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뱃길이 위험해지면서 러시아 국영기업이 떼돈을 벌고 있다. 해운사들이 지름길 보다 5배 이상 오래 걸리는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러시아의 시베리아 철도로 화물을 옮기는 화주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후 시베리아 철도 이용 급증독일 물류업체 DHL은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러시아 철도로 화물을 옮겨달라는 요청이 지난해 12월 이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폴란드에 본부를 둔 물류기업 레일게이트유럽도 러시아 철도 수요가 1년 전에 비해 25~30%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네덜란드 물류기업 레일브리지카고 역시 같은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철도 물류를 관리하는 러시아 기업인 유라시아철도연합은 지난 1월에 중국에서 폴란드로 향하는 물류량이 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 기준으로 1만4532TEU였다며 전년 동기보다 36% 많았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여러 러시아 기업들을 제재했다. 시베리아 철도를 포함한 대부분의 러시아 철로를 관리하는 국영기업 러시아철도공사(RZD) 역시 제재 대상이었다. RZD의 올레그 벨로죠로프 최고경영자(CEO)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2022년 4월에 제재 명단에 올랐다. 유럽연합(EU)은 RZD가 일부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동시에 EU 화물이 러시아·벨라루스를 드나들지 못하도록 사실상 차단했다. 다만 러시아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리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기 위해 러시아 철도를 이용하는 것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스위스의 퀴네앤드나겔(Kuehne+Nagel), 덴마크의 머스크 등 일부 물류기업들은 제재의 구멍에도 불구하고 2022년 2월부터 자체적으로 러시아 철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DHL은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이용할 경우 중국에서 북유럽까지 해운으로 화물을 운반하는데 7~1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남서부에 위치한 쓰촨성 청두에서 독일 서부 뒤스부르크까지 러시아 철도로 화물을 운송하면 약 25~30일이 걸린다. 운반 규모 역시 현대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한 번에 약 2만4000TEU의 짐을 옮긴다. 지난 1월 유라시아철도연합이 언급한 운송량(1만4532TEU)은 선박 1척의 수송량에도 못 미친다. 혼란한 홍해 피해 안전한 육로 선호 화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를 찾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하자, 같은해 12월부터 이스라엘 및 서방을 견제한다며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을 본격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머스크를 비롯한 물류 기업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돌아 아프리카 대륙을 둘러가는 우회로를 이용했다. 그 결과 중국·북유럽을 잇는 뱃길은 50~55일 거리로 늘어났다. 퀴네앤드나겔의 마이클 알드웰 해상물류 부사장은 홍해 상황 때문에 아시아에서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화물을 보내는 수요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싼 화물의 경우 철도 수송 수요가 항상 많았다”고 덧붙였다. 레일게이트유럽은 자신들이 직접 RZD와 거래하지 않고 독일 국영 철도기업 도이체반을 통해 화물 수송 예약만 잡아준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이체반은 자신들이 그저 중개인 역할만 한다고 밝혔다. FT는 RZD가 결과적으로 화물 수송비 및 철도망 이용료 모두를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유럽 화물의 대부분이 벨라루스와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통과하는 ‘서부 통로’를 통해 중국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몽골을 통해 중국으로 향하는 ‘북부 통로’도 있다. FT는 아예 러시아에 진입하지 않고 튀르키예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으로 연결된 ‘남부 통로’도 있지만 해당 노선의 경우 카스피해에서 페리선 이용이 필수라며 서부나 북부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11 13:39:39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8월 중순의 날씨는 뜨거운 폭염을 벗어나 다닐만 했다. 다음 목적지인 치타까지 약 2100㎞안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시베리아 횡단도로를 쭉 달려갈 예정이었다. 우리가 달리는 도로와 길 따라 줄지어 서있는 송전탑 외엔 인공적인 것이 거의 보이지 않는 평원과 언덕을 달리고 달린다. 