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해외 마약상과 공모해 수천만원 상당의 필로폰과 MDMA(엑스터시) 밀수를 시도한 30대 2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은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김모(38)·조모(32)씨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해외 마약상 등과 공모해 필로폰 433g(시가 4330만원 상당)을 항공화물에 은닉해 밀수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김씨와 같은 수법으로 엑스터시 866정(시가 1732만원 상당)을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모두 해외 마약상들로부터 수고비를 받기로 하고 해외 발송된 마약 우편물을 국내에서 수령하는 과정에서 세관과 검찰에 적발, 검거됐다. 이는 마약류 밀수의 공범에 해당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검찰 측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더 철저한 수사와 단속으로 국내에서 유통, 소비되는 마약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외산 마약류의 밀수 차단 및 사범 적발에 주력하고 검거된 사범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05-11 17:09:36[파이낸셜뉴스] 택시에 탑승한 뒤 기사를 통해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인 졸피뎀을 처방받아 투약한 3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나우상 판사)은 사기, 사기교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교사, 점유이탈물횡령,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 대해 지난달 24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택시 기사 B씨를 통해 졸피뎀을 처방받은 뒤 투약한 혐의 등을 받는다. A씨는 지난해 11월 7일 서울 강북구에서 B씨가 몰던 택시에 탄 뒤 B씨에게 "내가 외국인이라서 약을 처방받을 수 없는데 수면제가 필요하다"며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구입해주면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A씨의 제안을 승낙한 B씨는 같은 날 서울 도봉구 소재 병원을 찾아가 불면증이 있는 것처럼 진료를 받은 뒤 졸피뎀 28정을 처방받은 뒤 A씨에게 건넸다. A씨는 대리 처방 수고비 대가로 B씨의 택시 단말기로 6만원을 결제했다. 문제는 이때 사용한 카드가 A씨 소유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A씨는 범행 전 탔던 모 택시에서 앞서 승차했던 손님이 두고 내린 카드와 70만원 상당의 지갑을 가로챈 뒤 B씨 수고비 지불에 해당 카드를 사용했다. 이외에도 A씨는 편의점에서 담배 등을 구입한 뒤 해당 카드로 4만원을 결제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민건강보험법 위반이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등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많고 동종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자신의 범행에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인 점, 점유이탈물횡령죄나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2-09-02 16:09:10일반 음식점에서 일시적으로 술을 따르고 수고비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접대부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무허가로 유흥접객원을 고용, 영업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1심은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단속 당시 현장에 있던 여성은 박씨를 도와주러 잠시 들른 것이고 가게 분위기가 좋지 않자 일시적으로 술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으로 손님에게 잠시 술을 따른 정도만으로 이 여성을 식품위생 관계법령에서 정한 유흥접객원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유흥접객원은 반드시 고용기간과 임금, 근로시간 등을 명시한 고용계약에 의해 취업한 여자종업원으로 한정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하나의 직업으로 특정업소에서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고 보수, 또는 팁을 받는 부녀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던 박씨는 지난 2008년 6월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채 유흥접객원을 두고 영업을 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1심도 유죄 판결하자 항소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2010-04-06 09:11:35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양건)는 일부 농촌마을에서 이장이 주민들로부터 수고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관련조례 등에 ‘금품수수 금지’ 조항 신설을 지자체 관할 기관인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이장 수고비는 과거 이장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을 때 지역민 민원 심부름이나 마을 대소사를 처리하는 데 대한 보답으로 마을 주민들이 봄, 가을에 곡식을 거둬줬던 것으로 일명 동회비 또는 수곡(收穀), 통·이장 경비 등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이장 수당을 100% 인상하고 각종 혜택을 늘려 이장 수당을 