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면서 건강한 추석 선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처럼 좋은 음식이 곧 건강을 지키는 약이 된다는 오랜 지혜가 현대의 건강 트렌드와 맞물려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노화를 지연한다는 '저속 노화 식단' 등이 주목을 받으며, 올 추석 선물 선택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추석 성수품·선물 세트 구매의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0%가 추석 선물로 과일류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추석 선물 선택에도 반영된 결과다. 과일이 가진 영양학적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7명이 비타민 C 섭취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023년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의 연구는 비타민 C를 보충제 형태보다 과일이나 채소로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 밝혔다. 이는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다양한 영양소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타민이 풍부하면서도 맛과 영양을 동시에 갖춘, 건강한 추석 선물 과일 세 가지를 소개한다. ■비타민C의 제왕, 썬골드키위 썬골드키위 100g에는 152mg의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어, 하루에 한 알만 먹어도 성인의 비타민C 권장량(100mg)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명절 기간 동안 과식과 피로로 지친 가족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이상적인 선물이 될 수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에서도 키위를 통한 비타민C 섭취의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팀은 비타민C가 부족한 대상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매일 제스프리 썬골드키위 2개씩을, 한 그룹은 비타민C를, 한 그룹은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그 결과 썬골드키위와 비타민C 보충제를 먹은 그룹은 2주 만에 체내 비타민C가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특히 썬골드키위를 먹은 그룹이 비타민C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보다 피로감이 적었고, 삶의 질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키위가 비타민C와 더불어 미네랄, 식이섬유 및 다른 영양소가 풍부해 신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열대의 영양 보석, 망고 망고는 달콤한 맛과 향긋한 향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과일이다. 영양 면에서도 뛰어난 망고는 특히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B6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어 시력 보호에 도움을 준다. 이는 야간 시력 개선과 안구 건조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A는 피부 세포의 생성과 재생을 촉진하여 건강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망고에 풍부한 비타민B6는 단백질과 지방 대사를 돕고, 헤모글로빈 생성에 관여하여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을 도와 정상적인 뇌 기능 유지에 기여한다. 비타민B6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돕기 때문에 기분 조절과 수면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수분과 비타민의 상쾌한 조화, 멜론 비타민K와 수분 함량이 높은 멜론은 명절 음식으로 지친 몸을 달래준다. 멜론에 함유된 비타민K는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뼈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이는 골다공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으며, 심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비타민K는 칼슘이 뼈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여 뼈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멜론의 수분 함량은 약 90%에 달해, 건조한 가을 날씨에 수분 보충에 탁월하다. 이 높은 수분 함량은 체내 독소 배출을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피부 건강 유지와 체온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고 노화를 늦추는 데도 효과적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8-28 16:07:08[파이낸셜뉴스] 올해 여든 A할아버지는 최근 도심지 거리의 계단을 내려가다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굴러 넘어져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응급실에서 A씨는 말을 어눌하게 해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의심돼 CT와 MRI 검사를 실시했으나 특이사항은 없었다. 피검사와 소변검사 등 진단검사에서 삼투압몰 농도 수치가 110mmol/L 대를 기록한 A씨는 뜻밖에도 저나트륨증으로 진단됐다. 할아버지는 1주일 남짓 입원한 뒤, 외래 통원진료를 통해 영양제와 나트륨 수액처방을 받고 지금은 완쾌됐다. A씨는 수년간 소금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저염식을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혈압에다 심뇌혈관 이상 등으로 짜게 먹지 말라는 주변의 권유로 소금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식단을 고집해왔다는 것이다. 최근 건강을 염려해 저염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6월 들어 무더위가 본격화되면 되면서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해 A씨처럼 저나트륨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부산 온종합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의학박사)은 16일 “저나트륨증(hyponatremia)은 혈액 속의 나트륨 이온(Na+) 농도가 정상 범위 이하로 낮아지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혈청 나트륨 농도가 135 mmol/L 미만인 경우 저나트륨증으로 진단한다는 것이다. A씨처럼 소금의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저염식 식사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저나트륨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나트륨은 혈장 내 삼투압몰농도(osmolality)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전해질로, 세포 내부와 외부의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고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와 근육 수축에 관여하는 등 인체의 다양한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나트륨증의 원인은 수분 과다 섭취, 신장 기능 저하, 호르몬 이상, 약물 부작용, 구토, 설사 등이지만 A씨처럼 저염식을 고집하면서 지나치게 소금 섭취를 기피해도 발병할 수 있다. 