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는 지난 4일 경기도 양평의 한 주택에서 경찰이 수백구의 개 사체를 발견한 사건 관련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에 나서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노화나 질병이 있는 동물을 유기·폐기할 목적으로 거래하는 과정에서 동물학대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2022년 4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올해 4월 27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 생산업자(번식업자) 등이 노화나 질병이 있는 동물을 유기 또는 폐기 목적으로 거래 시 영업정지 처분에서 개정안은 영업정지 +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병과하는 것이다. 또한 동물보호법 제8조제1항에 따라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동물 생산업자(번식업자)가 이를 교사한 경우에는 형법상 교사범으로 같이 처벌받을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일부 생산·판매업 등 영업장에서 일어나는 불법·편법 영업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과 함께 반려동물 영업 관리 강화방안을 상반기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올해 3월~12월 전국 지자체와 협업해 동물 생산·판매업 등 영업자 준수사항 이행실태 및 편법·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합동점검 및 기획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동물생산업의 모견 관리(개체관리카드) 및 번식능력이 없는 동물의 처리 실태 등을 중점 점검 및 단속할 예정이다. 동물보호법 개정에 따라 4월 27일부터 강화돼 시행되는 동물 생산·수입·판매업자의 등록대상동물 거래내역 신고 등 홍보·점검을 강화한다. 또 영업자 점검결과와 신종펫샵 등 변칙 영업행위 상반기 실태조사를 토대로 영업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모견등록제 도입, 변칙 영업행위 규제 및 거래내역 신고제 강화 등을 검토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 눈높이에 맞춰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지나치게 상품화하는 영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시키도록 했다. 한편 경기도 양평의 한 주택에서 4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수백구의 개 사체를 발견했다. 남성 A씨는 1마리당 만원에 유기견을 키우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굶겨 죽게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는 A씨가 3년전부터 번식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고 상품 가치가 떨어진 개들을 처리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3-06 11:18:51[파이낸셜뉴스] 10년 넘게 자신을 돌봐 준 간병인에게 아파트를 물려준 중국의 90대 남성이 재혼하게 되자 재산을 돌려달라고 간병인을 고소한 사건이 벌어졌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탄(99)씨는 재산을 돌려달라며 간병인 구씨를 고소했다. 탄씨는 2005년 구씨와 그의 가족에게 자신을 돌봐주면 대가로 자기가 소유한 아파트를 준다고 약속했다. 당시 내세운 조건은 자주 전화 걸기,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기, 옷과 식료품 사주기, 아플 때 돌봐주기 등이었다. 자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탄씨는 유언장에 자신의 아파트와 그 안의 가구들을 자녀들 대신 구씨에게 물려주겠다고 적었다. 유언장에 따르면 “구씨와 그의 가족들은 진짜 가족보다 저를 더 많이 돌봐줬다"라며 "병과 고통을 이겨내도록 도와줬고, 제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이어 탄씨는 구씨에게 20만 위안(약 3700만원)에 자신의 아파트를 넘기겠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다만 구씨는 돈을 내지 않았고 탄씨는 이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계약은 형식에 불과했다. 그러나 탄씨는 2018년 재혼 뒤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이후 2019년과 2021년 여러차례 구씨를 고소하며 아파트 계약 취소 등 자신의 재산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상하이 법원은 탄씨가 10년 넘게 구씨의 보살핌을 받아 오면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는 점에 주목해, 탄씨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탄씨가 죽은 뒤 구씨가 아파트를 상속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한편,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있었다. 93세 노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12년 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간병인에게 재산을 물려줬는데, 이 땅이 부동산 개발 대상이 되며 아파트 5채에 맞먹는 수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이에 노인의 가족들이 재산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간병인의 손을 들어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3 20:44:57[파이낸셜뉴스] 토스페이먼츠가 알리페이(Alipay) 연동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토스페이먼츠는 글로벌 결제수단 확보를 통해 국내 가맹점의 '역직구' 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역직구란 국내 소비자가 외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직구(직접 구매)와 역 방향의 구입 형태를 일컫는다. 한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나 한국 연예인의 패션, 화장품 등이 주요 구매 대상이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역직구는 중화권 소비자가 가장 많고 러시아, 중동 등지에서도 종종 이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페이먼츠는 최근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변경해 개인정보 국외 이전 목록에 알리페이를 추가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토스페이먼츠는 글로벌 결제수단인 '페이팔' 서비스 도입을 한 달 앞두고 페이팔을 개인정보 국외 이전 대상으로 추가한 바 있다. 