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이집트 '아스완' ②알 와디 알 가디드 사막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아부심벨에 다녀온 아스완의 마지막 날, 배낭족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를 찾아갔다. 네비를 따라 심상치 않은 골목골목을 들어갔다가 결국 막다른 길에서 차를 어렵게 돌려야했다. 쓰레기가 가득한 험해 보이는 동네에서 겨우 빠져나와 헤메다가 겨우 예약한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동네 분위기와는 달리 숙소는 4층 건물에 옥상에 설치한 텐트에서 잘 수도 있었고 1층 야외 공간에는 히피족들이 좋아할듯한 알록달록한 의자와 테이블이 있었고 각층의 도미토리도 깨끗한 편으로 나름 예쁘게 잘 꾸며놓았다. 하지만 같은 방 건너 침대의 손님이 늦게까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메세지를 주고받고 있어서 무음이나 진동이 아닌 소리로 계속 알림음이 띵동띵동 울려 많이 불편했다. 참다참다 다가가서 무음모드로 해달라고 부탁하니 그제서야 핸드폰을 놓는다. 일찍 잠을 자서 인지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조용히 짐을 챙겨 숙소를 나와 새벽 5시에 출발한다. 아스완을 떠나 이제부터는 카이로를 향해 북쪽으로 올라간다. 남쪽으로 내려올때는 도로상태며 주행시간에 감이 안와 넉넉잡아 룩소르까지를 2박3일에 걸쳐 내려왔다. 하지만 갈때는 이집트 고속도로가 대략 파악이 되었으니 아스완에서 카이로까지 약 911km(12시간)의 훨씬 긴 거리지만 중간에 소하그에서 하룻밤 머물고 이틀에 나눠 이동할 계획이다. 소하그까지는 약 400km(5시간)걸리는데 이번에는 웨스트뱅크, 나일강 서쪽의 안가본 길로 가기로 했다. 모랫빛 사막에서 뜨는 일출은 특별한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알 와디 알 가디드(Al Wadi Al Gadid)사막을 통과한다. 한참 달리고 있는데 앞쪽에 낮은 사암 언덕들이 보인다. 가까와질수록 구불구불 이어진 언덕들에서 범상치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도로 상태는 갑자기 안좋아져서 아스팔트에 난 구멍을 요리조리 피해야했지만 길 양옆에 인디아나 존스가 나오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그런 협곡이 펼쳐지자 눈이 휘둥그래졌다. "우와, 여기 뭐야?" 몇 천년 전의 고대문서나 유물들이 숨겨진 동굴들을 품고 있는 협곡 같았다. 기기묘묘한 지형들을 보니 옛 이집트 성전 건축가들이 왜 그런 형태의 신전과 기둥과 스핑크스들을 만들었는지 알것 같았다. 자연이 조각한 사암협곡의 형상에서 바로 고대의 건물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저런 많은 나라를 다니고 멋진 장소들을 많이 다녀봐서 웬만한 장면엔 쉽게 감탄이 나오지 않는 우리지만 이곳은 정말 도로가 좀 안좋다는 것 외엔 모래언덕과 세월과 바람이 만든 걸작을 감상하며 다닐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탄이는 이전까지 최고로 꼽았던 흑해 남부의 해안도로도 잊어버렸다고 농담할 정도로 여기가 일등이라고 했다. 굽이굽이 커브를 돌때마다 새로운 볼거리가 펼쳐진다. 이쪽은 패키지여행으로 오면 절대 올 수 없는 곳으로 우리말고는 거의 화물차들만 지나다닌다. 엄청난 크기의 돌덩어리를 싣고 나르는 트럭들이 옆을 지나간다. 이 근처에서 채석을 해서 이집트 각지로 나르는 것 같았다. 자유여행은 책임질 일이 많아 스트레스도 크지만 이렇게 생각지 못한 선물같은 풍경도 종종 만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길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워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마음껏 감상을 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신전이 될수도, 성벽이 될수도, 파라오 석상이나 스핑크스 석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멋진 협곡, 세월이 만든 걸작이다. 이런 멋진 볼거리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관광지로 개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강 동쪽에 있는 룩소르가 워낙 유명해서 이쪽으로는 관심갖는 사람이 없나보다. 지금까지 이집트에서 본 많은 신전들도 볼만했지만 신이 만든 자연 그대로의 성전의 느낌이 드는 이곳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히 이 곳을 보러 이집트에 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30여분을 우와, 우와 감탄을 하며 협곡 드라이브를 했다. 오후 5시쯤 소하그에 도착했다. 인구 14만명의 제법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로포장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관광지가 아닌 곳은 정부의 관심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었다. 길가에 야채와 과일을 쌓아놓고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내렸는데 말이 안통한다. 가지고 있는 이집트 돈을 내밀고 사고싶은 것을 가리켰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무 작은 단위의 지폐를 내밀었었는데 딸기 400원, 오렌지 400원어치가 비닐봉투 2개 가득 묵직하다. 오렌지를 세어보니 8개나 된다. 한개에 50원? 말도 안된다. 완전 득템한 기분으로 예약해둔 호텔을 찾아갔다. 시장 골목을 지나고 이런 곳에 호텔이 있을리가~ 의심을 하며 찾아간 곳에 거짓말처럼 떡하니 예약한 호텔이 있었다. 다행히 주차도 가능하고 시설도 나쁘지 않아 하룻밤 잘 쉬었다 갈 수 있었다. 혹시나 또 아침에 경찰이 대기하고 있지는 않을까 긴장했지만 이곳은 민야보다 훨씬 큰 도시라서 그런지 그런 일은 없었다. 단지 시장상인들의 커다란 화물차가 우리차 앞을 막고 잔뜩 주차를 해놓아 출발이 조금 늦어졌다. 