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식사 자리에서 숟가락, 젓가락을 놓지 않고 휴대전화만 하는 직장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는 하소연이 전해졌다. 둘이 밥먹는데, 밥 나오기 전까지 휴대폰만 하는 동료 A씨는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장 동료와 밥 먹을 때 수저 놓는 거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업무상 단둘이 밥을 먹은 지 2년째다. 따로 먹을 수 없다"며 "근데 동료가 수저 놓을 생각을 안 한다. 수저 안 놓을 거면 물이라도 따라야 하는데 휴대전화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까지 안 하나 싶어서 내가 끝까지 안 놓았더니 음식 나올 때까지 안 놓더라. 결국 내가 다 했다"라며 "가정교육 덜 배운 것 같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해당 직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식당에서 자기 젓가락만 챙기고, 목마를 땐 자기 컵에만 물을 따른다고. 그러면서 "아, 또 내가 내 것만 챙겼네. 내가 이런 걸 잘 못한다"며 웃어넘긴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에는 아예 인지도 못하고 당연하게 했는데 어느 순간 거슬리기 시작했다. 말로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라 처음에는 이런 거로 스트레스받는 제가 예민한가 싶었다"면서 "근데 2년 넘게 제가 하는 게 당연시되다 보니 스트레스받는다. 이런 사소한 일 말고도 같이 일하면서 배러 없는 행동을 자주 한다"고 적었다. 내 수저만 챙겼더니..."나한테 기분 나쁜거 있냐?" 그는 "오늘 점심엔 음식 나올 때까지 수저를 놓지 않고 있다가 음식 나오자마자 제 수저만 챙겨서 먹었더니 저를 한참을 쳐다보더라. 물도 제 것만 따라 마셨다"라며 "밥 먹는 내내 똥 씹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먹었는데 그 분위기를 견디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알아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 날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오늘도 마찬가지로 휴대전화만 보고 있길래 저도 음식 나올 때까지 휴대전화만 보다가 음식 나왔을 때 제 수저만 챙겨서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동료는 "나한테 기분 나쁜 게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A씨는 "본인의 수저와 물을 안 챙긴 게 제가 본인한테 기분 나쁜 게 있어서라고 생각했나 보다. 어제도, 오늘도 제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씁쓸해했다. 참다못해 말했더니 "몰랐다" 해명...'수저-물' 역할 분담까지 참다못한 A씨가 동료의 행동을 지적하자, 동료는 "원래 이렇게 센스 있게 챙기는 걸 잘 못 한다. 네가 알아서 다 챙겨주니까 별생각을 못 했다. 점심마다 주식하는데 그거에 정신 팔려 있었고, 그때마다 항상 수저와 물이 세팅돼 있어서 신경 안 썼다"고 해명했다. 이에 A씨는 "앞으로 수저는 내가, 물은 네가 따라라"라고 역할을 정해줬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A씨는 "결국 제가 배려했던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뭐든 본인 위주로 생각했더라. 애도 아니고 이렇게 정해줘야 하나 싶지만, 더 이상 기분 상하기 싫고 따로 밥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나름 규칙을 정했다"라며 "근데 습관이 바뀔지 모르겠다. 만약 안 바뀌면 제 것만 챙겨서 먹으려고 한다. 배려인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왜 그렇게 챙겨줬나 싶다"고 털어놨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3-27 07:41:31[파이낸셜뉴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에 대한 외신 반응이 속속 올라와 이목을 끈다. ‘미키 17’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최초 공개된 후 지난 15일 제75회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도 공개됐다. 주로 대중적인 장르영화를 선보이는 스페셜갈라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1억5000만달러(2165억원)가 투입된 블랙코미디 성격을 띈 SF물로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이 원작이다. 17일에는 국내 언론에 첫 공개됐다. '미키 17', '기생충'이후 신작이라 기대감 높은 탓? '옥자'보다 낮아 영화는 2050년대를 배경으로 죽으면 다시 생체 프린팅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트와일라잇' '더 배트맨'의 로버트 패틴슨이 창업했다 망한 뒤 우주 식민지 원정대에서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익스펜더블(소모품)'에 지원, 죽는 게 직업이 된 미키를 연기했다. 봉준호 감독은 앞서 지난 1월 패틴슨과 함께한 내한 기자회견에서 "주인공은 극복할 수 없는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나머지 자신의 몸을 실험용 쥐처럼 여겨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며 "빈곤이라는 상황 앞에 한없이 무기력한 노동자 계층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라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기생충'의 파급력이 하도 컸기에 아쉽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17일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는 28개 외신·평단이 매긴 ‘미키 17’ 평점이 올라왔는데 신선도는 86%(100% 만점). 역대 봉 감독 장편 8편 중 가장 낮다. 그동안 최저점은 87%를 받은 ‘옥자’, 최고점은 99%를 기록한 ‘기생충’이다. “노동 계급을 위한 SF” 호평을 낸 외신 반응을 살펴보면,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메타크리틱을 통해 "노동 계급을 위한 SF"이자 "한 남자가 자신이 행복해져도 괜찮다는 사실을 배워가는 이야기"라고 평했다. 또 "냉혹하면서도 묘하게 삶을 긍정하는 반(反)자본주의 SF 영화"라고 부연했다. 