하루에 700km 달리겠다는 욕심..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끝없는 지평선도 보이고 푸른 나무가 울창한 숲과 들판, 습지와 강을 지난다. 이 넓은 땅에 아무것도 안하다니 좁은 한국 생각에 러시아가 부러워진다. 열흘 넘게 쉬고 출발한 첫날이라 그랬는지 탄이 욕심을 냈다. 이미 깜깜해졌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린다. 10년 전에도 10시간 이상 차로 이동하면 죽을 맛이었는데 벌써 12시간이 넘어간다. 도로상태가 아주 좋더라도 화물차의 승차감으로는 장시간 주행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곳 시베리아 횡단도로의 아스팔트는 정비가 잘 안되어 울퉁불퉁하고 누더기같이 기워놓은 자국이 거미줄같다. 툭하면 포트홀을 차가 쿵쾅거리며 지나가 엉덩이가 뻐근하게 배기고 허리가 뼛속까지 아프고 머리까지 흔들려 지끈대는 것이 너무 괴로왔다. 마을같은 곳이 나올때까지 참고 있었는데 그곳도 쌩하니 지나쳐버린다. 계속 저기선 멈추겠지, 멈추겠지 하고 참다가 끝내 언제 잘거냐고 그만 좀 가자고 말했다. 그러자 탄은 그제서야 알겠다며 차세울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는데 주변엔 아무것도 없어 또 한참을 가야했다. 깜깜한 길을 차의 헤드라이트빛만 의지해 달리다가 겨우 외진 길가 안쪽의 카페를 발견하고 더듬더듬 들어와서 기절하듯 잠을 청했다. 다음날 눈을 뜨자 나는 심한 몸살로 몸이 완전 나빠진 것을 느꼈다. 편도선이 부어 목소리가 거의 안나오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 몸이 축축 쳐졌다. 출발전에 탄에게 아프다고 살살 운전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탄은 왠지 내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어제와 다름없이 그저 빠르게 이동하기에만 열중했다. 몸은 부서질듯 뼈마디마디가 아팠다. 너무 괴로워서 아스팔트 구멍이 보이면 피해가달라고 다시 이야기를 했는데 알았다고만 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 빠르게 가다보니 미처 피하지 못하고 쿵쾅쿵쾅 차가 빠지기 일수였다. 참다참다 이러다 정말 죽겠다 싶어 차를 세우라고 한 뒤 안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내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그제서야 깨달은 탄은 매우 미안해하면서 자기 혼자 머리속으로 치타까지 2100km를 3일만에 가야겠다는 목표를 정해두고 하루에 700km넘게 가야한다는 생각에 그랬다고 한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건 목표를 세우고 숙제하듯이 달성하곤 했던 패턴이 몸에 배어버린 탓이었다. 3일안에 치타에 도착해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도, 빨리 갈 아무런 이유도 없는데 그냥 무리를 한 것이다. 이 후로 우리는 다시한번 "느린 여행"을 하자고 되새겼다. 이번 여행에서 만큼은 스피드, 생산성, 효율성에 사로잡혀 주변의 많은 것을 놓치는 어리석음을 피할 것을 다짐했다. ★느린 여행의 좋은 점① 몸에 무리가 덜하다 ② 차에 무리가 덜 간다 ③ 유류비가 덜 든다 ④ 앞유리에 곤충사체가 덜 생긴다 ⑤ 차창 밖 풍경을 여유 있게 볼 수 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스코보로디노에 가서 쉴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스코보로디노는 작은 소도시였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몇군데 숙소가 있었다. 처음엔 그래도 저렴한 곳을 찾아갔는데 방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가격을 막론하고 두세군데를 더 가봤지만 모두 빈방이 없다고해서 결국 숙소에서 쉬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눈물이 났다. 조금이라도 기운나게 밥이라도 잘 먹으려고 길가의 작은 식당에서 초밥과 피자를 시켰다. 한국에서였다면 돈주고 안사먹었을 부실한 계란말이초밥과 밍숭맹숭한 피자였지만 탄도 나도 음식을 만들 기운도 없고 방금 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먹었다. 정차하고 까브리를 보니 유리와 차 앞쪽에 수많은 곤충사체 흔적이 가득한 것이 얼마나 빨리 달려왔는지를 보여주었다. 기차역 앞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자기 전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하바롭스크에서 만나서 도움드렸던 김병복님이 우리와 같은 날, 같은 도시에 묵고있다는 메세지가 와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병복님은 바이크 여행자이신데 러시아는 도시와 도시사이 도로에 인터넷이 안되는 구간이 많아 오프라인 지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을 몰라서 큰 어려움을 겪으셨다고해서 우리가 이반네로 오시라고 해서 이반의 와이파이로 오프라인 지도를 다운 받아준 일이 있었다. 여행 중 길 위에서 만나면 밥한번 같이 먹자고 하고 헤어졌더랬다. 하지만 이미 잘준비를 마친 상태에다 몸이 천근만근이라 만나거나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 내일 연락하면 되겠지 하고 그냥 누웠다. 빗소리에 깨어버린 새벽, 또다시 나서는 여행길 또다시 새벽에 길을 나선다. 일찍 차를 멈추고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진 기분이다.