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1일 취임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내달 중의원(하원)을 조기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전망이다. 당과 내각 요직에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아소 다로 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총리 측 인사를 대거 배치했다. 약점이던 당내 세력을 보완하고, 조기 총선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한 뒤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 내각, 총선 승부수로 비주류 탈피 9월 3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 내달 9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15일 중의원 선거를 공시한 뒤 27일 총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당내 비주류였던 만큼 정권 초기에 총선을 통해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재는 1일 102대 총리로 선출된 후 곧바로 이시바 내각을 발표한다. 각료 인사는 총무상에 무라카미 세이이치로 행정개혁담당상, 외무상에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 재무상에 가토 가쓰노부 전 관장장관, 경제산업상에 무토 요지 중의원, 방위상에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 경제안전보장담당상에 기우치 미노루 중의원, 법무상에 마키하라 히데키 중의원 등이 내정됐다.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공명당),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기시다 내각에 이어 유임하기로 했다. 4일에는 총리 자격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소신표명 연설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한국 등 외교 정책에 대한 언급이 주목된다. 이미 이시바 총재는 기시다 정권의 기조를 계승하기로 한 바 있어 현 상태를 유지, 발전시키는 방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부터는 각 당 대표 질문 등을 한 뒤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자민당은 이 같은 계획을 연립여당인 공명당에도 전달했다. 적도 품는 탕평책으로 세력 확장 이시바 총재는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임시총무회를 열고 당 간부 인사도 단행했다. 당 부총재로는 스가 전 총리를, 당 최고 고문으로는 아소 전 총리를 각각 임명했다. 특히 아소 전 총리는 이시바 총재의 경쟁자였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지원했음에도 탕평 인사를 단행한 것이 눈에 띈다. 정권 운영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동시에 조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 강화와 쇄신감을 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총재를 대신해 자민당 운영을 담당하는 주요 간부인 당 4역 인사도 임명했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간사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총무회장, 총무회장엔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 정무조사회장에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이 각각 기용됐다. 새 내각 기대감↑, 금리인상 걱정에 증시는 울상 일본 국민들은 이시바 내각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30%, '모르겠다'는 답은 17%였다. 자민당 지지율도 33%로 전달 조사보다 4%p 올랐다. 한편 이시바 총재가 선출된 이후 첫날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 전거래일 대비 4% 후반대까지 빠져 3만8000 선이 무너졌다. NHK는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결선 투표에 진출해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데 대한 반작용이 있다"며 "엔화 강세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9-30 13:50:49[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후 신임 일한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방한한 스가 요시히데 전(前) 일본 총리를 접견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17일 방일 계기에 스가 전 총리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스가 전 총리를 방한 초청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두달 간 세차례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이뤘다고 하면서,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안보, 경제, 기술 분야의 협력을 구체화하면서 국제사회의 다양한 아젠다에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선언이나 말 뿐이 아닌 실제 이행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의 혜택을 양국 국민들이 체감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그간 입법부 간 교류에 있어 양국 의원연맹의 역할이 컸음을 상기하면서,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한일관계의 여론을 형성하는데 일한의원연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스가 전 총리가 양국 의원들 간 교류와 소통이 활성화되도록 중심적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1년 간 일어난 한일관계의 변화는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 하면서, 그간 양국관계 경색의 원인이 되어온 현안이 