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1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종영했다.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교육 전쟁을 담은 드라마다. 오늘 6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어제 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21회 1부 23.6%, 2부 28.8%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시청률은 지난 4일 방송된 20회 1부 20.4%, 2부 23.8% 보다 각각 3.2% 포인트, 5.0% 포인트씩 상승한 것이다. 동시에 펜트하우스의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방송된 '펜트하우스'에서는 심수련(이지아 분)을 죽인 진짜 범인의 정체가 주단태(엄기준 분)라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오윤희(유진 분)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충격적인 전개가 그려졌다. 죄를 지은 '헤라 클럽' 사람들은 파티를 열고 사건의 마무리를 자축하며 여전히 떵떵거렸다. 그들을 단죄할 심수련, 오윤희가 비극을 맞이한 채 시즌 1이 종료됐다. 이에 복수의 향방이 불투명해지며 시즌 2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한편, 시즌1이 종영된 펜트하우스 시즌2는 오는 2월 중 방송된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1-06 08:14:39[파이낸셜뉴스] 21부작으로 이뤄진 SBS TV ‘펜트하우스’ 20회에서 딸의 복수를 위해 질주하던 여주인공 심수련(이지아)이 한때 친동생처럼 친했지만 나중에 자신을 배신한 오윤희(유진)에게 살해당하는 전개가 펼쳐져 시청자들을 또다시 혼돈에 빠뜨렸다. '펜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채팅창엔 무려 누적 116만 댓글이 달려 드라마에 대한 뜨꺼운 관심이 얼마나 누적돼 왔는지를 엿보게 한다. ■심수련 죽지 않았다, 오윤희와 연대? 앞서 오윤희와 주단태의 재혼설을 강력히 제기했던 일부 팬들의 추측은 일단 사실이 아니게 됐다. 오윤희는 현장에서 경찰에 잡혀갔고, 피를 흘리던 심수련은 마치 죽은 듯 들 것에 실려 나갔다. 심수련의 남편이자 오윤희와 불륜관계를 연출했던 주단태는 오윤희가 현장에서 체포되자 단숨에 그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21회 예고편에서 심수련의 사고 소식을 들은 로건 리가 미국행 비행기를 포기한 채 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오고, 주단태가 자신을 궁지에 몬 로건 리를 붙잡아 구타하는 장면이 비춰지면서 심수련과 로건 리의 복수가 실패로 돌아간 건지, 아니면 20회 마지막의 충격적 전개 역시 심수련의 계획인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한 드라마 팬은 “심수련이 진짜 죽었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오윤희가 순순히 범인이라고 자백한 것도 이상하다”며 심수련과 오윤희가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손을 잡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순옥 작가가 등장인물을 죽은 것처럼 해놓고 다시 부활시킨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심수련과 오윤희가 다시 손을 잡게 됐다는 주장은 ‘권선징악’의 법칙을 따르는 김순옥 작가의 대본 집필 기준에 미뤄볼 때 타당성이 있다. 주단태는 로건 리의 반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궁지에 몰리지만, 심수련이 애초 생각한 정도의 죗값을 치른 상태는 아니다. 그렇다면 오윤희는 왜 마음을 바꿨을까? 20회 후반, 딸 배로나는 엄마 오윤희에게 심수련이 자신을 교통사고 위기에서 구해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이 그녀의 심경 변화를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심수련은 그동안 오윤희가 자신의 친 딸 민설아를 죽인 범인인 줄 알면서도 그녀를 당장 응징하기보다 끝까지 그녀가 스스로 반성하고 사죄할 기회를 줬다. 그것은 오윤희가 우발적 살인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윤희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괴로움에 술을 마시고, (상상 속 심수련에게) 싹싹 비는 모습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딸을 살인자의 자식으로 만들지 않겠다며, 심수련을 배신하고 주단태와 손잡았었다. ■주단태의 계략, 오윤희는 죄를 뒤집어 썼다? 일각에서는 심수련을 죽인 것은 오윤희가 아니고 주단태의 계략이라고 추측했다. 