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이 외국인 감독으로 확정된 가운데 새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글스를 어떻게 강팀으로 키워나갈지 주목된다. 강한 외국인 선수 선발이 이글스의 첫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감독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이글스에 따르면 이글스는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정민철 단장도 이를 확인했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수베로 감독은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다수의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유망주 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수베로 감독이 KBO리그에서 통할 만한 선수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수베로 감독이 2016년부터 지난해 까지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의 1루 및 내야 코치를 맡았기 때문에 구단에서 전달하는 외국인 선수 후보군에 대한 판단을 어렵지 않게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전문가들이 이글스가 내년에 성적을 내려면 강한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수베르 감독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허구연 위원은 본인의 유튜브채널 '구독허구연'에서 "한화가 내년에 5강 이상을 가기 위해 강한 외국인 선수 3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빌딩을 지향하는 이글스는 유망주를 키워내는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경험을 한 수베로 감독의 능력이 이글스에서 발휘되기도 기대하고 있다. 이글스는 수베로 감독 선임 배경의 하나로 그의 풍부한 마이너리그 경험을 꼽았다. 수베로 감독은 "역동적인 팀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이글스의 의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리빌딩은 쉽지 않지만 나에게는 많은 경험과 계획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글스는 지난 27일 수베로 감독을 구단의 제12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기는 3년이며 계약 규모는 상호 합의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1-27 15:10:14[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4시간 20분의 총력전.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저 팀 전체의 힘이 약간 모자랐을 뿐이다. 여기에 9회말 역대급 오심이 나왔음에도 한화는 수비력으로 이를 이겨냈다. 우승 후보를 상대로, 그것도 주축 투수 김민우가 타구를 맞아 불펜으로만 경기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없이 경기를 한 것 치고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굳이 아쉽다면 12회 유로결의 아쉬운 보내기 번트를 꼽을 수 있을 뿐, 그저 팀 전력이 약간 모자랐을 뿐이다. 무엇보다 LG의 필승카드 플럿코를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플럿코는 올 시즌 6승 0패를 달리고 있는 승률 100%의 외인 투수다. 이날 경기의 수확은 희미하게나마 한화가 추구하는 긍정적인 방향성이 엿보였다는 점이다. 최원호 감독은 선발 투수 이태양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김범수를 올렸다. 전임 수베로 감독과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데, 최 감독은 김범수를 일컬어 “외유내강형”이라고 말했다. “겉은 강하지만 속은 여린 선수다. 최대한 앞선에서 부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이 마무리로 김범수를 활용했던 것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김서현은 반대였다. 오히려 좀 더 큰 짐을 지워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선수라고 정의했다. 또한, 최원호 감독은 김서현에 대해서 “변화구 구사 능력이나 감각은 문동주보다 낫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김서현은 자신의 6구 연속으로 변화구를 던져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아내기도 했다. 마무리는 확실하게 박상원으로 고정되었다. 이태양(3.2이닝), 김범수(0.1이닝), 윤대경(1이닝), 김기중(0.1이닝), 강재민(1.2이닝), 김서현(1이닝), 박상원(2이닝), 정우람(2이닝)을 맡겼다. 전체적으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을 길게, 제구력이 아쉬운 선수들은 짧게 짧게 쓰는 방향으로 불펜을 운영했다. 즉, 확실하게 틀이 잡혔다. 전임 수베로 감독이 만들어놓은 불펜진의 연장선상에서 투수 출신인 최원호 감독이 조합을 약간 바꾼 새로운 한화 불펜의 결정체다. 