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전 = 전상일 기자] 한화가 이번 겨울 시원하게 쐈다.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 이명기다. 사실상 외부 FA 4명을 영입한 결과가 되었다. 여기에 내부 FA인 장시환까지 눌러 앉혔다. 이들 4명에게 들인 돈만 무려 120억원이다. 여기에 한화가 양의지 영입전에 참전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손혁 단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제안을 건넸다”라며 이를 시인했다. 만약의 가정이지만, 양의지까지 잡았다면 그 금액은 250억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이었을 것이다. 손 단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하나다. ‘경쟁 체제 구축’이다. 또 하나가 더 있다. ‘우산효과’와 ‘모범이 되어줄 수 있는 선배’를 만드는 것이다. 손 단장은 채은성을 영입했을 당시 기량보다 그의 리더십에 주목했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주변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리더십이 좋다고 들었다. 실제로 만나보니 인품이 정말 마음에 들더라”라고 말했다. 그뿐 아니다. 장시환에 대해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 그의 습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라는 말을 했다. 이명기에 대해서는 절실함을 높게 봤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도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한다. 절실하게 야구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화에게는 그런 절실함이 기량보다 더욱 중요했다. 한화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최근 유망주들의 나태함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노시환이 성실하지 못한 훈련 자세호 팬들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그뿐 아니다. 최근 김서현은 SNS 파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글스 파크를 방문했을 당시 익명을 요구한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기자님은 20대때 무엇을 하고 계셨는가. 그 어떤 기업에서도 20살 선수들에게 회사를 이끌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성숙하지 못했고, (김서현이) 잘못한 것도 무조건 맞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끌어줄 선배를 만들어줘야 한다. 애초에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한 이들들에게 성숙한 생각과 팀을 이끄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류현진이 있을 당시에도 한화에는 구대성·정민철 같은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한화 관계자는 “오선진도 마찬가지다. 그가 처음 삼성에 갔을 때 살을 빼고 악착같이 하는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있으면 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선진·이명기가 절실한 마음을 갖고하면 후배들은 따라갈 수 밖에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루키 문현빈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정신력 때문이다. 단순 기량만 따지면 한화에는 문현빈보다 가능성이 뛰어난 유망주가 많다. 하지만 문현빈은 북일고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한화에서도 코칭스테프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것은 그가 어린 선수 답지 않게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성실하고 부상이 없는 강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화가 그를 2라운드 1번으로 지명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신측인 측면을 배제하고 기량적인 측면을 봐도 마찬가지다. 노시환의 재능이 좋다는 것은 다 안다. 하지만 지금 노시환은 우산효과를 받으면서 커야할 시기지 자신이 우산이 될 시기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채은성·이명기 영입이 의미가 있다. 2·4번에 이들이 있는 것과 없는 차이를 생각해보라. 어린 선수들이 클 때까지 상대의 유탄을 맞아주고, 버텨줄 선배가 필요하다. 포지션 중복? 우리 팀에서 제일 쓸데 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당장의 가성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더 긴 안목으로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최강 야구 감독을 맡고 있는 원로 야구인 김성근 감독의 조언과도 일치한다. “노장은 전 경기를 뛰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이 해야할 역할은 세대교체와 더불어서 분명히 있다. 세대교체를 한다고 노장을 내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한다. 일부 팬들은 채은성 외에는 전력에 큰 쓸모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손 단장의 노림수는 전력 상승에만 있지 않다. 가시적인 목표는 탈꼴찌. 숨은 목표는 문동주, 김서현, 남지민, 한승주, 김규연, 김기중 등 좋은 유망주들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여기에 장현석도 계산에 들어가 있다. 한화는 장현석·황준서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이들 4명의 FA WAR 합산으로 영입 성패를 따질 만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겠지만, 한화가 WBC 네덜란드 대표팀을 상대로 2연승을 내달렸다. 문동주는 156km/h를 기록하며 한화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노시환은 홈런포를 작렬하며 기분좋은 손 맛을 봤다. 이번 시즌 성과를 떠나 손혁 단장의 방향성이 결코 틀리지 않은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2-22 12:23:36[파이낸셜뉴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영입을 한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를 꼽을 수 있다. 