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ASD)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결함, 제한된 관심사, 반복적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로 국내 유병률은 약 2% 내외다. 이런 ASD 환자의 40~80%는 수면 문제를 겪는데 ASD 소아청소년 환자의 수면 문제가 자페증의 핵심증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희연 교수·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재일 교수·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 연구팀은 두 개의 연구를 통해 ASD에서 발생하는 수면 문제의 특성을 살피고, 밝혀진 특정 수면 문제가 자폐 증상 및 행동 문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했다고 9일 전했다. 연구팀은 먼저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ASD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면다원검사, 액티그래피 등의 수면 검사와 수면에 대한 설문을 통해 수면 문제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메타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밝혀진 특정 수면 문제들이 자폐 증상, 행동 문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ASD 소아청소년은 정상 발달 중인 또래와 비교해 입면이 지연되고 수면 효율이 떨어지며 전체 수면 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렘(REM) 수면이 적고 주간 졸음을 더 많이 호소하는 특성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 결과, 여러 수면 문제들은 자폐 핵심 증상 및 행동 문제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면 관련 불안과 입면 지연은 자폐 핵심 증상 중 하나인 제한된 관심사에 대한 몰두 및 반복 행동과 연관이 있었고, 밤에 자주 깨는 문제는 공격적 행동, 기분·불안·주의력 문제 등 다양한 문제 행동과 연관이 있었다. 또 주간 졸음을 많이 경험하는 아동의 경우 더 높은 비율로 기분·불안 문제를 동반했다. 김희연 교수는 “두 건의 연구를 통해 ASD 소아청소년들이 다양한 수면 문제를 겪고 있으며, 수면 문제가 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자폐 증상, 행동 문제와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라며 “ASD 소아청소년의 수면 문제에 개입해 자폐 증상을 호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8-09 08:57:26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면 인지 및 행동 장애가 개선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신경과 박기형 교수가 환자 117명(알츠하이머병 환자 63명, 연령과 성별 대응 비치매 노인 54명)을 대상으로 야간 수면 특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의 양과 질이 낮으면 공간 기억력이 저하돼 길찾기 등의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 또 전두엽기능이 떨어져 인지저하와 이상행동이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게 수면잠복기는 공간지각력과 공간기억을 평가하는 RCFT 평가 중 '즉각회상', '장기회상', '재인식' 항목과 실행능력을 보는 항목에서 음의 상관관계에 있었다. 반면 치매가 없는 정상 노인군에서는 '즉각회상', '장기회상' '재인식' 항목에서 수면과 관련이 없었다. 즉, 수면잠복기가 길어져서 잠이 드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알츠하이머 환자의 전두엽 기능이나 시공간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이상행동이 악화될 수 있고, 길찾기 기능 등의 인지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 노인의 수면장애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주간, 야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우울증의 증상 중에서 무감동이 많이 동반되는데, 무감동은 목적지향적인 행동이 사라지고 지적인 흥미가 없으며 감정과 정서상의 무관심이 커지는 증후군이다. 박기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장애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인지기능을 호전시키는 효과 뿐 아니라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환자의 상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4년 '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지'에 발표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5-07-27 11:09:22[파이낸셜뉴스] 잠자는 중에 성행위 등 성적 행동을 하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는 일종의 수면 행동 장애다.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데번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로렌 스펜서(50)는 남들처럼 일상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만 알고 있는 비밀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는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성행동을 하게 되는 드문 수면 장애인 '섹스섬니아(sexsomnia)'를 진단 받았다. 자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성행동을 시도한다. 당사자는 이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보도에 따르면 로렌의 남편 찰리는 가끔 아내가 잠든 상태에서 다가와 은밀한 터치를 하거나 자신을 껴안으려 한다고 밝혔다. 찰리는 그런 로렌의 스킨쉽을 받아들이고 있다. 로렌은 "이 상황이 발생할 때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에겐 완전히 합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렌이 외박이라도 할 때는 남모를 고충이 따른다고 한다. 수면 중 다른 방으로 무의식적으로 들어갈 수 있어, 더욱 깊은 수면에 들기 위해 수면 보조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에피소드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지만, 정확한 유발 요인은 알 수 없다. 그저 예방을 위해, 나를 가두거나 분리 시키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로렌은 자신의 이야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있다. 그는 "내가 잠든 동안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며 장애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전했다. 