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트럼프 2.0 시대에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장벽 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의 정책이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이 '글로벌 대전환과 정책기조 피벗을 넘어서: 지속가능 성장과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금융 콘퍼런스 특별강연에서 "미국이 역사적인 선거를 치른 만큼 세계 모든 국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2기에 임명된 내각을 보면 예측 가능성이 더 떨어졌다"고 짚었다. 그는 "1기를 바탕으로 향후 4년을 추론해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위험이 더 크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해 경고장을 보냈다. 중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미국 관세 정책에 보복하게 되면 미국 내 상품 수요가 위축되고 동시에 가격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 정책으로 7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가 향후 10년 동안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고금리 사이클을 촉발하고 경제 둔화를 심화시키면서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대규모 감세를 고관세로 상쇄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그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유세 기간 동안 거액을 기부한 기업들이 관세장벽 정책에 악영향을 받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 예외 조치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포브스 수석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탄핵, 기소 등에 분노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복수를 아시아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첫번째 타깃은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1차 무역대전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중국이 첨단산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 한국과 일본이 다시 협상을 시작하는 것, 베트남이 미국의 일자리를 가져갔다는 것, 1차 무역 전쟁이 한국과 아시아를 후퇴시키지 못했다는 것 등에 분노하고 있다"며 "첫번째 타깃이 될 아시아 정부들은 지금이야말로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이같은 상황에서 국가들간 포괄적인 협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한 멕시코, 독일, 일본, 한국, 대만 등에 대한 무역적자 확대를 비판하는 가운데 이들 국가가 개별적으로 상대하게 되면 잃을 것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끝나는 2028년 11월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재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투자 지역을 보면 대부분 공화당 관련"이라며 "2028년 이후에도 가능한 지속가능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부정적 측면만 너무 강조되고 있다"며 "환경론자에게 트럼프의 당선은 부정적이겠지만 반대 입장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세계 에너지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찾아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짚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11-21 16:08:07[파이낸셜뉴스] 독일 경제가 경기 침체 속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까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문턱에 도달했다. 성장률은 가까스로 경기침체 상황을 면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섰다. 치솟는 물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인 데스타티스가 10월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독일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비 2.4%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2.1%를 웃도는 가파른 물가 오름세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상승률이 2.9%에 이르러 9월 상승률 2.7%보다 더 가팔라졌다.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도 질주를 지속했다. 9월 3.8%에서 10월 4%로 더 높아졌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세바스티안 베커는 근원 CPI 상승세로 볼 때 독일의 물가 상승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당분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비관했다. 베커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노동 시장이 둔화하고 있어 이로 인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ING의 글로벌 거시 책임자 카스텐 버젠스키는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더 강화되고 내년에는 2~3%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버젠스키는 에너지 가격 오름세는 이제 고려 대상에서 배제됐지만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를 살짝 웃도는 수준에서 버티는 ‘끈끈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간신히 피해 독일 경제는 산업 핵심인 자동차 산업이 고전하는 가운데 간신히 침체를 피했다. 데스타티스는 속보치에서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0.1% 마이너스(-) 성장한 독일 경제가 3분기에도 -0.1%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통상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독일 경제가 3분기에 예상외로 0.2% 성장하며 가까스로 경기침체는 피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흐름이 좋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정치, 확정치에서 경기침체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데스타티스는 이날 확정치에서 2분기 GDP 성장률을 -0.1%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31 03:59:33[파이낸셜뉴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빠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50분 비트코인은 6만796.54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6만2919.52달러)과 비교해 3.37% 낮아진 수준이다. 이날 비트코인 하락세는 실망스러운 미국 경제 지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금리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 가운데 체감 경기를 반영하는 소비자 신뢰지수는 67.4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해 인플레 예상치도 기존 3.2%에서 3.5%로 상승해 시장 전망치(3.2%)를 넘어섰다. 이처럼 경제 부양에 대한 기대는 낮아지는데 물가는 높아지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5-11 14:16:58지난 1·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6%(연율)로 크게 낮아졌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예상이 2·4분기에는 현실화할 확률이 높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2.5% 성장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앞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올해 1·4분기 미국의 가계 저축률이 3.6%로 코로나 이전 평균(2000~2019년 5.2%)보다 낮아졌다. 