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픈 채팅방을 통해 신생아를 불법 입양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남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숨진 아이의 시신을 밭에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대구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혐의로 20대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2월24일 오픈 채팅방을 통해 여아를 불법 입양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경기 동두천 소재의 자택에서 여아가 숨지자 시신을 포천에 있는 친척 집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동거 관계 사이로 여아를 양육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었지만 불법 입양했다.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유에서다. 미혼모인 여아의 모친은 양육할 여건이 안 되자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날 여아를 불법 입양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A씨와 B씨에게 입양된 뒤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 하지만 A씨와 B씨는 불법 입양 사실이 들통날까 봐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진 여아가 불법 입양되고 2주 안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두 사람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통신 기록 등 증거 자료 등을 내밀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유기, 방임 혐의를 적용해 모친에 대한 수사를 별도로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금전 거래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들의 범행은 행정 당국이 경찰에 단서를 제공하고 경찰이 끈질긴 수사를 진행한 끝에 전모가 드러났다. 앞서 대구 동구는 출생 신고된 여아의 '정기예방접종' 기록 등이 확인되지 않자 지난 1월31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수십 차례 통신과 계좌 등의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100여일간 집중 수사를 벌였다. 박정식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앞으로도 음지에서 아이를 불법 입양하는 사례에 대해 엄정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04 09:31:35[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23일 출생 신고가 안 된 영유아 사망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생신고조차 안 된 신생아 숫자가 2천 명이 넘고, 그 중에 살해되거나 유기된 아이도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감사원은 앞선 22일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2236명(2015~2022년) 중 23명을 집중 조사한 결과 3명은 이미 사망했고, 1명은 유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선 국민의힘은 출생 사실이 지자체에 자동 통보되도록 하는 '출산통보제', 산모가 출생 정보 공개를 원치 않을 경우 의료기관에서 익명 출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보호출산제' 등 관련 법안을 신속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 원내대표는 관련 법안에 대해 "민주당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쟁점 사안이 있는데 이를 보완해 법안에서 빨리 처리돼 국민이 우려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에서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 단체가 출산통보제를 반대하는 것을 두고는 "반대하는 이유를 찾아 해소해주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함께 아동 보호 체계 점검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TF)도 구성할 계획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를 향해 "관련 기관들을 총동원해 신속히 실태를 파악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현행 민간 양육시설 중심의 보호체계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베이버박스 유기 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고아 수출국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립아동보호시설을 신설해서 보호 대상 아동 중에 심리정서 치료가 필요한 학대피해 아동, 장애아동이나 베이비박스, 해외입양아동 등에 대한 보호치료 등 서비스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대표도 