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의 수출 제한을 해제했다. 지난 5월 두나라가 무역 전쟁을 90일 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내려진 조치다. 3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소프트웨어 설계 업체인 시놉시스와 케이던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대중국 수출 제한이 풀렸다고 보도했다. 시놉시스는 제한됐던 소프트웨어의 수출 재개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쟁업체인 케이던스도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BIS)이 수출금지를 풀었다며 미국 수출 규정에 따라 고객들에게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제공하도록 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번 조치로 독일 지멘스의 미국 자회사인 지멘스 EDA도 중국에 소프트웨어를 수출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출 재개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 협상의 진전에 따른 것으로 지난주 중국 상무부는 두나라가 희토류 수출 재개와 기술 제한을 완화하는 무역 프레임웍 내용에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23일 반도체 설계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중국에 반도체용 소프트웨어나 화학제품의 수출을 위해서는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수출 재개로 시놉시스와 케이던스의 주가는 자산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의 장외 거래에서 각각 6%, 7% 이상 상승했다.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지멘스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전자설계자동화(EDA)의 대표적인 기업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각각 31%,30%, 13% 를 차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7-03 10:12:12【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허용을 단 6개월만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중국이 다시 희토류를 무기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미국이 대중 수출 통제 완화를 실제로 실행하겠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中,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 하긴 했는데 11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지난 이틀간 열렸던 미중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들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즉시 승인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제네바 회의에서 마련된 미중 합의에 공식 서명하는 시점부터 미국 기업이 중국의 희토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는 중국에 의해 선지급 형식으로 공급된다. 중국산 희토류는 자동차 모터와 산업용 로봇을 비롯한 군사 무기에 주요 부품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로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한 후 공급망이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미 희토류 공급과 관련해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중국과의 합의했고 나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섞인 발언과 달리 중국이 미국에 재개할 희토류 수출은 단 6개월 짜리다. 양측의 희토류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 모양새지만 6개월 짜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미중 합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만약 합의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그 성과는 단순히 몇 달 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이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상황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희토류를 유용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핵심 광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협상도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들이 6개월 후에 다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런던 협상이 큰 승리라고 환영했지만 가장 좋게 평가해도 중국 쪽으로 기울어진 휴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가 중국과 협상하면서 입장을 바꾸고 있는 것은 첫 임기 때처럼 중국을 압박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나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투기, 의료용 레이저, 드론, 전기차 엔진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광물과 자석에 대한 독점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요 광물 안보 프로그램 이사인 그레이슬린 바스커런은 "중국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짚었다. 美 기술통제 완화 정말 실행할까 비록 6개월 짜리지만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미국 협상단은 중국에 대한 기술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일단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면 도입했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이 풀릴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와 관련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를 공급받기 위해 기술 수출 통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큰 대가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통제는 몇 년 동안 국가 안보와 관련된 조치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의도적으로 협상에서 배제해온 것들이다. 이번에 그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 통제 완화를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런던 프레임워크가 양국 경제 관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 완화를 단 6개월 만 진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 역시 중국이 원하고 있는 인공지능(AI)와 고성능 반도체 등 핵심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협상단 관계자는 "그것은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중 양국은 2차 무역 협상 타결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희토류에 대한 합의는 봤지만 지난 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합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세부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지난달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1차 무역 협상에서 미중 양국은 90일간 상대에게 부과하는 관세율을 각각 115%p 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내려갔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약 33%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5-06-12 08:12:22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회담의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인 방안과 틀(프레임워크)에 대해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와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단은 합의 내용을 양국 정상에게 보고해 추인을 받은 뒤 이를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지난 5월 1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관련 문제들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가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회담장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합의와 이달 미중 정상 통화에서 나온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러트닉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9~10일에 걸쳐 런던에 머물며 중국 대표단과 2차 고위급 협상을 했다. 