저나트륨증은 두통, 구역질, 구토, 피로,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혼란, 발작, 혼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신장의 수분 재흡수 기능이 저하돼 소변량이 증가하는 요붕증(diabetes insipidus), 부신피질 기능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에디슨병(Addison’s disease),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과 증상이 유사해 오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경증 저나트륨혈증은 하루 1쿼트(약 1리터) 이하로 음수량을 제한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이뇨제 또는 다른 약물이 원인이면 이를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간혹 나트륨 용액을 정맥으로 투여하거나 체액 배설을 높이기 위한 이뇨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대개 수분 제한만으로는 저나트륨혈증의 재발을 예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럴 때 소금 정제로 경증 내지 중등도의 만성 저나트륨혈증 환자를 치료한다. 중증 저나트륨혈증은 A씨처럼 응급상황에 해당한다. 주치의는 정맥 수액처방이나, 이뇨제로 나트륨 수치를 천천히 증가시키는 치료를 한다. 바소프레신 수용체를 차단하고 신장이 바소프레신에 반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밥탄이라는 약물이 필요할 수도 있다. 너무 급격하게 나트륨 수치를 높이게 되면 영구적인 뇌손상 발생도 우려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유홍 진료처장은 “저나트륨증을 방치하면 뇌세포 손상이나 심장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트륨은 체내에서 수분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부족때 수분이 세포 안으로 이동해 세포가 팽창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어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발작, 혼수상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나트륨은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므로 부족할때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장 마비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게다가 신장은 체내의 나트륨과 수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나트륨증이 지속되면 신장에 부담을 주어 신장 기능도 저하된다. 여러 가지 건강을 고려한 저염식도 저나트륨증을 대비하면서 실천해야 한다. 소금 대신에 간장, 식초, 고춧가루, 후추, 마늘, 생강 등의 양념을 사용하여 음식의 맛을 조절할 수 있다. 국물에는 많은 양의 소금이 함유돼 있으므로, 국물을 적게 먹는 식습관도 바람직하다. 또 채소와 과일에는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므로,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염분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식품을 선택하고 물 대신에 차나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차나 과일주스에는 나트륨이 적게 함유돼 있으며,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어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유홍 진료처장은 “WHO에서는 성인 기준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이하로 권장하고 있으나 한국인의 평균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약 4878㎎으로 WHO 권장 수준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 위암, 신장 결석,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거의 소금을 섭취하지 않는 저염식을 고집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6-16 10:20:52[파이낸셜뉴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 중 하나다.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면서 눈의 망막에도 허혈성 손상이 생겨 발생한다. 심하면 실명을 가져올 수 있어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기온 저하로 신체 혈액순환 저하, 활동량이 줄면서 생기는 체중증가, 일조량 감소로 인한 비타민D 부족 등으로 당뇨망막병증 발병이 늘어난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 위해서는 당뇨병 진단부터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겨울철 실명 유발하는 ‘당뇨망막병증’ 주의 당뇨병은 고혈당 자체에 의한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한 질환이다. 혈당이 높으면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만성혈관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합병증은 발병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어 더 위험하다. 이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말기상태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당뇨병 만성혈관 합병증은 눈, 콩팥 등 작은 혈관부터 심장, 뇌 등 큰 혈관까지 인체 모든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눈에 나타나는 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다.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은 이러한 망막 모세혈관에 손상을 가져오고, 망막 전반에도 허혈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면서 "출혈 이후 혈액 성분이 망막으로 유출돼 부종이 생기고, 신생혈관도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30년 이상 당뇨환자 90%는 당뇨망막병증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를 잘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을 보면 △당뇨병 진단 당시에는 1.9% △유병 기간이 5년 이내면 14.6% △6~10년 22.9% △11년 이상 40.1% △15년 이상 66.7% △30년 이상이면 약 90%에 달한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4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은 19.6%로 알려져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한 후 증상이 발생한다. 