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연극계 거장 손진책의 첫 오페라 연출작이자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정상 테너 이용훈의 국내 오페라 무대 데뷔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이다. 푸치니는 3막에 등장하는 류의 죽음까지만 작곡을 한 상태에서 생을 멈췄다. 그의 후배인 프랑코 알파노가 작품을 마무리해 푸치니 죽음 이후 2년이 지난 1926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 초연 무대에서 전설적인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류의 죽음 장면까지만 지휘하고 공연을 멈춘 일화가 유명하다. '투란도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로, 대부분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투란도트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버전은 이 결말을 새로운 연출로 그려낸다. 손진책 연출은 "투란도트는 용맹한 왕자 칼라프가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와 대결을 벌이고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는 내용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왕자 칼라프를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한 시녀 류"라고 말했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투란도트'의 결말이 아닌 시녀 류가 지키고자 한 숭고한 가치를 더 깊이 되새기는 연출을 선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투란도트는 참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다. 생에 첫 오페라로 관람하기에도 적합한 작품"이라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아리아 '네순 도르마'를 세계 최정상 테너 이용훈의 목소리로 듣는 것은 관람객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감동과 행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이 한데 모였다. 칼라프 역은 이용훈을 비롯해 경희대 음대 교수인 테너 신상근, 한국오페라예술원 교수인 테너 박지응이, 투란도트 역은 유럽 주요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드라마틱 소프라노 이윤정과 김라희가 번갈아 맡는다. 이번 '투란토트'의 주요 인물이자 칼라프의 시녀인 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활동하는 서선영과 뉴욕 메트오페라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소영이 맡는다. 또 티무르 역에는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무대에 올랐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양희준 교수와 최공석이, 핑에는 박정민·전태현, 팡에는 김성진·김재일, 퐁에는 전병호·최원진이 캐스팅됐다. 지휘는 독일과 한국에서 다수의 오페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정인혁이 맡는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0-02 07:02:215대 고전 판소리의 현대화를 추구해온 국립창극단의 마지막 작품 '심청가'가 드디어 무대에 오른다.국립창극단은 25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신작 '심청가'를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국립창극단이 2012년부터 고전 판소리를 동시대적 창극으로 재탄생시키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 마지막 프로젝트다. 국립창극단은 2012년 아힘 프라이어의 '수궁가'를 시작으로 2014년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2015년 '적벽가', 2017년 '흥보씨' 등 판소리 다섯바탕 중 네바탕을 선보인 바 있다.이번 '심청가'의 대본과 연출은 거장 연출가 손진책(71)이 맡았다. 그는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극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일관되게 추구해온 연출가다. 손진책은 국립극장에서 대형 기획공연 마당놀이 시리즈 및 국가브랜드공연 '화선 김홍도' 등 다수의 창극.음악극을 연출하며 한국식 연극인 가무악극의 개척과 대중화에 일생을 바쳐왔다. 손진책은 "국립창극단이 김성녀 예술감독 취임 이후 서구 리얼리즘에 판소리가 가미된 현대적 창극을 선보여왔다면 나는 판소리 위주의 창극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이번 작품에는 명창 안숙선(69)이 작창과 도창을 책임진다. 수많은 창극의 작창을 맡아온 안숙선은 소리꾼으로는 드물게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완창한 대명창이다.