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산 서구는 산복도로 고지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남부민1동 수직형 엘리베이터 2기와 동대신2동 모노레일 설치를 마치고, 시범운행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남부민1동 엘리베이터 2기는 동천주택 일원에 위치하며 총 사업비는 67억여 원이 투입됐다. 이곳은 급격한 경사지에 259개의 좁고 가파른 계단으로 인해 보행이 어려웠다. 특히 주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령자들은 낙상사고에 노출됐으며, 인근 남부민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등하교를 하는 동안 안전사고 위험이 컸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15~20분씩 걸려 오르내리던 경사지 계단길을 불과 3~5분 만에 가뿐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엘리베이터는 21일 일시 개통을 하며, 운행 시간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다. 일시운 행을 통해 점검을 마치면 5월 1일부터 전면 개통된다. 동대신2동 소망계단 모노레일은 닥밭골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 17억 원을 투입해 동대신동2가 87-28번지 일원에 조성됐다. 계단 중앙에 설치한 ‘ㄱ’자형 지주에 캐빈(2인승 2대)을 케이블카처럼 매달아 운행하는 국내 최초의 91m 현수식 모노레일이다. 운행 구간은 망양로에서 중앙공원로까지다. 이곳 주민들 역시 그동안 192칸이나 되는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내리며 불편과 고통을 겪었다. 구는 이번 모노레일 개통에 이어 2019년 설치된 북산리공영주차장 수직이동 엘리베이터와도 연계돼 망양로 아래 저지대 대로변에서 산꼭대기 중앙공원로까지 단숨에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대신2동 소망계단 모노레일은 5월 중 시범운행에 들어가 7월부터 정식 운행될 예정이다. 현재 서구의 수직이동 보행편의시설은 3기가 있다. 남부빈1동 엘리베이터와 동대신2동 모노레일이 정식 운행을 하고, 2024년 남부민1·2동 샛디산복마을 수직이동 엘리베이터 2기까지 완공하면 산복도로 일원의 보행환경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22-04-20 17:29:05박근혜 정부 3년차에 새누리당에서 비주류 원내지도부가 탄생하면서 사실상 수직관계였던 당·청관계의 무게추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과감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히는 등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를 예고하고 나섰다. 새 원내지도부가 청와대와의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친박계(친박근혜) 이주영·홍문종 의원을 예상외인 19표차로 누르고 당선되면서 새 원내지도부에 힘이 실린 것도 당·청 간 각종 정책의 주도권 싸움에서 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민·원유철 완승…체면구긴 친박 이번 경선 구도는 후보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친박대 비박의 대결로 짜여졌다. 유승민 의원과 이주영 의원은 각각 원조 친박계와 신박계로 계파 구분의 의미가 없었지만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 범친이계(친이명박)인 원유철 의원과 친박계 주류인 홍문종 의원이 각각 가세하면서 계파 간 구도가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짧은 기간으로 경선전이 과열되자 다시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경선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친박계인 이 의원과 홍 의원은 경선 동안 유 의원의 '쓴소리'를 겨냥해 자신들은 청와대에 '옳은 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의원은 이 의원과 홍 의원을 향해 "청와대를 팔고 다니지 마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경선장에서 친박계의 네거티브 공세는 한층 더 거세졌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새누리당이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 꼴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고 친박계 국무위원까지 총출동해 친박계를 지원사격했다. 하지만 당심(黨心)은 친박이 아닌 비주류에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결국은 친박, 비박의 구도가 아니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누가 필요하냐를 의원들이 보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심을 확인한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근본원인인 청와대의 대폭 인적쇄신을 요구하겠다고 나섰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선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정부에 대한 쓴소리는 주로 정책에 대해서였고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쭉 지켜봤다"면서도 "국민 눈높이를 감안한 과감한 인적쇄신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원론적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친박계에서 우려하는 당·정·청간 불협화음을 의식한 듯 "청와대와 당은 공동운명체로 대통령이 성공의 길을 가야한다"며 찰떡공조를 강조했다. ■黨靑…정책에서 충돌 예고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은 정책 분야일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라는 정책기조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현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한 기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묶여 있으면 답답한 상황이 많다. 