주단태가 자신을 흠모하던 집안의 오랜 일꾼인 양집사와 짜고 심수련을 죽이고 오윤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 시청자는 “오윤희는 이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오윤희가 민설아 죽인 죄책감 때문에 자수한거 같고 오윤희가 심수련 죽인 건 아닌거 같고 심수련은 주단태, 양집사가 짜고 죽인 듯 하다”고 추측했다. '펜트하우스'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극단적 행동 속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투영돼 있다. 한 시청자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수 있나, 얼마나 막장일까 연구하는 드라마”라고 꼬집었다. 20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사 중 하나는 주단태의 딸인 주석경의 대사다. 아버지가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자, 주석경은 말한다. "남들의 손가락질은 참을 수 있지만, 가난해지는 것은 절대 못참는다"고. 금수저로 태어나 온갖 것을 다 누린 주석경에게 가장 큰 공포는, 가난해지는 것이다. 이는 지금 우리사회의 삶의 가치와 닮아있다. 한편 시즌 1이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단태의 전 부인인 ‘나비문신’의 주인공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나비문신’의 주인공이 시즌 1 마지막 회에서 윤곽이 드러날지, 시즌2로 넘어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펜트하우스’는 벌써 시즌 2 촬영에 돌입했다. 시즌 2 편성 시기는 아직 미정이나 2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월화극이었던 시즌 1과 달리 금토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1은 21부작, 시즌 2와 시즌 3은 각각 12부작씩 편성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1-01-05 11:00:03크로스오버 가수 손태진(36·사진)이 파이낸셜뉴스와 셀럽챔프가 함께한 '뉴트렌드 대상' 핫아이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인 손태진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6년 JTBC '팬텀싱어' 시즌1에 4인조 팝페라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출연해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때 방송에 출연해 처음 부른 노래가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였는데, 무대를 본 당시 심사위원 윤종신과 마이클 리가 그의 음색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손태진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음악적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2022년 MBN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하며 '트롯성악'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것이다. 손태진은 여기서 최종 우승자로 등극하며 다양한 장르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들려주는 가수로 성장했다. '백만송이 장미'를 부른 가수 심수봉이 손태진의 이모할머니라는 사실도 그의 활동에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손태진은 심수봉의 조카손자로 그의 할머니가 심수봉의 친언니다. 심수봉은 그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따뜻한 지지를 보내는 든든한 후원자로 알려졌다. 클래식과 트로트를 오가는 그의 행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음악엔 벽이 없다'는 그의 생각엔 변함이 없다. 팬들 역시 '손태진표' 크로스오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이달 초 팬클럽 '손샤인'과 첫 공식 팬미팅을 가진 손태진은 오는 5월엔 '불타는 트롯맨' 톱7과 함께 미국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4-24 17:21:22[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은 내달 22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을 공연한다고 27일 밝혔다. 명연주자 시리즈는 동시대 최정상의 연주자들을 조명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지난 2022년부터 시작했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주제가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동시대 최정상의 음악가들과 국악관현악단의 하모니, 명연주자와 관객이 보여주는 음악적 몰입감 등 다각적인 공존을 담아낸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올해 명연주자로 이지영(가야금·서울대 교수), 양성원(첼로·연세대 교수), 이나래(대금·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를 선정했다. 