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450여종의 생물이 살아가는 경북 영양군 '장구메기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오는 10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포산리에 위치한 장구메기습지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고시한다고 9일 밝혔다. 장구메기습지는 산 정상 부근에 형성된 산지습지(산에 형성된 습지)이자 묵논습지(경작이 중단된 논에 만들어진 습지)이다. 이곳은 경작이 중단된 논이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습지로 변화된 곳으로 생물다양성이 우수하며 양서류를 비롯한 야생 동식물들의 주요 서식지다. 장구메기습지에는 담비, 삵, 하늘다람쥐, 팔색조, 긴꼬리딱새, 참매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6종을 포함해 총 458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습지·산림·초지형 생물들이 이곳을 번식과 먹이터로 이용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2021~2022년 장구메기습지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영양군은 지난해 9월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이후 환경부는 타당성 검토, 지역 공청회, 지자체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장구메기습지 일원 0.045㎢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환경부는 영양 장구메기습지의 우수한 경관과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내년에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소유주가 원할 경우 보호지역 내 사유지를 적극 매수할 계획이다. 영양군과 협력해 인근 머루산성지 등 역사 문화자원과 연계한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 장구메기습지의 보호지역 지정으로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은 총 33곳이 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강원 철원군 이길리를 32번째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9-09 14:20:47【파이낸셜뉴스 여수=황태종 기자】전남 여수시는 여자만 갯벌 약 38.81㎢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새로 지정되었다고 30일 밝혔다. 여수시에 따르면 여자만 갯벌은 해양보호생물인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흰발농게, 대추귀고둥, 기수갈고둥 등의 서식지로, 해양수산부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여수 갯벌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여수부터 순천, 보성, 고흥에 이르는 여자만 갯벌을 하나로 연결된 보호구역으로 광역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여수시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2022년 7월 후보지 발굴 협의를 시작으로 △조사연구 용역과 생태계 조사(2022년 8월~2023년 10월) △지역 주민 설명회(2023년 8월~2024년 4월/20회) △지정도면 의견조회 및 관계 기관 협의(2024년 6~7월) 등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사업 부서의 종합적인 의견에 따라 △어촌 정주어항(섬달천항, 진목항, 봉전항, 감도항) △어촌 신활력증진 사업 대상지(소뎅이항) △해상교량과 집라인 설치 지역(진목항~복개도)은 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자만은 새고막의 산지이자 아름다운 해안과 노을로 생태적·심미적 경관이 뛰어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여수의 소중한 해양자원이 훼손되지 않도록 가치 보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7-30 14:07:24[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오는 30일 전남 여수 갯벌(약 38.81㎢)을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한다고 29일 밝혔다. 여수 갯벌은 새꼬막의 산지이자 흰발농게, 대추귀고둥 등을 포함한 법정 보호종 5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드넓은 갯벌과 구불구불한 해안, 아름다운 노을로 생태적·심미적 경관이 뛰어난 지역이다. 여수 갯벌이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됨으로써 고흥-보성-순천에 이르는 여자만 갯벌을 하나의 연결된 습지 보호지역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게 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생태계 조사를 통한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수 갯벌의 가치와 보전 필요성에 대해 마을별 지역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정 범위에 대해 여수시, 지역 주민과 협의를 거쳐 18번째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여수 갯벌의 습지 보호지역 지정으로 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 보호 면적을 확대하고 해양 분야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가로림만 해양생물보호구역에 이어 광역으로 관리되는 여자만 주변 습지 보호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의 가치를 지역 주민과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29 14:06:59[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국내 최대 갯잔디(볏과의 여러해살이풀) 군락지이자 검은머리갈매기, 흰발농게 등의 서식지인 경남 사천 광포만 갯벌(3.46㎢)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천 광포만 갯벌은 2000년대 초반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해 사라질 뻔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생태적 가치가 잘 보전돼 온 지역이다. 