일단 채은성(33)을 90억원에 데려왔다. 거기에 내부 FA인 장시환(36)을 잡았고 이태양(33)이나 오선진(34)도 영입을 했다. 일각에서는 채은성 외에는 전력보강의 차원으로 볼 수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손혁 단장은 개의치 않았다. 손혁 단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팀의 경쟁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손 단장은 “내가 이번 겨울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경쟁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한승혁, 이태양 등이 와서 팀의 경쟁체제를 만들어 줄 수 있으면 그것 만해도 값어치가 있다.”라고 말한다. 그것뿐만 아니다. 한화는 좋은 젊은 선수들이 많고, 내년에도 들어올 예정이다. 벌써 장현석(19·마산용마고)의 한화행을 기정사실화하는 팬도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가 필요하다. 손 단장은 채은성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거포형·장타형 타자가 없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한 것도 분명 있다. 하지만 채은성에 대해서는 조용하면서도 리더십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가 많았다.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정말 매력이 느껴지더라. 그래서 계약을 결심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양의지(36)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후회가 남지 않은 금액을 양의지에게 제시했다. 손 단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후회가 남지 않는 금액을 제시했다. 양의지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고, 우리 팀과 충분한 대화를 나눠줬던 것에서도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시환에 대해서는 “김용수·송진우 선배님 등 오래 야구를 하신 분들은 아침을 거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장시환도 그렇더라.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무엇보다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고 하더라. 이런 리더십이 채은성과 함께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손 단장은 말했다. 결론은 하나로 귀결된다. 어린 선수들이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화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보고 배울 수 있는 본보기가 있어야 하고, 그런 선수들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이는 정민혁 팀장의 의견도 같았다. 정 팀장은 “우리 팀은 포지션 중복같은 것을 신경쓸 때가 아니다. 무조건 잘하는 선수가 많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 단장이 당장 한화의 현재를 책임지는 인물이라면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은 한화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작년 파트장으로 파격승진한데 이어, 젊은 나이에 스카우트 팀장 자리까지 올랐다. 연세대 시절 아시안게임에 선발될 정도로 야구도 잘했지만, 중학교 코치로 활동한 이력도 있어서 아마야구에 대한 조예도 깊다. 한화는 지난 드래프트에서 단 한 번의 타임도 걸지 않았다. 모든 팀원이 “누가 오면 누구를 한다는 선수 간 비교를 많이 하다보면 나중에는 머리가 멍해진다”는 하소연을 할 정도로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뿐 아니다. 2안과 3안까지 만들었다. 한화 스카우트 팀은 지명 전날에 가평에 찾아갔다. 혹시 김해찬을 지명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서 가평 이정재를 보기 위해서였다. 천보웅과 한서구는 한화만의 독자적인 시각이다. 천보웅은 두 번의 팀 해체를 딛고 드래프트를 신청한 기구한 사연이 있다. 한서구는 유급까지 하면서 4년 동안 등판 횟수가 손에 꼽는다. 하지만 한화는 자신들의 정보망과 발로서 하위라운드 좌완 유망주를 발굴해냈다. 문현빈과 이민준은 ‘팀의 미래를 본’ 결정이다. 3년 후 하주석과 정은원을 대체할 선수가 반드시 필요했다. 특히, 문현빈은 미래의 주장감이다. 한화에 근성을 심어줄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했기에 지명한 선수다. 사이드에서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김관우, 언더핸드 송성훈으로 조화를 맞췄다. 외야는 박한결(19,NC)과 더불어 최고라고 생각했던 김해찬을 지명했다. 여기에 문현빈, 최원준, 김예준까지 3명의 ‘우투좌타’를 수집했다. 이번 드래프트가 유독 정민혁의 색깔이 물씬 묻어난다는 것도 그래서다. 정 팀장은 스카우트라는 직업에 대해 “스카우터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스카우터가 미래를 보지 않으면 누구도 그 팀의 미래를 봐줄 사람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감독은 성적에 책임을 지고 나가면 되지만, 스카우터가 잘못 뽑은 선수는 영원히 팀에 큰 피해를 준다”라는 것이 정 팀장의 모토다. 일선에서 한화를 이끄는 인물은 역시 수베로 감독이다. 하지만 재야에서 한화의 현재와 미래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손혁 단장과 정민혁 팀장이다. 두 명 모두 고향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 고교 시절 충청권을 대표하는 스타였던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까. 결과야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방향성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1-02 11:28:29[파이낸셜뉴스] 신인 드래프트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스카우트 팀은 이날을 맞이해서 합숙을 하며 수천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모 구단 관계자는 “하도 이 순번에서 누구와 누가 남으면 누구를 할래라는 질문에 답을 많이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머리가 멍해진다”라고 말할 정도다. 1R 정도야 정해진 범위 내에서 뽑히니까 어떤 선수를 뽑을지 알 수 있다. 