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제시됐다.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기존 진료지침의 경우 심초음파 측정 시 LVEF가 50% 이상이면 정상, 50% 이하이면 말기 심부전이라 정의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황인창·고려대 구로병원 최유정 교수팀은 좌심실 박출률 50~60% 환자의 좌심실종축변형율(LV-GLS) 절대값이 10.5% 이하면 이 값이 10.5%를 초과하는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2.5배 증가할 수 있다고 30일 밝혔다. 좌심실 박출률이란 좌심실로 들어온 혈류량 대비 대동맥으로 빠져나간 혈류량의 비율을 뜻한다. 연구팀은 저-정상형 LVEF 50~60% 환자 349명을 중앙값 4.1년간 추적 관찰한 뒤,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세부 분석하기 위해 또 다른 심초음파 지표인 ‘LV-GLS’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좌심실종축변형률은 심장 수축 시 좌심실 길이가 세로축으로 줄어든 정도를 뜻하며, 절대값이 클수록 수축력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LVEF보다 심실 수축기능을 민감하고 빠르게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전체의 7.4%(26명)가 심장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심혈관계 사망 위험의 기준이 되는 좌심실종축변형률 수치의 절단점(cutoff)은 절대값 10.5%였다. LV-GLS 절대값이 10.5%를 초과할 때, 이 값이 증가할수록 심혈관계 사망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독립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LV-GLS로 평가한 수축력 저하군은 보존군보다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이 2.54배 높았다. 추가로 LVEF 50~60% 환자의 △돌연사 및 돌연사 등가 사건 △심혈관질환 사망 △모든 사망 이상 3가지 변수 각각의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 LV-GLS로 평가한 저하군이 보존군보다 모든 변수의 발생 위험이 높았다. 이 결과는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사망을 예측하고 예후를 평가할 때 좌심실 박출률 50~60%를 가지는 저 정상형 환자들에게 있어서 ‘LV-GLS 수치’의 유용성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비교적 정상 심근 기능을 가졌다고 분류되지만 심부전 및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은 저-정상형(LVEF 50~60%) 비후성 심근증 환자 중에서도 심혈관계 사망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지표를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향후 이 결과가 비후성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8-30 11:43:44비후성심근증이 정신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순환기내과 김형관·박준빈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윤제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약 1만6000여명의 비후성심근증 환자 및 일반인을 추적 관찰해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비후성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연간 사망률 1%로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부정맥을 일으켜 급사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비후성심근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에 대처하면서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정확히 연구된 바가 없었다. 환자의 정신건강은 약물 순응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연관성을 규명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0~2016년 사이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4046명과 성향-점수 매칭을 통해 선택된 대조군 1만2138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기분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 장애, 신체화 장애) 발생 위험을 4.1년간 추적 관찰했다. 관찰 결과 환자군의 전체적인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대조군보다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장애 및 불안·스트레스·신체화 장애로 구분해 각각 분석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다음으로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시기별로 구분해 분석이 이뤄졌다. 환자군의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진단 후 1개월 미만과 1개월 이상~1년 미만에서 각각 3.1배, 2.3배로 특히 높았다. 1년 이상~3년 미만과 3년 이상에서는 각각 2.1배,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직후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1년 동안은 환자를 진료할 때 정신건강 관리 측면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하위 집단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진단 시 60세 미만인 경우와 고혈압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대조군에 비해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진료에서는 포괄적인 임상 평가가 필요한데, 내과 진료에서 정신건강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고위험 환자를 적절한 시기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정신질환 발생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와 하위 집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12-08 18:13:15[파이낸셜뉴스] 비후성심근증이 정신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순환기내과 김형관·박준빈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윤제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약 1만6000여명의 비후성심근증 환자 및 일반인을 추적 관찰해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비후성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연간 사망률 1%로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부정맥을 일으켜 급사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비후성심근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질병에 대처하면서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비후성심근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정확히 연구된 바가 없었다. 