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가정보원이 말레이시아 수사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한국에 전자담배형 신종마약을 대량 밀반입하려던 국제 마약조직 총책을 현지에서 붙잡았다. 검거된 인물은 서울 강남에서 헤드헌팅 법인을 세우고 활동하던 싱가포르 국적의 31세 남성으로 국내 유학 경험이 있는 청년층을 포섭해 마약 유통망을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범죄정보센터(TCIC)가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해 마약조직 총책 '아이번' 등 4명을 지난 6월 19일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전신마취제 성분인 '에토미데이트'에 코카인을 섞어 전자담배 액상형태로 제조한 뒤, 매월 2만개(200만명 동시 투약분)를 국내에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현지 당국과의 합동작전으로 합성마약 카트리지 4958개(약 9.4L·시가 약 23억원 상당)와 전자담배 포장박스 3000여개를 압수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신마취제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 않다. 불법 제조될 경우 성분과 함량이 불분명해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법적 사각지대를 악용한 신종 마약 시도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검거된 총책 아이번은 서울 강남에 회사를 세워 사업가로 위장한 채 국내 유학 경험이 있는 한국 청년들에게 접근해 "수사에 걸리지 않는 마약"이라고 소개하며 은밀히 유통망을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태국, 홍콩 등에서 에토미데이트 단속이 강화되자 한국이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아이번의 국내 출입 빈도를 추적하던 중, 작년부터 주요 용의자로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신종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려던 국제 마약조직의 움직임을 국외에서 선제적으로 차단한 첫 사례"라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제 범죄 조기경보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5-07-08 10:45:06【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은 러쉬(Rush) 191병(4270ml)을 밀수·유통한 베트남인 A씨(남, 30대)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러쉬는 흡입 시 흥분감을 일으켜 유흥업소 등에서 최음제로 쓰이는 신종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러쉬는 국내에서 의식상실, 심장발작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돼 임시 마약류로 지정됐으며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해외에서 슈퍼러쉬, 정글주스, 블루보이, 골드러쉬 등의 이름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이를 밀반입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공항세관은 지난해 10월 베트남발 특송화물 검사 과정에서 러쉬 20병(400ml)을 적발하고 이를 추적해 밀수입자 A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가 지난해 밀수한 러쉬 총량은 191병(4270ml)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세관 검사를 회피하기 위해 수입자 이름을 허위로 기재하고 품명을 화장품·식품류로 신고해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SNS를 통해 병당 많게는 16배(5000원→8만원)의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위험성이 높은 만큼 경각심을 갖고 러쉬, 골드러쉬, 정글주스 등의 문구가 있는 제품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5-06-05 10:40:54[파이낸셜뉴스] 2019년까지 10% 미만이던 신종 마약류의 비율은 2024년도에는 35% 수준으로 급증했다. 2019년 버닝썬 사태와 2022년부터 이어진 마약류 사범 집중 단속으로 인해 연간 국과수에 접수된 마약류 감정 건수도 2018년 약 4만 3000 건에서 2024년 약 12만 건으로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5일 이같은 내용의 ‘마약류 감정백서 2024’를 발간했다. 백서는 국내 마약류 문제에 대한 과학적 대응 기반을 강화하고자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신종마약류 확산 실태를 분석했다. 과거 국내 유행 마약류는 메트암페타민과 대마 위주였으나, 2019년도 이후 신종 마약류의 유행이 포착됐다. 국과수는 마약류 유행 변화 실태 파악을 위해, 2022년도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부터 마약류 감정백서 발간을 시작했다. 이번에 발간된 ‘마약류 감정백서 2024’는 백서 발간 이래 3년간 누적된 마약감정 통계자료를 집대성한 결과물로, 신종 마약류의 최신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행안부의 정책현안 데이터 분석 사업을 통해 통계의 정확성, 명료성, 시각화 수준도 대폭 개선했다. 국과수에 접수된 감정물 종류를 살펴보면 전체 감정 건수 중 소변과 모발 의뢰 비중은 2018년 71%에서 2024년 55%로 감소했다. 반면, 과거에 비해 마약류 유통책에 대한 단속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압수품의 감정의뢰 비중은 2018년 29%에서 2024년 45%로 증가했다. 