담뱃세가 오르고,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세법 개정안을 모두 증세가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라며 재검토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입장을 피력해 앞으로 증세 논쟁을 둘러싼 당청간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더불어 유 원내대표는 증세와 복지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도 선택할 문제다. '저부담저복지'로 할지 '중부담중복지'로 할지 국민들의 선택과 동의를 구하는 어려운 절차를 천천히 진행해보겠다"고 밝혔다. 또 유 원내대표는 여권 인사들이 언급을 꺼려하는 개헌 논의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유 원내대표는 "개헌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논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여든 야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헌에 대한 자기 소견을 밝히고 토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개헌 논의에 대해 경제활성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유 원내대표는 사실상 개헌논의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주장을 펼쳐 개헌 논의를 둘러싼 당내 이견차도 불거질 전망이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특정안 안에 대해서 충분한 공감대 없는 상황에서 시한을 정해 하는 것은 문제"라며 "개헌문제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인데 계파의 문제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하며 포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밖에 유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규모는 현행을 유지하지만 정책위의장단은 20대 총선 준비를 위한 민생공약 수립을 위해 대폭 확대할 방침을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조지민 기자
2015-02-02 16:57:28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수식 참관중 발생한 신형 구축함 좌초 사고와 관련된 책임자들이 대거 숙청되고 있다. 2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법 기관은 사고에 책임이 있는 청진조선소 기사장 강정철, 선체총조립직장 직장장 한경학, 행정부지배인 김용학을 구속했다. 통신은 사고 조사를 위해 결성된 사고 조사 그룹이 지난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현재까지의 사업 정형을 보고했고, 추가로 확인된 함의 피해 상황은 없으며 현지 복구 추진조가 복구 계획을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 원인과 그에 책임 있는 당사자들을 조사 적발할 것"을 사고 조사 그룹에 지시했다. 이에 청진조선소 지배인 홍길호가 지난 22일 법 기관에 소환된 데 이어 그보다 직급이 낮은 이들이 줄줄이 구속된 것이다. 북한은 지난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의 진수식을 청진조선소에서 개최했으나 진수 과정에서 배가 넘어져 일부가 물에 빠지고 선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축함 진수 과정에서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해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북한은 김 위원장 주변의 사고에 대한 대외 유출을 막아왔다. 하지만 폐쇄국가인 북한은 이번 사고를 이례적으로 감추지 않았다. 진수식 사고를 지켜본 김 위원장은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 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질타했다. 북한은 동해안 최대 선박 건조지인 청진 조선소에서 길이 약 143~144m, 5000t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구축함을 건조해왔다. 이 군함은 최근 남포 조선소에서 진수된 신형 구축함 '최현호'와 비슷한 크기와 외형으로, 수직발사장치(VLS) 등 현대적인 무장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3월 김 위원장이 현지 시찰한 이후, 청진 조선소와 항만 일대에서 대규모 부지 정리, 콘크리트·골재 포장, 진수로(선박 진수용 경사면) 주변 플랫폼 설치 등 기반시설 확장 공사가 본격화됐다. 건설여단이 사용하는 임시 막사가 다수 설치됐고, 부두 보강 및 홍수 방지 공사도 병행해왔다. 대북 전문가들은 청진에서 건조 중인 신형 구축함이 동해함대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해왔다. 북한이 이번 신형 구축함을 추가로 건조해 동·서해에 각각 2척씩 배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북한의 해군전략 강화에 당분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5-25 08:07:39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참관중이던 5000t급 구축함 진수식 와중에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5000t급 구축함 진수과정을 지난 21일 지켜보는 와중에 사고가 발생했다. 5000t급 구축함 진수 과정에서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해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는 아직까지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북한은 김 위원장 주변의 사고에 대한 대외 유출을 막아왔다.