원작이 되는 '심청가'는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힘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에서도 비장한 내용이 많고 '춘향가'와 함께 가장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손진책은 판소리 '심청가'의 사설을 30년 넘게 연구했고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수차례 제작해왔다. '심청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그는 안숙선 명창과 함께 5시간이 넘는 원작을 핵심 내용만 압축해 2시간여 분량의 대본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마쳤다. "원작이 주는 감동을 오늘날 관객에게 더욱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것이 손진책 연출과 안숙선 명창의 포부다. 한편 심청 역에는 이소연과 민은경이 캐스팅됐다. '어린 심청'으로 민은경이 먼저 무대에 오르고 이후 '황후 심청' 역으로 이소연이 나선다. 도창에는 유수정, 뺑덕 역은 김금미가 맡았다. '국악 신동' 유태평양은 심봉사 역으로 발탁됐다. 박지현 기자
2018-04-23 16:55:42그를 만나자마자 시선을 잡아끌었던 건 그의 꽃무늬 셔츠였다. "이태원에서 샀어요. 2만원밖에 안 해. 집에 다른 종류 꽃무늬옷도 있어요. 비도 오고해서 꺼내입은 건데…. 시장 지나가다 잘 삽니다. 그게 경제적이잖아요. 그렇다고 내가 뭐 패셔너벌한 사람은 아니고…." 국내 연극계 대표 연출가 손진책(64). '마당놀이'로 유명한 극단 미추 대표 출신, 지금은 지난해 7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예술감독이다. 경상북도 영주 사투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무뚝뚝한 스타일에 소탈한 성격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지난 22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그를 만났다. 국립극장이 만드는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연출을 맡아 한창 리허설을 진행중이었다. 다음달 8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첫선을 보일 '화선, 김홍도'는 우리식 노래와 춤, 음악, 연극이 어우러진 가무악극이다.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참여하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대본은 배삼식 작가가 맡았다. 이 작품에 대해 가장 궁금한 건 왜 '김홍도'일까였다. 알고보니 김홍도는 오래 전부터 그의 화두였다. "김홍도는 한국인의 DNA가 뭔지 처음으로 보여준 화가입니다. 김홍도에 와서 조선 산천이 비로소 그림으로 옮겨졌고 삶이 묻어나는 서민들의 모습이 표현됐어요. 그 이전에 관념으로 사물을 그렸잖아요. 오래 전부터 그의 그림을 작품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2011년, 대한민국에서 김홍도가 가지는 의미는 뭘까. 그는 이 질문에 한참 뜸을 들여 대답했다. "의미를 강요하거나 그러고 싶진 않아요. 젊었을 땐 의미를 만들고 전달하는 게 목표였고, 내 모든 것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 그래요. 그저 토종의 우리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는 김홍도에 대해 허무주의자이면서 낭만주의자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작품은 김홍도 인물 개인의 영웅담을 좇아가기보다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김홍도의 풍속화첩을 극의 모티브로 삼아 김홍도가 바라본 풍경,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무대 메커니즘으로 표현해내는 것. "김홍도는 임금님의 초상화를 그릴 정도로 한때 조선에서 최고인 화가였지만 말년엔 자식의 월사금도 못 댈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보냈어요. 죽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이 '추성부도'입니다. 가을의 정경이 물씬 풍기는 그림이에요. 등장인물들이 이 그림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어쩌면 인생은 잡을 수 없는 그림 같은 게 아닌가, 그런 것에 맞춰진 측면도 있어요. 하지만 인생 무상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에요. 그림을 사람마다 다 다르게 느끼기도 하잖아요. 결국 뭐든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열린 마음으로 이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각자 마음껏 느끼고 얻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작품은 만들수록 힘들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옛날엔 겁도 없이 많이 만들었는데, 이젠 잘 만드는 게 정말 힘들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제대로 하는 게 어렵고, 두렵고, 그렇습니다." 1967년 극단 '산하' 연출부에서 일을 시작했고, 1974년 '서울 말뚝이'가 첫 연출작이다. 30년간 '마당놀이'를 지켜오면서도 정통연극으로 국내 연극계 한 획을 그은 대표 연출가. 40여년 연극 인생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앞으로 가기도 바쁜데 뒤돌아볼 시간이 어디 있어요. 하하. 난 그냥 계속 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대표작이 뭐냐 잘 물어요. 