지휘는 앙상블 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상욱이 맡는다. 공연의 첫곡 '첼로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미제레레'는 첼리스트 양성원이 협연한다. 양성원은 연세대 음대 교수와 제4대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 곡은 지난 2004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작곡가 김성기에게 위촉한 곡으로 양성원이 첼로 협연으로 초연했다. 두 번째 곡은 주목받는 젊은 명인 이나래의 협연 무대로 꾸며진다. 이나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대금 수석 단원으로 이번 공연에서 ‘대금 폴로네이즈를 위한 뷰티풀 라이프’를 연주한다. 세 번째 무대는 이지영 명인의 가야금 협연무대로 이번 공연을 위해 작곡가 김만석이 새롭게 편곡한 '서공철류 가야금산조 협주곡-심수(心授)'를 초연한다. 또 마지막 곡으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력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관현악곡 '메나리 토리에 의한 국악관현악-감정의 집'이 연주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2-27 12:20:48[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최근 여행자를 대상으로 신종사기 행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최근 홍콩 매체 '홍콩01'은 한 네티즌 A씨가 중국 선전(深圳)시를 여행하던 중 당할 뻔한 사기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중국 선전시의 한 카페에 들어갔을 때 갑자기 한 젊은 남성이 무릎을 꿇더니 열심히 신발을 닦았다. 그 남성은 신발 청소 제품을 비싼 값에 사길 원했다. 다행히 이 네티즌은 비슷한 사례를 인터넷에서 본 적 있어 당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이 에피소드를 현지 SNS에 올렸고 곧 화제가 됐다. 그는 “그 남성은 모든 테이블의 손님에게 다가가 무릎 꿇고 발을 누르며 신발을 닦아줬다”며 신발은 꼭 한 짝만 닦았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거절해도 계속 신발을 닦았다”며 “닦고 난 뒤 신발 청소 제품을 팔았는데 머뭇거리면 원 플러스 원을 제안했고 더 머뭇거리면 원 플러스 투를 제시했다”고 했다. 제시한 가격도 원가 보다 6~10배 정도 비쌌다고도 했다. 글을 본 다른 네티즌들은 ‘공짜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끼게 해 제품을 사지 않으면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가격이 원래보다 비싼 점을 인식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매체는 “이런 수법은 다년간 존재해왔는데 최근 심하게 자주 발생한다”며 “이같은 수법을 쓰는 이들을 알아보고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전했다. 첫 번째는 이들의 나이가 대부분 21~30세며 대학생처럼 꾸미고 판매 시 자신이 창업, 아르바이트, 학교 실습을 하는 중이라고 소개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항상 큰 가방을 메고 있고 안에는 신발 청소 제품이 가득 들어있다. 만약 이 두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진 사람이 접근한다면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10 09:00:06[파이낸셜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무용인 ‘부채춤’과 ‘화관무’ 창시자로 한국무용의 르네상스를 이끈 원로 무용가 김백봉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1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고인은 1962년 서울시 문화상, 1964년 캄보디아 문화훈장, 1981년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을 빛낸 최고의 명인상’, 2017년에 제58회 3·1문화상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공연으로는 ‘부채춤, 밤’과 ‘심청’ ‘청명심수’, ‘만다라’ ‘우리춤대축제’ 등이 유명하다. 유족은 아들 안병철 경희청한의원 원장, 무용가 안병주 경희대 무용학부장, 안나경 김백봉춤연구회 이사장과 사위 장석의, 손녀인 무용가 안귀호 춤이음 부대표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4일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4-12 11:12:1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것을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먼 옛날, 한 남자가 중년의 사내를 업고 의원을 부리나케 찾았다. 