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탑승한 러시아 군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74명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추락 원인과 피해 규모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을 맞았고, 이날 포로 교환을 위해 이동하던 우크라이나 포로 65명 등 7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러 "우크라군, 미사일로 수송기 격추"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벨고로드에서 포로 교환을 위해 이송 중이던 우크라이나 병사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74명이 탑승한 일류신(IL)-76 군 수송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비행기는 북동쪽 코로찬스키의 주거지 인근 들판에 떨어졌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통신은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인용해 “이 비행기가 우크라이나군의 패트리엇 또는 IRIS-T 방공 미사일 세 발을 맞고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항공우주군 레이더가 하르코프(하르키우)에서 우크라 미사일 두 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며 수송기는 우크라이나 정권의 ‘테러 공격’로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오후 오후 콜로틸롭카 국경 검문소에서 포로 192명씩을 교환할 예정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도 이날 자국 포로들이 교환을 위해 이송된다는 것을 알고도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테러 행위를 통해 우크라 지도부는 자국민의 생명을 무시하는 본색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우크라 "수송기 관련 신뢰할만한 정보 없었다" 침묵하던 우크라이나군은 추락 사고 발생 후 약 8시간 만에 성명을 발표했다. 우크라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HUR)은 텔레그램에서 “포로 교환이 예정돼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추락한 러시아군 수송기에 누가, 몇 명이나 탑승했는지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했다. 또한 “합의에 따라 러시아는 우크라 포로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데 러시아는 지난번 포로 교환 때와 달리 특정 시간대 벨고로드 영공 안전에 대해 통보하지 않았다. 우리에겐 포로 이송 경로, 인도 형태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국제 지원을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역비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송기 추락 사고의 책임을 러시아군 측에 돌리면서 국제적 조사 등 진상 파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는 우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러시아 영토에서 발생했다”며 “이런 것들을 포함, 모든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히면서 “의장국인 프랑스가 성실하게 의무를 이행하고 조속히 회의 일정을 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5 10:24:42\r\r\r\r\r\r미군 전술수송기 C-130 허큘리스 /출처=뉴스1\r\r\r\r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11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군측은 사고라고 밝혔으나 아프간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간 바그람 주둔 미 제455 항공원정단은 2일(이하 현지시간)발표에서 이날 0시30분 동부 잘랄라바드 공항에서 예하 제774 원정수송대 소속 C-130J '슈퍼허큘리스' 수송기가 추락해 미군 6명과 민간 용역업체 직원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r 미 ABC 뉴스는 지상에 있던 아프간 민간인 3명도 추락의 여파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r\r\r 항공원정단은 "단순 사고"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사고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수송기가 이륙 도중에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번 사고를 자신들이 꾸몄다고 선언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트위터에 "우리 전사들이 잘랄라바드에서 미군 항공기를 격추했다"면서 "15명의 침략군과 다수의 꼭두각시 군인(아프간군)이 사망했다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썼다. AFP는 다만 탈레반은 이전에도 종종 전과를 과장하는 성명을 냈다며 이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나타냈다.\r\r 최근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이 지난달 28일 북부 요충지 쿤두즈를 장악했다가 미군의 항공 지원을 받은 아프간 군·경이 탈환에 나서는 등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아프간 동부에는 미국과 폴란드군을 비롯한 1000명가량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과 4만 명의 아프간군이 주둔하고 있다. 아프간 전체로 보면 미군 9800명을 포함해 1만3000명의 나토군이 주둔 중이다.\r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5-10-02 16:46:01[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로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이 2026년 전력화 완료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된다. 레이저 무기는 특성상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로 발사돼 거의 동시에 여러 개의 표적을 연속 타격할 수 있다. 실전 배치를 앞둔 레이저 무기는 20㎾급 출력으로 드론 등 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의 무기 시험 평가에서 3㎞ 밖 표적 30대를 모두 파괴해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레이저 무기로 북한의 전술핵 무력화도 가능한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다'이다. 갈 길은 멀지만 이론상 앞으로 출력을 더 높이고 사거리를 더 늘리면 전투기와 군 정찰위성은 물론 핵을 탑재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술적 성숙도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아지는 2030년대 이후에는 전쟁의 판도를 바꾸어 놓는 게임체인저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론 요격에서 미사일 요격·해군 전투함·군용 항공기 탑재로 진화 중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레이저 무기는 국방부가 양산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본격 전력화되면 무기 양산 단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게 돼 한화의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1회 발사 비용도 2000원으로 전 세계 동종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졌다.