어로 멋지게 꾸며져 마치 다른 나라에 온것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내내 이 점은 참 희안하게 느껴졌다. 인테리어며 조명이 매우 훌륭한데다 음식 가격은 매우 저렴하지만 꽤 맛있다. 아마 우리에겐 저렴하지만 현지 사람들에겐 크게 부담되는 가격일 듯 하다. 물놀이와 온천 후 먹는 피자와 치킨과 생맥주는 아주 꿀맛같았다. 비슈케크로 돌아오는 길에 까브리도 들어갈만큼 큰 세차장을 발견했다. 사실 세차장은 매우 자주 눈에 띄인다. 키르기스스탄의 차들이 낡고 오래된 차가 많지만 사람들이 차를 매우 좋아해서 세차를 아주 열심히 한다고 한다. 우리는 원래 차가 좀 지저분해야 도둑들도 눈길을 안줄거라 생각하며 여행 떠난 후 여태껏 한번도 세차를 안하고 지내왔는데 벌레사체때문에 차가 부식될까 걱정도 되고 또 이곳에서 만날 분들께 깨끗한 인상을 드리고 싶어 드디어 세차를 하기로 했다. 글자도 모르면서 떡하니 차를 대놓고 셀프세차기 앞에서 헤메는데 다행히 옆칸에서 세차하시던 현지분이 와서 도와주신다. 몰라도 부딛치면 다 된다. 덕분에 묵은때를 깨끗이 벗겨내니 까브리가 오랜만에 뽀얀 자태를 뽐내게 되었다. "이야 너 원래 이렇게 깨끗한 차였구나?" 탄이도 시로도 까브리도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온 즐거운 이슥쿨여행이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o7692AmJx0A?si=mKRolx8pcp0ox58h>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20 10:19:29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풀 한포기 없는 허허벌판에 까브리만 오롯이 서있다. 옆에 넓은 구덩이가 파여있는데 그 안에 뭔가 하얀 것이 눈에 띄었다. 이 햇살 따가운 늦여름에 눈일리는 없고 흙이 하얀색인가 갸우뚱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소금이었다. 사막에 소금이라니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러고보니 발하슈호수도 짠물이었는데 아마도 옛날엔 이 주변이 바다였을까. 다시 메인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한다. 길가에 가끔 양떼와 말들이 보이는데 이 끝도 안보이는 바싹 마른 황량한 땅에 뭐 먹을게 있을까 싶어 안타깝다. 야생동물인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분명 주인이 근처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거라고 한다. 허허벌판 달린다 만난 낙타떼.. "이 곳에서 너를 보다니, 반갑다" 아침에 본 것과 같은 하얀 소금이 쫘악 깔린 웅덩이같은 곳이 자주 눈에 띈다. 꽤 넓은 저수지나 호수같은 곳이 바싹 말라버려서인지 눈이 소복이 내린 것처럼 보인다. 카스피해를 제외하면 내륙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귀한 소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장소일 것 같다. 다 사람이 살게 해두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도가도 끝없는 메마른 누런 땅만 나오고 그늘 찾아보기가 힘들다. 두세시간 운전 후 쉴 때도 그냥 길가에 차를 세우고 땡볕에 나와 허리 한번 펴고 차상태나 잠깐 들여다보고 그렇게 쉬는게 쉬는게 아닌 휴식시간을 잠깐 갖고 또 남쪽을 향해서 계속 달려간다. 한참을 달리다 길을 건너고 있는 낙타떼를 만났다. 낙타들이 놀라지 않게 차를 살살 세우고 기다린다. 차 없던 옛날엔 저 녀석들이 훌륭한 이동수단이었겠지.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낙타를 만나니 신기한 마음에 구경하느라 기다림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건 도로상태가 꽤 좋은 편이다. 가끔 공사중인 비포장 구간이 나오기도 하지만 포트홀이나 갈라진 곳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러시아보다 도로 관리가 썩 잘 돼있는 듯 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주행할 때 힘들던 것 중 하나가 볼일 보는 일이었다. 러시아에서도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무 뒤에서 해결하거나 쉼터에 재래식 화장실이라도 종종 보였었는데 이곳에는 쉼터 찾아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우리가 사람들이 잘 안다니는 루트로 다녀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차 세우고 쉴만한 공터나 변소가 거의 없었다. 가려줄 나무도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언제 다른 차가 지나갈지도 모르는데 밖에서 소변을 보기가 불가능해서 주로 차안의 휴대용변기를 이용했다. 