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탑재 로봇을 활용한 산업단지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9일 손 회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더스트리얼 파크 구상'을 내놓고, 미국 정부에 1조 달러(약 1470조원)가 넘는 투자를 약속하려 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을 상대로 관세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AI 로봇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공장을 지어 일본이 미국 제조업에 공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이다. 소프트뱅크가 구상하는 산업단지에는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인공지능이 수요를 예측해 생산 라인을 설계하는 무인 공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는 "스마트폰, 자동차, 에어컨 등 폭넓은 제품의 생산 공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간의 관여를 줄이는 방식으로 (공정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뱅크는 산하 비전펀드가 출자한 독일 로봇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고, 자율 주행하는 인간형 로봇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인공지능 개발을 협력 중인 소프트뱅크는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을 산업단지 건설 구상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과거에 인간형 로봇 '페퍼'의 생산을 폭스콘에 위탁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자금을 모을 방침으로,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투자 펀드로부터의 직접 융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 1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 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향후 4년간 최대 5천억 달러(약 73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관세 인상을 계기로 미국 밖에 있는 대형 제조업체가 대미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려 한다"고 해설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3-29 11:52:19【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달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추가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전날 2024년 4∼12월 결산 설명회에서 추가 출자를 포함해 오픈AI 출자액은 총 2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고토 요시미쓰 소프트뱅크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에 대해 "언급을 삼가겠다"면서도 "웹사이트의 월간 접속 수를 비교하면 오픈AI는 다른 서비스와 압도적으로 차를 벌리고 있다. 후속 업체가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 어디와 협력해야 할지 생각한다면 망설임 없이 오픈AI"라고 말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해서는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나오는 것은 AI 업계가 환영해야 할 일"이라며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소프트뱅크그룹과 오픈AI는 일본에서 합작사를 만들어 기업용 생성형 AI를 개발해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두 업체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과 함께 최소 5000억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AI 기업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할 계획이다. 고토 CFO는 "깜짝 놀랄 금액이지만 우리가 수십조엔의 자금을 자신의 자산과 현금으로 모으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토 CFO는 또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로봇 등 4가지 분야를 언급하면서 AI 사업이 매우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의 1만배 지성을 가진 초인공지능(ASI)을 꼭 실현하고 싶다"면서 "AI 반도체 분야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가진) 우리 그룹의 최대 강점"이라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 인수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머스크 CEO와 대립하지 않고 냉정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4분기 3691억엔(약 3조5000억원) 대규모 적자를 기록, 한 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 사업이 3527억엔 적자를 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2-13 08:49:27[파이낸셜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공지능(AI)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에 400억달러(약 58조원)를 투자할 전망이라고 CNBC가 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픈AI 기업가치는 2600억달러(약 378조원)로 평가됐다. 소프트뱅크의 400억달러 투자금이 앞으로 1~2년에 걸쳐 투입되면 오픈AI 기업가치는 3000억달러로 불어난다. 소프트뱅크는 이르면 올 봄 첫 자금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최대 100억달러는 신디케이트 형식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400억달러를 투자하면 지금까지 오픈AI 최대 투자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2위로 밀리게 된다.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400억달러 가운데 일부는 오픈AI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에 투입될 전망이다. 스타게이트는 소프트뱅크, 오픈AI, 오라클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합작계획으로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오픈AI의 샘 올트먼,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을 백악관으로 불러 발표한 인프라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에 ‘최소’ 5000억달러가 투입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타게이트는 중국의 ‘AI 굴기’가 탄력을 받는 가운데 미국이 이 분야의 우위를 지키는 핵심 국책사업이 됐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달 공개한 AI 모델 ‘R1’은 훨씬 적은 비용으로 미 빅테크들의 AI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해 미국을 바싹 긴장시켰다. 