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전남 고흥의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한센인 원생들과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현직 대통령의 소록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선 기간 아내가 먼저 방문했던 이곳을 함께 찾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존엄을 지켜온 한센인 여러분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센병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며 "오늘 전해주신 말씀을 어떻게 정책에 담을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국가의 손길이 닿지 못한 곳에서 약자를 보살펴온 종교인과 의료인들께도 국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는 모두가 존중받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5-06-25 17:27:1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립 소록도병원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들과 한센인 원생 자치회 분들을 만났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대선 기간 소록도를 방문했던 김혜경 여사가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재명의 굽은 팔'이라는 이 대통령의 저서를 내밀며 서명을 청했고 대통령은 흔쾌히 서명과 사진 촬영에 응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이 많으시다는 말을 듣고 꼭 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시설이 오래됐는데 필요한 것이 많지 않냐"고 의료진과 주민들의 고충을 일일이 물었다. 29년째 소록도를 지키고 있는 오동찬 국립 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은 "비가 새는 별관 지붕이 걱정이었는데, 이번 2차 추경에 노후시설 보수 공사 비용이 편성돼 매우 감사드린다"면서 지난번 대선 기간 "김혜경 여사께서 먼 길을 직접 찾아와 낮고 어두운 곳을 살펴주셔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이날 주민들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에게 자행된 강제격리와 출산금지 등 아픈 역사를 이 대통령께 전했다. 오 의료부장은 "한센병은 1950년대에 처음 치료제가 개발됐고, 1980년대에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한센병 퇴치 목표(인구 1만 명당 1명 이하)에 도달했음에도 여전히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던 김혜경 여사의 약속이 지켜진 것에 깊은 감사를 여러번 표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환우분들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하며 사회적인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애쓴 한센인들의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 국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약자들을 보살펴온 종교인과 의료인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들은 말씀들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지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겠다"며 소록도를 떠났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6-25 14:56:38천형(天刑)을 받고 '이승'을 떠나온 사람들이 전남 녹동항에서 배를 타고 육지와 이별한다. 이승과의 인연을 박탈당한 사람들이 사는 섬, 소록도. 부처님 말씀에 생즉고(生卽苦)라 했다. 이승과 절연한 사람들에게는 이승의 고(苦)가 없을 수 있다. 대신에 이승의 사람들이 붙여준 낙인이 있다. 완치된 경우에는 약을 먹지 않는다. 40년 넘게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한센인'이라고 분류되고 있다. 부모가 환자이지만, 그 사이에서 출생한 자녀들은 환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격리시키면서 '미감아'라고 불렀다. '감염되지 않은' 아이들. 마치 감염되기를 기다리기나 하듯이. 그들을 어떻게 부를 것인가 하는 용어로 설왕설래한다. 나환자면 어떻고 한센인이면 어떤가?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결핵에 걸렸던 사람이 완치 뒤 '결핵인'이라고 지칭되는가? 치질에서 완치된 사람을 '치질인'이라고 호칭하는가? 미셀 푸코(1926~1984)는 ‘구분이 차별의 시작’이라고 했다. 의학적 치료가 완료되면, 원상복귀 되는 게 당연하다. 나처럼 키다리도 홀쭉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세상이다. '다문화'라고 구분하는 용어가 당당하게 행정용어로 고착되는 현실이 장래에 몰고 올 혼란과 위험의 문제가 불을 보듯 뻔하다. 구분이 불필요한 상황에서 세분한 결과를 구체성의 오류라고 한다. 오류를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데에는 다른 저의가 있다. 일정기에도, 군정기에도 그랬다. 인간의 삶이 얼룩지는 흑역사 생성의 이유가 살림살이의 진행과정에서 개입되는 억압과 차별에서 비롯된다. 인류학자는 지독한 경험주의자다. 우리 내부에 축적된 억압과 차별의 관성을 공부할 목적으로, 전남 고흥군에 속해 있고, 국립소록도병원(이하 병원)을 중심으로 직원마을과 환자마을로 구성된 섬에 들어갔다. 15년 전 2주일간 ‘소록도 섬살이’의 신세를 졌다. 환자마을은 7군데에 504명(78.5%), 4개 병동에 138명(21.5%), 총 642명이 살고 있는 속칭 ‘소록도 나환자촌’이다. 병원의 협조와 원생자치회의 허락을 얻어서, 세대 및 병실의 방문과 마을 생활에 대하여 배움의 기회를 가졌다. 병원 규칙에 의해 일반인의 마을 체류는 엄격하게 통제된다. 주민들과의 식사는 가능했으나 취침은 허락되지 않았다. 원생자치회의 총무인 40세의 최씨는 환자 경력을 갖고 있지만, 자치회 산하의 편의점을 경영하는 부인은 환자가 아니고, 둘 사이에 자녀도 있다. 86세인 김씨 부인은 90세의 김씨와 이곳에서 혼인하여 50여년을 건강하게 해로하고 있다. 