휴대용 변기는 용변을 본 후 청수를 조금 부어 헹구어 아래통으로 내려보내는데 둘이 약 2~3일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한봉지에 1000원이 넘는 용변분해제를 넣으면 냄새를 어느정도 막아주고 대변도 분해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대변은 웬만하면 밖에서 해결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버릴때 보게되서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변을 볼때는 모종삽으로 땅을 판 후에 일을 보고 흙으로 덮었다. 딱 한번 길가의 카페 옆에 화장실을 발견했는데 구세주를 만난듯 반가웠다. 건조해서 그런지 냄새도 많이 안나고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키르기스스탄에 가까이 갈수록 풍경이 푸르러진다 키작은 나무가 한두그루 보이다가 키큰 나무들도 점점 많이 보이게 되니 웬지 살것같다는 느낌이 들고 공기도 달라진 것 같아 숨쉬기 편하다. 몰랐는데 내가 나무를 좋아했었구나 싶다. 국경이 가까워오자 꽤 큰 아름드리 나무들이 길가에 줄지어 있어 드디어 그늘 아래에서 쉴 수가 있었다. 카자흐스탄을 쭉 지나며 해를 피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간만에 그늘에 들어오니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도 불고 너무 좋았다. 햇빛아래는 사람이 익어버릴듯 뜨거운데 그늘이 이리 시원하고 좋다니 해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 싶다. 이제 곧 국경이 나오겠구나 하며 가고있는데 네비가 갑자기 유턴을 하라고 하더니 좁은 샛길로 인도를 한다. 샛길에 들어서자마자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길이 점점 좁아진다. 우리 외에는 사방에 차가 한대도 안보인다.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 지도를 보니 우리차가 향하는 방향이 국경쪽이 맞고 그 너머가 키르기스스탄이기는 했다. 하지만 길은 흙바닥에 차가 다닐 수는 있지만 찻길이라고 하기 힘든 상태고 더군다나 국경사무소같은 건물따위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었다. "이렇게 국경을 넘어서는 안될것 같아." 여권에 입국 도장도 없이 엉겁결에 국경을 넘게되면 잘못하다가 밀입국이라고 큰 문제가 생기는게 아닌가 더럭 겁이 나서 차를 돌려 다시 큰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큰길에 들어서자 KORDAI라는 우리가 가려는 국경이 도로표지판에 보인다. 다행이다. 바보같은 네비가 우리를 또 한번 엉뚱한데로 안내해서 계속 따라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한참을 더 달려 오후 12시쯤 드디어 국경에 도착했다. 큰 트럭들은 안보이고 승용차 여러대가 두줄을 만들어 줄지어 있었다. 우리는 어디 설까 눈치보다 그냥 짧은 오른쪽으로 차를 세웠다가 왼쪽에 차들이 쭉쭉 들어가길래 우리도 얼른 그쪽으로 옮겨 따라들어가려했다. 그러나 들어가기 직전 입구에서 제지당하고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자국차와 외국차로 나눈걸까 왜 줄이 다른지 몰랐지만 뭐 하라는 대로 그냥 기다릴 수밖에. 그리고 전혀 예상을 못했던 것 중 하나는 운전자를 제외한 동승자들은 차에서 내려서 다른 문으로 따로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철문 앞에서 갑자기 내리라는 손짓을 보고는 엉겁결에 여권과 스마트폰만 겨우 가지고 내린 나는 당황해서 두리번거리다가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구석의 작은 문을 지나 국경사무소로 걸어들어갔다. 짧은 줄을 기다려 여권에 시원하게 출국도장을 받고 다시 유리창이 양옆으로 이어진 긴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흰색 아치구조물 아래 검문소에 까브리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혼자 키르기스스탄 입국장으로 가기도 좀 두렵고 탄이 혼자 짐을 내리고 검문을 받으며 고생하면 어쩌나 발걸음이 떨어지질않아 한동안 통로 유리벽에 붙어서 지켜보았는데 군인 여러명이 까브리에 들락날락 올라갔다 나왔다 한다. 깐깐하게 보며 힘들게하나 걱정되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군인들이 신기하고 궁금해서 구경들 한거라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한다. 한참이 지나고나서 드디어 까브리가 카자흐스탄 국경을 빠져나온다. 탄이 통로에 서있던 나를 발견하고 가까이 왔다. 잠시 차를 세우고 서로 손짓발짓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탄아 잘 통과해야해~', '시로야 잘 들어가서 기다려~' 뭐 그리 애틋하게 신파를 찍을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짧게라도 다시 봐서 좋았다. 통로를 지나 국경을 넘는 지점 오른편에는 작은 강이 보인다. 