기면성 수면 장애…"치료 위해서는 모든 외부 자극 피해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섹스섬니아(sexsomnia)'는 수면 중 발생하는 일종의 기면성 수면 장애다. 잠든 상태에서 다양한 감각과 행동을 경험하게 된다. 섹스섬니아가 발생하면 자위 행위나 타인과의 성행위에 무의식적으로 관여하게 될 수 있다. 이런 행동은 본인은 물론 함께 있는 사람에게도 혼란과 불편을 줄 수 있어, 이를 조절하는 데에는 높은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수면 전문의이자 신경과 의사인 마리 호르바트 박사는 "드물게 깊은 수면 중 일부 사람들이 성적 행동을 보이며, 본인의 평소 성적 행동과 다를 수도, 평소와 비슷할 수도 있다"며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는 이를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수면 의학 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섹스섬니아 증상을 나타낼 확률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바트 박사는 "섹스섬니아의 유발 요인은 대체로 잠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자극들이다"며 "몽유병 환자가 큰 소리나 터치, 불빛으로 인해 에피소드가 유발되는 것처럼 섹스섬니아도 이런 자극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섹스섬니아 치료를 위해서는 모든 외부 자극을 피해한다. 불편하게 하거나 반쯤 잠에서 깨게 만드는 요인들이 에피소드를 유발할 수 있으니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8 05:31:24[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울거나 웃는 등 감정 자극이 있을 때마다 기절한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더선은 지난 4일(현지시각) 첼시 쿰스(27)가 겪고 있는 수면장애 질환에 대해 보도했다. 그에게 처음 증상이 나타난 건 17살 때였다. 웃던 중 갑자기 얼굴 한쪽 근육이 마비되는 듯하더니 곧 잠이 들어버렸다. 웃던 중 갑자기 얼굴 근육 마비 후 잠에 빠져 첼시는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뇌출혈인 줄 알았다”며 “마비 증상이 나아지는 듯 하더니 그 뒤로 계속 아무데서나 잠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상태는 점점 악화돼 웃을 때마다 근육의 힘이 빠져 머리를 못 가누거나 실신했다. 병원을 찾은 첼시는 신경과전문의를 만나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갑작스럽게 근긴장이 소실되는 수면장애인 '발작성 수면(기면증)'과 감정 자극이 발단이 되어 근육의 쇠약 및 이완이 나타나는 '탈력발작'을 의심했다. 하지만 다시 병원을 찾지 않아 공식적인 진단을 받지는 못했다. 이후 증상은 계속해서 악화되었고, 웃음 외에 다른 감정도 증상을 유발하기 시작했다. 첼시는 "웃을 때 가장 많이 일어나지만 지금은 울거나 숙취가 있을 때도 나타난다"라며 "가벼운 현기증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식은 있지만, 마치 뇌가 취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하루 최대 100번까지도 근육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라며 "웃어넘길 수 있는 상황도 있지만, 한 번은 휴가 중 수영장에서 웃다 실신하는 바람에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 미칠 수 있는 '기면증' 첼시가 겪고 있는 기면증과 탈력발작은 수면장애 증상의 하나다. 기면증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기면증 환자 수는 6646명이다. 기면증은 대부분 15~25세 사이에 발병하며, 드물게 35~45세 사이에도 발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에서는 수면 발작과 관련된 '히포크레틴(hypocretin-1)'이라는 뇌 단백질의 분비 이상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면증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면증 환자들은 대부분 낮시간에 졸음증을 겪는다. 밤에 충분히 자도 낮이 되면 심한 수면욕에 시달린다. 또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잠에 빠져버리는 수면 발작을 경험한다. 이 졸음증은 대화 중이거나 식사 도중은 물론 서 있다가도 잠이 들 수 있다. 또 첼시 쿰스처럼 탈력 발작이 일어나 감정 변화가 있을 때 몸의 전체, 혹은 일부의 힘이 갑자기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탈력 발작은 심할 경우 자리에서 쓰러지고 근육이 경직되는 등 상황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 수면 마비(가위눌림)가 와 잠이 들 때나 깰 때 수초에서 수 분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잠이 들려고 하면 환각 상태에 빠져 환상이 보이거나 환청이 들린다. 기면증은 완치가 어렵지만, 각성제나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꾸준히 병행한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기면증 개선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과 각성 주기를 유지해야 한다. 음주나 야간 운동 등은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게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8 07:10:49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을 1주일여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리면서, 어느 때보다 각종 약물의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학원가나 학부모들 사이에는 마약성 의약품들이 '공부 잘 하는 약'이나 '집중력 향상 영양제'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우며 식품과 의약품들로 가장해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하여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불법 판매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식약처는 식품 등 부당광고 게시물 83건과,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계열)' 불법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을 적발, 당국에 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식약처는 '수험생', '기억력', '집중력', '긴장완화' 등을 검색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300개 사이트를 점검, 부당광고 83건을 적발했다. 적발된 제품들은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나 집중력 향상 등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심지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틸페니데이트' 제품도 온라인 등으로 버젓이 팔고 있었다. 