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풍제지가 강세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역대급 가뭄으로 인한 산불 진화가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자재 값 강세에 수급 부족 사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후 2시 59분 현재 신풍제지는 전일 대비 90원(+3.91%) 상승한 2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날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시베리아 숲은 현재 작년에 화재가 발생한 지역 대비 두 배가 큰 규모 화염에 휩싸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러시아 14개 지역이 특별화재 체제를 선포했고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서 진화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발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러시아 군이 동원되면서 진화 작업이 지연 된 탓이다. 이같은 소식에 제지 관련 업종에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최근 원자재 고공 인상에 따른 펄프 제지 가격 인상에 시베리아 대규모 화재로 원료 수급이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데 따라 기대 매수세가 몰렸다고 봤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해상 운임 급등으로 이미 주요 업체들이 내달 제지의 주요 원료인 펄프 값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2-04-25 15:00:04[파이낸셜뉴스] 올해 최악의 산불은 시베리아를 휩쓸고 갔다. 세계 최대 침엽수림 지대인 시베리아에서는 전 세계 다른 화재 피해지역을 모두 아우른 것보다 몇 배나 넓은 땅이 불길에 휩싸였다. 한반도 면적의 4분의 3 가까이를 숯덩이로 만들었을 산불이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시베리아 산불 피해면적이 약 16만1356㎢ 이상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국토면적(8만3879㎢)의 거의 2배 수준이다. 한반도 전체 면적(22만㎢)의 73%다. 일부 외신에서는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미국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에서 170건 넘는 산불을 진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을 잡기 어렵거나 가옥과 기반시설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냥 타토록 내버려 둔 산불도 적지 않다. 이런 화재가 66건으로 그 면적만 약 2만719㎢이라고 한다. 캐나다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유콘, 매니토바, 온타리오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3만3670㎢가 불탄 것으로 파악됐다. 터키는 1764㎢가 화염에 뒤덮였고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1098㎢, 1044㎢를 산불로 잃었다. 모두 서울(605㎢)을 태우고도 남았다는 얘기다. 시베리아에서 솟구친 연기는 그린란드 서부와 북극권인 캐나다 누나부트에서까지 관찰됐다. 러시아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북극에 도달하기는 사상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보고서에서 시베리아 극동부 야쿠티아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북극까지 3000㎞ 이상 날아갔다고 전했다. 약 1000㎞인 한반도 남북 길이의 3배 거리다. 시베리아 산불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 역시 단일 지역 화재로는 압도적이다. 한 기구는 “그린피스 연구에 따르면 7차례 이상 심어진 나무 47억 그루를 태웠다”며 “러시아 화재는 한 달 동안 스웨덴의 연간 총 배출량과 같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었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8-12 06:49:164월, 꽃들의 잔치가 끝났다. 봄꽃은 물론이고 여름에 피는 꽃들도 피기 시작했다. 아직 4월이 지난 건 아닌데 흔히 여름꽃으로 알려진 이팝나무꽃, 장미꽃이 폈다. 어느 순간 꽃들은 더 이상 계절의 순서에 따라 피지 않는다. 이 꽃들이 피고 지니 이제 다가올 것은 더위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더위가 아니라 찜통더위라 두렵다. 심지어 밤이 되어도 열기가 식지 않아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던 지난해 여름이 자꾸 떠오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녹아내리고, 시베리아 동토(凍土)가 녹아 물이 지면으로 솟아오르고 있다는 뉴스는 더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산불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작년에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중부 쿨라와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 등에서 시작된 불길은 섬 전체를 태우며 나무뿌리까지 태워 죽였다던 뉴스를 기억할 것이다. 한편 이런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자꾸 일어난다. 이탈리아인들은 유럽을 수주 동안 덮친 40도가 넘는 열기 속에서 지내야 했다. 많은 사망자도 나왔다. 가뭄은 계속되고 비는 오지 않는다. 그런데 비가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폭우로 변해 버리기 일쑤다. 급기야 지구촌 여기저기서 홍수가 발생해 국가와 지역 마을의 삶의 터전이 완전히 파괴돼 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2020년 빌게이츠는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통해 두 개의 숫자를 강조했다. 모두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우리가 기억해야 할 숫자로 '하나는 510억이고 다른 하나는 제로(0)이다.' 510억이라는 숫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우리는 매년 대기 중으로 51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높을 것이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니까.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0은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다. 