환자의 정신건강은 약물 순응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연관성을 규명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0~2016년 사이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4046명과 성향-점수 매칭을 통해 선택된 대조군 1만2138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기분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 장애, 신체화 장애) 발생 위험을 4.1년간 추적 관찰했다. 관찰 결과 환자군의 전체적인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대조군보다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장애 및 불안·스트레스·신체화 장애로 구분해 각각 분석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다음으로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시기별로 구분해 분석이 이뤄졌다. 환자군의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진단 후 1개월 미만과 1개월 이상~1년 미만에서 각각 3.1배, 2.3배로 특히 높았다. 1년 이상~3년 미만과 3년 이상에서는 각각 2.1배,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발생위험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직후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비후성심근증 진단 후 1년 동안은 환자를 진료할 때 정신건강 관리 측면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하위 집단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진단 시 60세 미만인 경우와 고혈압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대조군에 비해 정신질환 발생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진료에서는 포괄적인 임상 평가가 필요한데, 내과 진료에서 정신건강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고위험 환자를 적절한 시기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정신질환 발생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와 하위 집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12-08 09:45:16[파이낸셜뉴스] 앞으로 고령환자도 비후성심근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게 됐다. 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심장외과 김욱성 교수팀이 지난 9월 수술한 82세 비후성심근증 환자 박씨가 최근 첫 정기 외래에 방문했다. 비후성심근증이란 뚜렷한 이유 없이 계단을 오르거나 빠른 속도로 이동할 때 숨이 차고 가슴 통증이 주 증상으로, 일반 심장질환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돌연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 또는 제세동기 삽입요법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처음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가 점점 근육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좌심실 유출로 압력차가 심해질 수 있어 이런 경우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또한 좌심실이 근육으로 과도하게 차 있어 좌심실 용적이 심하게 줄어든 경우에도 증상이 심하면 수술치료가 도움이 된다 최근 수술법 향상과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면서 점차 고령 환자도 수술 건수가 느는 추세다. 김욱성 교수팀이 최근 수술한 환자 박씨도 그런 사례다. 대부분의 심근절제술은 좌심실내 압력차가 발생하는 대동맥판막 아랫 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인데, 박씨는 좌심실의 심첨부 심근이 과도하게 발달하여 좌심실 용적이 줄어들어 발생한 호흡곤란을 없애고자 좌심실 용적을 늘리는 수술을 시행했다. 심장의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 수술로서 일반적 비후성심근증 수술보다 20분가량 더 걸렸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나 고령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 받고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환자는 여러 병원들을 찾아 치료해 보았지만 수술이 어렵다는 이유로 권유하는 병원이 없어 마지막으로 김욱성 교수를 찾았다. 수술 후 극심한 호흡곤란은 물론 가슴 답답함도 사라졌고,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져 수술한 지 열흘 후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박씨는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걸어서 진료실까지 올 수 있는게 신기하다" 며 "보통사람과 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변화고, 이 나이에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다" 고 의료진에 감사함을 전했다. 김욱성 교수는 "나이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는 것은 옛말" 이라며 "고령이라도 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경우 심근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고 수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시도를 해야한다" 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11-02 11:42:28가천대 길병원은 심장근육이 계속해서 커져 결국 심장마비가 올 수 있는 비후성 심근증을 앓던 박기원씨(55)가 심장이식 수술로 새 삶을 찾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박씨는 자주 혼수상태에 빠지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또 2013년에 이어 2015년 두 번째 이식 받은 심장자동제세동기마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박 씨는 약 10여 년 전 부친(65)과 남동생(48) 그리고 둘째아들(17)을 심장마비와 비후성 심근증으로 잃은 바 있는 심장병 가족력을 가지고 있었다. 