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바로 앞차도 겨우 보일 지경이었지만 빗소리에 깨어버린터라 이동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스코보로디노를 빠져나오며 온도계를 보니 외부온도가 13도이다. 가을이 다가와서인지 북쪽으로 올라와서인지 모르겠지만 주행하기도 훨씬 편하고 차에서 잠도 잘만하다. 참 다행이다. 길 위에서 병복아저씨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출발했노라고 같은 길을 가니 어디서든 만나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했다. 한참 달리다가 점심때쯤 오토바이 여행자들의 스티커가 잔뜩 붙어있는 한 카페 주차장에 들렀다. 혹시 병복아저씨도 오시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좀 있었지만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휴게소 없는 시베리아 도로... 어쩌다 만난 재래식 화장실 "으악, 냄새" 장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반드시 쉬어야 하는데 시베리아 도로에 휴게소같은 것은 없고 우리나라 졸음쉼터 같이 길 옆에 약간 평평한 공간을 만들어 놓은 곳이 뜨문뜨문 있긴 하다. 하지만 그저 차를 세울 수 있는 공터가 있다는 정도이고 어쩌다 화장실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지독하게 냄새나는 재래식이고 거의 다 청소 관리가 전혀 안되어 있는 상태라서 마음을 굳게 먹고 볼일을 후딱 보고 오곤했다. 상태가 너무 안좋아 차라리 밖에서 볼일을 보는게 나을 때는 지나가는 차들을 피해 수풀에 숨거나 탄이 차량용 햇빛가리개로 뒤돌아서 나를 가려주었다. 하바롭스크를 떠난지 3일째 되는 새벽, 해가 안떠 어두컴컴한 길을 달린다. 탄에 의하면 우리 차 외엔 다니는 차들이 없어 상향등을 맘편히 켜고 달릴 수 있어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어두울 때 주행이 할만하다고 한다. 동 터오자, 안갯 속의 풍경.. 이 세상 풍경이 아니었다 동이 터오며 점차 밝아지자 안개 낀 주변 풍경이 환상적이다. 이런 풍경을 놓칠 수 없다고 감탄하며 탄이 차를 세웠다. 탄이 드론 촬영을 하는 동안 주변의 안개속 풍경을 감상했는데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나중에 드론이 찍어온 영상을 보자 몽환적인 안개속에서 점점 커지며 다가오는 나무들의 실루엣이 기가막히게 아름다왔다. 이세상 풍경이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이 곳은 한번도 사람이 밟아본 적이 없는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더 신비하게 느껴졌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당시의 날씨, 시간대, 상황에 따라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것이 다 다르다. 그것이 우리가 유튜브를 하게 된 이유중 하나였다. 처음엔 이미 많은 사람이 갔었고 유튜브영상도 많은데 우리까지 올리는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것을 보더라도 백사람이 느끼는 것이 다 다를 수 있으니 우리가 보고 느낀 것을 담백하게 담자는 마음이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은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qKioUEV2Iwg?si=48euvPkp3QHQXnH2>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07 15:31:29[파이낸셜뉴스] 서울대공원에서 생활 중인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가 지난 7일 돌연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으며, 항간에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돌고 있다. 8일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수호는 6일 오후 6시 눈을 감았다. 당시 사육사가 수호를 내실로 돌아가도록 불렀지만, 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물을 뿌리는 등 시도를 했지만, 수호는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 과정은 관람객들 또한 지켜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즉시 응급진료를 시도했지만, 수호는 결국 폐사했다. 일각에서는 수호의 폐사 원인이 '열사병'이라는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일반적인 수명은 20년 가까이 되며, 수호는 10년 조금 넘은 상태에서 사망했기 때문이다. 수호는 2013년 6월 6일 동물원 맹수사에서 태어났다. 특히 이날 서울대공원이 있는 과천은 낮 최고기온 34.7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서울대공원이 전시장에서 내실로 통하는 문을 닫아 둔 탓에 전시 중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더위를 자유롭게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맹수사 내실 역시 에어컨이 없어 기온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대공원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수호가 평소와 같은 좋은 모습으로 생활하던 중 6일 좋아하는 자리에 누워 움직임이 없어 응급진료 실시했으나, 황망하게 떠났다"라며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을 위해 병리학적 검사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공지에는 에어컨이 없는 등 부실한 환경 조성이 수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 아니냐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동일한 환경에 총 8마리의 호랑이가 있었다. 