지구온난화를 멈추고 기후변화로 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류는 아직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또한 기후변화가 폭염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바다가 더워지면서 폭풍 발생 빈도가 증가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기후변화가 폭풍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강한 폭풍의 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분명하다. 올여름 더위는 작년보다 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7월 하순부터 열리는 파리 올림픽 기간에 에어컨을 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확하게 어느 부분까지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뜨거운 올림픽이 될 것 같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도 지구 온도를 낮추려고 동참하니 고무적이다. 그러나 지구 온도를 낮추는 실천을 나 스스로 개인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먹을 만큼만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깊이 새겨야 한다. '일회용 물병이 사라지는 데 600년이 걸린다!' 이것 하나만이라도 머릿속에 기억하면 좋겠다. 또한 상다리 휘어지게 반찬을 올리는 것이 왕의 밥상이니, 부의 상징이니 하는 시대는 갔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먹거나 넘쳐서 해가 된 것이 많다. 작년 여름에는 기록적인 더위가 있었지만, 지구온난화로 매년 더워질 것을 고려하면 2023년 여름은 2024년 여름보다 시원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2024년은 2025년 여름보다 시원했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더 지독한 무더위를 대비하려면 이제는 각자의 일상에서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증진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와 기업은 지속가능한 농법과 친환경 소재 사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지구온난화는 늦출 수 있다. 우리는 숫자, 510억과 제로를 다시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먼 미래에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 모두의 현재다.이가희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2024-04-28 18:08:07미국이 4일(이하 현지시간) 자국 대서양 동부연안에서 전투기로 격추한 기구를 놓고 미국과 중국간 설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이 기구가 '기상관측용 비행선'으로 방향을 스스로 조종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라면서 바람에 떠밀려 궤도를 벗어나 미 영토로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의심할 바 없는 '스파이 풍선'이라면서 중국이 미 군사시설을 염탐할 목적으로 보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풍선이 격추돼 잔해가 수거되고 있어 실제로 정밀 관측 장비를 실은 '스파이 풍선'이었는지 아닌지 여부가 조만간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미 군사시설 탐지했나? 이 기구는 미 군사시설 상공을 비행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하다. 기구 특성상 천천히 이동하면서 미국 주장처럼 미 군사시설들을 조목조목 촬영했을 수도 있다. A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 풍선에 센서, 감시 장비들이 달려 있다면서 조종도 가능해 방향도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구가 처음 일반에 알려진 장소인 몬태나주는 미 서부의 핵탄두 저장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이때문에 미국은 기구 격추를 결정했다. 미 국방부를 비롯한 행정부 관리들은 이 기구가 스쿨버스 3대 크기 만한 중국 스파이풍선이라면서 약 6만피트(약 1만8600m) 상공에서 미 동쪽을 향해 날아갔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몬태나 상공에서 발견되기 이전부터 이 기구를 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이 기구가 알래스카 미 영공에 진입하기 전에 기구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다. 백악관과 국무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기구에 대해 보고받았고, 앤터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웬디 셔먼 부장관이 이 문제에 관해 1일 밤 워싱턴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미 기업연구소(AEI) 초빙연구원인 존 페라리 예비역 장군은 비록 이 풍선이 무장하지 않았다고 해도 여전히 미국에는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페라리는 이 기구가 미 영공을 비행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의 위협 감지 능력을 시험하는 용도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의 방공망 허점을 찾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중국이 고고도 첩보 위성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저주파 라디오 주파수를 탐지했을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저주파 라디오 주파수 탐지를 통해 미 무기 통신 시스템이 얼마나 다른지를 파악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페라리는 중국이 미국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면서 다음 번엔 이 풍선에 무기가 실려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바람따라 미국에 흘러들었을 수도 시애틀 워싱턴대(UW)의 대기화학 교수 댄 재프는 중국측 주장처럼 이 기구가 편서풍을 타고 미 영공에 진입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프 교수는 지난 20년간 중국 도시 매연, 시베리아 산불 매연, 고비사막 황사가 