어린 삼남매와 생이별한 부인은 이곳에서 새 살림을 차렸다. 엎어둔 바가지 속에 번호를 적어 놓고 여성들이 남성을 고르는 혼인 방식이었다. 글 공부를 많이 했던 김씨는 이곳의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단종을 당한 김씨였기에 자녀는 없다. 뒷산으로 다니면서 캐온 약초로 환약을 만들어서 남편을 모시는 부인의 모습은 부부금실을 넘어 공양의 수준이다. 옆집에 거주하는 한씨는 소설을 쓴다. 김씨 부인이 이웃과 나누는 조촐한 다과와 나물이 정겹기 한없었다. 삼남매와의 이별에 대해서 물었다. 녹동나루에서 배를 타는 순간 김씨부인은 모든 것을 잊었고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천형'이란 경험이 과거의 포기가 아니라 미래의 설계를 재촉했던 모양이다. 하늘 차원의 포기가 인간 차원의 그것과는 다를 수밖에. 한센인의 장수율이 높은 이유가 하늘 차원의 포기일까, 나병 치료제 DDS의 영향일까. 나병의 초기 증상은 두 가지다. '마목들었다'는 것이며, 팔꿈치의 피부가 무감각인 상태를 말한다. 주민들의 은어인 '마목'은 무감각의 의미다. '마목'이 든 팔꿈치는 검은 반점이 퍼져 있다. 손등에서 엄지와 검지 사이의 통통한 근육 부분의 은어는 '하꾸'(일본어의 변형으로 생각됨)다. '하꾸'가 약화되는 증상을 보인다. 토속적인 나병 진단법은 팔꿈치에 '마목'이 들었거나 손에 '하꾸'가 없어지는 경우다. 토속 분류에 의하면, ‘물병’, ‘깡병’, ‘혼합’의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물병의 특징은 눈썹이 빠지지만, 깡병은 코와 손가락 등 말단이 문드러지는 특징을 보인다. 깡병의 경우는 출산이 가능하지만, 물병의 경우는 불가능하다. 현재는 치료약인 DDS를 공급하기 때문에,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단히 드물다. 그 전에는 '기름약'이란 대풍자유(大風子油)가 있었다. 그것을 먹으면 속이 뒤집어지고, 주사제로 사용할 경우에는 상당히 뜨거웠다. 기름약을 잔디밭에 뿌리면 잔디가 죽을 정도로 독한 약제였다. “헌 두데기 보수하는데 천이 더 많이 든다”. 이곳의 환자들은 복합적인 통증과 외상의 환자라는 뜻이다. 따라서 전문의사들이 필요한데, “여기는 전문의사가 없고, 모두 학생의사들 뿐이다”라는 불만이 있었다. 환자들은 정부가 파견한 공중보건의를 '학생의사'라고 부른다. 문제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병원에서는 외부의 종합병원들과 협력관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의료진 수급체계상의 문제인데, 의정 갈등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지금, 소록도에서는 어떤 고초를 겪고 있을까? 그러나 간호현장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최상급이다. 간호조무사들이 치료실과 가정을 방문해 환부 치료를 하며, 노령 환자들의 대소변 보기를 도와주고 기저귀를 갈아준다. 손가락이 절단된 노인들에게 밥을 먹이기도 하고, 손톱깎기를 들고 다니면서 노인들의 손톱과 발톱을 정리한다. 주민들은 “자식 다 필요 없다. 우리 간호가 최고여! 간호들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 간호들 정말로 고생하시오”라고 감읍한다. 소록도의 별명은 '찌라도'다. 성서에 나오는 문장 말미의 표현에 '할찌라'라는 술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주민들은 성경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살아간다. 새벽기도는 소록도 살림살이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직원마을에도 교회는 있지만, 그곳에는 새벽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교회는 잠자고 있었는데, 환자마을의 교회는 깨어있다는 얘기다. 노령 환자들에게는 신앙으로 맺어진 자녀가 정기적으로 찾아온다. 이승의 인연은 끊어졌지만, 영적 인연으로 맺은 자식들이 인생의 반려로서 역할한다. 전도사(76세)에 의하면, “소록도의 환자마을은 새벽 3시면 깬다. 한센병은 고치는 병이 아니고, 심신을 깨끗하게 하는 병이다. 찬송과 기도가 스트레스를 토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삶의 고통은 기도와 찬송으로 토해낸다. 소록도 삶의 특성은 “기쁘게, 감사히 살고, 마음의 즐거움이 양약”이란다. 억압과 차별의 외부 낙인을 웃음으로 정화하는 지혜가 포착되었다. 공부할 기회를 주신 소록도 주민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2-06 14:12:3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불교계에 전달한 설 선물이 담긴 상자에 성당과 십자가가 그려져 있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그림을 그린 당사자들은 한센인들 측인 한국한센복지협회장이 ‘편견’이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김인권 회장은 2일 윤 대통령 부부에게 보낸 서신에서 “우리 그림 속 십자가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생긴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소록도에만 살다보니 근처 문화재를 그림에 담은 것뿐인데, 다른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편견으로 보였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김 회장은 “그림 속의 십자가는 외로움을 채우고 버틸 수 있게 하는 우리에겐 걷기 위한 지팡이였고 누군가가 내밀어준 간절한 삶의 손길 같은 것이었다”며 “대통령실에서 찾아와준 분들 덕분에 우리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퍼져나가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건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소외되고 외면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소록도 주민뿐만 아니라 모든 한센인의 간절한 바람은 우리 그림으로 인해 벌어진 모든 분들의 오해가 풀리고 다툼 없는 행복한 설날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윤 대통령 부부가 준비한 설 선물이 담긴 상자에는 국립소록도병원 한센병 환자들이 그린 그림들이 담겨있다. 성당과 십자가, 묵주 등이 그려져 있다. 거기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로 시작되는 한센인 환자의 기도문도 동봉돼있다. 