풀려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러한 성과가 여타 분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일한의원연맹 차원에서 계속하여 노력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스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북한의 정찰위성을 빙자한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보듯 한일, 한미일 간의 안보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이 안보, 경제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 세계 시민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 곧 세계사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한일 양국 국민들의 지지와 정치 지도자들의 의지가 맞물려 이러한 방향으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스가 전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는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3-05-31 18:05:41[파이낸셜뉴스]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오는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하원) 의원운영위원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스가 전 총리와 다케다 료타 연맹 간사장이 이 같은 일정으로 방한하는 것을 승인했다. 야마구치 슌이치 중의원 의원운영위원장은 스가 전 총리가 방한 기간에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가 전 총리가 지난 3월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올해 3월 일본을 방문한 윤 대통령과 만났고, 지난 12일에는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를 위해 일본을 찾은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에게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5-30 14:09:26【도쿄=김경민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이달 말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전 총리는 오는 31일 윤 대통령과 면담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방한 기간에 한일의원연맹 간부와도 회담할 계획이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한 윤 대통령과 만났다. 이달 12일에는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를 위해 일본을 찾았던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에게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NHK는 "올해 3월에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한 스가 전 총리가 한국 방문 시기를 모색해 왔다"며 "스가 전 총리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의원 외교를 활성화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지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NHK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양국을 정례적으로 오가는 셔틀 외교 재개 방침을 확인한 뒤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 부총재가 지난 11일 한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5-17 09:07:34【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권력이란,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죠. 그래서 권력을 잡기 위한 싸움이 있는 것이고, 권력투쟁에서 이긴 자, 힘을 쥔 자가 정책을 완수할 수 있는 것이죠."(아베 신조 전 총리) "아베 전 총리, 당신에게 있어 권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올 1월 일본 NHK 스페셜 중)에 대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의 답변이다. 퇴진과 동시에 정계에서 사라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나, 총리직에서 사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아베 전 총리는 여느 역대 일본 총리들과 보수의 구심점 노릇을 하며 여전히 권력 싸움의 한복판에 서있다. 비원인 개헌을 완수하기 전까지, 물러나도 물러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그 싸움의 대상은, 단연, 정치기반이 취약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다. 자민당 최대 파벌(의원 94명)인 아베파를 이끌며, 외교안보 등 정책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기시다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보류하려던 기시다 총리의 구상을 틀어버린 것도 아베 전 총리다. 과거 총리와 외무상으로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사실 정치적 뿌리부터가 다르다. 기시다 총리가 '경무장, 경제발전, 아시아 외교 중시' 등을 기본 정체성으로 하는 자민당 명문 파벌 '고치카이(굉지회, 현 기시다파)의 프린스'로 불려왔다면, 아베 전 총리는 '재무장, 개헌, 보통국가화'를 추진한 극우 정치인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는 '기시가문의 도련님'이다. 그런데 최근 이 싸움이 더 복잡해지고,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아베 전 총리가 2월 말, 우크라이나가 핵이 없어 당했다며, 미국의 핵을 일본으로 들여오자는 '핵 공유' 주장으로 일본 정가에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그의 고모부 사토 에이사쿠 총리(1964~1972년 재임)가 주창, 1971년 이래 일본이 사실상 국시로 하고 있는 비핵화 3원칙(핵을 가지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장이다. "아베 전 총리의 기시다 총리 괴롭히기다."