생성형 AI 시장은 10년 안에 연 매출 1조달러짜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다지’ 시장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2-08 04:20:02[파이낸셜뉴스] 각국 정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접촉하기 위해 혈안이 된 가운데 일본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회장이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 1000억달러(약 143조90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4년에 걸쳐 미국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 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합의했고, 트럼프가 이를 직접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와 함께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이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에 10만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투자금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투자된다. 손은 “그(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미 경제에 대한 내 확신의 수준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double down) 대통령이기 때문에 나도 판돈을 두 배(double down)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은 앞서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던 지난 2016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직후 소프트뱅크는 미국에 500억달러를 투자해 5만개 일자리를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에는 딱 두 배를 투자하고, 일자리 목표도 두 배로 높였다. 트럼프는 “그(손)가 이렇게 하는 것은 대선 이후 우리 나라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이 역사적 투자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기념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AI, 신흥 기술, 기타 미래 산업이 바로 이곳 USA(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자랄 것이라는 확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금은 비전펀드를 비롯해 소프트뱅크가 대주주 지분을 갖고 있는 곳들을 통해 조달될 전망이다. 각종 자본 투자 프로젝트나 소프트뱅크 소유의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 홀딩스 등을 통해 대미 투자가 이뤄진다. 일부는 소프트뱅크가 이미 발표한 투자도 포함된다. 소프트뱅크가 최근 발표한 오픈AI에 대한 15억달러 투자 등이 이번에 새로 발표한 1000억달러 대미 투자 안에 포함돼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2-17 02:01:27▲ 강화영씨 별세· 문규학(소프트뱅크비전펀드 아시아·유럽 총괄) 정훈씨 모친상· 정수아씨 시모상=1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20분. (02)2258-5979
2024-12-16 11:08:55엔비디아가 13일 일본에서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함께 세계 최초로 'AI-RAN' 시범 서비스를 실증했다고 밝혔다. AI-RAN은 하나의 장비로 인공지능(AI) 및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소프트뱅크는 가나가와 현에서 실시한 실외 실험을 통해 엔비디아 가속 AI-RAN 솔루션이 캐리어급 5G 성능을 달성했으며, 네트워크의 초과 용량을 사용해 AI 추론 워크로드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통신사 네트워크는 피크 부하를 처리하도록 설계돼 평균 해당 용량의 3분의 1만 사용했다. 이제 통신사는 AI-RAN이 제공하는 공통 컴퓨팅 기능을 통해 나머지 3분의 2 용량을 AI 추론 서비스를 위해 수익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는 통신 사업자가 새로운 AI-RAN 인프라에 1달러의 자본을 투자할 때마다 약 5달러의 AI 추론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영 비용과 자본 비용을 고려할 때 소프트뱅크는 인프라에 추가하는 모든 AI-RAN 서버에 대해 최대 219%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실험에서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를 사용해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 지원, 로보틱스 제어, 엣지에서의 멀티모달 검색 자동 생성을 포함한 실제 AI 추론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모든 추론 워크로드는 소프트뱅크의 AI-RAN 네트워크에서 최적으로 실행될 수 있었다. 소프트뱅크의 완전 소프트웨어 정의 5G 무선 스택은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플랫폼에 최적화돼 있다. 아울러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에리얼 쿠다 가속 RAN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강화한 L1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 소프트뱅크는 기존 5G 네트워크 인프라보다 40% 적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엔비디아 에리얼 RAN 컴퓨터-1 시스템을 향후 자사 솔루션에 통합할 계획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로컬 보안 AI 컴퓨팅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AI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 DGX B200 시스템을 공급 받을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 혁신을 선도해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옴니버스, 5G AI-RAN 플랫폼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일본은 AI 산업 혁명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고 있다"며 "일본은 통신, 교통, 로보틱스, 의료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주도해 AI 시대에 인류에게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사장 겸 CEO인 미야카와 준이치는 “전 세계 국가와 지역이 사회와 경제 성장을 위해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사회는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와의 오랜 협력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최전선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매우 강력한 AI 인프라와 AI를 위한 5G 네트워크를 재창조하는 새로운 분산형 AI-RAN 솔루션 '아이트라스(AITRAS)'를 통해 일본 전역과 전 세계에서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11-13 13:39:41[파이낸셜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5억달러(약 657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월 3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주에 끝나는 오픈AI의 자본 조달 과정에 소프트뱅크가 참여해 거금을 투척한다는 것이다. 