큰 아들(32)도 오랫동안 앓아 온 비후성 심근증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씨가 처음 질병을 알게 된 것은 18세이던 고교시절이었다. 운동장을 돌던 중 돌연 심장 마비가 와 의식을 잃고 졸도했다. 이후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 박 씨는 연속으로 2차례의 혼수상태를 겪고 지난 6월 주치의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의 진료 하에 병동에 입원했다. 정밀 검사 결과 박 씨의 상태가 위급하다고 판단한 정 교수는 흉부외과 박철현 교수와 장기이식센터에 긴급 심장이식을 요청했다. 심장이식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1달 만이었던 지난 14일, 박 씨에게 적합한 장기기증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심장이식은 이식술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안심할 수 없었다. 이번 심장이식수술을 주도한 흉부외과 박철현 교수는 "심장이식은 다른 장기에 비해 뇌사자에서 적출해서 수혜자에게 이식하기까지의 시간인 허혈시간이 매우 짧은 4시간에 불과해 분초를 다툴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가천대 길병원은 적출팀, 이식팀 간의 원활한 소통과 팀워크를 통해 신속, 정확한 이식을 진행해 박 씨가 새로운 심장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씨는 성공적인 이식수술을 마치고, 장기이식 거부반응을 위해 사용한 면역억제제로 인한 낮은 면역력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 씨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동생을 심장마비로 잃고 나서는 나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에 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이제 새로운 심장으로 건강을 찾은 만큼 그 동안 아픈 자식과 손자들을 키우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노모께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심장을 기증해준 기증자와 가족 그리고 가천대 길병원의 의료진들 덕분에 우리 가족이 희망이라는 선물을 받게 돼 매우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무혈심장이식 및 다장기이식, 아시아 최초 좌심실개조술, 국내 최초 심근성형술 등의 업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심장이식 분야에서 단연 앞서 있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이 장기이식 및 기증 건수 그리고 장기이식 의료질에서 인천지역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3~2017년 뇌사자 장기기증은 총 75건에 달했고, 신장이식은 135건, 간장이식은 54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최근 가장 난이도가 높은 심장이식을 성공리에 마무리 지으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우수한 장기이식 실력을 확인했다. 특히 매년 간이식 10건 이상,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 10건 이상을 유지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뇌사자 장기기증은 2013~14년 각각 12건이던 것이 2015~17년 각각 17건씩 유지되고 있다. 신장이식의 경우 2013년 23건이던 것이 2016년 27건, 2017년에는 32건을 차지하면서 매년 3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건수는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간장이식도 2014년 11건, 2015년 10건, 2016년 12건을 기록한 뒤 2017년에는 14건으로 매년 10건 이상씩 이뤄지고 있다. 대한심부전연구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정욱진 교수(심장내과)는 "앞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심부전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에 도달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보강하고, 의료진의 숙련도를 높이며 대중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7-10-23 09:58:35환자의 혈액을 분석해 심근증을 일으키는 새 진단법이 발견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사진)팀은 환자 혈액 중 DNA 염기서열 분석 통해 심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는 새 진단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와 함께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최신 지도영상 기법을 이용해 조직검사 없이도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새 진단법 제시도 가능해졌다. 심근증은 심장이 확장되거나 두꺼워지거나 또는 지방침착이 생기는 등 심장근육 이상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군을 통칭한다. 비후성 심근증은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심근증이다. 이 질환은 부정맥 발생으로 인한 급사, 이완기 심기능장애로 인한 운동 시 호흡곤란 및 말기 심부전으로의 진행, 심근허혈로 인한 흉통, 실신, 심방세동의 발생으로 인한 뇌졸중을 유발한다. 심근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혈액검사 및 엑스레이촬영, 심초음파, 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 및 진단기법이 동원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심장의 근육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최 교수팀은 심근비후로 발견된 39세의 여성 심근증 환자에게서 혈액을 채취해 미토콘드리아 내 전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DNA에서 심근증을 일으키는 3243A>G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단한 혈액의 미토콘드리아 내 DNA 분석을 통해 심근증을 쉽게 진단하는 새로운 진단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화된 조직 특성 및 유전변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기존의 약물치료와 함께 새로운 효소치료, 조기 이식형 제세동기 치료 등 맞춤치료를 제공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심혈관계 저널 국제학술지 써큘레이션(IF=14.948)지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5-01-08 16:33:52비후성심근증 환자의 경우 수술로 치료 가능하지만 이를 몰라 돌연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통계청의 국내 사망원인 발표에 따르면 각종 심장질환 돌연 사망자가 연간 2만3000여명에 달한다. 