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어는 중독성이 있어요.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죠." 수어통역사 이소현씨(58)의 고백이다. 이씨는 사람의 표정과 눈빛, 그리고 마음까지 담아내는 '보이는 언어' 수어를 사랑한다. 수어에 대한 애정으로 달려오다 보니 벌써 통역 경력 18년 차. 이씨는 수어통역사의 가장 큰 매력은 농인과 청인이 소통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과 단절된 청각장애인 돕고 싶었다" 이씨가 수어통역에 발을 들이게 된 때는 2003년이다. 당시 세상과 소통이 단절된 청각장애인을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수어 교실에 등록했다. 유튜브에 검색만 해도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과 달리, 그때는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이씨는 길거리를 다니다 보이는 단어가 통역이 안되면 다이어리에 전부 적어 두었다가 수어통역사 지인에 찾아가 답을 얻어오는 식으로 공부했다. 그렇게 3년이 흘러 2006년에 이씨는 국가 공인 수어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국가 공인 자격증이 생긴 첫해 취득자다. 이후 2007년 한국농아인협회에 입사해 10년을 근무하면서 청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에 작게나마 일조할 수 있다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농인의 자녀가 안타까운 소송에 휘말렸을 때 경찰서에 동행해 변호사 역할을 했으며 수술받는 농인 옆에서 수술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역하며 안심시켜주기도 했다. 또 코인 사기를 당한 농인의 1억원을 되찾아주기도 했다. 프리랜서로 나온 이후 최근엔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출연 배우인 정우성, 신현빈 등의 수어 지도를 전담했다. 이씨는 이 작품을 통해 '농인의 삶이 불행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이씨가 제작사로부터 처음 수어 지도 요청을 받았을 때 감독에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이 있다. "이전의 다른 드라마들처럼 수어 사용할 거면 하지 말자"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드라마에서는 농인들이 수어를 하는 동시에 입으로 말도 했어요. 또 수어를 하면서 다른 곳을 쳐다보기도 했어요. 이건 농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연출이었죠." 농인의 삶을 현실성 있게 잘 구사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에야 10개월 촬영의 수어 지도를 약속했다. 수어서비스가 많아졌다?.."턱없이 부족해" 최근 이같이 드라마나 연극, 심지어 콘서트 등에서도 수어를 이용한 사례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수어서비스가 여전히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2년 8월 한국수어방송 의무 비율을 5%에서 7%로 상향했다. 2% 소폭 증가했지만, 각 방송사별 필수 수어방송이 100개 중에 7개라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마저도 수어 통역사들은 흔히 '수어창'이라고 불리는 화면 속 동그라미에 등장하는데, 그 비율이 너무 작아 농인들이 돋보기를 끼고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씨는 "청각장애인들이 동그라미 속 수어를 잘 보려면 모두에게 최소한 100인치 이상의 TV를 제공해 줘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라며 씁쓸해했다. 이씨는 문화·예술분야뿐만 아니라 병원, 학교 등에도 전담 통역사를 배치해 청각장애인들의 편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모두 장애 있어..누구도 무시할 자격 없다" 이씨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서비스가 확대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편견 어린 시선'을 꼽았다. "장애는 그저 '조금 부족한 부분'을 말해요. 도움이 적게 필요한지, 많이 필요한지의 차이일 뿐이지 우리 모두 장애가 있어요.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서로 도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이씨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청각장애인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새로운 꿈도 있다. 바로 대통령 전담 수어통역사. 노년엔 작은 카페를 차려 청각장애인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꿈도 전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들. 때로는 분노와 슬픔에 얼굴이 찌푸려지는데요, [선인장]은 '선'한 '인'물을 소개하는 '장'입니다. 각박한 세상에 작은 빛이 되는 우리 이웃들을 만나보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제보도 기다립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18 14:54:38[파이낸셜뉴스] 고대안암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농아인(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진료예약 시스템과 수어 통역·진료 동반 서비스를 도입해 농아인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병원은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2인을 상시배치해 농아인 환자의 병원 접수부터 진료·수납·처방까지 전 과정 동행 서비스 및 전문 의료 수어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120명의 농아인 환자가 수어통역 및 진료 서비스를 받았다. 고대안암병원에서 13년 전 갑상선 암 수술을 받은 농아인 환자는 최근 수어통역 서비스를 이용하며 “진료를 위해 병원에 갈 때마다 개인적으로 수어통역사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고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병원에서 수어통역서비스를 제공해 편안하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는 “기존에는 농아인 환자 진료 시 필담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환자와의 눈 맞춤이 어려워 환자의 상황에 대한 공감 등 정서적 교류가 제한적이었다"며 "수어통역서비스로 환자와 직접 눈을 맞추며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정서적인 교류가 가능해져 환자와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전했다. 