현실화했고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이장 선출을 위한 선거까지 치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장 수당이 이처럼 현실화되면서 상당수 농촌마을은 이장 수고비를 폐지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관행으로 남아 소득 없는 노인층이 대부분인 농촌 주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제도는 준조세적 성격이기 때문에 즉시 폐지돼야 하지만 관련 규정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판단, 지자체 관련 조례에 별도로 ‘금품수수 금지’ 조항 및 통·이장 해촉 사유에 ‘통·이장은 수고비 등의 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금품 등을 모금하거나 수수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토록 권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2008-05-28 20:33:51불법 온라인 도박을 접한 청소년들은 친구나 지인을 통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기적으로는 절반이 중학생 때였다. 목적은 '용돈 벌이'라고 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또 도박 빚으로 채무압박을 느껴 금품갈취 등과 같은 2차 범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 문제의 실태파악 및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는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총 1만685명(남자 49%, 여자 51%)이 참여했다. 청소년 중 불법 온라인 도박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57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다만 친구나 지인의 도박을 목격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069명으로 전체의 10%였다. 도박 경험률과 목격률이 10배 차이가 난 것.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 가운데 남학생의 비중은 8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시기도 대부분 중학생 때가 50%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생이라고 답한 학생도 15%를 차지했다. 온라인도박 종류는 온라인 불법카지노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했다. 도박을 시작하는 계기는 친구·지인의 권유가 38%로 가장 높았다. 친구 등 지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하게 됐다는 청소년도 30%에 이르렀다. 인터넷 도박광고를 통해 유입된 사례도 9%였다. 도박 자금 마련이나 도박으로 발생한 채무를 상환하는 방법으로는 용돈 또는 부모님의 빚 변제가 57%로 절반이 넘었다. 지인간 금전 거래나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청소년도 있었다. 일부 응답자 중에서는 금품갈취·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고 응답했다. 청소년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 도박으로 생긴 문제점은 △채무 압박 △부모와의 갈등 △정서적 위축 및 두려움 △학업성적 저하 △형사처벌 등 다양한 문제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도박을 하는 이유에 대해 용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돈을 따는 것에 대한 쾌감(중독)이나 주위 친구들이 다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중독에 대한 치유와 또래 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대리입금을 직접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 1만685명 중 65명이었고 목격한 응답자는 23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댈입'으로 불리는 대리입금은 대출이 안 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편하게 돈을 빌려준다고 접근해 '고금리 소액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대리입금을 경험한 응답자 중 피해 사례로 △지각비·수고비 등 한도를 초과하는 이자 요구 37%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 12% 등의 응답이 있었다. 대리입금 피해를 보았지만 경찰에 신고한 청소년 응답자는 32%에 불과하고 불법사금융 신고채널(1332)을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도 79%였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박 및 대리입금의 심각성·폐해에 대한 실질적 예방 교육 △중독 청소년 치유 활동 강화 △그릇된 또래 문화 개선을 위한 인식전환 활동 △경찰 및 구제기관에 대한 신고활성화 등의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어 청소년 도박은 절대 이길 수 없는 범죄라는 인식 전환을 위해 진행 중인 '청소년 도박근절 릴레이 챌린지' 운영 기간도 1개월 연장한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소년과 그 가정을 파괴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9-12 18:42:20[파이낸셜뉴스] 불법 온라인 도박을 접한 청소년들은 친구나 지인을 통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기적으로는 절반이 중학생 때였다. 목적은 '용돈 벌이'라고 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또 도박 빚으로 채무압박을 느껴 금품갈취 등과 같은 2차 범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 문제의 실태파악 및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는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총 1만685명(남자 49%, 여자 51%)이 참여했다. 