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혈통을 확인할 자료가 없는 강아지를 ‘슈퍼독’이라고 속여 분양한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슈퍼독은 소위 ‘혈통이 좋은’ 강아지를 일컫는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이영훈 부장판사)은 지난 2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애견카페 종업원 A씨(36)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대 이상의 혈통서를 가진 슈퍼독, 7년 간의 결실’이라는 거짓말로 강아지를 분양하고 4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씨가 말한 슈퍼독은 실체가 없는 개념인데다 해당 강아지의 혈통을 확인할 자료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A씨는 동물생산업 종사자도 아니었다. 자신이 설명한 것과 같은 강아지를 분양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A씨는 그해 9월 B씨에게 재차 연락해 “도그쇼에서 3회 우승한 강아지”라며 “분양가 1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강아지인데 100만원에 해주겠다”고 구슬려 다른 강아지도 100만원에 분양했다. 이 강아지도 도그쇼에서 우승하지 않았고 혈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없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기, 업무상횡령, 협박, 주거침입죄 등으로 수차례 형사처벌 전력이 있다”며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고 수사 당시 소환에 불응한데다 이 법정에도 불출석하여 구금 영장이 집행되는 등 반성하는 태도의 진정성이 미흡해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재판부는 같은 날 다른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A씨가 2019년 8월 다른 피해자에게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분양해주겠다며 260만원을 받고 실제 강아지를 분양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재판이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5-28 07:23:34공격적인 성품의 초롱이가 교육을 받은 뒤 변했다. 11월23일 방송된 KBS2 ‘슈퍼독’에서 깜직한 외모의 초롱이는 다른 개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초롱이는 애완견 포메리안 견종이다. 이 견종은 깜찍한 외모와 달리 강한 성격으로 사람들이 기르기를 꺼려하는 견종이다. 이웅종 소장은 초롱이의 성격을 바로 잡으려고 나섰다. 다른 개들에게 짖으면 목줄을 잡아당겨 제지했다. 더불어 사회성을 높이는 훈련을 실시해 결국 초롱이의 성격을 고치는데 성공했다. 이웅종 소장의 노력으로 초롱이는 이웃집 애완견 다롱이와 함께 노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초롱이는 모델견으로 완벽한 외모를 자랑한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슈퍼독의 영관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슈퍼독’의 우승견에서 우승상금 1000만원과 평생 사료를 제공하며 유명 톱모델과 화보 촬영과 TV CF에 출연할 기회를 준다. /황인성 기자 news@fnnews.com
2013-11-23 18:24:16양선일 아내(사진=방송캡처) 개그맨 양선일의 아내와 딸의 모습이 공개됐다. 2일 방송된 KBS 2TV ‘서바이벌 개쇼 슈퍼독(이하 슈퍼독)’에서는 양선일의 집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양선일은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보그를 계속 기르기도 했다”고 애완견 보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아이도 내 가족이듯 보그도 가족이다. 우리는 가족이다. 같이 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선일의 애완견 보그는 통제하기가 힘들어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가운데 양선일의 미모의 아내 박수경 씨와 한 달 조금 넘은 신생아 딸 양비아 양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양선일 아내 완전 미인이다”, “양선일 아내와 딸과 알콩달콩 잘 살고 있구나”, “양선일 보그에 대한 애정도 장난 아니네”, “양선일 아내가 임신했을 때도 보그를 계속 기르다니 대단”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11-02 17:56:57개그맨 지상렬이 KBS N 최희 아나운서에게 포옹을 시도하며 사심을 보였다. 26일 오후 방송된 KBS2 서바이벌 개쇼 ‘슈퍼독’에서는 슈퍼독을 찾기 위한 예선 첫날 참가자로 최희 아나운서가 애견 하랑이를 안고 등장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때 지상렬은 최희 아나운서가 등장하자 금세 자리에서 일어나 최희 아나운서를 끌어안아 MC 이휘재에게 제재 당했다. 