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아, 일 하다 말면 누굴 망해놀 속셈이냐. 이 대가릴 까놀 자식?” 우리 장인님은 약이 오르면 이렇게 손버릇이 아주 못됐다. 또 사위에게 이 자식 저 자식 하는 이놈의 장인님은 어디 있느냐.』(김유정 ‘봄봄’ 중에서) 『“닭 죽은 건 염려마라. 내 안 이를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둥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깃한 그 내움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듯이 왼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김유정 ‘동백꽃’ 중에서) 지난 24일 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가르는 KTX 특별객차 내에서는 시인 이상(1910∼1937)과 함께 한국문학의 천재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김유정(1908∼1937)의 대표작품을 낭낭한 목소리로 낭독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졌다. 교보문고와 KTX관광레저㈜가 마련한 ‘유명 저자와 함께 떠나는 문학 기차여행’에 몸을 실은 110명의 교보북클럽 회원들은 35도를 오르내리는 수은주에도 아랑곳 없이 ‘지식의 음식’인 책의 향기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특히 신화학자이자 소설가인 이윤기씨(58)의 감칠맛 나는 낭랑한 육성이 차내 방송을 통해 객차에 울려퍼지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나왔다. “좋은 작품을 쓰려면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세요.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우리의 목적지인 김유정역에 도착할 때까지 작은 도시 춘천이 배출한 걸출한 작가 이외수, 최승호, 전상국, 오정희, 최수철, 그리고 한국문학이 배출한 천재작가 김유정의 작품을 떠올려보세요.” 두 시간 가까이 객차 내에 마련한 이벤트칸에는 1930년대에 폐결핵으로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李箱)과 ‘천재작가’ 김유정(金裕貞)에 대한 특강과 함께 퀴즈대회가 열렸다. 이상이 대단히 한국적이면서도 대단히 서구적인 세계화된 시인이라면, 김유정은 강원도의 정선아리랑을 들려주는 것 같은 너무나 토속적인 작가라는 게 이윤기씨의 촌평이다. “‘산도 끝나고 물도 끝났네/길이 없는줄 알았더니/버드나무 끝 또하나 마을이 있었네.’라는 중국의 한시가 있어요. 이처럼 자기만의 생각을 펼치면 ‘글마을’이 탄생합니다. 앞으로는 연두색은 녹두인절미색, 파란색은 동해바다색, 노란색은 유채꽃밭색으로 인식해보세요. 그러면 여러분도 문학의 세계와 진정으로 합류할 수 있지요.” 소설가 이윤기씨의 열띤 강의를 들으며 어느덧 김유정역에 도착했다. 강촌과 남춘천 사이에 자리 잡은 김유정역은 지난해 12월 철도청에서 한 인물의 이름을 딴 국내 최초의 역이 되었다. 김유정역에서 200m를 걸어 실레마을로 들어서면 김유정문학촌이 나타난다. 김유정문학관이 아니라 김유정문학촌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배경에는 작가 김유정과 그가 나고 자란 신동면 실레마을이 실제 상황과 고스란히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꽃’의 무대인 금병산 기슭, ‘봄봄’의 모델이 된 실존인물 김봉필의 집, ‘산골 나그네’의 덕돌네 주막과 물레방아, ‘만무방’의 노름터 등을 직접 거닐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김유정의 작품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우직하고 순박하며, 어쩌면 바보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사건의 의외적인 전개와 엉뚱한 반전, 남편있는 여인이 시골주막으로 돌아다니며 술과 몸을 파는 들병이가 되거나 노름꾼들의 사뭇 어이 없는 순박한 삶이 구수한 토속어로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김유정은 천재작가 답게 이곳 실레 마을의 자연, 또 여기에 딱 어울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마치 여유작작한 구경꾼처럼 그들의 입담 그대로 에누리없이 옮겨놓고 있는 것이다. 일행은 천재작가의 작품배경을 뒤로 하고 버스로 남이섬 선착장으로 이동, 10분 가량 배를 타고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남이섬에 당도했다. 청춘남녀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남이섬은 빼곡히 들어선 나무들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문화마을로 다가왔다. 최정희씨는 “창 밖으로 보이는 백일홍, 해바라기 하며 고추잠자리가 잠깐이나마 유년기 시절의 추억으로 이끌어 너무나 행복한 문학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문학 기차 여행’은 30일 소설가 정찬주씨와 함께 ‘정선 아리랑’의 고장 강원도 정선을 찾고, 오는 8월7일엔 가수 겸 소설가 이적씨와 함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강원도 봉평으로 떠난다. 