또 국내에서 허가 받은 제품이 없는 '암페타민' 제품도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 등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6일 "해마다 수능시기가 되면 ADHD 환자들이 증가한다"면서 "일부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ADHD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향상되리라 기대하지만 정상인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오히려 해당 약물을 장기 과다 복용 시 환각과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어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의 오남용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수능을 1주일여 앞둔 시점에서는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통해서 수험생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을 앞두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면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수험생에게 도움 된다. 운동은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단 구성과 더불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식품, 기름진 음식,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스트레스는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명상이나 요가 등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 이수진 과장은 "건강한 일반인의 집중력 강화를 위한 의약품은 없다"며 "해마다 수능시기 즈음엔 집중력이나 기억력 개선을 내세운 각종 약품에 대한 판촉행위가 기승을 부리므로, 지나치게 공부의 효율성만 강조해 약물에 기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자제할 것을 권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06 18:35:58[파이낸셜뉴스] 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을 1주일여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리면서, 어느 때보다 각종 약물의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학원가나 학부모들 사이에는 마약성 의약품들이 ‘공부 잘 하는 약’이나 ‘집중력 향성 영양제’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우며 식품과 의약품들로 가장해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하여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불법 판매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식약처는 식품 등 부당광고 게시물 83건과,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계열)’ 불법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을 적발, 당국에 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식약처는 ‘수험생’, ‘기억력’, ‘집중력’, ‘긴장완화’ 등을 검색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300개 사이트를 점검, 부당광고 83건을 적발했다. 적발된 제품들은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나 집중력 향상 등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심지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틸페니데이트’ 제품도 온라인 등으로 버젓이 팔고 있었다. 또 국내에서 허가 받은 제품이 없는 ‘암페타민’ 제품도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 등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6일 “해마다 수능시기가 되면 ADHD 환자들이 증가한다”면서 “일부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ADHD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향상되리라 기대하지만 정상인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오히려 해당 약물을 장기 과다 복용 시 환각과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어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의 오남용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수능을 1주일여 앞둔 시점에서는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통해서 수험생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을 앞두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면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수험생에게 도움 된다. 운동은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단 구성과 더불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식품, 기름진 음식,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스트레스는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명상이나 요가 등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 이수진 과장은 “건강한 일반인의 집중력 강화를 위한 의약품은 없다”며 “해마다 수능시기 즈음엔 집중력이나 기억력 개선을 내세운 각종 약품에 대한 판촉행위가 기승을 부리므로, 지나치게 공부의 효율성만 강조해 약물에 기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자제할 것을 권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06 08:20:09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면서 치매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최근 50년 사이 20세 이상 늘었다.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유엔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21일 중앙치매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 연장과 노인 인구 증가로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늘어가는 치매환자에 국가 부담 커진다 해마다 약 5%씩 늘던 추정 치매환자 수는 최근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지난 2022년 94만명, 지난해 98만명에서 올해는 105만명으로 예상돼 결국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2030년 142만명, 2040년 226만명까지 증가해 2050년 31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에는 한국인 100명 중 7명이 치매환자라는 의미다. 