한승범 병원장은 “이번 농아인을 위한 수어통역서비스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단 한 명의 환자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의료기관에서 농아인이 수어통역서비스를 통해 화상으로 진료 예약을 하고, 수어통역사가 진료실과 각종 검사실은 물론 수납과 약국 방문까지 전 과정을 동행하는 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사례"라며 "미래병원으로 도약하는 작지만 큰 걸음을 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병원과 함께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를 공식 의료지원했으며,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탄소중립 전략 보고서를 발행 등 ESG 경영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9 09:55:19[파이낸셜뉴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이번 달 1일부터 농아인(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진료예약 시스템과 수어통역 진료동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농아인을 위한 의사소통 지원이 이뤄지는 병원이 거의 없어, 농아인들이 상급병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청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아인은 수어통역사가 없으면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예약, 접수, 진료, 검사, 수납, 처방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농아인이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직접 지역의 수어통역센터를 통해 수어통역사를 확보하고 동행해 병원으로 찾아가서 진료를 봐야 하는 실정이며, 농아인이 직접 상급병원을 예약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농아인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하고자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2인을 상시 배치해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병원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기로 했다. 또한 수어 키오스크를 도입해 수어통역 서비스 안내와 함께 수어통역사 호출이 편리하도록 마련했다. 청인 의료 수어통역사는 농아인 환자의 병원 접수부터, 진료, 수납, 약국까지 동반하며 전문적인 의료 수어통역을 수행한다. 농아인 통역사인 농통역사는 진료 예약을 전담한다. 그동안 농아인들은 병원 예약을 위해 질환명 등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예약을 도와주는 지인 또는 통역사에게 공유해야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농통역사는 농아인 환자의 마음까지 소통하며, 진료예약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농아인협회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농통역사 채용은 아시아 최초의 사례이다. 한승범 병원장은 “2015년 9월 뉴욕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는 2015년 만료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뒤를 이어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 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결의했다”며 “안암병원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의료기관으로서 단 한명의 환자도 소외되지 않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9-20 14:05:52【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가 매년 진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K-POP 콘서트인 ‘잉크(INK) 콘서트’에 수어 통역을 실시한다. 인천시는 존중과 포용, 다양성을 갖춘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추진하는 ‘올 링크 인천(All Link Incheon) 캠페인’ 일환으로 ‘2023 잉크 콘서트’에 수어 통역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그동안 공연문화 영역에서 청각장애인들이 마주했던 장벽(공연 관람)을 허물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9월 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2023 잉크 콘서트’에 청각장애인과 가족 및 친구 100명을 초청해 공연을 수어 통역을 진행한다. 콘서트 현장에 참여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는 유튜브에 수어 통역과 자막이 표시된 공연 영상을 송출할 계획이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의 유튜브 시청 편의를 위해 현장 모습과 수어 통역 화면 비중을 5:5로 조정하고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자막 처리해 송출한다 공연 수어 통역에는 농인 통역사 김지연, 박지영 아티스트와 함께 BTS 콘서트 수어 통역을 진행한 김민재 통역사가 참여해 청각장애인들에게 공연의 감동을 선사한다. 참가자는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인천시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당첨자에게는 8월 31일 개별 문자로 알려준다. 한편 잉크(INK) 콘서트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는 물론 인천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케이팝(K-POP) 축제로 매년 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한류 콘서트다. 