그럴 때면 '아직 없어, 앞으로 만들 거야' 그리 말합니다." 연극에 대한 소신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그는 연극을 '인간학'이라고 말한다. "연극은 사회적인 효용성이 중요해요. 인간을 어떻게 사랑하는가 보여주는 게 연극이라고 봅니다. 독한 작품은 체질적으로 못해요. 내가 무뚝뚝한 면도 있지만 독하진 못해요. 거절도 못하고, 그래서 손해도 많이 보잖아요. 하하." 최근 연극계에 대해선 거침없는 쓴소리도 했다. "굵직한 작품은 없고 아이디어만 난무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삶이나 인간에 대해 천착하는 작품보다 감각적인 것에 치중된 작품이 많아요. 상을 받은 작품들을 봐도 대체 받을 만한가 그런 생각을 해요. 기준이 뭔지 모르겠고. 연극하다 교수를 하면 다시는 연극을 안 하는 사람도 많아요. 교수가 되기 위해 연극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에요. 이러니 교육이 제대로 되겠어요. 인문학의 위기하고 연극계의 위기는 맥락이 비슷해요. 우리 사회가 인문학적인 관심이 많아져야 더불어 연극도 살아나는 겁니다." 그가 초대 예술감독직을 맡고 있는 국립극단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올리는 연극마다 흥행력과 작품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국립극단의 크레딧(신용) 회복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며 "레퍼토리 시스템을 안착시킬 수 있는 전용극장을 만드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했다. 국립극단을 맡은 이후 가장 힘든 건 산에 오를 시간이 없다는 것. "걷기를 좋아하는데 그걸 못하니 가장 힘들죠. 매일 산에 오르는 게 하루의 시작이었는데 요즘엔 그럴 형편이 못 되잖아요." 이 바쁜 연출가는 '화선, 김홍도'가 끝나면 8월엔 부인 김성녀씨의 일인극 '벽속의 요정'도 연출한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사진=박범준기자
2011-06-27 20:43:35“요즘 연극계 작품들이 왜소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연극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소극장용들이 많습니다. 젊은 연출자들 중 아직 대극장을 가득 채울 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아요. 앞으로 국립극단의 공연이 눈높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목소리엔 은근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초대 사령관. 공식 임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손 감독은 “타협을 잘 못하는 스타일인데다 예술가보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더 많이 요구하는 자리여서 여러 번 고사했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수락하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손 감독은 앞으로 “국립극단 작품은 모두 레퍼토리로 만들 것이라며 단원은 정규 월급을 받는 형태로 채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프로덕션별 작품을 계약하고 사무국은 최소 인원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국립극단의 역사가 60년이나 됐지만 변변한 자료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며 제도와 시스템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술팀을 만들어 제작팀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고 새로운 담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인재가 부족한 것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에요. 연기교육 프로그램도 다시 짜야 하고 극작가와 연출진 양성을 위한 시스템도 필요해요.” 내년 1월 연극 ‘오이디푸스’를 개막작으로 작품을 올릴 예정인 가운데 손 감독은 신작과 새로운 창작극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번역극에 제한을 두진 않을 겁니다. 다만 동시대극이나 실험적인 극들을 적극 표현하고 싶어요. 국립극단이 한국 연극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일을 많이 벌이겠습니다.” 3년 임기의 손감독은 1967년 극단 ‘산하’ 연출부로 입단한 뒤 1986년 극단 ‘미추’를 창단,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연출가로 평가받았다. 이날 손 감독은 미추 대표직은 앞으로 부인인 배우 김성녀씨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2010-11-10 18:47:42연출가 손진책이 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에 연출가 손진책을 임명했다 밝혔다. 재단법인 국립극단 이사회의 추천을 통해 임명된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대한민국 대표 연출가로 2006년 예술의 전당 이사를 지냈다. 손씨는 극단 ‘미추’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올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바 있다. 임명장 수여식은 9일 문화부 장관 회의실에서 열린다. 문화부 측은 “재단법인으로 재창단된 국립극단의 새로운 도약을 손진책 예술감독 이하 직원들이 잘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