한편, 국내 마약류 유행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된 압수품 통계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 미만이던 신종 마약류의 비율은 2024년도에는 35%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나타난 국내 마약 관련 주요 실태를 보면 최근 합성대마와 반합성 대마 등 신종 마약류의 국내 확산 지속과 외관상 마약류로 인지하기 어려운 전자담배 형태의 유통이 증가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서는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청소년층의 합성대마 전자담배 남용 비율이 확대되고, 20~30대 청년층의 마약 접근 용이성과 중복 투약 경향이 높아져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과 치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기존에는 드물었던 코카인, 합성아편류(플루오로펜타닐 등) 등 고위험 약물의 적발이 증가하고, 에토미데이트와 같은 의료용 마취제의 오·남용 역시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마약류 투약 후 운전, 항공기 내 난동, 강력범죄 등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연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에 발간한 백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누리집’ 내 ‘홍보관>간행물’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국과수는 2024년 3월 신설된 마약과를 중심으로 신종 마약류 탐색 플랫폼 구축, 지방 감정 인력 재배치, 장비 현대화 등 마약 분석 관련 종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봉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마약류 감정백서는 규제-단속-치료를 아우르는 과학적 정책 지원 체계 실현을 위한 국과수의 의지를 담고 있다”라며, “급변하는 마약 환경 속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를 고도화하고 과학수사의 전문성과 신뢰성 강화에 실질적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5-05-25 10:28:34[파이낸셜뉴스] 최근 교정시설 내에서 신종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법무부가 마약 반입 차단과 재활 대책 강화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22일 수원구치소에서 진행된 특별 거실검사 중 이온스캐너를 이용해 '펜사이클리딘(PCP)'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탐지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물질은 '천사의 가루'로 불리며 강력한 환각 효과를 지닌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이 계열의 신종 마약이 검출된 바 있다. 현재 수원구치소 특별사법경찰팀은 정밀검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고, 외부 반입 여부 등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어 23일 인천구치소에서도 이온스캐너를 통해 편지에 포함된 마약 양성 반응을 확인, 수용거실로의 반입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법무부는 마약류 반입 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수용거실에 대한 불시 검사 및 마약 반응검사를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온스캐너 등 탐지장비를 추가 도입하고, 마약사범재활팀을 신설해 전문적인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법무부는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23년부터 확대 개편된 특별사법경찰팀 중심으로 정보 공유 및 첩보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마약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건 송치 등 엄정히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시설 내로 마약류가 반입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마약류수용자의 치료 및 재활 교육을 통한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5-04-24 17:15:38[파이낸셜뉴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는 국내외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합성 마약물질 2종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관세청은 이 신종 합성마약물질을 임시마약류로 규정했다. 신종 마약물질 2종은 강력한 환각제인 마약류 ‘메스칼린(Mescaline)’의 유사체로, 프랑스발 국제우편으로 반입된 성분 미상의 분말에서 검출됐다. 메스칼린은 페이오트 선인장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환각성 알칼로이드이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된다. 중앙관세분석소의 화학구조 분석 결과, ‘4-Benzyloxy-3, 5-dimethoxyphenethylamine’가 신종 합성마약 물질임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또한 함께 발견된 ‘2-Bromomescaline’은 이미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물질로, 기존 마약류와 유사한 화학 구조를 지녔으며 국내 적발은 처음이다. 중앙관세분석소는 국민 보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첫 번째 물질에 대해 식약처에 임시마약류 지정 검토요청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검토 결과 해당 물질은 마약류 대용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인정돼 현재 신규 임시마약류로 등록된 상태이다. 박재선 중앙관세분석소 소장은 "새로운 형태의 마약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을 선제 차단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신종마약에 대한 직원들의 분석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2-12 11:39:09[파이낸셜뉴스] 임시마약류의 원재료를 베트남에서 밀반입한 뒤 제품화시켜 국내로 유통한 외국인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미니카 연방 국적의 20대 남성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27일 검거한 뒤 최근 구속 송치했다. A씨로부터 러쉬를 구매한 뒤 시중에 유통한 30대 남성 B·C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A씨는 일명 '러쉬'로 불리는 신종마약의 원재료를 베트남에서 밀반입한 뒤 화학제품 등에 섞어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러쉬에 포함된 알킬 니트리류는 2군 임시마약류로 분류되는 물질이다. 