참가비는 5만∼7만원으로 교보북클럽 회원인 경우 50%의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02)397-3432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2005-07-27 13:31:50[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기술'의 바람은 모두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분야에서도 AI가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내고 있지만, 새로운 문제 역시 직면한 상황이다.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화의 시대: AX 생존전략'를 주제로 개최한 제16회 퓨처ICT포럼에서 박지원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 디자인 시니어 디렉터는 "AI 기술 혁신으로 고객들에게 편리한 쇼핑과 소상공인들의 성장기회,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까지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시니어 디렉터는 이러한 변화에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불확실한 투자 수익률이라는 과제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데이터 학습과 테스트가 필요하고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며 "이제 쿠팡은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AI가 대중들이 소비하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연구소 소장은 "AI를 통한 초개인화된 콘텐츠 추천과 함께 각종 콘텐츠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제작 효율성 증대가 큰 수혜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의 재도약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국내에서 기술의 높은 투자 비용 대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노동집약적인 콘텐츠 산업 특성상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 이용자들의 불신 증대와 같은 문제점도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노 소장은 "한국의 콘텐츠 잠재력을 바탕으로 미디어 콘텐츠 분야 AI 활용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진흥 위주의 자율 규제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소비자들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배달 서비스 시장과 독서 분야에서의 AI 활용 혁신 방안이 소개됐다. 먼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가게를 추천하고 라이더들의 배달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윤창근 우아한형제들 AI실 실장은 "미래에는 AI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 로봇 배달을 통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리뷰 분석에 AI를 활용하는 등 소상공인의 사업 성장을 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기본 요구를 해결하고, 과거 패턴 분석을 통해 저녁 메뉴까지 추천해주는 초개인화된 맞춤형 경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은혜 밀리의서재 AI서비스 본부장은 "밀리의서재가 AI 기술을 활용해 독서 전반의 과정을 혁신하고,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페르소나 챗봇'은 작가나 주인공의 인격을 부여하여 독자와의 대화형 독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독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밀리의 서재가 올해 정식 출시할 예정인 'AI 도파밍(도파민+파밍)은 대화형 독서 서비스로, 독서 전 추천부터 책을 읽으며 질문하고 답변을 찾는 양방향 독서, 독서 후 인사이트 기록까지 독서 경험 전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방 본부장은 "복합적 문제 해결 능력과 이야기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AI 시대에도 독서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5-06-26 15:42:50‘미녀는 괴로워'(2006),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신과 함께' 시리즈(2017~2018) 등 무려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내놓은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사진)가 또 한 번 야심찬 도전에 나섰다. 그가 선택한 프로젝트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돌파한 동명 웹소설 원작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제작비만 300억원에 달하는 이 영화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5년이 걸린 대작이다. 