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햄릿’은 모든 배우들이 선망하는 작품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영광인 것은 함께 참여하는 배우들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합니다.” 연극 ‘햄릿’에서 햄릿 역에 새로 합류한 배우 이승주가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이승주는 “연습실에서 경이롭고 놀라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처음에 제안을 받고 선뜻 하겠다고 못했다. 두려웠다. 중압감이 컸다. 내 그릇이 되나, 하루 동안 고민했다. 그러다 내가 깨지더라고, 어떤 형태로건 (내 그릇을) 만들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이 자리를 빌려 저를 캐스팅해줘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오는 6월 9일 개막하는 ‘햄릿’ 세 번째 시즌은 60년 경력의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을 비롯해 김재건, 정동환, 김성녀, 길용우, 손봉숙, 남명렬, 정경순, 길해연, 전수경, 이항나와 같은 각종 연기상을 휩쓴 중견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이다. 여기에 햄릿에 더블 캐스팅된 강필석, 이승주를 필두로 양승리, 이충주, 정환, 이호철 그리고 에프엑스 루나 등 젊은 배우들까지 24명이 장장 80일 동안 불멸의 고전을 무대에 올린다. 배삼식이 극본을 쓰고 손진책이 연출하며, 이태섭(무대), 정영두(안무), 박명성(프로듀서) 등 공연계 스타 제작진이 함께한다.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 역으로 새로 합류한 박지일도 이날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하게 된 사실에 감격해하며 “이 시대 전설적 배우와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가슴 벅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연습실에 가면 호재형, 무송이형, 정자 누나, 숙이 누나와 함께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 연습장 분위기는 다 청년이나 다름없다. 열기가 뜨겁다”며 즐거워했다. 오필리어 역에 캐스팅된 막내 루나 역시 “연극을, 그것도 ‘햄릿’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지난 2022년에 이어 다시 합류한 햄릿 역의 강필석은 “당시에는 부담감이 커 정신을 못 차렸는데, 지금은 연습실 가는 게 너무 행복하다. 선생님들과 어떻게 무대를 만들지 고민중”이라며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손진책,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 손진책 연출은 앞서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이라고 했다. 그는 “한 SF소설가가 쓴 책의 서문에서 '지구에 다녀간 생명이 천억명이다. 지금 현재 1인당 30명의 유령을 등에 지고 산다'는 글을 읽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속 인물들이 마치 사령(死靈)처럼, 죽은 채로 살아있는 ‘비존재의 존재’로서 움직인다. 유령의 상태에서 산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이 연극의 기본 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햄릿’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를 언급하며 “메인 대사며 주제인데, 산다고 해도 비겁하게 살면 살아도 죽은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 삶을 다시 보고, 삶의 가치를 다시 음미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햄릿’은 지난 2016년 햄릿 역의 유인촌을 포함해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9명의 배우가 28회 공연 전회를 매진시켰다. 이어 지난 2022년 초연의 원로 배우는 조연과 앙상블로 물러서고 햄릿 강필석, 오필리어 박지연을 포함한 젊은 배우들이 가세하여 15명의 배우가 세대를 뛰어넘는 연극을 완성했다. 세 번째 시즌인 올해는 주요 배역을 더블캐스팅하는 등 24명의 배우로 늘어났다.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프로듀서는 올여름 대극장 연극이 많은데 공연 기간이 연극치곤 다소 긴 80~90일에 달한다는 지적에 "올여름 대극장 연극이 줄줄이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며 "함께 붐업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과거 뮤지컬 '아이다'를 8개월간 장기 공연을 시도했는데, 지금은 뮤지컬 6개월 장기공연은 다반사가 됐다"며 "이번 연극을 3개월로 도전한 것은 흥행을 확신해서라기보다 좋은 작품을 믿고,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시도했다. 훌륭한 대가들과 함께 하니, 객석을 어떻게든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박정자는 "2년 후에 이 식구들이 다시 뭉쳐서 '햄릿'을 하지 않을까. 고전은 영원히 고전이면서 우리에게 너무나 큰 울림을 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의 공통언어다. 돈키호테와 같은 박명성 대표에게 감사하다. 신시컴퍼니도 끝까지 살아 남아서 '햄릿' 또 하고, '갈매기'도 하면 좋겠다. 출연료 안받아도 좋다”며 프로젝트에 애정을 표했다. 