알킬 니트리류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의식상실, 심장발작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강한 향을 풍기는 물약 형태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물질을 2020년 임시마약류로 지정됐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에서 러쉬 원재료와 화학약품을 유리병에 담아 화장품인 것처럼 위장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뒤, 영등포구 모처에서 러쉬를 제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저렴하고 흔하게 구할 수 있다", "약국에서도 판매, 중독성 없음" 등 현혹하는 문구로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텔레그램을 보고 연락한 국내 중간 유통책에게 러쉬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제조한 러쉬는 약 4ℓ로 3300만원어치에 달하는 규모다.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명품 재판매업자(리셀러)로 활동하던 A씨는 경기 불황으로 명품 판매가 부진하자 값싼 러쉬 원재료를 국내로 들여와 높은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러쉬 총 3.42ℓ를 압수했다. 34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1회 투약 분량이 정해진 케타민이나 필로폰과 달리 러쉬는 투약량이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데, 30㎖를 20~30명이 투약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러쉬 원재료를 밀반입해 국내에서 다량 유통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검거되지 않은 중간 유통책 등을 추가 검거하고 범죄수익금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2-04 17:17:25[파이낸셜뉴스] '용산 경찰관 추락사' 사건에 연루된 마약 모임 참석자 중 12명이 신종마약류 투약 혐의로 추가 불구속 기소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권내건 부장검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모임 참석자 12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6일∼27일 모임을 주도한 정모씨 집에서 신종 마약류를 투약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이들 12명 중 A씨(35)와 B씨(30)는 정씨의 주거지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 신종마약류 투약 혐의가 새로 입증돼 추가 기소된 것이다. 검찰은 "현장에 있던 신종마약류로의심되는 압수물을 면밀히 분석하는 등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며 "신종마약류 표준품을 신속히 수입해 감정함으로써 12명의 투약 범행을 추가로 밝혀냈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13 11:31:55【파이낸셜뉴스 원주=김동규 기자】 23일 강원 원주 반곡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독성학과 감정실. 이재신 국과수 독성학과장이 마약 시료를 스포이드로 빨아들였다. 그는 "필로폰은 만든 사람에 따라 특정한 불순물 패턴이 있다는걸 알고 있느냐"고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자가 의아해하자 그는 "필로폰을 다량 분석하면 일종의 '화학지문(chemical fingerprint)'을 발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국과수 독성학과 감정실은 마약 투약 의심자에게 채취한 모발 시료나 소변 시료를 감정한다. 이곳에선 최대 0.02ng/mg(모발 1mg당 1억분의 2mg)의 마약류까지 검출할 수 있다. 국제 규격 수영장(길이 50m·폭 25m·깊이 2m 이상)에 떨어진 물질 한 방울을 찾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검거된 마약류 투약 의심자에게서 채취한 시료나 수사기관에서 압수한 마약류 대부분이 이곳에 모인다. 이 과장은 이곳에서 마약류 검출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마약 사범 늘면서 신종마약도 증가 이 과장은 "우리 팀원들 모두가 '영끌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며 "인터넷상에서 '신종 마약류를 투약-복용하면 국과수가 잡아내지 못한다'는 정보를 접하곤 하는데, 이런 '믿음'을 가지신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리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불철주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선 신종 마약류의 검출이 증가하고 있다. 신종 마약류란 메타암페타민과 대마 등 전통적으로 많이 검출되던 마약류(전통 마약류)가 아닌 마약류를 지칭하는 용어로 합성대마류와 케타민, 엠디엠에이(MDMA) 등이 있다. 국과수에서 발간한 '2023년 마약류 감정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7~2022년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된 압수품 중 합성대마류는 121배, 케타민은 24.6배, MDMA는 7.8배 늘었다. 이 과장은 "최근 한국에서 합성대마류와 같은 합성대마류가 많이 검출되고 있다"면서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도 국내에서 종종 검출되곤 한다"고 말했다. 마약 사범이 많이지면서 신종 마약류 검출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장은 "최근 5년간 감정 의뢰량이 2배 늘어났고, 특히 2022년 1~9월 대비 2023년 1~9월의 감정 의뢰량이 79% 증가하는 등 신종마약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하지만 전통마약 역시 검출 요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신종 마약류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이 과장은 "해외 국가들과의 공조를 통해 계속해서 신종 마약류에 대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팀원들이 신종 마약류를 검출하는 방법 등을 계속해서 개발하는 등 '영끌 R&D'를 하므로 국과수의 감정 기법은 계속해서 진화한다"고 말했다. ■필로폰 불순물은 제조자 화학지문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그는 1997년 국과수에 입사한 후 처음으로 약독물을 감정하는 독성학이란 분야에 발을 들여놓았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이 과장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제약회사가 아닌 국가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적성에 맞아 지금 이 일을 계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약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에서 그는 필로폰 제조 과정에서 일정량의 불순물이 첨가될 수밖에 없어 제조자, 제조방법, 원산지, 원료 등에 따라 서로 다른 미세한 '화학지문'을 갖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학위논문이 발표되고 10년이 지났지만, 이 과장의 주장이 수사기법에 활용되지는 못했다. 