대통령실은 전통주와 소고기육포 등 선물 구성을 밝히면서 불교계에는 아카시아꿀과 표고채로 바꿔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불교계가 음주와 육식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한 것인데, 정작 한 눈에 보이는 선물상자에는 십자가 등이 담긴 그림을 넣고 기도문까지 동봉한 것이다. 불교계 일각에서 종교 편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논란이 일자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나섰다. 이 실장은 전날 황상무 시민사회수석과 함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을 직접 방문해 사과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2-02 11:41:0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전라남도 전통시장을 돌며 지역특산물 구매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데 이어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한센인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여사의 소록도병원 방문에 대해 "서울과 부산의 쪽방촌 어르신을 찾아뵙고 미혼모자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하는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따뜻한 동행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센인 전문 치료·요양기관인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한 김 여사는 치료 병동에서 한센병 뿐 아니라 고혈압, 기력저하 등 기저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을 한명씩 모두 위로했다. 한센인들을 위한 '연필화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분들과도 만난 김 여사는 43년간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돌봤던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와 지난 9월 선종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생활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M 치료실'을 방문,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겼다. 김 여사는 한센인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고 치료하며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 의료진에도 존경과 감사를 표한데 이어, 한센인 입원환자와 의료진을 위해 유자 체험농장에서 만든 유자청을 전달했다. 앞서 김 여사는 소록도병원 방문에 앞서 환자·의료진에 전달할 유자청을 만드는데 직접 참여했고 고흥지역 특산물인 유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유자 체험농장을 찾았다. 이후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을 찾은 김 여사는 수산물·건어물을 비롯한 지역 특산물과 제철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판매 근황을 살피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상인들이 "요즘 너무 안 좋다. 사람들이 잘 나온다"며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토로하자, 김 여사는 "그래서 제가 대신 왔다. 앞으로 많이 파실 수 있도록 제가 서울 가서 홍보 많이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1-07 21:20:46[파이낸셜뉴스] 전남 소록도에서 약 40년 동안 한센병 환자들을 돌봤던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시신이 생전 본인의 뜻에 따라 오스트리아 의대에 기증된다. 인류 위해, 시신마저 의대에 기증한 마가렛 6일(현지시간) 마가렛 간호사의 유족과 지인에 따르면 마가렛 간호사의 시신은 티롤주 주립병원이기도 한 인스부르크 의대 병원에 안치돼 있다. 고인의 주검은 장례 후 이 대학 의학부 해부학실에 기증될 예정이다. 유족 대표이자 마가렛 간호사의 동생인 노베르트 피사렉씨는 최근 지인들에게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 시신을 의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스스로 오래전부터 내비쳤다"라며 "소록도에서 오스트리아로 돌아왔을 때쯤부터다"라고 전했다. 몸 늙어가자, "섬사람에 부담주기 싫다" 조용히 떠났던 그녀 마가렛 간호사가 오스트리아로 귀국한 건 2005년 11월이다. 몸이 늙어 환자들을 돌보기 어려워지자 "섬사람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라며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조용히 소록도를 떠났다고 한다. 의사로 활동하다 은퇴한 노베르트 피사렉씨는 "최근처럼 건강이 악화하기 전에 이미 본인이 뜻을 세워 두신 것"이라며 "마가렛은 삶을 마감한 후에도 자신의 몸이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을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폴란드 태생인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1966년부터 전남 소록도에 격리 수용된 한센인을 돌보며 39년간 봉사했다. 짓무른 손발, 맨손으로 간호하던 '두 명의 여성'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던 한센인들의 짓무른 손발을 맨손으로 소독하고 매일 같이 정성을 다해 돌본 마가렛과 동료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89)의 삶은 두고두고 깊은 감동을 전해줬다. 마리안느도 2005년 마가렛과 함께 오스트리아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증 치매를 앓으며 요양원에서 생활한 마가렛 간호사는 최근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지난달 29일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미사는 7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 티롤주 인스브루크의 한 성당에서 개최된다. 