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급랭된 정국을 풀고 민생현안 논의를 위해 25일 첫 회동을 하기로 했지만 합의 하룻만에 회담 의제, 방식 등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금융투자소득세 등 쟁점 현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서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선제압' 성격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 與 "생중계 하자" 제안에 野 "협상 없이 발표, 예의 어긋나" 여야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을 추진했으나 결렬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상과 관련, 사전 논의 없이 발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앞서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에게 회담 내용을 모두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내용, 의제, 배석자를 어떻게 할 건지 이런 내용들은 실무 회담에서 충분히 협의를 거친 다음에 합의된 선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 상례"라며 "일체의 협의 없이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것은 한 대표께서 대표 회담을 하나의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즉시 제가 (박 실장에게) 전화를 해서 어필을 했다"며 "박 실장 본인도 인정하고 수습한 다음에 그 이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내일 오전 실무 협상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이 실장은 "이 문제가 큰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양당 간에 잘 수습해서 회견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의제 두고도 기싸움..."정쟁 중단"vs"특검법" 양당은 대표회담 제안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날짜를 확정 지으며 민생 현안 논의 시급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이 대표가 제안한 의제 중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양당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어 이번 회담으로 논의가 진척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는 제3자 추천안과 함께 제보공작 의혹을 수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또한 관련해 당내에서는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대표께서 틈나는 대로 여러 의원들과 대화의 기회가 있을 때 말씀들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제3자 추천안을 받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제보공작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자고 하는 한 대표의 제안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의혹 당사자인 장경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신속히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나라를 지키던 스무 살 청년의 죽음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면 어떤 방식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이 제시할 계획인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관련 법안과 지구당 부활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의제로 △정쟁 중단 선언 △금융투자소득세 등 민생 회복 지원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act@fnnews.com 최아영 서지윤 기자
2024-08-20 18:21:33[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금메달 기대주 알테아 로랭(프랑스)과 이다빈(서울특별시청) 사이 신경전이 경기 닷새 전부터 치열하다. 로랭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다빈과 난 많이 맞붙어서 서로 너무 잘 안다"며 "이다빈에게 너무 자신하지는 말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로랭은 프랑스 태권도계가 이 체급 금메달을 기대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고, 최근 기세도 매섭다. WT가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올림픽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랭킹 1위가 바로 로랭이다.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이다빈은 지난 도쿄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파리 올림픽에서 두 선수가 맞붙는다면 장소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4시 37분에 열리는 결승전이다. 이다빈은 올림픽 랭킹은 4위로 더 낮지만 로랭과 승부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 지난달 한국을 떠나 파리에 입성한 이다빈은 "몇 번 붙어봤고, 승률은 내가 더 좋았다"며 "(알테아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한 번 맞붙은 경험이 있다.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로랭을 라운드 점수 2-0으로 격파한 이다빈은 기세를 올라 우승까지 이뤘다. 2022년 프랑스 파리 근교의 르발루아페레에서 열린 WT 그랑프리 시리즈 결승에서도 이다빈은 로랭을 만났다. 당시 이다빈은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로랭을 라운드 점수 2-1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로랭은 파리의 역사적 명소 그랑 팔레를 가득 채울 자국 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을 걸로 전망된다. 그리고 그랑팔레는 이미 펜싱에서도 경험했지만, 그러한 함성이 한데 모여 상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다빈이 결승에서 로랭과 붙는다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6 13:20:46[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28일 충청 지역 경선에서 김두과 당대표 후보와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강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를 지켜 본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당내 다양성과 통합을 강조했다.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연설에서 김두관 후보의 전날 '소수 강경 개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발언에 대해 "분열적 발언을 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는 오후 충북 연설에서 정 후보를 언급하며 "그 정도 반대 목소리도 수용 못하면 민주당이 아니지 않나"라며 적극 반박했다. 김 후보는 "옛날에 북한하고 대결해야 하니 유신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탄핵이 우선이니 당내 다른 목소리는 필요없다는 건 전체주의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당원들은 김두관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연설에 나선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이를 염두에 둔 듯 당의 '통합'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충북 연설에서 "조금 전 민주당 안에 약간의 갈등이 있어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 후보는 이어 "정당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며 "똑같은 생각을 하는 모임을 '조직'이라고 부른다. 