가계가 추가로 지출할 돈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소비의 주축인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2019년을 정점으로 2022년까지 줄었다. 지난해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높은 물가상승과 소득의 차별화로 2023년에도 감소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도 소비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가계의 가처분소득 가운데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6%로 지난 14년(2010~2023년) 평균인 1.9%보다 높아졌다.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그러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그해 3~4월 비농업부문에서 고용이 2189만개나 줄어든 적이 있었다. 그 이전 거의 10년 동안 늘었던 일자리가 단 두 달 사이에 없어질 만큼 미국 노동시장은 탄력적이다. 최근 미국 고용이 양적으로 늘고 있으나 질적 내용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 사이에 풀타임 취업자는 179만명이나 줄었다. 미국 기업이 파트타임 고용만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줄면 고용이 줄고 가계소득 감소로 소비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 빠르면 이런 현상이 2·4분기부터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소비가 줄면 물가상승률도 낮아진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의 경직성 때문에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보다 더딜 것이다.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면 우리 경제에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것이다. 우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높은 물가상승률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면 우리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물론 하반기에 우리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할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기에 한국은행이 연준에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지고 있다. 다음은 수출 경로로 미국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1·4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였다. 미국식 연율로 따지면 5.2%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이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높은 성장을 한 것은 소비 및 건설투자 증가와 더불어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1·4분기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0.6%p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 소비가 줄어들면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이다. 우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0.1%에서 올해 1·4분기에는 19.0%까지 늘었다. 미국 가계가 저축률이 3%대 중반까지 떨어질 정도로 소비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4월까지도 대미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5월 이후로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2·4분기 이후 우리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다. 물론 올해 들어 중국과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에 대미 수출 감소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다. 통화정책이나 수출에 있어서 미국 영향을 줄여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24-05-02 18:48:47[파이낸셜뉴스] 미국 물가가 떨어지지 않고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천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부양책을 쓴 결과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 1·4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대치 2.5%에 크게 못미치는 1.6%로 떨어졌다. 여기에 다음날 발표된 지난 분기 PCE물가지수는 지난해 4·4분기 1.8%에서 3.4%로 크게 상승하고 3월 PCE도 2.7%로 기대치 2.6% 보다 높아 연준의 목표인 물가 2%를 향한 마지막 단계가 순탄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GDP가 떨어지면 금리 인하가 기대될 수 있지만 미 상무부는 소비자 물가가 기대 이상으로 높다고 지적했으며 다음날 발표된 PCE물가지수도 이를 뒷받침했다. UBS의 글로벌 자산운용 투자 이사 마크 헤플리는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가지 지표만 갖고 우려되는 것이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를 하지 못하고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GDP와 PCE물가지수에 대해 개인자산관리업체 CIBC프라이빗웰스U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도너베디언은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기대 이하의 성장과 기대 이상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라는 최악의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PCE물가지수가 오름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긴축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제롬 파월 의장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견고한 고용시장 덕에 미국의 실업률이 높지 않으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저조한 성장과 끈질긴 물가는 미국 경제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으로 연준은 금리 인하 등 쓸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1970년대다. 당시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물가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자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은 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으며 미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졌다. 