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지난 4일 출범했다. 회복, 성장, 행복을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 도약을 내세웠다. '진짜 성장' 시대도 표방했다. 출범 한달을 맞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한국 새 정부의 실용적 시장주의,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집중육성 정책방향에 관심 많다."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한국의 경제정책들이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한국 경제설명회(IR)를 열었을 때 나온 반응이다. 영국 런던, 유럽 등에서 IR을 개최한 기재부는 지난 26일 14억유로(약 2조2000억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했다. 2조원대 발행에 30조원이 몰릴 정도로 흥행했다. 새 정부의 성장 우선 경제정책,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AI 투자 집중에 대한 우호적 해외시각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추경 편성에도 성장률이 0%대에 머무는 등 저성장이 이어지거나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해외 투자자들의 태도가 돌변할 여지는 있다. 출범 한달을 맞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과제인 셈이다. ■'재정확대, 성장' 선순환…성적표 내야지난 4일 국회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국민'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다음으로 '성장'을 22번, '경제'를 12번 말했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정부의 '2차 추경안' 제출과 관련한 시정연설에서는 경제를 24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하면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실물경기는 경제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언급 이상으로 냉랭하다 못해 살얼음판이다. 올해 1·4분기만 보면 내수, 수출은 모두 부진하다. 성장은 정체됐다. 지난해 1·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며 이전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다. 대외변수도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발 관세전쟁은 세계 경제 성장의 하방위험이다. 중동 불안도 변수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평균 2.7%로 조정했을 정도다. 직전 전망보다 0.3%p 낮췄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대폭 하향 조정한 근거들이다. 30조5000억원 규모의 새 정부 첫 추경안은 경기를 녹일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0%대 저성장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올해만 한정하면 0.1%p 성장률 개선을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추경의 집행 속도를 높이겠다고 하고 있고 소비심리 진작효과도 상당해 성장률 1%를 넘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용, 경기 영향이 큰) 건설 쪽 부진이 심각해 규제완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 민간건설 부문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단기적으론 공공건설 부문부터 경기개선 모멘텀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에 따른 수출영향,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변수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올해 성장률이 0%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AI 투자 집중…"넘어야 할 산 많아"해외 투자자들까지 한국의 AI 투자에 주목할 정도로 새 정부의 AI 정책방향은 확고하다. 'AI 3대 강국'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산업현장은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이었다. 대통령실 조직에 'AI미래기획수석'이 새롭게 등장했다. 그 아래로 '국가AI정책' '과학기술연구' '인구정책' '기후환경에너지' 등 4개 비서관실이 꾸려졌다. AI 관련 공약도 숱하다. AI 투자 100조원 시대 개막, 최소 5만개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한국 고유의 '소버린 AI'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AI 등 신산업 육성방안은 공약만 있을 뿐 구체화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에 관련 조직을 꾸렸지만 정책으로 나와야만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만으론 글로벌 AI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도 이 같은 현실을 감안, "AI 논의를 총괄하는 AI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AI TF의 임무는 새 정부 AI 전략 구체화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도 AI를 키워드로 성장엔진을 확보하는 정책방향을 국정기획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충격에 맞물린 구조적 저성장에서 벗어나는 출구전략을 AI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같은 대형 자본투자 확충을 시작으로, AI 전환(AX)을 통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비전이다. 대선 공약에서 큰 그림은 제시됐다. AX를 통한 혁신 생태계 조성, 차세대 AI반도체 개발 지원 및 첨단전략산업 100조원 집중투자 등을 통해 산업의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는 내용이다. 기재부 고유 업무인 재정, 세제, 경제정책 기능도 AX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론 제조업, 비제조업, 공공의 3대 분야별로 'AX 로드맵'을 범정부 차원에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세제 측면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로 지정해 조세특례를 부여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다. 