대한법의학회지의 광주전남지역 자료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부검 중 심장질환 관련 사망의 약 7%가 비후성심근증에 의한 사망으로 조사된 것을 추론해 볼 때, 국내에도 많은 수의 환자가 비후성심근증으로 돌연사 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해외자료에 의하면 인구 약 500명 당 1명(0.2%) 꼴로 이 병을 가지고 있으며, 이중 약 70%가 혈액의 출구가 좁아져 돌연사 등의 위험성이 큰 환자라다. 비후성심근증은 선천적으로 심장 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워 심장의 기능을 방해하는 병으로 심장에 피가 뿜어져 나가는 출구가 두꺼워진 근육으로 막혀 혈액이 제대로 뿜어져 나가지 못하게 되어 호흡곤란, 가슴통증, 어지러움, 실신 또는 심한 경우 김씨와 같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홍준화 교수는 21일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되면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제 등 적절한 약제를 우선 복용해야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두꺼워진 심장근육으로 인해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가는 '혈액 유출로'가 폐쇄된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으로 두꺼워진 심장 근육을 잘라내는 '심근절제술'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과도한 운동으로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켜 급사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때에 따라서는 돌연사 방지를 위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술적 치료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비후성심근증은 치료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심실중격으로 가는 혈관에 알콜을 넣고 인위적으로 심근경색을 만들어 심근 두께를 줄여서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에 그쳤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순환기내과 김상욱 교수는 "실제 국내 사례에서도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흉부외과에 의뢰해 심근절제수술 후 환자를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해 보면 증상의 호전이 뚜렷하게 있고 알콜 주사요법과 약물치료보다 수술적 치료가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는 연간 약 150~200건의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는 수술이 잘 알려지지 않거나 수술 경험이 있는 흉부외과 의사가 많지 않아 수술이 치료로 추천되는 비율이 낮다. 심근절제수술은 가슴 앞쪽 한뼘 이하의 작은 절개를 통해 대동맥 판막 아래쪽의 근육을 엄지손가락 크기 정도로 잘라내는 방법으로 평균 일주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고 2~3주 후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은 물론 부정맥, 급사의 위험을 줄여 장기생존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며 수술 성공률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홍준화 교수는 "비후성심근증은 20~30대 젊은층의 급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 질환은 유전적 성향이 강하므로, 직계 가족 중에 돌연사하거나 비후성심근증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가족 전체가 심장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3-02-21 13:52:36[파이낸셜뉴스] 건강했던 11세 소녀가 수면 중 숨진 사건이 발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갑작스럽게 딸의 죽음을 맞이한 가족 사연을 전했다. 소녀의 아버지인 스티브 프리차드(43)에 따르면 지난 4월 딸 마틸다는 평소처럼 잠자리에 들었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아픈 기색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날 스티브와 그의 아내 안나(43)는 마틸다가 수면 중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을 발견했다. 구급대원들이 약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마틸다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선고를 받았다. 마틸다 유산 이어가는 가족들…"환경 보호 활동" 마틸다를 떠나보낸 후에서야 가족들은 그가 부정맥유발성 우심실심근증(arrhythmogenic right ventricular cardiomyopathy)이라는 심장병을 앓고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병은 심장 근육과, 우심실이 약해져 혈액 펌프에 어려움을 겪다가 급사를 일으키는 매우 드문 유전성 질환이다. 결국 남은 가족들도 관련 검사를 했다. 다행히 심장 건강에 문제는 없었다. 현재 가족들은 마틸다의 마지막 소원인 "세상에서 쓰레기를 없애고 싶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환경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생전 동물 애호가이자 환경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마틸다는 동네 공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스티브는 "비극적이고 끔찍한 일이었지만 우리 딸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심장은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로 구성된다. 오른쪽, 왼쪽에 각각 한 개의 심방과 심실이 위치한다. 이 중 심실은 심방에서 들어온 혈액을 폐와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가슴 두근거림부터 심정지까지, 심장병 경고 신호 마틸다의 질병과 관련한 부정맥유발성 우심실심근증은 우심실의 심장근육이 지방조직이나 섬유조직으로 대체돼 부정맥, 심부전, 급사 등을 일으키는 유전성 심근질환이다. 