이것이 오롯이 최원호 감독의 공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구단의 방향성이 ‘확실한 역할 분담’에 있는 만큼 그 방향성의 긍정적인 부분이 오늘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오그레디를 내리고 이도윤을 쓰면서 대성공을 거둔 것 또한 이날 경기의 수확이다. 이도윤은 선제 1타점 2루타를 포함해서 2안타를 때려냈고, 수비에서도 큰 실수가 없었다. 이후 교체되어서 들어온 박정현도 안타를 때려냈다. 두 명이 서로 경쟁 하면서 시즌을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만 해도 수확이다. 한화가 최원호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그가 한화 유망주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과정이 없다면 굳이 최원호 감독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선수 뎁스가 강하지 못한 한화로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긍정적인 긴장과 퓨처스의 동기부여가 현 시점 팀을 강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포수 최재훈-박상언의 수비진과 유격수 이도윤, 3루수 노시환, 2루수 정은원의 수비진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노시환이 9회말에 보여준 그 수비는 올 시즌 베스트1에 꼽힐 만큼 최고의 장면 중 하나였다. 수비가 불안한 팀은 절대로 투수 전을 할 수 없다. 현재까지만 보면 문현빈-정은원의 공존 또한 오그레디가 사실상 전력 아웃 된 마당에 절반의 성공 정도로는 치부할 수 있다. 문현빈과 정은원은 모두 중견수와 2루수 자리에서 이번 LG전에서는 무난한 수비를 선보였다. 한화는 젊은 팀이다. 끈끈한 경기,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해보고 그 경기를 통해서 스스로의 힘을 키워나갈수만 있다면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팀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23년 한화는 여전히 순위표의 아래쪽(9위)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한화가 작년과 똑같은 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화는 작년보다 분명히 강해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5-21 00:06:58[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 팬들이 구단의 이해할 수 없는 ‘인사’에 분노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를 점령하며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대부분 이번 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단 팬들이 하고자하는 말은 수베로 감독을 경질시키는 것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최근 2년 압도적인 최하위에 올해도 최하위권을 멤돌고 있는 것이 못마땅했을 수도 있다. 경질을 논의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하지만 그 와 별개로 팬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2가지다. 일단 ‘명분’이다. 기자에게 한화 팬들의 메일이 몇 통 도착했다. 한화 팬들의 울분 섞인 제보였다. 그 중 한 팬은 “잘못된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책임을 지는 프런트 인사가 없다. 스미스의 경우 부상의 우려가 높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 있게 영입했다. 그러나 개막전 2.2 이닝 만에 자진 강판한 후 개막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교체되기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가 2023년에만 있던 것이 아니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화 구단은 “수베로 감독의 경우 작년에도 한차례 경질을 논의했었고, 올해는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 올해는 성과를 중요시했는데, 실험을 계속 하는 것이 경질 사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은 이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 시즌 국내 선수들이 확실하게 성장했다. 문동주·노시환이 투타의 축으로 자리를 잡았고, 채은성도 FA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유로결, 남지민, 문현빈, 김기중같은 유망주들도 서서히 폭발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의 발목을 잡은 것은 국내 선수가 아닌 용병이다. 오그레디는 1할대의 타율로 없느니만 못한 선수로 전락했다. 1선발로 야심차게 영입한 스미스는 고작 2.1이닝을 던지고 퇴출되었다. 한국야구에서 용병은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런 와중에 한화는 충분히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 팬들의 반응이다. 즉 책임을 지우려면 수베로 감독 이전에 이런 용병을 영입한 사람이 먼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기의 문제다. 