청소년 중 불법 온라인 도박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57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다만 친구나 지인의 도박을 목격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069명으로 전체의 10%였다. 도박 경험률과 목격률이 10배 차이가 난 것.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 가운데 남학생의 비중은 8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시기도 대부분 중학생 때가 50%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생이라고 답한 학생도 15%를 차지했다. 온라인도박 종류는 온라인 불법카지노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했다. 도박을 시작하는 계기는 친구·지인의 권유가 38%로 가장 높았다. 친구 등 지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하게 됐다는 청소년도 30%에 이르렀다. 인터넷 도박광고를 통해 유입된 사례도 9%였다. 도박 자금 마련이나 도박으로 발생한 채무를 상환하는 방법으로는 용돈 또는 부모님의 빚 변제가 57%로 절반이 넘었다. 지인간 금전 거래나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청소년도 있었다. 일부 응답자 중에서는 금품갈취·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고 응답했다. 청소년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 도박으로 생긴 문제점은 △채무 압박 △부모와의 갈등 △정서적 위축 및 두려움 △학업성적 저하 △형사처벌 등 다양한 문제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도박을 하는 이유에 대해 용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돈을 따는 것에 대한 쾌감(중독)이나 주위 친구들이 다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중독에 대한 치유와 또래 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대리입금을 직접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 1만685명 중 65명이었고 목격한 응답자는 23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댈입'으로 불리는 대리입금은 대출이 안 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편하게 돈을 빌려준다고 접근해 '고금리 소액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대리입금을 경험한 응답자 중 피해 사례로 △지각비·수고비 등 한도를 초과하는 이자 요구 37%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 12% 등의 응답이 있었다. 대리입금 피해를 보았지만 경찰에 신고한 청소년 응답자는 32%에 불과하고 불법사금융 신고채널(1332)을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도 79%였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박 및 대리입금의 심각성·폐해에 대한 실질적 예방 교육 △중독 청소년 치유 활동 강화 △그릇된 또래 문화 개선을 위한 인식전환 활동 △경찰 및 구제기관에 대한 신고활성화 등의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어 청소년 도박은 절대 이길 수 없는 범죄라는 인식 전환을 위해 진행 중인 '청소년 도박근절 릴레이 챌린지' 운영 기간도 1개월 연장한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은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소년과 그 가정을 파괴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서울경찰청에서는 서울시육청·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9-12 10:22:56[파이낸셜뉴스] 한 신입사원이 고기를 굽고 10만원의 수고비를 받는 것이 '수치스럽다'며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식할 때마다 자존감 없어지는 것 같다. 계속 다닐 수 있을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했다는 A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회식을 하는데 내가 신입이라고 고기를 구우라고 하더라"며 "어렵게 경쟁을 뚫고 들어간 회사고, 규모가 작은 곳도 아닌데 이런걸 신입인 나한테만 시키는 게 짜증난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고기를 왜 나만 구워야 하냐)물어보자 '신입에게 시키는 게 룰'이라고 하면서 '공돈도 생기니 좋지 않냐'고 되물었다"고 했다. 회식이 끝나면 사장이 고기를 구운 수고비로 10만원을 따로 챙겨준다고 한다. A씨는 "돈을 준다고 해도, 자존심과 자존감이 박살 나고 창피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고기랑 술을 먹는데 나만 고기 구우니까 '이런 거 하려고 공부하고 회사 지원했나'하는 생각에 현타까지 오고 미칠 것 같다. 계속 다녀야 할까?"라고 글을 마쳤다. 해당 사연에 대다수 누리꾼은 A씨가 예민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사회 생활하다 보면 고기 굽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데", "이 정도로 수치심을 느낀다면 회사원은 안 하는 게 답", "글쓴이가 너무 자존감이 낮은 듯", "10만원 주면 난 매일 구울 자신 있다", "글쓴이 괴롭히려고 시키는 것도 아니고, 막내가 굽는게 룰이라는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작은 회사도 아닌데 신입한테만 시키는 건 너무하다", "고기 구우려고 회사 들어간 건 아니잖아", "왜 지금까지 다니면서 고민하냐. 