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을 넘어 2030년까지는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30㎾ 출력의 차세대 레이저 무기 '블록-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는 군뿐만 아니라 공항, 항만, 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테러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해외 수주 가능성도 높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30년 이후부터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블록-1, 블록-2을 뛰어넘는 고출력을 갖게 될 블록-3는 중거리 드론요격능력뿐 아니라 미사일 요격에도 사용되며 해군의 전투함과 공군의 항공기에도 탑재되도록 만들어질 계획이다. 방위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군의 전투함에 탑재될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는 100㎾의 출력을 갖는 것이 목표다. 레이저 무기의 핵심 문제는 출력이다. 출력을 높일수록 대응할 수 있는 표적의 범위가 증가한다.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100㎾급 출력, 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 전투기나 지상표적 파괴를 위해서는 메가와트(㎿)급 출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출력이 클수록 그 위력이 증대되지만, 고출력을 내려면 그만한 에너지가 소요되며 지속적인 발사를 위해선 장비의 고열을 식히는 냉각 장치 등도 필요해 전체 시스템의 규모가 매우 커져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서는 이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창과 방패처럼 인류의 역사에서 공격과 방어에 필요한 무기체계는 매번 한계를 뛰어넘어 진보와 진화를 거듭해 왔다. 미래의 향상된 레이저 무기는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영국·독일·이스라엘·러시아·중국 등 치열한 레이저 무기 기술 경쟁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ADD와 대우중공업, 서울 K대학 연구팀과 함께 레이저포를 개발에 돌입했다. 올해 레이저무기가 실전배치 되면 개발과정에서 실전 배치까지 최소 25년이 소요된 셈이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이미 출력 50㎾, 사거리 3~5㎞의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미 해군은 2022년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에 레이저 무기를 시험 설치했으며, 미 공군은 향후 F-35 등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해 공대공 미사일 요격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50㎾급 레이저 무기를 C-130, C-17 수송기 등에 장착해 상승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영국 국방부도 지난 3월 공개한 영국 최초의 고출력 레이저 무기 '드래곤파이어'가 공중의 표적을 맞추는 영상을 공개했다. 1㎞ 떨어진 거리에서 동전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뛰어나다며, 하늘을 나는 비행기나 미사일을 정확히 맞추는 시뮬레이션 영상도 함께 선보였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요격과 우주궤도에 있는 각종 위성 센서 파괴를 목적으로 소콜 에셜론(Sokol Eshelon)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Peresvet)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드론 요격용으로 10㎾급 레이저 무기인 사일런트 헌터(Silent Hunter)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30㎾ 출력의 지상 기반 레이저 무기 LW-30와 항공기 탑재 레이저 무기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30년대 이후엔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등장할 가능성 역사상 무기체계의 기술수준에 따라 전쟁 및 전투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전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항공기는 대부분 구형이지만 양적인 면에서 충분한 위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지구촌 전장에서 소형 드론은 정찰·감시·표적 획득·자폭 공격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된다. 지난 2014년엔 실제 아군 지역을 비행 후 파주 인근에서 추락해 식별된 사례와 2022년 12월에도 북한의 소형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격추·포획하지 못했다. 그중 1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P-73) 북단도 일시 침범했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최근 북한은 모든 기상조건에서 운용 가능하며 다양한 탄두장착이 가능하며 요격이 어려운 다종의 첨단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에는 정밀유도기술을 발전시켜 군집비행이 가능하고 스텔스 성능을 갖춘 자폭형 무인 드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미 연합군의 핵심자산을 파괴할 의도를 가진 위협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아군의 시설과 장비, 인원과 나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추후 작전 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무기체계로서 고출력 고성능 레이저 무기 체계는 진화적 무기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 체계는 2030년대 이후엔 자주국방의 상징이자 진정한 게임체인저의 핵심으로 떠올라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수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19 13:24:02[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상공에서 우크라 전쟁 포로를 실은 수송기가 추락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의 진실 공방에 불이 붙었다. 러시아는 우크라가 대공 미사일로 러시아 영공을 지나는 수송기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며, 우크라는 러시아 영토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 포로를 이용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산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격추 가능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외신들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우크라 포로들이 탑승한 일류신(IL)-76 수송기가 러시아 벨고로드주 코로찬스키 인근에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기체에는 우크라 포로 65명과 러시아 승무원 6명, 호송 병력 3명을 포함하여 74명이 탑승하였으며 전원 사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레이더로 추락지점에서 약 80㎞ 떨어진 우크라 하르키우주 립치 지역에서 대공 미사일 2기 발사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군이 미사일로 자국 포로가 탑승한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사망한 포로들이 24일 오후 콜로틸롭카 국경 검문소에서 러시아 포로들과 교환될 예정이었다면서 우크라 지도부가 포로 교환 및 이송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가 "또 다른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며 "고의적이고 의식적인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하원의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방위원장은 문제의 수송기가 미국산 패트리어트 또는 독일산 IRIS-T 대공 미사일 3발에 격추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은 IRIS-T의 사정거리가 20km에 불과하지만 패트리어트의 사정거리(약 161km)라면 