한화는 지난 두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고,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도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이었다. 무엇보다 이날은 새 용병 산체스가 호투를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되는 날이었다. 팬들은 대반격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며 환호했다. 그런 팬들의 행복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것이 구단의 경질 발표였다. 어차피 내부 승격이라면 급할 것이 없었다. 조금 더 시기를 봐도 되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굳이 이렇게 상승세를 타는 시점에 선수들을 당혹스럽게 할 이유가 없다. 모든 일에는 절차가 필요하고 때가 있다. 그래야 뒷탈이 없다. 한화의 이번 '수베로 감독 경질' 은 명분 싸움에서도, 시기적인 측면에서도 팬들을 납득 시키지 못했다. 그것이 한화 팬들이 분노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5-12 11:40:30【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순간 ‘스팸’인줄 알았다.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지난 두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이어갔고, 삼성과의 홈 2연전에서도 새 외국인 산체스와 김서현의 160km 호투를 앞세워 위닝시리즈의 상승세를 타고 있던 와중의 소식이었던 상황에서의 수베로 감독 경질 소식이라서 더욱 그러했다. 어렵사리 한화 구단 핵심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사실, 지난 시즌 끝나고부터 수베로 감독의 경질 논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올 시즌 수베로 감독은 ‘달라진 운영을 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고, 한번 더 재신임 과정을 거쳐 올 시즌을 맞았다. 그랬는데 올 시즌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 그것이 크게 다가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선수들이 타순, 포지션 등이 명확하게 고정이 되어서 선수들이 제 역할을 알아야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고, 내년에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선수들이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그러다보니 4월에 성적이 안좋았고, 지난주 연패 기간에 경질 재논의가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 최종 결정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즉, 오늘 승패는 전혀 상관없이 이미 지난 연패 과정에서 논의가 되었고 오늘 최종결정이 났을 뿐 준비된 인사라는 의미다. 이어 관계자는 “후보군은 모두 말하기 어렵지만 최원호 감독이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것은 맞다. 무엇보다 팀 안정과 수습이 중요한데 가장 적임자의 역할은 최원호 감독이라고 봤다. 왜냐하면 현재 퓨처스에 있는 선수들을 모두 써야하는데, 그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최원호 감독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로사도 코치 등 일명 ‘수베로 사단’은 모두 팀을 떠나게 된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해임하는 동시에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와 대럴 케네디 작전·주루 코치도 해임했다. 12일 SSSG전이 시작되기 전에 새 코치진도 발표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모두들 수베로 감독 때문에 한국행을 선택하셨던 분들이라 모두 그만두게 된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코칭스테프의 인선에 대해서는 “현재 미팅 중이다. 시즌중이서 새로운 코치를 모시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최대한 기존의 틀을 유지하려고 한다. 작전 주루 코치님들은 퓨처스에서 모실 수 있고 작년 이대진 코치님을 모셔왔기 때문에 투수 파트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이제는 성적을 좀 내보자는 의미로 팬들이 받아들이셔도 될 듯 하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알아야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지금처럼은 안된다고 판단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화 구단은 지난 2년간의 팀의 성장에 대해서는 절대 수베로 감독의 공을 부인하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의 공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야말로 이기는 팀으로 변화해야할 시기라고 생각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면 초석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관계자는 “작년 시즌 끝나고부터 한화 구단은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어느정도는 결실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봤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팀 쇄신을 위해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게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5-11 23:14:49[파이낸셜뉴스] 시범경기만 보면 안우진의 상대로서 부족함이 없다. 