한편 이번 공연의 수입 일부는 고 차범석 탄생 100주년을 맞은 차범석연극재단과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5-07 18:01:47[파이낸셜뉴스] “지난 60년간 저를 무대에 서게 해주신 건 바로 여러분입니다.” 손숙의 60주년 연극 ‘토카타’가 지난 10일 LG아트센터에서 약 3주간의 여정을 끝내고 폐막했다. 이날 공연에는 배우 박정자가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노인 역할로 특별 출연했다. 커큰콜 후 박정자는 “손숙이 20살부터 무려 60년간 무대에 섰다”며 손숙의 60년 연극 인생을 축하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손숙은 “시상식에서 누구누구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을 싫어했다”며 “오늘은 꼭 한마디 해야할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을 함께한 제작진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손진책 연출, 배삼식 작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김창기 조명감독, 지승준 음향감독, 피아노 작곡을 맡아준 최우정 교수, 제작사인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 그리고 의상을 만들어준 진태옥 선생의 이름을 호명했다. 그러면서 관객을 향해 “표를 사서 시간을 내서 이렇게 극장에 와주시는 게 쉽지 않은데 극장에 와서 공연을 보고 박수를 쳐주시고 또 다음 공연에 와주시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해 박수를 이끌어냈다. ‘토카타’는 손숙이 갑작스런 건강 문제로 한차례 공연을 연기한 후에 올린 작품이라 더욱 각별하다. 그는 “오늘 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공연 내내 집중이 잘 안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도 했다. 또 장수시대임을 언급하며 “70주년 공연을 하게 되면 끔찍할 것 같다”는 말도 보탰다. 지난해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손숙은 이날 오래된 것들에 둘러싸여 혼자서 눈뜨고 자는 외로운 여인의 일상을 묘사하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토카타’는 손숙 연극 인생 60주년 기념 연극이다. 작품 의뢰를 받은 배삼식 작가가 인간 간 접촉이 터부시됐던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느낀 인간의 삶과 촉각이라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냈다. 앞서 손진책 연출은 “코로나로 인해 2여 년 간 서로 단절된 시간이 있었다. 이 작품은 거기로부터 나왔다”며 “심리적인 접촉과 물리적 접촉에 관한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등장 인물도 단출했다.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홀로 된 여인(손숙 분)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극한 상황에서 한때 화려했던 접촉을 생각하는 중년 남성(김수현 분)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을 몸으로 표현하는 춤추는 사람(정영두 분) 그리고 무대 밖 피아노 연주자가 전부였다. 손숙과 김수현 배우가 각자 따로 내뱉거나, 대사처럼 주고받는 독백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했고, 지난 인생 강렬했던 순간과 촉각과 함께 기억되는 희로애락은 90분의 시간동안 파도치듯 밀려왔다가기를 반복했다. 결국 죽음과 사투를 벌이던 남자는 병을 이겨내고, 지독하게 외로웠던 여성도 내 몸을 맡기는 안마기에게서 살아갈 희망을 찾고 다시 산책에 나선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아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처럼.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11 11:31:16"내 인생 3분의 1은 무대 위 인생이었다. 연극이 없었다면 내가 아직 살아있을까 싶을 정도로 굴곡 많은 인생에서, 연극 덕에 힘든 현실을 잊었고, 위로를 받았다." 배우 손숙(79)의 인생에서 연극은 떼려야 뗄 수 없다. 1963년 대학 시절 '삼각모자'로 데뷔한 그는 이 작품으로 '여배우 탄생'이라는 찬사를 얻었고, 당시 상대 배우였던 김성옥(1935~2022)과 2년 뒤 결혼했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연극을, 배우를, 직업으로 삼았다. 양반가 며느리였던 어머니는 "딸이 기생이라도 되는 줄 알고" 격렬히 반대했지만, 무소의 뿔처럼 나아간 그는 1970년대부터 박정자와 연극계 쌍두마차로 활약했다. 연극인생 60주년 기념 연극 '토카타' 단출한 무대에 여자가 걸어나와 말한다. "오랜만이에요. 벌써 2년쯤 됐나? 우리 못 만난 지가." 그는 어느새 바닥에 앉아 달 뜬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여전해 당신은. 어쩌면 이렇게 부드럽고 따뜻하고 다정한지." 한쪽 의자에 앉은 병든 남자도 과거의 찬란한 순간을 떠올린다. "글쎄, 무슨 마음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난 그걸 만지고 말았지… 그냥 아무 생각 없었어." 빈 공간을 채우는 독백 사이로, 가끔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그렇게 남자와 여자의 독백이 마치 대화하듯 교차한다. 그리고 '춤추는 남자' 정영두가 등장한다. 그는 가만히 한 손을 하늘로 뻗었다가 그 손으로 자신의 몸을 어루만진다. 신시컴퍼니가 오는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손숙 연극 인생 60주년 기념 연극 '토카타'를 올린다.