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소방본부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투입된 모든 현장 활동 소방대원을 대상으로 긴급 심리 상담 지원·관리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전남소방본부 소속 심리 상담사 11명, 전문 상담사 9명, 임상심리학회 소속 심리 상담사 4명 등 총 24명을 투입해 찾아가는 심리 상담 및 힐링·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선 오는 17일까지 현장 활동 직원 1대 1 상담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심리 상담사의 판단 결과를 종합해 심리 안정을 지원한다. 심리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심리 안정 휴가를 권장하고 2월 28일까지 전남 마음건강치유센터, 완도해양치유센터 등과 협업해 전문 힐링·치유에 나선다. 또 심리적 문제로 일상생활 유지에 어려움을 느낄 만큼 위기 직원으로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치료 연계 및 치료비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상담과 사후 모니터링을 펼친다. 전남소방본부에서 경력 채용한 심리 상담사 11명은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당시 유가족을 대상으로 심리 지원을 펼치는 등 마지막까지 유가족을 지켰다. 또 사고 현장에 직접 투입돼 현장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수시로 살피며 동료 상담사 역할을 했다. 이병산 전남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은 "사고 현장에서 활동한 소방공무원의 심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1-09 09:04:0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119구급대원 폭행 피해 사건을 지연 처리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119 구급대원의 보호 대책 이행을 촉구하는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의 기자회견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소방청이 119 구급대원 폭행 피해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울산에서 불거진 119구급대원 폭행 피해 사건을 사례로 제시했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2월 한 119구급대원이 폭행 피해를 당했지만 이를 담당하는 소방특별사법경찰이 1년 2개월간 아무런 조치나 지원 없이 사건을 방치하다가 최근에서야 가해자를 검찰에 송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조는 "폭행 피해자인 구급대원에게 (특별사법경찰이) 찾아와 내부적으로만 조용히 해결하자 하는 등 울산소방본부의 권한을 남용하며 소방청 지침을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소방청은 올해 3월 폭행으로부터 안전한 구급대원의 현장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고, 피해 구급대원에게는 법률 자문과 소송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근절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특히 피해 구급대원에 대해서는 심리 치유 및 치료 지원을 철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따라서 노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울산소방본부장 및 소방특사경 업무 관련자의 엄중 문책도 함께 요구했다. 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 최영재 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급대원으로부터 형사 고소당한 특사경 업무 관련자가 승진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울산소방본부장 및 소방특사경의 권한 남용 또는 소방청 지침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따져 물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울산소방본부는 특사경 업무 관련자의 경우 현재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내부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폭행 피해를 당한 119구급대원에 대해서는 업무 강도가 낮은 부서로 전보하고 전문 상담사의 심리 상담도 2회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발생한 119구급대원 폭행 피해 사건 18건에 대해서는 17건을 처리 완료했으며 가해자들은 징역형과 벌금형 등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노조가 공개한 최근 3년간 전국 구급대원 폭행 피해 현황에 따르면 2021년 248건, 2022년 287건, 2023년 245건 등 총 780건이 발생했으며, 울산에서는 1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7-05 11:16:54[파이낸셜뉴스] 소방 구급대원으로 20년 동안 일하며 수많은 인명을 구한 40대 여성이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전남대병원에서 김소영(45)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6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사 상태가 됐다. 평소 장기기증을 희망해 왔던 김씨의 뜻을 지키고자 가족은 고인의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 심장·폐장·간장·신장(좌우)을 기증해 5명의 환자를 살렸다 광주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씨는 활발한 성격에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구급대원으로서 자부심이 컸고, 화재와 구조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동료 소방 직원들을 돕고자 심리상담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논문 과정에 있었다. 김씨는 응급 구급대원이 심정지 된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리면 받을 수 있는 '하트 세이버'를 5개나 탄 우수 구급대원이었으며, 각종 재난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구조 활동에 임해 전라남도의사회에서 표창장도 받았다. 김씨는 같은 소방관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들과 딸을 뒀고, 바쁜 업무 속에서도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엄마이자 아내였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20년이 넘게 구급대원으로서 수많은 생명을 살린 김소영님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뇌사 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린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런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사회 곳곳에 희망의 씨앗으로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9 05:16:30【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고립된 구조대원 2명이 끝내 숨진채 발견됐다. 순직한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8) 소방교와 박모(36) 소방사다. 경북소방본부는 1일 오전 4시 14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 숨진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1분께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또 다른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거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시신 위에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두 사람 모두 맨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DNA 검사를 한 뒤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화재는 1월 31일 오후 7시 47분께 발생했다. 최초 발화는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 건물이 붕괴했으며, 소방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대형 화재로 확산했다. 큰 불길은 1일 오전 0시 20분께 잡혔다.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 5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북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 장비 47대와 331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이 난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숨진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 각각 임용됐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탈출 직전 화염이 급격히 확산하자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유가족은 인근 마을회관에서 심리상담 지원팀과 대기 중이다. 