미국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편서풍이 같은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그는 편서풍을 타고 기구가 미 영공에 진입했다는 주장은 틀리지 않은 주장이라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 기구가 날아오는데 약 1주일이 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도가 더 높다면 더 빨리 날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프 교수는 또 기상관측 기구의 궤도 제어능력은 천차만별이라면서 아무런 제어능력이 없는 것부터 제한적인 제어능력이 있는 기구까지 정밀도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서풍을 타고 왔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고 해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편서풍의 성질을 이용해 미 군사시설 첩보 수집용으로 기상관측기구로 위장한 스파이풍선을 띄웠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3일 중국이 이전에도 스파이 풍선을 사용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도 두 차례 이런 일이 있었지만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2-05 18:08:46미국이 4일(이하 현지시간) 자국 대서양 동부연안에서 전투기로 격추한 기구를 놓고 미국과 중국간 설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이 기구가 '기상관측용 비행선'으로 방향을 스스로 조종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라면서 바람에 떠밀려 궤도를 벗어나 미 영토로 들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의심할 바 없는 '스파이 풍선'이라면서 중국이 미 군사시설을 염탐할 목적으로 보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풍선이 격추돼 잔해가 수거되고 있어 실제로 정밀 관측 장비를 실은 '스파이 풍선'이었는지 아닌지 여부가 조만간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미 군사시설 탐지했나? 이 기구는 미 군사시설 상공을 비행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하다. 기구 특성상 천천히 이동하면서 미국 주장처럼 미 군사시설들을 조목조목 촬영했을 수도 있다. A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 풍선에 센서, 감시 장비들이 달려 있다면서 조종도 가능해 방향도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구가 처음 일반에 알려진 장소인 몬태나주는 미 서부의 핵탄두 저장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이때문에 미국은 기구 격추를 결정했다. 미 국방부를 비롯한 행정부 관리들은 이 기구가 스쿨버스 3대 크기 만한 중국 스파이풍선이라면서 약 6만피트(약 1만8600m) 상공에서 미 동쪽을 향해 날아갔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몬태나 상공에서 발견되기 이전부터 이 기구를 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이 기구가 알래스카 미 영공에 진입하기 전에 기구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다. 백악관과 국무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기구에 대해 보고받았고, 앤터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웬디 셔먼 부장관이 이 문제에 관해 1일 밤 워싱턴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미 기업연구소(AEI) 초빙연구원인 존 페라리 예비역 장군은 비록 이 풍선이 무장하지 않았다고 해도 여전히 미국에는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페라리는 이 기구가 미 영공을 비행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의 위협 감지 능력을 시험하는 용도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의 방공망 허점을 찾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중국이 고고도 첩보 위성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저주파 라디오 주파수를 탐지했을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저주파 라디오 주파수 탐지를 통해 미 무기 통신 시스템이 얼마나 다른지를 파악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페라리는 중국이 미국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면서 다음 번엔 이 풍선에 무기가 실려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람따라 미국에 흘러들었을 수도 시애틀 워싱턴대(UW)의 대기화학 교수 댄 재프는 중국측 주장처럼 이 기구가 편서풍을 타고 미 영공에 진입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프 교수는 지난 20년간 중국 도시 매연, 시베리아 산불 매연, 고비사막 황사가 미국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편서풍이 같은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편서풍을 타고 기구가 미 영공에 진입했다는 주장은 틀리지 않은 주장이라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 기구가 날아오는데 약 1주일이 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도가 더 높다면 더 빨리 날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프 교수는 또 기상관측 기구의 궤도 제어능력은 천차만별이라면서 아무런 제어능력이 없는 것부터 제한적인 제어능력이 있는 기구까지 정밀도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서풍을 타고 왔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고 해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편서풍의 성질을 이용해 미 군사시설 첩보 수집용으로 기상관측기구로 위장한 스파이풍선을 띄웠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3일 중국이 이전에도 스파이 풍선을 사용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도 두 차례 이런 일이 있었지만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2-05 08:26:48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델타 등 각종 우려 변이의 연이은 발생으로 지구촌은 힘겨운 2021년 한 해를 보냈다. 