페이팔의 사례를 봤을 때 이번 개인정보처리방침 개정으로 알리페이 서비스 연동도 곧 개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토스페이먼츠는 알리페이와 연동을 통해 국내 가맹점의 '역직구' 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결제인프라 연동 서비스가 개시되면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알리페이 사용자가 토스페이먼츠 가맹점에서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토스페이먼츠 측은 "국내 가맹점에 다양한 해외결제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알리페이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며 구체적 시점을 밝히기 어렵지만 하반기 내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알리페이의 운영사인 앤트그룹은 지난해 토스페이먼츠에 투자 후 2대주주로 등극 한 바 있다. 이후 양사의 협력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알리바바그룹은 알리페이 뿐만 아니라 그룹사적으로 한국에서의 사업 확장에 몰두 중이다. 대표적으로 내달 B2B 웹사이트인 ‘한국파빌리온’을 공식 론칭한다. 이 웹사이트를 통해 향후 5000개 이상의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B2B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알리바바 측은 8일 공식 론칭 한 B2B 웹사이트 한국파빌리온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자원 부족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하거나 전통적인 오프라인 B2B 방식에 의존하던 중소기업도 쉽게 전 세계에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리바바클라우드도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알리바바클라우드 유니크 송 한국 총괄은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단순히 한국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의 통점을 포착하고 불확실성을 극복하며 동반성장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백만 고객에 IT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뱅크웨어글로벌은 알바바리클라우드의 한국 총판사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앤트그룹은 토스페이먼츠와 같이 뱅크웨어글로벌의 지분에 투자한 바 있다. 이는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이뤄졌다. 뱅크웨어와 앤트파이낸셜이 설립한 중국 법인은 최근 현지 계약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뱅크웨어는 BX-CP(Cloud Platform) 기술을 보유 중이다. BX-CP는 아마존, 애저 (Azure), 네이버, 알리클라우드 등 CSP(Cloud Service Provider)와 상관없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전용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이다. 뱅크웨어글로벌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제공하기에 강력한 중국 내 인프라로 안정성과 성능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이점이 있으며, 비용도 10~30% 저렴하다. 이에 더해 뱅크웨어글로벌은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모든 서비스를 한글화한 클라우드 서비스 포탈을 운영하고, 중국에서 ICT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이해 반드시 필요한 ‘ICT 비안’ 인증 대행 등을 제공해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한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8-12 14:19:46[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인체 이식용 제품 생산을 위해 시신 수천구를 훔친 업체를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중국 변호사 이성화는 이날 시신 절도·모욕·훼손 사건 관련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는 중국 중부 산시성 타이위안시 공안국이 지난 5월 작성한 것으로 해당 자료에 따르면 산시성 아오루이(奧瑞)생물재료유한회사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남부 쓰촨성과 광시좡족자치구, 동부 산둥성 등지에서 시신과 시신의 일부를 불법으로 사들이고, 불법으로 입수한 시신과 유골을 인체 이식 재료 제품으로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아오루이 최고경영자(CEO) 쑤(蘇)모씨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도급·지분 매입·인력 파견 등 방식으로 장례식장 네 곳의 화장장에 대한 통제권을 거머쥔 뒤 화장장 직원들을 시켜 시신을 훔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변호사는 "쑤씨의 지시에 따라 빼돌려진 시신은 화장장에서 대강 해체돼 업체로 운반됐고, 일부 시신은 업체 안에서 해체됐다"고 설명했다. 쑤씨는 수사기관에 이러한 방식으로 화장장 네 곳에서 자신의 회사에 제공된 시신이 4000여구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900위안(약 17만원)부터 2만2000위안(약 421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쑤씨 등 아오루이 경영진은 이식 재료 원료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유족 서명이나 기증 양식 등 각종 기록을 위조하도록 지시했으며, 범행 사실을 자백한 용의자는 75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산둥성 칭다오대학부속병원 간장병센터, 광시자치구 구이린의학원(의과대학) 해부학교실 등 쑤씨 일당에 수백구의 시신을 판매한 의료기관 관계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수사당국은 이 업체가 2015∼2023년 총 3억8000만위안(약 728억원)의 영업소득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업체로부터 인체 골격 재료 및 반제품 18여t과 완제품 3만5077건을 압수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펑파이는 타이위안시 검찰 책임자를 인용해 "이 사건의 관련 범위가 넓고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 책임자는 "공안이 순서에 따라 용의자들을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건 상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09 06:33:38[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는 이제 대한민국 사격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다. 