다른 생각 허용하지 않고 상명하복하는 곳을 군대 조폭으로 부르지 당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당은 이 생각하는 사람, 저 생각하는 사람 온갖 사람이 다 있는 곳 아닌가"라며 "우리 사이의 차이가 아무리 큰 들 우리가 싸워 이겨야될 그들과의 차이만큼 크겠나.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힘이 남으면 댓글이라도 하나 더쓰고, 동네에 가서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하고 이나라가 어찌 가야하는지에 대해서 토론하자"며 "우리끼리 안에서 아웅다웅하지 말고 더 큰 세상을 향해서 함께 손잡고 나가아자"고 힘주어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7-28 16:33:08[파이낸셜뉴스] 오늘(25일) 방송될 ‘과몰입 인생사2’에서는 2002년 4강 신화를 만든 결정적 선택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SBS가 25일 밝혔다.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황금 세대가 활약하며 한국 축구를 빛내곤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 축구는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 축구 40년 만에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에 실패했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2002 월드컵 주역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까지 나서 ‘현재 한국 축구가 난관에 부딪힌 이유’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 지금은 어렵고 그때는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히딩크 감독의 월드컵 필승 전략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인생 텔러로는 ‘축구인은 더 이상 행정에서 사라져야 한다’며 현재 축협에 대해 돌직구를 던진 이영표가 출연한다. 이영표는 명장 감독과 평범한 감독의 차이는 OOO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 대한민국 축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님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었다며 목숨을 걸고 뛴 그날의 경기 비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선 히딩크 감독이 직접 출연해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축협과 신경전을 겪었던 일화, 한국 축구에 대한 첫인상, 안정환 선수와의 갈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또한 이탈리아 골든볼의 주인공 반지의 제왕 ‘안정환’도 출연해 ‘히딩크 감독님이 없었으면 4강 신화도 없었다’며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선수 생활 경험을 토대로 솔직한 소신을 전했다. 25일 목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25 10:08:24[파이낸셜뉴스] 여야가 26일 의료계 집단 휴진 사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여당은 야당의 일방적 청문회 추진에 유감을 표했다. 야당은 정부가 업무보고 및 자료 제출 요구에 협조하지 않고 여당이 상임위에 불참해온 것을 질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의료대란 관련 청문회를 개회했다. 증인으로는 보건복지부의 조규홍 장관·이기일 1차관·박민수 2차관 등이 출석했다. 시작부터 여야는 청문회 개회 경위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사안의 심각성을 이유로 지난 19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증인에게 동행명령을 내릴 수 있어 정부 측의 출석을 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원구성 협상 도중임에도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강행한 것을 "이례적"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얼마나 중요한 현안인데 위기감이 없었겠나"라며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고 싶으나 역대 국회 원구성에 있어서 지금 너무나 비정상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정부여당을 제외한 야당은 의료대란과 관련해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고 정말로 정신없이 열심히 달렸다"며 "청문회가 열리게 된 이유와 배경, 이례적인 윤석열 정권에 대해 한번 반추해 주셨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청문회에서 여야는 의대 증원 발표 시기를 두고 설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정부의 발표 시기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총선 시기가 겹쳐 있다는 점을 들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복지부가 의대 증원 논의를 1년 가까이 해왔다는 설명에 "관련한 최초 보도나 2023년 10월 14일이다.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백 의원은 "그전이나 후로 한 번도 의대 증원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이 없는데 뜬금없이 2월 1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공개했다. 총선을 앞둔 2월달 쯤에 했다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증원 논의가 된 것이며 국민 다수가 찬성하고 있어 필요하다고 엄호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는 이승만 정부부터 지속적으로 의대 정원 규모를 증원해왔다"며 "김대중 정부 시기이던 2003년부터 4년간 351명을 순차 감원했고 2006년 3058명으로 축소된 이후 19년째 동결 상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역시 같은 개혁 의지를 가지고 4000명 증원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 개혁은 국민 7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며 "정부의 잘잘못을 가리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정수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증원 숫자 산출 근거가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000명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총선용으로 2000명을 얘기했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을 덮기 위한 물타기다', 심지어는 '천공이라는 사람이 결정한 것이다' 등의 얘기가 회자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1만 명이든 2만 명이든 간에 국민들에게 의료 공백이 발생한다면 수는 얼마든지 늘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의료계 집단 휴진 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청문회 도중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생각보다 전공의 복귀가 너무 늦어짐에 따라 비상진료가 이어졌다"고 발언하자 박주민 위원장은 "굉장히 안일하게 평가를 하고 예상을 하고 대비를 한 것이다.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고 질책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6-26 16:33:15[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여야가 상임위원회 배정 등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신경전을 이어 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이 본회의 처리를 주도한 전세사기특별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역시 입법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각오를 거듭 다잡는 모양새다. 