차를 빼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카이로를 향해 출발한다. 사막 고속도로를 달려 카이로에 도착했다. 스모그로 뿌연 공기와 공중에 날아다니는 쓰레기들을 보니 카이로에 다시 왔구나 싶다. 카이로에서의 숙소는 탄의 바람대로 피라미드가 보이는 곳을 예약했다. 다른 숙소보다 가격이 비싸고 방 상태는 별로지만 방에서 창문을 열면 피라미드가 너무도 바로 앞에 보이고 옥상에 올라가면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어, 앉아서 피라미드를 손에 닿을듯이 가까이 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옥상에 올라가니 중동식 차와 편의점에서 팔것같은 비닐포장의 빵을 주었는데 뭐 안주는 것보다 낫다하며 피라미드 뷰를 감상하며 잘 먹었다. 저녁때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신 황선생님을 만나러 카이로 시내로 찾아갔다. 이집트에서 가장 불안하고 힘들었던 순간에 걱정할 것 없다는 것을 알려주신 고마우신 분을 실제로 뵈니 너무너무 반갑고 좋았다. 40년간 카이로에서 현지인들을 위한 좋은 사업을 하시는 사라선생님과 다른 여러 한인교민분들을 만나 한국 식당에 가서 식사도 하고 현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카이로 국제공항에 가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튀르키예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 안녕 이집트. 2주간 많은 것을 보여줘서 고마워. 바쁜 일정으로 부지런히 다닌 이집트의 한달같은 12일이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pTGs6PPtQb0?si=1InNLeJINEEt9501>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21 16:17:13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가 9일부터 나흘간 이어진다. 음력 설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한 해가 시작되는 만큼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객지 생활을 하는 청년들, 또는 일찌감치 일가를 이룬 중장년층도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익숙한 정취 속에 숨 고르기를 한다. 혹 연휴 기간 국내 여행을 계획한다면 옛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레트로 명소를 둘러보는 건 어떨까. 그때 그 시절의 흔적을 생생하게 품은 공간에서 나만의 특별한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설 연휴에 가볼만한 곳으로 SNS에서도 입소문이 난 레트로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드라마 '응팔' 속 그곳, 동광극장 경기 동두천에 위치한 동광극장은 1959년에 문을 열었고, 1986년부터 고재서 대표가 운영 중이다. 지난 2015년에 방영한 tvN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2018년 유튜브 채널 '와썹맨' 방송에 나오며 '와칸다 극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 12선'에 들었다. 동광극장은 전국에서 유일한 단관 극장이다. 살아 있는 극장 박물관이자 세대를 넘나드는 현재 진행형 레트로 극장이라 할 수 있다. 휴게실에는 1980년대 구입해 20여년간 사용한 영사기와 옛날 극장에 있던 수족관이 눈에 띈다. 드라마 세트장 같은 분위기 덕에 내부 곳곳이 포토존으로 쓰인다. 283명을 수용하는 상영관 내부는 가죽 의자와 멀티플렉스 특별관에 있는 리클라이너를 갖췄다. 일부 좌석은 테이블과 보조 받침대 등이 있어 음료를 즐기며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옛 영광을 간직한 철암탄광역사촌 강원도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주거 시설을 복원·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한 1970~80년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지다. 철암의 영화(榮華)가 이곳에서 하나둘 전개된다. 철암탄광역사촌은 11개 건물 가운데 페리카나, 호남슈퍼, 진주성, 봉화식당 등 총 6개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입장료는 없다. 1970년대 서울 명동 만큼 붐비던 호황기 탄광촌은 도시의 확장 속도를 건축이 따라가지 못해 증축을 거듭했다. 철암천 쪽으로 확장해 지층 아래 공간을 마련하고, 건물을 지지하기 위해 까치발처럼 기둥을 만들었다. 이곳이 '까치발 건물'로 불리는 까닭이다. 광부들이 모여 살던 산동네에 오르면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과 쇠바우골 탄광문화장터, 철암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젊은 공예가들이 만들어가는 규암마을 충남 부여에 위치한 규암마을은 과거 나루터와 오일장을 중심으로 번성했으나, 1960년대에 백제교가 생기며 쇠퇴했다. 사람들이 떠나고 빈집, 빈 상가가 남은 마을에 공예가들이 점차 모여들면서 레트로 여행지로 거듭났다. 규암마을을 널리 알린 건 책방세간이다. 80년 된 담배 가게를 허물지 않고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공예 디자이너 출신인 박경아 대표는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한옥 등을 만들고, 네 공간이 들어선 거리를 '자온길'이라 이름 붙였다. 또한 부여군은 123사비공예마을을 운영하고 규암마을에 흩어져 있는 12개 공방을 지원한다. 123사비창작센터와 123사비레지던스를 통해 청년 공예인에게 작업실과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123사비'라는 이름에는 123년에 이르는 사비 백제 역사를 바탕으로 공예인의 손길을 따라 새롭게 태어나는 규암마을이 되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123사비아트큐브&전망대에서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플리마켓 등이 3월부터 열릴 예정이다. ■낡은 건축물, 여행 명소로 탈바꿈한 군위 대구 최북단에 자리한 군위는 레트로 여행지로 그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역사(驛舍), 학교, 농가 등 인구가 감소하며 자연스럽게 쓰임을 다한 낡은 건축물들이 여행 명소로 재생한 덕분이다. 