적어도 이 기록이 깨지기 전까지는 수십번, 수백번 언급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프랑스 파리에서 태극전사들이 일궈놓은 성과가 위대하다. 한국 사격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역대 최다 메달 수확이라는 성과를 남기고 마무리했다. 한국 사격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5m 속사권총과 스키트 혼성 경기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25m 속사권총에서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은 파리 올림픽 사격 마지막 날까지 시상대에 올라갔다. 한국 사격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적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종전 최고 성적을 냈던 2012 런던 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뛰어넘었다. 샤토루를 한국 사격 성지(聖地)로 만든 시작은 올림픽 개막 첫날인 지난달 27일 공기소총 혼성 경기였다. 24세 동갑내기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면서 은메달을 명중해 이 종목 한국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들이 순조롭게 메달 물꼬를 트자 곧바로 금맥이 발견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여자 공기권총에서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깜짝 금메달, 김예지(31·임실군청)가 은메달을 수확해 한국 여자 선수가 시상대를 휩쓰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한 김예지는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고 며칠 안 돼 엑스(X·구 트위터)에 지난 5월 25m 권총 결선 세계 신기록 수립 당시 영상이 화제가 돼 '월드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달 29일에는 반효진(16·대구체고)이 여자 공기권총에서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 한국 최연소 금메달,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 등 숱한 기록과 함께 낭보를 전했다. 결선에서 황위팅(중국)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확정했다. 반효진의 금메달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사격인의 오랜 염원이었던 대구사격장 증축을 약속하기도 했다. 3일에는 한국 사격의 대회 3번째 금메달이 탄생했다. 대회 전부터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았던 25m 권총 세계랭킹 2위 양지인(21·한국체대)은 기대대로 금빛 총성을 울렸다. 양지인은 결선에서 프랑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명중하는 강심장을 뽐냈다. 여기에 사격 마지막날인 5일에는 조영재가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사격 역대 최고 성적을 완성했다. 런던과 파리의 성과를 비교하면, 이번 대회가 한국 사격에 남긴 의미가 더욱 두드러진다. 런던에서는 '사격 황제' 진종오가 30대 초반의 나이에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2관왕에 올랐고, 김장미가 25m 권총에서 깜짝 금메달을 수확했다. 은메달을 딴 50m 소총3자세 김종현과 50m 권총 최영래는 30줄에 접어든 베테랑 사수였다. 반면 이번 대회는 2003년생 양지인, 2005년생 오예진, 2007년생 반효진 등 2000년대에 태어난 어린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사격 전성기를 예고했다. 또한 소총과 권총, 혼성 등 메달 획득 종목을 다양화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조영재의 '은빛 총성'은 한국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속사권총 메달이다. 단순히 금메달을 많이 딴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종목의 다양성을 이뤘고, 다양한 선수층을 갖췄다. 거기에 앞으로 20년을 이어갈 수 있는 최고의 젊은 인재들을 양성했다. 현재 금메달 평균 나이로만 따지면 전 종목에서 사격이 가장 어리다. 대한민국은 5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에 이어서 사격 부문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양궁 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파리 올림픽을 통해 세계 최정상급 사격 강국으로 우뚝 섰음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5 21:19:49미국의 제프 베이조스가 세상의 모든 물건을 인터넷에서 팔겠다는 포부로 아마존 문을 연 때가 1994년이다.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도 그해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신시장이 우리에게 온 것은 그로부터 2년 뒤다. 데이콤의 사내벤처 인터파크와 롯데인터넷백화점에서 K이커머스는 시작된다. 그때 직원들은 이메일로 주문을 받고 계좌에서 입금을 확인한 뒤 직접 상품을 상자에 담아 송장에 주소를 써서 발송했다. 이 정도 프로세스가 당시로선 유통혁명에 해당됐다. 유통의 진화는 통신환경의 기술적 진보와 궤를 같이한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곳곳에 깔리면서 이베이 경매 사이트를 모방한 옥션이 돌풍을 일으켰다. 그후 옥션 천하를 흔들고 새 길을 낸 곳이 국내 첫 오픈마켓인 G마켓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제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중개인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출현한 것인데 당시엔 생경한 개념이었다. 이를 개척한 이가 다름 아닌 지금의 큐텐 대표 구영배다. 그의 G마켓 기적은 한국 유통사에 길이 남는다. 