그러나 원 대표는 요즘 속이 바짝 탄다. 그는 "5~6년 전 기획할 당시만 해도 여름 블록버스터가 극장가를 주도했다. '신과 함께2'의 경우 개봉 5일 만에 600만명을 모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산업적인 혁신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어렵다"고 짚었다. 실제로 올해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 '야당'이 338만명, '미션 임파서블8'이 339만명을 모으는데 그칠 정도로, 영화산업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원작팬 쓴소리...실관람객평이 더 좋아 소설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 현실이 되는 '전독시'는 본편만 551화. 외전까지 포함하면 3000화를 넘는 방대한 원작의 초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각색했다. 웹툰 연재 전이라 콘셉트 아트와 크리처 디자인은 아예 새롭게 했다. 개봉 직후 '신과 함께' 개봉 당시처럼 원작 팬의 쓴소리가 직격탄처럼 쏟아졌다. 반면 일반 관객들은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포털사이트 기준 네티즌 평점보다 실관람객 평점이 높다. 원 대표는 "'전독시'는 '신과 함께'보다 분량이 열 배는 더 길다"며 "관객을 2시간 안에 설득하려면 각색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는 '파트 1'이라 생각하고,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명하면서도 한 편의 이야기로서 완결성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그가 '전독시'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두 가지다. 국내엔 성자물이나 회귀물 같은 판타지 블록버스터 자체가 없다는 게 끌렸다. 주인공 '김독자'가 이야기 속에 들어가 결말을 바꾼다는 설정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기존 이야기를 소비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스스로 결말을 만드는 주체가 되는 구조가 참 매력적이었다"며 "누가 먼저 영화화할까 봐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는 "'신과 함께'의 정성진 엠83 대표에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피와 뼈를 갈아 넣겠다고 하더라"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제작진의 열정을 언급했다. '전독시'는 총 러닝타임 117분 중 약 90%인 1300여 컷이 시각효과(VFX)로 구성됐다. 게임 형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기술적 실험에 나섰다. 코인을 모아 무기를 사고, 괴물과 싸우는 액션 장면은 실제 인물이 게임 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그러나 배경은 지하철 3호선 라인이라는 친숙한 공간이라 현실감도 놓치지 않는다. '전독시'는 새로운 시도에 걸맞게 캐스팅도 젊다. 원 대표는 "보통 이런 대작은 4050세대 톱스타를 캐스팅하지만, 이번엔 2030 중심으로 가되, 글로벌 인지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로 입지를 다진 안효섭, 아시아 전역에 팬을 보유한 이민호, 그리고 블랙핑크 지수가 대표적이다. 해외 매출이 따라주면 국내에서 600만명 가량 들어야 하는 손익분기점도 낮아진다. 실제로 영화는 대만에서 '파묘'를 뛰어넘는 오프닝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북미와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도 개봉을 앞뒀다. 2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되는 싱가포르 프로모션에는 안효섭, 이민호가 직접 참여한다. ■CG 퀄리티 아쉬워… 제작비 한계 원 대표는 "'전독시'는 철저히 오락 영화"라며 "원작의 만능키인 김독자가 시나리오(미션)를 클리어하는 쾌감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는 결말을 쓰겠다는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 감정이 영화에 깔려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시각 효과와 장르적 시도가 관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길 바랐다는 것이다. 게임 기업 스마일게이트의 첫 영화 투자·제작작이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을 묻자 원 대표는 "CG의 퀄리티에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고 답했다. 이어 "게임업계에선 1000억원 이상 제작비를 투입하는 게 드물지 않다. 반면 한국영화 수익 구조로는 글로벌 수준의 퀄리티를 맞추기 위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할리우드의 기술 총집합이라 불리는 '아바타3-재와 벌'의 일부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제작비는 한화로 약 3447억원. '전독시'의 약 11.5배다. 원 대표는 "관객은 전 세계 콘텐츠를 같은 눈높이에서 본다. 한국 영화라고 '한 수 접고' 보지 않는다. 