나머지는 징후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방사장에 그늘이나 음수대, 물이 있고 호랑이는 여름에 짧은 털이 나기에 스스로 체온 조절이 가능하다"라며 "내실에는 선풍기와 뜨거운 공기가 배출되는 환기창이 있다. 야생 호랑이에게 에어컨 사용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수호 폐사와 관련해서는 "고양잇과 전염병 관련 5종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자세한 (폐사) 원인 파악을 위해 외부 기관에 의뢰했다"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8-09 07:34:10[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1일 독립운동가 고(故) 최재형 선생과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 부부의 합장묘가 최 선생 순국 103년 만에 국립서울현충원에 조성한다고 전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최재형기념사업회와 함께 최 선생 순국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 소재 '최재형 선생 기념관'(옛 최재형 선생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오는 11일 국내로 반입할 계획이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던 부인 최 여사의 유해 또한 이달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봉환될 예정이다. 최 선생 부부의 현충원 합장식은 제78주년 광복절(8월 15일)을 하루 앞둔 이달 14일 '백년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달 12~13일 이틀간은 서울현충원 현충관에 최 선생에 대한 국민추모공간이 마련된다. 최 선생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우리 동포 신문 '대동공보'(大東共報)가 재정난으로 폐간하자 이를 인수·재창간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기사를 실었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재무총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大恩人)'으로 추앙 받았다. 최 선생은 9세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 연해주로 이주한 생전에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축적한 부(富)를 조국 독립과 수십만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썼다. 최 선생은 1904~5년 러일전쟁 뒤엔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해 항일 의병투쟁을 폈고,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도 지원했다. 또 부인 최 여사는 1897년쯤 최 선생과 결혼한 이후 8명의 자녀를 두고 최 선생의 독립운동을 내조했다. 최 여사는 안 의사 순국 뒤엔 그의 남은 가족들을 보살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 여사는 최 선생 순국 뒤엔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1952년 숨을 거뒀다. 정부는 최 선생의 공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했다. 최 선생의 묘는 당초 1970년 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조성됐었지만, 1990년 한러 수교 이후 최 선생 유족이 고국을 방문하면서 그전까지 최 선생 후손을 자처했던 이들이 유족연금을 노린 '가짜 후손'이었던 사실이 드러난 뒤 멸실돼 현재는 비어 있는 상태다. 이후 최 선생 유족 측은 멸실된 묘의 복원을 희망해 왔으나, 최 선생이 1920년 4월 우수리스크 현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순국한 뒤 그 유해를 찾지 못해 유골·시신을 안장하도록 되어있던 당시 '국립묘지법' 규정에 따라 묘를 복원할 수 없었다. 보훈부는 유골·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의 위패와 배우자 유골을 묘에 합장할 수 있도록 '국립묘지법'을 추진했고, 개정 법률은 국회 본회의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달 18일 시행돼 최 선생 부부의 묘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번 최 선생 부부 합장묘 조성에 대해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유해마저 찾을 수 없었던 순국선열을 단 한 분도 소홀함 없이 예우하는 '일류보훈'을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순국선열을 예우하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01 15:08:05[파이낸셜뉴스] 매머드와 지구상에 공존했던 석기시대 벌레가 시베리아 동토에 갇혔다 4만6000년 만에 깨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시베리아 동토층에 묻혔던 1㎜ 미만의 벌레들이 충분한 영양 공급을 통해 생명을 되찾았다. '파나그로라이무스 콜리맨시스'(Panagrolaimus kolymaensis)라는 이름을 가진 이 벌레는 지난 2018년 시베리아 콜리마강 인근 화석화한 다람쥐 굴과 빙하 퇴적층에서 러시아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벌레들은 마지막 빙하기에 휴면에 들어간 선충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 선충은 동면과 같은 상태를 뜻하는 휴면(cryptobiosis)을 통해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을 발휘하는 생명체로 알려져 있다. 