해수부는 광포만의 아름다운 해양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 생태계 조사와 지역주민 공청회를 거쳐 16번째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게 됐다. 사천 광포만 갯벌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국내 해양보호구역은 습지보호지역(갯벌) 16곳, 해양생태계보호구역 16곳, 해양생물보호구역 2곳, 해양경관보호구역 1곳 등 총 35곳이 됐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사천 광포만의 연안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남해권역 내 해양보호구역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사천 광포만 갯벌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우수한 생태자원의 가치를 보존하고 그 가치를 지역주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0-23 08:40:1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수도권제2순환선 인천~안산 구간 건설사업이 본격 추진에 앞서 거쳐야 할 행정절차로 인천시 습지보전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인천시는 수도권제2순환선 인천~안산 구간 건설사업의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가 신청한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내 행위협의 신청’을 심의해 승인했다고 3일 밝혔다. 수도권제2순환선은 당초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우선 진행한 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을 통과하는 계획으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국토부는 습지보호지역 내 행위협의를 우선 진행하고 앞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습지보호 대책을 보완할 방침으로 인천시에 습지보호지역 내 행위협의 신청했었다. 위원회는 국토부의 행위협의 신청에 따라 대규모 국책사업으로서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인지 습지의 기능을 크게 저해할 우려가 없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책사업이나 대규모 사업으로 인한 습지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습지를 보전할 수 있는 최적의 저감 방안을 마련하고자 많은 의견들이 제시됐다. 위원회에서는 격론 끝에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당시 이 도로계획에 대한 행위협의를 하기로 한 점과 람사르 습지 등록 시에도 도로계획을 위협 요소로 명시한 점, 환경영향평가 협의 단계에서 추가 습지보호대책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조건으로 심의·의결했다. 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국토부는 앞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할 전망이다. 습지보전위원회 위원장인 박덕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수도권제2순환선은 인천시 및 수도권 3000만 국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고 앞으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추가 저감대책을 마련하는 등 습지의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9-01 14:33:59[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멸종위기 바닷새의 주요 서식지이자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지닌 전남 고흥군 고흥갯벌(59.43㎢)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남 여자만에 위치한 고흥갯벌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흰발농게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노랑부리백로 등 이동성 바닷새의 중요 서식지이다. 해홍나물, 갈대 등 다양한 염생식물도 분포해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흥갯벌 습지보호지역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첫 번째 갯벌이다. 정도현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고흥갯벌의 연안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향후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향한 첫걸음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2-12-29 10:18:28[파이낸셜뉴스]정부가 2027년까지 습지보호지역을 기존 1634㎢에서 1730㎢로 확대한다. 환경부는 국가습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하는 '제4차 습지보전기본계획'을 수립, 이같이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환경부가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5년마다 전국의 내륙습지와 연안습지의 보전방향을 제시하는 기본계획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 분포하는 습지의 총면적은 3635.6㎢(내륙습지 1153.6㎢·연안습지 2482.0㎢)로 국토 면적의 약 3.6%에 해당한다. 내륙습지 1061곳에서 6786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67종 중 116종(42%)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차 계획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습지생태계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과학 기반의 습지조사 및 평가 △습지의 실효적 보전·관리 △습지의 현명한 이용 활성화 △습지 관리의 협력기반 강화 등 4개 전략, 12개 추진과제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계획에는 생물다양성협약(CBD) 등 국제사회의 보호지역 확대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 습지보호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2027년까지 내륙습지 보호지역을 2022년 137.393㎢ 대비 9.17% 증가한 150㎢까지 확대하고, 연안습지 보호지역을 1497.23㎢에서 1580㎢까지 확대하는 계획이 담겼다. 