그중 화본역과 추억의 테마 박물관 '엄마아빠어렸을적에'가 군위의 로컬관광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화본역은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한 역사 내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30년대 말에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급수탑, 화본역 시비, 폐차한 새마을호 동차를 활용한 레일카페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화본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한 농촌문화 체험장으로, 1960~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해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교실과 문방구,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을 재현하고,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달고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근대사 품은 군산 시간여행마을 전북 군산 시간여행마을에서는 다양한 근대건축물을 비롯해 1980~90년대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골목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는 군산의 근대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왼쪽에는 옛 군산세관 본관을 활용한 호남관세박물관이 자리한다. 또 오른쪽으로는 옛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을 보수·복원한 군산근대미술관과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을 활용한 군산근대건축관이, 이들 뒤쪽에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군산에서는 일제강점기에 건립한 반원형의 터널 해망굴을 거쳐 1998년 개봉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 과거 일본인 부유층 거주지로서 신흥동에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 에도시대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 동국사도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이외에 신흥동 산비탈에 자리한 말랭이마을이 레트로 여행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빈집이 미술관과 책방, 공방으로 하나둘 바뀌면서 낡은 듯 이색적인 매력으로 채워가는 중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2-08 16:33:37[파이낸셜뉴스] 생후 32개월 된 아이가 식당의 식탁 아래에 난 구멍에 손을 넣었다가 다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는 아이 엄마의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다. "아이 손 다쳤는데 주인 사과 한마디 없다" 뿔난 엄마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32개월 된 아이 엄마인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식당에 갔다가 테이블에 아이 손을 긁혔는데 주인이 사과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아이는 의자에 앉아있었고, 저는 밥을 먹이고 있었다”며 “아이가 테이블 밑 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피가 났다. 아이 손이 저 위치에 닿는 걸 어른 눈높이에서는 안 보였다”고 말했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식탁 밑에 500원 동전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다. 그는 “(식당 주인에게) 여기 위험한 게 있다고 말하면서 반창고 있냐고 물어보니까 직접 사 오라고 말을 기분 나쁘게 하더라”면서 “(식당 측은)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 배상 청구 가능한가. 아이 다치기 전까지는 저곳에 구멍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본인은 모르나본데 맘충" vs. "성인 다쳐도 손배 가능" 네티즌 찬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식당 측 책임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노키즈존이 생기는 거다”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사과나 배상을 따져야 할 상황은 아니다” “본인은 잘 모르지만 ‘맘충’이다” 등 비판적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식당 기물에 다친 거라 배상받을 수 있으니 당당하게 요구하라” “성인도 길 가다가 도로가 파였거나 식당 턱을 못 보고 넘어지면 배상 가능한데 ‘아이’가 붙으면 날카로워지는지 모르겠다” 등 A씨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아이라서 ‘맘충’이라고 하시는데 어른들이 식당 가서 보이지 않는 모서리에 날카로운 게 튀어나와서 다쳐도 식당에 아무 말 안 하실 거냐. 식당이 사과 안 해도 괜찮냐”며 “다들 대인배시다”라고 불쾌해했다. 그러면서 “아이 밥 먹고 있을 때 팔이라도 묶어놔야 했나 보다. 