이는 지역균형 발전과 연계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법무법인 세종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그 결과와 영향' 보고서에서 "AI 등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국가균형발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정책과 연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조개혁 병행 땐 성장 지속 가능성↑경기하강을 저지하기 위한 경기부양의 시급성에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한은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한은은 수도권 인구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 거점도시 육성, 외국인 노동자 활용 등을 통한 돌봄 서비스 개선, 법적 정년연장이 아닌 고령층 퇴직 후 재고용 등을 구조개혁 방안으로 제시해왔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금리인하와 추경 등 재정확대 등 부양책은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칫 이완될 수 있는 '구조개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 "구조개혁은 항상 이해관계의 충돌을 피할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승자와 패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새 정부는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5-06-29 18:25:20[파이낸셜뉴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내전과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미얀마 난민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호소한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심리적 회복과 자립 기반 마련이 시급한 청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 강제 이주자 수는 1억2260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 67명 중 1명이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의미다. 무력 분쟁, 박해, 기후재난 등 복합 위기가 심화되며 난민과 실향민의 수는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미얀마 역시 그 중심에 서 있다.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이어진 무력 충돌과 경제 불안, 기후재난은 국가 전역을 인도적 위기로 몰아넣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지난해 미얀마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800만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며, 국내 실향민(IDP)은 348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자연재해까지 덮쳤다. 지난 3월 미얀마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3740명이 사망하고, 약 5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파괴된 주택은 9만여채에 달하며, 학교와 보건시설도 대규모로 붕괴됐다. 분쟁과 자연재해의 이중고 속에서, 미얀마 북부 카친주 미치나 타운십의 청년 실향민들은 교육 단절, 생계 기반 상실, 트라우마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들이 단순한 생존을 넘어 회복과 자립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지난 4월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미얀마 카친주 내전 피해 실향민 및 호스트커뮤니티 청년 심리사회적 역량강화 사업’을 본격 착수했다. 미얀마 카친주 내전 피해 난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이번 사업은 심리사회적 지원과 자립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청년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고 변화의 주체로 성장해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김대현 밀알복지재단 국제사업실장은 "카친주의 청년들은 오랜 분쟁 속에서 가장 먼저 희망을 잃을 수 있는 이들이지만, 동시에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잠재력도 가장 크다. 밀알복지재단은 이들이 다시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분쟁과 재난 속에서도 인간의 기본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미얀마 난민을 향한 국제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26 11:43:17[파이낸셜뉴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부산경제진흥원과 협력해 부산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경력이음 승마 프로그램’ 1회차를 지난 12일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부산경제진흥원과 함께 지난해 지역사회 상생발전과 사회적 책임 완수를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의 일환으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청년 구직자의 자신감 회복과 사회 재진입을 지원하는 특별한 승마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잡(JOB) 성장프로젝트’와 연계해 청년들의 자신감 회복과 사회 재진입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청년잡 성장프로젝트는 부산에 거주하는 만 15~39세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과 취업 연계를 지원하며,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취업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이런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춰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승마 입문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총 3회차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말 먹이주기, 승마 체험, 승마 피크닉 등 다양한 승마 체험 활동뿐 아니라, 심리상담사와 취업 컨설팅 전문가의 교육도 함께 제공된다. 한국마사회 엄영석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직업교육을 넘어 승마를 통한 힐링과 취업역량 강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청년잡 성장프로젝트와 연계한 승마 프로그램은 오는 26일과 7월 3일 남은 2회차가 진행된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5-06-16 10:09:27[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더러운 입, 지저분한 손, 국민을 속이는 머리로는 우리 경제를 추락시키고 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경제가 어렵다. 