하지만 폐쇄국가인 북한은 이번 사고를 이례적으로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진수식 사고를 지켜본 김 위원장이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 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질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사고 이후 김 위원장의 모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 동해안 최대 선박 건조지인 청진 조선소에서는 길이 약 143~144m, 5000t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구축함이 건조돼 왔다. 이 군함은 최근 남포 조선소에서 진수된 신형 구축함 '최현호'와 비슷한 크기와 외형으로, 수직발사장치(VLS) 등 현대적인 무장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3월 김 위원장이 현지 시찰한 이후, 청진 조선소와 항만 일대에서 대규모 부지 정리, 콘크리트·골재 포장, 진수로(선박 진수용 경사면) 주변 플랫폼 설치 등 기반시설 확장 공사가 본격화됐다. 건설여단이 사용하는 임시 막사가 다수 설치됐고, 부두 보강 및 홍수 방지 공사도 병행해왔다. 대북 전문가들은 청진에서 건조 중인 신형 구축함이 동해함대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해왔다. 북한이 이번 신형 구축함을 추가로 건조해 동·서해에 각각 2척씩 배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북한의 해군전략 강화에 당분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사고 직후 관련자들에 대한 숙청 작업을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군함 진수식과정에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와중에 벌어진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가과학원 력학연구소,김책공업종합대학,중앙선박설계연구소를 비롯한 청진조선소의 해당 일꾼들이 숙청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한 조만간 소집되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도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5-22 09:41:00[파이낸셜뉴스] 배우 이혜영과 연출 박정희가 다시 연극 ‘헤다 가블러’로 만났다. 2012년 초연 후 13년 만의 재연이다. ‘헤다 가블러’는 근대 연극의 아버지 헨리크 입센이 1890년 발간한 희곡이다. 남편의 성인 ‘테스만’을 거부하고 아버지의 성이자 자신의 성인 ‘가블러’로 채 살아가는 주인공 ‘헤다’를 통해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를 과감히 드러내며 17세기 남성 중심적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혜영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정희 연출은 단순한 연출가라기보다 ‘헤쳐모여!’라고 하면 모두가 모일 수 있는 믿음직한 중심축 같은 사람”이라며 “우리가 모여서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을 넘어서 작품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기 위해 애썼고 그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극단 예술감독이기도 한 박 연출은 이혜영에 대해 “프로덕션을 진행하면서 연출가의 상상을 뛰어넘는 배우가 가끔 있는데, 그중 이혜영이 바로 그런 배우"라며 "대사를 다 없애고 연기로만 풀어보자고 하면, 그가 독창적으로 장면을 완성한다. 독보적인 매력과 재능을 지닌 배우라고 생각하고, 이번 공연에서 더욱 성숙해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파괴에서 창조로.. 디오니소스 왜? 마지막 장면에서 헤다가 관객과 극중 인물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동작은 깊은 상징성을 담고 있다. 박 연출은 “이 장면의 움직임과 블로킹은 움직임 선생과 배우, 그리고 내가 함께 만들었다"며 "헤다가 총구를 관객뿐 아니라 브라크, 테스만, 태아에게 겨누는 이유는 헤다가 디오니소스, 즉 파괴와 창조의 신을 경험한 인물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으로 봤다"며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는 것도 죽음으로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고 부연했다. "디오니소스는 바커스, 포도주에 대한 탐닉의 신이라고만 알고 있지만 파괴와 창조의 신이다. 근데 창조를 하기 위해선 뭔가를 파괴해야 된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또 또 다른 패러다임이 생성되고 그렇지 않나. 그래서 대사에도 머리에 포도 넝쿨을 두르고라는 대사가 계속 나온다. 헤다 같은 경우 삶과 그 파괴의 은유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혜영은 이날 13년 전 초연 당시 연출가이자 극작가였던 고(故) 김의경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김의경 선생님께서 ‘헤다 가블러를 해보자’고 했을 때, 사실 그 작품에 대해 잘 몰랐다”고 돌이켰다. 그는 “하지만 희곡을 읽으며 세련되면서도 충격적인 선택을 하는 헤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선생님은 ‘이혜영 같은 배우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작품을 못했다’고 말했고 그 말을 믿고 큰 착각을 하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혜영은 1980년대 데뷔 당시부터 이국적 마스크와 고혹적인 분위기, 압도적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블러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꽤 높게 다가온다. 이혜영은 이러한 지적에 “헤다와 나를 동일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연극이 좋은 이유는 매번 관객과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며 "관객이 있어야 무대가 완성된다”며 연극의 일회성과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연극 무대의 매력으로 꼽으며 답변을 일축했다. "이혜영 같은 배우가 없었기에 못했던 작품, 그 말 믿었다" 이번 연극은 1970년대로 배경을 옮기고 헤다의 캐릭터 해석에도 변화를 줬다. 현대적인 상류층 집의 거실처럼 꾸며진 무대에는 사이키델릭한 음악과 조명이 흐른다. 