우리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 등 두 간호사에게 국민포장(1972), 대통령 표창(1983), 국민훈장 모란장(1996) 등을 수여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0-06 07:42:21【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마가렛 피사렉님의 숭고한 정신,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일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선종 애도문을 통해 "마가렛님의 숭고한 삶과 참된 봉사 정신을 이어받아 온 세상에 마가렛 정신이 뿌리내리도록 힘써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 있어주시길 바랐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다"면서 "전남도민의 마음을 모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우선 "40여년 동안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셨고 한센인 한 분 한 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며, 진심을 다해 사랑과 나눔을 베풀어 주셨다"면서 "한센인 자녀 보육사업, 의료시설 설립, 한센인 환경개선 모금활동 등 한센인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서도 늘 앞장서주셨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가렛님의 고귀한 정신 덕분에 한센인들은 삶에 위안과 용기를 얻었고, 소록도는 희망과 치유의 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세가 드신 후 소록도에 짐이 될까 우려하며, 이별을 전하는 편지 한 통과 함께 홀연히 고국으로 떠난 마가렛 간호사에 대해 "평생토록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는 인류애를 실천하셨으면서도 편지에서는 도리어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아 감사하다는 말씀으로 마지막까지 깊은 감동을 안겨주셨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마가렛님께서는 지금도 소록도 곳곳에,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따스한 사랑과 울림으로 남아 있다"면서 "전남도는 마가렛님의 숭고한 삶과 참된 봉사 정신을 이어받아 온 세상에 '마가렛 정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써나가겠다"라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10-01 09:35:22소록도에서 40여년간 헌신 봉사한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고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30일 밝혔다. 향년 88세. 마가렛 수녀 간호사는 동료인 마리안느 스퇴거(89)와 함께 한센병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다 지난 2005년 조국 오스트리아로 조용히 귀국해 큰 울림을 줬던 ‘소록도 천사’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감독 윤세영)이 지난 2017년 제작, 개봉돼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고인은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지난 1962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아무 연고도 없는 소록도에 마리안느 수녀와 함께 남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을 돌봤다. 이후 건강이 악화하자 지난 2005년 11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1962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함께 봉사한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 간호사도 이때 함께 조국으로 돌아갔다. 마가렛 수녀는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4∼5년 전부터 단기 치매 증상을 겪기 시작했으나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최근 낙상 사고를 당해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9-30 16:27:03[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3일 전남 고흥군 소록도 등대 등 5개 등대를 등대문화유산으로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지어진 지 50년이 넘어 역사·문화·예술·사회적 가치가 있는 등대를 2006년부터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팔미도등대, 가덕도등대, 호미곶등대, 어청도등대 등 24개가 지정됐다. 이번에 소록도등대 외에 경남 통영시 한산항등표, 전남 신안군 암태도등대, 전남 완도군 어룡도등대, 전남 진도군 하조도등대 등 5개 등대가 추가되며 29개까지 늘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에 추가 지정된 등대들은 건립 당시 시대상과 우리나라 건축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이라며 "지금까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8-03 11:08:0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김춘진 사장(사진)은 16일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열린 '제20회 한센인의 날 및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제10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한센인들의 인권·복지 증진방안과 사회통합 실현방안을 논의했다. 김 사장은 "차별과 편견을 넘어 한센인과 일반인이 하나 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5-16 18: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