미국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7)의 장점을 합친 작품이라며 봉 감독이 현재까지 내놓은 영어 영화 중 가장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인디와이어는 "단순히 봉준호가 자본주의를 증오한다는 걸 보여주는 '또 하나'의 걸작이 아니"라며 "봉준호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영화"라고 강조했다. 17일 직접 확인한 '미키 17'은 죽는 게 직업이라 방사능 노출, 외계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생체 실험 등과 같은 온갖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미키가 기존의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고, 좀 더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전작 '기생충'과 달리 따뜻하고 희망적이었다. 미키(로버트 패틴슨)는 우리시대 '흙수저 청춘'를 떠올리게 한다. 너무 착해서 안쓰럽고,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다. 도입부는 미키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친구 티모(스티브 연)는 임무 중 얼음 골짜기에 떨어져 죽기 직전인 미키를 발견하고도 그를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무기만 챙긴다. 어차피 다시 프린트될 것이니까 괜찮지 않냐는 반응인데, 와중에 "죽는 기분이 어떠냐"고 묻고, "잘 죽고 내일 만나자"고 인사한다. 미키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그냥 묵묵히 받아들일 뿐,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친구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무신경한 태도에 단 한번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낼 뿐이다.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혹독한 작업 환경에 내몰린 미키의 모습은 그동안 뉴스 사회면을 장식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중에서야 미키라는 동일 인물이 계속 살아나지만, 계속 살아난 미키는 늘 대기 중인 대체 인력과 다름 아니다. 초반부 미키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그런 그의 고통에 무심한 사람들의 모습도 우리사회의 현실과 겹쳐진다. 하지만 봉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 덕에 심각하고 진지한 이러한 상황을 허허실실 웃으면서 지켜보게 된다. 앞서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키 17' 첫 시사회 후 영화 '빅쇼트'와 '돈 룩 업' 등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애덤 매케이 감독은 "현재 우리가 속해 있는 자본주의의 지옥도 무대를 완벽하게 그린 우화"라고 극찬했다. 미국의 영화예매사이트 판당고의 한 임원은 이 영화를 "절대적인 반란"이라고 표현하면서 영화의 전반부가 특히 "엄청나다"고 평했다. 미키 역 로버트 패틴슨 연기 발군..봉 감독 최초 멜로도 담겨 반면 '기생충'과 비교하면 기대 이하라는 반응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키 17'은 시각적으로 화려하며, 강렬한 감정적 순간과 공포 요소가 포함돼 있다"면서도 "이는 초반부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이후 이야기가 감정적으로 전개되면서 힘이 빠진다"고 평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봉준호의 전작들처럼 과감한 전개를 이어가지만, 아쉽게도 주제적 일관성이 모호하다"며 "어딘가 가벼운 느낌을 주는데, 아마도 이 영화의 개봉 일정이 1년 동안 계속 연기된 이유를 설명해줄지도 모른다"고 다소 박한 평가를 내놨다. 영화는 죽음의 위기를 겪고 기지로 돌아온 미키17이 그 사이 프린팅 된 미키18과 마주하면서 이야기가 다소 모호해지는 국면이 있다. 미키17과 미키18의 갈등은 미키의 능력있는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와 엮이면서 세 남녀의 '스리섬' 아니냐는 지적이 해외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가벼운 농담 정도로 보면 된다. 이 영화에서 나샤는 알고 보면 꽤 비중있는 캐릭터다. 나샤는 미키를 싸구려 소모품 취급하는 독재적인 지도자 캐릭터 먀살 부부와 대척점에 있다. 우리사회가 좀더 나아지면 좋겠다는 감독의 바람이 투영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영화 속 외계생명체 캐릭터는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나오는 오무를 연상시킨다.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법 귀엽다. 이 생명체와 우주 정복을 꿈꾸는 인간 간 대립은 이 영화의 스펙터클을 책임지는 또 하나의 볼거리면서, 공존의 메시지도 던진다. 마샬을 향한 나샤의 "누구한테 외계인이래, 우리가 외계인인데"라는 대사에서는 인간 위주의 사고 방식에 경종도 울린다. '미키 17'은 기존 할리우드 SF영화와 전혀 다른 이야기 전개로 봉준호 영화의 독특함을 드러낸다. 자본주의가 인간성을 앗아간 미래를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접근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1인 2역에 나선 로버트 패틴슨의 목소리 톤은 이 영화의 톤앤매너를 대변한다. 더 랩(The WRAP)은 "로버트 패틴슨은 봉준호 감독의 미친 SF 우화 속에서 코미디의 금메달급 연기를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봉감독은 앞서 데뷔 후 처음으로 '미키 17'에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고 했는데. 과장이 아니다. 늘 그렇듯 잔인한 세상에서 가련한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있으니 희망의 빛도 내리쬔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흙수저 청년을 위한 응원가처럼 다가온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16 17:31:35[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에서 미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가 체포된 가운데, 오히려 미국 내에서 영웅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헬스케어(UHC)의 브라이언 톰프슨 CEO 살해 용의자로 수배됐던 루이지 만조니는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 만조니는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과 보험사의 이익 추구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으로 직접 쓴 해당 선언문에서 그는 “보험사들이 환자 치료보다 기업 이익을 더 중시한다”고 비판했다. 