내수도 회복이 요원하고 미국과의 통상마찰로 수출마저 녹록지 않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라며 "대통령이 믿음직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치적으로 강조해왔던 삼성·LG전자 생산기지 유치 등을 내세우며 "경기도를 국내 제일의 산업도시로 탈바꿈시켰고 그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고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민생 추가경정예산(추경) 30조 편성 △전국 GTX 확대 △인력·전력·데이터 등 AI인프라 완비 △규제혁신처 신설 △K-원전·방산·조선 수출길 확대 △도심주택공급 활성화 △서민·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 등 경제 공약들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위주의 경제 장관 구성을 통해 정부 역량을 최대화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말이 앞선 사람은 절대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며 "무자격, 파렴치에 그때그때 말 바꾸기만 하는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 이번에 퇴출시키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5년, 아니 20년이 지나도 극복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와 최근 가족과 관련된 논란들도 직격했다. 김 후보는 "본인의 패륜 행위에 대해 진정한 반성보다는 '신변잡기'라고 둘러대며 아들의 반사회적인 행동 또한 사과는커녕 엉뚱한 곳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국민을 잘살게 하는데 털끝만큼의 진심이 있겠나. 도대체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선 후보가 됐는지 그것부터 부끄럽고 지우고 싶은 역사"라고 따졌다. 이어 김 후보는 "이렇게 천박하고 잔인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권력을 방패로 삼고 무기로 삼아 무슨 일을 벌일지 생각만 해도 아찔할 따름"이라며 "올바르게 하루하루 착실하게 살아온 우리 서민과 중산층은 아득한 절망에 빠질 것이다. 불법과 탈법으로라도 자신의 자리만 차지하면 된다는 심리가 팽배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도 짚었다. 김 후보는 "민노총의 ‘청부경제’로 정직한 청년의 일자리는 없어지고 문재인 정권 때처럼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며 "시중에서는 민주당 대통령이 나오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외교·통상·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방안이 없다"며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셰셰' 발언이나 불법대북송금 사건을 볼 때 의도적으로 한미간의 갈등을 방치하고, 동맹 태세가 금 가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입법 독재' 프레임도 더욱 강화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로 나라가 혼란스러웠다.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지금도 법원을 협박하고 지배하겠다는 법안을 수두룩하게 제출하고 있다"며 "이런 집단이 행정부마저 손에 쥔다면 대한민국은 영화 '아수라'에 나오는 것처럼 폭력과 부패가 판을 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그 속에서 이득을 보는 이는 자기들끼리 손잡은 특권 세력들뿐"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민노총 이중대, 환경운동 탈레반'을 자처하며 산업 생태계와 원전 생태계를 통째로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좌파시민단체들이 또다시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뒤를 봐주고 그들의 선동력을 빌리는 데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진솔하게 사과드린다"며 "자기희생과 읍참마속, 정책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환골탈태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김 후보는 "대한민국이 국민의 나라로 번영하고 지속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대한민국이 전진할 수 있도록, 사리사욕 없이 오직 국민만을 위해 혼신을 다해 뛸 김문수에 일할 기회를 달라"고 촉구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5-05-30 09:28:40'경계선 지능' 청년과 아동을 대상으로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도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고용 지원, 맞춤 교육, 심리·금융 상담 등 실질적 지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잡코리아는 청년재단과 함께 경계선 지능 청년을 위한 일경험 전용관인 '잠재성장청년 전용관'을 운영한다. 내년 1월까지 상시 운영되는 이번 전용관은 경계선 지능 청년의 취업연결과 사회 진입을 돕기 위한 채용정보 제공, 직무 역량 강화 교육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와 함께 3단계 교육과정과 일대일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잠재성장캠퍼스'도 진행한다. 교육 분야에선 대교에듀캠프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와 손잡고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한 교육 지원에 나섰다. 양측은 지난 21일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하반기부터 전국 10개 지역아동센터에 파견될 전문가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대교에듀캠프의 느린학습자 특화 콘텐츠 '마이페이스'도 함께 보급된다. 핀테크 업계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토스는 서울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센터 및 사회적기업 프리웨일과 함께 경계선 지능 청년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토스의 찾아가는 경제 교육'을 운영, 일상 속에서 금융 이해력을 높이고 금융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 70~85 사이로, 지적 장애로는 분류되지 않지만 인지·적응 능력의 한계로 사회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들을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가운데, 민간도 적극 나서 제도 보완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신지민 기자
2025-05-27 18:15:54[파이낸셜뉴스] 잡코리아는 경계선지능 청년의 사회 진입과 일경험 기회 확대를 위해 '잠재성장청년 전용관'을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 71 이상 84 이하인 이들을 말한다. 직무역량 강화 프로그램 '잠재성장캠퍼스' 참가자 및 참여기업도 모집한다. 잠재성장청년 전용관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취업 연결과 일자리 기회 저변 확대를 목표로 마련됐다. 잡코리아는 내년 1월까지 전용관을 상시 운영하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기업 채용정보를 소개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앞장서는 국내 기업들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잡코리아는 청년재단과 함께 '잠재성장캠퍼스' 참가자를 오는 28일까지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기초 소양 교육부터 실무 교육, 직무 연계형 일경험 제공까지 총 3단계 커리큘럼으로 구성된다. 