특히, 한화 이글스 같이 상위지명 순번을 가진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2R부터는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도 누가 뽑힐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예상치 못한 지명이 난무하기 때문에 이것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와중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한화 이글스가 무려 11장의 유니폼을 준비한 것이다. 그리고 그 11장에는 지명된 선수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마킹이 돼 있었다. 정우주분만 아니라 이지성, 엄상현, 엄요셉, 최주원, 이민재 등은 하위 라운더여서 현장에 초청을 받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1197명의 유니폼을 모두 준비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이름이 마킹된 11개의 유니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사정은 이러했다. 한화는 드래프트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새로 오는 루키 선수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하고 싶었다. 한화 관계자는 “드래프트 회의 하는 중 손혁 단장님, 손차훈 코디가 새 사장님이 신인 선수들을 반겨줄 수 있는 무언가를 반겨줄 부분을 생각해보라고 해서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을 박종태 사장, 손혁 단장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벤트가 준비됐다. 현장에서 한화 이글스 유니폼 협력업체 스파이더가 지원을 나왔고 미리 마킹이 안된 총 11장의 유니폼을 준비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 호명될때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마킹을 시작했다. 마킹하는 기계를 아예 지명장으로 가져온 것이다. 현장에서 신인 선수들이 지명될 때마다 마킹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다소 비상식적이면서도 매우 참신했다. 드래프트는 1년간 모든 것을 쏟아부은 스카우트 팀에게는 극도로 긴장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한화이글스배에서는 각 구단 팀장들이 직접 공에다가 메시지와 메모를 적어서 참가 선수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한화 그룹과 스카우트 팀이 신인 선수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화는 오래전부터 주말리그에 이글스파크를 개방해 왔다. 거기에 작년부터 한화이글스배를 개최하면서 모든 비용을 한화가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한화의 새로운 시도들은 한국 드래프트 문화를 또 한 번 바꾸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9-20 20:32:33【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황준서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황준서는 7월 9일 펼쳐진 키움과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에 등판해서 볼넷 2개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해당 패배로 한화 이글스는 다시 한번 최하위의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황준서는 전반기 막판 계속된 부진으로 불펜으로 전환되었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 KT전, SSG전, KIA전 등에서 모두 긴 이닝을 버텨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를 불펜으로 돌리는 마운드 개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황준서는 불펜으로 강등된 이후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비난 이날 경기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6월 26일 두산전에서는 3타자를 맞아서 3안타를 허용하고 3실점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준서 활용에 대한 팬들의 설왕설레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비단 황준서의 이런 현상은 올해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황준서는 고교생이었던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황준서는 항상 시즌 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작년에는 최대어 장현석(LA 다저스)과 비교해서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시즌 초에 "한화는 장현석보다 황준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스카우트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을 정도다. 황준서는 2022년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무려 21이닝을 던져 3자책 밖에 하지 않았다. 황준서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첫 번째 대회였다. 2023년 신세계이마트배에서는 20.2이닝을 던져 고작 4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이때 황준서의 최다 이닝이 나왔다. 4강강릉고전 8이닝 2실점에 최고 148km가 나왔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황준서는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스피드도 급락했고, 시즌 중후반부터는 장현석이 아니라 김택연에게도 페이스가 많이 밀렸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에이스는 김택연이었다. 그만큼 시즌 중반·후반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은 황준서의 고질적인 문제다. 그리고 한화는 이를 몰랐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충분히 프로에서 고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작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손혁 단장은 “우리 팀 트레이닝 파트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라고 말했다. 