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홀로 된 여인(손숙 분)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극한상황에서 한때 화려했던 접촉을 생각하는 중년 남성(김수현 분)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을 몸으로 표현하는 춤추는 사람(정영두 분)이 출연한다. 연극 '1945' '3월의 눈'과 창극 '리어' '트로이의 여인들'의 배삼식 작가가 손숙 데뷔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쓴 대본이다. 손숙은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했는데, 대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배우 박정자가 잔치처럼 신나는 작품을 하자며 자신은 출연료 안받겠다고 했는데 소용없게 된 것이다. 손숙은 "근데 대본이 너무 품격 있고 신선했다. 대사에서 향기가 났다. 배우가 만들어갈 여지가 많고, 구석구석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며 만족해 했다. 배 작가는 "작가로서 최선을 다해 글을 쓰는 게 (예술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 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썼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서사는 지난 2년, 팬데믹 기간 산책길에서 나왔다. 촉각은 우리 인간이 가진 감각 중 가장 오래됐는데, 팬데믹으로 인간 간 접촉이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 촉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순수한 목소리가, 무대에서 들려지게 꾸밈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부연했다. 손숙 "토카타가 나를 일으켜 세웠죠" '토카타'는 애초 지난 3월 개막 예정이었다. 하지만 손숙의 갑작스런 골절로 5개월가량 연기됐다. 그는 "결과적으로 이 작품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 3개월 걷지를 못했다. 꼼짝없이 집에 있다 보니 매일 한 두 번씩 작품을 쭉 봤다. 눈이 나빠져 대본을 녹음해 밤마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이걸 하려면 빨리 일어나야지, 생각하게 됐다. 연극이 연기돼 주변 사람들에게 죄송했지만, 나로선 모노드라마나 다름없는 긴 대사를 외우고, 완성도를 높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신작을 하면서 데뷔 초기 설렘을 느꼈다. 그는 "노인이 되면 설렘을 느낄 일이 아주 드물다. 솔직히 몸은 무척 힘들다. 그런데 오랜만에 머리가 맑은 느낌이 든다. 신앙심 깊은 우리 딸은 내가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에게 닿아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연극이) 꼭 내 이야기 같다. 나도 지난해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독거노인이 됐다. 극중 반려견마저 잃은 여자가 혼자 밥먹고 청소한다는 이야기를 쭉 늘어놓다가 마치 스위치를 끄듯 내 이런 생활을 딱 끄고 싶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번에 크게 아프면서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손진책 연출이 선생님이 우시면 안돼요, 감정에 빠지면 안돼요, 관객이 울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부쩍 '웰다잉'을 고민한다는 그는 손녀 얘기가 나오자 화색이 돌았다. "('헤일로'의 주역 하예린) 손녀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타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그때까지 살아있어야 되는데 생각한다. 평생 열심히 연극하며 살았다. 근데 다시 태어나도 연극할 것 같다"며 웃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8-07 18:07:14[파이낸셜뉴스] 단출한 무대에 여자가 걸어 나와 말한다. “오랜만이에요. 벌써 2년쯤 됐나? 우리 못 만난 지가.” 그는 어느새 바닥에 앉아 달뜬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여전해 당신은. 어쩌면 이렇게 부드럽고 따뜻하고 다정한지.” 한쪽 의자에 앉은 쇠약한 남자도 과거의 어떤 순간을 떠올린다. “글쎄, 무슨 마음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난 그걸 만지고 말았지…그냥 아무 생각 없었어.”(남자) 빈 공간을 채우는 독백 사이로, 가끔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그렇게 남자와 여자의 독백이 마치 대화하듯 교차한다. 안무가 정영두는 천천히, 느리게 몸을 움직였다. 가만히 한 손을 하늘로 뻗어다가 그 손으로 자신의 몸을 어루만졌고, 때로 소리나게 숨을 내쉬었다가 다시 절제된 움직임을 부드럽게 이어갔다. 배우 손숙, 연극인생 60주년 기념 연극 '토카타' 신시컴퍼니가 오는 8월19일부터 9월10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토카타’를 공연한다. '토카타'는 손숙 연극 인생 60주년 기념 연극이다. 제목인 ‘토카타’는 접촉하다, 손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토카레에서 유래된 것으로 기교적·즉흥적인 건반음악의 형식을 뜻한다. 손진책 연출은 1일 ‘토카타’ 연습실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로 인해 2여 년 간 서로 단절된 시간이 있었다. 