2010-11-08 22:18:24연출가 손진책이 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에 연출가 손진책을 임명했다 밝혔다. 재단법인 국립극단 이사회의 추천을 통해 임명된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대한민국 대표 연출가로 2006년 예술의 전당 이사를 역임했다. 손씨는 극단 ‘미추’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올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바 있다. 임명장 수여식은 9일 오후 2시 문화부 장관 회의실에서 거행된다. 문화부 측은 “재단법인으로 재창단된 국립극단의 새로운 도약을 손진책 예술감독 이하 직원들이 잘 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
2010-11-08 15:14:39국립극장은 인사이트모션과 기획공연으로 제작한 '마당놀이 모듬전'을 오는 29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마당놀이 모듬전'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기념 무대다. 마당놀이 대표작 중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엮어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 마당놀이 신화를 일궈온 제작진이 의기투합한다. 또 '마당놀이 스타 3인방' 윤문식·김성녀·김종엽이 특별 출연해 원조 마당놀이의 흥겨운 매력을 선사한다. 아울러 민은경·이소연·김준수·유태평양·조유아 등 국립창극단 스타 배우들과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배우들도 출연해 신구 세대가 어우러지는 신선한 조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조명디자이너 김창기, 의상디자이너 김영진, 소품디자이너 김상희 등 걸출한 디자이너들도 합세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잔치판을 완성한다. 부채꼴 형태로 설치된 기존 하늘극장 객석에 가설 객석을 더해 관객이 무대를 완전히 감싸도록 했다. 무대 상부에는 지름 19m 천으로 만든 거대한 연꽃 모양 차일(천막)을 설치해 전통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차일을 둘러싼 64개의 청사초롱으로 연말연시의 정취를 돋운다. 무대 바닥 일부에는 LED 패널을 설치해 다양한 이야기 속 시공간의 변화를 영상으로 표현해 관객의 몰입감을 높인다. 공동주최사인 인사이트모션의 김지욱 대표는 "국립극장 대표공연인 마당놀이 제작에 함께하는 것은 단순한 협업 이상의 가치와 상생의 의미가 담긴 뜻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마당놀이 모듬전' 2차 티켓 오픈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자세한 정보는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07 07:31:16김성녀의 뮤지컬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이 오는 31일부터 11월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과 극단미추의 공동 주최로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손진책이 연출한 '벽 속의 요정'은 지난 2005년 PMC프러덕션이 기획한 '여배우 시리즈' 일환으로 상연됐다. 50여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김성녀가 1인 30역을 소화하며 명연기를 선보인 작품이다. 초연 당시 올해의 예술상과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하고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과 한국연극선정 2006 공연베스트7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서울 등 전국 34개 도시에서 공연하고 미국과 일본, 중국에서도 초청 공연을 진행했다. 이 작품은 벽 속의 요정과 함께 사는 엄마와 어린 딸의 흥미진진하고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그렸다. 스페인 내전 당시의 실화를 토대로 한 일본의 원작을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 상황에 맞게 각색해 한국판을 탄생시켰다. 당초 번안을 반대했던 원작자가 한국 공연을 보고 ‘또 다른 하나의 작품’이라며 극찬하였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객석에서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계란팔이 장면과 극중극인 그림자인형극 ‘열두 달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07 10:57:42제게는 연극쟁이로서의 꿈이 있었습니다. 한평생 함께 걸어온 대가(大家) 선생님들과 '멋진 연극'을 해보겠다는 꿈. '햄릿'은 10년 전, 이런 대가 선생님들과 시작해 이번에 3번째를 맞이하며 그 꿈을 이뤄준 선물 같은 작품입니다. 