충분히 승리를 보려볼만한 기량이다. 제구, 구속, 이닝 소화능력 모든 것이 모두 만족스럽다. 3월 26일 펼쳐진 부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도 공을 쉽게 던지면서 이닝을 소화해갔다. 2회까지는 삼진을 무려 5개나 잡아냈다. 김민석, 전준우, 한동희, 유강남, 윤동희 등이 모두 스미스가 삼진을 잡아낸 타자들이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4회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전준우에게 좌익수 뒤쪽 2루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한동희에게 몸쪽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좌익수 앞 적시타를 맞았다. 굳이 아쉽다고 한다면 변화구가 지난 경기보다는 아쉬웠던 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빠른 승부가 인상적이었고, 볼넷도 1개 뿐이었다. 맞아서 주는 점수는 도리가 없었다. 수베로 감독은 국내 선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해는 혹시 문동주가 키움과의 4월 1일 고척 개막전 선발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안우진과 문동주는 평균구속에서 국내 1,2위를 다투는 선수들이다보니 더욱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문동주의 개막전 선발은 사실상 무산되었다. 대신, 스미스가 한화의 중심을 잡는다. 스미스는 이날 투구수를 딱 70개에서 끊었다. 이닝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5일을 쉬고 개막전인 4월 1일 경기에 투입되는 형식이다. 현재까지 자격은 충분하다. 이전 경기까지 8.1이닝 8K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정확하게 투구 수 70개 4.2이닝 7K 1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최종 기록은 13이닝 1실점 15K다. 스미스가 한화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화의 도약이 가능하다. ‘혹시’가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스미스는 2013년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1년까지 캔자스시티, 밀워키,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를 거쳐 5시즌 동안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02경기 등판 5승 11패 184탈삼진 평균자책점 6.03(191이닝)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는 7시즌 뛰며 83경기 27승 18패 412탈삼진 평균자책점 3.34(382.1이닝)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서 뛰며 아시아야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세이부에서는 20경기에 등판해 1승 4홀드 1세이브 37탈삼진 평균자책점 3.29(38.1이닝)의 성적을 남겼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3-26 14:30:52지난 18일 KIA와 한화 팬들의 마음이 설렜다. 이제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나. 이날 KIA 신인 김도영(19)은 롯데전서 3안타를 폭발시켰다. 타율이 처음으로 2할대로 올라섰다. 같은 날 한화 문동주(19)는 첫 홀드 상황서 등판했다. 당초 수베로 감독은 부담 없는 경기만 내세우겠다고 했다. 그런데 두 번의 1이닝 무실점 경기를 지켜 본 후 슬그머니 마음을 바꾸었다. 두 경기서 2이닝을 던져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는 18일 3-1로 앞선 8회 문동주를 올렸다. 첫 타자는 삼성 4번 오재일이었다. 2점차 8회 4번 타자를 상대하는 신인 투수의 마음은 어떨까. 초구는 대담한 직구였다. 오재일을 움찔하게 만든 154㎞ 빠른 공. 문동주는 첫 타자 오재일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5번 이원석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6번 김태군을 빠른 공 2개로 병살 처리했다. 18일과 19일 김도영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 3루타 포함 3안타를 때린 타자가 이튿날은 3타수 무안타 3K. 타율은 다시 1할대로 추락했다. 이후 KIA 벤치는 김도영은 스타팅에서 제외시켰다. 자신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김도영의 강점은 빠른 발이다. 