자금 조달이 끝나면 오픈AI 기업 가치는 1500억달러(약 197조원)로 불어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 404조원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게 되는 셈이다. 오픈AI는 2022년 말 세계 최초로 제대로 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3를 공개해 지금의 AI 붐을 일으킨 스타트업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두 번째 비전펀드를 통해 오픈AI에 투자하게 된다. 비전펀드는 현재 소프트뱅크 회장인 손 마사요시(손정의)의 개인 자금으로 주로 구성돼 있다. 소프트뱅크는 트라이브 캐피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존 투자자들과 함께 65억달러 자본 모집 과정에 참여한다. 소프트뱅크는 2022년까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스타트업 투자자였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스타트업 가운데 일부가 거품이 꺼지면서 붕괴하자 소프트뱅크의 위상도 함께 떨어졌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투자가 대표적이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약 140억달러를 투자했고, 손 회장이 위워크 창업자 애덤 노이먼과 친분까지 있어 위워크 가치가 하늘을 찔렀다. 2019년 고점을 찍을 때에는 위워크 시가총액이 470억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위워크가 추락하면서 소프트뱅크의 벤처 투자에도 제동이 걸렸다. 소프트뱅크는 이제 AI 투자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손은 신기술의 이점을 취하기 위해 ‘반격’에 나설 시기라고 선언했다. 소프트뱅크는 AI 붐을 맞아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최대 주주이다. 손은 암을 중심으로 첨단 AI 업체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꾸리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최근 흔들리고 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가 지난주 돌연 회사를 떠났고, 최고연구책임자(CRO) 밥 맥그루와 연구 담당 부사장 배럿 조프도 무라티와 함께 사퇴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에게 불만을 품고 공동 창업자들이 일으켰던 2023년 11월 쿠데타가 실패한 뒤에도 올트먼의 방침에 반발하는 기류가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01 03:01:48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사진)이 판세를 뒤집기 위한 전방위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MBK파트너스 및 영풍 장씨 일가측에 맞서 경영권 방어 실탄확보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기업들과 접촉하고, 국내에선 우호지분으로 분류되지만 중립기어를 넣고 있는 일부 대기업 주주들의 지지를 굳히기 위한 물밑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장씨 일가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 등 국내외 황금인맥 풀가동과 소송전 본격화로 전면전을 위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일부 주주 중립 "집토끼 지켜라" 22일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일부 대기업 주주들의 중립모드가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분 5.05%를 보유한 현대차이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한 포석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왕자의 난 등 현대가의 굴곡이 있었던 만큼 타사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사안에 거리를 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씨 일가는 우호지분을 합쳐 33% 수준이다. 여기서 5%이상 지지 기반이 줄면 의결권은 28% 수준으로 낮아져 균형추가 깨지게 된다. 이 때문에 체코출장중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 귀국 후 최 대표의 교감하기 위한 행보가 불가피하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최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아세안정상회의에 대통령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석한 바 있다. 이외 한화(7.75%), LG화학(1.89%) 등이 최씨일가 우호지분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지분(7.57%)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한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회장은 최근 한화 김동관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사업 협력 분야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이번 공개매수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 협력의 성공 가능성과 지속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고려아연과의 사업 협력 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LG화학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추가 지분 매입 등 적극적인 수단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호지분인 대기업 주주중 한곳이라도 중립으로 돌아서면 판세 역전이 쉽지 않아 설득을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이라며 "우호지분마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최씨일가 측에선 막강한 백기사 우군 확보가 더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소송전 본격화… 국내외 실탄확보 증권가에선 최씨 일가가 영풍정밀을 앞세워 MBK파트너스와 장씨 일가를 상대로 영풍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 등으로 소송에 나선 것도 급박해진 상황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 등을 대상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고려아연 재무건전성 악화 등 지적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등 다수의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 소프트뱅크 등 일본 주요 상사 등과 접촉했다. 실제 최 회장은 그동안 고려아연과 협업해 온 기업들을 위주로 '우군'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추석직후 고려아연 계열사 및 협력사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지난 며칠간 밤 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주요 우군으로 일본 및 아시아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만약 소프트뱅크가 최 회장측 우군이 되어준다면 분위기가 역전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내에선 증권가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작업도 시작됐다. 최 회장측은 복수의 주요 증권사와 주식담보대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김영권 기자