이 작품은 거기로부터 나왔다”며 “심리적인 접촉과 물리적 접촉에 관한 연극”이라고 말했다. 등장 인물도 단출하다.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홀로 된 여인(손숙 분)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극한 상황에서 한때 화려했던 접촉을 생각하는 중년 남성(김수현 분) 그리고 존재론적 고독을 몸으로 표현하는 춤추는 사람(정영두 분)이 출연한다. 특별한 내러티브도 없다. 손 연출은 “세 인물이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와 춤을 선보이는 독특한 4악장의 연극”이라며 “세 인물의 삼중주"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언덕을 옮겨 놓은 듯한 미니멀한 무대 디자인과 최우정의 음악이 더해질 뿐이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손숙, 김수현과 배삼식 작가, 이태섭 무대미술가, 박명성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손숙은 “60주년 기념 공연이라고 해서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했는데, 대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근데 대본이 너무 신선했다. 배우가 해야 할 여지가 많았다. 좋은 작품 써줘서 배삼식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삼식 작가는 “때론 서늘하고 괴팍할 수도 있는 작품을 흔쾌히 받아준 손숙 선생님께 감사하다. 영광“이라고 말했다. 선배의 60주년 기념연극을 함께하게 된 김수현은 ”혹시나 작품에 누가 될까봐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영두 역시 “60주년 기념 연극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즐겁고 기쁘게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연출은 “대사가 음미할 부분이 많다. 대본이 마치 악보와 같아서 연기의 디테일이 많이 요구된다. 손숙의 연기를 보면서 연륜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게, 삶을 저렇게 볼 수 있구나, 삶이란 이렇게 찬란하구나. 슬프다거나 고독한게 아니라 마치 삶의 찬가를 듣는 것 같았고 그렇게 느낄수 있도록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숙 "토카타가 나를 일으켜세웠죠" 흔히 기념 공연은 배우의 대표작을 리바이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번 작품은 기존 기념 공연의 공식에 따르지 않은 신작일 뿐 아니라 장르적 측면에서도 획기적이다. 배삼식 작가는 “이 작품을 (손숙 배우님께) 써드리고 박정자 선생님께 많이 혼났다. 힘든 작품을 드렸다고. 그런데 작가로서 최선을 다하는 게 (손숙 선생님에 대한 ) 예의라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 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사가 없지 않다”면서 “대부분의 서사는 지난 2년, 팬데믹 기간 산책길에서 나왔다. 할 일 없던 시간에 혼자 걷던 시간에 생각했던 것들이다. 남녀의 행위를 보면, 여자는 끊임없이 (실제로) 산책하고, 고립된 남자도 기억을 더듬으며 (머릿 속을) 산책한다”고 설명했다. “촉각은 우리 인간이 가진 감각 중 가장 오래됐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인간 간 접촉이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 촉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꾸밈을 최대한 배제했다. 순수한 목소리가, 무대에서 들려지길 원했다. 손숙 선생님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연습실에 올 때마다 기뻤다”며 손숙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손숙 역시 이번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연극하며 살다보니 60년이 지났다”는 그는 “이번 연습을 하면서 지난 1963년에 내가 처음 무대에 섰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손 연출이 배우를 가만두지 않는다. 달달 볶는다. ‘손을 움직이지 말고 마음을 움직여라'는 둥 어려운 소리를 한다. 몸도 쓰게 만든다. 그래서 몸은 힘든데, 머리는 굉장히 맑다. 연습 나오는 게 오랜만에 설렌다.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삼식 작품을 좋아하는 게 대본에 향기가 있다. 품위도 있다. 배삼식 작가의 작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토카타’는 원래 상반기에 공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손숙의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하반기로 연기됐다. 손숙은 “결과적으로 이 작품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했다. "갑자기 아프면서 한 3개월 걷지를 못했다. 꼼짝없이 집에 있다 보니 거의 매일 하루에 한두 번씩 작품을 봤다. 눈이 나빠 대본을 녹음해 밤마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이걸 해야지,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야지, 생각했다. 