러트닉은 런던 협상에서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중국 대표단 중 한명인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판대표도 중국 매체를 통해 합의 사실을 알렸다. 그는 "양국은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면서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세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프레임워크가 세계 1·2위 경제대국 사이의 무역·통상 마찰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러트닉은 "우리는 대통령의 허가 이후 프레임워크를 시작할 것이며, 중국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의 허가 이후 그들의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은 "희토류가 공급되지 않았을 때 미국이 취한 여러 조치들이 있었다"며 "그 조치들은 트럼프가 말한 대로 균형 있는 방식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USTR의 그리어는 "다른 회담 일정은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회담 종료를 알렸다. 올해 2~4월 대규모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였던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10~11일 제네바에서 1차 협상을 열고 앞으로 90일 동안 보복관세율을 115%p 낮추자고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 당시 희토류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두 나라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제한 등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유학생 비자 심사 강화, 제트엔진·반도체·원자력 등 각종 기술 수출통제 등 중국 차별조치를 계속한다고 반발했다. 양국 정상이 지난 5일 전화 통화에서 해당 쟁점을 논의하면서 2차 회담이 열릴 수 있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11 18:18:50【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갖고 양국 간 '무역 전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했다. 협상 첫날 인만큼 양측은 뚜렷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희토류를 매개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다. 9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대표단은 이날 런던에서 6시간 이상 대화한 뒤 첫날 협상을 마쳤다. 양국 대표단은 다음날인 10일 오전에 다시 런던에서 만나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 대표단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중국 대표단은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조건으로 중국을 겨냥한 기술 수출통제를 일부 해제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카드를 내밀었다. 이런 수출통제는 미국이 최근 중국과 무역 갈등 국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새로 부과한 것들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서 희토류를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 이런 조치 일부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과 잘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난 우리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난 좋은 보고들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을 개방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오랫동안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때까지 어느 미국 대통령도 중국에 대응할 용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은 양국이 지난 5월 10∼11일 제네바에서 타결한 무역 합의에 대한 위반 여부를 둘러싼 양국 간 입장차에서 비롯됐다. 당시 양국은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 p씩 대폭 낮추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초에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비(非)관세 조치를 해제하는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해제하기로 한 비관세 조치 가운데 핵심광물과 희토류의 수출통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합의 위반을 주장해왔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제네바 합의 이후 발표한 대(對)중국 수출통제를 차별적이라며 미국에 합의 준수를 촉구해왔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이런 광물을 중국에 의존해온 미국 자동차, 전자 등의 산업에 비상이 걸렸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하기로 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5-06-10 06:00:49【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중동 3개국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미국과 UAE의 인공지능(AI) 협력에 합의했다. 미국은 UAE로부터 AI와 관련한 총 2000억 달러(약 280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받는 대신에 UAE에 미국산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량 수출할 수 있게 해줬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데이터 센터에 대한 UAE 투자 등을 포함한 양국간 AI 협력 합의에 서명했다"라고 밝혔다. 양국의 AI 협력 합의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UAE 등에 수출한 미국산 AI 칩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막아놓은 첨단 AI 칩 수출을 UAE에게는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일주일 전인 지난 1월13일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을 통한 중국으로의 미국산 AI 반도체 '우회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AI 칩 수출 한도를 설정하는 통제안을 내놨다. 이 안을 살펴보면 한국 등 동맹국에는 AI칩을 제한 없이 판매할 수 있지만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는 AI 칩 판매가 제한된다. 이와 함께 양국의 AI 협력 합의에는 UAE가 총 2000억 달러(약 280조원) 를 미국에 투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합의로 UAE는 올해부터 미국 기업 엔비디아로부터 최첨단 AI 반도체를 연간 50만개까지 수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상무부는 UAE 아부다비에 5기가와트 용량의 AI 데이터 센터 등이 포함된 대규모 AI 캠퍼스가 건립된다고 밝혔다. 