치매환자가 증가하면 개인은 물론 국가에도 의료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치매환자 한 명을 1년 동안 돌보는 데 들어가는 연간 관리비용은 222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가구소득(5801만원)의 3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치매 치료를 위한 직접의료비 외에도 간병비, 보조물품구입비, 장기요양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증상이 가벼운 최경도 환자는 1620만원, 가장 심각한 중증환자는 3480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 난다. 국내 치매환자 연간 관리비용도 방관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연간 국가치매관리비용은 2022년 기준 20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7년 14조2000억원보다 31.9% 증가한 규모다. 2040년에는 국가치매관리비용이 약 56조9000억원, 2050년 88조6000억원, 2060년에는 1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국내총생산(GDP)은 역성장하고 있을 시점이다. ■조기진단·예방 치료가 답 전문가들은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에 대한 조기진단과 예방치료를 통해 치매로 인한 의료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도인지장애환자가 늘고 있어 더욱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환자는 2011년 3만5471명에서 2021년 29만9470명으로 최근 10년간 8.4배 증가했다. 문제는 경도인지장애에 관한 국민의 인식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한치매학회가 17개 시도, 만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가 73%에 달했다. ■치매환자 70% 이상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의 뇌 인지기능이 저하되면서 스스로 판단하거나 일을 수행하기 어려워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이 저하된 경우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는 치매환자 70% 이상이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정상적으로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베타(amyloid-ß) 단백질과 과인산화된 타우(tau) 단백질로 구성된 신경 내 신경섬유매듭의 형성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발병 초기에는 기억력이 감소하고 중기에는 언어기능 및 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 이상이 동반된다. 진행 과정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장애 등의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되며 말기에는 보행이상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와 감염, 욕창 등 신체적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으로 악화돼 초기 증상이 경미해 발견하기 어렵고, 증상이 육안으로 나타났을 땐 이미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되면 뇌 손상 진행을 되돌리거나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치매가 더욱 나빠지기 전에 조기진단 및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실제로 질병 진행을 지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알츠하이머병 원인조절치료제(DMT)도 질환 초기에 정확한 진단 후 사용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에 발병 초기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21 18:02:36“마음챙김 명상을 통해서 과거에, 미래에 몰두하는 나의 마음을 자꾸 현재로 되돌려 가져오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여기, 지금, Being(비잉)’이라는 슬로건 아래 마음챙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최현정 심리상담사는 현재에 머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상은 더 빨라지고 더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듯하지만 우리의 마음 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고단한 우리의 삶에서 우선순위를 흔들리지 않게 잡고 가는 게 제가 운영하는 집단의 꿈”이라고 소개했다. MBC 아나운서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던 그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이후 오랜 공부 끝에 지난해 여름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 전문상담사 자격을 획득했다. 올해 초에는 개인 상담실 '여기, 지금, Being(여지빙)’을 열고 명상과 심리, 성격검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선릉과정릉이 바라보이는 그의 사무실은 주로 개인 및 집단상담(지지모임)을 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최 상담사는 “여기, 지금, BEING(비잉). 줄여서 여지빙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며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잘되지 않는 현재를 생생히 살아가는 일. 그걸 모토로 삼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관련 콘텐츠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됐다. 흔히 마음챙김이라고 부르며 ‘지금 이 순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상태를 지향한다. 바쁜 현대인의 고질병인 우울과 번아웃을 탈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 상담사는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 채 마구 내달리고만 있는 현대인에게 내면 작업은 정말 중요하다”며 “남들이 하라는 대로, 세상이 가리키는 대로 갈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최 상담사에 따르면 마음챙김 명상은 ‘현재를 생생하게 온전하게 살아가려는 마음 훈련’으로써 나와 나의 생각, 감정을 동일시하지 않으며, 떨어져서 가만히 응시하는 과정이다. 