각국의 봉쇄령은 전세계 경제를 위협하며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야기했고, 이는 물류대란으로 번져 큰 불편함을 낳았다. '백신 무용론'속에서도 알약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실낱같은 희망은 계속됐다. 화이자와 머크가 알약 형태의 경구형 치료제를 개발해 코로나19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미국에서는 올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제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해부터 안으로는 극심한 정치 갈등과 추락하는 지지율에, 밖으로는 중국·러시아와의 치열한 패권 다툼에 부심해야 했다. 미군이 9·11 테러 이후 20년 동안 가장 긴 전쟁을 치렀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미군 사망자 2300명과 부상자 2만명을 남겼고, 2조 달러(약 2230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분해됐다면서 "(전쟁)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에 '제로금리' 저물어 국제 경제 분야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화두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서방 통화정책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더욱 두드러졌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면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6월로 예상됐던 테이퍼링 종료시점이 내년 3월로 단축된다. 아이폰과 자동차, 밀크쉐이크와 요소수에 이르기까지 올해 공급망 충격 또한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코로나19 백신보급 이후 수요는 빠르게 반등한 반면 생산은 더디게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각국 정부는 비용 절감 대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정책 우선순위를 빠르게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구도를 비롯한 지정학적 갈등이 내년 경제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초강대국 패권 경쟁이 유난히 격화했다. 고래들의 싸움터가 된 대만과 우크라이나는 급기야 전쟁 발발까지 우려해야 할 위험지역으로 변했다. 중국은 올 한 해 수백 차례 전투기와 수송기 등을 동원해 타이완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입했다.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침공이 가능하다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이 고수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한다면서도 상·하원 의원단 방문 등으로 타이완 당국과 공식 교류를 이어가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화석연료 퇴출 가속 미국은 지난 7일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이 내세운 건 인권 문제다. 백악관은 신장·위구르지역 인권탄압 문제를 내세워 외교적 보이콧을 강행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미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력 조치를 취해왔다. 미국 내 정치권에서도 신장과 홍콩 인권문제를 들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거론됐다. 중국은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하자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잘못된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성토했다.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이 정면대립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병력 10만 명을 집결시켰다. 내년 초 17만 5000 명의 병력을 동원해 침공을 강행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관측도 나왔다. 러시아의 위협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토의 동진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과 유럽의 동맹국들이 강력한 경제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경쟁에 초점을 둔 미국에게 우크라이나 위기는 지난 8월 탈레반 정권 재출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럽안보 현실도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는 설상가상의 도전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관리들은 러시아군의 침략시 추가 대러 경제 및 금융 제재 등 강경책을 강구할 것이라 경고하지만 공식적으로 구체적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올해도 지구는 몸살을 앓았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산불·홍수 등 기상 이변이 속출했다. 각국 지도자들이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화석 연료 퇴출 합의에는 실패했다. 지난 여름 독일 등 서유럽에선 '100년만의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수백명이 숨지고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상기온은 산불로 이어져 미국 캘리포니아, 그리스, 터키, 시베리아 등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미국 중부에선 주로 봄에 일어나는 토네이도(회오리바람)가 12월에 발생하며 100명이 넘게 희생됐다.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200여개국이 참가해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확고히 하며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석탄 퇴출'에서 목표를 낮춰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실효성 논란도 나왔다. ■전기차 시대·민간우주 여행 도래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업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직접 충전소를 구축하며 전기차에 이어 인프라 경쟁에 나섰다. 