이 강이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국경을 나누는 기준이 되나보다. 나는 짐도 없고 해서 키르기스스탄 입국수속도 금방 끝났다. 여권에 입국도장을 받고 건물을 나오니 나같은 동승자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 무리에 섞여 까브리를 목빼고 기다렸다. 긴장하고 국경을 넘고 뙤약볕에 기다리고 있자니 목이 매우 탔는데 있는거라곤 여권과 스마트폰이 다였다. 옆에 콜라 파는 곳이 있었는데 사마시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시간이 걸릴지 두시간이 걸릴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기다리고 있던 중 한 30여분이 지나서 저 멀리 반가운 까브리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와!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긴시간은 아니었지만 나 혼자 이렇게 뚝 떨어져있은 적이 없었어서 다시 만난 탄과 까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탄이 국경넘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군인들이 우호적이고 인상도 좋고 웃으며 대해주어서 여기는 험한 국경은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두번째 국경 통과의 기쁨을 탄과 나누며 서로 축하를 했다. 키르기스스탄에는 만나기로 한 분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알게된 선교단체의 대표님을 통해 여러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어떤 분들을 뵙게될까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되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BvevsCcTef8?si=yeVWtgZDTEwDhKwc>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9 10:12:09[파이낸셜뉴스] 정부는 섬의 물부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총 2444억 원을 투자해 신안, 통영 등 15개 지자체 30개소에 상수도 공급 기반을 확충한다. 행정안전부는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섬 지역 가뭄 대비대책'을 최초로 마련해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20년 후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나 강수일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또한 기온 상승으로 물 증발량이 증가해 가뭄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섬 지역은 하천이 부족하고 물 저장이 어려워 가뭄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유인 섬(467개)의 45%인 210개 섬에는 상수도가 공급되나, 나머지 257개 섬에는 공급되지 않는다. 이 섬들은 소규모 급수시설, 관정, 담수 설비, 운반 급수 등을 주 수원으로 활용하고, 이 중 34개 섬은 평상시에도 급수선과 병물 등을 통해 비상 급수를 받는다. 행안부는 먼저 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총 2444억원을 투자해 신안, 통영 등 15개 지자체 30개소에 상수도 공급 기반을 확충한다. 해저 관로, 관정(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관), 저수지 등 기반 시설과 담수화 설비를 구축해 소금기 섞인 지하수를 담수로 만든 뒤 저수지에 저장하고, 2027년까지 총 21개 지구에서 지하수 분포를 파악하는 등 지하수 확보를 추진한다. 행안부는 용수 확보 대책을 통해 비상 급수를 받는 섬 주민이 현재 4200명 수준에서 올해 안에 3000명 이하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상습 물 부족 섬에 2027년까지 저류 댐 4개를 짓고 하루 1160㎡의 용수 저장공간을 확보한다. 저장탱크와 이송관로 등 비상 급수시설 구축도 지원한다. 아울러 육지 지역 호수의 여유 수자원을 물 부족 섬에 공급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2개 섬에 수계 연결 사업을 추진한다. 주민 협의를 거쳐 저수지의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연계 사업도 2개 섬, 3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3-26 14:10:36[파이낸셜뉴스] 하이드로리튬이 튀르키예 코윤주 그룹과 염호 리튬 추출 사업 MOU를 체결해 눈길을 끈다. 25일 하이드로리튬에 따르면 리튬포어스, 하이드로리튬, 리튬플러스 3 사의 대표이사이자 불순물 염호 리튬 추출기술(CULX)의 특허권자인 전웅 박사가 지난 19일 튀르키예 코윤주 그룹의 이브라힘 코윤주(Ibrahim Koyuncu) 대표를 만나, 튀르키예 염호에서 공동으로 리튬을 추출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식은 충남 금산군 리튬플러스 본사에서 진행되었으며, 행사에는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님과 타하 사란 튀르키예 투자청 한국지부장 등 튀르키예 정부의 귀빈들이 참석했다. 