한국 블록버스터의 글로벌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말 불리한 게임이다. 이 격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영화계 선후배들이 개봉을 앞둔 그에게 "형이 국가대표"라며 응원을 보낸 것은 단지 영화 한 편의 성공을 바라는 게 아닐 것이다. 극중 김독자 일행이 괴물과 맞서는 마지막 역이 충무로역인 것도 마찬가지. 김독자가 혼자가 아닌 여럿이 살아남는 희망을 꿈꾸듯, 원 대표 역시 한국영화 위기 속에서 희망을 꿈꾼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28 18:29:59[파이낸셜뉴스] '미녀는 괴로워'(2006),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신과 함께' 시리즈(2017~2018) 등 무려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내놓은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가 또 한 번 야심찬 도전에 나섰다. 그가 선택한 프로젝트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돌파한 동명 웹소설 원작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제작비만 300억원에 달하는 이 영화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5년이 걸린 대작이다. 그러나 원 대표는 요즘 속이 바짝 탄다. 그는 "5~6년 전 기획할 당시만 해도 여름 블록버스터가 극장가를 주도했다. '신과 함께2'의 경우 개봉 5일 만에 600만명을 모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산업적인 혁신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어렵다"고 짚었다. 실제로 올해 가장 흥행한 한국영화 '야당'이 338만명, '미션 임파서블8'이 339만명을 모으는데 그칠 정도로, 영화산업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원작팬 쓴소리...실관람객평이 더 좋아 소설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 현실이 되는 '전독시'는 본편만 551화. 외전까지 포함하면 3000화를 넘는 방대한 원작의 초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각색했다. 웹툰 연재 전이라 콘셉트 아트와 크리처 디자인은 아예 새롭게 했다. 개봉 직후 '신과 함께' 개봉 당시처럼 원작 팬의 쓴소리가 직격탄처럼 쏟아졌다. 반면 일반 관객들은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포털사이트 기준 네티즌 평점보다 실관람객 평점이 높다. 원 대표는 "'전독시'는 '신과 함께'보다 분량이 열 배는 더 길다"며 "관객을 2시간 안에 설득하려면 각색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는 '파트 1'이라 생각하고,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명하면서도 한 편의 이야기로서 완결성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그가 '전독시'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두 가지다. 국내엔 성자물이나 회귀물 같은 판타지 블록버스터 자체가 없다는 게 끌렸다. 주인공 '김독자'가 이야기 속에 들어가 결말을 바꾼다는 설정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기존 이야기를 소비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스스로 결말을 만드는 주체가 되는 구조가 참 매력적이었다"며 "누가 먼저 영화화할까 봐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는 "'신과 함께'의 정성진 엠83 대표에게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피와 뼈를 갈아 넣겠다고 하더라"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제작진의 열정을 언급했다. '전독시'는 총 러닝타임 117분 중 약 90%인 1300여 컷이 시각효과(VFX)로 구성됐다. 게임 형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기술적 실험에 나섰다. 코인을 모아 무기를 사고, 괴물과 싸우는 액션 장면은 실제 인물이 게임 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그러나 배경은 지하철 3호선 라인이라는 친숙한 공간이라 현실감도 놓치지 않는다. '전독시'는 새로운 시도에 걸맞게 캐스팅도 젊다. 원 대표는 "보통 이런 대작은 4050세대 톱스타를 캐스팅하지만, 이번엔 2030 중심으로 가되, 글로벌 인지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로 입지를 다진 안효섭, 아시아 전역에 팬을 보유한 이민호, 그리고 블랙핑크 지수가 대표적이다. 해외 매출이 따라주면 국내에서 600만명 가량 들어야 하는 손익분기점도 낮아진다. 실제로 영화는 대만에서 '파묘'를 뛰어넘는 오프닝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북미와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도 개봉을 앞뒀다. 2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되는 싱가포르 프로모션에는 안효섭, 이민호가 직접 참여한다. ■CG 퀄리티 아쉬워...