공격 자체는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에 무기를 지원하면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카르타폴로프는 러시아와 우크라가 24일 각각 포로 192명을 서로 교환할 예정이었으나 이 사고로 중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가 포로 교환을 방해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25일 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 영토에서 일어난 일" 사실 규명부터 해야 우크라군은 추락 소식이 알려진 뒤 약 8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성명을 내고 "추락한 러시아군의 IL-76 수송기에 무엇이 실려 있었는지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포로 교환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우크라군은 "우리는 지난번 포로 교환 때와 달리 벨고로드 주변 지역의 항공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번 추락이 "우크라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러시아의 계획된 행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군은 러시아가 최근 러시아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진 하르키우주의 하르키우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으며 국경 인근으로 무기를 실은 수송기를 자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르키우 시가지에서는 23일에도 러시아의 맹포격으로 10명이 사망했다. 우크라군은 성명에서 "최근 러시아군의 포격이 강화되면서 벨고로드 비행장으로 향하는 군용 수송기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군은 벨고로드와 하르키우 방면을 포함하여 영공 내 테러분자 위협을 제거하고 수송 수단 파괴를 위한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24일 저녁 연설에서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아주 힘든 하루"였다며 "최대한 명확한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인들이 우크라 포로들의 인명, 그리고 가족들과 우리 사회의 감정을 갖고 장난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 정보 당국이 나서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국제적인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알렸다. 서방은 일단 중립. 음모론도 새어 나와 미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격추 주장에 대해 추가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추가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보고서를 봤지만 이에 대한 진위를 확인할만한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커비는 "확실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는 더욱 분명하고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CNN과 영국 BBC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의 주장에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2014년 말레이시아항공 17편(MH17)이 우크라 친러 반군 점령지에서 발사된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러시아가 지금까지도 해당 사건과 연관성을 부인중이라고 지적했다. BBC는 일단 러시아가 추락한 수송기에 우크라 포로가 탑승했다는 사실부터 증명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 매체인 우크라인스카야 프라우다는 24일 사건 발생 초기에 군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군이 러시아 S300 대공 미사일을 실은 IL-76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가 이후 정정했다. CNN은 실제로 우크라 포로가 추락한 수송기에 탑승했다면 러시아 정부가 일부러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우크라군이 자국 포로를 공격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들은 앞서 자국 영공에서 우크라의 무인기(드론)를 자주 격추했던 러시아군이 적의 대공미사일을 탐지하고도 격추하지 못했다는 점에 의혹을 제기했다. 게다가 포로 65명이 탑승한 수송기에서 이를 통제하기 위한 러시아 호송 병력이 3명밖에 없었다는 점도 의문을 자아낸다. 러시아에서 전쟁 포로로 생활했던 우크라인 막심 콜레스니코우는 24일 소셜미디어 X(엑스)에 글을 올려 그가 러시아 브랸스크에서 벨고로드로 이송됐을 때 수송기에 우크라 포로 50명에 러시아 군사경찰 20명이 탑승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25 13:50:03[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내년부터 5년간 국방비로 약 349조원을 투입하고, 무기 구매·개발 등 군사력 건설에 사용하는 '방위력개선비'로 총 113조9000억원을 투입해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및 소형 무인기 등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무기체계 개발에 나선다고 12일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2024~2028 국방중기계획'에서 이같이 밝히고, "킬체인 역량 강화를 포함한 '한국형 3축 체계'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강화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등이 포함된 전력운영비는 같은 기간 234조8천억원으로 2023∼2027년 국방중기계획 대비 10조8천억원 늘었고, 연평균 증가율은 5%다. 국방비는 올해 57조원에서 연평균 7% 늘어 2028년 80조원으로 늘어나고, 국방비에서 방위력개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0%에서 2028년 36%로 확대된다. ■북한 전역 24시간 도발징후 감시, 3축 체계 역량 강화 집중 국방부는 우선 킬체인 역량 강화 차원에서 북한 전역의 도발 징후를 조기 포착·감시할 수 있는 △초소형위성 수십대를 궤도에 투입해 체계를 갖추고 정찰위성 5기·중고도정찰용무인항공기(MUAV)를 확보 △여러 정찰자산이 수집한 영상을 빠르게 융합·분석할 수 있는 다출처영상융합체계(완성형)도 전력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북한의 지하 장사정포 진지 등 갱도를 관통해 파괴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Ⅰ)의 전력화를 완료하고 △사거리·관통력이 증대된 KTSSM-Ⅱ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고성능 스텔스전투기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3000톤급 이상 잠수함(장보고-Ⅲ) 추가 확보 등에도 나서기로 했다. 군 당국은 또 잠수함 전력 강화를 위해 3척의 '장보고-Ⅲ 배치(Batch·유형)-Ⅰ' 전력화를 완료하고, 이를 개량한 3척의 '배치-Ⅱ' 잠수함도 일부 전력화해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군집·자폭드론과 강력한 전자기펄스를 방사해 적 전자장비 부품을 파괴하고 오작동을 유도하는 전자기펄스(EMP)탄 등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수단도 함께 발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KAMD 능력 확보와 관련해선 △탄도탄 추적 능력을 갖춘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함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하고,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방어체계(M-SAM) '천궁-Ⅱ'와 하층 미사일 방어체계 PAC-3 '패트리엇' 유도탄 및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방어체계(L-SAM) 등을 확보해 수도권과 핵심시설 등 주요자산에 대한 상·하층 방어능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합·다층 방어체계 구축 및 고도화를 위한 장사정포요격체계(LAMD)과 M-SAM-Ⅲ·L-SAM-Ⅱ 등 개발도 함께 진행된다. 