이 양해각서는 양측이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튀르키예의 투즈 호수(Tuz Lake)에서 리튬 추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합작회사에 한국 측은 염호 리튬 추출기술과 기술 인력을 제공하고, 튀르키예 측은 투즈 호수의 사업 부지와 염수 사용권을 제공하면서, 양측이 동등하게 지분을 나눠 갖기로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우수한 기술력(CULX)을 바탕으로 해외의 염수에서 리튬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투즈 호수는 튀르키예 중부 아나톨리아 지방의 상대적으로 저지대(고도 약 900m)에 위치한 지하 용출 표면 호수로, 수심은 약 50cm 이나 총 면적이 약 1600km2 에 달하는 광활한 수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호수에는 리튬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으나, 남미의 주요 염호 리튬 산지에 비해서는 리튬 함유량이 낮은 반면 마그네슘 등 불순물 함량은 매우 높아, 종래의 자연증발법이나 통상적인 리튬 직접 추출기법(DLE) 등으로는 상업적으로 리튬을 생산할 수 없는 자원으로 인식되어 왔다. 현재 투즈 호수에서는 염수를 증발시켜 소금을 생산하는 사업만 진행되고 있으며, 코윤주 그룹은 그 가운데 생산 및 수출량에서 가장 앞 서 있는 튀르키예 제 1의 소금 생산·수출 기업이다. 하이드로리튬 관계자는 “당사는 일찍부터 독자적인 리튬 추출 기술(CULX)을 적용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지 중의 하나로 튀르키예 투즈 염호의 가능성을 검토해 왔고, 이에 2023 년 5 월 튀르키예 대통령실 직속 투자청 한국 지부와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처음 사업 가능성을 문의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튀르키예 정부와 소통하며 양국간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라며 “리튬플러스 금산 공장의 리튬 추출 데모 플랜트에서 성공적인 리튬 추출 결과까지 확인한 후에는 2024 년 2 월 튀르키예를 방문하여, 튀르키예 정부 및 코윤주 그룹과 그 성과를 공유하고, 튀르키예 대통령실 직속 투자청과 코냐(Konya) 주정부 투자청(MEVKA)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투즈 호수 현장과 증발연못(pond) 등 생산시설 답사까지 마쳤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양해각서는 코윤주 그룹이 약속한 한국 답방 과정에서, 튀르키예 대사관 및투자청과 함께 리튬플러스의 수산화리튬 생산시설과 리튬추출 데모 플랜트 답사까지 마친 이후에 체결됐다“라며 “대한민국의 우수한 기술이 튀르키예의 저명한 코윤주 그룹과 만나 모범이 되는 성공 사례를 만들기를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3-25 15:10:18들쑥날쑥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시의 수목들이 연둣빛 싹을 틔우며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전국 여기저기 봄볕을 즐기려는 나들이 인파도 부쩍 늘었다. 산책도 좋지만 솔솔 부는 봄바람을 즐기기에는 자전거만 한 게 없다. '자전거여행'을 쓴 소설가 김훈은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 여행지로 추천한 국내 자전거 명소라면 그의 마음을 이해할지도 모른다. 페달을 천천히 밟으면 여유로운 기분을, 전속력으로 달리면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자전거에서 내려 걸으면 주변 경치를 더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다. 취향대로 즐기는 자전거 여행을 통해 겨우내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보자. ■초보자도 쉬운 시흥 '그린웨이' 경기 시흥에 위치한 그린웨이는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호수까지 약 7.5㎞ 구간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로 1시간 내에 완주가 가능하다. 출발점인 갯골생태공원은 잔디광장과 캠핑장, 해수체험장, 탐조대 등을 갖춰 인기가 높다. 