당뇨황반부종이 생기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이고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망막의 혈관이 터져 유리체 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거나 얼룩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견인망막박리가 발생하면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과 유리체뿐 아니라 안구의 앞쪽에도 신생혈관이 자라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구 통증, 두통, 구역, 시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치료, 예방법은 당뇨망막병증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느꼈을 때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기적인 안과검진으로 조기진단 및 빠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소견이 없거나 혈당조절이 잘 된다면 1~2년 간격으로,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하지 않으면 6개월~1년마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 초기에 혈당조절, 혈청지질조절, 혈압조절, 금연 등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우선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었다면 일단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치가 중요하다.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 치료로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 이미 중심부를 침범했으면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아울러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식사와 운동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식사 관리나 운동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함께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는 “체중 관리, 금연, 금주는 기본”이라며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하고,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없고 매일 음주하면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서 인슐린을 만드는 췌도세포가 파괴된다. 남성은 하루에 술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매일 먹는 건 피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2-28 08:56:18[파이낸셜뉴스] 얼마나 빨리 먹고 언제 식사를 멈출지 조절하는 생쥐의 뇌세포가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식욕을 조절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을 통해 장에 연결돼 있는 미주신경이 섭취한 식사의 양과 영양분을 감지하는 기능이 있다는 걸 생쥐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또한 음식 뿐 아니라 공기를 위장에 주입해도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주는 뉴런이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뉴런이 위장의 부피를 통해 음식 소비량을 파악한다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재커리 나이트 교수는 “뇌간의 세포들이 입에서 나오는 신호와 훨씬 나중에, 장에서 나오는 신호를 사용해 먹는 속도와 양을 조절하는 구조를 발견했다. 이는 식사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며 “이는 위고비 같은 체중 감량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 연구팀 "음식 맛·포만감 신호 함께 뇌세포 제어…식사 속도·양 조절"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생쥐의 뇌에 광센서를 이식해 식욕과 관련된 뉴런의 활성화를 형광 신호로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이 생쥐의 내장에 지방과 단백질, 설탕, 비타민 등으로 이뤄진 먹이를 10분 동안 주입하자 먹이의 양이 늘어나면서 프로락틴 방출 호르몬 뉴런 역시 점점 활성화됐다. 먹이 주입이 끝난 몇 분 후에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쥐에게 먹이를 자유롭게 먹게 하는 실험에서는 생쥐가 먹이를 핥기 시작한 뒤 몇 초 안에 프로락틴 방출 호르몬이 활성화됐다. 생쥐가 먹이 핥기를 멈출 때는 비활성화됐다. 연구진이 레이저로 이 뉴런을 자극하자 다른 생쥐보다 훨씬 적은 양을 먹었다. 연구진은 뉴런이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재커리 나이트 교수는 결론적으로 “입안의 미각에서 보내는 신호는 먹는 속도를 조절하고, 위장에서 보내는 신호는 먹는 양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첸 란 교수(신경과학)는 네이처에 “미각이 어떻게 식욕을 조절하는지에 관해 독창적인 통찰력을 담고 있는 연구”라며 “이 신경 회로는 사람한테서도 비슷하게 발견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한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11 17:15:38[파이낸셜뉴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1977년부터 46년간 이어온 다이어트와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오프라는 반복되는 요요를 겪으며 체중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유명한데, 최근 웹사이트 ‘오프라 데일리(Oprah Daily)’를 통해 69세가 된 이제서야 체중에 대한 집착을 내려놨다고 전했다. 비만클리닉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글로벌365mc 인천병원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다이어트의 아이콘 오프라가 그간 해온 체중관리 방법으로 △원푸드 다이어트 △전문가 도움받기 등이 있지만 결국 다이어트는 무리하거나 특별한 게 아닌 라이프스타일 변화에서 온다고 23일 조언했다. 앞서 1988년, 오프라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이 진행하던 쇼에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타이트한 캘빈클라인 청바지를 입고 자신이 뺀 무게만큼의 지방 모형을 손수레에 실어 등장한 것. 당시 윈프리가 시도한 다이어트는 대용식을 활용한 ‘옵티패스트 다이어트’였다. 그녀는 1포에 300칼로리인 제품을 하루 세 번 먹으며 4개월을 버텨 30kg 감량에 성공했다. 그러나 날씬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4개월간 단식했지만 방송 직후 축하 음식을 마구 먹었더니 이틀 만에 청바지가 맞지 않았다”고며 "체중도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단백질 파우더 같은 유동식만 섭취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한동안 국내서도 유행한 적이 있다. 