아울러 국방부는 KMPR 능력 강화를 위해 △고위력·초정밀·장거리미사일을 지속 개발·확보하고, △북한 내 종심 지역 및 지도부를 원점 타격할 수 있는 특수전부대의 공중 침투·타격 능력을 강화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WMD 공격 징후를 조기에 탐지·대응하고 유사시 압도적으로 응징하기 위한 것으로 △선제타격을 뜻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의 공격 상황 발생 뒤 적 지휘부 등을 보복 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기존 육해공 전력 증강, 무인기·사이버 위협 등 비대칭 위협 대비태세 강화 국방부는 북한의 "무인기 등 비대칭 위협에 따른 대비태세도 강화해가겠다"며 △무인기를 탐지·식별해 교란 신호를 발신하는 '소프트킬' 방식의 소형무인기대응체계와 △접적·중요지역 대(對)드론 통합체계 등의 전력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무인기를 직접 타격해 격추할 수 있는 '하드킬' 방식의 레이저대공무기 연구개발·전력화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사이버 전장 상황을 가시화하고 위협정보를 수집·분석·공유할 수 있는 사이버전장관리체계 개발과 △적 주요시설 전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정전탄 개발 및 전력화 등을 함께 추진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해공의 기존 전력 증강 차원에서 △차륜형 장갑차 및 K-2 전차 작전지역 확대 △신형 호위함 등 전력의 첨단화 △F-15K 전투기 성능 개량 및 F-4·5 등 노후 전투기의 KF-21 대체 등이 각각 진행되며 공군 C-130H 수송기 성능 개량과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확보, 특수임무여단 추가 전력보강 등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적 레이더와 지휘통신망에 대한 전자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전자전기 및 적 레이더·대함유도탄에 대한 전자공격을 수행하는 '함정용 전자전장비-Ⅱ' 등의 연구개발도 진행된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우수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연구기관 인프라를 보강하고 △근무인원의 처우를 개선하며 △핵심기술 개발 및 기초연구·부품 국산화 등 첨단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역량 확보를 통해 "방위산업 육성과 수출 고도화,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국방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새로운 부대로 해군 기동함대사령부를 창설하고, 공군 미사일사령부에 L-SAM 운용부대를 추가하며, 미래전을 준비하는 국방 인공지능(AI) 센터도 내년에 창설하기로 했다. 전력 운영 분야에선 창끝 부대 전투력의 핵심인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에 앞으로 5년 동안 1조8천억원이 투입된다. 단기복무 수당을 장교의 경우 현행 900만원에서 1천200만원으로, 부사관은 75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인상한다. 각종 수당 인상을 통해 장교와 부사관의 봉급을 중견 기업 수준으로 올리고, 간부 숙소도 1인 1실로 개선한다. 장병 기본급식비 단가는 하루 1만3천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올리고, 8∼10인실 병영생활관은 2∼4인실로 바꾸기로 했다. 상비병력 50만명을 유지하면서 초급간부는 올해 6만7천명에서 6만4천명으로 3천명 줄이고, 중·소령 및 상사 등 중간간부는 5만1천명에서 5만7천명으로 6천명 늘리기로 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김윤호 기자
2023-12-12 14:20:14[파이낸셜뉴스] '전자전 항공기'(Electronic Warfare Aircraft)는 전자전을 수행하는 비행기체로, 첨단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표적 항공전력이다. 본격적인 전쟁을 치르기 전에 승패를 결정하는 전자전의 중요성은 1991년과 2003년 1·2차 걸프전 때 이미 입증됐다. 작전명 '사막의 폭풍'으로 일컫는 걸프전 첫날 이라크는 방공 레이더 100여기를 가동했지만 미국의 EF-111, EA-6B. EC-130 같은 전자전기가 동원돼 레이더를 기만·교란해 이라크의 방공 레이더는 거의 파괴됐다. 한국도 오랜 숙원 사업인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 자체 개발에 나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난 2019년부터 진행 중이던 전자전기 개발사업은 2020년엔 선행연구로 2조5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31년까지 전자전기를 도입한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됐다. 그러다 2021년 2월 중순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수행하는 소요검증 끝에 '도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 우리 군은 전자전기가 없어 한미연합훈련 때마다 미군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KIDA는 한반도 유사시 전장에서 전자전기의 효용성이 낮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당시 공군과 국내 방산업계도 충격적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13일 제15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유사시 북한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전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는 사업이 내년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전자전 항공기, 내년부터 2032년까지 1조8500억원 투입 이번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투입되는 예상 사업비는 내년부터 2032년까지 1조8500억원 규모다. 방사청은 이번 사업으로 전시에 공중전력 생존성을 향상하고 전자전 핵심기술 확보로 미래 전자전 대응체계 기반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유사시 북한 통합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며 주변국 위협 신호(시긴트)를 수집·분석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역할을 통해 우리 공중 전력의 생존성과 합동작전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목적으로 국내 연구개발로 진행된다. 전자전기 사업추진기본전략에 따라 개발하는 전자전기는 전투기를 개조한 '그라울러' 같은 '에스코트형'이 아니라 수송기나 상용 제트기를 개조한 '컴패스콜'처럼 '스탠드오프형(장거리)'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장거리 작전이 가능하고 평시에 활용도가 크다는 게 스탠드오프형 전자전기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존 최강의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 탄생, 스텔스기보다 높은 가치 전은 적의 전자파는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아군은 이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군사 활동을 말한다. 전자전은 땅, 바다, 하늘 같은 모든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항공기를 이용한 전자전은 적 방공망을 제압하기 위한 공격, 항공기 자체보호를 위한 조종사 경고, 전파 방해(jamming)나 채프(chaff) 살포, 대방공 미사일 발사, 작전 지역 감시나 조기 경보, 통신이나 전자신호 정보 수집 같은 형태로 수행한다. EA-18G는 FA-18F 슈퍼 호넷을 베이스로 개발한 기종이다. 애칭 그라울러(Growler)는 '으르렁거리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스텔스기 한대보다 높은 전술적 가치를 갖는다. 2010년대 F-35의 등장으로 스텔스기 보유국은 대거 늘어났으나 전자전기 운용국은 여전히 손에 꼽는다. 