그런데 20일 NC전서 8회 대주자로 나와 도루에 실패했다. 프로에서 처음 맛본 도루자였다. 3일 동안 김도영은 단맛과 쓴맛, 매운맛을 두루 경험했다. 먼저 따끔한 맛을 본 쪽은 문동주였다. 지난 10일 LG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⅔이닝을 던져 4피안타 1볼넷 4실점. 호된 신고식이었다. 오지환을 상대로 최고 154㎞ 빠른 공을 던졌지만 기억에 남는 건 대량 실점이었다. 부상 이후 너무 일찍 1군에 올린 게 아니냐는 부정적 기류까지 감지됐다. 문동주는 22일 키움을 상대로 또 한번 8회 2점차라는 끈적끈적한 상황을 경험했다. 이번엔 3번 이정후부터 상대해야 했다. 차라리 하위 타순을 만나게 되는 마무리 투수가 더 편하게 느껴졌다. 6-4 2점차 리드에 첫 타자가 이정후라면 어떤 기분일까. 문동주는 역시 초구 직구를 꺼내들었다. 154㎞ 빠른 공을 지켜 본 이정후는 2구째도 직구가 오자 배트를 내밀었다. 1루수 땅볼 아웃. 문동주는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156㎞. 총 20개의 투구 가운데 19개가 직구였다. 4번 김혜성 상대 3구째부터 6번 김웅빈에게 던진 마지막 공까지 16개 내리 직구를 꽂아 넣었다. 최저 스피드가 153㎞ 휴, 믿기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전날까지 문동주를 지켜본 후 "공격적인 피칭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가는 점이 좋다. 차츰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점차 8회 중심타선을 처리하는 솜씨면 마무리도 가능하다. 김도영은 4월(타율 0.179)보다 5월(0.241)에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도 4월 내내 해온 선발 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기다려주면 언젠가 터지겠지만 상위권으로 도약해야 하는 감독으로선 마냥 미적거릴 수 없다. KIA는 1차 지명에서 문동주 대신 김도영을 선택했다. 시범경기 때만해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격 1위(0.432)였다. 올 시즌을 마친 후 KIA는 어떤 심정일까. 혹은 10년 후에는.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5-24 17:56:17지난 18일 KIA와 한화 팬들의 마음이 설렜다. 이제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나. 이날 KIA 신인 김도영(19)은 롯데전서 3안타를 폭발시켰다. 타율이 처음으로 2할대로 올라섰다. 같은 날 한화 문동주(19)는 첫 홀드 상황서 등판했다. 당초 수베로 감독은 부담 없는 경기만 내세우겠다고 했다. 그런데 두 번의 1이닝 무실점 경기를 지켜 본 후 슬그머니 마음을 바꾸었다. 두 경기서 2이닝을 던져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는 18일 3-1로 앞선 8회 문동주를 올렸다. 첫 타자는 삼성 4번 오재일이었다. 2점차 8회 4번 타자를 상대하는 신인 투수의 마음은 어떨까. 초구는 대담한 직구였다. 오재일을 움찔하게 만든 154㎞ 빠른 공. 문동주는 첫 타자 오재일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5번 이원석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6번 김태군을 빠른 공 2개로 병살 처리했다. 18일과 19일 김도영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 3루타 포함 3안타를 때린 타자가 이튿날은 3타수 무안타 3K. 타율은 다시 1할대로 추락했다. 이후 KIA 벤치는 김도영은 스타팅에서 제외시켰다. 자신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김도영의 강점은 빠른 발이다. 그런데 20일 NC전서 8회 대주자로 나와 도루에 실패했다. 프로에서 처음 맛본 도루자였다. 3일 동안 김도영은 단맛과 쓴맛, 매운맛을 두루 경험했다. 먼저 따끔한 맛을 본 쪽은 문동주였다. 지난 10일 LG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⅔이닝을 던져 4피안타 1볼넷 4실점. 호된 신고식이었다. 오지환을 상대로 최고 154㎞ 빠른 공을 던졌지만 기억에 남는 건 대량 실점이었다. 부상 이후 너무 일찍 1군에 올린 게 아니냐는 부정적 기류까지 감지됐다. 문동주는 22일 키움을 상대로 또 한번 8회 2점차라는 끈적끈적한 상황을 경험했다. 이번엔 3번 이정후부터 상대해야 했다. 차라리 하위 타순을 만나게 되는 마무리 투수가 더 편하게 느껴졌다. 6-4 2점차 리드에 첫 타자가 이정후라면 어떤 기분일까. 문동주는 역시 초구 직구를 꺼내들었다. 154㎞ 빠른 공을 지켜 본 이정후는 2구째도 직구가 오자 배트를 내밀었다. 1루수 땅볼 아웃. 문동주는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156㎞. 총 20개의 투구 가운데 19개가 직구였다. 4번 김혜성 상대 3구째부터 6번 김웅빈에게 던진 마지막 공까지 16개 내리 직구를 꽂아 넣었다. 최저 스피드가 153㎞ 휴, 믿기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전날까지 문동주를 지켜본 후 “공격적인 피칭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가는 점이 좋다. 차츰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점차 8회 중심타선을 처리하는 솜씨면 마무리도 가능하다. 김도영은 4월(타율 0.179)보다 5월(0.241)에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도 4월 내내 해온 선발 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기다려주면 언젠가 터지겠지만 상위권으로 도약해야 하는 감독으로선 마냥 미적거릴 수 없다. KIA는 1차 지명에서 문동주 대신 김도영을 선택했다. 