다들 아이들이 밥 먹을 때 팔 하나 안 움직이는 목석인가 보다”라며 “애가 일부러 그 구멍에 손을 넣고 다쳤다는 둥 그 구멍에 손 넣으면 다칠 거 알고 아픈데 손 넣는 의도적인 32개월 아이도 있나 보다”라며 억울해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05 07:14:44[파이낸셜뉴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된 첫날 서울 도심 곳곳은 화창한 봄날씨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심스럽게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 시민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정부는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45일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그동안 문 닫았던 일부 시설들은 영업을 재개하고 행사와 모임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전제로 허용됐다. ■"더운 날씨에 마스크 쓰기 힘들어" 6일 서울 여의도 한 대형 쇼핑센터에선 코로나19 생활 방역수칙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었다. 쇼핑센터에 방문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입구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뿌리고 들어가는 시민도 자주 눈에 띄었다. 쇼핑센터 내에 위치한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는 손님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일부 테이블을 빼놓은 상태였다. 유명 음식점은 손님이 붐비기도 했지만 식사를 마친 시민들은 서둘러 마스크를 착용하고 밝은 표정으로 식당을 나섰다. 여의도공원과 한강 인근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자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거리를 싸들고 나온 직장인과 돗자리를 깔고 소풍을 나온 시민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정오를 기준으로 시민들이 몰릴 것을 예상한 상인들은 돗자리와 그늘막을 팔 준비에 분주했다. 사람들이 몰리고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생활 속 거리두기는 다소 느슨해지는 모양새였다. 야외라는 환경을 의식한 듯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늘었고, 저마다 손에 일회용 커피잔을 든 회사원들은 마스크를 턱 밑까지 내린 채 대화에 열중했다. 회사원 김모씨는 "확진자가 감소하다 보니 마음이 풀어진다"며 "날씨가 더워서 마스크를 5분만 써도 땀이 난다. 점심시간 잠시라도 마스크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와 산책 나왔다는 60대 이모씨는 "지금 주위를 돌아보라. 마스크 안 쓴 사람 많지 않나"고 반문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유행 가능성 경고…지침 잘 지켜야" 생활 속 거리두리가 이행되면서 그동안 잘 지켜졌던 방역수칙에 구멍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일선에서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은 마스크를 구매하는 시민이 감소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가 공적마스크 판매를 일주일에 3장으로 늘렸지만 '마스크 부족'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스크 알림앱을 통해 나타나는 마스크 재고 상황은 넉넉한 편이다. 굳이 약국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편의점 등에서도 마스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약사 이모씨는 "마스크 재고가 넉넉해진지 오래됐다"며 "시민들이 마스크를 오래 사용하는 법을 익히기도 했지만 구매자가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 마스크 5부제를 하지 않아도 마스크가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아직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총리는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발표했지만, 우리들의 실생활 속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당부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0-05-06 14:15:31[고양=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고양시 코로나19 확진자는 3월31일 기준 총 27명이다. 이 중 해외 입국자가 14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고양시는 해외 입국자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위해 4월1일부터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해외 입국자는 공항리무진버스(7400)를 이용해 킨텍스 캠핑장 소재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거처에서 대기한다. 고양시는 4월2일 자가격리자 가족을 위해 호텔인 소노캄고양과 ‘안심숙소 이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임시거처를 대상으로 도서단체 대출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외에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 운영, 화상진료 도입, 길거리 손세정대 설치 등 고양형 비상대책으로 코로나19와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3일 “방심하면 작은 구멍에 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각오 아래 성숙한 시민의식과 한 발 앞선 우리 시만의 차별화된 대책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반드시 빠른 시일 내애 극복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 킨텍스 선별진료소, 몽골텐트-카라반 이용 킨텍스 선별진료소와 임시거처는 킨텍스 제2전시장 뒤 3만9000㎡ 면적의 캠핑장에 마련됐다. 