미국은 전·평시 세계 각 지역에서 RC-135V/W/U 등 '전자 정찰기'를 띄워 각 국의 모든 전투기와 항공기, 지상 레이더와 통신장비 등의 전파 정보를 수집해 복제·분석한다. 축적한 전파 정보는 전자전기 포드와 운용 소프트웨어에 담기고 하드웨어 개발에 반영함은 물론이다. 실전에선 적 전투기와 조우하거나 적진에 들어가 상대방 레이더 전파를 감지하면 기체에 장착된 재머(jammer)로 전파를 쏴 정보를 왜곡, 무력화한다. 전자전기는 공중에서 단순히 전자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우월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일종의 지휘관기로써 전투기와 수송기 등 아군 기체의 전술 결정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모의 공중전서 세계 최강 스텔스기 F-22 랩터 격추 EA-18G 그라울러는 2007년 2월 F-22A 랩터와 치른 모의 공중전에서 전자방해로 랩터의 레이더를 피해 접근했고 F-22가 AIM-120을 발사했지만 전파방해로 미사일을 무력화시키고 CATM-120 훈련탄을 사용해 F-22를 격추했다. EA-18G 그라울러 개발 사업은 2001년부터 시작돼 2003년 12월 미 해군이 보잉사와 EA-18G의 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2008년 테스트 비행을 마지막으로 2009년부터 미 해군 전자전기 조종사 양성 비행대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그라울러 전자전기는 전자전 능력을 갖춘 AN/APG-79 AESA 레이더를 사용하지만 전자전 체계 핵심은 ALQ-218(V)2 윙팁 리시버와 특히 AN/ALQ-99F(V) 재밍 포드다. 이 재밍 포드는 EA-18G 그라울러의 주익 아래 좌우에 3개씩의 하드 포인트 중에서 아웃보드 스테이션을 제외한 4개의 하드 포인트와 동체 아래 센터 스테이션을 포함해 최대 5개의 재밍 포드를 탑재할 수 있다. 미 해군은 2009년까지 총 85대 도입을 결정한 후 2014년 12대 추가를 마지막으로 135대의 EA-18G 그라울러 전자 공격기를 도입했다. 스트라이크 패키지 즉 다수의 전투기로 편성된 공격편대군의 생존에 필수적인 항공기로 보통 2대의 EA-18G 전자전기가 동원된다. 전자전기의 공격 장비는 전투기와 적의 재밍 대상 레이더와의 거리에 따라 재밍 방법과 재밍 출력 세기가 매우 차이가 난다. 전자전기들이 먼 거리에서 적 방공망을 전자적으로 방해하는 스탠드 오브 재밍(Stand Off Jamming) 즉 원격지원재밍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반면 EA-18G 전자전기는 △'원격지원재밍'방식뿐만 아니라 △적진 깊숙이 침투해 근접해서 실시하는 '전방지원재밍' △'호위지원재밍'이 모두 가능하다. 즉 근거리·중거리·장거리 레이더 방공망 재밍이 가능하다. ■핵심장비 ALQ-218(V)2·AN/ALQ-99F(V) 재밍 포드→ NGJ-MB로 진화 중 전자전 장비는 상대국 무기체계의 전파 정보를 알아야 방해전파를 효과적으로 방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는 장비를 개발한 국가의 첨단 감시, 정찰 능력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장비다.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에 들어간 재밍 포드엔 그간 미국이 수집해온 세계 각국 레이더·통신 장비의 전파 특성 정보가 모두 담겨있다. 하드웨어는 당대 미국의 최첨단 전자기술력이 집약되었을 뿐 아니라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극히 민감한 전략자산급 대외비가 담긴 정보의 집약체로 미국의 땀과 노력 희생이 축적돼있는 결정체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다운그레이드한 EA-18G 그라울러의 유일한 구매국은 호주다. 그것도 평시에 핵심 장비 재머 포드는 미군이 보관하다 호주군이 필요로 할 때만 미군 측 관계자의 통제하에 제공한다는 미국의 보안통제 준수(위반 시 미국법을 적용받는다는 의미) 조건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전자전 항공기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2020년대 중반부터 실전 배치를 목표로 첨단 차세대 NGJ-MB(Next Generation Jammer-Mid Band) 장비 개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전 첨단전쟁의 승패 좌우...北도 고도화 중 전 세계 전자전 시장은 지속적인 투자의 경향을 보이며 각국은 전자전의 연구개발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중에 영국첩보기관은 독일의 비밀암호해독법을 알아내 독일외무성이 재외대사관에 보내는 전문을 모두 감청하고 해독할 수 있었지만 당시 동맹국인 미국에도 비밀로 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전자전기에 담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상대국에 노출되면 상당 부분 무력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동맹국이라 해도 장비의 판매가 제한되는 이유로 해석된다. 북한도 지속적인 전자전 능력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의 주요 훈련 기간 중 GPS 교란을 실시하는 등 전자전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2015년 국가안보전략 학술회의에서 당시 호주의 사이버정책센터장 토비아스 피킨은 북한이 외국 무기전시회에 전자전 장비에 대한 홍보 팸플릿을 통해 전자전 장비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전에서 전자전 능력은 폭탄 같은 무기보다 더 결정적으로 승패를 결정짓는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 보유 여부가 선진 항공 전력의 조건이 될 정도다. 하지만 전자전기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정보 수집 노하우 및 분석기술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 공군도 항공통제기 'E-737 피스아이' 4대와 백두정찰기 6대,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RQ-4 글로벌호크 4대 등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군과 관련 공·사 기업들은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운용한 경험과 전자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우수한 인력과 조직을 구축하고 국산 ALQ-200K 전자전 포드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전자전기 개발에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은 원격 제어 무인 항공기(UAV)의 사용 증가와 함께 적의 정보를 주고받는 신호체계, 통신을 제밍하는 등의 치열한 정보·전자전 능력이 전투의 결정적인 승패요소로 작용하는 측면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여곡절 끝에 전자전기의 국내개발이 결정된 만큼 엄중한 안보환경과 국민의 관심, 성원 속에서 차질 없는 우리 공군의 선진 항공 전력이 구축되길 기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4-16 18:37:37[파이낸셜뉴스] '전자전 항공기'(Electronic Warfare Aircraft)는 전자전을 수행하는 비행기체로, 첨단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표적 항공전력이다. 본격적인 전쟁을 치르기 전에 승패를 결정하는 전자전의 중요성은 1991년과 2003년 1·2차 걸프전 때 이미 입증됐다. 작전명 '사막의 폭풍'으로 일컫는 걸프전 첫날 이라크는 방공 레이더 100여기를 가동했지만 미국의 EF-111, EA-6B. EC-130 같은 전자전기가 동원돼 레이더를 기만·교란해 이라크의 방공 레이더는 거의 파괴됐다. 한국도 오랜 숙원 사업인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 자체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2019년부터 진행 중이던 전자전기 개발사업은 2020년엔 선행연구로 2조5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31년까지 전자전기를 도입한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됐다. 