그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빠져있는 생각, 감정, 행동 패턴에서 빠져나와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작업”이라며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을 넓힘으로써 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것. 그것이 명상의 효과이자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인 대다수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존재 모드(being mode)’를 잃어버리고 ‘행위 모드(doing mode)’로만 살아가고 있다. 전원이 꺼지지 않는 기계처럼 생활하니 수면장애와 번아웃 증후군, 공황장애 등의 심인성 질환에 시달린다. 또 이러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고 있다. 최 상담사는 “정신과 진료와 상담 치료의 가장 큰 차이는 약물 처방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지만 서로 보완 관계”라며 “장기적으로는 여러 시도를 병행하는 것이 심리 치료 효과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마음챙김 훈련의 장점이 분명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한계점을 갖고 있다. 그는 “유교 문화적 배경에 관계주의 사회다 보니 집단 상담을 낯설어한다”며 “남성 내담자의 비율이 적은 것도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담자의 상당수는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의 워킹맘들이 많고, 40대에 진입한 비혼 여성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내담자 대부분은 ‘관계의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상담 센터를 열면서 상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할 수 있었다”면서 “함께 모여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지모임’을 자주 기획하고 확장해 상담 치료의 가치를 널리 알려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04 14:57:59【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수면 중 격렬한 행동을 보이는 렘수면 행동장애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심각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전조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장애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꿈을 꾸는 동안 신체가 비정상적으로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들은 수면 중 발길질, 팔 휘두르기, 침대에서 떨어지기, 심지어 욕설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이는 단순한 잠꼬대와는 달리 폭력적인 성향을 띠기도 하며, 환자 본인과 함께 자는 가족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50~80%가 10년 내에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의 신경 기능 손상이 수면 중 비정상적인 운동 패턴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변선정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라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 평가를 통해 신경계 퇴행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렘수면 행동장애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적이다. 이 검사는 수면 중 근육의 비정상적인 움직임과 뇌파 변화를 측정하여 장애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는 주로 약물치료와 안전한 수면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둔다. 전문가들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가족들에게 환자의 걸음걸이 불안정, 손 떨림,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세심한 관찰은 잠재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한 수면 문제를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의 전조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개입은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잠재적인 신경계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9-25 10:07:07[파이낸셜뉴스] 1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젊은 층의 마약 중독자가 증가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희승 국회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 년간 연령대별 마약중독자 비율은 40대 이상은 감소했다. 반면 10대부터 30대까지는 35.9%에서 45.7%로 증가했다. 특히 10대 진료인원 비율은 2019년 5.6% 에서 올해 6월 기준 7.2%로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는 14.9%에서 20.3%, 30대는 15.4% 에서 18.2% 로 각각 늘었다. 무엇보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 마약중독자는 20대가 7029명(19.3%) 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가 5841명 (16.1%) 으로 뒤를 이었다 . 10대도 2391명(6.6%) 이었으며, 심지어 10세 미만도 1285명(3.5%)이 진료를 받았다. 마약 및 마약류 중독 진료는 상병코드상 △마약 및 정신이상약(환각제)에 의한 중독 △아편유사제 △카나비노이드 △진정제 또는 수면제 △코카인 △카페인을 포함하는 기타흥분제 △환각제 △휘발용제 △여러 약물 사용 및 기타정신활성물질의 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 를 의미한다 . 마약중독자 증가에 따라 이들에 대한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진료인원이 비슷했던 해를 비교하면 총진료비는 2019년 61억7348 만원에서 지난해 말 71억6537만원으로 16.1% 증가했다. 또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12월 기준, 총 1745명이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다. 외래환자가 1210명(69.3%), 입원환자도 535명(30.7%)에 달했다 . 박희승 의원은 “젊은 층의 마약류 중독이 급증하고 있어 일시적인 호기심과 일탈이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며 "청소년 등이 자주 노출되는 마약류를 파악하고 제대로된 치료보호를 통해 늪에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23 14: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