환자를 업고 온 남자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으며 기진맥진했다. 한참의 거리를 업고 온 듯했다. 의원은 다급히 물었다. “어찌 된 것이요?” 환자를 업고 온 남자는 “지금 제가 업고 온 이는 제 형님으로 함께 나무를 하고 있는데, 형님이 갑자기 가슴을 움켜지면서 ‘억’라고 쓰러져서 이렇게 업고 왔습니다.” “시간은 얼마나 되었소?”하고 의원이 물었다. 남자는 “약방 바로 뒷산에서 나무를 하다 업고 왔으니 한 일식경(一食頃) 정도 된 듯하오.”라고 했다. 일식경은 밥 한끼를 먹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보통 30분 정도를 의미한다. 의원은 진맥을 해 보고서는 고개를 좌우로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면서 체념한 듯 “어찌 손을 쓸 방도가 없소이다.”라고 했다. 형을 업고 온 남자는 “아니 이렇게 숨을 쉬고 있는데, 무슨 말씀이시오? 급하게 침이라도 한 대 놔야 하는 것 아니오.”하며 언성을 높였다. 의원은 “지금 침이 문제가 아니요. 이 사내는 지금 심병(心病)으로 인해 쓰러진 것으로 벌써 이렇게 팔다리 오금부위 아래까지 청색이 나타나면서 싸늘한 것을 보면 이제 곧 명을 다 할 것이요. 의서에 보면 이러한 심통을 진심통(眞心痛)이라 했는데, 아침에 발작하면 저녁에 죽고, 저녁에 발작하면 다음 날 아침에 죽는다고 했소. 그럼 나절 만에 죽는다는 말인데 사실 나절도 긴 시간이고 발병하면 곧 죽는다는 의미일 뿐으로 진심통은 죽을 뿐 고칠 방법이 없소이다.” 그러면서 “내 행침(行針)을 하지 않는 이유는 침을 맞고서도 죽을 것이 뻔한데, 설령 침을 맞고 나서 죽으면 괜히 조잡한 침술 때문에 죽었다는 꼬투리가 잡힐 것이 아니겠소. 어서 관이나 준비하시구려.” 의원은 명을 재촉하는 환자의 치료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미안했지만 자신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진심통은 요즘 병명으로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마비를 말한다. 아니나 다를까 의원이 말이 끝날 무렵 환자는 명을 다해 숨을 거두었다. 형을 업고 온 사내는 통곡을 하면서 다시 형을 업어 집으로 갔다. 의원에게는 한 제자가 있었다. 스승의 진료를 말없이 지켜보던 제가가 물었다. “스승님, 허임은 진심통에 단중혈(丹中穴, 전중혈)에서 사방으로 각각 1치가량 떨어진 곳에 침을 놓은 후 부항을 붙인다고 했습니다. 분명 해당 침법으로 살렸던 진심통 환자가 있어서가 아니겠습니까?”하며 따지듯이 물었다. 허임(許任)은 조선 중기의 최고의 침의(鍼醫)로 명의 중 한 명이었다. 의원은 차분하게 “허임이 기록한 진심통의 침법은 나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 원래 병들지 않는다. 그래서 심장의 혈맥(血脈)이 막히면 치료방법이 없는 것이다. 허임이 침법으로 심통환자를 살렸다지만 이는 본경의 혈맥이 완전하게 막힌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너도 맥동(脈動)을 느껴봐서 알겠지만 혈맥이 온전하면 옥구슬이 쟁반을 구르듯 맥의 흐름이 부드럽고, 혈맥이 약간이라도 막히면 맥의 흐름이 껄끄럽고 막혀서 마치 빗방울이 모래에 떨어지는 듯 혹은 칼로 대나무를 긁는 것 같으며, 혈액이 완전하게 막히면 맥동이 느껴지지 않아 마치 혈맥이 지나지 않는 살집만을 누르는 느낌인 것이다. 따라서 심통이 생겼을지라도 혈맥이 완전하게 막히지 않았다면 죽음만은 면할 수 있지만 때때로 발작하면서 오래도록 낫지 않고 결국 언젠가는 죽음을 면치 못하는 완전한 진심통이 생길 것이다.” 의원이 제자에게 심통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는 와중에 한 남자가 약방문을 급하게 두들겼다. 문을 열어보자 남자는 급체(急滯)를 했다고 하면서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부위를 툭!툭!툭! 치고 있었다. 의원은 환자를 진맥을 해 보더니 급하게 “통증이 어떻게 나타나는 것이요?”라고 물었다. 남자는 “점심을 급하게 먹고 나서 일을 하러 나갔는데, 갑자기 마치 흉곽이 수레에 깔린 듯 답답해졌습니다. 뒷목도 뻐근하고 턱과 왼팔 겨드랑이도 아프오. 중완에 침 한방만 놔 주시오.”라고 말했다. 의원은 복진을 해 보고 환자의 손발을 만져 보더니 “당신은 체한 것이 아니라 심통이오. 만약 체기가 있었다면 손발이 서늘했을 것이외다. 지금 위병이 아니라 심병이기에 중완에 침을 놓아서는 효과가 없소. 이는 궐심통(厥心痛)으로 치료를 급히 하지 않으면 진심통으로 바뀌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이요.” 의원은 급하게 단삼, 삼칠근, 용뇌 그리고 침향을 가루내어 환자에게 먹였다. “이 가루를 입안에 넣고 삼키지 말고 침으로 녹여드시오. 원래 혀는 심장의 관문으로 혀로 약을 녹이면 심장의 경락으로 가장 빠르게 도달하게 될 것이요” 그리고 등에 있는 심수혈(心兪穴)에 침과 뜸을 놓았다. 그랬더니 환자는 “휴~ 이제야 좀 살 것 같습니다. 가슴에 시원한 바람이 들면서 편해졌습니다.”라고 했다. 환자는 요즘 병명으로 협심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환자가 심통이 나아졌다고 좋아하는 순간 또 다른 환자가 찾아왔다. 환자는 자신이 심통이 생겨 곧 죽게 생겼다고 울부짖고 있었다. 