서울대 자원공학과 85학번으로 미국계 석유개발 기술회사 슐럼버거에서 일하다 2000년 인터파크에 인연이 닿은 것이 시작이다. 3년 후 인터파크 자회사 G마켓을 출범시키고 이듬해 매월 200% 매출 성장 기록을 냈다. 폭발적인 성장은 2006년 나스닥 상장으로 이어진다. 구 대표 신화의 정점이 여기였다. 그는 구 대리로 불렸을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로 유명했다. 그로부터 G마켓을 사들인 이베이가 10년 한국영업 금지 조건을 내걸자 싱가포르에서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회사가 큐텐이다. 국내는 바야흐로 소셜커머스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고객들은 백화점식 상품이 모여 있는 오픈마켓보다 정말 필요한 상품을 흥미롭게 파는 소셜커머스에 더 끌렸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일정 수준 이상 구매자가 모이면 파격적인 할인을 해주는 곳이 소셜커머스였다. 수백개 업체가 난립했고 살아남은 곳이 2010년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쿠팡, 티몬, 위메프 3인방이다. 격렬한 3파전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됐는지 다들 안다. 처음부터 미국 상장을 노린 하버드 중퇴생 김범석의 쿠팡 도전기는 G마켓 신화를 능가한다. 기저귀를 팔다 망할 회사라는 비아냥에도 자체 물류센터를 지어 새벽배송, 당일배송 신세계를 열었다. 순식간에 압도적인 시장 지위에 올랐다. 쿠팡의 성공을 배송혁명에서 찾는 이들이 많지만 정작 내부에선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유통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술진에 공을 돌린다. 시장은 어느새 쿠팡의 독주 속에 알리, 테무 등 중국 유통 공룡의 공습으로 새 국면을 맞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 구영배 대표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10년 족쇄가 풀리면서 국내로 발을 디딜 때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동남아를 기반으로 한국 상품의 글로벌 길이 새롭게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구 대표가 티몬, 위메프, 위시 등을 잇달아 인수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로 봤을 것이다. 구 대표는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갔다. 낙오된 부실한 이커머스 기업만 고른 이유가 현금 없이 지분교환으로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을 사들여 가장 먼저 한 일이 판매자 대금 정산 시기 연장이었다. 고객 돈을 무이자로 쓰고 자금 돌려막기 창구로 활용했다. 무리한 할인과 영업으로 거래 사이즈만 키우고 물량은 큐텐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로 몰아줬다는 의심도 받는다. 결국 최종 목적지는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상장이라는 것인데 수상한 티몬 영업에 결제대행사가 자금 흐름을 막으면서 구 대표 실상이 세상에 드러났다. 영세 판매자들의 티메프 피해액만 1조원이 넘는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책만 내놨던 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구 대표는 6개월 시간을 주면 모든 것을 정상화하겠다고 호소하지만 누가 그 말을 믿어주겠나. 상식과 원칙을 벗어난 벤처 영웅은 있을 곳이 없다. 꼼수와 반칙을 막을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jins@fnnews.com
2024-08-05 18:17:30[파이낸셜뉴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정산 지연 사태'로 환불 받기 위해 항의 방문한 고객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해결을 약속했다. 25일 새벽 류 대표는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를 찾아 항의하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고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무엇보다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보상할 거고 두 번째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사태 파장이 확산하면서 지난 24일 저녁부터 현재까지 위메프 본사에는 환불을 받으려는 소비자 수백 명이 몰렸다. 류 대표는 이날 오전 0시가 넘어 현장을 찾아 밤 새 직접 고객들을 응대하고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는 '입금해준다는 말만 믿고 갈 수가 없다', '24일 오후 2시에 입금해준다는 말을 듣고 갔다가 다시 왔다'는 등의 항의에 "확인해줄 수 있는 사람을 빨리 찾아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피해가 많은 여행 상품에 대해서는 "다른 일반 상품은 구매자, 판매자가 수수료, 물건이 오가면서 취소가 되는데 (여행상품은 다르다)"며 "PG사에서 (카드)승인과 환불을 모두 막아 혼란이 더 생겼다.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바로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에 따르면 현재 위메프 측은 재무팀을 중심으로 피해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그는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며 "출금할 수 있는 재무팀은 준비해 놨고 예약번호, 주문번호를 확인할 사람만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에 따르면 구영배 큐텐 대표도 싱가포르에서 한국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류 대표는 구 대표가 "해결책을 찾아 모두의 앞에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서울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에도 일부 피해자가 항의 방문을 했지만 티몬 측은 건물을 폐쇄한 상태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7-25 09:24:17[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관심은 어느 곳이 선도지구로 지정되느냐에 쏠리고 있는 데요. 필자는 해당 보도자료에서 개인적으로 우려했던 사항이 포함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순환방식 재건축'이 발표에 포함된 것입니다. 순환방식 재건축은 말 그대로 동시 다발적으로 정비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정비를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정 시점에 공급절벽이나 공급과잉이 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분당 재건축 40년?...