만조니는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경찰은 인근 CCTV에 찍힌 그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섰다. 그러나 범행 동기 정당성을 주장하는 여론이 형성되며 CCTV에 찍힌 만조니의 옷차림을 흉내낸 이들이 뉴욕 시내를 배회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은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망한 톰슨이 CEO로 일해온 UHC 등 미국의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행태로 악명이 높다. 앞서 톰슨이 사망한 뒤 UHC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공식 사망 애도 성명에는 톰슨을 조롱하는 의미인 ‘웃음’ 이모티콘이 6만건 가까이 달린 바 있다. 만조니가 맥도널드 매장 직원의 신고로 체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맥도날드 매장에 별점 테러를 가하고 있다. 만조니의 사진도 다수 공개됐는데 호감형 외모와 근육질 몸매, 엘리트 출신 금수저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며 미국내 그를 지지하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만조니는 연 학비가 3만7690달러(약 5300만 원)인 명문 사립고 ‘길먼 스쿨’을 수석 졸업한 후 아이비리그의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엘리트다. 그의 집안은 볼티모어 일대에서 골프장, 양로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메릴랜드주의 공화당 하원의원 니노 맨지오니가 그의 사촌이다. 한편 그의 범행 동기에 대해 매체는 "만조니는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허리 통증을 앓았고 수술을 받았지만 경과가 좋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허리 치료 과정에서 의료 및 보험업계 전반에 강한 반감을 가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2-11 08:18:54[파이낸셜뉴스] 금수저도 아이를 낳으면 내집 마련을 할 때 ‘특별 우대’를 받는 시대가 열렸다. 저소득 흙수저 가구가 주로 정책 배려 대상이었으나 정부 정책이 저출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출산 가구에 여러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신생아 우선·특별공급 등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연소득 2억도 신생아특례 대출...다 옥죄는데 정부는 다음달부터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정책 대출상품인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5억원 이하 집을 살 때 받는 서민대출이다. 서민대출 축소에 대해 비난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수도권 외곽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눈길을 끄는 것은 디딤돌 대출 가운데 신생아 출생 가구에 대해 적용되는 ‘신생아 특례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연소득 요건을 부부 합산 현재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완화키로 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 2023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부터 적용된다. 대출 접수일 기준 2년 내 자녀를 출산한 무주택자가 전용 85㎡(수도권) 이하로 9억원 이하 집을 살 때 연 1~3%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1주택자의 경우 대환대출도 가능하다. 현재는 부부 합산 소득이 연 1억3000만원 이하인데 다음달부터 2억원으로 넓혀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부 모두 소득이 있는 가구에 한정해 소득 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라며 “금리 등 세부 대출 조건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즉, 앞으로는 연소득 2억원 고액 맞벌이 금수저 부부도 신생아 특례론 자격이 되는 셈이다. 아파트 특공도 개편...소득서 신생아로 신생아가 있는 가구는 청약시에도 유리하다. 현재 민영주택에는 신생아 우선공급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당첨자를 선정할 때 전체 물량의 20%를 2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에 가장 먼저 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생아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예전에는 소득 기준이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당첨자를 선정할 때 물량의 50%를 기준 소득 이하인 신청자에, 20%는 그보다는 소득이 높은 일반 소득 이하 신청자에게 먼저 공급했다. 하지만 현재는 신혼부부·생애최초 선정 기준이 신생아→소득→순위→지역→미성년 자녀수→추첨 등으로 바뀐 것이다. 즉 소득이 기준 소득 이하라도 신생아가 없다면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셈이다. 공공주택의 경우 신생아 특공이 하나 더 늘었다. ‘뉴:홈’에 청약 가능한 ‘신생아 특별공급’은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태아를 포함해 2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가 청약할 수 있다. 강남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경우 분양가격이 20억원이 넘는다. 특공 소득을 따질 때 금융자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금수저라도 신규 출산 가구에 대해서는 파격적으로 우대하겠다는 것이 현 제도의 제도의 골자이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11-08 15:58:36[파이낸셜뉴스] 한 해 미성년자가 올린 부동산임대소득이 58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만 0~1세 아기'는 한 명당 평균 18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렸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의 '미성년자 연령별 부동산임대소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부동산임대소득을 올린 미성년자(만 18살 이하)는 1만4960명으로 임대소득 총액은 2792억원으로 나타났다 . 