또 노주현은 최희 아나운서를 향해 지상렬에게 관심 있는지 물어보자 최희 아나운서는 바로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지상렬은 “나도 너 별로였다”라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지상렬 사심을 접한 네티즌들은 “지상렬 사심, 재빠른 포옹 대단하다”, “지상렬 사심, 최희 아나운서 당황했겠다”, “지상렬 사심, 최희 아나운서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지상렬 사심, 최희 아나운서에게 별로라고 하다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3-10-26 18:45:53[파이낸셜뉴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두 살배기 반려견이 이틀 사이에 21마리를 출산해 화제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버지니아주 포카혼타스에 거주하는 타냐 더브스의 반려견 소식을 전했다. 그가 키우는 반려견인 '나미네'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27시간 동안 총 21마리의 새끼를 낳은 것이다. 나미네는 올해 두 살로, 주인 더브스는 "새끼 2마리는 태어난 지 얼마 안돼 세상을 떠났지만 다른 새끼들은 대부분 몸무게가 1파운드(약 0.4㎏)를 넘기는 등 건강하다"라며 "16마리가 끝인 줄 알았는데 새끼가 계속 나왔다. 어미 젖을 떼는 대로 강아지를 판매한 뒤 수익금을 동물보호소에 기부하겠다"라고 말했다. 나미네의 견종은 '세상에서 가장 큰 개'로 유명한 그레이트 데인이다. 미 애견협회인 아메리칸 케널클럽에 따르면 그레이트 데인은 어깨 높이만 72㎝에 달하며 왜소한 체격이어도 몸무게 50㎏은 가뿐히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는 다배란 동물로 한 번에 출산하는 새끼 수는 보통 1마리에서 12마리 사이이지만 그레이트 데인과 같이 몸집이 큰 견종일 수록 더 많은 새끼를 낳는 경향이 있다. 한편 지난 2004년 영국 케임브리지셔주에서 나폴리 마스티프견이 24마리의 새끼를 낳아 세계 최다 출산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3-31 07:43:25휴비스가 국내 최초 상업화에 성공한 슈퍼섬유와 산업용 섬유로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펼친다. 휴비스는 14~17일까지 독일 메세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에서 열리는 '테크텍스타일 2019 (Techtextil 2019)'에 참가해 유럽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1986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적 규모의 산업용 소재 전시회다. 전세계 60여개 국가에 1500여 업체가 참가하며 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 도레이(Toray), 데이진(Teijin) 및 렌징(Lenzing), 바스프(BASF) 등 세계 유수의 소재 기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내 업체가 참가한다. 휴비스 신유동 대표는 "산업이 발달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과 규제가 높은 유럽 시장은 더욱 까다로운 규격의 강도와 난연성의 소재가 요구된다"며 "신규 시장을 발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비스는 네번째로 참가하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슈퍼섬유와 산업용 소재를 선보인다.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를 국내 최초 섬유로 개발한 '제타원(ZetaOne)'이 그 중 하나다. 화력발전소나 아스팔트, 시멘트 공장, 폐기물 소각장 등에서 분진과 가스를 걸러내는 백필터(Bag Filter)로 사용되며 주로 유럽, 중국 등으로 수출된다. 일본 도레이에 이어 휴비스가 세계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작년 3400t을 판매했다. 또 난연성이 있는 특수방화복 소재로 사용되는 메타아라미드 '메타원(MetaOne)'과 내절단성이 우수한 안전장갑 최적의 소재인 고강도 PE섬유 '듀라론(Duraron)'까지 휴비스에서 상업화에 성공한 슈퍼섬유가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 이 밖에도 의류용 장섬유보다 강도가 높아 광고판이나 코팅직물, 컨베이어 벨트, 로프 등으로 사용되는 고강력사 '트리론(Triron)' 및 자동차 소음은 줄여주고 환기 유로는 넓혀주는 흡차음 소재 등 다양한 산업용 섬유를 소개하고 유럽 시장의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2019-05-14 13:09:02장을 보러 대형마트를 마지막으로 찾은 게 일년은 족히 넘었다. 몇년 전까지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대형마트에 들러 사재기하는 게 일상이었다. 동네 슈퍼보다 저렴한 가격과 원하는 건 다 있는 마트의 경쟁력은 유통채널의 정점이었다. 물론 시식의 즐거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형마트를 찾는 게 연례 행사가 됐다. 굳이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차를 몰아야 하는 수고가 필요 없어졌다. 아내는 언제부턴가 저녁마다 휴대폰 장보기 앱을 켠다. 내일 아침을 책임질 쌀이 떨어져도 느긋하다. 밤늦게 마켓컬리나 쿠팡 로켓배송으로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어김없이 문 앞에 도착해 있다. 가격은 또 어떤가.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다. 