시범경기 때만해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격 1위(0.432)였다. 올 시즌을 마친 후 KIA는 어떤 심정일까. 혹은 10년 후에는.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5-24 12:47:50"왜 우리는 이렇게 야구를 못할까", "5등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안 되니까…" "(하지만) 매년 기대는 해요." 여기에 만년 꼴찌를 사랑하는 '보살'이라 불리는 팬들이 있다. 2020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인 18연패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 2021년 시즌을 맞이해 '리빌딩' 3개년 계획을 세우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리빌딩을 천명한 첫 해에도 꼴찌를 면치 못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왓챠 오리지널로 공개된 '한화 이글스:클럽하우스'는 2021년 열린 한화의 144회 전 경기를 기록한 6부작 다큐멘터리다. 총 240회, 3845시간의 촬영 분량을 바탕으로 프론트(구단의 사무 조직)와 선수단의 변화, 그리고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지난 40년 기아 타이거즈 팬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화 이글스에 '입덕'한 한경수 프로듀서는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욕망이 부딪히고 밀고 당기는 우리 사회,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경원 감독, 이우리·한경수 PD 등 제작진과 나눈 일문일답. ―꼴찌의 역전드라마를 기대했나? 왜 한화 이글스였나. ▲이PD : 리빌딩 성적은 상관 없었다. 애초 성적 이면의 것을 담아낼 예정이었고, 이야깃거리가 많은 팀이라 선택했다. 더욱이 그들은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박감독 : 승패가 엇갈리는 곳에서 촬영한다는 자체가 녹록치 않았다. 특히 연패 기간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무척이나 무거웠다. 또 리빌딩이라는 무형의 변화를 시각화된 영상으로 담아야 한다는 점도 어려웠다.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 속에서 팀이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지, 궁극적으로 이 팀은 변화하고 있는지, 우리가 그 변화의 흔적을 담고 있는지 자문하는 시간이 많았다. 한화 이글스 구성원들에게 인터뷰할 때마다 물었는데 나중엔 그들이 우리에게 되묻곤 했다. "우리 잘 가고 있냐고"고.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순간은. ▲박감독 : 수베로 감독이 경기에 진 후 분을 참지 못하고 선수 락커룸에 쳐들어가 격노한 순간. 그때 카메라를 든 내 손이 막 떨렸다. 감독이 무서워서 떠는지, 극적인 순간을 찍고 있다는 희열에 떠는지 모를 정도였다. ―편집 과정에서 중시한 부분은. ▲박감독 : 시즌 성적이 나온 상황이라 결과 이면을 입체적으로 담는 데 중점을 뒀다. 또 프론트의 의사결정이 클럽하우스에 주는 영향, 반대로 경기장 사건이 프론트에 주는 영향 등 야구단의 구조가 잘 보이게 에피소드들을 엮었다. 스포츠 다큐이면서 오피스 다큐적인 면이 있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많다. ―1년 넘게 지켜본 한화 이글스는 어떤 팀이었나. ▲박감독 : 팬을 우선시하는 팀. 선수들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돼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사건 등 카메라를 잠시 꺼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내밀하고 민감한 순간이 많았는데 팬들을 위해 (촬영에) 협조해줬다. ―수베로 감독이 "실패할 자유"를 강조하면서 "몇 번 실패해도 괜찮다, 그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PD : 정말 그 말씀을 시즌 내내 하셨다. 듣는 선수도 지겹고 말하는 자신도 지겨울법한데 끊임없이 강조했다. 실제로 (신인 선수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부여했고, 과연 그게 지켜질지 선수도 제작진도 의심했지만 그걸 지켜냈다. ▲박감독 : 울림이 큰 말씀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정말 좋은 '어른' 같다.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는 모습에서 뚝심을 봤고 2군에 내려가거나 방출되는 선수들에게 직접 이유를 설명하며 보듬어주는 모습에서 포용력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달변가여서 락커룸 연설을 듣고 있자면 나 역시 무언가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올해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박감독 : 임종찬 선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 그들과 악수를 했을 때 너덜너덜해진 손의 촉감에 놀란 적이 있다. ▲이PD : 하주석 선수.