대형은행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연준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물가를 끌어내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을 비롯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신중함을 나타내며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과 함께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데이먼은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성장하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확신은 하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1970년대와 같이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4-29 14:19:48[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에 빠진 가능성이 있다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다이먼 CEO는 미 뉴욕 브롱크스의 체이스 은행 지점 개소식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며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발생 가능성 중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물가가 높아도 연착륙을 할 희망이 남아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또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높은 물가에도 침체를 피하는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지만 발생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1970년대로 1975년에는 물가가 10% 넘게 오르고 실업률은 최고 9%까지 상승했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5%, 실업률은 지난 50년중 가장 낮은 수준인 3.8%로 다이먼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1970년대처럼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6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3월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비 2.8% 오르며 소비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수개월은 경제가 확장을 보일 것임을 암시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불안을 일부 완화시켜줬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삼는 지표인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PCE 근원물가지수는 2.8%로 전월과 같았으며 6월 1일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FOMC) 회의에서 참고하게 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4-28 13:16:42【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경제를 둘러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내수를 부양하는 신속한 확대 재정정책을 취하지 않으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위융딩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학자는 지난 18일 상하이 재경대 주최 포럼에서 “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하락세이고 물가 상승률은 극도로 낮다”며 “이는 부족한 수요를 반영하기 때문에 확대 재정·금융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융딩은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더 나쁜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확대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며 “사실 우리의 확대 재정 정책 여지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위융딩은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기회의 창이 있는데 이를 지금 잡지 않고 시간을 허비해 변화가 일어나면 중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에 비해 0.2% 감소하며 석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생산자 물가도 13개월 연속으로 계속 하락하면서 다소 잠잠했던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위융딩은 소비 진작에 초점을 맞춘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가 직면한 진짜 문제는 약한 수요”라며 “이 흐름을 막고자 확대 재정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면 경제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9월 7.6% 증가했다. 그러나 세부 품목으로 보면 건축·장식 재료가 4.2% 줄어드는 등 부동산과 관련된 산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하며 미국과 금리 격차가 더 큰 폭으로 벌어지는 것을 차단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구조적 정책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이를 낮추면 은행은 자금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중국 신용평가사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상하이증권보에 “4·4분기 대규모 국채 발행에 맞춰 연말까지 인민은행이 추가 유동성 지원에 나설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웨카이증권의 뤄즈헝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내년에도 올해의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된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22 13:26:02[파이낸셜뉴스] ‘스태크플레이션’은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가는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 부동산과 스태크플레이션을 합성한 ‘부동산 스태크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거래도 줄고, 가격도 하락하는 가운데 공사비(물가)는 치솟는 상황을 말한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워낙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다 보니 현실화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집값 상승은 없다?...보합·하락 전망 나와 일단 시장 양극화는 더 커지겠지만 내년 주택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보합이나 하락을 전망하는 분위기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보다 2.0%, 지역별로는 수도권 1.0%, 지방은 3.0% 수준의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정책대출을 포함해 올해보다 대출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주택 시장이 다시금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내년도 주택시장 전망을 밝게 보지는 않고 있다. 초양극화가 나타나면서 일부 지역 쏠림만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고금리 장기화 추세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수요가 몰리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간이 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6% 하락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는 최근 내년 시장 전망 강연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10월 수준까지 올라가면 부동산 가격이 약 6%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내년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큰 폭의 하락은 없겠지만 시장 위축이 이어지면서 보합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물가외 그림자 비용 증가...공사비 계속 오른다? 이런 가운데 공사비는 변수다. 인건비 인상, 원자재값 급등으로 공사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올 9월 153.67를 기록하고 있다. 1년 전(148.47)보다 3.5% 올랐다. 3년전(119.87)보다는 28% 가량 상승했다. 