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핵 공유 주장에 대해 '피폭지' 히로시마 출신으로 '비핵화, 핵군축'을 정치적 신조로 내세우고 있는 기시다 총리를 향해 도발의 수위를 높인 것이란 분석이 많다. 기시다도 나름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신의 불안정한 정치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아베의 맹우,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를 끌어들여, '범고치카이'를 결성하는 것이다. 뜻대로 된다면, 아베파를 누르고, 자민당 최대 파벌로 등극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최근 여기에 변수 하나가 더 가세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다. 무파벌인 그가 파벌 결성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래 스가파가 누구와 손을 잡느냐가 향후, 권력구도의 잠재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올 봄, '아베, 스가, 기시다', 전현직 총리 3명이 최고 권력을 향한 치열한 수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아베가 가장 못견딘 건 韓中에 대한 저자세 외교" 아베 노선 계승을 천명한 스가 전 총리와 달리,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최대 치적으로 불리는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정책기조)의 한계점을 부각시키며, 분배를 가미한 자신의 경제기조인 '새로운 자본주의'를 전면에 세웠다. 1억 총활약이니, 일하는 방식의 개혁 등 아베표 정책들도 줄줄이 폐기됐다. 아베 전 총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선 이런 말을 했다. "정책기조는 바꾸지 말고, 기시다스러운 '양념'만 쳐달라." 아베 유산 줄폐기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큰 불만을 가졌다고 한다. 내각 최고 요직인 관방장관에 자신의 사람인 하기우다 고이치를 앉히길 원했지만, 기시다 총리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은 것이다. '특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 중국, 한국에 대한 대응이었다. 지난 1월,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문제를 놓고, 기시다 총리의 대응에 폭발했다는 것이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5월 한국 새 대통령 취임 후 한일관계를 개선할 대화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한다. 어차피 한국이 반발하는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등재가 어렵다는 판단도 컸다. 일본 정부의 등재 추천 보류 결정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던 터에, 아베 전 총리가 '한일 역사전쟁'을 띄우며, 공세를 퍼부었다. 곧이어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 '아베 키즈'들이 가세했고, 일본 보수층의 민심이 함께 움직였다. 기시다 총리로선 7월 참의원 선거때까지는 민심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 결국 아베 전 총리로부터 2통의 전화를 받고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추천하기로 방향을 틀고 말았다. 그러던 지난 2월 9일, 둘 사이에 '전략적 임시 휴전'이 이뤄지는 듯 했다.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자문을 한 것이다. 7월 참의원 선거까지는 전략적으로 협력하자며, 아베에게 화해 손짓을 보낸 것이다. 휴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8일만인 그 달 27일, 아베가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난데없이 '핵공유'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비핵화 3원칙이란 금기를 깨고, 일본도 독일처럼, 미국의 핵무기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피폭지 히로시마를 정치기반으로 하는 기시다 총리를 자극했음은 물론이다. "기시다 총리의 생각은 아무도 모른다"거나 "카멜레온 같다"는 말이 돌 정도로 평소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잘 밝히지 않는 기시다 총리도 이번엔 발끈했다. 일본 국회 등 공개 석상에서 "핵공유는 비핵화 3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이런 사고 방식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와 같은 논의도 진행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저서 '핵무기 없는 세상'(2020년)에서 핵군축을 자신의 정치 신념으로 강조하며, 일본 핵무장론의 허실을 짚어낸 바 있다. 하지만, 아베의 핵공유론은 예상외로 파급력이 셌다. 극우정당인 일본 유신회, 자민당 극우세력, 일부 야당은 물론이고, 스가 전 총리까지 가세했다. 핵공유론 한방에 기시다 진영 대 반(反)기시다 구도가 명확해 진 것이다. ■기시다, '범기시다파'로 반격하나 기시다 총리의 움직임도 심상치는 않다. 정권 장기화를 위해 기시다파로 불리는 자민당 명문 파벌인 고치카이의 재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키맨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다. 현재는 파벌이 쪼개졌지만, 아소파 역시, 고치카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와 더불어, 범고치카이 세력들을 결집에 성공한다면, 120명 정도로, 아베파(94명)을 제치고 단숨에 자민당 최대 파벌로 올라서게 된다. '언제든 끌어내리겠다'고 벼르고 있는 아베, 니카이 등 반(反)기시다 세력들로부터 든든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 최근 기시다 총리가 아소 부총재 마음잡기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이유다. 아소 부총재는 올해 82세로 고령이다.