그러다 2021년 2월 중순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수행하는 소요검증 끝에 ‘도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 우리 군은 전자전기가 없어 한미연합훈련 때마다 미군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KIDA는 한반도 유사시 전장에서 전자전기의 효용성이 낮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당시 공군과 국내 방산업계도 충격적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13일 제15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유사시 북한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전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는 사업이 내년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전자전 항공기, 내년부터 2032년까지 1조8500억원 투입 이번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투입되는 예상 사업비는 내년부터 2032년까지 1조8500억원 규모다. 방사청은 이번 사업으로 전시에 공중전력 생존성을 향상하고 전자전 핵심기술 확보로 미래 전자전 대응체계 기반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유사시 북한 통합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며 주변국 위협 신호(시긴트)를 수집·분석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역할을 통해 우리 공중 전력의 생존성과 합동작전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목적으로 국내 연구개발로 진행된다. 전자전기 사업추진기본전략에 따라 개발하는 전자전기는 전투기를 개조한 '그라울러' 같은 '에스코트형'이 아니라 수송기나 상용 제트기를 개조한 '컴패스콜'처럼 '스탠드오프형(장거리)'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장거리 작전이 가능하고 평시에 활용도가 크다는 게 스탠드오프형 전자전기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존 최강의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 탄생, 스텔스기보다 높은 가치 전자전은 적의 전자파는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아군은 이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군사 활동을 말한다. 전자전은 땅, 바다, 하늘 같은 모든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항공기를 이용한 전자전은 적 방공망을 제압하기 위한 공격, 항공기 자체보호를 위한 조종사 경고, 전파 방해(jamming)나 채프(chaff) 살포, 대방공 미사일 발사, 작전 지역 감시나 조기 경보, 통신이나 전자신호 정보 수집 같은 형태로 수행한다. EA-18G는 FA-18F 슈퍼 호넷을 베이스로 개발한 기종이다. 애칭 그라울러(Growler)는 '으르렁거리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스텔스기 한대보다 높은 전술적 가치를 갖는다. 2010년대 F-35의 등장으로 스텔스기 보유국은 대거 늘어났으나 전자전기 운용국은 여전히 손에 꼽는다. 미국은 전·평시 세계 각 지역에서 RC-135V/W/U 등 ‘전자 정찰기’를 띄워 각 국의 모든 전투기와 항공기, 지상 레이더와 통신장비 등의 전파 정보를 수집해 복제·분석한다. 축적한 전파 정보는 전자전기 포드와 운용 소프트웨어에 담기고 하드웨어 개발에 반영함은 물론이다. 실전에선 적 전투기와 조우하거나 적진에 들어가 상대방 레이더 전파를 감지하면 기체에 장착된 재머(jammer)로 전파를 쏴 정보를 왜곡, 무력화한다. 전자전기는 공중에서 단순히 전자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우월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일종의 지휘관기로써 전투기와 수송기 등 아군 기체의 전술 결정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모의 공중전서 세계 최강 스텔스기 F-22 랩터 격추 2007년 2월 F-22A 랩터와 치른 모의 공중전에서 전자방해로 랩터의 레이더를 피해 접근했고 F-22가 AIM-120을 발사했지만 전파방해로 미사일을 무력화시키고 CATM-120 훈련탄을 사용해 F-22를 격추했다. EA-18G 그라울러 개발 사업은 2001년부터 시작돼 2003년 12월 미 해군이 보잉사와 EA-18G의 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2008년 테스트 비행을 마지막으로 2009년부터 미 해군 전자전기 조종사 양성 비행대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그라울러 전자전기는 전자전 능력을 갖춘 AN/APG-79 AESA 레이더를 사용하지만 전자전 체계 핵심은 ALQ-218(V)2 윙팁 리시버와 특히 AN/ALQ-99F(V) 재밍 포드다. 이 재밍 포드는 EA-18G 그라울러의 주익 아래 좌우에 3개씩의 하드 포인트 중에서 아웃보드 스테이션을 제외한 4개의 하드 포인트와 동체 아래 센터 스테이션을 포함해 최대 5개의 재밍 포드를 탑재할 수 있다. 미 해군은 2009년까지 총 85대 도입을 결정한 후 2014년 12대 추가를 마지막으로 135대의 EA-18G 그라울러 전자 공격기를 도입했다. 스트라이크 패키지 즉 다수의 전투기로 편성된 공격편대군의 생존에 필수적인 항공기로 보통 2대의 EA-18G 전자전기가 동원된다. 전자전기의 공격 장비는 전투기와 적의 재밍 대상 레이더와의 거리에 따라 재밍 방법과 재밍 출력 세기가 매우 차이가 난다. 전자전기들이 먼 거리에서 적 방공망을 전자적으로 방해하는 스탠드 오브 재밍(Stand Off Jamming) 즉 원격지원재밍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반면 EA-18G 전자전기는 △'원격지원재밍'방식뿐만 아니라 △적진 깊숙이 침투해 근접해서 실시하는 '전방지원재밍' △'호위지원재밍'이 모두 가능하다. 즉 근거리·중거리·장거리 레이더 방공망 재밍이 가능하다. ■핵심장비 ALQ-218(V)2·AN/ALQ-99F(V) 재밍 포드→ NGJ-MB로 진화 중 전자전 장비는 상대국 무기체계의 전파 정보를 알아야 방해전파를 효과적으로 방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는 장비를 개발한 국가의 첨단 감시, 정찰 능력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장비다.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에 들어간 재밍 포드엔 그간 미국이 수집해온 세계 각국 레이더·통신 장비의 전파 특성 정보가 모두 담겨있다. 하드웨어는 당대 미국의 최첨단 전자기술력이 집약되었을 뿐 아니라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극히 민감한 전략자산급 대외비가 담긴 정보의 집약체로 미국의 땀과 노력 희생이 축적돼있는 결정체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다운그레이드한 EA-18G 그라울러의 유일한 구매국은 호주다. 그것도 평시에 핵심 장비 재머 포드는 미군이 보관하다 호주군이 필요로 할 때만 미군 측 관계자의 통제하에 제공한다는 미국의 보안통제 준수(위반 시 미국법을 적용받는다는 의미) 조건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전자전 항공기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2020년대 중반부터 실전 배치를 목표로 첨단 차세대 NGJ-MB(Next Generation Jammer-Mid Band)장비 개발 프로젝트에 박가를 가하고 있다. ■전자전 첨단전쟁의 승패 좌우..北도 고도화 중 전 세계 전자전 시장은 지속적인 투자의 경향을 보이며 각국은 전자전의 연구개발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중에 영국첩보기관은 독일의 비밀암호해독법을 알아내 독일외무성이 재외대사관에 보내는 전문을 모두 감청하고 해독할 수 있었지만 당시 동맹국인 미국에도 비밀로 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전자전기에 담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상대국에 노출되면 상당 부분 무력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동맹국이라 해도 장비의 판매가 제한되는 이유로 해석된다. 북한도 지속적인 전자전 능력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의 주요 훈련 기간 중 GPS 교란을 실시하는 등 전자전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2015년 국가안보전략 학술회의에서 당시 호주의 사이버정책센터장 토비아스 피킨은 북한이 외국 무기전시회에 전자전 장비에 대한 홍보 팸플릿을 통해 전자전 장비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전에서 전자전 능력은 폭탄 같은 무기보다 더 결정적으로 승패를 결정짓는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 보유 여부가 선진 항공 전력의 조건이 될 정도다. 