제작비 한계 원 대표는 "'전독시'는 철저히 오락 영화"라며 "원작의 만능키인 김독자가 시나리오(미션)를 클리어하는 쾌감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는 결말을 쓰겠다는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 감정이 영화에 깔려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시각 효과와 장르적 시도가 관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길 바랐다는 것이다. 게임 기업 스마일게이트의 첫 영화 투자·제작작이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을 묻자 원 대표는 "CG의 퀄리티에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고 답했다. 이어 "게임업계에선 1000억원 이상 제작비를 투입하는 게 드물지 않다. 반면 한국영화 수익 구조로는 글로벌 수준의 퀄리티를 맞추기 위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할리우드의 기술 총집합이라 불리는 '아바타3-재와 벌'의 일부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제작비는 한화로 약 3447억원. '전독시'의 약 11.5배다. 원 대표는 "관객은 전 세계 콘텐츠를 같은 눈높이에서 본다. 한국 영화라고 '한 수 접고' 보지 않는다. 한국 블록버스터의 글로벌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말 불리한 게임이다. 이 격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영화계 선후배들이 개봉을 앞둔 그에게 "형이 국가대표"라며 응원을 보낸 것은 단지 영화 한 편의 성공을 바라는 게 아닐 것이다. 극중 김독자 일행이 괴물과 맞서는 마지막 역이 충무로역인 것도 마찬가지. 김독자가 혼자가 아닌 여럿이 살아남는 희망을 꿈꾸듯, 원 대표 역시 한국영화 위기 속에서 희망을 꿈꾼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28 10:29:33[파이낸셜뉴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국내와 같은날 개봉한 대만에서 '신과 함께-죄와 벌'(2017)과 '파묘'(2024)의 흥행성적을 훌쩍 뛰어 넘었다. '전독시'는 지난 23일 개봉해 국내에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독시'는 25~27일 42만7357명, 누적 관객수 62만7885명을 동원했다. 같은 날인 지난 23일 오후 7시 대만에서 개봉한 '전독시'는 '신과함께-죄와 벌' '파묘'의 오프닝 스코어를 돌파했다. 특히 종전 최고 기록인 '파묘'의 개봉일 수익을 넘어서며 2021년 이후 대만 지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개봉일 기준 최고 수익을 거뒀다. 국내에서는 원작의 충성팬들이 지나친 각색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오히려 원작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는 일반 관객들은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CGV 홈페이지의 실관람평을 살펴보면 "원작이 있는줄 모르고 그냥봤는데 이건 모 아니면 도 이겠다... 나는 재밌다기보다 신선했다" "생각보다 재밌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다. 다음편도 기대" "원작 1도 모르고 갔는데 볼거리 있고 재밌게 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짧게 마무리돼 아쉽긴하지만 2편이 빨리 나와서 다음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원작을 보지 않았던 저는 나쁘지 않게 봤다. 원작을 재밌게 봤던 남편은 조금 아쉬워했다." 등 원작의 충성팬들과 일반 관객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원작자인 싱숑 작가는 "원작과 영화의 메시지는 그 궤적이 다르다"며 "굳이 표현하자면 원작은 ‘이야기’ 또는 ‘읽기’ 자체에 관한 이야기이고, 텍스트로만 구현 가능한 지점들을 적극 활용하다 보니 영화로 만들었을 때 다소 난감한 지점들이 있다"고 비교했다. "아마 제작 당시 그 점을 고려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웹소설 원작에서 다룬 주제 대신 2시간 안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화는 원작에 대한 재해석인 만큼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김독자가 ‘멸살법’의 유중혁을 응원하듯, 비슷한 마음으로 저도 이 영화를 응원하고 있다"며 "미리 원작을 읽어 주신 독자들께는 색다른 시선으로 ‘전독시’를 다시 읽는 경험으로, 또 처음 이 세계관을 접하는 관객들께는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적 경험으로 이 영화가 기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독시'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28 08:02:11[파이낸셜뉴스] 배우 안효섭이 한국의 슈퍼 IP중 하나인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스크린 데뷔한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전독시'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판타지 액션영화다. 안효섭은 평범한 직장인 김독자를 연기했다. 