직접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감사로 드러난 이번 영아 살해 사건은 미등록 영유아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며 "의료기관에서 아이를 낳더라도 해당 의료기관은 행정기관에 출생 사실을 통보할 의무가 없고 부모가 직접 1개월 내 출생신고를 해야 하지만, 지키지 않아도 과태료는 고작 5만 원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출생통보제 및 보호출산제 입법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6-23 11:06:15【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영하의 날씨에 신생아를 유기한 외국인 여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신생아를 유기한 베트남 국적 여성 20대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8시10분께 전주시 덕진구 한 음식점 앞에 자신이 낳은 생후 5일 된 아이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아동복지법상 영아유기)를 받고 있다. 당시 아이를 발견한 음식점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곧장 잡혔다. 당시 전주시의 기온은 영하 1.8도였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교환학생 신분으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는 경찰로부터 전주시에 인계돼 영아 보호시설로 옮겨질 예정이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2-12-27 17:10:24【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추운 날씨에 신생아를 유기한 외국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 20대 여성 A씨를 아동복지법상 영야유기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8시10분께 전주시 덕진구 한 음식점 앞에 신생아를 유기했다. 음식점 주인은 울음소리에 유기된 아이를 발견했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이는 겉싸개에 싸여져 있었다. 당시 전주시 기온은 영하 1.8도였지만 아이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교환학생 형식으로 국내에 입국했다. 경찰은 친부에 대한 신상과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2-12-21 15:27:37죠스떡볶이는 오는 27일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SOS어린이마을에서 유기 신생아들의 전용숙소신축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플리마켓에 참가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플리마켓은 서울SOS어린이마을 홍보대사인 배우 변정수를 비롯 송종국, 고아라, 야구선수 홍성흔, 모델 이유 등이 뜻을 모아 마련한 자선 모금 행사로, 연예인 소장품을 비롯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죠스떡볶이는 이날 매운 떡볶이, 수제어묵고로케, 튀김, 찹쌀순대 등의 전 메뉴를 1000원 균일가에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자선 바자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14-09-25 15:55:41자신이 낳은 영아를 비닐봉지에 넣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비정한 엄마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중국국적의 허모씨(28·여)는 지난 4월17일 오후 9시께 자신이 주거하던 수원의 한 고시원에서 스스로 아이를 출산, 탯줄을 끊은 뒤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묶은 후 방 안에 방치해 살해했다. 허씨는 이어 사흘 뒤인 21일 자정께 영아사체를 자신의 옷으로 감싸 비닐봉지 안에 담아 가로수 밑에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영아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씨에 대해 수원지법 형사5단독(류종명 판사)은 최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산 직후 영아의 어머니로서 영아를 씻긴 후 알맞은 온도를 유지해주고,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등 신생아에게 필요한 각종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영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허씨는 2008년 9월 유학비자로 입국해 국내 모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했지만 학비와 생활비가 부족해 학업을 중단하고 식당 등에서 일을 해왔으며, 현재는 불법체류자 신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5-08-13 17:25:06[파이낸셜뉴스] 모텔에서 출산한 신생아를 비닐봉지 등에 넣어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아동학대치사)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8월 1일 부산 소재의 한 모텔에서 갓 태어난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모텔 화장실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검은색 비닐봉지에 넣었다. 