이 AI 캠퍼스는 아부다비 정부가 지원하는 기업 G42가 건립하며 많은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운영된다는 것이 상무부의 설명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5-05-16 09:42:48[파이낸셜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인공지능(AI) 구동 및 개발에 필요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현지에서는 화웨이의 신형 반도체 성능이 미국 엔비디아의 인기 제품보다 나을 수 있다고 기대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어센드 910D’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중국 IT 기업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화웨이가 이르면 5월 말에 첫 번째 어센드 910D 표본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어센드 910D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며 성능을 판단하고 판매하기 전까지 아직 여러 시험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2022년에 출시한 주력 AI 반도체인 ‘H100’을 언급했다. 그는 화웨이가 어센드 910D를 두고 H100의 성능을 뛰어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미 2022년부터 미국의 제재로 고성능 반도체와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수입이 막힌 중국은 자체적인 반도체 제작에 집중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4월 보도에서 화웨이가 비교적 구식 장비를 이용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실리콘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노광 작업의 경우 구식 장비로 반복 수행하면 최신 장비와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원가 상승 및 수율 하락이 문제라고 본다. 미국 매체들은 지난 2023년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에서 첨단 생산 장비로 만들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가 발견되자 미국의 제재가 뚫렸다는 의혹이 제기하기도 했다. WSJ는 화웨이가 어센드 910D 이전에 '910B'와 '910C'로 불리는 AI 반도체를 이미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미국 언론들은 지난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910B 프로세서 2개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910C 제품을 개발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고객사들에 대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IT 기업들에 910C 표본을 공급했다고 알려졌다. WSJ와 접촉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올해 중국 국영 통신사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같은 민간 AI 개발업체 등 고객사들에 910B와 910C 칩을 80만개 이상 출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수출 제재를 피하고자 H100보다 성능을 낮춘 ‘H20’ 반도체를 따로 만들어 중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 15일 발표에서 H20를 중국에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WSJ는 중국 기업들이 H20 수출 제한 이후 화웨이의 910C 주문을 늘리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4-28 07:52:31관세 공격으로 중국을 옥죄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수출통제에 나서며 고삐를 바짝 당겼다. 현지에서는 뉴욕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하는 논의까지 시작된 가운데 관련 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는 인공지능(AI) 개발·구동용 반도체 'H20'과 관련해 새로운 수출 허가제를 무기한 시행한다고 밝혔다. AMD의 'MI308' 반도체도 허가 대상에 포함됐다. 두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에 해당 제품을 수출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으로 가는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했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은 H20을 비롯해 성능을 낮춘 제품을 중국에 팔았다. 지난 1월 저렴한 AI 모델로 미국 기업들을 놀라게 한 중국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딥시크는 AI 학습에 H2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박은 증시로 번지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쫓아내는 논의가 최근 정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7일 기준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86개다. 이들의 총시가총액은 1조1000억달러(약 1570조원)에 달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 증시 퇴출 가능성에 대해 "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근으로 유명한 미국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 오셰어스 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을 쫓아내면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오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이러한 강경책을 동원하면 금융계와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엔비디아는 15일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오는 27일 끝나는 회계 분기와 관련, "재고, 구매 약정 및 관련 준비금 부분에서 H20 제품과 관련해 최대 약 55억달러(약 7조8490억원)의 비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주가는 15일 1.35% 상승 마감했으나 수출규제 소식이 나오자 장외거래에서 6% 이상 추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4-16 18:25:0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26%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수출비중이 큰 국내 K푸드·K뷰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 현지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 반면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공급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으로 파악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미국 생산시설 보유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 농심은 미국 현지생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이번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다. 농심은 최근 미국 제2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내 판매제품은 약 20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이 80%에 달하는데 전체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한 뒤 수출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닭볶음면은 미국 현지에서 경쟁사 라면 대비 70% 이상 비싼 1.7달러에 판매 중이다. 