안효섭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유중혁을 연기한 이민호에 대해 "10대 시절 자신의 연예인이자 영웅이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 가 그곳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형이 스스럼없이 마치 어제 본 사이처럼 '밥먹었어' 하면서 다가와줘서 매우 편했다"며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형이 출연한 작품을 봤기에 내겐 연예인이나 다름 없었다. 마치 극중 독자에게 유중혁이 그렇듯, 내겐 연예인이고 아이돌, 영웅이라서 연기할 때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고 돌이켰다. 극중 안효섭은 유중혁 혼자만 살아남는 소설의 결말에 실망하고, 소설과 다른 자기만의 결말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목소리 연기로 글로벌 인기 안효섭은 최근 글로벌 인기를 구가 중인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보이그룹 사자보이스의 '진우' 목소리를 연기했다. 영어 목소리 연기를 했지만 한국어 더빙엔 참여하진 않았다. 이날 이유를 묻자 그는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하며 "대본을 읽고 진우 캐릭터가 너무 멋져서 더빙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SNS에 안효섭이 진우의 노래를 커버하는 영상이 올라오자 JYP 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인 그의 노래 솜씨에 "연습생으로 끝내기엔 아깝다"며 아쉬워하는 팬들의 댓글이 달렸다. 안효섭은 "노래는 취미로 두는게 낫겠다고 판단됐다"며 "노래와 연기 둘 중 하나에 집중해 잘하고 싶었다. 영화배우는 어릴 적부터 꾼 꿈이었다. 이번에 스크린에서 내 얼굴을 보니 부담스러웠지만 동시에 꿈을 이뤄 기뻤다"며 미소를 지었다. 내성적 성향인 그는 이날 연기에 진지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18 10:48:04[파이낸셜뉴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해외 113개국 선판매를 달성하며 글로벌 흥행에 청신호를 밝혔다. 17일 롯데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전독시'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 113개국에 선판매 됐다. 특히 한국 영화 개봉 사례가 드문 독일에서도 극장 개봉을 앞뒀다. 오는 23일 대만 지역을 시작으로 30일 인도네시아, 31일 홍콩·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호주·뉴질랜드에 이어 8월 1일 미국·캐나다·베트남, 8월 5일 캄보디아, 8월 6일 필리핀 등 세계 각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도 개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개봉하는 '전독시'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판타지 액션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17 08:38:38[파이낸셜뉴스] 이것은 게임인가, 영화인가. 영화 관람인가, 체험인가. 누적 조회수 2억뷰 이상을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이 원작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한마디로 딱 규정하기 힘든 영화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퇴근하던 어느 오후,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속 세계가 현실이 되는데, 그 현실이 마치 SF 판타지 액션 게임 속 세상과 같기 때문이다. 우주 어딘가에 전지적 존재가 있고, 그들이 마치 게임 캐릭터처럼 귀엽지만 심술 맞은 도깨비를 시켜 인간들에게 오징어게임을 시키는 식이다. 대충 지하철 3호선 라인을 따라 구획별로 사람들에게 퀘스트(과제)가 주어지고, 과제를 부여받은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니까, 어느 날 갑자기 SF판타지액션 게임 속 세상에 풍덩 빠진 평범한 사람들의 오징어게임과 같은 영화라고 할까. 아니면 이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게임 속 판타지라고 할까.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인 비정규직 직장인 김독자(안효섭)만이 그 인기없던 웹소설을 완독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그는 자신의 10대 시절을 위로해줬던 이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이 혼자 살아남는 결말을 읽고, 절망한다. 작가에게 애정 어린 감사와 함께 “결말은 최악”이라는 평을 보내는데, 작가는 ‘그럼 네가 다시 결말을 써보라’고 답하다. 그렇게 시작된 생존게임은 김독자를 중심으로 같은 지하철 칸에 있었던 독자의 직장동료 유상아(채수빈), 곤충을 사랑하는 소년 길영(권은성),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에 등장한 유중혁의 동료 중 한명인 군인 이현성(신승호), 역시 소설 속 캐릭터로 정의로운 여전사 정희원(나나)과 만나 팀을 이뤄 퀘스트를 함께 풀고 나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고, ‘어룡’ ‘화룡’ 등 위협적인 다양한 괴물 캐릭터와 맞선다. 