이후 그는 해당 비닐봉지를 책가방에 넣은 뒤 지퍼를 잠가 모텔 방에 방치했고, 결국 아기는 숨졌다. A씨는 미성년자 시절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됐고, 혼자 출산해 베이비박스에 유기할 생각으로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갓 태어난 아기라도 독립적인 생명체"라며 "피고는 그 인생을 출발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미성년자일 때 원치 않게 임신하게 된 점, 육아를 할 수 없는 상태였던 점, 상당한 정신적 충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양육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 영아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세상에 나온 아기의 생명은 부모의 것이 아님에도 피해자의 인생을 출발조차 할 수 없게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29 21:46:00[파이낸셜뉴스] 생후 18개월 된 자신의 아들을 방치해 굶겨 죽인 20대 친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현순)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아동학대살해)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전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 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A씨는 생후 18개월 된 자신의 아들 B군을 상습적으로 방치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지난해 10월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지인들에게 평소 B 군에 대해 ‘밥주는 것도 귀찮다’, ‘저런 악귀가 내 배에서 나왔다’, ‘우는 소리가 지긋지긋하다’, ‘저 애XX 왜 안죽는지 모르겠네’ 등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군에게 하루 총 5회를 먹여야 하는 분유를 하루 2번씩만 줬으며, 피해자가 숨지기 2달 전부터는 변을 많이 본다는 이유로 1회 권장량보다 양을 적게 주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며칠동안 분유를 아예 주지 않았던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이 숨지기 며칠 전 눈을 뒤집으며 경련을 일으키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A씨는 B군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B군이 사망할 당시에도 A씨는 B군을 집안에 혼자 방치한 뒤 지인과 술을 마시러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의 지인이 B군이 숨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B군은 2023년 수도권 한 병원에서 태어나 의료기관에서 부여하는 임시 신생아 번호는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B 군은 사망 당시 몸무게가 4.98kg밖에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8개월 아기의 경우 평균 몸무게가 11kg 이상 나가야 정상이다. 검찰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보완 수사해 A씨가 평소 상습적인 유기·방임은 물론 극심한 영양실조에 의식 없이 저체온 상태에 있던 B군에게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구형은 징역 20년이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24 06:01:2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한 약방에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찾아왔다. 그 약방에는 왕청임(王清任)이라는 의원이 있었다. 그 의원은 모든 질환을 어혈(瘀血)로 보고서 치료했다. 어혈이란 혈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응고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한의학에서 각종 만성 질환, 통증, 심혈관 문제, 정신적 증상 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간주된다. 어느 날, 왕의원의 약방에 문을 열고 한 남성이 들어왔다. 남성은 머리를 감싸 쥔 채 신음을 했다. “의원님, 이 두통이 사흘째 이어집니다. 약을 먹어도 나아지질 않습니다.”라고 했다. 왕의원은 진맥을 해보니 맥은 거칠고 길었으며, 혀는 약간 어둡고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더니 “보아하니 표증도 없고, 기허도 아니네. 만약 다른 처방으로도 듣지 않았다면, 이건 어혈 때문일 가능성이 크겠네.”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혈부축어탕(血府逐瘀湯)을 처방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제자가 “스승님, 어혈이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왕의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혈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머리 쪽에서 막히면 통증이 생길 수 있지. 