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재판장)는 지난 3일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에서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 사망한 고(故) 장모씨(66)에 대한 재심 공판 현장검증 기일을 열었다. 쟁점은 장씨가 의도적으로 차량을 저수지에 추락시켰는지, 아니면 졸음운전으로 인한 불의의 사고였는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현장검증에서는 장씨가 핸들을 조향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차량이 추락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검증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장씨 측 변호사와 검사 측이 서로 번갈아 가며 시운전을 했지만 같은 조건의 주행에서도 도달 지점은 2~3m가량 차이를 보였다. 재판부는 시운전으로 차량이 도달 지점을 흰색 페인트로 각각 표시해 두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등 추후 판단을 위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른바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이 21년 만에 이뤄졌다. 이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장씨는 사망했지만 재심을 통해 진실이 확인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39분 송정저수지로 화물 트럭 한대가 빠지면서 시작됐다. 트럭에는 운전자 장씨와 아내가 타고 있었다. 다행히 장씨는 물 밖으로 탈출했지만 아내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아내는 구조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로 여겨졌던 사건은 수사를 거치면서 살해사건으로 바뀌게 됐다. 장씨 아내 앞으로 가입된 8억8000만원 상당 보험이 발견되면서 수사당국은 해당 사고가 계획범죄라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아내가 가입한 보험은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인정돼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더구나 부검결과 부인의 목과 가슴에 눌린 흔적이 남아있고 차 앞 유리가 쉽게 떨어져 나간 정황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달아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서 장씨는 단순 사고임을 주장했지만 지난 2005년 살인 혐의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장씨가 아내를 죽였다는 직접 증거가 없었음에도 검찰이 제출한 간접증거를 근거로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반전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20년 충남경찰청 현직 경찰관이 "경찰이 엉터리 현장조사, 허위공문서 작성을 하고 검찰이 가혹행위와 끼워 맞추기로 수사를 조작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리면서다. 이어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고 재심이 결정됐다. 이어 지난 4월 17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는 장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을 열었다. 다만 장씨의 사망으로 인해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장씨는 재심을 받기 위해 군산교도소에서 해남교도소로 이감되는 도중 급성백혈병이 발견됐고 종합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다가 지난 4월 초 숨졌다. 재심 첫 재판에서 박 변호사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했던 것"이라며 "사고 원인은 피고인의 졸음운전이었을 뿐 감기약인 척 수면제를 먹인 사실도, 피해자 체내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의 현장검증 자체에 오류가 있다며 법원의 현장검증을 요구했다. 주차된 차량이 지형적 요인에 의해 미끄러지면서 저수지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을 뿐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고의 사고가 아니라는 취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6-21 16:23:13[파이낸셜뉴스] 지난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 전남 진도군 의신면에 위치한 송정저수지로 화물 트럭 한대가 빠졌다. 트럭에는 운전자 60대 장모씨와 아내가 타고 있었다. 다행히 장씨는 물 밖으로 탈출했지만 아내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아내는 구조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안타까운 가족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씨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았다. 아내 앞으로 가입된 보험금을 노린 범죄라는 것이 당시 수사당국의 판단이었고 재판부도 받아들였다. 사건은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으로 알려졌다. 20여년이 흐름 올해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에 반전이 생겼다. 정씨에 대한 재심이 결정된 것이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현수)는 지난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05년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장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을 열었다. 다만 장씨의 사망으로 인해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장씨는 재심을 받기 위해 군산교도소에서 해남교도소로 이감되는 도중 급성백혈병이 발견됐고 종합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다가 이달 초 숨졌다. 지난 2003년 사건 이후 장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것은 보험금 때문이었다. 장씨 아내 앞으로 가입된 8억8,000만원 상당 보험이 발견되면서 단순 사고가 계획범죄로 뒤바뀐 것이다. 해당 보험은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인정돼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더구나 부검결과 부인의 목과 가슴에 눌린 흔적이 남아있고 차 앞 유리가 쉽게 떨어져 나간 정황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달아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서 장씨는 단순 사고임을 주장했지만 지난 2005년 살인 혐의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장씨가 아내를 죽였다는 직접 증거가 없었음에도 검찰이 제출한 간접증거를 근거로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반전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20년 충남경찰청 현직 경찰관이 "경찰이 엉터리 현장조사, 허위공문서 작성을 하고 검찰이 가혹행위와 끼워 맞추기로 수사를 조작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리면서다. 이어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고 재심이 결정됐다. 지난 17일 재심 첫 재판에서 박 변호사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대비한 보험을 가입했던 것"이라며 "사고 원인은 피고인의 졸음운전이었을 뿐 감기약인 척 수면제를 먹인 사실도, 피해자 체내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의 현장검증 자체에 오류가 있다며 법원의 현장검증을 요구했다. 주차된 차량이 지형적 요인에 의해 미끄러지면서 저수지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을 뿐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고의 사고가 아니라는 취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4-19 15:01:20[파이낸셜뉴스] 보험금을 노리고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60대 남성이 19년 만에 재심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무기수 장모 씨(66)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에 검찰이 반발해 제기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께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화물 트럭을 고의로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추락시켜 조수석에 탄 부인 김모(사망 당시 45세)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장씨를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그가 8억8천만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장씨는 졸음운전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보험은 아내가 직접 지인과 상담해 가입한 정황도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200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이후 2017년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전우상 전 경감이 사건을 다시 살펴보며, 재심 전문인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재심 절차를 밟게 됐다. 이와 관련해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22년 9월 "영장 없이 사고 트럭을 압수한 뒤 뒤늦게 압수 조서를 꾸며 수사의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검찰이 제시한 간접 증거들에 대한 상반된 전문가 감정이 나왔다"며 "원심을 유지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불복했지만 광주고법이 작년 3월 즉시항고를 기각했고, 이날 대법원 역시 재심이 필요하다고 보고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한편 장씨의 재심은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12 05: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