참가자에게는 전문 커리어디렉터의 일대일 취업 컨설팅이 제공된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코칭 등 구직 활동 전반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우수 참가자에게는 수료증과 최대 172만원 교육비가 지급된다. 인성·적성검사 이용권과 취업설명회, 심리 멘토링 등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잡코리아는 다음달 13일까지 경계선지능 청년 채용에 관심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일경험 프로그램 참여 기업도 모집 중이다. 프로그램은 하루 4시간, 총 8주간 일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참여 기업에는 교육 인원 수당 전액과 최대 100만원 운영비를 지원한다. 정승일 잡코리아 교육사업본부 총괄은 "취업과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며 "경계 없는 채용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5-05-23 15:06:17[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청년의 자산형성 지원을 위해 청년내일저축계좌 가입 대상을 연 10만명으로 확대하고 자산형성 한도를 3000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한 후보는 이날 정책비전 6탄 '청년의 꿈이 현실이 되는 대한민국'을 발표했다. 한 후보는 "청년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이라며 "경기침체와 고용시장 악화로 고용불안, 소득불안, 주거불안에 직면한 청년들에게 국가가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 후보는 청년내일저축계좌 가입 대상과 한도를 인상하고, 금융교육과 재무상담을 연계해 청년들의 금융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청년근속장려금도 신설해 중소기업 장기근속 청년을 지원하고, 주거지원금과 소득세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초기 소득이 낮은 청년들의 근로 지속을 돕기 위해서는 청년 대상 근로장려금(EITC) 특례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청년의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서는 서울과 수도권 근교 지가가 저렴한 지역에 대규모 청년 타운과 공유형 청년주택 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청년·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구매 시 취득세·등록세를 면제할 예정이다. 청년 일자리 기회 보장을 위해서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분야의 공공기관 청년인턴을 3만개로 확대하고, 지방 근무 청년인턴에 대한 거주·생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도약법을 제정해 구직에 실패하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청년들이 재도전할 수 있도록 재교육·심리지원 등 사회적 울타리를 제공하고, 일자리 주치의 제도를 신설해 맞춤형 취업 컨설팅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 후보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청년"이라며 "청년들이 무한한 꿈을 꾸고, 대한민국과 함께 그 꿈을 현실로 이루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4-29 10:44:19【 시흥(경기)=유선준 기자】 "'ㄱㅇ'은 경복궁 지붕에 있는 건데, 연상되는 단어가 있을까요? '기와'가 맞겠죠?" 지난 22일 오후 2시,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한국어교육학교 강의실. 한국어 교육 박사까지 수료한 박미연 강사(55)의 전문적인 지도하에 이날 이주배경 아동(다문화 가정 아동)들은 한국어에 흥미를 느끼며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박 강사는 한국어가 지루하지 않도록 한국 문화와 곁들여 아동들에게 세심히 알려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수업에 참여한 이주배경 아동 백초민군(가명·10)은 "수업을 하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며 "놀이처럼 수업이 재밌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미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주배경 아동의 융화와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회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들이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류 외국인, 韓 전체 인구 중 4.8%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3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 주민 수는 약 24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8%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국 인구의 다양성 증가와 함께 국제 이주 경험이 있는 이주배경 아동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올해 교육부가 발표한 '이주배경 학생(아동)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주배경 학생 수는 19만3814명으로 전체 학생의 3.72%를 차지한다. 이주배경 학생은 지난 2014년 6만7806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약 3배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전체 재학생 100명 이상 학교 중 이주배경 아동 비율이 30%를 넘어서는 '밀집 학교'도 지난해 100개교까지 늘었다. 초등학교가 84개교며, 지역별로는 경기도 안산과 시흥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이주배경 아동들은 어느덧 지역 공동체 안의 구성원이 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이주배경 아동 지원책과 맞춤형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이주배경 아동들이 이방인처럼 그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동복지 현장에서는 이주배경 아동들이 사회의 선입견, 언어적 어려움과 경제·문화적 차별과 차이를 스스로 극복하며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 또는 가정 수준에서 해결되지 못한 이주배경 아동 문제는 향후 한국의 사회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음에도 아동들은 여전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초록우산은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이주배경 아동 지원에 힘쓰고 있으나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다. 이주배경 아동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이들을 향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배경에서다. ■이주배경 아동 기본권 보장 '절실'초록우산에 따르면 이주배경 아동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장벽이다. 