서울 외곽도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격이 12~13억원대다. 그런데 공사비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물가 인플레 뿐만 아니라 환경 및 안전규제 등이 점점 강화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은 비용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물가·금리 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서 공사 기간이 앞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공사비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기 때는 시장이 침체된 것이 큰 이유였는데, 지금은 시장 침체에 비용이 뛴 것이 더 큰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환경 및 안전규제는 필요하나 이들 법안들로 인해 공사 기간이 늘고 있다”며 “내년에는 공사비 인상으로 연결되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도 시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적용된다. 업계는 인증을 위해 인건비를 제외한 건축 공사비만 3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 될 경우 무엇보다 공급이 큰 타격을 입는다. 최근 들어 이 같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고분양가 단지에서 청약 및 계약률이 하락하고 있다. 치솟는 공사비에 분양가를 낮출 수 없다 보니 시장은 외면한다. 결국 미분양이 폭증하고, 건설사들은 공급을 더 줄인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어떤 대책도 약발을 발휘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 시행사 한 임원은 “시장 위축과 공사비 급등은 부동산 시장에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며 “공급이 줄면 줄었지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11-10 17:02:59[파이낸셜뉴스] "올 한해 세 차례 하향 조정된 국내 경제성장률, 저성장·고물가 국면의 준스태그플레이션에 철저히 대비하고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핀테크 업체들과의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한 현 상황에서 강인한 기초체력을 밑바닥에 둔 생존전략으로 우량자산을 증대하고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로 100년 은행으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18일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불확실한 금융시장에서 적극적인 혁신 및 건전성 위주의 경영전략으로 고객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경영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광주은행은 광주 동구 대인동 소재 본점 KJ상생마루에서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 각 부문별 우수영업 사례를 공유하고 올 2·4분기 경영실적과 3·4분기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 행장이 제시한 하반기 핵심 경영 전략은 △양질의 서비스 및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로 고객의 '금융편익 제고' △공공적 역할 적극 수행을 통한 지역에서의 '신뢰 회복'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재무건전성 제고' 등이다. 세부 실천 전략으로 △건전성 관리 고도화 △성장성 강화 △안정적인 수익성 관리 △미래성장동력 확충 등 4가지를 언급했다. 이어 고 행장은 '가장 부족한 요소가 성장의 한계를 결정한다'는 독일 식물학자 유스투스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을 예시로 들며 "우리가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가장 약한 곳을 찾아내 강화시켜 나가야만 한다"며 "분야별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한 내부적 역량’을 높여나갈 것"을 당부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07-18 15:46:13[파이낸셜뉴스] 국제금융센터가 각국의 통화긴축 영향이 하반기에 본격화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칠 수 있다고 29일 전망했다. 미국은 4·4분기 기술적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금융시장은 개선 흐름을 이어가지만 변동성이 크고,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완만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주요국 통화정책의 급변, 경제성장이 부진한 속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3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전망했다. 국금센터의 하반기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이용재 원장은 "금년 하반기는 운외창천(雲外蒼天) 의 빛을 확인하기 전에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먹구름같은 여러 위험요인들에 집중하고 이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가지만 그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 긍정적 요인은 주요국의 소비와 고용이 상반기에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업 회복세가 약해지고, 통화긴축 영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은 하방압력이다. 국금센터는 "미국은 4·4분기 이후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유로존은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일본은 회복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제조업 위축과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하반기 경기회복력이 약해질 소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상반기 개선 흐름을 이어가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금센터는 "정책금리 고점 근접 인식으로 금리는 하락하고, 달러화도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강달러'와 달리 통화정책 전환 등에 따라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는 기업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대비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이다. 시장 자금흐름은 통화긴축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 하반기 눈여겨 봐야 할 리스크도 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다. 지난해까지는 높은 물가상승률에 세계 주요국이 모두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통화정책을 썼다면, 올해는 물가상승률과 경기회복 속도 등에 따라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쓸 수 있다. 국금센터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주요국들의 통화긴축이 장기화할 경우 실물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화긴축과 맞물려 고금리, 고물가가 길어질 경우 경기 불황 속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도 나타날 수 있다. 취약차주 등 고금리 취약부문이 타격을 입고, 주요국의 재정건전성도 악화될 수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던 국제원자재 위기가 다시 나타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분절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남아있다고 국금센터는 봤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29 16:3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