소방청 주관 아래 공식 장례 절차로 치러질 예정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02-01 08:16:14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구조대원 2명이 모두 안타깝게 숨진채 발견됐다. 순직한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8) 소방교와 박모(36) 소방사다.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임용됐다. 경북도소방본부는 1일 오전 4시 14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가 숨진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1분께는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또 다른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거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시신 위에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두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DNA 검사를 한 뒤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탈출 직전 화염이 급격히 확산하자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소방 당국은 계단실 주변 바닥층이 무너진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색 과정에서도 건물 일부가 한 차례 붕괴하는 탓에 대원들이 긴급 탈출 후 안전 점검을 실시한 뒤에야 재진입해야 했다. 불이 난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천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유가족은 인근 마을회관에서 심리상담 지원팀과 대기 중이다. 소방청 주관 아래 공식적인 장례 절차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발생했다. 최초 발화는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 5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북도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 장비 47대와 331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4-02-01 07:59:55[파이낸셜뉴스]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구조대원 2명이 모두 숨진채 발견됐다. 순직한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8) 소방교와 박모(36) 소방사다. 경북도소방본부는 1일 오전 4시 14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가 숨진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또 이날 오전 1시 1분께는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 또 다른 구조대원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시신 위에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인근 마을회관에서 심리상담 지원팀과 대기 중이다. 소방청 주관 아래 공식적인 장례 절차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발화는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서 건물이 붕괴했으며, 소방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대형 화재로 확산했다. 큰 불길은 이날 0시 20분께 잡혔다. 경북도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 장비 47대와 331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이 난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천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01 05:38:47[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소방동료상담소(소담센터)가 2023년 소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전문 상담과 심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해 총 5529건의 이용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9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담센터는 소방공무원으로 채용된 심리상담사들이 직접 동료 대원들을 상담하는 기관으로, 2020년 전국 최초로 남양주시에 문을 열었다. 센터의 주요 상담 및 심신건강 프로그램으로는 △전문 상담 △심신건강 증진 힐링프로그램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및 자살예방 마음건강교육 등이 있다. 지난해부터 전문상담 체계 구축을 위해 상담 인력 전원을 심리상담 분야 경력채용자로 구성했으며, 소방청 자료를 토대로 마음건강 취약 대상을 선별해 운영한 결과 전문상담이 319건으로 2022년(155건) 대비 105% 증가했다. 또한 소방공무원의 수요가 높은 새롭고 다양한 심신건강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시행한 결과,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383명이 참여한 프로그램 이용 설문조사에서 '매우 만족' 300명(79%), '만족' 74명(19%)으로 98%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내담자와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답답함과 스트레스가 해소되어 정말 좋았다' '나뿐만 아니라 배우자까지 함께 상담받으면서 가정 분위기가 많이 개선됐다' '한 번 상담을 받아보니 이제 힘들 때 소담센터가 자동으로 떠오를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소담센터는 상담사들이 전문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고 증상별 치유실 구축·트라우마 치료(EMDR) 장비를 도입해 외부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도 소담센터 내에서 자체적으로 전문 치유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또 소방공무원 근무 특성을 반영해 18시 이후와 주말에도 상시 상담이 가능하도록 운영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올해 소방공무원 생애주기별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임용부터 퇴직까지의 전(全) 생애적 과정 중 필요한 심리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또한 원거리 소방관서 직원들의 접근성 향상과 참여기회 확대를 위해 권역별 거점 힐링센터 확보도 추진할 예정이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1-09 09:55:20[파이낸셜뉴스] 소방공무원의 마음돌봄을 전문으로 하는 '소방전문상담' 대학원 석사과정이 올해 처음으로 개설됐다. 소방청은 소방공무원의 마음돌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동료상담사 양성을 위해 김천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일반대학원 '소방전문상담' 석사과정을 개설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소방청은 소방공무원의 심리적 안정과 마음건강 회복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외부 심리상담 전문가가 각 소방서와 119안전센터를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 중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심리상담 전문가에 의해 이뤄지는 공식적인 상담 활동은 고위험군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대응 조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소방청은 소방의 직무특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료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상담을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 '동료상담사' 양성을 모색해 왔다. 동료상담사는 상담자와 같은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상호 신뢰관계 형성이 보다 쉽고, 마음건강 고위험군 조기 발견 및 행정적 개입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33명의 동료상담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은 심리상담분야 경력채용으로 임용된 소방공무원이다. 소방청은 여기에 더해 현직 소방공무원을 상담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한국상담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방 심리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 연구지원에 뜻을 모아왔다. 이후 김천대과 업무협약을 통해 일반대학원에 소방상담관련 전문교육과 상담실습으로 구성된 소방전문상담 석사과정을 개설하게 됐다. 올해 3월 소방청 및 6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선발된 16명이 입학하고, 이들은 2년간의 학업과 수련 과정을 거쳐 2026년부터 전문적 능력과 자격을 갖춘 동료상담사로 활동하게 된다. 