인간이 점점 괴물화된 사례도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이민호)과 유중혁을 사부라 부르는 고등학생 이지혜(지수)의 갈등과 활약상도 펼쳐진다. 방대한 원작을 2시간 내외 영화로 선보이기 위해 내용은 적절히 각색됐다. 이지혜(지수)의 주 무기가 칼에서 총으로 바뀐 게 대표적이다. 다양한 특수효과의 향연 “한국 영화에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하는 게 시각 효과를 하는 사람들의 목표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는 정성진 시각효과(VFX) 감독의 말처럼 이 작품은 다양한 특수효과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전체 1500여 컷 중 약 1300여 컷이 CG 분량일만큼 VFX는 작품의 큰 부분을 담당한다. 처음에는 ‘갑툭튀’로 등장한 게임 속 캐릭터와 사람들의 모습이 이질감을 자아내나 극이 진행될수록 이민호나 안효섭 등 배우들이 허공에 등장한 칼을 잡고 괴물들과 맞서 싸우는 액션신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결말로 치달을수록 그들이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현실과 판타지가 균형을 이루면서 모든 상황이 판타지 설정 하에서 진행되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은 현실감을 잃지 않으며, 관객들을 작품 속 캐릭터들과의 장대한 여정 속으로 이끈다. 언젠가부터 우리사회 생존법이 된 ‘각자도생’이 과연 정답인지도 묻는다. 혼자 살아남았지만 갈수록 고독해진 유중혁의 모습과 유중혁과 다른 소설의 결말을 만들고자 고군분투하는 독자의 여정이 영화의 메시지를 드러낸다. 또 김독자와 일행들은 소설의 주인공인 유중혁이 죽지 않아야 그들이 사는 세계도 죽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공존이 서로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설정도 영화의 메시지와 연장선상에 있다. 다소 복잡한 설정을 단순화한 편이라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신과 같이 인간들의 몸부림을 지켜보는 ‘성좌’들과 그들의 후원을 받아 얻게 되는 능력인 ‘배후성’이라는 개념은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필요는 있다. 그래야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유상아(채수빈)가 갑자기 스파이더맨처럼 손에서 하얀 실을 뿜어내며 ‘실뜨기 액션’을 구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애초 영화가 흥행하면 후속편 제작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김독자와 유중혁이 티격태격하면서 동지애를 발휘하는 장면보다 유중혁이 김독자를 지켜보면서 동지가 될지 말지 간 보는 관계로 그려진다. “동료들과 함께 이 이야기의 결말을 새로 쓰겠다”는 카피는 작품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안효섭은 앞서 “실제 촬영을 극 전개와 비슷한 순서로 찍어 '독자'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고, 함께 여러 난관을 극복하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영화는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가 공동 제작하고,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이 연출했다. 이민호, 안효섭, 채수빈, 나나, 블랙핑크 지수 등이 출연했다. 23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16 09:33:32kt 밀리의서재는 오디오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의 오프라인 청음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청음회는 '전지적 독자 시점' 오디오 웹소설 출시를 기념해 독자들이 작품 속 세계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음향과 영상이 결합된 콘텐츠, 성우와의 만남, 소설 속 주요 공간 구현 등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독서 경험을 제공했다.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일원인 ‘화신’으로 입장해 ‘성좌’인 밀리의서재와 계약을 맺는 설정으로 구성돼 한층 몰입도를 높였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간 단 한 명의 독자만 읽던 소설 속 세계가 현실로 펼쳐지며 주인공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및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웹소설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아 누적 조회수 2억뷰를 돌파하며 국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웹툰·게임·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 중인 대표적인 IP다. 