안 대표병원장은 “너무 바쁜 상황에서 ‘어쩌다’, 또는 과식한 것 같은 날 한끼 식사 대용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오프라 윈프리처럼 수개월간 세끼를 모두 유동식으로만 섭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을 액상으로 섭취할 경우 음식물이 위장을 쉽게 통과해 금방 허기를 느끼며 또 매일 같은 유동식을 먹다 보면 음식에 대한 갈망이 커져 성공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는 것 자체가 다이어터에게 꼭 필요한 행위”라며 “천천히 식사해야 빠른 혈당 상승을 막고, 남은 영양소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옵티패스트 다이어트 실패를 겪은 오프라 윈프리는 1990년대 초, ‘다이어트 사단’을 소집했다. 트레이너 밥 그린, 요리사 로지 달레이, 영양사, 의사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건강한 방식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윈프리의 체중감량을 도왔다. 그녀는 이들의 맞춤형 코칭으로 또 한 번 40kg을 감량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최고’만 선택해 진행한 그녀의 체중 관리는 비용도 ‘최고’였다. 다이어트에만 무려 9억원이 투입됐다. 미국 잡지 인콰이어러가 당시 “윈프리의 다이어트 비용은 1kg 당 적어도 1만 달러 이상을 들였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안 대표병원장은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식단과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초호화급 전문가 군단을 개인이 기용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비만클리닉을 찾는다면 전문가로부터 개인별 조언을 들을 수 있어 비만치료는 물론 맞춤형 행동수정요법 치료도 함께 병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프라는 ‘오프라 데일리를 통해 "나의 최대 체중은 107.5kg이었다"라며 "그동안 수많은 다이어트를 반복했는데 몸매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이제는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수십년간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결국 다이어트는 무리하거나 특별한 게 아닌 라이프스타일 변화라는 설명이다. 특히 오프라는 음식을 어떻게 대할지 뇌가 반응하는 방식과 개인의 의지력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체중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병원장은 “고도비만인의 지방세포는 거대해진 세포크기를 기억하고 이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강해져 뇌에 각종 호르몬을 분비해 식욕을 왕성하게 한다"며 "이로 인해 일반인들의 경우보다 체중감량이 힘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도비만인 또는 스스로 관리하는 게 어려운 다이어터들이 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 '람스'(LAMS)를 통해 체형관리에 나서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0-23 09:13:27[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홍윤정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평소 인지기능 변화를 잘 살피고 만약 의심증상이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검사·치료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중앙치매센터는 2021년 한해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88만617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언어, 기억력,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증후군이다. 치매의 원인으로는 대표적으로 노인성 치매라고도 알려져 있는 알츠하이머병(치매의 약 70% 차지), 뇌졸중(중풍)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 그리고 파킨슨병과 동반된 치매가 있다. 보통 치매의 주요 증상으로 기억력 저하를 떠올린다. 하지만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는 명확하다. 건망증은 정상적인 사람에서도 노화과정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건망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의 증상은 아니다. 반면,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지기능에 장애가 발생하여 점차 심해지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특징이 있다. 기타 증상으로는 성격 변화와 감정의 변화, 우울증, 이상행동, 그리고 더 진행되면 신체적인 장애도 동반된다.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와 보호자를 통해 자세한 병력을 청취하고 신경심리검사를 통한 정밀검사로 실제 인지능력 저하여부를 진단한다. 이어서 치매의 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검사, MRI 등을 시행하여 원인을 발견하면 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치매 치료는 증상 조절·완화를 목표로 한다.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치매 치료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인지 재활 등 비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NMDA 수용체 길항제와 같은 약물로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 치매는 완치가 어렵기에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뇌기능 활성화를 위해 나이가 들어도 외국어, 악기연주 등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 게임을 하는 등 적극적인 두뇌활동이 도움이 된다. 평소 일기와 메모쓰기를 생활화 하는 것도 좋은 두뇌활동이며, 신체활동 역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치매 확률이 약 80%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집안 일 등 비교적 가벼운 신체활동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베이크레스트 센터 로트만 연구소 연구팀이 인지기능이 정상인 65세~85세 노인 66명을 대상으로 한 뇌스캔과 인지기능 테스트 결과, 식사 준비, 설거지, 정원 가꾸기, 집안 청소 같은 가벼운 신체활동이 많은 노인일수록 뇌의 학습, 기억 중추인 해마와 전두엽의 용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홍윤정 교수는 "치매는 조기진단과 약물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여러 약물들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평소 인지기능 변화를 잘 살피고 만약 의심증상이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검사·치료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2011년에 제정된 '치매관리법'에 따라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9월 21일인 이유는 이날이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World Alzheimer's Day)’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가 사용허가를 받으면서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09-20 10:15:54[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10억명의 비만 인구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식사량을 조절하지 않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이창준)은 식사량에 관계 없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신약 ‘KDS2010’을 개발하고 동물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만의 원인을 지방 세포를 포함한 주변 조직에서 찾는 게 아니라 비만의 원인이 뇌에 있음을 밝혔다. 