이세웅 시 도시브랜드담당관은 “캠페인을 통해 인천이 참여·포용·존중의 도시라는 인식을 자리 잡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8-24 10:18:01[파이낸셜뉴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극장장 강량원, 이하 예술극장)은 국내 공연장 최초로 공연 시작 전 음성으로만 안내하던 비상 대피 안내를 수어 통역과 자막이 있는 영상으로 상시 제공한다. 1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예술극장이 제공하는 수어 안내 영상은 지난 1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첫 시작을 선보였으며 이후 순차적으로 확대 제공할 예정이다. 예술극장은 앞서 2019년부터 크고 작은 공사를 통해 물리적 접근성 개선을 추진해왔으며, 2020년부터 민간 예술단체와의 협업으로 13편의 접근성 공연을 주도적으로 제작한 바 있다. 특히 접근성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에는 장애 당사자가 자문위원, 모니터링단, 워크숍 파트너 등 여러 방식으로 참여했다. 예술극장의 수어 통역 안내 영상 제작에는 핸드스피크의 농인 아티스트 박지영 배우와 현대무용 기반의 미디어 아티스트 림버트(LIMVERT, 임정은)가 참여했다. 예술극장의 4개 공연장에 맞는 비상 대피 안내뿐만 아니라 공연과 관계된 부대행사 안내도 함께 제작할 예정이다. 예술극장에 자막해설과 수어 안내 영상 송출을 위한 4대의 모니터는 SGI서울보증의 '2023 SGI 드림씨어터' 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한편 예술극장은 내년 상반기 중, 휠체어 이용자의 좌석 선택권 확장을 위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내 휠체어석 5석(상시 2석, 가변형 3석)을 추가로 마련한다. 이를 위해 기존 객석 29석을 철거할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8-18 09:33:26【파이낸셜뉴스 안양=강근주 기자】 안양시의회는 4일 안양시수어통역센터와 ‘안양시의회 본회의 수어통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안양시의회가 본회의를 방송할 경우 화면 오른쪽 하단에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청각-언어 장애인의 알권리 충족과 의정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안양시의회는 일정 자격 이상 갖춘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안양시의회는 수어통역 수당을 지급하며 양 기관은 지속적으로 상호 협력해 나간다. 최병일 안양시의장은 협약식에서 “수어통역 서비스 제공이 청각-언어 장애인 알권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약자와 취약계층 권익 향상을 위해 의정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2-10-04 23:00:41쌍둥이 형제 '합'과 '체'가 농구장에서 드리블을 하자 '합'과 '체'와 같은 옷을 입은 수어 통역사가 그림자처럼 그 둘을 따라 움직였다. 전문 수어 통역사는 '합'과 '체'와 같은 호흡으로 연기하며 무음의 관객에게 수화로 의미를 전달했다. 무대 양 옆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배우의 대사와 지문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DJ역할을 맡은 배우는 무대 위 상황을 그때 그때 해설해 눈을 감고도 무대를 그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국립극장은 지난 15~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무장애(배리어 프리) 음악극 '합★체'의 첫 초연 무대를 올렸다. 김지원 연출은 이번 공연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이던 합체를 무장애 공연 음악극으로 무대화 할 수 있게 기획해준 국립극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장애를 추구하고 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긴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사람·언어·문화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이 느끼고 무장애 공연이 하나의 장르가 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합★체'는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은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극중에서 '난쟁이'라고 불리는 아버지와 비장애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키가 작은 두 쌍둥이 형제 '오합'과 '오체'의 성장드라마다. '합'과 '체'는 계룡산에서 도를 닦는 '계도사'의 말을 듣고 계룡산에서 키가 크기 위한 33일의 수련을 하게 된다. 공부를 잘하는 '합'과 달리 '체'는 행동파다. 체는 자신의 이름과 같은 '체 게바라'의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작은 키를 놀리는 친구들에게 키가 크는 '혁명'을 하고 싶다는 이유다. 작품은 "좋은 공이 가져야하는 조건, 그중 제일 중요한 건 공의 탄력도"라는 아버지의 대사처럼 떨어져도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키가 작은 영웅의 대명사 나폴레옹을 두고 "땅에서부터 키를 재면 가장 작지만, 하늘에서부터 재면 가장 크다"는 말처럼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합★체'는 음악극의 특성을 살려 공연 중간 중간 무대의 뒤편에 있는 악단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다. 클래식, 재즈, 왈츠, 힙합, 팝 등 다양하다. '합★체'는 무장애 공연을 형식적으로 내세운 공연과 달리 현재 가장 적극적인 무장애 공연으로 평가 받는다. 배우와 함께 움직이는 '그림자 수화'는 최초의 시도였다. 저신장 아버지를 연기한 김범진 배우는 실제로도 저신장 장애를 가지고 있다. 수어 번역에는 실제 농인 당사자가 참여했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시각·청각 장애인은 물론 이동이 불편한 관객을 위해 휠체어석을 마련하고 공연장에서도 안내를 진행했다"며 "장애인을 위한 전용 공연을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비장애인과 경계를 나눈다는 오해도 있다. 공연마다 시각, 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 공연이 있고 사전에 접근성을 안내해 준다"고 설명했다. 음악극 '합★체'는 화려한 배우와 많은 자본을 투입해 만든 초대형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맛이 났다. 