고속 충전기 확대로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 테슬라에 맞서 폭스바겐과 GM 등도 충전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이다. 테슬라는 향후 2년간 글로벌 고속충전소 규모를 3배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맞서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북미에 고속충전기 3500대를 설치하고 중국에 1만7000대, 유럽에 1만8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BP(영국), 이베르드롤라(스페인), 에넬(이탈리아) 등의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한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유럽에 총 4억유로(약 54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억만장자들의 우주 경쟁 시대도 본격화됐다. 지난 7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여행 기업 버진갤럭틱을 통해 자신을 포함한 6명의 민간인을 태운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9일 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블루오리진의 우주 로켓 '뉴 셰퍼드'에 탑승해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지난 9월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들만 탑승한 우주선 발사에 최초로 성공했다. '빌리어네어(억만장자)'로 불리는 세계 부호들이 자존심 경쟁이 본격적인 우주 시대를 열었다. 독일에서는 올라프 숄츠 독일 신임 총리 취임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16년여간 임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스스로 총리직에서 내려온 메르켈 총리는 2005년부터 16년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독일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나아가 세계를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12-26 17:21:35[파이낸셜뉴스] 국제공동연구진이 최근 이상고온 현상으로 미국 등 중위도권의 대형 산불이 북극에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산불의 부산물들이 눈이나 얼음 위에 쌓였을 때, 표면의 반사도를 낮추고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극지방이 녹는 것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극지연구소는 북아메리카 산불의 흔적을 그린란드에서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강정호 박사팀은 울산과학기술원,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등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그린란드 북서부의 눈 시료에서 레보글루코산을 확인하고 주요 출처로 북아메리카를 지목했다. 레보글루코산은 산림이 300℃ 이상에서 탈때 생기는 화학물질로 산불발생을 알려주는 대표적 물질이다. 이 물질은 바람을 타고 수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의 눈에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도별로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를 분석했다. 그결과 북아메리카에서 산불 피해가 컸던 2004년의 눈에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다른 해보다 최대 8배 이상 높았다. 북아메리카의 산불이 그린란드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은 인공위성에서도 확인됐다. 산불로 배출된 일산화탄소가 동쪽으로 이동해 그린란드에 도달하는 과정이 포착된 것이다. 반면, 시베리아 산불의 영향은 미미했다. 2003~2009년 중 시베리아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 불에 탔던 2003년에 그린란드 북서부에는 같은 기간 평균보다 적은 양의 레보글루코산이 쌓인 것으로 분석됐다. 식생 차이로 북아메리카에서 발생한 산불보다 대류권 상부까지 내보내는 물질이 적었고, 이를 운반하는 대기의 흐름 방향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눈 시료는 우리나라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동 심부빙하시추 프로젝트 NEEM에서 확보했고, mL당 수십~수천pg (1pg = 1조분의 1 g)에 불과한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최신 질량분석기술도 활용됐다. 극지연구소 강정호 책임연구원은 "초극미량으로 기록된 이상기후현상의 흔적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기후변화가 가까운 미래에 어떤 형태와 규모로 극지방에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7-26 10:36:26기후변화로 전 세계가 홍역을 앓고 있다. 얼마 전 100년 만의 대홍수로 독일과 벨기에에서 200여명이 숨졌다. 반면 열돔에 갇힌 북미 서부는 대가뭄까지 겹쳐 바짝 말라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는 한 달째 산불로 타들어가고 있다. 이 같은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의 결과라는 게 정설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100년 동안 인류가 온실가스를 늘려 지구 평균온도를 약 0.8도 상승시킨 대가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산업혁명 이후 과다 사용해온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등이 주범으로 꼽힌다. 그래서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됐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게 협약의 핵심 목표다. 물론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거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17세기에도 소빙하기를 겪었듯 지구 온도는 수십억년 동안 오르락내리락해왔다는 게 회의론자들이 내세우는 근거의 일부다. 아예 지구온난화 허구론을 펴는 이들도 없지 않다.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어느 입장을 취하든 기상이변으로 인한 작금의 지구촌 참상을 누가 부인할 건가. 세계에서 가장 추운 곳인 시베리아 동부가 불타고 있을 지경이니 말이다. 