비만 관련 치료제들이 나오고 있지만, 뇌속 시상하부(뇌의 한 부위로 체온 조절 등에 필요한 기관)의 신경 세포를 목표로 하는 기존 비만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크거나 효과가 미미했다. 연구팀은 이에 고지방 음식이 생쥐의 시상하부의 별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했다. 반응성 별세포(뇌질환 등으로 변화된 별세포)의 반응성을 되돌리면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우리 뇌 속 측면 시상하부(측시상하부)다. 측시상하부는 우리가 음식을 적당히 먹도록 식사량이나 몸속 에너지 균형을 조절한다. 측시상하부 신경세포들은 지방 조직으로 연결돼 지방 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지방 대사 조절 기전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만 쥐 실험에서 측시상하부에 있는 반응성 별세포의 증가된 마오비 효소가 지속성 가바를 많이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속성 가바가 주변에 있는 GABRA5 신경세포를 억제해 비만을 일으키는 것도 증명했다. 특히 동물실험을 통해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유전자 발현을 유전적으로 억제하거나 약물을 통해 억제했다. 음식 섭취량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갈색 지방 조직의 열 발생을 촉진하고, 체중 감소를 유도했다. 연구팀은 기술을 뉴로바이오젠에 이전하고, 내년 임상 2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창준 단장은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세계 10대 건강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정할 만큼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라며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떠오를 ‘KDS2010’으로 식욕 억제 없이 효과적인 비만 치료를 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사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메타볼리즘 (Nature Metabolism)’에 1일 온라인 게재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01 09:36:32[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음식을 많이 먹고도 지방을 태워 살빼는 뇌 속 스위치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비만이었던 실험쥐에 계속해서 고지방 음식을 먹이고도 별세포를 조절하는 신약으로 지방을 분해하고 체중을 감소시켰다. 기초과학연구원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팀은 1일(한국시간) 뇌 속 별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지방 대사 조절 원리를 찾았다고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발표했다. 이창준 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비만 치료 신약 'KDS2010'으로 식욕 억제 없이 효과적인 비만 치료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신약은 지난 2019년 뉴로바이오젠으로 기술 이전해 현재 임상 1상 시험 중이다. 또 오는 2024년 임상 2상을 계획하고 있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분류할 만큼 세계 10대 건강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정돼 있으며,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뇌 중앙에 있는 시상하부의 측면은 공복감과 체내 에너지 균형을 담당한다. 연구진은 지방조직과 연결돼 있다고 알려진 측면 시상하부 신경세포들을 집중해 살펴봤다. 분석결과 측면 시상하부에서 억제성 신경물질 '가바(GABA)'의 수용체를 뚜렷하게 나타나게 하는 신경세포 군집 'GABRA5'를 발견했다. 또한 비만 실험쥐에서 GABRA5 신경세포의 주기적 신호전달이 현저히 감소했다. 연구진은 화학유전학적 방법으로 실험쥐의 GABRA5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하면 지방 조직의 열 발생이 감소해 지방이 축적되면서 체중이 증가했다. 반대로 측면 시상하부의 GABRA5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중이 감소했다. 그결과 GABRA5 신경세포가 체중 조절 스위치라는 것을 알아냈다. 즉 측면 시상하부 속 별세포가 GABRA5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한 반응성 별세포는 마오비(MAO-B) 효소를 나타나게 만들어 속성 가바를 다량 생성함으로써 주변의 GABRA5 신경세포를 억제했다.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가바 분비가 줄어 GABRA5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고, 지방 조직의 열 발생을 촉진함으로써 식사량 조절 없이 체중이 감소했다. 이는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효소가 비만 치료의 효과적 표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01 00:03:14최근 들어 20대와 30대 젊은 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치료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달콤한 음료나 간식을 즐기는 식문화 발달로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흔한 질환이 됐다. 김난희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8월 31일 "예전에는 당뇨병이 '성인 당뇨'로 불리며 주로 40세 이상에서 발생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30세 이하 젊은층에서도 늘고 있고 이는 청소년 비만과도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당뇨병은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돼 붙여졌다. 정상인의 경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해서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지 않을 정도로 혈당이 조절된다. 그러나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췌장이 제대로 일을 못하면 혈당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는 당뇨병이 생긴다. 