즉 지금 황준서의 부진은 그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5이닝 ERA 1.80, 4월 14.1이닝 ERA 4.40, 5월 25이닝 ERA 4.32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6월부터는 ERA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6월 ERA는 8.68, 7월은 6.75다. 기본적으로 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제구가 안된다기보다 구위가 안 되서 도망가는 경향이 짙다. 즉, 황준서가 특별히 부진하다기 보다 원래 황준서의 단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황준서는 제구가 좋고 신장도 좋으며 스피드도 괜찮다. 프로에서 쓸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 시즌을 버틸만한 체력이 되지 못하다. 이는 이미 고교 시절부터 드러났던 문제였다. 하물며 고교와 프로는 전혀 다르다. 또한, 선발 투수가 갖는 부담감은 구원 투수와는 또 다르다.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황준서를 1군에서 써야할 필요가 있을까.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차라리 8~9월 시즌 후반에 황준서에게 기회를 준다면 더 나은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한화는 이미 그런 경험이 있다. 재작년 문동주가 1군 콜업된 후 홈런 3방을 맞는 등 부진하자 퓨처스에 내려서 몸을 만들게 했다. 그리고 후반기 마운드에 돌아온 문동주는 일취월장하며 한화의 에이스급으로 활약했다. 이듬해에 문동주가 크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당시 문동주는 "특별히 한 것이 없다. 그냥 밥 잘먹고 운동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부활의 배경을 말했다. 황준서도 마찬가지다. 황준서가 없다고 팀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황준서는 애초에 구원보다는 선발형 타입의 투수로서 선발한 선수다. 꼭 이겨야 할 경기를 잃은 것도 뼈아프지만, 황준서는 팀의 10년대계를 위해 뽑은 '전체 1번' 유망주다. 황준서를 육성하는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10 10:37:41[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아직 갈길이 멀다. 하지만 현재까지만 보면 대박의 조짐이 조금씩 보인다. 한화 이글스의 작년(2024) 드래프트 관련해서다. 기록을 살펴봐야겠지만 무려 2명의 고졸 신인이 2명이나 한 해에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한화만 해도 2006년 4월 12일 류현진의 고졸 데뷔전 승리 이후 황준서가 승리를 거두기까지 무려 18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일단 황준서는 현재까지는 충분히 자신의 기대치만큼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28이닝 평균자책점 4.18의 기록은 충분히 준수한 기록이다. 비록 4월 26일 두산전에서 3.2이닝 동안 6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크게 치솟았지만, 5월 2일 SSG전과 5월 11일 키움전에서는 그럭저럭 자신의 몫을 다했다. 특히, 최근 키움전에서는 4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지만, 5선발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4월 20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1실점을 했음에도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일단, 황준서는 기본적으로 제구가 되는 선수인데다가 주무기인 스플리터의 제구력도 확실하다. 스피드도 140km 후반대가 기록되는 선수이기에 '힘만 붙이면 되는' 아주 단순한 선수다. 1년차때 선발을 돌며 프로 적응력마저 키우게 되면 당장 내년부터는 문동주처럼 2년차 풀타임 선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충분히 서는 선수다. 조동욱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조동욱은 5월 12일 선발 데뷔전에 나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삼진은 많이 잡지 못했지만, 쉽게 쉽게 맞춰 잡는 피칭으로 사실상 완투가 가능한 페이스로 키움 타선을 윽박질렀다. 조동욱은 장충고를 나오고 작년 2라운드(전체 11번)에 지명된 선수로서, 한화 이글스의 드래프트 모험수가 상당부분 포함되어있었다. 작년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긴이닝을 던진 투수도 아니었고, 스피드도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키에서 크로스로 들어오는 독특한 투구폼에 신체조건이 좋아 발전 가능성은 인정을 받았다. 작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정민혁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 팀장은 “2023년 1월쯤에 조동욱과 황준서가 캐치볼을 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걸 보고 너무 뽑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생각도 안하고 전체 11번으로 뽑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성장세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랐다. 비 시즌에 공개된 조동욱의 불펜피칭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조동욱은 데뷔전에서 일을 냈고, 앞으로 더욱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작년 2순위인 김택연을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대표팀에서 보여준 김택연의 구위는 황준서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구성상 좌완 투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좌완 투수 수혈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리고 그 결실을 조금씩 보고 있다. 