내륙습지 보호지역 내의 사유지 매입과 훼손지 복원을 지속하고, 갯벌 세계유산 보전본부 및 지역방문자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내륙·연안습지의 복원을 통한 탄소흡수원을 확대, 자연기반해법(NbS)을 활용한 인공습지도 조성한다. 습지 소실을 막기 위해 습지 조사와 연구를 확대하는 방안도 담겼다. 전국 내륙·연안습지 조사를 통해 습지면적, 변화량을 지속적으로 산정하고 2027년까지 내륙습지 면적이 국가 공식통계로 인정받도록 한다. 연안습지 면적의 경우 1998년 통계부터 국가승인통계로 관리되고 있다. 습지를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5년간 내륙습지 생태계의 탄소 배출과 흡수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탄소 흡수를 증진시키는 복원 기술을 개발한다. 또한 연안습지에서 식물과 퇴적물에 저장된 탄소(블루카본)를 새롭게 발굴하고, 블루카본 기반 탄소흡수형 해안을 조성하기 위한 2단계 기술개발(2022-2026)도 병행 추진한다. 국민 인식 증진 등을 위해 초중고 교육과정에 습지교육 도입을 추진하고 홍보활동도 강화한다. 람사르협약에서 인증하는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습지도시간 교류 확대, 습지도시를 활용한 지역 대표 상표 개발에도 나선다. 아울러 연안습지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식생 갯벌을 탄소흡수원으로 국제 인증받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 국제기구와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습지는 전 세계 생물종의 40%가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탄소흡수원"이라며 "4차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뿐만 아니라 기후위기까지 해결하기 위한 습지의 보전·관리 실천전략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2-12-28 13:56:13【파이낸셜뉴스 철원=서정욱 기자】 철원군 김화읍 소재 용양보습지가 ‘습지보전법’ 제8조 규정에 따라 습지보호지역으로 7일 지정·고시된다. 6일 철원군에 따르면 이번에 신규 지정된 용양보습는 0.52㎢로 철원군 김화읍 암정리~용양리에 위치,, 호소·하천·논 등 다양한 유형의 습지가 혼재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는 철원 화강 상류의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 위치하여 식생 및 생물서식 환경이 우수한 지역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6종을 포함해 총 695종의 야생생물이 서식, 한탄강 수계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수달의 서식도 최초로 확인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에, 철원군과 환경부는 이번에 신규로 지정되는 용양보 습지보호지역의 우수한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이병태 철원군 청정환경과장은 “DMZ 생태평화공원 용양보 일원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추진, 분단의 상징과 통제된 구역을 세계적 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20-12-07 07:37:52【제주=좌승훈 기자】 한껏 올라가 버린 푸른 하늘. 한 해를 마무리 짓는 가을의 끝. 가을이 깊어지자, 산 속의 바다도 깊어졌다. 이른 아침,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로 가는 길에 억새군락이 영롱한 아침이슬을 맞아 반짝인다. 장관이다. 늦가을의 마지막 향기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표고 508m의 물영아리는 2000년 12월1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습지보전법에 따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습지보호지역 1호다. 지정면적은 30만9244㎡. 산꼭대기에 습지가 형성된 특이한 곳이다. ■ 신령스러운 오름 “비가 내리면 물이 고여 연못이 된다” 습지보전지역 지정에 앞서 한국자연보전협회와 환경부 생태조사단은 1998년과 1999년에 물영아리에 대한 식생 조사를 통해 습지식물 171종과 양서·파충류 15종, 곤충 47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동행 취재에 나섰던 EBS 촬영팀은 환경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 섬 위의 섬-제주의 원시 늪’ 프로그램을 통해 개구리를 토해내는 뱀의 모습, 소금쟁이가 자신보다 세 배나 더 큰 개미를 공격해 잡아먹는 모습, 대륙유혈목이가 나무를 타는 모습, 잠자리 애벌레가 새끼 도롱뇽을 공격해 잡아먹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보여줘 큰 관심을 모았다. 이곳은 제주도 기생화산의 대표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더욱이 전형적인 온대 산지 늪의 독특한 생태계를 잘 간직하고 있어 보존가치가 크다. 특히 습지의 천이과정을 제대로 알 수 있어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탄층(泥炭層)이 폭넓게 형성돼 있다. 화구호는 둘레 300m·깊이 40여m에 달하며, 함지박 형태를 띠고 있다. 현무암질 용암이 분출해 생긴 기생화산이며, 오름 안팎에는 ‘스코리아(scoria)’라고 하는 다공질(多孔質)의 화산쇄설물이 널려 있다. 제주사람들은 이를 ‘송이’라고 부른다. 화산 폭발시 점토가 고열에 탄 화산석인 돌숯을 가리킨다. 송이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어 허가를 받은 장소에서만 채취해야 하며, 완제품이 아닌 상태에서는 도외로 반출할 수 없다. 최근 가을가뭄 탓인지 화구호의 물은 빈약했다. 못 중앙으로 나아갈수록 마른 수초로 덮여 누르스름한 못 바닥은 한발 내디딜 때마다 푹푹 빠질 정도였다. 