마트의 전유물이던 생선,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도 새벽배송으로 모두 해결된다. 이러니 할인행사나 김장 때 외에는 대형마트를 갈 일이 없다.실제로 대형마트의 현실은 참혹할 정도다. 최근 5년간 '빅3'로 불리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35개 점포가 사라졌다. 가장 최근에는 이마트 상봉점, 홈플러스 서대전점과 안양점이 폐점했다. 2019년 407개였던 마트 3사의 점포 수는 현재 372개로 바뀌었다. 필자가 유통 담당기자였던 2010년대 초만 해도 대형마트는 초성장기였다. 롯데마트가 해외 100호점을 중국 지린성에 개점, 출장을 다녀온 기억이 있다. 웬만한 큰 동네마다 대형마트 입점은 수순이었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집값이 뛸 정도였다. 아파트 단지에 '이마트 입점 환영' 현수막이 걸렸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랬던 대형마트가 이제는 애물단지다. 덩치까지 크니 수익성이 낮아도 폐점하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유통기업들이 대형마트를 도심 물류센터로 바꾸려는 고민을 할까 싶다. 새벽배송과의 경쟁력에서 밀린 대형마트는 적자를 걱정할 처지다. 대형마트의 위기는 유통산업의 필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 지난해 12.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쿠팡을 필두로 하는 이커머스의 확장은 대형마트의 내리막과 정비례하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년간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았던 휴일 의무휴업 폐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기치로 정치권이 밀어붙였던 유통산업발전법 말이다. 당시는 앞서 말했듯 대형마트의 성장기이자 호황기였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마을을 지켰던 전통시장과 동네슈퍼들이 망할 거라는 사회적 여론이 뜨거웠다. 하지만 그때도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상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유통업계의 극한 반발에도 휴일 의무휴업은 강행 처리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달 둘째·넷째 주 일요일마다 대부분의 대형마트가 문을 닫고 있다. 토·일요일은 대형마트의 매출이 집중되는 날이다. 가뜩이나 적자점포가 속출하는 지경인데 지금도 야당과 진보 진영은 의무휴업을 평일로 바꿔 달라는 요구에 꿈쩍도 안한다. 이 정도면 의무휴업 자체를 폐지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산업이 망가져도 정치는 '모르쇠'다. 휴일 의무휴업을 고집하는 논리는 궤변인 상황이다. 대형마트의 현실 속에 소상공인 보호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대형마트 종사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도 통하지 않는다. 평일로 대체하거나 유연근무제 등 보호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되레 일자리만 줄었다. 대형마트 점포 축소로 사라진 일자리만 대략 5만개다.정치는 실험이 아니다. 더욱이 민생경제와 직결되는 입법이라면 확증편향이나 가설은 독이다. '내 생각이 맞겠지'라는 무모함으로 추진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화만 입는다.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생활경제부장
2024-11-13 18:22:45"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독일 철학자 루트비히 포이어바흐(1804~1872)가 한 말이다. 여기에는 음식과 요리에 대한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유물론자인 포이어바흐는 음식엔 계급이 있고, 생활이 있고, 인생이 있다고 봤다. 또 프랑스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1755~1826)은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고 했다. 비슷한 말처럼 들리지만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이 더 관심을 가졌던 건 먹는다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과 음식에 대한 취향이었다. 요즘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장안의 화제다. 지난 8일 공개된 제12화에서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씨가 최고의 셰프 자리에 올랐다. 1위를 놓고 겨룬 마지막 상대는 한국계 미국 스타 셰프 에드워드 리였다. 말 그대로 흑과 백, 패기와 연륜의 대결이었다. 흑수저 요리사로 출전한 권씨가 우승하기까지의 긴 여정에는 탈락의 위기와 보류 판정, 패자부활전을 통한 생환, 세미파이널 1위와 그에 이은 최종 우승이라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서바이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열광한 이유다. 