박 연출은 "히피즘이 성행했던 1970년대 중반으로 배경을 설정했다"며 "무대 미장센보다 배우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밀도 있고 함축적으로 인물들 간의 관계를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연 때는 헤다를 신이 되려는 여성으로 해석해 이혜영의 카리스마가 훨씬 더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인간적으로 접근했다"고 비교했다. 박 연출은 “헤다는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라며 “그만큼 벽에 부딪혀 무너진 여자이기도 하다. 그 아이러니가 지금 이 시대에도 울림이 있다”고 봤다.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도 21세기판 헤다들은 존재한다. 돈, 명예, 권력 등 사회 구조가 수직적으로 제안하는 가치들을 차지하는데 진절머리가 난 이들은 과감히 자기파괴를 행하기도 한다. 헤다는 마침내 자신의 육신까지 저버리지만 그의 실존은 끝끝내 살아남는다. 작품을 하면서 보편적 가치라는 말로 개인을 구속하고 강요하는, 구조주의의 최면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 최면 속에서 자아의 본질을 찾고자 헤매고 있는 오늘날의 헤다들에게 우리는, 그리고 사회는 어떤 손을 내밀 수 있는가를 질문해 본다.” 6월 1일까지 국립극장 명동예술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5-20 10:27:25[파이낸셜뉴스] 호반건설은 인천 서구 ‘호반써밋 인천검단 AB19블록’ 현장에서 외벽도장로봇 파일럿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민관 협의체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외벽도장로봇 ‘롤롯(Rollot)’은 와이어를 따라 수직 이동하면서 원격으로 롤러 도장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마트 건설장비다. 해당 로봇은 분당 최대 10m의 표면을 도장한다. 이는 현장 인력 작업 대비 2.5배 빠른 속도다. 또 고층 외벽 작업에서도 날씨 영향을 적게 받아 우수한 시공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현장 실증 이후 로봇의 안전성·환경성·시공성 등을 종합 평가해 ‘호반써밋 인천검단 AB19블록’의 도장 본공사와 향후 신축 현장 투입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김재은 오픈이노베이션팀장은 “스마트 건설장비를 도입해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현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5-05-20 09:59:50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선공약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감독위원회'의 부활 가능성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그간 감독기능의 비효율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조직개편에 따른 비용 등을 감안해 현실에 맞는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에 정권교체기마다 감독체계 개편론 부상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당 오기형 의원 등 11명은 국무총리 소속 기획예산처를 신설해 기획재정부 예산 기능을 기획예산처로 이관하고, 기획재정부 명칭을 재정경제부로 변경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지난달 국회에 발의했다. 기재부 조직개편이 현실화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개편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내에선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옮기고, 남은 금융위에 금감원을 합쳐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통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금융감독기구를 '금융건전성감독원'(금융기관 인허가·건전성 감독)과 '금융시장감독원'(금융기관 영업행위 규제 및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 자본시장·회계감독)으로 분리하는 안이 거론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직적·이원화된 현 체제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만들어졌다.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 기능을 금감위로 가져와 금융위를 신설하고, 금감원은 감독집행 기능을 수행하지만 감독 규정의 제·개정권을 금융위가 보유하게 되면서 금감원은 금융위 지원기관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양 기관이 엇박자를 내고 금융정책과 감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편론이 나왔다. 연이은 금융사고에 현행 제도로는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019년 DLF,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와 지난해 은행권의 연이은 금융사고가 겹치면서 금융감독기능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각국 현실에 맞는 제도 설계 필요…조직개편에 따른 비용 문제도 고려해야 현재 논의되는 개편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민간금융개혁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9일 열린 제1차 정례회의에서 "감독 개편 방향에 정답은 없다"며 각국 현실에 맞는 제도를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남주하 한국민간금융개혁위원장은 기존 거론돼온 쌍봉형 감독체제 대신 반관반민 형태의 금융감독 구조개편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금융감독위원회 내에 정책 독립성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해 7인 이내의 전문가 중심 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고, 금감위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원과 금융감독원을 두되 금융소비자보호원은 법적 독립성을 보장토록 하는 형태다. 