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다, 아소파 핵심인사였던 사토 쓰토무 전 총무상를 필두로 총 4명이 파벌을 이탈해 스가 전 총리쪽으로 간 상태다. 아소파의 위상이 전같지 않아, 기시다총리의 손짓이 먹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점을 아베 전 총리가 극도로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기시다 총리에 대한 아베 전 총리의 공세가 이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 스가, 권토중래 모색...당 2위 파벌설 아베, 기시다의 공개 싸움에 스가의 표정은 아직까지는 포커페이스이나, 그 역시 세력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파벌의 폐해를 비판하며, 무파벌을 정치 신념으로 삼은 그였으나, 최근 당 내에서 '공부 모임'을 만든 것이다. 단순한 공부 모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일설에 의하면, 그게 파벌을 조직하면, 니카이파까지 포함해 대략 80명은 모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니카이파의 관계자는 최근 한 일본 언론에 "그가 니카이파, 아베파와 함께 '반기시다' 포위망을 결성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가 그런 스가 전 총리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한다. 스가파와 연합해, 반(反)기시다 진영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맹우 아소 부총재가 지는 해이라면, 스가 전 총리는 뜨는 해라는 것이다. 그런 아베를 향한 스가 전 총리의 속내는 안갯속이다. 두 사람은 복잡 미묘한 관계다. 아베는 무명의 정치 신인에 가까웠던 스가를 측근으로 기용, 아베 정권 7년 8개월간 한국의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격인 관방장관을 맡겼다. 자신의 후임으로 총리로 추대했으나, 지지율이 하락하자 1년 만에 끌어내렸다. 그 탓에 스가 정권은 1년짜리 단명정권이란 오명을 얻게 됐다. 한 마디로 '은원관계'다. 때문에 되레 기시다 총리와 연합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1년만에 아쉽게 무대에서 끌어내려졌던 스가의 가치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가 정권 당시의 디지털화, 탈탄소 정책이나, 코로나19 대규모 접종장 설치 등의 성과를 언급하는 시각이 증가한 것도, 스가 전 총리 복권의 배경이기도 하다. 스가 전 총리의 세력화 가능성이 아베, 기시다 두 사람의 경쟁구도에 일대 변수임은 분명해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3-06 17:57:06【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휩쓸려 1년 단명정권으로 끝난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총리직 재등판' 내지는 '킹메이커'로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는 관측이 속속 피어나고 있다. '스가파' 결성시,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바로 다음의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 주목할 만한 사건은 지난 8일 사토 쓰토무 자민당 전 총무회장의 아소파 탈퇴 선언이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맹우인 아소 다로 전 부총리가 이끌고 있는 아소파의 회장대리를 맡을 정도로 아소파 핵심 인사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이 소식을 스가 전 총리에게 가장 먼저 전달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국회의원 선거 '당선 동기'(1996년)로 서로의 이름을 부를 정도로 격의없는 사이다. 사토의 아소파 탈퇴 소식에 일본 정계가 술렁거렸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거리가 있는 두 사람이 '스가파'라는 새로운 정치세력 결성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확산된 것이다. 사토는 최근 주변에 "스가 전 총리가 중심이 되면 70명의 세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끌고 있는 아베파가 90명대다. 아베파에 이은 2위 파벌로 올라설 수 있다는 얘기다. 스가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자민당 비기시다파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양상이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전 간사장이나 니카이파 소속 의원들의 스가 전 총리와의 잦은 회동도 주목거리다. 스가 전 총리 재등판설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전개되고 있다. 초반 속도감을 보였던 기시다 총리의 코로나 대응이 최근 무뎌진데다, 코로나 3차 접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차라리 스가 총리 때가 나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가 정권의 업적을 재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일본의 주요 일간지, 온라인 매체 등을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자위대를 동원해 대규모 백신 접종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일사불란하게 백신 접종에 속도를 냈던 것이나 가까스로 도쿄올림픽을 완수했던 것, 디지털청을 만들고, 행정개혁을 추진했던 것, 무엇보다 공무원 사회를 휘어잡고 '일하는 내각'이란 느낌을 줬던 것 등이 뒤늦게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재임 당시에는 '인기없는' 총리였지만, 퇴임 후에는 '구관이 명관이다'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의 정치기반이 취약해질 수록, 지지율이 하락할수록, 구관에 대한 향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2-21 16:05:11【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에서 지난 2년간 유지돼 온 '코로나 확산=총리 지지율 하락' 이란 공식이 깨졌다. 