이곳은 건조기 때 습지를 형성하다가도 집중호우가 내리거나 장마철이 되면 수위가 1m까지 올라간다. ‘물영아리’라는 지명도 ‘비가 내리면 물이 고여 연못이 된다’는 데에서 유래됐다. ■ 분화구형 람사습지…국내 미기록종 '영아리 난초' 발견 수망리 청년들은 1999년부터 ‘물영아리 오름 환경감시단’ 활동을 펴 왔다. 이들이 물영아리 오름 보호에 나선 것은 당시 환경부가 마련한 지역주민 공청회가 계기였다. 물영아리 습지는 한국에서 유일한 분화구형 습지로 전 세계 어떤 습지와 비교해도 제주만이 갖고 있는 기후와 지형적인 특색을 잘 보여준다. 습지보전법이 시행된 후 국내 미기록종 난초도 발견됐다. 이름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물영아리오름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영아리 난초'다. 남원읍 습지지역관리위원회가 중심이 돼 ‘물영아리 람사르 습지문화제’도 개최되고 있다.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2016년부터 꾸준히 개최되는 축전이다. 이들은 2021년 열리는 제14차 람사르총회에서 남원읍이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습지 보존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이곳은 습지보호지역 지정 이후 6년 동안 출입이 금지됐다가 2007년 국내에서 5번째, 세계에서 1648번째 국제 람사협약 습지로 등록되면서 일반에 개방됐다. ‘영아리’는 영산(靈山)을 말하며, 신성하고 영험하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물’은 산정 화구호를 의미한다. 1653년(효종 4) 제주목사 이원진(李元鎭)이 기록한 ‘탐라지’(耽羅志)에는 ‘수영악(水盈嶽)’으로 표기돼 있다. 수령산(水靈山) 또는 수령악(水靈岳)이라고도 한다.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에는 ‘물영아리악(勿永我里嶽)’이라 돼 있고, 오름의 정상부는 ‘유수(有水)’라고 기록돼 있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이 제주도를 돌면서 화공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도록 해 만든 화첩이다. ■ 목장 물이 마르면, 방목된 소들은 물 찾아 오름 정상으로 물영아리 지명에 얽힌 전설도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처음 수망리에 민가가 살기 시작한 때, 들에 놓아 기르던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소를 찾아 들을 헤매다 이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게 됐다. 젊은이는 정상에서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하여 쓰러져 있었는데, 그때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쩍 눈을 떠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놀라 허둥대는데, 이상하게 자기 옷은 하나도 젖지 않고 있는 걸 깨닫고, 꿈에 본 노인의 말이 생각났다. 그때였다. 우르릉~쾅! 하늘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눈을 스쳐갔다. 젊은이는 그냥 쓰러져 혼절했다. 젊은이는 뒷날 아침에야 정신을 차렸다. 언제 번개치고 비가 내렸었냐는 듯이 날이 갠 상태였다. 그가 쓰러졌던 정상은 넓게 패어져 있었고, 거기에는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 물영아리오름은 수망리 중잣성 생태 탐방로와 연결돼 있다. 잣성은 조선시대에 제주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이다. 잣성은 제주 전통 목축문화의 대표 유물이며, 위치에 따라 제주도 중산간 해발 150m~250m 일대의 하잣성, 해발 350m~400m 일대의 중잣성, 해발 450m~600m 일대의 상잣성으로 구분된다. 오름은 크든 작든 정상에 올라야 제 맛이다. 물영아리 탐방은 소떼가 유유히 노니는 목장 둘레를 따라 반 바퀴를 돌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11-14 02:42:12[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상북도 상주 공검지가 1400년전 인공 저수지로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공검지 퇴적층의 화석 돌말류를 분석한 결과 1400년 전에 인공 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상주 공검지는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조선 초기에 작성된 '고려사'에 따르면 1195년 공검이라는 큰 못에 축대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각각 9m와 8.5m 깊이로 땅을 파내고, 공검지 생성 시기에 관한 생물학적인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퇴적층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퇴적층에 남겨진 화석 돌말류의 출현량과 출현종의 특성 분석으로 공검지의 생성 시기와 과거 수환경 변화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공검지의 6000년 전 퇴적층(약 5~6m 깊이)에도 화석 돌말류가 발견돼 축조 이전(1400년 전)에는 공검지가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1400년 이후에는 4단계의 수위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150년여 전 퇴적층(약 1.5~2m 깊이)에서 각종 돌말류와 수생식물에 붙어사는 돌말류가 최대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이 시기에 최대 수위를 보였다가 이후 육상화가 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공검지 퇴적층에서 32종의 미기록 화석 돌말류를 발견했다. 발견된 미기록 화석 돌말류 중 가장 오래된 종은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Pinnularia acidobionta)로 공검지가 만들어졌을 당시에 살았던 돌말류로 추정했다. 이 종은 2003년 일본 도쿄 우소리호에서 처음 발견된 종으로 습지환경에 주로 서식하는 종이다. 정상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과 함께 상주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 등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하여 국가습지보호지역 보전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0-02-13 11: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