당장 그만둬라" 등의 의견을 내며 글쓴이에게 공감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4 13:52:00'메필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1907~1942)이 1941년 발표한 단편소설 '산협(山峽)'은 한 마을에서의 복잡한 친인척 간의 비극적 남녀 관계를 다루고 있다. 소설은 배경으로 1930년대 강원도 평창을 비롯한 영서 지방의 농업구조와 생활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원주 문막의 소금받이와 나루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평창에서 생산한 콩을 문막 나루터까지 나르고, 서해에서 한강과 섬강을 따라 올라온 소금과 바꾸는 장면이다. 문막 나루터에는 지금도 석지 나룻길, 물굽이(물구비), 개여울, 시무리(스무리), 낡은터(나루터), 삼괴정(三槐亭) 등 나루터 연관 지명이 남아 있다. 평창 소금받이의 나루터 오르내림 과정을 보면 강원도 내륙 산간 농촌에서 소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알 수 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의 메밀꽃밭에 붙인 '소금을 뿌린 듯'이라는 기막힌 수식어도 소금받이를 관찰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1930년대 당시 영서 지방 산골에서 소금은 매우 귀하고 소중한 것이었다. 동해의 소금 생산이 없어, 먼 서해안에서 수운(水運)으로 문막까지 와야 하기 때문이었다. 소금받이는 마을을 대표하여 콩을 모아서 소금과 바꾸는 작업 책임자이다. "소가 두 필에 콩 넉 섬을 실구 갔었겠다. 소곰인들 흐북히 받어오지 않으리." "바닷물루 만든다던가. 바다가 멀다 보니 소곰은 비상보다 귀한 걸…." 문막 나루 강가에는 서울서 한강을 거슬러 올라온 소금섬이 첩첩이 쌓였다. 문막은 서해에서 남한강을 거쳐 섬강으로 올라오는 수운의 관문으로 원주, 횡성, 평창과 연결되는 물류 중심지였다. 한강 수운선은 바닷배에 비하여 밑바닥이 평평하고, 뱃전이 얕고, 길고 폭이 좁았다. 최소의 운행을 위한 수로는 수심이 3m, 강폭이 10~15m 정도가 요구된다. 강에 토사가 많이 쌓이면 지역민들이 강의 토사를 파내고, 더러는 강가에서 밧줄로 당겨 배를 이동했다. 물론 상당한 수고비를 받았으며 더러 마을의 중요 사업이었다. 한강변에는 수운선들의 안전을 비는 다수의 신당(神堂)이 있었다. 신륵사 같은 강변 사찰과 불적(佛蹟), 제단 등이 이러한 기능을 수행했다. 남한강 지류 섬강 입구의 흥호리에서 섬강 상류 수운은 38㎞까지 이어진다. 대형 선박은 약 15㎞에 있는 원주 문막과 호저면 망강포까지 간다. 서해에서 문막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은 평균 약 11일, 하행은 6일이 걸린다. 주요 물물교환 상품은 해안의 소금, 어물(염장·말림)과 새우젓이 대종을 이루고, 평창 등 강원도에서는 주로 콩이 많고 참깨, 꿀, 담배, 대마 등 농산물과 목재(평창 적송 등)와 숯 등 임산물이 교환의 대상이었다. 이를 돕는 현지의 상인은 '바꿈이'라 불렀다. 물건을 심하게 실어서 산모양을 이루면 '산(山)배'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물물교환의 대종은 해안의 소금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수의 지역에 염창(鹽倉)이 있었다. 소금과 바꾸는 육지에서의 농산물로는 콩이 대세였다. 조정에서는 주요 나루터 곳곳에서 염세(鹽稅)를 받아갔다. 평창 등 강원도의 콩인 백태와 적태는 경기도 장단콩과 함께 최고의 품질로 인정되었다. 콩은 소금, 어물, 잡화 등과의 물물교환의 최고 산품이었다. 콩은 지금도 그러하듯 콩나물, 두부, 된장, 간장, 콩기름의 기본 원료로 모든 가정에서 필수품이었다. 포구에는 객주와 주막이 다수 있었다. 객주는 여관과 물물교환소 제공을 했다. 객주와 주막이 함께 하는 경우도 많았다. 1908년 자료에 의하면 객주 수는 문막에 5~10호 정도였는데 남한강의 여주, 장호원 등지에는 10~20호 정도였다. 소금을 실은 소금배(鹽船)는 배 위에서 직접 소금과 콩 등 농산물을 교환했다. 기록에 의하면 정조 시대인 1770년 무렵 소금과 콩의 교환비율은 말 단위로 1대 2였다. 물론 상류로 갈수록 소금값이 비싸졌다. 1890년에는 교환 단위가 1대 1이었는데, 이것은 중국의 값싼 염전염인 호염(胡鹽)이 유입된 결과였다. 1948년에는 소금배 유통이 완전히 없어지는데, 이것은 일제강점기 이후 개설된 신작로를 통한 육지 운송 때문이었다. 남한강 유역의 시장 분포를 보면 평창에는 1770년대부터 1905년까지는 3개였고,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는 강릉과 통합하여 시장이 5개가 되었다. 평창에서 가장 큰 시장은 대화장이었다. 대화장은 관동대로에 입지한 영서의 중심시장으로 강릉, 원주, 횡성, 평창과 육로로 연결되어 동해안, 영서, 남한강 유역의 유통 산물들이 모였다. 평창의 인구는 18세기 말(정조 시대) 1100명, 1907년에는 1만2100명이었다. 당시 충주가 19세기 말 1만2000명, 1907년 1만2300명인 것을 보면 평창의 인구는 10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8세기 말에 조선에서는 인구 이동이 많았다. 강원도 산간은 대표적 피거지(避居地)였다. 예를 들면 당쟁에 패배한 양반층, 농토를 잃은 농민,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한 평민, 박해를 피하고자 했던 천주교도 그리고 정감록 신봉자, 포도청에 쫓기는 주민 등 다양한 형상으로 강원도 산간지역으로 모였다. 이들은 화전농, 담배농, 땔감 수집, 도자기 굽기 등 다양한 일에 종사하면서 가계를 유지했다. 현재는 첨단 고랭지 농업, 다양한 목축업 등과 함께 피서와 스키장 등 관광산업 단지가 발달해 있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2024-08-12 18:41:21[파이낸셜뉴스]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지주·도박예방치유원이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치유를 위해 힘을 모은다. 