부동산 임대소득이 있는 미성년자는 2018년 2684명에서 2022년 3294명으로 23% 증가했으며 이들의 연간 임대소득 총액도 548억8600만원에서 579억9300만원으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미취학아동(만 0~6세)은 2018년 342명에서 2022년 354명으로 3.5% 증가했고, 초등학생 (만 7~12세)도 873명에서 1048명으로 20% 늘었다. 또 중·고등학생(만 13~18세)은 1469명에서 1892 명으로 29% 증가했다. 부동산임대소득을 살펴보면 미취학아동 354명이 53억 4100만원, 초등학생 1048명이 179억 7600만원, 중·고교생 1892명이 346억 77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렸다. 특히 만 0~1세에 임대소득을 올린 이른바 '금수저' 아기도 20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부동산임대소득은 3억 6600만원으로, 한 명당 평균 1830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영진 의원은 “최근 조기 상속·증여 영향으로 미성년자 부동산임대소득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당한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변칙 상속·증여에 대한 국세청의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0 08:38:46[파이낸셜뉴스] 15일 오후 8시58분(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이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지난 13일 총격에서 살아남은 이후 전국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이 터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연단에 오르거나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트럼프, 3번째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 대선에 출마할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이날 투표는 각 주의 공화당 대표자들이 자신이 속한 주에 배정된 대의원들이 누구에게 투표할 지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뉴저지주 대표로 나선 마이클 테스타 상원의원은 뉴저지주에 속한 12명의 대의원들이 모두 트럼프에게 투표한다고 밝힌 뒤 "지난 13일 (총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게 투표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중들은 플로리다주의 발표 순서에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대표로 나와 아버지를 지지한다고 밝히자 환호했다. 반면 트럼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켄터키주 대표로 나서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집계 결과 전당대회에 참여한 대의원 2429명 가운데 42명을 제외한 2387명의 지지로 트럼프가 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12명), 버지니아주(6명), 미시간주(4명), 워싱턴DC(19명), 사우스다코다주(1명)의 일부 대의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CNN은 이와 관련해 반란표 중 일부가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배정된 숫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지난 3월에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던 트럼프는 오는 18일 전당대회 폐막식에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3번째 대선 후보에 오르면서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과 싸울 예정이다. 미 대선 역사에서 한번 건너뛰고 다시 당선된 대통령은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유일하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클리블랜드는 1884년 대선에 승리하여 22대 미 대통령을 지낸 뒤 1888년 연임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189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23대 대통령이었던 공화당의 벤저민 해리슨과 싸워 결국 24대 대통령이 됐다. 미 수정헌법 22조는 연임 여부와 상관없이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최대 2번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2028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부통령은 30대 '흙수저' 신인 밴스 트럼프는 전당대회 당일, 지명 투표가 끝나기 전에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부통령 후보를 발표했다. 그는 "오랜 숙고와 생각을 거쳐 가장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물은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J.D. 밴스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전당대회에 모인 공화당 관계자들은 구두 투표로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올해 39세인 벤스는 지난 1952년 이래 최연소 부통령 후보다. 그는 오하이오주의 가난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난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지만, 자수성가로 사업을 일궈 부유한 집안 출신인 트럼프와 대조를 이룬다. 그는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에서 복무했으며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밴스는 2016년 출간한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세를 탔다. 공화당 당원으로 활동한 초기에는 트럼프를 비판했지만 2018년부터 트럼프 지지세력으로 돌아섰다. 