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한눈에 보인다. ▲한PD : 매년 10여명의 선수가 방출되고 다시 들어오는데, 경기장뿐만 아니라 구단 내에서도 선후배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들 모두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다. ―팬이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는. ▲박감독 : 일단 야구팬이라면 즐길거리가 많다. '야구단에서 1년 살아보기'를 많이 상상하는데, 우리 팀이 그걸 대신했다. 동시에 이 작품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다. ▲이PD :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한 구단을 1년간 지켜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야구 미생(未生)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거꾸로 그들의 야구 인생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3-24 17:45:45“왜 우리는 이렇게 야구를 못할까”, “5등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안 되니까…” “(하지만) 매년 기대는 해요.” 여기에 만년 꼴찌를 사랑하는 ‘보살’이라 불리는 팬들이 있다. 2020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인 18연패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 2021년 시즌을 맞이해 ‘리빌딩’ 3개년 계획을 세우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리빌딩을 천명한 첫 해에도 꼴찌를 면치 못했다. ■왜 한화 이글스였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왓챠 오리지널로 공개된 ‘한화 이글스:클럽하우스’는 2021년 열린 한화의 144회 전 경기를 기록한 6부작 다큐멘터리다. 총 240회, 3845시간의 촬영 분량을 바탕으로 프론트(구단의 사무 조직)와 선수단의 변화, 그리고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지난 40년 기아 타이거즈 팬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화 이글스에 ‘입덕’한 한경수 프로듀서는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욕망이 부딪히고 밀고 당기는 우리 사회,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경원 감독, 이우리·한경수 PD 등 제작진과 나눈 일문일답. ―꼴찌의 역전드라마를 기대했나? 왜 한화 이글스였나. ▲이PD : 리빌딩 성적은 상관 없었다. 애초 성적 이면의 것을 담아낼 예정이었고, 이야깃거리가 많은 팀이라 선택했다. 더욱이 그들은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박감독 : 승패의 희비가 엇갈리는 곳에서 촬영한다는 자체가 녹록치 않았다. 특히 연패 기간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무척이나 무거웠다. 또 리빌딩이라는 무형의 변화를 시각화된 영상으로 담아야 한다는 점도 어려웠다.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 속에서 팀이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지, 궁극적으로 이 팀은 변화하고 있는지, 우리가 그 변화의 흔적을 담고 있는지 자문하는 시간이 많았다. 한화 이글스 구성원들에게 인터뷰할 때마다 물었는데 나중엔 그들이 우리에게 되묻곤 했다. “우리 잘 가고 있냐고"고.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순간은. ▲박감독 : 수베로 감독이 경기에 진 후 분을 참지 못하고 선수 락커룸에 쳐들어가 격노한 순간. 그때 카메라를 든 내 손이 막 떨렸다. 감독이 무서워서 떠는지, 극적인 순간을 찍고 있다는 희열에 떠는지 모를 정도였다. ―편집 과정에서 중시한 부분은. ▲박감독 : 시즌 성적이 나온 상황이라 결과 이면을 입체적으로 담는 데 중점을 뒀다. 또 프론트의 의사결정이 클럽하우스에 주는 영향, 반대로 경기장 사건이 프론트에 주는 영향 등 야구단의 구조가 잘 보이게 에피소드들을 엮었다. 스포츠 다큐이면서 오피스 다큐적인 면이 있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많다. ―1년 넘게 지켜본 한화 이글스는 어떤 팀으로 다가왔나. ▲박감독 : 팬을 우선시하는 팀. 선수들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돼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사건 등 카메라를 잠시 꺼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내밀하고 민감한 순간이 많았는데 팬들을 위해 (촬영에) 협조해줬다. ■"실패할 자유, 울림이 큰 말씀이었다" ―수베로 감독이 “실패할 자유”를 강조하면서 “몇 번 실패해도 괜찮다, 그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PD : 정말 그 말씀을 시즌 내내 하셨다. 듣는 선수도 지겹고 말하는 자신도 지겨울법한데 끊임없이 강조했다. 실제로 (신인 선수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부여했고, 과연 그게 지켜질지 선수도 제작진도 의심했지만 그걸 지켜냈다. ▲박감독 : 울림이 큰 말씀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정말 좋은 ‘어른’ 같다.