연극이 연기 돼 주변 사람들에게 죄송했지만, 나로선 연극이 연기된 게 모노드라마나 다름없는 긴 대사를 외우고, 완성도를 높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8-01 18:32:22[파이낸셜뉴스] 배우 손숙이 연극인생 60년 기념작 '토카타(Toccata)'를 선보인다. 6일 신시컴퍼니에 따르면 이 연극은 오는 8월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3주간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배삼식 작가, 손진책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연극이다. 고대 재학 시절인 1963년 '삼각모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연극 인생의 첫 발을 뗀 손숙은 이번 기념 연극 '토카타'에 대해 "손쉽게 올릴 수 있는 잔치 같은 공연을 다시 보여드리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시 연극을 꿈꿨던 그 어릴 적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연극으로 관객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다"며 "배삼식 작가가 이런 저의 마음을 너무 잘 반영한 너무도 훌륭한 작품을 써주었다"고 부연했다. '토카타'는 장르적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형식의 연극이다. '토카타'는 배우, 독백, 춤, 음악이 하나의 악보처럼 어우러져 연주되는 연극이다. 접촉하다, 손대다 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토카레(toccare, 영어 touch)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계의 단절과 갑작스러운 죽음들이 우리에게 남겼던 충격과 슬픔 그리고 고독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배삼식 작가는 사회 문제가 아닌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심상으로 눈을 돌렸다. 배삼식 작가는 "인간의 접촉이 대단히 불순하고 위험한 것이었던 2년, 그 시절을 겪으면서 촉각이라는 것, 인간의 피부, 촉감이 중요한 이야기의 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고립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일반 사람들보다 몰아붙여진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외부와의 단절에 즉각적으로 고통을 표출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결국은 자기 내면으로 더 눈을 돌리고 그 안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을 따라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죠. 우리 내면의 공간에 더 집중하는 이야기입니다.” 연출 손진책은 “내러티브가 없는 연극이기 때문에 그 낯섦이 분명히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 연극의 매력”이라 말한다. “이 작품은 존재론적 고독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침잠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삶의 찬미로 이어지는 그런 작품이 되기 바란다. 관객이 그 과정을 함께 ‘산책’하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손숙(여자役)과 김수현(남자役)이 들려주는 독백과 정영두(춤추는 사람役)의 몸짓, 그리고 최우정의 음악이 각각 독립된 악장으로, 그러나 하나의 악보처럼 모여 마치 한 곡을 연주하듯이 가는 연극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다졌다. 배우 김수현은 전작 '햄릿'에서 손숙과 호흡을 맞췄다. 배삼식 작가는 집필 당시부터 손숙과 김수현을 염두에 두고 썼다. 안무가 겸 연출이며 '토카타'에서는 ‘춤추는 사람’으로 출연하게 된 정영두와 음악감독 최우정은 배삼식 작가와 오랫동안 친구이자 동지로 다양한 작품을 함께 완성해왔다. 또 손진책 연출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무대디자인 이태섭과 조명디자인 김창기가 합류했고, 손진책 연출과 손숙 배우의 오랜 지인인 진태옥 디자이너가 의상을 맡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7-06 09:03:58배우 손숙씨(79) 등 전직 장관과 대학교수들이 고가의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수민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손씨를 기소유예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74)도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은 △수수한 금액이 많지 않은 점 △고령이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기소에 이를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손씨 등에게 골프채를 건넨 골프채 판매업체 A사 관계자와 법인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수수자인 대학교수, 기자 등은 약식기소하거나 기소유예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던 손씨 등 8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이희범 회장, 대학교수, 스포츠 기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골프채를 건네준 업체 대표 등 4명도 함께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 골프채 판매업체로부터 100만원이 넘는 골프채 세트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에게 1회 100만원을 넘거나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주지 못하도록 했다. 노유정 기자