자전거 여행에 앞서 갯골생태공원에 자리한 22m 높이 흔들전망대, 시흥 옛 소래염전 소금창고도 둘러볼만하다. 공원 주변에는 바닷물이 뱀처럼 구부러져 흘러드는 사행성 내만갯골이 있다. 그린웨이를 달리다 보면 관곡지에 닿는다. 조선 전기 문신이자 문장가 강희맹이 우리나라 최초로 연(蓮)을 재배한 장소다. 또 중간에 만나는 호조벌은 굶주림에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바다를 막아 논으로 만든 땅이다. 농로를 달리다 보면 그린웨이의 종착지인 물왕호수에 도착한다. 시흥시공영자전거대여소(월곶·정왕역점)에서는 11월까지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갯골생태공원에서도 공원 내에서 탑승 가능한 전기차, 다인승 자전거, 수상 자전거 등을 유료로 빌릴 수 있다. ■강릉 경포호 바라보며 '낭만 라이딩' 강원도 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약 4.3㎞ 구간 경포호 둘레길은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 겸 자전거 전용도로다. 잔잔한 호수와 든든한 백두대간을 보며 달리는 평지 코스인데다 자전거 대여소도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소나무 숲과 푸른 호수, 각종 조형물 등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체력이 된다면 지자체명품자전거길로 선정된 강릉 경포호산소길 경포해변~연곡해변 구간을 달려보자.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 도로는 방풍림 사이에 있어 싱그러운 무드의 라이딩이 가능하다. 경포호는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도 없다. 자전거 대여소는 스카이베이호텔 가까이 모여 있어 투숙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경포호 인근 경포생태저류지는 메타세쿼이아 길로 유명하다. 초기에는 경포천 수해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었으나, 이후에는 봄에 유채, 가을에 코스모스 등 철마다 다른 꽃밭을 조성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매화 흩날리는 섬진강자전거길 섬진강자전거길은 전북 임실에서 전남 광양까지 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국토종주자전거길 중 자연미를 가장 잘 살린 곳으로 평가 받는다. 전체 코스 중 광양 매화마을~배알도수변공원에 이르는 약 20㎞ 구간이 봄 시즌에 달리기 좋다. 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매화마을, 전망 좋은 수월정,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망덕포구, 역사적 의미가 깊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전거 무료 대여소는 매화마을과 광양읍 쪽 운전면허시험장 입구에 있다. 섬진강자전거길이 지나는 섬진강끝들마을에서도 일반 자전거와 어린이 및 가족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자전거 여행을 마친 뒤 광양 원도심으로 가면 문화예술 탐방을 할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탄생한 복합문화공간 인서리공원은 광양 내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오래된 한옥은 아트숍과 카페, 숙소로 바뀌었고, 버려진 양곡 창고는 갤러리로 변신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봄빛 여정' 영주 자전거길 경북 영주 자전거길은 4개 구간으로 조성돼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한다. 도심에서 물길 따라 무섬마을에 닿는 3·4구간 약 14.5㎞가 봄에 특히 아름답다. 낮에는 초록이 싱그럽고, 저녁 무렵에는 붉은 노을이 따듯한 분위기를 낸다. 또 은빛으로 반짝이는 강변 백사장은 포근한 기운을 준다. 영주시자전거공원에서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천변을 달리면 조선시대 의국 제민루, 정도전 생가로 알려진 삼판서고택 등을 만날 수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자전거 전용 데크가 마련돼 편안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1시간 30분 남짓 지나면 국가민속문화재인 무섬마을에 이른다. 부드러운 물길이 감싸 안은 마을에는 350년이 넘은 만죽재고택을 비롯한 전통가옥 30여채가 있다. 마을 내 골목을 자전거로 천천히 돌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에 금세 스며든다. 영주 여행에서는 부석사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용미교·용두교와 어우러져 탁 트인 호수 풍광을 지닌 영주호용마루공원도 주요 명소다. ■'시원한 풍광' 서산 천수만자전거길 2016년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든 천수만자전거길은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으로 이어진다. 