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능을 사흘 앞두고 경기도 고양시에 ‘수능도 꿈도 GG하고 놀(LoL)자’는 응원 현수막이 내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 아들 딸, 수능도 꿈도 GG하고 놀(LoL)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진이 퍼졌다. 해당 현수막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시내의 한 길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국민의힘 박재이 노동위원회 위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걸었다. 현수막에 적혀있는 ‘GG’는 본래 ‘Good Game’이 어원인 온라인게임 은어다. 게임을 끝내거나 게임 승패가 확실히 갈렸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대방에게 ‘좋은 승부를 했다’는 의미로 건네는 인사말이다. ‘LoL’은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영문 약자로, 한글 ‘놀’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적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e스포츠협회장을 맡은 박 의원은 학생들에게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게임 용어를 활용해 ‘수험생들의 수능도 꿈도 좋은 게임으로 잘 마무리 하고 놀자’라는 뜻을 담고 싶었던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문제는 현수막에 적힌 ‘GG’가 현재는 ‘포기하다’ 내지는 ‘항복하다’의 의미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게임에서 더 이상 이길 가능성이 없으니 패배 선언을 할때도 ‘GG친다’는 표현을 쓴다. 따라서 10대 학생들이 보기에는 “수능과 꿈을 ‘포기’(GG)하고 ‘게임(LoL)’을 하자”는 의미로 읽힐 소지가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게임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성세대 정치인이 빚은 실수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미 오래전부터 ‘항복하다’ ‘포기하다’는 의미로 쓰인 용어를 굳이 적어놓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게임에서 질 것이 확실시될 때 쓰는 용어를 수능 응원 현수막에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13 19:14:48[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이슈가 주를 이루는 정당 논평에 '롤드컵', 'GG 현수막' 등 청년 세대들의 이목을 끄는 내용들을 담으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대 양당의 대치 상황에 지친 중도·무당층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세대들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이같은 논평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의 주문이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대변인단 회의에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변인들을 향해 "다양한 부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이날 이후 논평은 청년층 대변인들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정쟁 요소가 낮은 이슈들이 올라왔다. 지난 13일에는 선다윗 상근부대변인이 국민의힘 당직자가 고양시에 내건 "수능도 꿈도 GG하고 놀(LoL)자~"는 현수막을 지적했다. GG는 Good Game의 약자로 게임 패배를 선언할 때 사용하는 은어다. 이에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능을 그만두라는 것이냐"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선 상근부대변인은 "GG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가져다 썼느냐"며 "수험생들에게 수능을 망치라고 고사를 지낸 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 상근부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청년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으려면 어설프게 신조어를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삭감한 청년 예산 복구에 동참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예산심사를 통해 피도 눈물도 없는 윤 정부가 삭감한 청년예산을 복구하겠다"고 꼬집었다. 지난 14일에는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이 한국팀인 T1의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진출을 축하하는 논평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e스포츠계에서 관심이 높아 월드컵에 빗대어 '롤드컵'으로 불리기도 한다. 안 상근부대변인은 "T1이 결승에서도 선전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계속 T1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주문 배경에는 이 대표의 대변인 이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07년에는 대통합민주신당 부대변인, 2008년에는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대변인을 경험해 보았기에 어떤 내용이 언론에 소구되고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당시 배석했던 한 관계자는 "청년도 그렇고 여성도 그렇고, 각계각층에 필요한 부분들이 있으니 거기에 관심을 갖고 신경 써서 논평을 쓰자는 것이 아닐까"라며 "대표의 말도 있고 당연히 그렇게 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커뮤니티별로 논평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라며 "언론이 주목하는 정치 이슈만이 아니라 좀 더 일상에 가까운 내용도 다뤄달라는 취지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향후에도 청년층 대변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의 논평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논평을 작성한 한 대변인은 "평소 비교적 가벼운 분야에 대해서도 논평을 내고 싶었는데 대표께서 자유롭게 논평하라고 해주셔서 한 번 작성해 봤다"며 소감을 전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11-17 16: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