그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 불복할 당시 트럼프 편을 들었으며 2022년 중간 선거에서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밴스가 앞으로 선거 운동 과정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오하이오주, 미네소타주 등의 노동자 및 농민들에 "강도 높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흙수저 출신 초선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배경에 대해 쇠락한 산업지대인 '러스트 밸트'의 저소득 유권자를 공략할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젊은 밴스는 고령 논란을 떨치지 못한 바이든과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밴스의 지명 당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밴스는 노동자 계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제 그는 트럼프와 함께 부자 감세 및 중산층에 대한 증세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밴스에 대해 "현안에 있어 트럼프의 복제인간"이라며 "차이를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본격적으로 트럼프 저지 준비 지난달 토론 패배와 이달 트럼프 피격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바이든은 공화당에서 대선 후보를 확정하자 이에 맞서기 위해 공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섰다. 바이든은 16일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창립 115주년 총회에 참석하고 다음날 히스패닉 민권 단체인 유니도스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NAACP는 인종차별 타도 및 흑인 유권자 권익 확대를 위한 조직으로 16~17일 일정 모두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바이든은 15일 공개된 N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나는 취임 첫 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한 사람이 아니고,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승리할 때에만 나라를 사랑할 수는 없다. 그가 말한 것들을 좀 생각해 보라"면서 지난 8일 발언에 대해서는 실수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당시 후원자들과의 통화에서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가 지난 13일 실제로 총격을 당하자 바이든이 총격을 선동했다고 공격했다. 바이든은 이번 총격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른다"고 답했다. 81세의 바이든은 "나는 늙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단지 트럼프보다 3살 더 많을 뿐이다. 나의 인지력은 매우 좋으며,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 한 일보다 많은 일을 지난 3년 반 동안 해 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민주당은 8월 19~22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지명한다. 이와 관련해 15일 현지 매체들은 민주당 진영에서 화상회의 등을 이용해 바이든을 이달 안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조기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 대변인은 같은날 CNN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밴스와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토론에 참여하라는 CBS 뉴스 제안을 수락했으며, 매우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16 09:05:46[파이낸셜뉴스] 식당에 가면 우선 냅킨을 뽑아서 식탁 위에 깔고 수저를 올리는 것이 식당예절이 된지 오래다. 왠지 식탁이 깨끗하지 않을 거 같다는 심리에서 비롯된 습관인데, 식탁 위에 안보이는 잔여물에 대한 찝찝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언뜻 식탁보다 냅킨이 깨끗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도 있다. 이처럼 외식생활이 잦아진 현대인들에게 냅킨은 수저 깔개로, 식사 후 손이나 입을 닦는데 쓰이는 휴지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냅킨에 있는 형광증백제.. 유해성 여부는 여전히 논란 그렇다면 위생을 위해 사용한 냅킨은 인체에 유해할까? 냅킨은 음식물로 인한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묻어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깨끗하게 인식된다. 문제는 화학물질에 따른 안전성이다.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부분은 형광증백제다. 피부에 계속 접촉하면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염은 물론 장염,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생식기능 장애, 면역체계 결함을 일으킬 수 있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형광증백제는 유해성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 간에 이견이 존재한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보고됐긴 했지만 인체에 치명적일 정도로 위험하다는 확실한 근거는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식당에서는 두루마리 휴지를 냅킨 대신 사용하는 곳도 있다. 두루마리 휴지의 경우 재활용폐지를 사용하는데다 제품을 하얗게 보여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한 형광표백제가 첨가돼 인체에 해가 된다. 유해물질 아니더라도 휴지에는 먼지 존재 이러한 유해 물질이 아니더라도 냅킨, 휴지에는 먼지가 존재한다. 소량이지만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가 냅킨이나 휴지에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위에 수저를 올려놓게 되면 먼지가 수저에 묻게 되고, 이러한 먼지는 코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식당에서 수저를 위생적으로 놓고 싶다면, 식탁이나 냅킨·휴지 위에 두지 말고 개인 앞 접시에 두는 게 좋다. 수저받침대가 있다면 이용해도 된다. 