올들어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되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산을 막지는 못했으나, 늑장 대처로 비판을 받은 아베, 스가 두 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베·스가 방역 실책'에 따른 반사효과인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4~16일 실시)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3~5일, 직전 조사 때보다 4%포인트 상승한 것이자, 지난해 10월 기시다 내각 출범 후 가장 높은 수치다. NHK가 이달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오른 57%였다. 연초 하루 500명대였던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는 전날 2만5000명을 넘어서며 50배 폭증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와 내각 지지율 하락이 연동해 움직였던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두 총리 때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유권자들이 기시다 총리에게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정책결정의 속도감 측면에서다. 이는 역으로 속도 자체만으로도 앞서 정권과 다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두 총리들은 과거 5차례 코로나 확산기 때, 방역 타이밍을 놓치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두 총리의 실책을 반면교사로 삼은 기시다 총리는 남아프리카에서 오미크론이 보고된 지난해 11월 말 외국인 신규 입국 전면 금지 등의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일시 해외 체류 자국민의 경우라도 입국을 막겠다고 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철회하기는 했으나, 신속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발열 등 코로나 증상이 있거나 밀접 접촉자인 경우에 한해 실시해 온 코로나 무료 검사를 무증상자 등 희망자 전원으로 전환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현금과 쿠폰을 섞여 지급하기로 한 18세 이하 대상 10만엔(약 104만원)급부 정책도 전액 현금 지급으로 결정한 것도 지지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요미우리는 코로나 오미크론 감염자 가운데 사망자나 중증자가 적은 것도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설명했다.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자는 지난 15일 6명, 16일 0명을 기록했다. 중증자는 전날 기준으로 235명으로 앞서 일본의 제5차 확산기 때 가장 많았던 지난해 9월 4일(2223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1-17 14:35:352021년 한해 동안 아시아에서 일본의 올림픽 및 방역 실패로 인한 정권교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기반 마련, 미얀마 쿠데타 등 떠뜰썩한 이슈들이 많았다. 시 주석은 11월 11일 채택된 중국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를 통해 재임 기간 '15년 플러스 알파'의 장기 집권에 발판을 만들었다. 역사결의는 중국 공산당이 중요한 분기점을 맞아 토론과 표결을 거쳐 택하는 공식 문건이다. 중국 공산당 100년 동안 역사결의는 1945년 마오쩌둥과 1981년 덩샤오핑 시대에 두 번 뿐이었다. 시 주석이 세 번째 '역사 결의'다. 이번 결의는 시 주석의 재연임을 확정짓기 위한 사상 및 이론적 토대 성격으로 평가받는다. 내년 이후 '시진핑 원톱' 체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 주석은 내년 하반기 개최될 제20차 당 대회에서 세 번째 임기의 총서기 취임이 확실시된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과 당의 집단지도체제가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얀마 정세도 혼란스럽다. 2월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거머쥔 다음 반군부 세력을 탄압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고, 군부의 유혈진압도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했다. 이들은 민주화의 구심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인사들을 대거 체포했으며, 이후 벌어진 시민들의 반 쿠데타 시위를 군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등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경 폭력에 숨진 이는 1300명이 넘었다. 특히 130명가량은 군경에 체포된 뒤 고문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에서는 올림픽 성과를 내세워 지지율을 끌어올린 다음 연임을 하려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스스로 총리직에서 내려와야 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불만 등으로 곤두박질친 지지율이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가 전 총리의 뒤를 이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올해 10월 취임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그가 전임 총리와 다른 개선 의지를 보일까 기대 목소리도 나왔으나, 그는 전임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강제징용 문제 등 문제 해결책을 한국이 내놓아야 한다는 '공은 한국에게 있다' 식의 기존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대국 순위가 흔들리면서 올 해 한국이 상위 10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적어도 2026년까지 순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각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해 경제 규모 상위 10개국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상위 10개 경제 대국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캐나다 순이었다. 2020년 순위는 브라질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한국이 그 자리를 채웠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은 1~4위를 지켰고 영국이 인도를 추월해 5위로 올라섰다. 6위인 인도 밑으로는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가 7~9위로 자리했다.