2024-09-22 18:30:23[파이낸셜뉴스] 영풍·MBK파트너스측과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추석 연휴 기간 일본을 방문해 접촉한 글로벌 기업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일본 주요 상사 등과 접촉했다. 실제 최 회장은 그동안 고려아연과 협업해 온 기업들을 위주로 '우군'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전일 고려아연 계열사 및 협력사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지난 며칠간 밤 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걸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주요 우군으로 일본 및 아시아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소프트뱅크를 우군으로 확보할 경우 이번 판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양측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에너지 기업에 고려아연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소프트뱅크가 점찍은 스위스 에너지기업 에너지볼트에 고려아연은 5000만달러(약 598억원)를 투자했다. 에너지볼트는 2017년 스위스 루가노에 설립된 에너지 저장 전문 업체다. 영풍이 손잡은 MBK보다 거대 자본을 쥐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참전이 현실화되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 최 회장이 단기간에 경영권 방어를 위한 현금을 끌어오는 방법은 우호 세력의 직접 지원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MBK는 지난 13일부터 내달 4일까지 22일간의 공개매수 기간을 설정하면서 추석 연휴와 한글날 등 공휴일이 낀 기간을 택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밖에 주어지지 않는 셈이다. 또 한화·현대차·LG화학 등 고려아연의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에서 최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추가로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도 열려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박소연 기자
2024-09-20 07:56:43【 도쿄=김경민 특파원】 지난 2월 24일 일본 남부 규슈의 구마모토현의 양배추 밭 일대가 들썩였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회장,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 등 내로라하는 일본의 거물들이 대거 등장했다. 평소라면 한적한 시골이지만 이날은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의 일본 공장 준공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축구장 29개 부지(21만㎡)에 86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입해 22개월 만에 지어진 이 공장은 단순한 제조시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드넓었던 양배추 밭은 이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요람으로 변신했다. 이 공장은 올 4·4분기부터 본격 대량생산을 시작해 일본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산업을 뒷받침하게 된다. TSMC는 공장 건설비용의 40%에 해당하는 4760억엔(약 4조원)을 일본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행사에 직접 참석한 모리스 창 TSMC 창업주는 "일본 반도체 제조 르네상스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일본 반도체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말이었다. 일본은 전 세계적 흐름인 인공지능(AI) 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며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AI·반도체·로봇공학의 융합에 약 88조원을 쏟을 계획이다. 도요타와 히타치도 각각 AI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 및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들 기업들을 후방 지원하고, 차세대 산업의 국내 양산을 가속화하기 위한 법적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큰손' 손정의, 10조엔 패키지 투자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AI 혁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대 10조엔(약 88조원)의 투자를 구상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해 일련의 투자에는 수조엔의 자기자본을 투입할 방침"이라며 "중동 각국의 정부 펀드 등에서 추가 자금을 모아 총 10조엔 규모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AI혁명에 대한 손 회장의 비전은 AI·반도체·로봇공학의 최신 기술을 융합해 모든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다. 손 회장은 핵심 구상 중 첫째는 미국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사업을 통해 AI 전용반도체를 개발하는 것. 회사는 2025년 봄 시제품을 제작해 같은 해 가을 양산체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가 90%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에 새 조직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Arm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이 담긴 회로 설계도를 각 반도체 회사에 제공하고 있다. AI 전용 반도체 개발은 Arm의 자금과 소프트뱅크그룹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이후 양산체제가 확립된 뒤에는 해당 사업부문을 Arm에서 분리해 그룹 산하에 둔다는 게 손 회장의 생각이다. AI 전용 반도체 제조는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맡길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TSMC 등과 생산 할당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을 했다. 