간혹 물티슈로 식탁을 닦고 수저를 놓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역시 화학첨가물이 체내로 들어갈 위험이 있어 안전하지 않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23 09:01:19[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의 삶,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신년 기획으로 일상 뒷편에 숨겨진 문제들을 연속 보도합니다. 이는 사회에 전하는 일종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1 20대 대학생 A 씨는 중·고교 시절은 물론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A씨는 "저 같은 학생을 두고 흙수저 중에서 '흙'도 없는 그냥 '수저'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 크고 작은 알바를 계속하다 보니, 생활력은 강해졌지만, 공부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제 이 생활이 끝날지,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 서울의 명문 사립대 졸업을 앞둔 또 다른 20대 B씨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끊었던 용돈을 다시 지원받기로 했다. 그는 "오로지 취업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집에서 도와주고 있다"면서 "취업하면 다시 다 갚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부터 공부면 공부, 취업이면 취업,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례에서 본 20대 청년들 삶에서 엿볼 수 있는 점은,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경제력으로 취업 준비를 더욱 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학자금 걱정 없이 오로지 대학 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그저 옛말일 뿐이고 계층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계층 사다리'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 약자들의 비관적 삶이 굳어지면서 사회문제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계층 상승의 주요 통로가 되는 교육 기회조차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결정되면서 균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사회 가치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발선 다른 흙수저는 금수저를 이길 수 있을까 금융자산이 적은 부모를 둔 '흙수저' 청년이 상대적으로 자산 수준이 높은 부모 밑에서 자란 ‘금수저’보다 대기업·정규직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8%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흙수저는 첫 직장에서 받는 급여도 금수저보다 11%나 적고 근무 연수가 길어질수록 임금 격차는 벌어지는 만큼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지난해 1월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과 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을 게재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해당 논문은 부모 소득이 아닌 자산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부모 재력에 따라 자녀의 일자리 수준이나 임금이 달라지는 이른바 ‘흙수저 디스카운트’를 실제 데이터로 입증했다. 건강이나 수학능력시험 점수 등 각종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 부모의 금융자산 보유 정도에 따라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4분위(상위 25%)인 부모를 둔 자녀 대비 1분위(하위 25%)인 부모의 자녀가 대기업·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확률은 7.6%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1분위 부모의 자녀는 첫 일자리에서 받는 임금도 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10.7% 적었다. 금융자산 2분위(하위 25~50%) 부모의 자녀도 4분위 부모 자녀보다 대기업·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6.7%포인트 낮고 첫 일자리 임금도 5.3% 적었다. 다만 부모의 부동산 자산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부모의 금융자산이 자녀의 첫 직장이나 첫 월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구직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동성 제약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찾으려면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청년 입장에서는 부모의 지원 없이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첫 직장이나 첫 임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흙수저(1분위 부모의 자녀)는 금수저(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직장 1년 차 임금이 6.5% 적은데 5년 차에는 12.8% 적은 수준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을 제약하고 사회계층 세습화로 이어지면서 성장 잠재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지방'에서 '플렉스방'까지…MZ세대 소비 놀이도 양극화 흙수저 금수저 양극화 현상은 MZ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 볼 수 있는 '소비 인증샷 카톡 대화방'에서도 드러난다. 예컨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나 '거지방'은 흙수저들의 팍팍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절약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서로를 위로한다. 반면 오마카세를 즐기는 등 돈 자랑이나 과시를 의미하는'플렉스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 20대 대학생은 이 플렉스방에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이라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모 잘 만나, 하는 일이라곤 '돈 쓰는 일'"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생을 살아가는 출발선이 다른 환경이 빚어낸 갈등이다. 