2023-07-03 18:16:59[파이낸셜뉴스] 배우 손숙씨(79) 등 전직 장관과 대학교수들이 고가의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수민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손씨를 기소유예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74)도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은 △수수한 금액이 많지 않은 점 △고령이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기소에 이를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손씨 등에게 골프채를 건넨 골프채 판매업체 A사 관계자와 법인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수수자인 대학교수, 기자 등은 약식기소하거나 기소유예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던 손씨 등 8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이희범 회장, 대학교수, 스포츠 기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골프채를 건네준 업체 대표 등 4명도 함께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 골프채 판매업체로부터 100만원이 넘는 골프채 세트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에게 1회 100만원을 넘거나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주지 못하도록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7-03 14:45:32[파이낸셜뉴스] 배우 손숙씨(79) 등 전직 장관과 대학교수들이 고가의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던 손씨 등 8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 피의자 가운데 이희범 전 산업부 장관이자 부영 회장(74), 대학교수, 스포츠 기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 골프채 판매업체로부터 100만원이 넘는 골프채 세트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게 골프채를 건네준 업체 대표 등 4명도 함께 송치됐다. 손씨는 공공기관에서 일할 당시 골프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7-03 10:43:27[파이낸셜뉴스] 배우 손숙씨(79)가 공공기관에서 일할 당시 고가의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골프채 판매업체로부터 고가의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배우 손씨 등 전직 장관과 대학교수·기자 등 8명을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골프채를 건넨 업체 대표 등 4명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 등은 2018∼2021년 골프채 판매업체로부터 100만원이 넘는 골프채를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에게 1회 100만원을 넘거나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주지 못하도록 했다. 1999년 환경부 장관을 지낸 손씨는 골프채를 받을 당시 공공기관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씨는 “업체 관계자가 팬이라며 매장을 찾아달라고 요청해 골프채를 받았다”라면서 자신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되는지 몰랐다고 YTN을 통해 해명했다. 송치된 피의자 중에는 산업자원부 장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희범 부영 회장(74)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7-03 09:33:18[파이낸셜뉴스] 원로 연극인 김성옥 전 극단 신협 대표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1956년 창극 ‘적벽가’ 조연으로 무대에 서기 시작한 고인은 배우 겸 연극연출가로 활동했다. 연극 ‘만선’ ‘베니스의 상인’ ‘고도를 기다리며’와 영화 ‘창공에 산다’ ‘용서받지 못할 자’ 그리고 드라마 ‘임꺽정’ ‘태조 왕건’ ‘용의 눈물’ 등 30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1966년과 1973년 두 차례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1963년 연극 '화랑도'를 연출하며 연출가 활동도 병행했다. 극단 ‘산울림’ 창립동인, 드라마센터와 국립극단 창립 멤버, 극단 ‘신협’ 대표를 지냈다.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가 목포시립연극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유족으로 딸 김난경·김윤경·김수경과 사위 조성찬·임정기가 있다. 배우자는 연극인 손숙 씨다. 또 호주 출신 배우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헤일로’에 출연한 하예린이 손주다. 빈소는 전남 목포 봉황장례문화원 2층 VIP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20일 오전 10시 30분. 문의 0504-1360-1205
2022-12-18 17: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