또한 '햄릿'은 석 달간 총 85회, 4만여 관객을 만나며 대극장 장기 공연이란, 연극의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낸 공연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햄릿'은 도입부부터 명연기의 향연이었습니다. "춥다. 뼈가 시리게 추워." 그 한마디만으로 머리칼이 쭈뼛 서게 만든 박정자 선생님의 세월이 담긴 연기. 저 역시 객석에 앉아 그 전율을 함께했습니다. '햄릿'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스태프진의 노고 역시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나 이번 연출 해석은 참 파격적이었습니다. 죽은 자와 산 자가 뒤섞여,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세계. '생명 그 자체'를 상징하는 '긴 숨'을 내뱉으며 시작하고 끝맺는 연출은 물론 죽은 선왕이 자신의 독살 장면을 지켜보고, 햄릿이 죽인 폴로니어스가 스스로 일어나 걸어 나가며, 죽은 오필리어가 싸우는 햄릿과 오빠 레어티즈의 모습을 지켜보는 죽은 자가 삶의 순간에 혼재된 연출. 이번 손진책 연출가의 연출 방향은 아직도 고전 '햄릿'에 새로운 해석이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해 낸 듯합니다. 시처럼 아름다웠던 배삼식 작가의 텍스트도 인상 깊습니다. 이미 아름다운 문장으로 정평이 난 천재 극작가의 각색은 대본 그 자체만으로 완성도 있는 예술작품이었습니다. 무대미술가 이태섭의 거울을 활용한 압도적인 무대 역시 연출가의 해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명작이었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 역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왕 역을 연기한 이호재, 전무송 배우를 비롯해 연극계의 전설이신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길용우, 김재건, 손봉숙 배우들은 물론 남명렬, 박지일, 정경순, 길해연, 전수경, 이항나, 박윤희와 같은 중견 배우들. 그리고 강필석, 이승주, 이충주, 루나와 같은 젊은 배우들까지 전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햄릿' 안에서 탄탄한 앙상블로 석 달을 함께하였습니다. 누구 하나 모자람 없이,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낸 배우들. 모두가 명배우였고, 대가들이셨습니다. 특히나, 저는 걸그룹 f(x) 출신의 루나라는 배우를 발견한 것을 큰 수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필리어 역을 통해 보여준 연기는 그의 데뷔 무대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들린 연기였습니다. 스타 배우로 탄생한 루나의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나의 모든 대사는 끝났다. 모든 것이 지나갔다. 이제 남은 건 침묵뿐." 이 문장은 박정자 배우님이 마지막 공연 커튼콜에서 '햄릿'의 대사를 인용해 하셨던 인사말입니다. 그 말처럼 이제 '햄릿'은 모든 공연을 끝내고, 침묵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평생 꿈꾸었던 연극 그 자체이던 공연 '햄릿'. 아직도 끝났음이 믿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연이란 긴 숨을 쉬기 위해선, 이런 침묵의 시간 역시 견뎌내야겠지요. 매일이 '즐거운 꿈'이었습니다. 비록 이번 '햄릿'은 마지막 날숨을 내뱉으며 떠나갔지만, 또 다른 해에 긴 들숨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에도 함께했던 모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꿈꾸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10년 전 '햄릿'을 함께 했던 권성덕, 윤석화 선생의 빠른 쾌유와 공연 합류를 기원해 봅니다. ■약력 △61세 △서울예술대 한국무용 △단국대 대중예술대학원 석사 △제6대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폐회식 총감독,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총감독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가천대 초빙교수 △맘마미아, 아이다, 시카고, 빌리엘리어트, 마틸다, 댄싱섀도우, 햄릿 제작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2024-10-01 18:18:21셰익스피어 고전은 연극계의 단골 레퍼토리다. 하지만 누가 연출하고 연기하는지에 따라 보는 맛이 다르다. 올해는 이호재·전무송·박정자·손숙 등 6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부터 연극배우 출신 스타 연기자 황정민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6월 9일 개막하는 '햄릿'은 연극계 베테랑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손진책 연출의 세번째 시즌 무대라면, '맥베스'는 황정민과 아내 김미혜 프로듀서가 설립한 샘컴퍼니가 여섯번째로 선보이는 연극 작품이다. ■'햄릿' 박정자·손숙 등 연극계 베테랑 한자리 "'햄릿'은 모든 배우들이 선망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영광인 것은 함께 참여하는 배우들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다."