러시아 사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와 인근 50개 마을 주민들은 산불 연기로 한 달째 눈물만 흘리고 있다고 한다. 영국 가디언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이 상황을 '에어포칼립스'라고 요약했다. 공기(air)와 종말(apocalypse)을 합친 신조어로, '공기 오염으로 인한 대재앙'을 뜻한다. 시베리아의 눈물이 장차 전 세계인의 고통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니 문제는 더 심각하다. 화마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숲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산불의 열기가 '영구동토'에 저장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방출케 할 가능성도 커졌다. 더 늦기 전에 지구촌 전체가 합심해 탄소중립이란 대장정에 나설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1-07-22 18:55:492020년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와중에 갈등과 분열이 극명했던 한해였다. 각국 정부는 팬데믹 불황을 이기기 위해 유례없는 돈풀기 전략에 나섰고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국과 중국, 인도, 유럽 열강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에 감탄하면서도 팬데믹보다 이익을 먼저 챙기며 다퉜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선 이후 부끄러운 다툼이 계속됐다. 물론 최초로 민간 우주여행이 시작되고 중동의 해묵은 갈등이 녹아내리는 등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창궐과 더불어 급격한 기후변화같은 범지구적인 재난이 겹치면서 가슴이 답답한 한해였다. ■코로나19와 맞선 전세계 파이낸셜뉴스가 선정한 2020년 세계 경제·사회 뉴스 1위는 코로나19 팬데믹 탈출을 위해 각국이 쏟아낸 천문학적인 금액의 경기부양책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주요국 정부가 제시한 팬데믹 경기부양책 규모는 최소 12조달러(약 1경3234조원)에 이른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각한 미국은 국민에게 직접 현찰을 쥐어주는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5차례에 걸쳐 3조6000억달러(약 3989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꺼내들었다. 이는 미 정부의 평균 1년치 예산과 비슷한 액수다. 미국만큼이나 심각한 피해를 입은 유럽연합(EU) 역시 7500억유로(약 986조원)의 경제회복기금을 마련했다. 2위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경쟁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172개의 백신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며 이 중 61개가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과 10월에 세계 최초로 자체 제작한 백신을 승인했으나 3차 임상을 건너뛰었다. 임상을 전부 마친 백신 가운데 최초로 승인과 함께 접종에 들어간 백신은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이었다. 경쟁사 모더나 역시 이달 화이자 백신에 이어 미국에서 승인을 얻었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 가까운 국가지만 올해 상반기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해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K방역'은 8위에 올랐다. 한국의 K방역은 모범적인 코로나 대응 사례로 칭송받았지만 이달 3차 대유행으로 환자가 급증하자 지난 가을 느슨한 방역 때문에 초기 성과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중갈등·대선불복·브렉시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열강들은 팬데믹 와중에도 패권 다툼을 이어갔다. 1년 내내 공방이 치열했던 미중 갈등은 4위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중국의 책임으로 돌리며 거세기 중국을 몰아붙였고 중국 동영상 SNS 틱톡의 미국 영업을 제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는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IT 대기업 퇴출을 서두르는 동시에 중국의 소수민족 및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을 문제 삼아 연달아 제재를 가했다. 갈등은 미국 안에서도 불거졌다. 미 대선 불복이 5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팬데믹으로 우편투표 비중이 높아지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선거 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패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바이든은 트럼프의 불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4년간 트럼프 정부의 '미국제일주의'를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동맹과 다자주의 무역을 강조하며 국제사회를 이끄는 지도력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나마 대서양 건너편에서는 극적인 갈등이 막판에 일단락되었다. 내년부터 유럽연합(EU)과 결별하는 영국은 올해 초 EU를 탈퇴(브렉시트)했지만 미래 관계 협상을 놓고 1년 내내 EU와 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추가 합의 없이(No deal·노딜) 무역관계가 끊어지는 위기에 몰렸으나 24일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이로써 국민투표 이후 4년 넘게 표류하던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됐다. 브렉시트 종결이 올해 세계 뉴스 6위에 올랐다. 전세계 지역분쟁은 10위에 올랐다. 오랜 시간 국경분쟁을 벌였던 중국과 인도는 지난 6월 본격적으로 충돌해 인명피해를 냈다. 국경지대에는 45년 만에 다시 총성이 울렸고 인도는 중국과 경제적 협력 관계를 끊은 뒤 미국 등 서방 세계와 접촉을 늘렸다. 또한 전세계 각지역에선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됐다. 다만 올해는 이스라엘의 아랍국들과 국교 정상화로 중동에서 해묵은 갈등이 풀리는 실마리가 발견됐다. 1948년 건국 이후 주변 아랍 국가와 4차례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은 지난 9월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국교 정상화에 성공해, 올해 7위 뉴스를 장식했다. 