일종의 사회 현상인 셈이다. 다만 기회가 불평등하다고 결과가 평등하지 않다는 지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누구나 비슷한 출발선에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보장받는 평등과 빈곤의 대물림 때문에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게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출발이 불공평하다는 이유로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의 규칙을 어기고 질서를 해치는 사람까지 옹호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최모씨는 "출발선에서의 불공평은 인정한다. 그렇기에 자수성가 사업가들은 존경받는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성공의 과정이 불법이고, 그 명분으로 가난을 삼는다면 누가 박수를 쳐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저도 흙수저지만 매일 어제보다 더 괜찮은 내일을 꿈꾸면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 없고 가난하다고 해서, 위법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력하면 삶의 질 개선" …'계층 사다리' 복원할 수 있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이 줄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정작 국내 중산층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하면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낮아졌다. 보조금 같은 정부 지원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으로 따진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은 2011년 54.9%에서 2021년 61.1%로 높아졌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 등을 떼고 남은 소득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쓰는 중산층 기준(중위소득 75~200%)을 적용한 중산층 비중은 61.1%(2021년 기준)로, OECD 평균(61.5%)과 유사했다. 미국(51.2%)과 영국(58.3%), 이탈리아(58.6%)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계층이동 사다리에 대한 믿음은 줄었다.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21년 25.2%로 줄었다.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크게 위축(41.7%→30.3%)됐다. 통계청에서 2년마다 진행하는 ‘사회 조사’를 비교한 결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 확대와 대물림되는 교육 격차가 이 같은 기대를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계층 사다리 복원…대기업·정규직 진입 발판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교육 과정에서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진입할 수 있는 1차 노동시장 진입의 유연화 정책 등을 제언했다. 앞에서 살펴본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은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에서 출발하더라도 이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노동시장 내 이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는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정규직 등 1차 노동시장으로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정책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영욱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를 통해 중산층 비중은 유지돼 왔으나, 이 같은 정책이 계층 상향 이동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이전지출은 국가가 가구에 지급하는 각종 수당, 보상금 등 현금성 지원을 말한다. 노동소득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양질의 일자리와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퇴하는 고령층의 고용기간 연장, 여성 배우자의 취업 장애 요인 해소 등을 통해 가구 내 취업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공교육의 내실화로 중산층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교육이 계층 대물림이 아닌, 계층이동 사다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1 10:59:55[파이낸셜뉴스] 배달 음식을 시키는 과정에서 '수저·포크' 항목을 체크했음에도, 음식점에서 보내주지 않아 사장과 갈등을 겪은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수저·포크 O' 체크했다는 손님, 공지사항에 남겨야 준다는 사장 지난달 29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사장님들 입장에서 진상인지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작성자 A씨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날 A씨는 "피자와 치킨 파는 업체에 주문 후 불쾌한 경험 때문에 사장님들 입장에서 제가 진상인지 확인하고자 글을 올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배달 주문을 인테리어 현장으로 시켰다. 수저 등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항목을 통해) '수저·포크 O'를 체크했다"라며 "음식을 수령하니 수저와 포크가 없어서 남편이 가게로 전화를 걸었다"라고 설명했다. A씨의 남편이 전화를 걸어 '수저가 안 왔다'고 밝히자 사장은 "수저 체크하셔도 요청사항에 따로 안 적으면 드리지 않는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남편이 '체크 기능은 왜 있는 거냐'고 묻자, 사장은 "그래서 그 내용을 공지사항에 적어놨다"라고만 답했다. '별점 1점' 리뷰 남긴 손님 사장과 통화를 끝낸 A씨는 음식 사진과 '별점 1점'을 리뷰로 남겼다. 