남 위원장은 "순수 쌍봉형의 경우 감독정책기능을 독립된 민간공적감독기구로 이관하면 다른 금융 관련 정부조직과의 관계가 상당히 불안정할 수 있고, 동등한 입장에서 효율적인 협의가 어려워 비효율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독립성을 갖게 되면 응당한 권한과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법률 제한권뿐만 아니라 감독 권한과 검사 권한까지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와 권한에 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변화 흐름이 빠른 상황에서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를 고치는 데 따르는 시간과 노력 등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금감원이 통합기관으로 만들어져 자기 궤도에 올라오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다"며 "다시 조직을 쪼갰을 때 인력이동 문제, 조달 및 예산 문제, 금융소비자원으로 분리독립 시 검사권과 제재권, 분쟁조정권까지 갖는지 등 권한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5-05-11 17:59:15[파이낸셜뉴스] SK텔레콤은 자사 및 협력사 구성원의 안전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사고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안전체험교육관(세이프 T센터)의 체험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26종의 체험 설비에 더해 체험시설 4종과 4차원(D) 가상현실(VR) 기반 콘텐츠 2종이 새롭게 도입됐다. 신규 체험 시설은 실제 현장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황에 대한 작업자의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비계 체험존에는 말비계, 이동식 비계, 시스템 비계 등 3가지 비계 구조물을 실물 크기로 구현해 교육생들이 구조별 특징과 안전 주의사항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교육 키오스크를 통해서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과 관련 표시 항목을 학습할 수 있다. 로프 매듭법 교육존에서는 고소작업 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다양한 로프 매듭법을 직접 실습하는 한편, 수직 생명줄 체험을 통해서는 수직구조물 작업 시 사용되는 추락방지 장비의 올바른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4D VR 코쿤 콘텐츠에는 ‘매장 인테리어 공사 안전 시나리오’와 ‘대형 물류 하역 센터 지게차 안전 시나리오’가 추가됐다. 교육생들은 몰입감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함으로써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10월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더욱 효과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대전 부사사옥에 888㎡ 규모의 안전체험교육관을 개관했다. 개관 이후 지난해 말까지 SK텔레콤 및 협력사 구성원 등 총 7291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SK텔레콤은 향후 협력사 및 통신 업계와의 안전보건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 부처와 연계한 안전 문화 확산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AI 기반 체험 콘텐츠와 교육 시스템을 강화해 실질적인 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개선할 예정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5-04-28 11:20:59[파이낸셜뉴스]글로벌 통신시장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낮은 성장률 속에서 통신산업은 인공지능(AI)을 통해 개인고객(B2C) 서비스를 혁신하고, 기업고객(B2B)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며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4일 삼일PwC가 발표한 ‘글로벌 통신시장 전망’ 에 따르면 글로벌 통신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는 예상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수치”라며 “핵심 제품과 서비스가 차별화된 특성 없이 대체 가능한 일반 상품으로 취급되는 ‘코모디티(Commodity)화’로 인해 가격 인상은 어려운 반면, 인프라에는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통신산업의 근본적인 도전 과제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PwC에 따르면 고정통신서비스(고정 광대역 및 유선전화)는 34%의 국가에서 코모디티화됐거나 그 경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통신산업의 신규 가치 창출을 위한 우선 순위를 제시했다. 먼저 AI를 통해 개인고객(B2C) 사업부분의 비용을 줄이고 개인 맞춤화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통신사인 AT&T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도입해 소프트웨어 개발 시간을 약 10~30% 단축하고 고객 서비스 상담원과 통화 시간을 줄이는 등 AI를 활용해 인력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모두 높였다. 이어 보고서는 기업고객(B2B) 시장을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제조업, 에너지, 광업, 방위 등의 산업에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맞춤형 인프라 및 보안 솔루션, 전용 5G 네트워크 등을 포함하는 수직화 전략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단순화 및 표준화 이니셔티브와 같은 수평적 접근 전략 등을 제안했다. 