도시락 반찬으로 치면 달고 짠 자극적인 '햄'과 달리 단백하고 슴슴해 건강한 '두부' 같은 느낌의 공연이었다. 4일간의 공연 동안 객석 점유율은 83%, 장애인 관객 할인 관람비율은 7%였다. 국립극장은 오는 11월 17일~20일 달오름극장에서 무장애 연극 '틴에이지 딕'을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처드 3세'를 뇌성마비 고등학생의 이야기로 각색한 미국 극작가 마이크 루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장애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신체적 특성까지 이용하는 리처드의 이야기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9-26 18:01:05[파이낸셜뉴스] 생방송 뉴스 도중 앵커 뒤로 한 남성이 태연하게 지나가는 방송 사고가 일어났다. 뉴스를 함께 전달하던 수어 통역사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방송 사고는 26일 오후 8시 10분께 SBS 8뉴스 방송 도중 발생했다. 당시 경제관련 뉴스를 전하던 김현우 앵커 뒤로 갑자기 A4 용지를 든 남성이 나타났다. 이 남성은 생방송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당당하게 걸어서 지나갔다. 남성의 정체는 기자였다. 그는 경제 뉴스 직전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 두고 정부와 경찰이 갈등하고 있는 내용의 뉴스를 전했다. 스튜디오 출연 이후 그는 자신의 이동이 생방송 카메라에 잡히는 지 의식하지 못한 채 앵커 뒤로 퇴장했다.이러한 돌발 상황에 수어통역사도 웃음을 꾹 눌러야 했다. 방송 사고 직후 수어통역사는 깜짝 놀란 듯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 곧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는 듯 그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또 사고 상황에 당황한 듯 옆을 한번 쳐다보기도 했다. 해당 사고 장면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수어통역사분 반응이 너무 솔직해서 귀엽다", "사고 직전에 앵커가 살짝 고개를 젓는데 왜 그런가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7-28 06:40:59【파이낸셜뉴스 광명=강근주 기자】 김성택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장, 박승원 광명시장, 김태수 광명시 수어통역센터장은 2일 광명시청에서 ‘수어통역 활성화 및 경륜경정방송 품질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공단과 광명시-수어통역센터가 청각-언어 장애인 등 장애 장벽 없는 경주 관람환경 조성, 장애인 복지사각지대 해소라는 공동 목표에 상호 공감대가 형성돼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는 경륜경정 해설방송 등 프로그램 제작 시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명시와 수어통역센터는 장애인 삶을 위한 복지사업 추진과 경륜경정 방송 수어통역 서비스에 필요한 전문가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데 협력한다. 김성택 총괄본부장은 “장애인 인권과 복지증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어통역 서비스로 경주방송을 시청하는 고객이 질 높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장애인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확대하여 한걸음씩 더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승원 시장은 “장애인 인권 존중과 수어통역 활성화에 마음을 모아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와 수어통역센터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 수어통역서비스를 통해 장애인 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태수 센터장은 “장애인 수어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주는 양 기관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경륜경정 경주를 더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는 ‘장애인 생활체육 자전거 교실’, ‘장애인가정 김장김치 지원’ 등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 이어가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12-11 22:44:02[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선 처음으로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공적 수어(手語)통역 매뉴얼을 발간했다. 공적 수어통역은 도내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을 포함한 기관·단체에서 청각장애인을 비롯해 도정정책 정보 취약계층에게 제공한다. 도는 이번 매뉴얼 발간을 통해 효율적인 수어통역 활용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사회적 정보 약자의 시선에서 정책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도정정책 정보에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의 알권리를 확보하고, 관계부서 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무 방안을 담았다. 1장에는 매뉴얼 발간 목적을 정리했으며, 2장에는 수어통역사의 행사장 내 위치, 동선, 보조·필요장비를 소개했다. 3장에는 통역 신청자와 촬영자가 협조해야 하는 실무사항이 정리돼 있다. 또 체크리스트와 질의응답(Q&A)을 실어 공적 수어통역 업무와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매뉴얼은 12월 1일부터 도내 공공기관, 출자·출연기관 65곳에 순차적으로 배포된다. 고경호 도 공보관은 “고도의 정보화 사회 속에 정보 소외를 경험하고 있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수어통역은 인권과 알권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매뉴얼이 ‘공적 수어통역’의 기준이 돼 청각장애인들의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확보와 인권 도정으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11-30 12:4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