여기에 혹시나 올해 드래프트에서 정현우(덕수고 3학년)를 잡게 되면 한화는 더 이상 좌완 유망주에 대한 갈증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황영묵은 최근 유격수자리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무려 25경기에 나서 타율이 0.333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황영묵을 뽑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드래프트 당시에는 분분했다. 한화는 3루수 노시환, 2루수 문현빈, 유격수 하주석·이도윤까지 내야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민혁 팀장과 손혁 단장은 “내야를 전쟁터로 만들겠다. 즉시전력감 수비수”라는 말로 황영묵을 지명했고, 그 지명은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실제로 황영묵은 12일 키움전에서 그림같은 수비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격수와 2루수 자원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함이 없다. 공백이 생기면 메울 수가 없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정은원을 마음놓고 외야로 돌릴 수 있었던 이유도 황영묵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한화 관계자는 “팀 성적이 좋아야 스카우트팀도 많이 웃을 수 있을텐데 지금 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한화 이글스는 작년 드래프트의 성공을 기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문동주, 류현진, 채은성, 안치홍 등 중심이 무너져 있기 때문에 잇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보조 역할이지 팀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선수들은 아직 아니기 때문이다. 중심이 살아나지 않으면 지금의 순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한화 이글스 관계자들이 더 잘 안다. 하지만 작년 문현빈에 이어서 올 시즌 황준서, 조동욱, 황영묵의 발굴은 한화 이글스의 중심이 바로 서면 강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주는 긍정적인 단편임은 분명하다. 또한, 한화 이글스의 스카우트팀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5-13 12:12:21한화 팬들은 지난해 용병 타자들 때문에 맘 고생을 심하게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한화 이글스가 요나단 페라자와 채은성의 대포에 힘입어 LG 트윈스를 꺾고 개막 1승1패를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개막 이틀째 경기에서 LG 트윈스에 8-4로 승리했다. 작년 한화의 용병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타율 0.125을 기록하다가 시즌 중반 퇴출됐다. 홈런은 1개도 때려내지 못했다. 뒤늦게 새 외국인 타자로 닉 월리엄스를 영입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그레디보다 약간 나았을 뿐이다. 0.244, 9홈런, 45타점을 기록하고 시즌 후 짐을 쌌다. 그로 인해 손혁 단장은 팬들에게 엄청난 지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새로 영입된 요나단 페라자가 한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작년 시카고 컵스 AAA에서 121경기 타율 0.284, 홈런 23개, 0.922의 OPS를 기록한 페라자는 이날 잠실 LG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첫 홈런은 4회에 나왔다. 페라자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찬규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폴대 근처로 가는 대형 홈런을 때렸다. 6회초에는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찬규의 커브를 받아쳐 역시 우측 담장을 넘겼다. 한화는 초반 1실점을 먼저 했지만, 페라자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전환시켰다. 이날 LG 트윈스의 선발은 임찬규, 한화는 페냐가 나섰다. 전날 류현진이 선발로 나섰다가 패했기 때문에 페냐의 임무는 막중했다. 페냐는 6.2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 2자책점의 기록으로 마운드를 김범수에게 넘겼다. 페냐에 이어서 마운드에 올라온 김범수는 최고 148km의 강속구를 앞세워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3-2 리드를 지켰다. 위기를 넘기자 다시 한화에게 찬스가 왔다. 마무리는 채은성이 맡았다. 선두타자 임종찬이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루 찬스에서 LG는 페라자를 걸렀다. 안치홍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찬스가 무산되나 싶었지만, 노시환이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4-2를 만들었다. 5번 타자 채은성은 바뀐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좌측 큼지막하게 넘어가는 대형 3점 홈런을 터트려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리를 결정짓는 홈런이나 다름 없었다. 페라자는 연이틀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개막 2연전 팀내 최고 타자로 우뚝섰고, 노시환과 채은성은 각각 마수걸이 안타와 홈런을 신고하며 손맛을 봤다. 안치홍도 첫 안타를 때려내는 등 전체적으로 타선이 활발하게 터졌다. 페라자를 피해갔다가는 노시환, 채은성에게 크게 맞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여기에 포수 이재원 또한 안정적인 리드와 더불어 멋진 2루 송구를 연이어 선보이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양 팀은 1승씩을 나눠 가지며 개막전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화는 디펜딩 챔프를 상대로 1승1패를 하며 성공적인 개막전을 치렀다. LG는 1승1패를 했지만, 지난 샌디에이고전 명승부에 이어 '천적' 류현진 징크스를 털어냈다는 점에서 기분 나쁘지 않은 개막 2연전 결과를 받아들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24 16:39:26"이제 5강은 기본 아닌가." KBO리그 개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리그 판도가 바뀌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 돌아온다. 몇 달간 샐러리캡을 비워놓고 끈질기게 류현진을 기다렸던 한화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이 이를 제대로 갈았다. 