이럴 때 혈부축어탕을 쓰면 한 번에 풀린다.”라고 했다. 남자의 증상은 요즘으로 보면 뇌혈류 장애나 혈관성 두통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양상이었다. 혈부축어탕(血府逐瘀湯)은 청대 말경에 활약한 왕청임의 저서 <의림개착(醫林改錯)>에 수록된 활혈거어(活血祛瘀)의 대표 처방으로 기혈울체로 인한 어혈을 풀어준다는 목적을 지닌 방제다. 주로 흉중의 어혈로 인한 흉통, 두통, 오래된 통증, 불면증 이외에도 어혈로 인한 다양한 병증에 응용된다. 그날 오후, 가슴을 움켜쥐며 한 노인이 찾아왔다. “의원님,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듭니다. 때때로 찌르는 듯한 통증도 있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했다. 왕의원은 잠시 생각하다가 맥을 짚고, 가슴을 촉진해 보았다. 그리고 곁에서 지켜보던 제자에게 말했다. “이 환자의 증상은 심장의 혈류가 막혀서 그런 것이다. 원래는 의원들이 흔하게 쓰는 처방들이 있지만, 갑작스럽고 강한 흉통이라면 어혈을 먼저 풀어야 한다.” 노인의 증상은 협심증이나 관상동맥질환과 유사한 양상이었다. 제자는 다시 “스승님, 그렇다면 흉통도 어혈 때문입니까?”라고 물었다. 왕의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다. 심장은 끊임없이 혈액을 순환시키는데, 어혈이 막히면 흐름이 방해를 받아서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생길 수 있어. 혈부축어탕을 쓰면 혈맥이 뚫려서 통증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했다. 며칠 후, 노인은 통증이 사라졌다며 다시 약방을 찾아와 고마움을 표했다. 밤늦게, 누군가 약방 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의원님, 의원님!!! 제 아이가 밤마다 울어 잠을 못 잡니다.”라고 하면서 젊은 어머니가 품에 아이를 안고 있었다. 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왕의원은 “다른 병은 없었소?”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이 아이는 낮에는 멀쩡한데, 밤만 되면 이렇게 보채서 죽겠습니다.”라고 울먹였다. 왕의원은 아이의 혀와 호구상관맥을 살펴보더니 나지막이 “이건 어혈 때문이군. 태어날 때 충격이 있었거나, 혹은 기혈이 막혀서 그런 것이 분명하오.”라고 했다. 제자가 다시 눈을 크게 뜨며 “스승님, 소아 야제도 어혈이 원인일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왕의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흔히 신경이 예민해서 그런 줄만 아는데, 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꿈이 많아지면서 울게 되는 거지. 혈부축어탕을 적절히 조절해서 사용하면, 아이가 밤에도 울지 않고 곧 편안하게 잠을 자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정말로 그 아이는 혈부축어탕을 복용한 후부터 밤마다 편안히 잠들었다. 이는 신생아의 자율신경 불균형이나 출산 당시의 외상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며칠 후, 또 한 명의 젊은 여인이 방문했다. “의원님, 전 이상하게도 가슴에 누군가 앉아야만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낮에는 증상이 없는데, 밤에만 나타납니다.”라고 했다. 제자가 놀라며 “스승님, 저런 증상도 있습니까?”라고 스승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왕의원은 침착하게 “그렇다. 혈이 막혀 기혈의 조화가 깨지면서 몸이 이상한 감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밤에 심해진다는 것도 어혈이 원인이다. 혈부축어탕을 쓰면 해결될 거다.”라고 했다. 정말로 그 여성도 혈부축어탕을 복용한 지 사흘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 이 여성의 증상은 심인성 흉부 압박감, 불안장애, 혹은 자율신경 실조증과 관련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 또한 어혈로 보고 혈맥을 소통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하는데, 때로는 이러한 처방이 실제 임상에서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어느 날은 딸꾹질을 멈추지 않는 남자가 찾아왔다. 이미 여러 약방에서 진피죽여탕, 도기탕, 정향시체탕, 부자이중탕 등으로 치료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벌써 한 달이 넘었다고 했다. 왕의원은 “혈부에 어혈이 쌓이면 기도가 압박되오. 그 결과 숨이 막히고 딸꾹질이 발생하지요. 어혈이 심해지면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서 기가 통하지 않게 되고, 결국 질식할 수도 있소. 과거에는 이 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으나 혈부축어탕을 사용하면 가벼운 증상이든 심한 증상이든, 한 첩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요.”라고 했다. 그렇게 처방한 후 남자의 딸꾹질은 며칠 만에 사라졌다. 한 환자는 겉은 차갑고 속은 뜨겁다고 호소했다. 왕의원은 “이것은 등룡병(燈龍病)이오. 내부에 어혈이 있기 때문이지요. 등룡병을 허열(虛熱)로 오인하여 보익(補益)하면 어혈이 더욱 쌓이고, 실화(實火)로 오인하여 청열(淸熱)하면 혈이 응결됩니다.”