이로 인해 이들은 또래와의 소통과 학교 수업 이해, 정체성 형성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한 학업성취도 저하는 아동의 자존감 하락과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온다고 초록우산 측은 설명한다. 돌봄 공백도 큰 문제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이주배경 아동들은 부모의 장시간 노동으로 방과 후 사실상 방치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초록우산이 지난 2022년 진행한 '이주민 밀집 지역 학령기 아동의 성장환경 조사 연구: 시흥 정왕동의 사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아동 808명 중 6.7%에 해당하는 54명이 방과 후 주 양육자가 없다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54명 중 81.5%에 달하는 44명이 이주배경 아동으로 나타났다. 이주배경 아동들은 의료 지원에서도 상대적 소외를 겪는다. 현재 한국 국적을 갖지 못한 이주배경 아동은 건강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체류자격에 따라 의료 서비스 접근이 어렵다. 한국에 살고 있는 아동임에도 가장 기본적인 건강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 이주배경 아동은 충치로 매일 통증을 호소하지만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탓에 한 번 병원에 갈 때마다 100만원이 넘는 진료비가 들 정도다. 부모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이 아동은 치아가 아프면 참는 버릇이 생겼다는 후문이다. ■이주배경아동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 확대이런 가운데,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들의 기본적 권리들을 보장하기 위해 복지 현장 일선에서 이주배경 아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 아동들을 위해 맞춤형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출생한 다문화 아동'과 중도 입국 아동', '미등록, 난민, 무국적 아동'에게 △학습 지원 및 진로 개발 기회 제공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적응 지원과 심리 지원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보육비 지원 등 아동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지난해 전국 각지에 있는 이주배경 아동 9033명을 대상으로 한국 초기 정착부터 돌봄·교육·건강 세 영역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먼저, 돌봄 영역에서는 연령별 발달과업 달성을 위한 영유아 돌봄비와 관련 서비스 지원, 교육 영역에서는 한국어 예비학교와 예비교실 운영과 교육 콘텐츠 보급을 통한 한국어 소통 역량 강화와 공교육 진입 지원, 그리고 진로개발 지원을 제공했다. 이주배경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건강보험 사각지대 아동 진료 지원과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N년차' 캠페인을 통해 국적이나 이주 경험에 관계없이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대한민국 N년차'로 표현하는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했다. SNS 챌린지로 수집된 응원 메시지를 '한국생활 가이드북-널 응원한글'로 제작해 이주배경 아동들에게 전달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또한, 지난달 법무법인(유) 태평양 및 재단법인 동천과 공동으로 이주배경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를 시작했다. 향후 초록우산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주배경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한 법 및 제도 개선 흐름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올해도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 지원 사업을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전국 단위의 사업기관 및 협력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이주배경 아동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주배경 아동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목표다.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의 적응과 성장을 위한 사업 모델을 운영해 온 경험도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이주민 밀집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 이주배경 아동 및 가정에 대한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가 그 중심이다. ■이주민 밀집지역 아동 위한 거점,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이주배경 아동 지원 사업의 우수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이 센터는 지난 2020년 9월 시흥시와의 협약을 통해 2021년 4월 개관했다. 현재 학생 수는 총 130여명, 재단 임직원과 교사(자원 봉사자·근로장학생 포함)는 27명이다. 학생 중 80% 가량은 중국인이며, 베트남과 몽골·우즈베키스탄 등 국적도 다소 있다. 시흥시는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이미 인구 중 이주배경 주민 비율이 11.7%에 달하는 지역으로, 이주배경 아동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곳이다.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이런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이주배경 아동의 역량 강화와 성장 환경 격차 해소를 목표로, 다문화사회 인식개선을 위한 아동 친화적 돌봄 환경 조성 및 권리 옹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센터는 이주배경 아동의 특성과 필요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중언어 심리 상담 '마음통역소'는 한국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상담이 어려운 중도입국 아동에게 중국어 등 모국어 기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초행길' 프로그램은 이주 1년 이내 초기 중도입국 아동에게 아동 국가의 문화와 언어의 이해도가 높은 '선 이주민'을 멘토로 연계해 한국어 적응과 지역사회 연결을 지원한다. 시흥한국어공유학교는 의사 소통과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 아동을 위해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를 이용하는 이주배경 아동의 한 학부모는 "자녀들을 가르칠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 아이를 키우기 막막했는데, 선생님이 도움과 상담이 큰 힘이 됐다"며 "아이들이 자신감도 생기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서로 다른 국가의 학생들이 같이 한국어와 학교 공부를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한국어를 잘 모르는 저로서는 자녀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었는데, 여기서 공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이밖에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단순한 돌봄 공간을 넘어 이주배경 아동들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초록우산은 앞으로도 이주배경 아동들이 우리나라에서 성장 환경의 격차 없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2025-04-24 19:41:04【파이낸셜뉴스 시흥(경기)=유선준 기자】 "'ㄱㅇ'은 경복궁 지붕에 있는 건데, 연상되는 단어가 있을까요? '기와'가 맞겠죠?" 