폐동맥과 연결된 우심실이 지방조직 등으로 대체되면 우심실이 늘어나면서 심장의 수축력이 저하돼 혈액을 정상적으로 내보낼 수 없게 된다.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실신 등으로 나타난다. 상태가 심각하면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하지 부종 등이 발생하면서 심부전이 발생한다. 심장이 멈추는 심정지를 비롯 돌연 심장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 제세동기 삽입, 심장이식 등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완치가 어렵다고 알려졌다. 약물은 부정맥을 정상맥으로 전환시키거나 맥박수를 조절을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체내 수분을 감소시켜 폐나 다리 부종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쓰인다. 제세동기는 심실세동(심실이 1분에 350~600회 수축하는 상태)이나 심정지가 발생한 뒤 재발 위험이 높을 때 삽입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03 18:20:14[파이낸셜뉴스] 남편의 시한부 판정에 충격을 받고 슬퍼하던 아내가 결국 ‘상심증후군’으로 남편보다 3일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영국 더선은 지난 13일 10년 차 부부였던 영국인 웨인 댄(57)과 샤론 댄(54) 부부의 비극적인 사연을 전했다. 이들은 생전에 서로를 ‘소울메이트’(영혼의 단짝)라고 부를 만큼 금실이 좋았다. 지난해 10월 남편 웨인은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았던 허벅지 안쪽 암이 폐로 전이돼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의료진은 웨인의 암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고, 지난 2월에는 뼈와 결합조직에 발생하는 희귀 종양인 골육종 진단도 받았다. 골육종 진단 이후 웨인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려 했으나, 병원 측은 그가 치료를 받기도 전에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시한부 판정을 받은 셈이다. 지난 3월 웨인의 상태가 악화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 섀런은 6일 간 남편 곁을 떠나지 않았다. 딸 엘리는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서 나는 계속해서 엄마를 병실에서 내보내려 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빠의 곁을 한시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엄마는 남편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을 너무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 4월 4일 딸은 “숨쉬기가 힘들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혼수상태에 빠진 샤론은 심장마비로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3일 후인 4월 7일 웨인도 숨을 거뒀다. 의료진은 샤론의 사인에 대해 ‘상심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으로 인해 심장마비가 온 것으로 진단 내렸다. 정식 명칭은 스트레스성 심근증(stress-induced cardiomyopathy), 타코츠보 증후군(takotsubo syndrome)으로 불린다. 갑작스럽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상심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대지진 등의 천재지변 지역에서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마주하거나, 반대로 너무 기쁘고 황홀할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며, 폐경 후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 호흡곤란, 메스꺼움 등이 나타난다. 상심증후군이 올 땐 수액을 주입하고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4주 이내에 회복되기도 하지만, 쇼크에 이를 정도로 증세가 심하면 심근 및 좌심실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발병 원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라면, 상담 치료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방법도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4 22:23:45【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의료 파업사태로 대부분의 대형 병원에서 의료 공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은 암·심장·응급 등 분야별 신규 전문의 22명을 영입했다. 1일 신규 임용된 전문의는 심장내과 3명, 외과 3명, VIP건강증진센터 2명, 응급의학과 5명 및 외상외과, 안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종양내과, 피부과, 통합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각 1명으로 총 22명이다. 심장내과에 부임한 김형윤 교수는 심장초음파 분야 전문가로 타 대학병원 심장내과(순환기내과)에서 10년 이상 재직하며 심부전, 판막질환, 심근증 등 환자를 진료해 왔다. 김 교수는 대한심장학회, 대한심초음파학회 등 학술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원윤선 전문의(심장중재술)도 이번에 신규 임용됐다. 또 부정맥 진료를 위해 최성화 교수가 신규 영입되는 등 3명의 신규 전문의가 충원됐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에 부임한 신범수 교수는 타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진단적 기관지내시경시술 등 호흡기내과 분야에서 성과를 쌓고 있는 의료진으로 이번에 가천대 길병원에 합류하게 됐다. 외과에서는 유방외과 김현직 교수, 내분비외과(갑상선) 최재봉, 이근철 교수가 새로 진료를 시작했다. VIP건강증진센터 이재혁 교수와 송정윤 교수도 진료를 시작했다. 응급의학과도 5명의 전문의가 임용됐다. 이 밖에 외상외과 전세범(복부외상, 중증외상) 교수, 안과 신영인(녹내장) 교수, 영상의학과 윤성진(복부) 교수, 재활의학과 유명은(소아재활) 교수, 종양내과 배지홍(소화기암) 교수, 피부과 박상현(피부종양) 교수, 통합내과 손경준(입원전담전문의), 방사선종양학과 이준교 교수 등 분야별 우수 의료진의 충원으로 전문성을 높였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원장은 “우수한 의료진들의 영입으로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3-04 1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