완주에 왕복 3~4시간이 걸리지만, 일부 구간만 달려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대부분 평지라 쉽고 경쾌한 질주가 가능하다. 드넓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 풍경이 길을 따라 펼쳐지며 탁 트인 풍광을 선사한다.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쉼터도 길 곳곳에 마련돼 있다. 코스 중간 지점에 있는 간월도는 서산9경 가운데 3경으로 꼽히며 간월암과 어우러진 노을이 유명하다. 거의 모든 구간이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다. 천수만자전거길 인근 명소로는 서산버드랜드를 꼽을 수 있다. 철새 도래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에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이외에 서산 해미읍성도 유명하다. 조선 시대에 충청병마절도사영성이 있던 곳으로, 2018년 인기리에 방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쓰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3-07 18:29:22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항카 호숫가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6시도 안 된 이른 새벽에 눈이 떠졌다. 밥 먹고 할 게 없어 일찍 자서 그런가보다. 사방이 조용하고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 들린다. 주변에 텐트 치고 자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조용조용 호숫가로 걸어갔다. 날이 흐려서 하늘이고 호수고 온통 회색빛인 것이 마치 수묵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호수 위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물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이 평화롭고 운치 있어 보인다. 하바롭스크의 천사, 이반네 식객이 되다 어제 저녁 마음 졸이며 지나온 비포장 길을 다시 나와 북쪽으로 향한다. 도로 상태가 우리나라 같지 않아서 길이 갑자기 안 좋아지곤 한다. 바퀴가 빠지도록 큰, 푹 패인 포트홀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다반사이고 아예 비포장인 도로도 자주 만난다. 다음 목적지인 하바롭스크에서는 이반이라는 러시아친구를 카우치서핑을 통해 알게 되어 그의 집에 묵기로 했었다. 새벽길을 달려 6시반쯤 하바롭스크에 도착했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일단은 우리끼리 하바롭스크를 구경하기로 했다. 하바롭스크는 극동 러시아에서 가장 큰, 인구 130만의 대도시이다. 몇일간 집구경, 사람구경을 거의 못하다가 대도시로 들어오니 신호등과 사람들, 거리의 상점들 등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반가왔다. 커다란 몰과 마트를 보고 들어가보았다. 한국은 밤이건 낮이건 어디서건 차가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전화 한통으로 보험서비스가 출동하기때문에 이제는 사람들이 찾지 않아 구하기 힘들었던 자동차 자키(타이어 교체 등을 위해 차를 드는 도구)와 복스세트(타이어 교체공구)를 여기에서는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탄이 나에게 사고싶은 것들의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직원에게 물어보려고 필요하다고 한다. 11년전 우리는 스페인어권 나라들에서 자주 그림을 그려 의사소통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 그림이 필요한지 의아한 마음에 “구글에서 사진 검색해서 보여주면 되잖아?”라고 되물었더니 깜짝 놀라며 “아! 그러면 되는구나. 굿아이디어~”하며 머쓱해서 도망간다. 직원을 찾아 물어보았더니 다행히 그 역할을 하는 제품이 있다고 한다. 우리 까브리도 들 수 있는지 사용법은 어떤지 이것저것 스마트폰 번역기를 통해 물어보자 직원 두 분이 사용법도 직접 시연해 보이며 알려주신다. 러시아에도 친절한 사람이 있다! 필요한 도구를 기분좋게 구입한 후 중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나니 반가운 이반의 메세지가 와있었다. 이제 일어났다며 집주소를 알려주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완전 올빼미형 인간이었다. 우리는 신이나서 이반네 집으로 향했다. 스탈린 시대 지어진 저층아파트.. "옛날 생각 나네" 이반이 사는 집은 스탈린 시대에 지어진 60여년이 된 저층아파트이다. 