이곳에는 카라반 16대, 텐트 30동, 몽골텐트 5개 동이 들어섰다. 선별진료소는 몽골텐트를 활용해 접수대기 3동, 검체채취 1동, 보호복 탈의실 1개동 등으로 구성됐다. 검사 받고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대기하는 임시거처는 캠핑장 내부 카라반 16대, 텐트 30동을 활용했다. 텐트 30개 동은 온열매트, 침낭, 테이블, 체어 등 장비를 구비해 수용 인원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카라반은 대당 6명이 수용 가능하지만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자 대당 1명씩 수용했다. 16대 중 14대는 격리시설로 운영하고, 2대는 관리자 휴게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간에는 보건소 직원 10명, 보안업체 5명, 방역업체 2명 등 17명이 근무하고, 야간에는 보건소 직원 2명, 보안업체 직원 4명 등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캠핑장 내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고양도시관리공사에서 시설 관리직원을 일부 배치하고, 경찰관도 킨텍스 캠핑장 외부에 상주하고 있다. ◇ 해외입국자 코로나19 검사…1036명 검체검사 진행 모든 해외 입국자는 입국 즉시 킨텍스 내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발열체크와 호흡기증상 유무 확인을 거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이후 임시거처에 입소해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9시간에서 최대 21시간을 대기한다. 다음날 검사결과가 통지될 수 있기 때문에 캠핑장 내에서 숙박이 가능토록 준비했다.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 국가지정병원으로 이동해 입원치료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차 또는 고양시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귀가버스를 이용해 자택 도착 후 14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4월 20일 기준, 캠핑장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해외 입국자 수는 총 1081명으로, 검사자 수는 1036명, 입소 인원은 120명이며 그동안 총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 해외입국자 격리시설 내국인 ‘무료’ 외국인 ‘50% 부담’ 해외 입국자 중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자.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자가격리가 의무화됐다. 고양시는 이에 따라 한국스카우트연맹 서삼릉훈련원과 킨텍스 캠핑장 두 군데에 임시거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용수요 증가로 4월12일부터 해외 입국자 중 외국인의 시설이용 비용부담을 결정했다. 4월9일 기준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는 총 861명으로 이 중 약 8%에 해당하는 69명이 외국인이다. 3월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외 입국자가 격리시설을 이용하는 경우 내-외국인 관계없이 이용비용을 징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4일 간 임시거처 이용 시 1일 10만원씩 총 140만원을 징수하고, 징수비용은 시설 운영에 우선 충당한다. 고양시는 이를 근거로 4월10일 격리시설 이용비를 내국인은 무료로, 외국인은 한국스카우트연맹 서삼릉 훈련원의 경우 1일 6만원의 50%인 3만원을, 킨텍스 캠핑장의 경우 7만원의 50%인 3만5000원을 부담으로 결정했다. ◇ 안심숙소 협약- 모둠책 서비스, 자가격리자 배려↑ 고양시는 킨텍스 캠핑장 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한 다음날인 4월2일, 고양시내 특급호텔인 소노캄고양과 ‘안심숙소 이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해외 입국자 가족을 대상으로 안심숙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해외 입국자 가족은 소노캄고양의 숙박료를 최대 정가의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소노캄고양은 총 826개 객실을 구비했으며, 4월21일 현재까지 총 88객실 134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는 덕양구보건소가 관할하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서삼릉 야영장 캠프와 일산서구보건소가 관할하는 킨텍스 야영장, 두 군데의 임시 자가격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삼릉 캠프에는 화정도서관이 책꾸러미 26세트(도서-잡지 90여권)를, 킨텍스 캠핑장에는 대화도서관이 시민에게 기증받은 도서 100권을 제공했다. 특히 킨텍스 야영장 격리수용시설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해외 입국자는 ‘모둠책 서비스’를 통해 대기시간을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게 됐다. 