해당 배달앱은 별 개수로 1점부터 5점까지 평점을 매기는 시스템이다. 별점을 확인하자마자 가게 측은 바로 답글을 달았다. 사장은 "전화로 말씀드렸지만 수저포크 체크하셔도 따로 드리지 않는다고 공지사항에 적어놨다. 저희도 체크 항목을 없애고 싶지만 배달앱 자체에서 뺄 수 있는 기능은 만들지 않고 자동 적용이라 공지사항에 올려놨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비스직이지만 저희도 사람인지라 말씀을 좋게 해주셨으면 한다. 예전에도 공지를 못 보시고 전화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따로 수저만 보내드렸는데 손님 같은 분들이 많아서 이제는 재 배송 안하고 있다"라고 했다. A씨는 점주의 답글을 확인한 뒤 배달앱에 적혀 있다는 공지를 찾아봤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가게 본사에서 치킨 및 피자를 주문한 고객의 경우 배달앱에서 수저·포크를 체크하더라도 못 준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대체 배달앱으로 주문한 고객은 어떻게 그걸 알라는 거냐"라고 토로했다. A씨가 이용한 배달앱은 배달원이 여러 집을 오고가며 배달하는 일반 배달과 배달원이 한집으로만 향하는 '배달1'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A씨는 배달1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게 측이 밝힌 수저·포크 사항이 적힌 공지의 경우 일반 배달 시스템으로 접속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 "그냥 주면 안되나" "배달앱이 문제" 누리꾼 반응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냥 주면 안 되나", "고객이 체크한대로 주면 가게도 편하지 않나", "배달앱에서 조치를 취해야 할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당 배달앱의 경우 '수저·포크' 항목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동으로 '선택 안 함'이 설정돼 있다. 배달앱 측에서 손님이 추가사항으로 '수저·포크'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다만, 해당 가게처럼 수저 및 포크를 제공하지 않는 가게가 늘어난다면, 배달앱 측에서 이에 따른 항목 또는 표시를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이 필요할 듯 보인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01 06:58:58[파이낸셜뉴스] #.오는 5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497만원이다. 국민평형인 전용 84㎡ 기준으로 최저 10억4300만원에서 최고 11억6800만원이다. 직방 집계 기준으로 동대문구 2년 평균 3.3㎡당분양가격 2425만원과 비교하면 1000만원이상 높은 금액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인플레이션이 전국을 휩쓸면서 수도권 외곽조차 분양가 11억원(전용 84㎡ 기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이제 3.3㎡당 3000만원 이하 단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파이낸셜뉴스가 올들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된 주요 새 아파트 13개 단지의 분양가격(전용 84㎡ 기준)을 조사한 결과 10억 이하는 2곳에 불과했다. 우선 지난 4월 동대문구에서 청약접수를 받은 '휘경자이디센시아'가 3.3㎡당 2930만원에 공급되면서 84㎡ 분양가격이 8억2000만~9억7000만원에 책정됐다. 서울서 이제 찾아볼 수 없는 10억원 이하 '착한 가격'인 셈이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지난 5월에 선보인 '운정자이 시그니처'의 경우 전용 84㎡가 4억9000만~5억6000만원에 공급됐다. 이들 단지를 제외하고는 분양가격이 10억원을 다 훌쩍 넘는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지난 4월 선보인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경우 84㎡ 기준 최고 분양가격이 10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3개월 뒤 1순위 접수를 받은 '광명센트럴 아이파크'의 해당 타입 가격은 최고 12억7000만원이었다. 불과 몇 개월새 분양가격이 2억원 가량 상승한 것이다.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시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역플랫폼시티'도 국평 최고 분양가격이 12억3000만원에 달했다. 서울 강북권 분양가격도 고공행진이다. 지난 8월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분양에 나선 '래미안 라그란데'는 3.3㎡당 3389만원에 공급됐다. 전용 84㎡ 최고 가격은 10억9000만원대였다. 옵션 등을 포함하면 11억원을 넘는다, 7월에 선보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의 3.3㎡당 분양가격은 4000만원선. 84㎡ 기준 최고 분앙가격이 15억원에 육박했지만 높은 청약 경쟁률과 더불어 정당계약 10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후분양으로 지난 8월 공급된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선보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경우 13억9000만원으로 사실상 14억원에 육박했다. '지금이 제일 싸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분양가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이유는 공사비 급등이 주된 원인이다.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늘어난 공사비를 일분 분양가에 반영하면서 상승세를 부채질 하고 있다. 여기에 분앙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규제지역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 등 4곳에 불과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들의 경우 한푼이라도 가격을 더 높게 받기 위해 분양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 지역의 경우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도 절대적인 분양 가격이 높기 때문에 일반 청약자들은 접근하기 매우 어렵다"며 "결국 이들 강남 로또도 금수저 등 자산가들의 전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10-02 15: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