지난 22일 오후 2시,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한국어교육학교 강의실. 한국어 교육 박사까지 수료한 박미연 강사(55)의 전문적인 지도하에 이날 이주배경 아동(다문화 가정 아동)들은 한국어에 흥미를 느끼며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박 강사는 한국어가 지루하지 않도록 한국 문화와 곁들여 아동들에게 세심히 알려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수업에 참여한 이주배경 아동 백초민군(가명·10)은 "수업을 하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며 "놀이처럼 수업이 재밌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미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주배경 아동의 융화와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회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들이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류 외국인, 韓 전체 인구 중 4.8%..융화·교육 당연한 '흐름'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3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 주민 수는 약 24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8%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국 인구의 다양성 증가와 함께 국제 이주 경험이 있는 이주배경 아동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올해 교육부가 발표한 '이주배경 학생(아동)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주배경 학생 수는 19만3814명으로 전체 학생의 3.72%를 차지한다. 이주배경 학생은 지난 2014년 6만7806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약 3배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전체 재학생 100명 이상 학교 중 이주배경 아동 비율이 30%를 넘어서는 '밀집 학교'도 지난해 100개교까지 늘었다. 초등학교가 84개교며, 지역별로는 경기도 안산과 시흥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이주배경 아동들은 어느덧 지역 공동체 안의 구성원이 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이주배경 아동 지원책과 맞춤형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이주배경 아동들이 이방인처럼 그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동복지 현장에서는 이주배경 아동들이 사회의 선입견, 언어적 어려움과 경제·문화적 차별과 차이를 스스로 극복하며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 또는 가정 수준에서 해결되지 못한 이주배경 아동 문제는 향후 한국의 사회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음에도 아동들은 여전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초록우산은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이주배경 아동 지원에 힘쓰고 있으나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다. 이주배경 아동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이들을 향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배경에서다. 우리말 소통부터 돌봄, 의료까지..이주배경 아동 기본권 보장 '절실' 초록우산에 따르면 이주배경 아동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장벽이다. 이로 인해 이들은 또래와의 소통과 학교 수업 이해, 정체성 형성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한 학업성취도 저하는 아동의 자존감 하락과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온다고 초록우산 측은 설명한다. 돌봄 공백도 큰 문제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이주배경 아동들은 부모의 장시간 노동으로 방과 후 사실상 방치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초록우산이 지난 2022년 진행한 '이주민 밀집 지역 학령기 아동의 성장환경 조사 연구: 시흥 정왕동의 사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아동 808명 중 6.7%에 해당하는 54명이 방과 후 주 양육자가 없다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54명 중 81.5%에 달하는 44명이 이주배경 아동으로 나타났다. 이주배경 아동들은 의료 지원에서도 상대적 소외를 겪는다. 현재 한국 국적을 갖지 못한 이주배경 아동은 건강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체류자격에 따라 의료 서비스 접근이 어렵다. 한국에 살고 있는 아동임에도 가장 기본적인 건강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 이주배경 아동은 충치로 매일 통증을 호소하지만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탓에 한 번 병원에 갈 때마다 100만원이 넘는 진료비가 들 정도다. 부모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이 아동은 치아가 아프면 참는 버릇이 생겼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교육부터 돌봄, 의료까지 이주배경 아동이 직면한 다양한 어려움은 개별 아동과 아동 가정이 짊어질 수 있는 문제를 넘어섰다. 이주배경아동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함과 동시에 이주배경 아동을 향한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도 함께 고심해야 하는 실정이다. 초록우산, 이주배경아동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 확대 이런 가운데,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들의 기본적 권리들을 보장하기 위해 복지 현장 일선에서 이주배경 아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 아동들을 위해 맞춤형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출생한 다문화 아동'과 중도 입국 아동', '미등록, 난민, 무국적 아동'에게 △학습 지원 및 진로 개발 기회 제공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적응 지원과 심리 지원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보육비 지원 등 아동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지난해 전국 각지에 있는 이주배경 아동 9033명을 대상으로 한국 초기 정착부터 돌봄·교육·건강 세 영역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먼저, 돌봄 영역에서는 연령별 발달과업 달성을 위한 영유아 돌봄비와 관련 서비스 지원, 교육 영역에서는 한국어 예비학교와 예비교실 운영과 교육 콘텐츠 보급을 통한 한국어 소통 역량 강화와 공교육 진입 지원, 그리고 진로개발 지원을 제공했다. 