당 내부에서는 거부권으로 폐기된 법안들의 재발의 및 처리를 위해서라도 전체 상임위원장을 독식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감지된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국회법에 따른 원칙을 지키는 국회,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등이 국회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아울러 국민과의 약속이 이행될 필요가 있는 필수 상임위는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3일부터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돌입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연금 개혁안 등 정쟁 이슈에 밀려 협상은 2주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야가 서로의 입장 차만 거듭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법안 본회의 상정까지 가는 길목에서 최종 관문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와 대통령실을 관장하는 운영위원회 등 11개 주요 상임위의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변인은 "국민 모두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가진 상황에서 개혁·민생 법안 처리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을 관장하는 운영위를 국민의힘이 맡으면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수사 방해·축소 은폐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국회 차원 진상 규명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원 구성 법정 기한인 내달 7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원내 다수당으로서 아예 18개 전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는 방침까지 고려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내 권력 균형 원칙 등을 감안한 관행에 따라 '상원 격'인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 몫이고 운영위원장은 여당 몫이라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본회의에서 주요 쟁점 법안들이 거야(巨野) 주도로 단독 처리된 것을 두고 '법사위원장 고수' 원칙을 더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더욱이 자기 절제를 모르는 제1당이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가져간다면 의회 독재를 막을 최소한의 방벽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05-29 16:13:27[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쥘 핵심 상임위 배정을 놓고 여야가 서로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자당 몫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두 상임위를 절대 내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견을 좁히는 데까지는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또 여야 당선인들도 각자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위상을 높이고, 의정활동의 성과 등을 내기 위해 '알짜 상임위' 선택을 고심하는 등 '선호 상임위'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았던 관례에 따라 두 상임위를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로 원 구성을 독식하려 한다. 국회의장에 이어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 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와 운영위를 원내 다수당인 제1야당이 가져가는 것이 이번 4월 총선에서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민의'라고 맞섰다. 특히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이후 민주당이 '상원'역할인 법사위원장 배정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원 구성 협상의 추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한 당선인은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을 거부한 이상, 우리는 이를 고리로 법사위원장을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면 끝인데, 여당이 법사위원장까지 차지하면 균형이 안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은 이날도 이른바 '2+2' 비공개 만찬회동을 갖고 원구성 협상을 이어가지만 워낙 상임위 배정을 둘러싼 이견차가 커 쉽사리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자당 당선인을 대상으로 희망 상임위 신청을 마친 후여서 '인기 상임위'와 '기피 상임위'가 어디인지도 관심 거리다. 통상 지역구 당선인들의 경우 도로·철도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SOC) 설치에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을 주요 '알짜' 상임위로 꼽는다. 각종 '규제산업'을 다루는 정무위원회 역시 선수에 상관없이 입법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여야의 선호가 갈리는 상임위도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비(非)수도권에 대거 포진한 여당에서 선호도가 높은 반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다루게 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민주당에서 '인기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상원'격인 법사위는 당초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의정활동에 적극적인 의원들에게 '꿈의 상임위'로 여겨져왔지만 이번에는 다수가 기피하는 분위기다. 여소야대가 재현된 22대 국회에서 각종 특검법 등을 놓고 여야간 벼랑끝 대치가 예상되고 있어 에너지를 쏟는 만큼의 정치적 실익은 적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들도 이번에 법사위 참여 의사를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내젓는다"며 "상대 당에 맞서 싸우기만 하고 정치적으로는 실익이 없는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라고 귀뜸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5-21 16:41:14국민의힘이 2일 황우여 상임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황우여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해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으로, 실무형 성격을 띤다. 그러나 전당대회 룰 개정 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는 만큼 비대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당의 정상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이날 비대위 설치 및 비대위 임명안을 의결했다. 윤석열 출범 이후 여당의 네 번째 비대위다. 황우여 비대위의 가장 큰 숙제는 오는 6월 말~7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안정감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주 논의는 경선 규칙 개정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 100%로 선출된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석열계의 주도 아래 기존 '국민 여론조사 30%' 반영분을 삭제한 탓이다. 그러나 22대 총선 패배 이후 당정이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 비당원 여론조사를 다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윤계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다수 생환한 친윤계는 전당대회 룰 개정에 부정적이다. 특히 국민 여론조사를 50%까지 확대할 경우 윤심(尹心)과 먼 윤상현·안철수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가 짜일 수 있어 '당 대표는 당원이 뽑아야 한다'는 논리를 고수 중이다. 