(햄릿 역 배우 이승주) 내달 개막하는 '햄릿' 세 번째 시즌은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길용우, 남명렬, 정경순, 길해연, 전수경 등 공연계 베테랑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이다. 여기에 햄릿에 더블 캐스팅된 강필석, 이승주를 필두로 오필리아 역 에프엑스 루나 등 젊은 배우들까지 24명이 장장 80일 동안 불멸의 고전을 무대에 올린다.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에 이태섭(무대), 정영두(안무), 박명성(프로듀서) 등 공연계 스타 제작진이 함께한다.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 역에 합류한 박지일은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 전설적 배우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며 "연습장 분위기는 다 청년이나 다름없다.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막내 루나 역시 "연극을, 그것도 '햄릿'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손진책 연출은 앞서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이라고 했다. 그는 "한 SF소설가가 쓴 책의 서문에 '지구에 다녀간 생명이 천억명. 현재 1인당 30명의 유령을 등에 지고 산다'는 글을 읽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속 인물들이 마치 사령(死靈)처럼, 죽은 채로 살아있는 '비존재의 존재'로서 움직인다. 유령의 상태에서 산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이 연극의 기본 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햄릿'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를 언급하며 "메인 대사며 주제인데, 산다고 해도 비겁하게 살면 살아도 죽은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 삶을 다시 보고, 삶의 가치를 다시 음미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는 올여름 대극장 연극이 많은데 공연 기간이 연극치곤 다소 길다는 물음에 "좋은 작품을 믿고,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시도했다"며 "훌륭한 대가들과 함께 하니, 객석을 어떻게든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내달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황정민, 탐욕의 끝 쫓는 연극 '맥베스' 영화 '서울의 봄'에서 '탐욕왕'을 연기했던 황정민이 이번에도 탐욕의 끝을 쫓는 인물로 분한다. 연극 '맥베스'로 다시 무대에 서는 황정민은 지난 10일 제작발표회에서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이 없진 않지만 연극 작품을 할 때 너무 힐링이 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맥베스'는 샘컴퍼니가 여섯번째로 선보이는 연극 작품이다.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을 깬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는 '해롤드&모드'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오이디푸스', '파우스트' 등을 줄줄이 히트시켰다. 이번 '맥베스' 역시 황정민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등 베테랑 배우들의 원캐스트 출연으로 화제에 올랐다. 연출가 양정웅과 프로듀서 김미혜, 무대미술·조명디자이너 여신동 등 유명 창작진의 참여,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와의 협업 등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정웅 연출은 이날 "2004년 제 개인적인 해석을 담아 동양적인 맥베스를 시도해본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셰익스피어 비극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정통에 가깝게, 또 현대적인 미장센과 함께 멋있게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우 김소진은 맥베스를 파멸로 몰고 가는 '레이디 맥베스'를 열연한다. 맥베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뱅코우' 역은 배우 송일국이 맡았다. 송일국은 "지금 있는 국립극장은 제가 첫 연극을 했던 장소이고, 그때가 배우 인생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억에 남는 연극으로 2016년 국립극장에서 관람한 '햄릿'을 꼽으며 "당시 매우 벅찬 감동을 주었던 공연장에 발을 디딘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설레고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요시다 유니가 참여한 '맥베스' 공식 포스터도 이날 공개됐다. 뒷지퍼가 열린 블랙 원피스는 살인을 부추기는 검(劍)의 형상을, 가슴 디자인은 맥베스가 쓰게 될 왕관을 떠올리게 한다. 공연은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2024-05-13 18: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