라고 했다. 왕의원은 혈부축어탕을 처방했고, 속에서 열불이 나던 것이 가라앉고 겉에는 온기가 돌았다. 74세 노인은 밤에 가슴을 이슬에 노출시키고 자면 편안한데, 얇은 천만 덮어도 눌린 듯해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이 상태가 7년 동안 지속되었다고 했다. 왕의원은 진찰한 뒤 혈부축어탕 5첩을 복용시키자, 노인은 완전히 나았다. 한 남자 환자는 도한(盜汗)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도한은 밤 사이 자면서 땀이 흐르는 증상이다. 이미 다른 의원들에게 보익(補益), 고표(固表), 자음(滋陰), 강화(降火)등의 방법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다. 왕의원은 남자가 마을 사람들에게 얼마 전 멍석말이를 당한 후, 가슴이 답답하고 도한이 심해졌다. 왕의원은 이것을 어혈을 원인으로 보고 혈부축어탕을 처방했고, 증상이 사라졌다. 한 부인은 자주 초조하고 답답함을 느꼈다. 알고 보니, 예전에 지붕에서 떨어진 이후로 그런 증상이 생긴 것이었다. 부인은 “밤에 꿈을 많이 꿔서 잠꼬대도 심합니다.”라고 했다. 왕의원은 이 또한 어혈로 보고 혈부축어탕을 처방했고, 부인은 편안한 밤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약방에는 많은 환자들이 찾아왔고, 혈부축어탕을 통해 어혈을 풀어 다양한 증상을 치료할 수 있었다. 제자는 감탄하며 “스승님, 이렇게 많은 병이 어혈 때문이었다니,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라고 했다. 왕의원은 웃으며 “어혈은 몸속에 숨어 있는 병의 원인이 되곤 한다. 표면적으로는 두통, 흉통, 불면증, 초조감 등으로 나타나지만, 본질적으로는 혈의 흐름이 막혀서 생긴 증상이 많지. 이를 바로잡으면 많은 병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법이지. 원인은 한 가지 어혈이지만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증상은 만가지가 넘는다.”라고 했다. 제자는 스승의 지혜를 되새기며, 한의학의 깊이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피는 돌고 돌아야 산다. 우리 몸에서 혈액이 막힘없이 흐르는 것, 그것이야말로 건강의 기본이다. 어혈은 단순히 멍이나 혈전의 개념을 넘어서 미세 순환의 장애와 기혈의 불균형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모든 질환의 원인을 어혈로 치부할 수는 없겠지만, 건강은 어혈이 없는 피의 흐름에서 시작된다는 점은 자명한 일이다. * 제목의 ○○은 ‘어혈(瘀血)’입니다. 오늘이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의림개착> 血府逐於湯. ○ 血府逐瘀湯所治症目. 血府逐瘀湯所治之病, 開列於後. ○ 頭痛 頭痛有外感, 必有發熱惡寒之表症, 發散可愈. 有積熱必舌乾. 口渴, 用承氣可愈. 有氣虛, 必似痛不痛, 用參耆可愈. 査患頭痛者, 無表症, 無裏症, 無氣虛痰飮等症, 忽犯忽好, 百方不效, 用此方一齊而愈. ○ 胸疼 胸疼在前面, 用木金散可愈. 後通背亦疼, 用瓜蔞薤白白酒湯可愈. 在傷寒用瓜蔞陷胸紫胡等, 皆可愈. 有忽然胸疼, 前方皆不應, 用此方一付, 疼立止. 胸不任物 江西巡撫阿霖公, 年七十四. 夜露臥胸可睡, 蓋一層布壓則不能睡, 已經七年, 召余診之, 此方五付全愈. ○ 胸任重物 一女二十二歲 夜臥, 令僕婦坐於胸方睡, 已經二作. 余亦用此方, 三府而愈. 設一齊問病源, 何以答之. ○ 天亮出汗 醒後出汗, 名曰自汗. 因出汗醒, 名曰盜汗. 盜散人之氣血, 此是千古不易之定論. 竟有用補氣固表滋陰降火, 服之不效, 而反加重者 不知血瘀亦令人自汗盜汗, 用血府逐瘀湯, 一兩付而汗止. ○ 食自胸右下 食自胃管而下, 宜從正中食入咽, 有從胸右邊嚥下者, 胃管在肺管之後, 仍由肺葉之下轉入肺前, 由肺下至肝前, 出膈膜入腹, 肺管正中, 血府有瘀血, 將胃管擠靠於右. 輕則易治, 無礙飮食也. 重則難治, 擠靠胃管, 灒(?)而細, 有礙飮食也. 此方可效, 全愈難. ○ 心裏熱名曰燈龍病 身外涼, 心裏熱, 故名燈龍病, 內有血瘀. 認爲虛熱, 愈補愈瘀. 認爲實火, 愈涼愈凝. 三兩府血活熱退. ○ 暓悶 卽小事不能開展, 卽是血瘀. 三府可好. ○ 急躁 平素和平, 有病急造, 是血瘀. 一二府必好. ○ 夜睡夢多 夜睡夢多是血瘀. 此方一兩府全愈, 外無良方. ○ 呃逆俗名打咯忒 因血府血瘀, 將通左氣門, 右氣門, 歸並心上一根氣管, 從外擠嚴. 吸氣不能下行, 隨上出, 故呃氣. 若血瘀甚, 氣管閉塞, 出入之氣不通, 悶絶而死. 古人不知病源, 以橘皮竹茹湯, 承氣湯, 都氣湯, 丁香柿蒂湯, 附子理中湯, 生薑瀉心湯, 代赭旋覆湯, 大小陷胸等湯治之, 無一效者. 相傳咯忒傷寒, 咯忒溫病, 必死. 醫家因古無良法, 見此症則棄而不治. 無論傷寒瘟疫雜證, 一見呃逆, 速用此方, 無論輕重, 一付卽效. 此余之心法也. ○ 飮水卽嗆 飮水卽嗆, 乃會厭有血滯, 用此方極效. 古人評論全錯, 余詳於痘症條. ○ 不眠 夜不能睡, 用安神養血藥治之不效者, 此方若神. ○ 小兒夜啼 何得百日不啼, 夜啼者, 血瘀也. 此方一兩付全愈. ○ 心跳心忙 心跳心忙, 用歸脾安神等方不效, 用此方百發百中. ○ 夜不安 夜不安者, 將臥則起, 坐未穩又欲睡, 一夜無寧刻, 重者滿床亂滾, 此血府血瘀. 此方服十餘付, 可除根. ○ 俗言肝氣病 無故愛生氣, 是血府血於, 不可以氣治, 此方應手效. ○ 乾嘔 無他症, 惟乾嘔, 血瘀之症, 用此方化血, 而嘔立止. 晩發一陳熱 每晩內熱, 兼皮膚熱一時, 此方一付可愈, 重者兩付. (혈부축어탕. ○ 혈부축어탕이 치료하는 증상 목록. 혈부축어탕으로 치료하는 병증을 아래에 나열한다. ○ 두통. 두통 중 외감이 있는 경우, 반드시 발열과 오한의 표증이 있으며 발산하면 나을 수 있다. 축열이 있는 경우, 반드시 혀가 마르고 입이 마르는 증상이 있으므로 승기탕을 사용하면 나을 수 있다. 기허가 있는 경우, 반드시 통증이 있는 듯 없는 듯한데는 인삼, 황기를 사용하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두통이 있는데 표증도 없고, 리증도 없으며, 기허나 담음 등의 증상도 없는 경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어떠한 처방도 효과가 없는 경우, 이 처방을 사용하면 단번에 나을 수 있다. ○ 흉통. 