하지만 전자전기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정보 수집 노하우 및 분석기술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 공군도 항공통제기 'E-737 피스아이' 4대와 백두정찰기 6대,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RQ-4 글로벌호크 4대 등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군과 관련 공·사 기업들은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운용한 경험과 전자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우수한 인력과 조직을 구축하고 국산 ALQ-200K 전자전 포드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전자전기 개발에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은 원격 제어 무인 항공기(UAV)의 사용 증가와 함께 적의 정보를 주고받는 신호체계, 통신을 제밍하는 등의 치열한 정보·전자전 능력이 전투의 결정적인 승패요소로 작용하는 측면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여곡절 끝에 전자전기의 국내개발이 결정된 만큼 엄중한 안보환경과 국민의 관심, 성원 속에서 차질 없는 우리 공군의 선진 항공 전력이 구축되길 기대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4-16 15:12:55[파이낸셜뉴스] 공군이 20~24일 닷새 간 올해 전반기 '소링이글'(Soaring Eagle) 훈련을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적 공중전력의 대규모 기습침투를 가정해 아군 '블루 에어'와 가상 적군 '레드 에어' 간의 실전적 시나리오를 적용해 진행한다. 훈련 중엔 가상 적군을 운용한 침투상황이 조성되며 "우리 조종사들은 적의 공중전술을 사전 경험함으로써 적 공중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투기량을 연마하게 된다"는 것이 공군의 설명이다. '소링이글' 훈련은 지난 2008년부터 연 2회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우리 공군 단독의 대규모 전역급 공중종합훈련이다. 2018년 전반기 훈련은 당시 F-15K 전투기 추락사고의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공군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에서 실시되는 올해 전반기 훈련엔 F-35A와 F-15K, KF-16, FA-50, F-4E, F-5 전투기와 KA-1 전술통제기, E-737 항공통제기, CN-235 수송기 등 70여대의 항공전력과 200여명의 임무 요원이 참가한다. 공군은 특히 이번 훈련에서 4·5세대 항공기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전력 간 통합전술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또 △원거리에서 적 항공우주력을 탐지·식별·요격하는 방어제공작전 △적 핵심전력과 도발원점을 응징·타격하는 대규모 공격편대군 훈련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전장 상황에서 적의 미사일·보급로 등 위협을 제거하는 긴급항공차단작전 등도 실시된다. 이번 훈련 간 공군은 항공기의 고도, 속도 등 모든 비행자료와 가상 무장 발사결과를 실시간으로 시현하는 공중의 마일즈 장비인 '공중전투훈련체계'(ACMI)를 투입해 조종사들이 전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ACMI(Air Combat Maneuvering Instrumentation)는 공중 전투 기동 모의 장치로, 마일즈 장비와 달리 레이저가 아닌 각종 계측장비를 이용해 실전과 같은 공중전을 수행하게 한다. 전투기에서 기총이나 미사일이 실제로 발사되지는 않고, 여기에 해당하는 데이터가 무선통신으로 지상의 중앙 컴퓨터에 전달된다. 또한 적기에 대한 격추 여부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되어 역시 적기에 무선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전투 상황은 29전대 상황실의 중앙 컴퓨터로 통제되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도움을 받아 시연된다고 알려졌다. 이철우 공군 29전대장(대령)은 "이번 훈련은 적 도발시 신속대응능력을 구비하고 고위협 표적에 대한 타격능력을 검증해 최상의 작전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며 "강도 높은 실전적 훈련을 통해 적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적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완벽한 영공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상하는 독수리란 뜻을 가진 소링 이글 훈련은 한국판 레드 플래그(Red Flag) 훈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레드 플래그 훈련은 1975년부터 매년 3, 4차례 열리고 있으며, 미 공군이 매년 주관하는 연합훈련 가운데 최대 규모의 공중전 훈련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훈련이 열리는 미 넬리스 공군기지는 미군 공중전 전술교리의 전당으로 불린다. 레드 플래그 훈련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회원국 등 동맹국 연합 공군이 참가한다. 미 공군 및 해군, 해병대, 주방위군 그리고 동맹국의 전투기와 각종 지원기들은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다. 특히 적군에는 가상 적기 부대들이 참가해 실전과 같은 모의 공중전을 벌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6-20 17:07:38[파이낸셜뉴스]A-10 썬더볼트 Ⅱ는 많은 전문가가 다루어 왔지만 현재 주한미군에서 운용되는 기체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필자도 군사전문 시리즈를 작성하면서 반드시 다루어야 할 테마로 간략히 살펴본다. A-10은 1990년대 직전엔 모두 퇴역시켜 노후 전투기 보관소로 가거나, 일부 기체는 미 육군항공대나 한국군한테 넘겨주는 계획까지 나왔지만 1990년에 걸프 전쟁이 발발하고, 막상 실전에 투입시켜보니 공격기로써는 장시간인 보통 체공 시간이 1시간 이상이나 되며 막강한 무장 탑재 능력과 전과를 지켜본 미 공군이 생각을 바꿔 본격적인 논의가 되기 전에 무산된 바 있다고 알려져 있다. A-10은 이라크전 당시 스커드 미사일 포대 공습, 파괴임무에 투입돼 간단하고 튼튼한 구조 덕에 고장과 피탄에 강해 지상포화에 견뎌 어떻게든 살아돌아오는 사례에서 강한 생존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특히, 콕핏 주위는 타이타늄 장갑으로 구성된 욕조 같은 구조에 의해 파일럿과 조종장치를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미국이 개입한 각종 분쟁에 참가해 꾸준히 전과를 올리게 된다. 첨단화되는 현대 전장에선 가면 갈수록 공중의 장악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지구촌 많은 국가에서 많은 국방비를 쏟아부으며, 전투기 등 군용항공기를 자국에서 개발하거나 선진 강국으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그런데 군용항공기 중에서 '전투기'는 하늘을 지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공격기'와 혼동을 가져오기도 한다. 군용항공기는 우선 숫자 앞에 붙은 알파벳으로 맡는 임무를 구분한다. A는 공격기(Attacker), F는 전투기(Fighter), B는 폭격기(Bomber), C는 수송기(Cargo), T는 훈련기(Training), E는 전자전기(Electronics), H는 헬리콥터(Helicopter)를 의미한다. 공격기는 공대지 즉, 지상의 목표인 지상군이나 함선을 공격하기 위한 임무에 특화된 기종이다. 전투기는 적기의 공격과 아군기의 호위를 주임무로 한다. 좀 더 쉽게 풀이하면 공격기는 적군 지역으로 침투해 주요 장비나 시설 등을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반면 전투기는 아군의 공격기를 호위, 방어하거나 적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전투기 중에서도 적군 영공을 장악하는 역할의 '제공전투기' 또는 '공중우세기'가 있고 적군의 공격기와 폭격기를 격추하는 '요격 전투기'가 있다. 공중전과 지상전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군용항공기도 있지만 어디에 최적화를 하느냐에 따라서 전투기와 공격기로 나뉘게 된다. 