손 회장은 단순히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2026년 이후 자체 개발한 반도체에 기반한 데이터센터를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 세우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7월 한 심포지엄에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는) 수정구슬에 미래를 묻듯 과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며 "일본은 가장 한복판의 빛나는 수정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뱅·샤프·KDDI, AI 데이터센터 연합 구축 데이터센터 설립과 관련해 얼마 전 소프트뱅크의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보도도 현지에서 나왔다. 소프트뱅크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9월 가동중단 예정인 전자업체 샤프의 오사카부 사카이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생산공장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전체 부지의 약 60%를 취득하기 위해 샤프와 독점교섭권을 맺고 협의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이곳에서 2025년부터 데이터센터를 가동해 생성형 AI를 개발·운용하는 업체에 대여하는 사업을 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는 2025년까지 AI 사업용 기반 구축에 총 1700억엔(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사카이 공장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데이터센터 정비를 추진 중이다. 앞서 샤프는 지난 3일 일본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KDDI 등과 손잡고 LCD TV 패널 생산 공장 부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효율달인' 도요타도 AI로 생산성 확 올린다 AI는 제조업에서도 생존 키워드다. 글로벌 완성차 1위 도요타자동차는 AI 시대를 맞아 대변혁을 시도 중이다.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지난 8일 실적발표회에서 "공장의 풍경을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일본에만 1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토 사장의 발언은 거대한 공장의 낭비공간을 제대로 활용해 생산성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도요타의 재고 보관 및 물류 시설은 오랜 역사를 거쳐 현재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수십년간 기계적인 운영을 하다 보니 효율적인 생산으로 유명한 도요타조차도 비대해진 공간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발, 생산, 부품 조달, 판매의 4개 부서는 각각 별도의 정보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일관된 데이터 관리가 불가능했다. 사토 사장은 여기부터 손질을 시작해 광범위한 시스템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다. AI는 데이터 분석 및 현미경 검사 프로세스와 같이 인간의 능력과 인지 기능이 도달할 수 없는 영역에서 훨씬 강력하다. AI를 이용하면 현실과 가상공간을 융합하면서 공장과 개발 현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도요타는 가상공간에 현실을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자동차 개발·생산용 시뮬레이션 기술 도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이런 AI 기술을 활용해 프로토타입 및 테스트 실행을 크게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히타치, 직원 20% AI 인재로 전면 배치일본 최대 전자업체인 히타치제작소 역시 생성형 AI 관련 인재를 2027년까지 5만명 규모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히타치는 정보기술(IT)과 철도 등 국내외 주요 부문 사원을 AI 인재로 길러 IT, 철도,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히타치가 AI 인재 육성 목표로 설정한 5만명은 전체 사원 27만명의 19%에 해당한다. 히타치는 직원을 대상으로 AI 활용법, 데이터 수집 방법,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히타치는 AI를 사내 업무 효율화는 물론 사업 확대에도 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AI 인재를 개발부터 영업 분야까지 전면 배치해 차원이 다른 신규 서비스를 상품화한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닛케이는 "히타치는 올해 AI 활용을 위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잇따라 제휴했다"면서 "AI 사업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대기업이 AI 인재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日정부 "판 제대로 깔아줄게, 궤도 올라타라" 일본 기업들이 AI 혁명 흐름에 편승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도 팔을 걷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AI·자율주행 등 차세대 산업의 자국 내 양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재정지원 법률을 정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 하순 각의(국회)에서 결정할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뼈대 방침)의 초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이는 재정 운영이나 예산 편성의 기준이 된다. 초안에서는 AI,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세대 반도체 양산과 관련해 "필요한 법제상의 조치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일본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가 2나노 최첨단 반도체를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차세대 반도체의 자국 양산은 일본의 성장 잠재력과 직결되는 만큼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인식이다. 일본 정부의 주도로 출범한 라피더스에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대기업 8곳이 출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출자 규모는 73억엔(약 640억원)에 불과했다. 라피더스는 반도체 양산에 5조엔(약 44조3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은 연구개발(R&D)에 사용할 정부 보조금 약 1조엔과 민간 소액 출자만 마련한 상태다. 약 4조엔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담보하는 법적 근거가 생기면 민간자금을 포함한 중장기 투자유치가 쉬워진다. 개별 기업에 정부가 보증을 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일본 정부는 초안을 바탕으로 당정 조율을 계속할 방침이다. km@fnnews.com
2024-06-23 18:3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