하나금융그룹과 도박예방치유원은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을 위해 3년간 약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하나금융그룹·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공동주최로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치유를 위한 프로젝트 선포식 및 토크콘서트'를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마포구 홍대 하나은행 H-PULSE 소극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경찰청, 서울시교육청도 함께 참여해 청소년 불법도박의 예방과 치유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함께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프로젝트 선포식에서 하나금융은 도박예방치유원과 공동으로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치유를 위해 앞으로 3년간 약 1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전체 사업을 기획·총괄하고 불법도박 예방 관련 교육, 문화 콘텐츠 관련 사업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가 홍보대사로 위촉돼 영상을 통해 "도박은 게임이 아니다"라며 "불법도박에 빠지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선포식에 이어 진행된 토크 콘서트에서 이 원장은 참가자들의 사전인식조사, OX퀴즈, Q&A 등을 통해 불법도박에 대한 인식개선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 해결에 금감원이 앞장서는 이유에 대해 "금감원이 청소년 금융교육을 담당하고 있어 불법도박 문제가 청소년의 올바른 경제관념 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빌린 소액의 도박빚에 지각비, 수고비 등이 더해져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피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 "연 20%가 넘는 이자를 수취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금감원과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서는 가정·학교에서 부모님과 선생님 등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며 "금감원도 금융권과 함께 불법도박 자금경로 차단 및 불법도박 예방 금융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불법도박 예방요령을 안내하고, 불법도박 문제 발생시 적극적으로 주변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크콘서트 참가자들은 불법도박 피해예방을 주제로 한 창작 연극을 관람하고 도박예방 동참 서약서도 작성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8-11 11:40:18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암표 판매 행위를 전면 금지한 공연법 개정안이 지난 3월 22일부터 시행되지만 벌써 실효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옮(아이디 옮기기)'과 같은 법망을 피할 수 있는 꼼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런 꼼수를 이용한 사기 사건까지 등장하고 있다. 20일 X(옛 트위터) 등 SNS에는 대리티켓팅, 아옮 등으로 검색했을 때 불법으로 공연 티켓을 넘겨주는 업자들의 계정이 쉽게 발견된다. 아옮은 티켓을 구매한 사람이 티켓을 취소하면 이를 구매하기로 한 사람이 해당 취소표를 재예매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아옮 업체가 활동을 한다. 다른 사람이 우연히 취소표를 낚아채가지 않도록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자가 빠르게 티켓을 예매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들은 수고비로 1만~2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받는다. 공연업계에서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본인 확인'을 강화하자 이런 꼼수가 만들어진 것. 아옮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불법의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개정된 공연법으로도 아옮을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아옮으로 티켓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여부를 증명하기 쉽지 않아서다. 때문에 각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아옮에 실패해 티켓의 구매하기 위해 쓴 돈을 날리거나 아옮 업체에 지불한 수고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옮 과정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기는 경우도 있어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아옮을 이용한 사기 사건도 등장했다. 아옮 업체를 이용한 30대 여성 김모씨는 티켓값 14만원을 이미 송금했으나 수수료 2만원이 송금되지 않았다는 업체 측 연락을 받았다. 총 금액인 16만원을 보내주면 정상 아옮으로 처리하고 지급한 돈은 돌려준다는 업체의 말에 김씨는 재차 입금했다. 그러나 처리되지 않았으니 또 입금이 필요하다는 업체의 연락을 다시 받은 이후에서 김씨는 사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옮 업체에서 일부러 아옮에 실패한 것처럼 티켓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무대에서 가까워 수요가 높은 좌석 티켓에 대한 아옮 문의가 들어오면 표를 빼돌린다는 의혹이다. 빼돌려진 표는 아옮 업체가 더 높은 가격에 팔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 티켓 판매업체는 매크로 프로그램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진입 접속 및 행동하는 로그를 파악해 매크로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차단하고 있다"며 "부정예매 방지를 위해 본인인증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방안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20 18:2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