그것이 드라마든, 다큐멘터리든, 혹은 예능이든 하나의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선 서사, 즉 이야기가 필요하다. 양치기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끝내 쓰러뜨리고 승리를 쟁취하는 이야기라면 금상첨화다. 사람들은 일라이자가 아니라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고 노래하는 캔디에 더 열광하게 마련이다. 경연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첫 우승자는 휴대폰 외판원으로 생계를 꾸린 폴 포츠였다. 이를 벤치마킹한 '슈퍼스타K'도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한 허각을 최종 승자로 뽑았다. 흑수저 요리사들의 분투를 통해 언더독 서사를 완성한 '흑백요리사'도 그런 점에서 보면 맥을 제대로 짚은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면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지금 같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컴피티션(competition)과 서바이벌(survival)이라는 프로그램의 형식과 구조가 커다란 뼈대를 이루고 있지만 피와 살을 이루는 디테일(detail)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면 '흑백요리사'는 지금보다 훨씬 헐겁고 싱거운, 그렇고 그런 요리 프로그램이 됐을 공산이 크다. 내가 보기에 디테일을 살린 일등공신은 흑수저와 백수저 요리사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음식과 그 음식들이 불러낸 추억과 거기에 얽힌 인생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런 작고 소소한 것들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는 법이다. 음식에는 추억의 힘이 있다. 제10화 '인생을 요리하라' 편에서 이탈리아 요리사 나폴리 맛피아가 만든 '게국지 파스타'는 그걸 유감없이 보여준다. 게국지는 먹을 게 없던 시절 충남 태안 바닷가 사람들이 먹다 남은 게장을 버리기 아까워 여기에 묵은 김치를 넣고 팔팔 끓여낸 음식이다. 어린 시절 찍은 증조할머니 사진과 함께 화면에 비친 게국지 파스타에선 생업으로 바쁜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에 대한 기억과 사랑이 뚝뚝 묻어났다. 음식 맛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그가 이 라운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를 하면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김치찌개, 떡볶이 같은 음식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갔던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미셸 정미 자우너는 자신의 책 'H마트에서 울다'에 이렇게 적었다. "음식은 (죽은) 엄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엄마는 겉보기엔 지독한 잔소리꾼이었지만, 내 입맛에 꼭 맞춰 밥상을 차려줄 때만큼은 나를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또 "훌륭한 음식 앞에선 마음이 웅장하고 경건해지기도 한다"면서 "(그것은 아마도) 먹는 행위 자체에서 정서적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도 했다. 음식이, 그리고 음식을 주인공으로 한 '흑백요리사'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이유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09 19:21:48[파이낸셜뉴스] 신인류라고 불리는 빅토르 웸반야마가 버티는 프랑스 남자농구 대표팀이 일본을 연장전 끝에 힘겹게 제압했다. 프랑스는 31일(한국시간) 파리의 피에르 모루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농구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일본을 94-90으로 꺾었다.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달렸고, 일본은 2패를 당했다. 웸반야마는 근 몇 년간 나온 유망주들 중 가장 큰 기대를 받는 NBA의 슈퍼스타다. 키가 223인에 8피트라는 긴 윙스팬, 선 채로 팔만 쭉 뻗어도 림에 닿는 10피트의 스탠딩 리치 등 NBA에서 첫손에 꼽히는 신체 사이즈를 가지고 있음에도 볼핸들링과 3점슛, 돌파, 거기다 미스매치까지 커버하는 외곽 수비까지하는 등 지금까지 비슷한 선수조차 나온 적 없는 유형의 빅맨이다. 2023-2024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신인상을 차지한 웸반야마는 부상 속에서도 31분 동안 뛰며 18득점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4쿼터 종료 16초를 남기고 80-84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프랑스는 매슈 스트라젤(17점)이 3점슛에 이어 추가 자유투까지 넣는 4점 플레이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웸반야마는 연장전 초반 3분 20초 동안 8점을 몰아쳐 프랑스가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웸반야마는 "일본은 언더독처럼 플레이했다"며 "연장전에서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일본은 