그는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제 기술이 발달해 화학지문을 확인하기 힘든 예도 있다고 한다"면서 "또 A제조자는 어떠한 화학지문을 남겼고 B제조자는 어떠한 화학지문을 남겼는지 등을 정리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데 아직 이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해 국과수에 신설될 '마약대응과'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독성학과 체계에서 마약류와 독극물의 감정이 같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마약류만을 전문적으로 감정하는 부서가 생기면 더 적극적인 마약류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마약류 감정에서 미꾸라지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을 완벽히 하겠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1-23 18:16:35[파이낸셜뉴스] 행정안전부는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유통돼온 신종 마약류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분석장비 총 4를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검출된 마약류 가운데 24.7%는 신종 마약류로 집계됐다. 주요 신종 마약류는 합성 대마와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류다. 신종 마약류는 극미량을 투약하는 특성 탓에 기존 마약류에 비해 체내 잔존량이 적은 경우가 많아 현재의 고감도 질량분석기로는 검출에 한계가 있었다. 올해 행안부가 28억 4000만원을 투입해 새로 도입하는 분석 장비는 최고 사양의 고해상도 질량분석기 2대와 초고감도 질량분석기 2대 등 총 4대다. 초고감도 질량분석기의 경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용하는 장비보다 약 10배 높은 감도를 갖고 있다.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극미량의 물질도 검출할 수 있다. 고해상도 질량분석기는 기존 장비보다 좀 더 명확한 화질로 신종 마약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행안부는 첨단 분석장비 도입으로 신종 마약류 탐색이 강화돼 수사는 물론이고 국내 유통을 조기 차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과수는 이번 장비를 활용해 신종 마약류 탐색 차단 등을 위한 '신종마약류 탐색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신종마약류에 적극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1-16 12:26:27[파이낸셜뉴스] 베트남에서 마약을 밀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유통한 일당이 세관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본부세관은 경남경찰청, 김해서부경찰서와 합동수사를 벌여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를 베트남에서 밀수입해 SNS 등으로 이를 유통한 일당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지난 5월 베트남을 왕래하던 A씨(35)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A씨와 관련된 관세청 빅테이터를 분석한 결과 B씨(39)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부산세관은 같은 시기 이들 일당이 베트남에서 마약류를 들여와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 중이던 경찰과 공조 체계를 구축, 합동수사에 나섰다. 이후 범죄자들의 여행패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을 파악, 이들을 지속 추적하던 중 7월 총책 B씨를 비롯한 조직원들이 움직임을 보이자 공조기관에 이를 알리고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부산세관은 운반책 C씨(19)가 김해공항에 입국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입국 당일 동태를 밀착감시 후 김해공항세관과 합동으로 정밀 검사한 결과 신변에 은닉한 케타민 210g, MDMA 400정을 적발했다. 동시에 잠복 중이던 경남청 수사관들이 A씨와 B씨 은신처를 급습해 체포하고 이들이 가지고 있던 케타민 78g을 압수했다. 이후 추가 수사를 통해 B씨 일당이 4월과 5월 2차례에 걸쳐 케타민 약 300g, MDMA 200정, 합성대마 등 약 2.5㎏을 밀수입한 사실을 확인, 유통책 1명을 체포하면서 합성대마 315g을 압수하고 매수자 1명을 추가 검거했다. 통상 케타민은 1회 투입량이 0.05g에 불과하고, 합성대마는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1g만 있어도 3~5회 투입이 가능하다. 단순 계산으로는 최대 2만 4860명이 투입할 수 있는 양이라는 뜻이다. 시가로 약 1억 7000만원에 달한다는 게 세관의 분석이다. 김해서부서는 이들 조직의 마약류 거래 자금을 차명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대포통장을 개설해 준 공범 및 마약류 매수자들도 추적 중이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세청은 관세 국경에서 마약류가 적발되면 유통조직까지 일거에 소탕할 수 있도록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수사·정보 기관과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12-13 10:3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