동토층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벌레들은 후기 플라이스토세(12만6000∼1만1700년 전)부터 얼어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네안데르탈인과 매머드, 검치호 등 고대 생명체들과 섞여 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처음 발견된 벌레들은 몇 개월밖에 살아남지 못했지만 새롭게 번식한 벌레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를 이끄는 독일 쾰른대 필립 쉬퍼 박사는 "벌레들이 되살아난 즉시 번식을 시작했다"며 "실험실에 벌레 배양종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레프는 "2억5000만년 전의 단세포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가 되살아난 경우는 있었으나 다세포 생명체 가운데서는 이번이 가장 오래된 사례"라고 전했다. 한편 학계 일각에서는 이른바 '시간여행' 종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고대 바이러스도 함께 부활시켜 인류 및 환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7-28 20:23:2611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맹수사에서 아기 시베리아 호랑이 해랑, 파랑, 사랑이가 뛰어놀고 있다. 2011년 한-러시아 정상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아빠 호랑이 '로스토프'와 엄마 호랑이 '펜자' 사이에서 올해 4월 23일 태어난 '해랑·파랑·사랑'이 이날 처음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되는 아기호랑이들은 국제적으로 순수 혈통으로 공인된 로스토프(12세, 수컷)와 펜자(12세, 암컷) 커플 사이에 태어났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개체 수부터 혈통까지 철저하게 보호관리 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kbs@fnnews.com 김범석 기자
2022-11-11 16:27:45[파이낸셜뉴스] 신풍제지가 강세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역대급 가뭄으로 인한 산불 진화가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자재 값 강세에 수급 부족 사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후 2시 59분 현재 신풍제지는 전일 대비 90원(+3.91%) 상승한 2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날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시베리아 숲은 현재 작년에 화재가 발생한 지역 대비 두 배가 큰 규모 화염에 휩싸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러시아 14개 지역이 특별화재 체제를 선포했고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서 진화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발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러시아 군이 동원되면서 진화 작업이 지연 된 탓이다. 이같은 소식에 제지 관련 업종에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최근 원자재 고공 인상에 따른 펄프 제지 가격 인상에 시베리아 대규모 화재로 원료 수급이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데 따라 기대 매수세가 몰렸다고 봤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해상 운임 급등으로 이미 주요 업체들이 내달 제지의 주요 원료인 펄프 값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2-04-25 15:00:04러시아 시베리아 탄광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사망자 수가 52명으로 늘었다. 25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 광부 49명과 구조대원 3명 등 지금까지 총 5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구조 작업이 실패했으며 구조대원들이 질식해서 숨졌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3500km 떨어진 케메로보주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사고 직후 안에 있던 285명 대부분은 빠져나왔다. 