흉통이 앞쪽에 있는 경우, 목금산을 사용하면 나을 수 있다. 등이 함께 아픈 경우, 과루해백백주탕을 사용하면 나을 수 있다. 상한으로 인한 경우, 과루함흉탕, 자호탕 등을 사용하면 나을 수 있다. 만약 갑자기 흉통이 나타나고, 위의 처방들이 모두 듣지 않는 경우, 이 처방을 한 첩 사용하면 즉시 통증이 멈춘다. ○ 가슴이 무게를 견디지 못함. 강서 순무 아림공, 74세. 밤에에 드러난 채로 자면 가슴이 편안하고 잠을 잘 수 있었으나, 한 겹의 천을 덮어도 눌린 듯하여 잠을 잘 수 없었다. 이러한 상태가 이미 7년 동안 지속되었다. 내가 진찰한 후, 이 처방을 5첩 복용하니 완치되었다. ○ 가슴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야 잠을 잘 수 있음. 22세 여성 환자. 밤에 눕고 나면 반드시 하녀가 가슴 위에 앉아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이러한 증상이 두 차례 발생하였다. 내가 이 처방을 사용하여 3첩 복용 후 완치되었다. 이 병의 원인을 자세히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겠는가? ○ 새벽에 땀이 남. 잠을 자고 난 후 땀이 나는 것을 이라고 한다. 땀이 나서 깨어나는 것을 이라고 한다. 도한은 사람의 기혈을 소모시키는 병증으로, 이는 천고에도 변하지 않는 정론이다. 이에 보익, 고표, 자음강화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혈부에 어혈이 있어 사람이 자한, 도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처방을 1~2첩 복용하면 땀이 멈춘다. ○ 음식이 가슴의 오른쪽으로 내려감. 음식은 위관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정상적으로는 음식이 중간을 따라 삼켜져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위관은 폐관의 뒤에 위치하며, 폐엽의 아래를 거쳐 폐의 앞쪽으로 이동한 뒤, 횡격막을 지나 복부로 들어간다. 그러나 혈부에 어혈이 있으면 위관이 밀려 오른쪽으로 쏠리게 된다. 가벼운 경우 치료가 쉬우며, 음식 섭취에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심한 경우 치료가 어렵고, 위관이 좁아져 음식 삼키기가 어려워진다. 이 처방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으나,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다. ○ 심부 열감. 몸의 겉은 차갑고, 속이 뜨거운 병을 등룡병이라고 한다. 이는 내부에 어혈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허열로 오인하여 보익하면 어혈이 더욱 쌓이고, 이를 실화로 오인하여 청열하면 혈이 응결된다. 이 처방을 3~6첩 복용하면 혈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열이 사라진다. ○ 답답함과 초조함. 작은 일에도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혈부에 어혈이 있기 때문이다. 이 처방을 3첩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평소 온화한 사람이 병이 나면서 갑자기 조급해진다면, 1~2첩 복용하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 ○ 밤에 꿈을 많이 꿈. 밤에 꿈이 많으면 혈부에 어혈이 있기 때문이다. 이 처방을 1~2첩 복용하면 완치되며, 다른 좋은 처방이 없다. ○ 딸꾹질. 혈부에 어혈이 쌓이면 좌기문과 우기문이 심상의 한 개의 기도로 몰리면서 기도가 압박된다. 그 결과 숨을 들이쉬려 해도 기도가 막혀 공기가 위로 올라오면서 딸꾹질이 발생한다. 어혈이 심해지면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서 기가 통하지 않게 되고, 결국 질식하여 사망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여, 진피죽여탕, 승기탕, 도기탕, 정향시체탕, 부자이중탕, 생강사심탕, 대소함흉탕 등으로 치료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혈부축어탕을 사용하면 가벼운 증상이든 심한 증상이든, 한 첩만으로 즉효한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09 16:06:05[파이낸셜뉴스] 남의 집 마당에 신생아를 몰래 유기한 남녀가 재판에 넘겨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씨(54)와 B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는 지난 2011년 3월 9일 당시 연인이었던 B씨와 함께 인천 소재의 한 주택 마당에 몰래 신생아 자녀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의 남자친구였던 A씨는 범행 당시 망을 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아동 유기 범행은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유기 범행을 공모하거나 망을 본 사실이 없다"며 "당시 내 아이 인지 불분명해 범행을 방조했을 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 유기 영아의 친모인 B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주소 확인, 소재 탐지 등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5월22일 열릴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08 15:2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