이스라엘은 이후 수교국을 늘려가며 앙숙으로 지냈던 아랍국들과 차례로 화해에 나섰다. ■기후변화속 우주개발 인류는 중대한 도약에도 불구하고 심각해져가는 기후 변화를 막지 못했다. 기후 변화가 올해 글로벌 뉴스 3위였다. 올해 대서양에서는 역대 최대인 30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한국과 중국, 일본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유럽은 팬데믹과 함께 폭염에 시달렸고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역대 무더위 순위 3위안에 들어간다고 추정했다.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받는 호주 산불로 코알라 6만여 마리가 타죽었다. 시베리아의 동토층과 극지방의 얼음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시 면적 5배에 해당하는 아마존 밀림이 사라졌다. 이에 미국의 바이든은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를 선언했으며 EU는 이달 발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성과는 9위에 올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역사상 최초로 민간에서 제작한 우주선에 우주인 2명을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냈다. 머스크는 앞으로 우주 화물선 등 정기적으로 우주를 오가는 노선을 운행하겠다고 밝혔으며 머스크의 성공 덕분에 보잉이나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우주기업들의 사업 전망이 밝아졌다. 중국도 탐사선 창어5호가 구 소련 이후 44년만에 달에서 토양을 가져오는 성과를 내면서 우주시대 개막에 동참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12-27 16:54:23올해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19, 최장기간 장마 등으로 안갯속을 헤매는 것처럼 불안하다. 지인들과 함께 먹는 저녁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작은 일상들을 누리기 어렵게 됐다. 그로 인한 경제생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세계 곳곳이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신음한다. 호주와 시베리아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미국도 대형산불과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의 중남부 지역은 홍수로 난리가 났다. 2019년 10월 영국의 가디언지가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기후위기(Climate Crisis)'로 바꿔 부르기로 한 지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기후위기라는 경고가 더욱 생생히 다가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아직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평도 내놓고 있다. 초유의 기후위기로부터 우리의 일상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제·사회구조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은 물론이고 이에 따른 새로운 전략도 다시 짜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이에 환경부는 녹색전환 가속화를 위한 그린뉴딜 사업의 본격적 이행과 환경안전망 강화를 최우선에 두고 2021년도 예산안을 마련했다. 9월 3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환경부 예산 및 기금안은 총 11조777억원이다. 여기에는 그린뉴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예산이 대폭 반영됐다. 환경부는 그린뉴딜 주무부처로서 올해 시작된 그린뉴딜 사업들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4조5000억원 규모의 그린뉴딜 관련 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는 정부 전체 그린뉴딜 예산안 8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걱정 없는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내년에는 전기·수소자동차 보급과 충전시설 기반 구축에 1조5597억원을 투자한다. 우리가 사는 도시의 기후변화 회복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에도 2022년까지 총 2907억원을 투입한다. 기후환경 선도 분야에 해당하는 수열에너지, 청정대기, 생물소재 클러스터 조성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녹색 선도 유망기업 육성을 위한 기업별 맞춤형 지원예산도 대폭 확충했다. 도시 안에서 누구나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 생태축 복원사업 규모도 늘렸다. 그린뉴딜과 함께 환경안전망을 강화하는 데도 재정투자를 집중했다. 장마, 집중호우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빠르고 정확한 홍수예보 시스템이 도입된다. 스마트한 댐 안전관리, 수재해 인공위성 연구개발 등에도 매진한다. 이 같은 수재해 대응분야에 2368억원을 편성했다. 국민이 더 안심하고 물을 마시고 사용할 수 있도록 상하수도 관망 관리를 혁신하는 데 1조598억원을 편성했다. 올여름 발생한 수돗물 유충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2022년까지 1411억원을 투자, 정수장 내 유충 유입·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위생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2021년부터는 올해 2월 발사된 천리안 위성 2B호로부터 받은 정보로 미세먼지 생성과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활용한다. 아울러 비대면 감시도 과학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드론·비행선 등 차세대 원격감시 장비를 도입한다. 미세먼지 취약지역에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측정하고,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쉼터를 조성할 것이다. 환경부는 2021년도 예산안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담고자 노력했다. 이런 노력은 경제·사회 구조 패러다임 전환을 견인하고, 국민이 안전한 생활을 누리며 소소한 행복을 되찾는 성과로 되돌아올 것이다.홍정기 환경부 차관
2020-09-06 16: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