49명이 유독 가스 질식 등으로 병원에 후송돼 이중 4명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광부 관리 관계자 등 3명을 안전 소홀을 이유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이 광산에서는 지난 2004년에도 메탄 가스 폭발로 13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잦았다. 지난 2016년 러시아 당국은 58개 석탄 광산의 안전을 조사한 결과 34%가 위험하다고 판정했으나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포함되지 않았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11-26 07:55:53[파이낸셜뉴스] 남북과 러시아 청년이 동토이자 기회의 땅인 시베리아 밀림에서 소나무 벌목장을 배경으로 인종과 국적, 이념보다 더 소중한 우정을 나눈다는 휴머니즘 소설이 나왔다. 현실을 부둥켜안고 고뇌하는 인간들을 통해 한반도와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이 시대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의 준호는 할아버지 제재소 가업을 살릴 시베리아산 소나무를 얻기 위해, 북한의 지석은 당비서의 아들이자 유학파 출신이지만 공화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의 빅토르는 대대로 벌목군 집이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베리아 밀림으로 온다.준호는 과거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주재원으로 근무 당시 운전기사였던 빅토르에게 호의를 베풀었고 두 사람은 친해진다.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일 년 만에 연락이 닿은 준호가 시베리아산 소나무를 찾자, 빅토르는 그를 자신이 일하는 벌목장 소장 지석에게 소개해주고 거래가 시작된다. 국적이 다른 세사람이 생존을 위해 시베리아로 향했지만 이처럼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 각자 실패를 맛보고 새로운 우정도 쌓는다는 내용이다. 문학평론가 방민호씨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생각하도록 하는 근래 보기 힘든 문제작이며 스케일 작은 ‘문단적 소설들’에 지쳐 있는 독자로 하여금 눈 크게 뜨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시원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200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장마리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집 ‘선셋 블루스’, 장편 ‘블라인드’ 등을 펴낸 그는 불꽃문학상과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문학사상. 312쪽.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21-09-15 10:41:37[파이낸셜뉴스] 올해 최악의 산불은 시베리아를 휩쓸고 갔다. 세계 최대 침엽수림 지대인 시베리아에서는 전 세계 다른 화재 피해지역을 모두 아우른 것보다 몇 배나 넓은 땅이 불길에 휩싸였다. 한반도 면적의 4분의 3 가까이를 숯덩이로 만들었을 산불이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시베리아 산불 피해면적이 약 16만1356㎢ 이상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국토면적(8만3879㎢)의 거의 2배 수준이다. 한반도 전체 면적(22만㎢)의 73%다. 일부 외신에서는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미국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에서 170건 넘는 산불을 진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을 잡기 어렵거나 가옥과 기반시설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냥 타토록 내버려 둔 산불도 적지 않다. 이런 화재가 66건으로 그 면적만 약 2만719㎢이라고 한다. 캐나다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유콘, 매니토바, 온타리오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3만3670㎢가 불탄 것으로 파악됐다. 터키는 1764㎢가 화염에 뒤덮였고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1098㎢, 1044㎢를 산불로 잃었다. 모두 서울(605㎢)을 태우고도 남았다는 얘기다. 시베리아에서 솟구친 연기는 그린란드 서부와 북극권인 캐나다 누나부트에서까지 관찰됐다. 러시아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북극에 도달하기는 사상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보고서에서 시베리아 극동부 야쿠티아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북극까지 3000㎞ 이상 날아갔다고 전했다. 약 1000㎞인 한반도 남북 길이의 3배 거리다. 시베리아 산불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 역시 단일 지역 화재로는 압도적이다. 한 기구는 “그린피스 연구에 따르면 7차례 이상 심어진 나무 47억 그루를 태웠다”며 “러시아 화재는 한 달 동안 스웨덴의 연간 총 배출량과 같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었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8-12 06:4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