동료상담사는 국내외 재난발생시 즉각 파견돼, 현장대원들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긴급 심리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현장대원의 정신적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국민안전이 보다 견고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1-05 09:12:26[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이 참사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소방 인력에 대한 정신건강 지원 체계를 확대·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소방관들 사이에선 최근 참사 대응 부실과 진상규명을 위한 경찰수사가 소방당국으로 향하면서 오로지 생명을 구하는데만 진력했음에도 오히려 책임 추궁의 주체로 지목되는 데 대한 답답함과 억울함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소방관 한 해 3000명, PTSD 겪는다 11일 소방청의 '2021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5만3980명 중 3093명(5.7%)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후유증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빈도가 높아 즉각적인 관리가 필요한 인력도 2390명(4.4%)에 달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119구급대원 등이 극심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면서 일선 현장에선 대대적인 정신건강 관리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관들은 각종 긴급 재난 현장에 대한 잦은 출동 등으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심각한 정신건강 적신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권영준 소방노조 서울소방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의 소방의 날 60주년 기자회견에 참여해 "사력을 다해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며 "서울 소방관 7000여명 중 119구급대원은 1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동건수로 인해 근무가 들어오면 밥 먹고 차 마실 시간도 없다. 인력 확충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최근 이태원 참사 현장을 지휘한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경찰에 입건되면서 소방관 사회에선 하소연을 넘어 박탈감에 의한 분노마저 들끓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은 최 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119구급대원으로 소개한 한 누리꾼은 "구급대원 갈아서 조직 유지하면서 대우는 X차반"이라며 "구급대원에게만 만능을 원한다"고 분개했다. 김주형 전공노 소방본부장도 지난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최 서장은) 사건 발생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고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며 "이걸 입건하면,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임무인지 정말(모르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소방관 정신건강 지원 체계 확립 절실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현장 소방 인력에 대한 마음건강 관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방청은 지난 8일 기준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들 중 94.1%(1033명)에 대한 긴급 심리지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리상담 인력이 부족한 탓에 소방관들에 대한 장기적 정신건강 지원은 요원한 상태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248개 소방서 중 심리상담사는 84명으로 평균 소방서 3개소 당 1명의 상담사가 배치돼 있지만 상담사 1인당 소방관 768명을 담당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인해 지속적인 상담업무 관리가 거의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소방노조는 "사회는 대형화, 복잡화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는 이번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사회 안전 인력에 대한 시급한 확충과 함께, 소방관의 마음을 치유할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소방청은 내년도 찾아가는 상담실 전문 상담 인력을 증원하고, 마음건강 상담·검사 진료비 등 예산을 증액 편성해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2-11-10 15:57:22"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계속 들려요. 못 자겠어요." 이태원 참사에서 살아남은 김모씨(21)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 29일 밤 그는 이태원역 좁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넘어지자 누군가의 손길로 간신히 참사를 모면했다. 김씨는 "'아프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아직도 들린다"며 "절룩이는 발을 이끌고 분향소를 찾았는데, 내가 구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건 이후 제대로 잠에 들지 못해 남자친구 집에서 기거 중이다.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현장의 여파로 수많은 시민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참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부상자와 현장 구조를 했던 시민들은 죄책감에 고통받고 있으며, 참사 당시 시민의 안전을 책임졌던 소방·경찰 관계자들까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심리상담지원센터를 설치해 이들의 트라우마 회복을 돕고 있다. ■트라우마로 남은 그날의 악몽 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참사가 일어난 '죽음의 골목'을 직접 목격한 사람만 수천명에 달한다. 이태원역 인근으로 실려 나온 심정지 사상자들을 본 사람들까지 따지면 목격자가 수만명에 이른다. 부상자들은 죽음의 공포를 느껴야 했고, 지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동시에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전대미문의 참혹한 현장을 목격해야 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CPR에 참여한 시민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40대 중반의 김모씨는 사람들을 도로로 옮겨 CPR을 실시했다. 10명 정도 CPR을 실시했으나 단 한 명만 살아남았다. 김씨는 "차가운 아스팔트 도로에 고인들을 남기고 왔다는 사실이 너무 참담하고 죄송스러웠다"며 "CPR을 하면서 시신을 마주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아무도 돕지 않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소방, 경찰 등 당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던 공직자들에게도 트라우마는 남아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구급지원에 나섰던 A씨는 "구급대원 생활을 하며 극단적인 상황을 많이 봤으나 이 같은 참사는 처음"이라며 "코스프레를 한 시민들이 떠나는 친구를 목놓아 부르짖는 장면이 계속 생각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심리상담소 운영 정부는 녹사평역 합동분향소에 심리지원상담소를 설치해 시민의 정신건강을 어루만질 방침이다. 이날 오전 10시 한 노인이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해 심리상담 절차를 물어봤다. 그는 "20대 손자가 사고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심리지원상담소 관계자는 "어제 8명이 이곳을 방문해 심리상담을 받았다"며 "사연을 듣고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피해자라면 가까운 병원과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마음 안정방법 등 간단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에서는 일반 국민도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는 만큼 당분간 SNS 활동 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성명을 발표해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여과 없이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런 행위는 2,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동규 기자
2022-11-01 18: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