당뇨병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제1형, 제2형, 임신성 당뇨병이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병으로 우리나라 당뇨병의 2% 미만을 차지한다. 주로 사춘기나 유년기에 발생하고, 30세 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이다.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인슐린 작용이 원활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의 장애가 생겨 혈당이 올라가는 병이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전에는 당뇨병이 없다가 임신 중에 혈당이 높아지는 당 대사 장애다. 대부분 분만과 동시에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당뇨병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유전과 비만이 주요 발생원인당뇨병은 한 가지 이유로 발생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다. 가족 내 당뇨병이 있는 경우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은 일란성 쌍생아는 10배, 직계가족은 3.5배 정도 높다. 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해서 전부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비만과 노화, 식생활, 운동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이상, 약물복용 등의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당뇨병이 생긴다. 불규칙한 식사, 당이 많은 음식 섭취, 수면 및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으로 식후 급격하게 혈당이 상승했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하게 되면 혈당 변동 그래프가 뾰족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혈당 스파이크'라고 한다. 혈당 변동성이 큰 경우로 혈당이 급격하게 오른 만큼 우리 몸은 제자리에 가기 위해 췌장의 노동력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 췌장 기능이 떨어져 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뇨병이나 심·뇌혈관질환, 미세혈관질환, 신기능 저하 등 당뇨병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소 안정적인 혈당 관리는 건강관리에 필수요소다. 조아라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인의 혈당이 정상이라고 생각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식후 30분부터 2시간 이내에 다른 사람보다 피로감을 많이 느끼거나 집중력 저하, 허기짐, 갈증, 어지럼증 등을 느낀다면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다뇨·다식하면 당뇨병 의심당뇨병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다. 당뇨병의 대표 증상인 다음·다뇨·다식을 흔히 '삼다(多)증'이라고 부른다.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배출 과정에서 물을 함께 끌고 가기 때문에 소변량이 증가한다. 이처럼 수분이 빠져나가면 탈수가 일어나 갈증이 나고 찬물을 찾게 된다. 또 혈당이 모두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식욕은 증가하면서 체중은 감소하는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쉽게 피로를 느끼며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 경우 당뇨병을 의심하고 빨리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은 보통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식사와 관계없이 무작위 측정한 혈당 수치가 200㎎/dL 이상이거나 △8시간 공복 후 측정한 혈당 126㎎/dL 이상 △75g 경구당부하 2시간 후 측정한 혈당 200㎎/dL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 등 4가지 기준 가운데 1가지라도 해당될 때 진단된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의 중요한 위험인자는 비만과 가족력이다"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및 운동부족으로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데, 체중이 증가할수록 혈당·혈압·콜레스테롤도 증가하기 때문에 당뇨병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당뇨병이 있으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30%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40세 이상 성인이나 30세 이상 이면서 비만, 고혈압,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가족력 등이 있는 사람은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이 예방법당뇨병은 생활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므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5~10% 정도의 체중 감량과 매일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채소류, 해조류, 버섯류 등 풍성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유지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한여름의 무더위는 입맛을 잃게 하거나, 설탕이 많이 함유된 시원한 음료수·과일 등을 당기게 한다. 입맛을 잃지 않게 다양한 식단 변화를 시도하고 조금씩 자주 먹되 규칙적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곽 교수는 "목이 마를 땐 설탕 음료수는 가급적 피하고, 얼음물을 마시거나 홍차·녹차에 레몬을 띄워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여름철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쉽게 지치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오기 시워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이른 아침이나 서늘한 저녁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복용하는 경우, 아침식사 전 공복운동을 하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8-31 18:01:57[파이낸셜뉴스] 최근 들어 20대와 30대 젊은 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치료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달콤한 음료나 간식을 즐기는 식문화 발달로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흔한 질환이 됐다. 김난희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8월 31일 "예전에는 당뇨병이 '성인 당뇨'로 불리며 주로 40세 이상에서 발생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30세 이하 젊은층에서도 늘고 있고 이는 청소년 비만과도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 당뇨병은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돼 붙여졌다. 