한화 이글스가 2024 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력 보강을 제대로 해냈다.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36)에게 '4년 170억원 이상'의 역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복귀는 기정사실이다. 한화와 류현진은 21일까지 계약을 완료하고, 22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길 바랐지만, 아직은 세부 조율 사항이 조금 더 남아있다. 한화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류현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고, 류현진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한화는 '서류 작업'과 '협상'을 동시에 진행했다. 서류 작업 중에는 '임의해지 선수 신분 해제 요청'이 남았다. 류현진과의 협상도 아직 100% 완료되지는 않았다. 한화는 '4년 기준 총 170억원+α'를 제시했다. 170억원은 모두 보장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4년 170억원은 총액과 평균 연봉(42억5000만원) 모두 KBO리그 최고액이다. 여기에 +α가 얼마나 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류현진이 도장을 찍는 순간, 양의지가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4+2년 최대 152억원의 종전 총액 기록, 김광현이 2022년 3월 빅리그 생활을 접고 SSG 랜더스로 복귀하며 사인한 4년 최대 151억원의 종전 평균 연봉(37억7500만원) 기록을 훌쩍 넘어선다. 여기에 한화 구단은 보너스 또는 류현진의 편의를 위한 계약 조항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12시즌이 끝난 뒤, LA다저스와 6년간 총액 36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화는 당시 환율로 약 280억원(2573만7737달러)의 이적료를 받았다. MLB닷컴은 한화로 복귀하는 류현진에 대해 "전성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라며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지난해 8월에 복귀해 11경기에서 52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3.46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전히 좋은 선발 투수의 자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 이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 엄청난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 역대 최고의 알찬 겨울을 보냈다. FA로 롯데의 안치홍을 영입했다. 외인 타자로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홈런 23개를 기록한 페라자를 영입했고, SSG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해 외야 수비를 보강했다. 내부 FA 장민재도 눌러 앉혔다. 이러한 한화의 움직임 기저에는 신구장이 있다. 한화이글스를 포함한 한화그룹은 대전시에 총 486억원을 지불하고 구장의 사용권과 네이밍라이츠(명명권), 광고권 등의 수익권을 보유하게 됐다. 2025년 개장 예정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2049년 시즌까지 25년간 사용하는 계약이다. 한화 이글스가 신구장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2-21 18:26:51[파이낸셜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2년만에 한화로 돌아온다. 한화 이글스가 이번 스토브리그 압도적인 승자가 되는 분위기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국내로 돌아오는 것이 유력하다. 이미 모든 정황이 한화 이글스로 향하고 있고, 마지막 최종 발표만 남은 모양새다. 거의 복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전격 복귀인 만큼 몸값도 역대급이다. 현장의 전언으로는 170억 이상은 무난하고 180억에 가까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여하튼 국내 복귀 당시 최고액인 김광현이나 국내 FA 최고액인 양의지를 아득히 뛰어넘는 다시 나오기 힘든 금액을 받는 것만은 확정됐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FA 스토브리그 당시 전준우와 안치홍이 동시에 롯데에서 FA로 풀리자마자 동시에 두 선수에게 오퍼를 넣었다. 그리고 안치홍을 빠르게 잡아냈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는 그 이후 유력하게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양석환에게 큰 금액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29억원에 달하는 연봉의 여력을 남겼다. 이유는 단 하나, 류현진의 복귀였다. 한화 손혁 단장은 꾸준하게 류현진과 접촉을 시도했고,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류현진은 계속적으로 미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미국에서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지 못했고, 전격 국내 복귀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이글스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류현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고, 류현진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10월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MLB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면서 FA 신분이 됐다. 한화의 이러한 신분 조회는 류현진 영입 절차의 사실상 최종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화 구단은 류현진의 '임의해지 선수' 신분 해제 요청은 아직 넣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빅리그에 진출하면서 KBO리그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됐던 류현진은 국내 무대로 돌아오기 위해선 복귀 신청서를 KBO 총재에게 제출하고 허가를 얻어야 한다. 한화 구단과 류현진은 세부적인 계약 조건에 최종 합의하는 대로 입단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이번주에 무난하게 발표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화 이글스는 2024 프로야구 태풍의 눈으로 자리매김할 듯 보인다.