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는 모습에서 뚝심을 봤고 2군에 내려가거나 방출되는 선수들에게 직접 이유를 설명하며 보듬어주는 모습에서 포용력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달변가여서 락커룸 연설을 듣고 있자면 나 역시 무언가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올해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박감독 : 임종찬 선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 그들과 악수를 했을 때 너덜너덜해진 손의 촉감에 놀란 적이 있다. ▲이PD : 하주석 선수.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한눈에 보인다. ▲한PD : 매년 10여명의 선수가 방출되고 다시 들어오는데, 경기장뿐만 아니라 구단 내에서도 선후배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들 모두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다. ―야구팬이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는. ▲박감독 : 일단 야구팬이라면 즐길거리가 많다. ‘야구단에서 1년 살아보기’를 많이 상상하는데, 우리 팀이 그걸 대신했다. 동시에 이 작품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다. ▲이PD :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한 구단을 1년간 지켜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야구 미생(未生)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거꾸로 그들의 야구 인생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완성본을 본 구단의 반응은. ▲이PD : 야구단을 속속들이 알고 싶다는 팬들의 니즈를 채워줬다고 생각하셨다. ▲박감독 : 이번 작품엔 팬들이 보기에 비판받을 만한 내용도 있다. 팬들의 비판은 프로 구단의 숙명이겠지만 그것을 과감하게 노출한 구단의 용기는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3-24 09:31:042021시즌도 그런 기억 가운데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시즌 프로야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 감독 수가 3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2017년까지 2명 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이전 2명의 외국인 감독은 성공을 거뒀다. 그런 이유로 올해도 기대를 모았다. 원조격인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3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2018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세 팀은 나란히 최하위에 처져 있다.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위 SSG에서 7위 키움까지는 4경기 차로 촘촘하다. 8위 KIA부터는 한계단이 4경기로 뚝 떨어진다. 키움과 10위 롯데는 7.5경기나 벌어져 있다. 외국인 감독을 보유한 팀이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는 대략 세 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착각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감독이라고 야구를 더 많이 아는 건 아니다. 과거 한국야구는 미국이나 일본 전지훈련을 가면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외국인 코치들을 초청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수준차는 없다. 선수들의 실력차는 있을지 모르지만. 메이저리그 코치들에게 설명을 듣는다고 국내 코치들보다 더 많이 아는 경우는 드물다. 메이저리그 스타일에 대해서 듣게 되는 것뿐이다. 둘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서 위태로워지는 법이 없다.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상대 선수도 모르고, 우리 편도 잘 모른다. 통역을 통해 국내 코치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한다. 전쟁터에서 통역을 대동하고서 전투를 치를 순 없다. 수베로 한화 감독의 독창적인 수비 시프트에 대해서도 한화 선수들이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한다는 후문이다. 마지막으로 무턱대고 따라하기다. 외국인 감독이라고 다 나쁘진 않다. 그러나 외식을 너무 자주하면 도리어 입맛을 망치게 된다. 언제나 내 입맛에 맞는 건 역시 집밥이다. 다른 팀이 한다고 우리도 따라하면 곤란하다. 상황이 좋을 때나 잘 나갈 땐 별 문제없다. 성적이 나쁠 때 원인을 찾아내 올바른 처방을 내릴 줄 알아야 명감독이다. 8위 KIA, 9위 한화, 10위 롯데를 보면 무대책으로 손놓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팀을 바라보고 있는 팬들은 답답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1-05-31 18:4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