하지만 최근엔 기체의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고 기술의 발전으로 전투기와 공격기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제공권 장악과 요격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롤이 가능한 전투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F-22 랩터는 대표적으로 공중전에 최적화되어 하늘을 장악하는 제공전투기 기종이며 공격기는 여러 기종이 있지만 A-10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A-10은 공격기로써 독특하게 단좌형, 두 개의 엔진, 직선날개를 가진 미국의 제트 비행기(TF34-GE-100A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 최대 시속 700Km)로 페어차일드사에서 만들었고 미국 공군의 근접항공지원 항공기로 탱크나 기계화부대, 다른 지상에 있는 목표물들을 최저고도로 날아가면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최대이륙중량 23톤으로 F/A-18과 같은 무게이며, F-16보다는 무겁다. A-10은 미국 공군 최초로 '근접항공지원(CAS, Close Air Support)' 전용기체로 만들어졌다. 2차 임무로는 지상 표적에 대해 다른 항공기를 인도하고 공수를 위해 항공관제를 제공한다. 정식명 'A-10 썬더볼트 Ⅱ(Thunderbolt Ⅱ)' 이름 뒤에 Ⅱ가 붙은 이유는 이미 2차 세계대전에 같은 이름의 기체를 사용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리퍼블릭 P-47 썬더볼트(Republic P-47 Thunderbolt)이다. A-10의 썬더볼트는 그런 이유로 뒤에 Ⅱ가 붙었다. 전투용 비행기 중에서는 거의 탱크에 가까울 정도로 튼튼한 기체다. 때문에 A-10의 파일럿들이 붙여준 또 다른 별명은 워트호그(Warthog 혹멧돼지), 줄여서 '호그(Hog)'로도 많이 불린다. 그 덕에 A-10은 특이한 노즈아트를 한 기체들이 많다. 상어이빨 그림과 별명인 혹멧돼지 이빨 그림을 그린 경우도 종종 있다. 미 공군은 이런 노즈아트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데 A-10은 그 규정이 제정되기 전에 배치돼 예외를 인정받았다. 그간 냉전 종식과 함께 A-10처럼 인파이팅을 벌여야 하는 전술기의 존재가 애매하게 돼 미국 내에서 A-10의 운용유지비와 기체 속도 등을 이유로 퇴역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최근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과 기갑부대 등 지상전력 위협이 증가하면서 주한미군은 배치된 A-10을 10여년 더 운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한미군의 오산기지에 배치된 A-10 24대는 기체 수명 연장을 위해 날개 개량 작업을 진행해 내부 배선까지 교체, 개량하고 새 날개는 정비 없이 최대 1만시간 비행까지 견딜 수 있다고 알려졌다. A-10 기체는 탄생 목적 자체가 근접항공지원(CAS)이 주임무로 무거운 중무장을 특성으로 한다. CAS는 적지에서 지상군이 진격할 수 있도록 적의 보병부대와 기갑부대, 포병기지와 미사일기지 등의 제거를 위한 공중 화력지원을 말한다. CAS 임무는 이미 충분히 제공권이 확보되어 있을 때 펼치는 작전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보다는 선회능력과 장시간 체공 능력에 특화돼 있다. A-10의 속도는 전투항공기로써는 아주 느리지만 저고도 저속 기동 능력이 있어야 지상 타깃의 정확한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탱크나 보병전투차량을 잡기 위해 고가의 미사일 탑재를 배제하고 느린 속도에서 캐틀링포나 비유도식 로켓(주로 탑재한 AGM-65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6발)을 주요 공격 수단으로 선택했다. 반면 이런 저고도 공격에서 적의 대공무기로부터 강력한 방어능력의 필요해 튼튼한 장갑이 채용되었고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A-10은 외형을 보더라도 전형적인 전투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제공권이 확보되면 지상군 지원을 위해서 출격을 하는 공격기로 저공비행으로 지상군을 파괴하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다. 전투기보다는 느리지만, 장시간 체공·엄청난 무장 탑재·튼튼한 구조로 든든한 지상군 지원 능력을 보여주는데 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관포는 적에게는 큰 두려움을 주는 존재다. 전차를 파괴하기 위해서 비싼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보다 A-10이 출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군사전문가 일각에서는 2020년대를 넘어 2030년대에도 계속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4-02 01:14:56[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예상보다 강한 저항에 맞닥뜨리자 우크라이나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고,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포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예프가 곧 함락될 것이라던 서방의 우려와 달리 강한 저항으로 러시아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다. 25일 밤 공세를 우크라이나군이 성공적으로 막아내면서 장기전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25일 밤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향해 포격을 늘리고 장거리 미사일도 퍼부었지만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했다. 키예프 외곽 고층 아파트에 미사일이 떨어졌고, 다른 도시들에서도 강한 포격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를 비롯해 헤르손, 미콜라이프, 흑해 연안 항구도시 오데사 등도 러시아군의 집중 포화에 노출됐다. 서방 군관계자들은 러시아의 목표는 여전히 키예프 점령이지만 러시아군이 시내 중심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황이 예상보다 불리하자 러시아는 군 병력 증강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한 15만 전투병력 가운데 약 절반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25일 약 3분의1만 투입했던 것에 비해 투입 규모를 확대했다. 우크라이나는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철도회사는 우크라이나군이 26일 오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철도망을 연결하는 철로를 날려버렸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금까지 러시아군 3500여명을 사살하고, 200여명을 포로로 잡았다. 또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이 탑승한 일루신 IL-76 수송기를 비롯해 러시아 항공기 14대를 격추했다. 헬리콥터 8대, 전차 102대, 장갑차 536대도 파괴했다고 우크라이나는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억5000만달러 추가 군수지원에 나선 것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독일 등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항공기 운항금지에 나서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영국,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가 자국 영공을 러시아 항공기들이 통과할 수 없도록 봉쇄한 가운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과 슬로베니아가 26일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러시아도 이들 나라 국적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 금지에 나서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뿐만 아니라 영국 브리티시 항공 등 각국 항공기들이 비싼 돈을 들여 노선을 우회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2-27 05:2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