관세로 인해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감소할 수 있고, 가격을 유지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의 경우 단기간에 시설투자를 결정할 수 없는 사업으로, 단기적으로는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대응방안이 나오면 이를 고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의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K뷰티가 선전하고 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대부분 뷰티는 인디브랜드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및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마케팅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지 못한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 수출하는 다른 국가에도 비슷하게 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현지 공장을 갖춘 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공장에 생산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1공장을 갖고 있는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2공장이 완공된다. 이런 점을 반영해 NH투자증권은 이날 한국콜마 미국법인이 관세 부과 국면에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6.3% 상향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부과로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경쟁환경 자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품질이 좋고 혁신적인 K뷰티 제품군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이정화 기자
2025-04-03 18:09:01[파이낸셜뉴스] 미국이 AI 반도체 수출통제 체계를 전면 개편해 한국 등 동맹국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대다수 국가에는 한도를 설정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내놨다. 미국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 대해 미국 기술이 포함된 AI용 반도체 판매에 제약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대만, 영국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로 본사가 이들 국가에 위치하고 높은 보안 및 신뢰 기준을 충족한 단체는 '보편적으로 검증된 최종사용자(UVEU)' 지위를 얻게 된다. UVEU 지위를 획득한 단체는 구입한 AI 반도체 수십만개를 세계 어느 나라에나 배치할 수 있다. 사실상 데이터센터 설립에 제약이 없어지는 셈이다. 반면 중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20여개 '우려 국가'에 대해선 기존 수출 통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가 이들 국가의 AI시스템 훈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체계를 그대로 가져가는 한편, 일부 폐쇄형 AI 모델이 이들 국가로 이전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새롭게 추가했다. 동맹국도, 우려국가도 아닌 나라들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 AI 반도체 수량이 제한된다. 보안 기준을 충족한 '국가별로 검증된 최종 사용자(NVEU)' 지위를 얻으면 향후 2년간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32만개를 구매할 수 있다. '비(非) 검증된 최종 사용자'는 각 국가별로 할당된 5만개의 GPU 구입 쿼터 안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첨단 GPU 약 1700개(약 5000만∼6000만 달러 상당)까지는 구입 주문 시 허가를 요구하지 않고, 국가별 판매 한도에도 산입하지 않기로 했다. 대학교, 의료기관, 연구기관 등에서 선의의 목적으로 AI 반도체를 사용하려 할 때 구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번 정책은 혁신과 미국의 기술적 리더십을 질식시키지 않으면서 세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늘 발표한 규칙은 미국 AI를 세계적으로 확산하도록 촉진하는 한편, 선진 AI 훈련 인프라가 계속 미국 및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에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를 시행하기까지 120일간의 여론수렴 기간을 설정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1-13 20:57:5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소추안 발의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K-방산 수출이 정치적 상황 변화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K-방산에 관심을 가지고 만남을 약속했던 일부 국가들은 이번 사태로 약속을 취소 또는 연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방산 수출이 대부분 정부와 기업 간 거래(G2B) 체계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어, 수주와 계약 이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캐나다의 약 60조원 규모 순찰 잠수함 사업(CPSP)과 폴란드의 약 3조3500억원 규모 오르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두 사업 모두에 참여하며, 일본 경쟁사들의 이탈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방산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계약의 이행 신뢰도와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산 수출은 △기술 지원 △부품 공급 △유지보수 등 장기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출국의 정치적 안정성과 대외 신뢰도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정국으로 초래된 정치적 혼란은 이미 방산 외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 헬기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방산 현장 방문이 취소됐고,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 예정됐던 국방장관 회담도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혼란으로 방산업계의 대외 신뢰도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방산 수출의 안정성과 신뢰도가 추가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방산업계와 전문가들은 방산 수출이 G2B 구조를 갖추고 있어 극단적인 계약 파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방산 수출 계약이 국가의 일시적 정치 상황보다는 기업의 장기적 안정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체결되는 만큼, 현 상황이 발주 계약 자체를 흔들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방산 수출은 개별 기업이 경쟁을 통해 수주하는 구조로 단기적인 정치적 혼란이 직접적으로 수주 및 계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단기적 불안이 장기화되지 않는 한 기존 방산 수출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류연승 명지대 방산안보학과 주임교수도 "방산 수주는 국가 간 전략적 합의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적 혼란이 방산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국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에는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처 간 조율과 컨트롤타워 역할이 약화되면 방산 수출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만기 카이스트 경영학 교수는 현재 위기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원팀코리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협력하며 단일 목소리를 내야 글로벌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정부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제 규정 개정과 대외 신뢰 회복 등 적극적인 조율과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 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정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무기 계약 이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보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4-12-05 14:4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