172㎝의 단신 가드 가와무라 유키가 29점을 넣고, NBA LA 레이커스에서 뛰는 하치무라 루이가 24점을 보태며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하치무라가 4쿼터 초반 두 번째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을 범해 퇴장당하면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31 08:36:55AI 시대에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이 바뀌고 있다. 1, 2, 3등이 모두 일정 부분 상금을 나누는 시대가 아니라 1등이 혼자 다 먹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이고 수확체감이 아닌 수확체증의 시대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끝없이 올라간 것은 이 때문이다. AI 시대 '답을 찾는 공부'를 하는 시대는 갔고 '질문을 찾는 공부'를 하는 시대다. 질문을 바꾸면 정답이 나오고 허접한 질문을 하면 허접한 답이 나온다. 답은 AI가 찾아주는 것이고 인간은 질문만 하면 된다. '암기력 천재'보다는 AI에게 기발한 질문을 잘 하는 '질문 천재'가 진짜 천재다. 답을 아는 자가 아니라 질문을 잘하는 법을 아는 자가 고수다. 경험이 독이 되고 상상력이 힘이 되는 시대다. 날밤 새며 연구실에 처박힌 연구자 100명보다 늦잠꾸러기지만 상상력 좋은 괴팍한 천재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왔다. 지금까지는 일에 집중한 시간의 정도가 선배, 상급자, 대가를 만들었지만 이젠 알파고 같은 AI가 모든 선배, 상급자, 대가들의 노하우를 검색해 순식간에 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젠 기존의 것과 다른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독창성이 무기인 시대다. '슈퍼개미'가 아니라 이런 AI의 힘을 무한대로 이용하는 '슈퍼개인'의 시대다. AI 시대에는 농업혁명, 공업혁명, 정보혁명시대에서 일하는 방식과 돈 버는 방식과 완전히 다른 대변혁이 온 것이다. 그래서 통째로 변하지 않으면 망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AI 시대의 아킬레스건이 반도체다. 쳇GPT건 엔비디아건 간에 대만의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와 한국의 HBM 반도체가 없으면 꽝이다. 한국은 운 좋게 AI 시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품었다. 반도체산업에서 모 전자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얘기했던 초격차(超格差) 얘기를 많이 한다. 초격차는 적과 초접전(超接戰)을 벌이는 상황에서 2등이 아예 1등이 되고자 하는 의지마저 꺾어 놓을 만큼 큰 격차를 벌려 놓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초격차는 돈과 인재 그리고 정책의 삼박자가 맞아야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초계속(超繼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을 먹여살리는 달러박스인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잃으면 수출이건 내수건 간에 힘들어진다.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없다. 초격차는 적어도 10년간 칼 한자루만 간다는 심정으로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얻어진다. 한국에 있어 반도체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은 발등의 불이다. 지금 미중의 기술전쟁 속에서 한국을 지켜주는 것은 반도체 기술이고, 한국의 성장을 지탱하고 무역흑자를 가져오는 최대 품목도 반도체다. 지금 반도체는 민간의 수익사업이 아니라 미, 중, 일, 유럽 정부가 안보산업으로 격상시킨 국가 방위산업이고 국가대항전이다. 한국 반도체의 수명이 끝나는 순간 한국의 성장도, 미중 외교에서 한국의 입지도 모두 끝날 수밖에 없다. 이공계 인재가 의대로만 몰리면 4년 후에 당장 미, 중, 일, 대만, 유럽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반도체산업에 문제가 생기고 반도체산업의 중장기 경쟁력에 치명타로 올 수 밖에 없다. AI 시대에 핵심인 반도체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관심도 없고 집안싸움에만 매몰된 한국 정치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반도체 인재 양성도 발등에 불인데 인력 양성을 해야 한다고 말만 하고 실행은 없는 정부도 걱정이다. 정당끼리 입장 차이로 박 터지게 싸울 일도 있지만 국익을 위해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일도 있다. 반도체지원, 차 지나가고 손 흔들면 안 된다. AI 시대, 반도체산업 육성과 인력 확보는 초당적으로 범정부적으로 최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동네 골목대장의 눈이 아닌 하늘을 나는 매의 눈으로 정세를 읽고 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반도체산업을 두어야 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2024-07-01 18: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