한편 1월26일 고양에서 전국 3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고양시 3000여 공직자와 관내단체, 의료기관 관계자들, 그리고 107만 고양시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자치단체 중 가장 빠르게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섰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도입해 전 세계 주목을 받았고, 화상진료 도입과 거리 곳곳에 손세정대 설치 등 고양형 대책으로 코로나19와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공원 한 방향 걷기’, ‘식당 야외테이블 영업 한시적 허용’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실행해 왔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0-04-24 01:52:3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지역 식당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자 갈곳을 잃은 20대들이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몰려와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즐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들어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확산 차단을 위해 5월 3일부터 2주간 식당, 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한 데 이어 오는 23일까지 1주일 더 연장한 상태다. 이에 술자리와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잃은 20대들이 때마침 따뜻해진 날씨 속에 야외에서 배달음식으로 술자리를 가지기 시작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은 이 같은 20대들에게 각광받는 대표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 안주와 술을 구하기 쉬운 식당과 편의점이 주변에 많고, 공원 안쪽에는 밝은 가로등 아래에서 야외 식탁과 의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20대들에게는 금상첨화인 셈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18일 해질 무렵부터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해 오후 9시 술판은 절정을 이뤘다. 가로등 밑은 이미 자리가 없었다. 뒤늦게 도착한 20대들은 양손 가득 소주병과 캔 맥주가 가득 든 비닐봉지를 들고 자리 물색에 분주했다. 국가정원 내 왕버들마당'과 주변 100m 잔디밭에는 어림잡아 300명가량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였고, 3~4개의 빈 술병이 쌓여 있는 자리가 많았다. 현장에서 술 안 마시는 사람을 찾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 대부분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지키는 모습이었지만 10여 명이 둘러앉은 자리도 간혹 눈에 띄었다.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앞에서는 주문한 닭튀김과 족발 등 배달음식을 받아들고 스마트폰으로 계산하는 모습들도 이어졌다. 한 배달기사는 “밤 시간 최소 5~6번은 이곳에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며 “5월 들어 배달 주문이 부쩍 늘어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태화강 국가정원 주변에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먹거리 골목이 있지만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실시되면서 매출 피해를 입고 있다. 일부 식당은 안주거리 배달에 치중하면서 위기를 견디내고 있다. 대신 편의점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날도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앞에 위치한 편의점에서는 술과 안주를 구입하는 20대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상당 시간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편의점이 설치한 야외 테이블도 빈자리가 없었다. 저녁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젊은 시절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며 어느 정도는 수긍한다는 입장과 반대로 울산의 코로나 상황을 염려하며 비난하는 쪽으로 양분되는 모습이었다. 방역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갈 곳이 없어진 20대들이 밀폐된 공간 대신 개방된 야외공원을 선택한 것은 방역차원에서 그리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비판에 무게를 둔 한 주민은 “5인 이상 모인 것을 자주 보게 돼 불안하고 또 쓰레기도 마구 버려 태화강 국가정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울산시가 방역과 정원 관리에 손을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 시민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무질서한 시민의식과 태화강 국가정원의 방만한 관리 실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울산지역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정원은 야외시설이라는 이유로 음식섭취 제한 대상에서 빠져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1-05-19 01:44:51[파이낸셜뉴스] 방역 당국의 거듭된 당부에도 핼러윈 주말을 맞은 지난 10월 30일과 31일 서울 밤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한 대규모 확산을 우려한 방역 당국이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핼러윈 주말이 시작된 지난 30일부터 이태원 거리와 홍대 포차거리 등은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북적였다. 