정상인의 경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해서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지 않을 정도로 혈당이 조절된다. 그러나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췌장이 제대로 일을 못하면 혈당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는 당뇨병이 생긴다. 당뇨병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제1형, 제2형, 임신성 당뇨병이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병으로 우리나라 당뇨병의 2% 미만을 차지한다. 주로 사춘기나 유년기에 발생하고, 30세 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이다.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인슐린 작용이 원활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의 장애가 생겨 혈당이 올라가는 병이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전에는 당뇨병이 없다가 임신 중에 혈당이 높아지는 당 대사 장애다. 대부분 분만과 동시에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당뇨병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유전과 비만이 주요 발생원인 당뇨병은 한 가지 이유로 발생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다. 가족 내 당뇨병이 있는 경우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은 일란성 쌍생아는 10배, 직계가족은 3.5배 정도 높다. 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해서 전부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비만과 노화, 식생활, 운동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이상, 약물복용 등의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당뇨병이 생긴다. 불규칙한 식사, 과식, 당이 많은 음식 섭취, 수면 및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으로 식후 급격하게 혈당이 상승했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하게 되면 혈당 변동 그래프가 뾰족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혈당 스파이크’라고 한다. 혈당 변동성이 큰 경우로 혈당이 급격하게 오른 만큼 우리 몸은 제자리에 가기 위해 췌장의 노동력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 췌장 기능이 떨어져 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뇨병이나 심·뇌혈관질환, 미세혈관질환, 신기능 저하 등 당뇨병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소 안정적인 혈당 관리는 건강관리에 필수요소다. 조아라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인의 혈당이 정상이라고 생각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식후 30분부터 2시간 이내에 다른 사람보다 피로감을 많이 느끼거나 집중력 저하, 허기짐, 갈증, 어지럼증 등을 느낀다면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다뇨·다식하면 당뇨병 의심 당뇨병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다. 당뇨병의 대표 증상인 다음·다뇨·다식을 흔히 ‘삼다(多)증’이라고 부른다.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배출 과정에서 물을 함께 끌고 가기 때문에 소변량이 증가한다. 이처럼 수분이 빠져나가면 탈수가 일어나 갈증이 나고 찬물을 찾게 된다. 또 혈당이 모두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식욕은 증가하면서 체중은 감소하는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쉽게 피로를 느끼며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 경우 당뇨병을 의심하고 빨리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은 보통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식사와 관계없이 무작위 측정한 혈당 수치가 200㎎/dL 이상이거나 △8시간 공복 후 측정한 혈당 126㎎/dL 이상 △75g 경구당부하 2시간 후 측정한 혈당 200㎎/dL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 등 4가지 기준 가운데 1가지라도 해당될 때 진단된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의 중요한 위험인자는 비만과 가족력이다"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및 운동부족으로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데, 체중이 증가할수록 혈당·혈압·콜레스테롤도 증가하기 때문에 당뇨병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당뇨병이 있으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30%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40세 이상 성인이나 30세 이상 이면서 비만, 고혈압,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가족력 등이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당뇨병이 없는지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이 예방법 당뇨병은 생활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므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5~10% 정도의 체중 감량과 매일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채소류, 해조류, 버섯류 등 풍성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유지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한여름의 무더위는 입맛을 잃게 하거나, 설탕이 많이 함유된 시원한 음료수·과일 등을 당기게 한다. 입맛을 잃지 않게 다양한 식단 변화를 시도하고 조금씩 자주 먹되 규칙적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곽 교수는 "냉콩국수, 시원한 냉채, 오이냉국 등이 입맛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목이 마를 땐 설탕 음료수는 가급적 피하고, 얼음물을 마시거나 홍차·녹차에 레몬을 띄워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여름철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쉽게 지치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오기 시워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이른 아침이나 서늘한 저녁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복용하는 경우, 아침식사 전 공복운동을 하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8-20 17:5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