이주배경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건강보험 사각지대 아동 진료 지원과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N년차' 캠페인을 통해 국적이나 이주 경험에 관계없이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대한민국 N년차'로 표현하는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했다. SNS 챌린지로 수집된 응원 메시지를 '한국생활 가이드북-널 응원한글'로 제작해 이주배경 아동들에게 전달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또한, 지난달 법무법인(유) 태평양 및 재단법인 동천과 공동으로 이주배경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를 시작했다. 향후 초록우산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주배경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한 법 및 제도 개선 흐름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올해도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 지원 사업을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전국 단위의 사업기관 및 협력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이주배경 아동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주배경 아동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목표다. 초록우산은 이주배경 아동의 적응과 성장을 위한 사업 모델을 운영해 온 경험도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이주민 밀집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 이주배경 아동 및 가정에 대한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가 그 중심이다. 이주민 밀집지역 아동 위한 거점,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초록우산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이주배경 아동 지원 사업의 우수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이 센터는 지난 2020년 9월 시흥시와의 협약을 통해 2021년 4월 개관했다. 현재 학생 수는 총 130여명, 재단 임직원과 교사(자원 봉사자·근로장학생 포함)는 27명이다. 학생 중 80% 가량은 중국인이며, 베트남과 몽골·우즈베키스탄 등 국적도 다소 있다. 시흥시는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이미 인구 중 이주배경 주민 비율이 11.7%에 달하는 지역으로, 이주배경 아동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곳이다.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이런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이주배경 아동의 역량 강화와 성장 환경 격차 해소를 목표로, 다문화사회 인식개선을 위한 아동 친화적 돌봄 환경 조성 및 권리 옹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센터는 이주배경 아동의 특성과 필요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중언어 심리 상담 '마음통역소'는 한국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상담이 어려운 중도입국 아동에게 중국어 등 모국어 기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초행길' 프로그램은 이주 1년 이내 초기 중도입국 아동에게 아동 국가의 문화와 언어의 이해도가 높은 '선 이주민'을 멘토로 연계해 한국어 적응과 지역사회 연결을 지원한다. 시흥한국어공유학교는 의사 소통과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 아동을 위해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를 이용하는 이주배경 아동의 한 학부모는 "자녀들을 가르칠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 아이를 키우기 막막했는데, 선생님이 도움과 상담이 큰 힘이 됐다"며 "아이들이 자신감도 생기고 한국어도 많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서로 다른 국가의 학생들이 같이 한국어와 학교 공부를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한국어를 잘 모르는 저로서는 자녀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었는데, 여기서 공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이밖에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단순한 돌봄 공간을 넘어 이주배경 아동들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배경 아동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초록우산은 앞으로도 이주배경 아동들이 우리나라에서 성장 환경의 격차 없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4-24 09:55:14【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가 구직단념청년의 사회 진입을 돕는다. 14일 순천시에 따르면 장기 실업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구직 활동을 단념한 청년의 사회 진입을 돕기 위해 '청년도전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이 사업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자신감 회복과 구직 의욕을 높여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것으로, 모집 인원은 선착순 120명이다. 대상은 최근 6개월 이상 취업·창업·교육·직업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18~45세의 미취업 청년 및 자립준비청년, 청소년복지시설 입·퇴소 청년 등이다. 프로그램은 △심리 상담 △자신감 회복 △진로 탐색 △취업 역량 강화 △취·창업 연계까지 단계별로 제공된다. 단기(5주), 중기(15주), 장기(25주) 과정으로 구성되며, 각 과정에 따라 최대 350만원의 참여수당과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또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 △직업훈련 △구직자 도약 보장 패키지 등 다양한 사후 관리를 지원한다. 신청은 '고용24' 누리집 또는 사업 수행기관인 사단법인 일미래센터(우석로 197, 3층) 방문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회복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와닿는 다양한 정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4-14 13:2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