핼러윈 데이 당일인 31일에는 수도권 일대 놀이공원에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 핼러윈 인파 쏟아진 이태원..'방역게이트' 무용지물 지난 10월 30일부터 이태원역 인근 해밀톤호텔 뒷편 세계음식거리 300여m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이들로 가득 찼다. 밤이 깊어질 수 록 인파는 발 디딜틈 없이 몰렸다.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는 거리에 '방역 게이트'를 설치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썼다. '방역 게이트'는 QR코드 인식 장비와 체온 측정을 거친 후 게이트를 통과하면 온 몸을 소독해주는 장치다. 방역 게이트를 통과한 시민들은 '체온 측정을 통과했다'는 인증 스티커와 용산구 마크가 찍힌 마스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 게이트'는 몰려드는 인파에 밀려 무용지물이 됐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으나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지난 31일 새벽 이용자 수는 100명에 1명 꼴로 미미했다. 이태원 거리는 양일 모두 각종 핼러윈 코스튬을 갖춰 입은 행인들과 핼러윈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거리는 흡연을 하던 행인들이 뱉은 침이 뒤덮여 그야말로 '비말천지'였다. 경찰을 비롯한 자치구 관계자들은 유흥시설이 몰려있는 일대를 늦은 시간 까지 지속적으로 순찰을 돌았지만, 방역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들에 대한 시정조치에 대한 효과는 한시적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활보하거나 거리에 잇따라 침을 뱉는 이들은 물론 서로 어깨를 맞닿고 술잔을 기울이는 식당에 대해서도 관여치 않았다. 이태원 일대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오늘 기동대를 비롯한 경찰관들이 나와 순찰을 도는 것은 안전사고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클럽 문닫자 헌팅포차 '문전성시' 핼러윈 주말 동안 서울 일대 주요 클럽들 대부분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른바 '헌팅 포차' 등 일반음식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홍대거리에서 만난 클럽 관계자 이모씨는 클럽 휴업과 관련해 "거리두기는커녕 맞은편 헌팅포차는 대기를 40팀씩 세워둔다는데 정부 시책에 따라 문 닫은 저희만 바보가 된 것 같다"며 분함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헌팅포차들이 밀집한 홍대 거리에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쓰지 않은 사람, 비말차단 마스크 대신 핼러윈 가면으로 대체한 사람들이 포차에 들어서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섰다. 식당 내부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후 10시부터 줄이 길게 늘어져 있던 한 고깃집에선 사람이 겨우 비껴 지나가야 할 만큼 테이블 간 거리가 가깝게 붙어 있었다. 환기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지만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새벽 2시를 넘어서자 술에 취한 사람들이 늘면서 거리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늘었다. 가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숫자도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사람들이 몰리니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불안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홍대 한 편의점의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문 앞에 '제발 마스크 쓰고 들어와 달라'고 써 붙여뒀지만 자정이나 새벽이 되면 다들 술에 취하니 마스크를 안 끼고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번 합동점검은 7개 기관(서울시, 법무부, 식약처, 자치구, 서울시민생사법경찰단,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 합동으로 이뤄졌다. 합동 점검에서 중점으로 검토한 핵심 방역 수칙은 △테이블 간 거리두기 미이행 △종사자 마스크 미착용 △전자 출입명부 관리 부실 등 3가지다. 방역수칙을 위반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적용돼 집합금지명령 등 행정조치를 받은 클럽 및 일반음식점 등은 총 14개소다. 이들 업소는 일반음식점 10곳을 비롯한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거리두기와 명단 작성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1일 핼러윈데이 당일에는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방역당국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놀이공원은 되고 클럽이나 집회 등은 안 된다고 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 게 당연하다”며 “일관성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조윤진 인턴기자
2020-11-01 14:3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