이러한 이견 차 속에서 황 위원장은 당의 분열을 막되, 당의 혁신 의지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비대위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비대위원 구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황 위원장은 지역과 세대를 적절히 안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관건은 당과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온 인사들이 포함될지 여부다. 향후 비대위 구성에 따라 전당대회 양상도 결정될 전망이다. 황 위원장은 오는 9일 당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 비대위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여전히 불분명해 총선 수습을 위한 작업은 전반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당초 오는 3일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선거를 한차례 연기했다. 추경호·이종배·성일종 의원 등 중진들이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송석준 의원이 이날 첫 번째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송 의원은 경기 이천에서 3선에 성공해 수도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친윤계에 속한다. 송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사회·안보 3대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겸손한 자세로 당내, 당정대, 여야, 국민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재탄생하도록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2024-05-02 18:13:00[파이낸셜뉴스] 여야가 22대국회 개원(5월30일)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주요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골자는 단독 원내 과반(175석)이라는 '압승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과 겨우 개헌저지선(108석)을 확보한 여당 국민의힘간 22대 국회 입법 주도권 확보 다툼이다. 민주당은 '상왕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장직과 운영위원장직 등을 모두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개원도 하기 전에 민주당이 입법권력을 앞세워 협치가 아닌 '국회 독단 운영'을 예고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원 구성 협상 초반부터 난항이 예상되면서 22대국회도 '지각개원'이 되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 "법사위 내놓았더니 갈등 극대화"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에 근본적으로 국회 운영의 틀을 한번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 아주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법사위와 운영위는 이번에는 꼭 민주당이 갖는 게 맞다"고 밝혔다. 법사위원장은 모든 법안들이 본회의로 가기전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권한이 막강해 국회 개원때마다 여야간 단골 다툼 메뉴다. 각 상임회에서 통과된 모든 법률안은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의 심사를 받고 본회의에 상정돼 사실상 상원 역할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21대국회에서 추진하고자 한 각종 민생입법이 여당 소속의 법사위원장 탓에 번번이 좌초됐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하반기 국회가 전혀 작동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가 이 법사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도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법사위를 내놓은 결과가 어땠는가. 모든 법안이 막혔고 협치는 실종됐고 갈등의 극치는 더 극대화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법사위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다. 당초 지난 17대국회부터 20대국회까지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 맡았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여당의 독주 견제 장치 차원에서 야당이 맡아왔지만, 21대국회 전반기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두 자리를 동시에 가져가면서 관례가 깨졌다. ■국힘 "민주당, 폭주하겠다는 것"국민의힘은 개원도 하기전에 민주당이 입법 독주 의도를 드러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치와 의회 정치를 복원하는 데 있어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야당이 차지하겠다는 것은 폭주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개원도 하기전부터 22대국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란 얘기다. 김기현 전 대표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회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선 (여당이)법사위원장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1대국회 개원 당시 여야는 원 구성 갈등의 장기화로 임기 시작 48일만에 개원하며 '최장 지각'이라는 오명을 남긴 바 있다. 이처럼 여야간 '강대강 대치'가 지속될 경우, 이번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선 '미국과 같이 다수 의석을 지닌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다만 자칫 민주당의 일방독주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22대국회에서는 원 구성 협상에서 다수당이 먼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협치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4-17 16:47:37[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며 법정으로 가게 됐다. 이에 따라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그룹-OCI그룹과의 통합과 관련,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공동으로 제출했다.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주도했는데, 이 통합에 대해 법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향후 법원의 판단은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두 그룹의 통합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되면 그룹 간 통합에는 속도가 붙게 된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2일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을 선언한 바 있다. 두 그룹의 통합에 반발하는 임종윤 사장은 통합 계획이 발표 이후 주요 주주임에도 관련 사항을 듣지 못했고, 이는 통합 계획상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과정에서 OCI홀딩스가 확보할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 중 8.4%는 3자 배정 유증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지는 유상증자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각각 11.66%, 10.20%을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종훈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9.91%, 10.56%다. 통합을 두고 갈라선 양측의 지분은 21.86%, 20.47%로 서로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지분 11.5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어느 쪽 편에 설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신 회장은 이날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1-18 15: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