밀리의서재는 국내 최초로 해당 작품을 오디오 웹소설로 선보이게 됐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가빈 아트홀에서 열린 이번 청음회는 추첨을 통해 선정된 '전지적 독자 시점'의 열혈 독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전독시 주요 에피소드 하이라이트를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로 함께 감상하는 ‘청음회’ △성우들과 함께 작품 및 배역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콘서트’ △소설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주제로 한 ‘작품 퀴즈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단순 관람을 넘어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듯한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전지적 독자 시점' 스킬을 차용한 퀴즈쇼, 성우와 함께 하는 '대사 이어말하기' 등 쌍방향 소통 콘텐츠들이 몰입감을 높이며 참가자들의 열띤 참여를 이끌어냈다. 현장 곳곳에는 작품의 설정과 상징적인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포토존과 체험존이 마련됐다. △주요 등장인물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 부스 '멸살네컷' △작품 속 지하철 3807칸을 테마로 꾸민 공간에서 오디오북을 체험하는 '청음 포토존' 등을 선보였다. kt 밀리의서재 스토리사업본부 이명우 본부장은 "'전지적 독자 시점'은 장르와 포맷을 넘나드는 대표 IP로, 오디오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통해 독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청음회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여러 장르 콘텐츠를 오디오북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며 이용자에게 더욱 몰입감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5-07-14 08:40:09[파이낸셜뉴스] 만약 당신이 10년간 읽어온 소설 속 세상이 현실이 된다면? 그리고 그 소설의 결말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당신뿐이라면? 평범한 회사원 김독자의 이야기는 바로 이 흥미로운 질문에서 시작된다.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 독특한 설정으로 한국 웹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김독자는 10년간 연재된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망세')의 마지막 화를 읽던 그날, 충격적인 현실과 마주한다. 지하철에서 갑자기 도깨비가 나타나 '메인 시나리오'를 선포하고,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를 죽여야 하는 잔혹한 게임에 내몰린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김독자는 자신이 '멸망세'의 모든 전개와 결말을 아는 유일한 독자임을 깨닫는다. '전지적 독자 시점'의 가장 큰 매력은 '독자' 김독자가 '주인공'이 되어가는 역전의 서사다. 그는 오직 자신만이 가진 소설 속 지식을 활용해 죽음의 시나리오를 헤쳐나가기 시작한다. 원작의 주인공인 '유중혁'과의 충돌, 예상치 못한 변수들, 위기 속에서 싹트는 동료들과의 유대감, 그리고 자신의 개입으로 바뀌어가는 스토리라인 속에서 김독자는 점차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전지적 독자'라는 특수한 위치에서 시작해 진정한 '주인공'이 되어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메타 히트작이다. 웹소설은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넘어섰고, 영어와 일본어 등 10개 언어로 글로벌 서비스 된 웹툰은 22억4000만회를 돌파했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김독자 역의 안효섭, 유중혁 역의 이민호를 비롯해 채수빈, 나나, 신승호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하는 영화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 한국 설화 등 다양한 신화와 문학작품을 차용하여 독창적으로 구축된 방대한 세계관과 치밀한 복선 구조 또한 이 작품의 백미다. '시나리오', '성좌', '화신' 등 게임적 요소를 활용한 시스템은 깊이 있는 서사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초반에 뿌려진 수많은 복선들이 후반부에 하나로 수렴되는 구성력은 551화라는 방대한 분량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김독자와 유중혁을 중심으로 한 '김독자 컴퍼니' 멤버들의 성장과 유대는 작품의 또 다른 감동 포인트다. 각 캐릭터는 단순한 조연이 아닌 자신만의 서사를 가지고 있으며, 절망적인 세계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나아간다. 특히 '희생'과 '구원', 그리고 '이야기를 계속 읽는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감동과 오랜 여운을 남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7-11 14: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