구성남 재개발 사례 보니 사실 이 방식은 이론적으로 좋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애초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순환방식으로 진행해 왔다면 이 방식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 정비사업 시기가 도래했는데 갑자기 순환방식 카드를 꺼낸다. 이것은 ‘재건축 안 시켜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현재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많습니다. 국토부 발표를 보면 선도지구는 1~2곳만 선정한다고 합니다. 지자체에 따라 1~2곳을 더 추가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많아야 4곳입니다. 이렇게 해서 매년 일정 물량 지정하면서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면 전체적인 완성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은 조합설립으로부터도 10년 걸립니다. 이제 시작하는 것이면 사실상 15년은 봐야 합니다. 선도지구에 각종 특혜를 줘도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 의문입니다. 필자는 순환방식이 적용되면 사실상 1기 신도시 정비는 40년 이상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가 구성남 재개발입니다. 이곳은 순환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구성남 재개발의 경우 지금 입주한 단지들도 있고, 입주할 단지도 있고, 공사중인 곳은 물론 인허가를 받는 곳도 있습니다. 벌써 시작한 지 20년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구성남이 다 정비되려면 앞으로도 20년이 더 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1기 신도시를 순환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첫 사업이 15년, 나중에 다 정비되려면 40년은 넘게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수' 순환방식 재건축...신도시 정비 '골든타임' 국토부가 순환방식 카드를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이주대란 우려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주대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부지도 부족하고 예산도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이주대책을 내놓아도 분명 더 시급하고 열악한 지역도 많은데, 1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특혜를 준다는 시비(?)가 붙을 수도 있겠지요. 결국 이주대책이 아닌 순환방식이라는 이주 지연 카드를 꺼낸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책이 아니라 '최악의 수'라고 봅니다. 국토부는 2024년 11월 첫 선도지구 지정,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사업시행계획 수립,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전문가 입장을 떠나서 전국에 그 어떠한 곳도 정비구역 지정으로부터 2년만에 착공한 현장은 전무합니다. 신도시 정비사업이 성공하려면 진정한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주대책이 어렵다면, 극단적으로 '무대책이 대책'이라고도 말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순서를 둘 게 아니라 동의율만 맞으면 다 지정해야 합니다. 서울시도 지난 2000년 수백곳의 재개발 지역을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여러분들은 잘 알겠지만 모두 정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사업성이 부족한 곳, 주민들 간의 갈등이 있는 곳 등 알아서 지연되는 곳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순환방식 재개발이 됩니다. 일단 지정 자체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1기 신도시 정비는 지금이 골든타임 입니다. 주민들의 재건축에 대한 의지도 높고, 이주를 하라고 해도 할 여력이 있습니다. 더 늦어지면 그대로 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개발은 요원해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무섭게 치솟는 공사비도 문제이지요. 정부의 순환방식 카드를 보면서 1기 신도시 정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듭니다. 정부는 방향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요건에 맞는 곳은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사업을 지연 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06-07 08:22:34[파이낸셜뉴스]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극악무도한 살상행위였다. 하마스의 불법적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해를 넘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하마스는 이 전쟁에서 가장 큰 비난의 대상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모두가 문제없다고 치부할 수 없는 일들이 지속 이어지고 있다. 도를 넘어선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킨 사건이 최근 다시 발생했다. 2024년 2월 29일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면서 사망자 112명을 포함하여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자지구는 현재 최악의 인권상황에 놓여있는 상태다. 3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가자주민이 사망한 끔찍한 수치뿐 아니라 살아 있는 주민도 최악의 환경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피난민은 230만 명에 달하며 대부분이 식량, 식수 등 기본적인 물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최악의 인권상황에서 구호트럭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행동에 대해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아날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군 발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민간인이 표적이 되어버린 상황에 깊은 분노를 표명했다. 