한편 보고서는 전체 모바일 가입자 중에서 5G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18.8%에서 2028년 64.1%로 3배 이상 증가하면서 내년부터 5G가 전 세계적인 모바일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고정 무선 접속(FWA) 광대역 서비스가 2028년까지 연평균 18.3% 성장률을 보이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광대역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WA란 고정된 가입자 단말기와 기지국을 무선으로 연결하는 무선통신기술을 뜻한다. 또한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IoT를 구현하는 셀룰러 IoT 서비스가 모든 지역에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운송 및 자동차 부문에서 IoT 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광산, 석유 및 가스, 항만처럼 작업 공간을 재구성하는 제조업 현장에서도 셀룰러 IoT 사용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통신업계가 끊임없이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 압박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설비투자 모멘텀이 고정 통신 부문을 위한 광섬유 네트워크 구축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한호성 삼일PwC 통신산업 리더(파트너)는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은 산업에서도 확장할 수 있는 틈새 시장과 기업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항상 존재한다”며 “통신 기업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이 보고서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삼일P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4-14 16:12:31SK그룹이 창립 72주년을 맞아 창업정신을 기렸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를 비공개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 오너 일가와 일부 경영진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외환위기(일명 IMF) 외 금융위기 등 수차례 파고에도 오너 일가의 '형제경영'과 '딥체인지'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지난 1953년 직물사업에서 시작한 SK는 1980년대 섬유에서 정유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이후 1990년대 정보통신, 2010년대 반도체 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자산 기준 재계 2위로 성장했다.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을 창립한 최종건 창업회장은 국내 첫 직물 수출 기록을 썼고 아세테이트·폴리에스테르 공장 건립, 1973년 워커힐 호텔 인수 등으로 사세를 넓혔다. 1973년 최 창업회장 별세로 경영권은 친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받았다. 1980년에는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인수에 성공하며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 선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측과의 오랜 교분을 발판으로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국내에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이뤄냈다. 선경은 석유공사의 이름을 '유공'으로 바꾸고 화학과 소재, 바이오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최 선대회장은 차기 주력사업으로 정보통신을 낙점하고 1984년 미국 주재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들었고, 1991년 '대한텔레콤'을 설립했다. 대한텔레콤은 이듬해 정부의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공모, 사업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특혜설'을 제기하자 최 선대회장은 "특혜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사업할 수는 없다"며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선경은 이후 2년 뒤 정부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민영화 공개 입찰에 참여, 4370억원으로 지분 23%를 사들이며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최 선대회장은 1998년 그룹명을 'SK'로 바꾸고 새 도약을 선언했으나 그해 별세하며 장남 최태원 회장이 SK 수장에 추대됐다. 최 회장은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두 축으로 하는 SK의 사업구조를 발판 삼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이겨냈다. 2011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3조3747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최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를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매년 연구개발(R&D)로만 조 단위 금액을 쏟아부었고, 최근에는 10년 넘게 독자개발해온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부품으로 꼽히고 있다. 최 회장은 창립 72년을 맞은 올해 한국 경제가 마주한 위기를 미국발 관세전쟁, 관세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AI 등 '삼각파도'로 정의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선제적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5-04-08 1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