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에 류현진까지 합류했다. 외야수비 강화를 위해서 김강민도 합류했고, 장민재도 눌러앉혔다. 여기에 작년 1순위 김서현도 올 시즌 팀의 중간에서 힘을 보탠다. 작년에 트리플A 팀내 최다 홈런에 타점을 기록했던 페라자도 들어왔다. 할 수 있는 모든 전력 보강을 완료했다. 한화 이글스의 전력 질주가 시작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2-20 15:31:43[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스토브리그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크게 모난 부분이 없다. 충분히 합리적인 운영으로 하나 둘 전력을 증강해나가고 있다. 아직까지 2024년 한화 전력에 마이너스는 없다. 플러스만 있을 뿐이다. 첫 시작은 FA 영입이었다. 한화는 지난 11월 FA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 전준우에 이어 시즌 2호 FA 계약이었다. 한화 이글스와 안치홍은 4년간 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 등 총액 55억원의 계약을 이행하게 된다. 한화는 장이 시작하자마자 전준우와 안치홍에게 동시에 오퍼를 했다. 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지르고 속전속결을 선택했고, 그중 안치홍을 잡았다. 사실, 안치홍은 한화에 가장 잘 맞는 픽으로 여겨졌다. 무엇보다 2루수와 1루수를 잘 볼 수 있고, 컨택형 타자라는 점도 한화에 잘 맞는다는 평가다. 올 시즌에도 121경기에서 124안타(타율 0.292), 63타점, 0.374의 출루율로 OPS 0.774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통산 기록 역시 1620경기 5677타수 1687안타(타율 0.297), OPS 0.800로 꾸준했다. 여기에 나이도 아직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보강했다. 한화는 외야 수비가 큰 약점이다.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최인호나 페라자 모두 외야 수비가 아쉽다. 이진영도 아직은 확실하게 풀타임으로 검증된 중견수가 아니다. 그저 올 시즌 파워를 증명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것 정도다. 그런 측면에서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5개의 우승반지를 보유한 김강민의 존재는 한화에 전하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용병도 현재까지는 순풍이다. 한화는 일단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재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5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최대 105만달러다. 올해 페냐는 32경기에 등판, 177.1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1패 147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했다. 리그 내 최다 이닝 6위, 다승 공동 9위, 탈삼진 공동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옵션 포함 105만달러로 이정도 투수를 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용병 페라자도 선택 명분은 충분하다. 극단적인 공격형의 선수다. 페라자는 올해 시카고 컵스 트리플A에서 준수한 활약을 했다. 무려 121경기에 나서 23개의 홈런과 85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타석(561타석)에 들어섰고, 가장 많은 안타(100)와 가장 많은 홈런(23)그리고 타점(85)을 기록했다. 타율은 0.284였고, WRC+는 130으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건강하고, 고작 25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비가 약하다는 단점은 한화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차하면 안치홍, 채은성과 돌아가며 지명타자로 가면 된다. 한화의 약점은 리그최하위의 타선이다. 장타력을 보유한 좌타 거포가 필요했다. 공격만 확실해도 충분하다. 여기에 한화는 장민재와도 2+1년 총액 8억원의 적절한 금액에 재계약했다. 전력 상승의 효과라기보다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온 베테랑에 대한 예우 개념이 강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2걸음이 더 남았다. 첫 번째는 리카르도 산체스다. 현재 한화는 더 나은 용병을 찾고 있지만, 매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용병 풀이 좁다. 모든 구단 단장이 "신규 용병으로 100만달러에 1선발급을 찾는 것은 쉽지않다"라며 볼 맨 소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미스의 상처가 있는 한화 손혁 단장은 네임벨유에 의존해 무리한 모험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체스는 특급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량은 검증이 되어있는 선수다. 전반기 한화의 8연승 당시 한화를 이끈 선수가 산체스였고, 좌완 투수다. 더 좋은 투수를 뽑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설령 아니더라도 ‘최악’은 아니다. 따라서 산체스를 보류명단으로 묶고 마지막까지 최선의 용병을 찾아보고 안되면 산체스와 재계약한다는 스탠스는 아쉽지만, 합리적인 선택이기는 하다. 마지막 화룡정점은 단연 류현진이다. 한화는 전준우에게 오퍼했지만, 양석환에게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화는 작년 양의지때도 그랬지만, 한 번에 최고액을 지르는 속전속결 FA전략을 사용한다. 그러함에도 셀러리캡을 28억원이나 남겨둔 것은 오롯이 류현진을 염두에둔 선택이다. 이제 야마모토의 다저스행이 확정되었다. 곧 류현진의 행선지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류현진이 마음만 먹는다면 미국내에 잔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내에서는 류현진에게 “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돌기는 쉽지않은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이 있다. 