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내년 발효를 위한 각국의 비준 동의안이 타결됐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 비(非) 아세안 5개국(호주, 중국, 일본, 한국,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무역협정이다. RCEP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인구, 교역 규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FTA다. RCEP 발효 시 한국은 일본과 처음으로 FTA를 맺는 효과를 낳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12-26 17:21:54【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이달 초 임기가 끝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우익의 성지'로 불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잇따라 참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전 총리는 17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이날부터 시작된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에 맞춰 참배를 맞쳤다. 스가 총리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전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왔다"고 말했다. 이달 4일 퇴임한 스가 전 총리는 약 1년 동안의 총리 재임 기간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마사카키'라는 나무로 된 제사용 공물만 보냈었다. 또 아베 정권에서 7년 8개월 간 관방장관을 지낼 때에도 참배하지 않았었다. 한 발 앞선 지난 14일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 참배를 마쳤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총리 퇴임 직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영령들에게 '퇴임 보고 참배'를 하기도 했다. 이후 봄과 가을 이 신사의 제사 때나 일본의 태평양 전쟁 패전일(8월 15일)에도 빠짐없이 방문, 공개된 것만 이번이 5번째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추계 예대제(제사) 전에 참배했다"며 "영령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하고 '고이 잠드소서'라고 기도했다고 썼다. 아베, 스가 전직 두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방문은 지지 기반인 자민당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이달 31일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아베 전 총리는 야마구치현에서, 스가 전 총리는 요코하마시를 지역구로 갖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극우세력의 구심점 노릇을 하면서, 표심을 관리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직접 참배 대신, 제사용 공물을 보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10-17 13:16:06[파이낸셜뉴스] 26일 북한 외무성은 전날 리병덕 일본연구소 연구원 명의 게시글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76차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문제의 성격과 본질을 와전해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본색을 다시금 드러내놓은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비난했다. 스가 총리는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과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한 국제사회 협력'을 호소했다. 북한은 이러한 스가 일본 총리의 연설에 대해 "다음 수상이 누가되든 선임자의 적대시 정책을 답습하려는 정치가들과는 상종 않을 것"이라며 "스가가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핵,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이라는 허황한 광고판을 유엔 무대에까지 들고 간 것을 보면 한 나라의 수상은 고사하고 보통정치가로서의 초보적 품격과 자질에 의문이 갈 정도"라고 했다. 북한은 이어 "그가 선임자인 아베와 작당해 마지막까지 우리의 자위적 국가방위력 강화 조치를 비방 중상하고 조일(북일) 관계를 최악의 대결 국면으로 몰아넣은 후과에 대해서는 그저 스쳐 보낼 수도, 덮어놓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3일에도 리 연구원 명의 게시물을 통해 "일본 아베 내각에서 근 8년 내각관방장관을 맡은데 이어 지난 1년 동안 수상직을 차지한 스가는 아베와 공모해 조일 관계를 최악 상태로 몰아넣은 장본인의 하나"라면서 "스가와 선임자 아베는 우리의 성의와 노력에 의해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를 부활시켜 저들의 정치적 목적 실현에 악용하기 위해 거짓과 기만으로 민심을 회유하는데 몰두해 왔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 공화국을 정치, 경제적으로 고립 질식시키기 위해 시종일관 가장 비열하고 야만적인 대 조선 제재 봉쇄 책동에 매달려온 스가와 아베는 영원히 우리 인민의 저주와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며 "누가 권력 자리에 올라앉든 침략 역사를 미화 분식하고 대 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린다면 얻을 것은 비참한 참패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1-09-26 20:0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