정의의 전쟁원칙(Just War principles) 측면에서 보면 명분 없는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가 제고의 여지 없는 원칙 위반자다. 이런 측면에서 전쟁 초기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는 정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쟁 수행과정에서 공격 강도나 민간인 피해 상황을 고려하면 비례성과 구분성의 원칙 위배에서 이스라엘도 자유롭지 못하다. 즉 이스라엘도 정의의 전쟁원칙 위반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규칙기반 질서를 지키려는 유사입장국에 서 있던 이스라엘이 이러한 전쟁원칙 위반자가 되어 버린 상황은 국제안보 차원에서도 심대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쟁원칙 위반의 악순환을 끊고 최소한의 인권 유지를 위해서라도 정전협상이든 종전협상이든 하루속히 진행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협상을 독려하는 데 가장 중요한 행위자인 미국의 입장이 모호하다. 아니 모호함을 넘어 유엔 안보리 기능 약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2024년 2월 20일 유엔 안보리에는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알제리 발의로 표결에 부쳐졌다. 이 결의안에는 13개 이사국이 찬성했고 영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그런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에는 유일하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휴전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배경은 결의안이 기존 협상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당장 코앞의 휴전협상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치부할 수 없다. 신냉전의 국제정치속에서 전 세계가 양분화되는 가운데 진영대결이 심화되는 양상에서 자유주의적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신냉전 구도를 완화하는데 노력해야하는 미국이 되레 이러한 구도를 심화시키는 전략적 함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미국의 기권으로 가자인권 상황에 대한 발 빠른 대처를 도외시한 것처럼 비추어지면 중국, 북한 등 인권유린국에 대한 비판도 그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이 핵도발에 나서고 중국, 러시아는 이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두둔하더라도 이들 국가를 비판할 수 있는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 당장은 중동전장만 보더라도 미국이 이스라엘은 두둔하고 중국, 러시아 등은 하마스를 두둔하는 것처럼 잘못된 양분화된 프레임을 조성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가장 확실한 유사입장국이다. 그렇더라도 외교적 자율성은 잘 지켜져야 한다. 국제적 안정, 국익, 번영, 인권 등 제 요소를 모두 고려하되 한국의 독자적 자율성에 따라 외교적 결정이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외교적 자율성 측면에서 냉철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한국의 GPS 외교가 신냉전 구도 완화라는 궁극적 지향점이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GPS 외교가 좀 더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한국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가자지구 인권상황이 하루속히 개선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에 나서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함께 활동하는 미국 및 일본과 강도 높은 소통과 조율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08 14:13:26[파이낸셜뉴스] 독일 뉘른베르크 중심부에서 1000여 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뉘른베르크 문화유산 보존부는 전날 뉘른베르크시 중심부에 새 주거용 건물을 건설하기 전 고고학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뉘른베르크시 문화유산보존부 소속 멜라니 랭바인은 "현재까지 매장지에서 8개의 무덤이 확인됐고, 각각 수백 구의 시신이 묻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발견된 유골만 1000구가 넘으며,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총 1500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장지 발굴 작업에 참여한 줄리안 데커는 "이 지역에 매장지가 있었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는 전혀 없었다"며 "아마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매장지일 것"이라고 했다. 랑바인은 "시신들은 일반적인 묘지에 묻히지 않았다"며 "기독교의 매장 관행을 따르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매장돼야 했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는 14세기부터 약 10년 주기로 전염병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매장지가 어느 시기에 만들어진 것인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이 매장지가 1632~1633년 사이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장지 안에서 1600년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파편과 동전이 발견됐고, 1632~1633년 1만5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과 관련한 기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편 랑바인은 "관계 기관과 협력해 전염병균의 게놈 분석, 토양 내 기생충 알 조사 등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발굴과 연구 작업이 마무리되면 대중에 집단 매장지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으나 빨라도 내년 가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08 08:3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