나이도 많아 장기계약은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한화는 '종신한화맨'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비워두고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공개 구애다. 돌아오면 역대 FA 최고액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현재 류현진은 샌디에이고와 뉴욕 메츠에서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돈 싸움에서는 이기기 힘든 것이고 류현진의 복귀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시간은 흐르면 흐를수록 한화의 편일 가능성이 크다고 현장에서는 믿고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한화의 스토브리그는 현재까지는 무난하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2걸음을 제대로 내 딛어서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난이도가 최상이라는 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2-23 11:14:50[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밤 12시에 손혁 단장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김강민의 '결심만 서면'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화 통화로 교감을 나눴다. 그러자 김강민은 현재 대구에 있으니, 내일 대전에 들르겠다고 화답했다. 한화의 진정성이 FA급 베테랑의 마음을 잡았다.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우승 반지만 5개. 원클럽맨의 상징성은 프로 선수에게 있어서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선수에게 있어서는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영광이다. 하지만 김강민은 이를 모두 포기하고 한화 이글스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김강민은 오늘 낮 손혁 단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굳건하게 현역 연장의 뜻을 밝혔다. 큰 고민이 되었을 문제지만, 김강민은 이미 마음을 굳히고 대전으로 내려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화에게 큰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화는 김강민을 최대한 예우했다.설령 은퇴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시종일관 밝혔고, 1년 그 이상 선수생활을 해주기를 원했다. 김강민의 성실성을 누구보다 잘알기에 고참 노릇을 잘 해준다면 코칭스테프로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는 자원으로 그를 생각했다. 그에 관한 구체적으로 제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손혁 단장이 직접 그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강하게 “함께 하자”며 그를 설득했다. 한화는 기회의 땅이었다. 잘한다면 충분히 그 이상도 선수생활이 가능하다. 정우람의 플레잉코치 같은 긍정적인 사례도 있었다. 결국, 김강민이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 인천의 팬들을 뒤로하고, 원클럽맨의 영광도 포기하고 대전으로 향했다. 해당 결심으로 김강민은 SSG의 영구결번 또한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한화 이글스에서의 첫 우승을 위해서 자신의 야구 인생 마지막을 장식하기로 결심했다. 김강민은 "23년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보내주신 조건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에 감사하다.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내보겠다"라고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한편, 한화 이글스를 싱글벙글이다. 김강민이 FA급 베테랑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손혁 단장과 최원호 감독 모두 김강민에 대해서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다. 한화는 상대적으로 외야가 내야보다 많이 약하다. 외야 불균형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정도다. 특히, 수비력이 그렇다. 주전 중견수도 무주공산이거니와 타격이 좋은 페라자나 최인호 모두 수비가 상대적으로 아쉽다. 이따금씩 외야로 나갈 수 있는 채은성이나 작년 루키 문현빈도 마찬가지다. 결국, 김강민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한화에서는 무궁무진하다. 단순히 대수비 요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소한 페넌트레이스의 절반 정도는 주전으로 나갈 여건이 되고있고, 중견수 제1옵션이 될 수도 있다. 올해 10홈런을 때리며 가능성을 보여준 이진영과 충분히 상생할 수 있다. 거기에 큰 경기에서는 단연코 김강민이 더 크나큰 쓰임새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범위로 그렇지만,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보여준 일발 장타력도 김강민의 매력을 더욱 드높이는 것 중에 하나다. 다른 팀이라면 몰라도 한화에서는 사실상 FA급 베테랑이다. 그뿐이 아니다. 한화에는 내야에 안치홍이라는 특급 옵션이 합류한다. 한화는 지난 시즌 나름대로 계산이 서는 주전 멤버들을 확보했다. 하지만 문제는 뎁스였다. 8연승을 달리던 전반기를 뒤로하고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하지만 안치홍에 더해 김강민까지 합류하면서 뎁스가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한화는 여기에서 전력보강을 멈출 생각이 없다. 일단, FA 장민재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고,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위해(재계약도 당연히 염두에두고 있다) 부던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설령 더이상 선수엽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화는 상당한 수준의 전력 보강을 이뤘다. 내야가 워낙 풍성한 한화이기에 오선진이 나간 것은 전혀 출혈이 되지 못한다. 한화 이글스의 겨울이 그 어느 팀보다 풍성하다. 적어도 현재까지 스토브리그 최고의 승자는 단연 한화이글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24 2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