단지가 매우 넓어서 똑같은 건물이 많은데다 우리나라처럼 건물에 번호 같은건 없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을 헤메다 겨우 발견했다. 비가 오면 거대한 물웅덩이가 생기는 흙바닥이었지만 그래도 까브리를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건물입구와 집 현관이 항상 잠겨있어 안전하게 느껴졌다. 갈색 고수머리에 흰피부의 서양인 같은 이반은 2층에 혼자 살고 있었다. 맨 안쪽방을 우리가 머물도록 해주었는데 그가 침실로 쓰던 더블베드가 있는 큰방이었다. 그리고 이반은 그 옆에 방겸 복도같은 공간에 컴퓨터와 간이침대같은 것을 놓고 잤는데 우리가 화장실을 가거나 외출하려면 그곳을 지나가야해서 프라이버시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곳이었다. 그후 여러번 아침에 외출하다가 이반이 여자친구와 그 작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조용히 나가려다 눈이 마주쳐 어색하게 모른척한 적이 많았다. 참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었다. 이반네 아파트의 특이한 점은 창이 홑창이고 층고가 매우 높았다. 겨울엔 우리나라보다도 무지무지 추울텐데 괜찮나 싶었다. 겨울에 오지 않아 다행이다. 엘레베이터가 없는 건물이었지만 다행히 2층이어서 걸어오를만 했고 방에는 에어컨도 있어 쉬며 밀린 유튜브 작업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면서 더위에 허덕이던 우리는 더위가 한풀 꺾일 때까지 이 곳에 머물고 싶었다. 원래는 3~4일간 머무르는 예정으로 카우치 요청을 했었는데 혹시 몇 일 더 있어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이반은 시원스럽게 너희 원하는 만큼 있어도 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우리는 기뻐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반네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의 직업은 중고차 부품유통업이라고 한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며 매운 것도 잘 먹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매운 해물탕이며 가끔 시내의 한국식당에 먹으러 간다는 말에 우리는 무척 놀랬다. 매운걸 전혀 못먹을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집에 함께 살며 육개장, 짜장면, 김치찌개 등 여러 가지 한국음식을 이반에게 해주었는데 다 좋아하며 잘 먹었다. 심지어 매운 것은 탄이보다 더 잘 먹었다. 몇일 지나 이반이 감기에 걸려 매우 기운이 없을 때가 있었는데 탄이랑 멀리 큰 마트에서 장을 봐와서 킹크랩과 문어, 새우, 관자 등 여러 해산물을 넣은 해물탕을 해주었다. 이반은 “내 부엌에서 해물탕이 만들어지다니 너무 신기해!”라면서 눈에 생기가 도는 모습에 매우 뿌듯했다. 탄에게 “정말 맛있어. 탄 너는 좋은 쉐프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 여행은 9월이 가장 좋다는 팁까지.. 우리는 이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러시아 여행은 9월이 가장 좋다고 한다. 러시아어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고 배웠는데 발음을 따라하기가 무지무지 어려웠다. 이번 생에 러시아어 발음까지는 힘들 것 같아 미안해 이반... 저녁식사 중에 보드카 이야기가 나왔는데 독한 술을 싫어하는 시로가 유일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루스키 스탠다드’라는 보드카라는 이야기를 했다. 회사 출장으로 모스크바에 갔을 때 얼굴 찡그리며 한잔 억지로 마시다가 “어?”했던것이 보통 40도 넘는 독주는 목이 타들어가 듯이 불편함이 있었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이 마시기 좋은 느낌이었던 기억이 났다. 말이 나온김에 집에 가는 길에 한병 사서 이반네 집에서 다같이 마시기로 했다. 집에 와보니 정전이다. 한국에선 열살 이후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지만 핸드폰 불빛을 손전등처럼 비추니 오히려 분위기 있어 좋았다. 이반이 러시아에서 보드카 마시는 법이라며 안주로 해바라기씨유에 겨자와 소금을 섞어 빵을 찍어 먹어보라고 했다. 작은 보드카 한병으로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 차 타고 세계여행' 365일]은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om/@user-hb5up3dh1o?si=4LHlTLkQKDiU4cLz>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27 15:4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