그런데 진찰을 해 보니 이 환자는 위장병에 의한 급성 위통이었다. 의원이 사관(四關)에 침을 놓고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少商穴)과 엄지발가락에 있는 은백혈(隱白穴)에 사혈을 했더니 그 자리에서 통증이 사라졌다. 제자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스승님, 이 환자는 자신이 심통이 있다고 하는데, 어찌 이리 태연하게 자침을 행하신 것입니까?” 의원은 “이 환자는 심장통이 아니었다. 보통 위장의 윗 입구를 분문(賁門)이라 일컫는데, 세속 의원들은 분문이 심장과 연결되어 있어서 위완통(胃脘痛)까지 심통이라고 해서 위완심통(胃脘心痛)이란 표현까지 하는 바람에 심장통으로 오인한 것 뿐으로 이는 심장과는 무관한 것이다. 요즘 세간에서 이를 심통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심한 위통이나 식도의 통증 또한 심장의 통증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삼가 살펴야 한다. 그래서 의서에 보면 진심통 이외에도 심장에 나타나는 통증을 9종류로 구분해 놓은 것으로 이 모든 종류를 서로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내가 이렇게 태연자약하게 진찰을 하고 있지만, 사실 머릿속은 태풍이 몰아치듯이 불안과 걱정이 많구나. 나는 심통과 관련된 증상을 오진하여 많은 환자들을 죽었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새벽에 약방문을 급하게 두드리면서 체했다고 왔던 환자의 3할은 바로 진심통(심근경색)이나 궐심통(협심증)이 원인인 심통이었던 것 같다. 의술이 미천하여 병을 보는 눈을 뜨지 못했을 때는 단지 환자의 말만 듣고 위장병에 쓰는 소체환(消滯丸) 등만을 주었는데, 진심통이었던 환자들은 환약을 먹기도 전에 아니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비명횡사를 했다. 이제 병을 보는 의안(醫眼)을 얻었지만, 이는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얻게 된 것이니 부끄럽고 괴롭구나. 세속에 보면 자신이 명의라고 떠드는 의원들이 있지만, 명의는 결국 환자들이 만들어 주는 것일 뿐이기에 겸손해야 할 것이다.” 제자는 “스승님께서는 진심통(眞心痛)은 치료방법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예방하는 방법은 있을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의원은 “우선 과도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또한 너무 분노하거나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여색과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정기를 보존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혈(瘀血)을 없애는 것이다. 어혈이란 혈액을 탁하게 하고 동시에 혈관이 막히게 한다. 어혈을 없애고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지 팔다리와 몸을 자주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다만, 농사일로 너무 과로하는 것은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 고서에 보면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문의 지도리는 좀 먹지 않는 것은 바로 항상 움직이기 때문이다.’라고 한 말도 바로 기혈순환의 중요성을 의미한 것이다.”라고 했다. 제자는 다양한 종류의 심통이 있다는 것을 문헌으로는 봤지만 하루만에 3종류의 심통 환자를 경험한 것에 당황스러웠다. 심통에 있어 자칫 판단을 잘못하면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기에 두려움도 있었다. 불현듯 스승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인 ‘명의는 환자가 만든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이기에 오진(誤診)과 같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책임인 것이다. 제자는 오늘에서야 과거 선인들이 왜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해서 ‘왕과 같은 장부’라고 이름 지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광제비급> 眞心痛, 朝發夕死, 夕發朝死, 心爲莊府之主, 故神去氣竭, 手足靑至節, 死, 無治法, 許任方云, 丹中穴, 四方各去一寸, 針後, 付缸云.(진심통은 아침에 발생하면 저녁에 죽고 저녁에 발생하면 아침에 죽는다. 심장이 오장과 육부의 주관자이므로 신이 없어지고 기가 고갈하여 손과 발 끝에서 관절까지 퍼렇게 되면 죽게 되며 치료법이 없다. 허임방에는 단중혈에서 사방한 치 떨어진 곳에 침을 놓고 그 자리에 부항을 붙이라고 하였다.) < 단곡경험방> 眞心痛卽死不治. 其久心痛者, 是心之與別絡爲風邪冷炅所乘痛, 故成殄不死, 發作有時, 經久不得差也. 胃之上口名曰賁門, 賁門與心相連, 故經所謂胃脘當止而痛. 今俗呼謂心痛者, 誤也. 夫九種心痛, 詳其所由, 皆在胃脘, 而實不在心也.(진심통은 곧 죽으므로 치료하지 못한다. 오랫동안 심통을 앓는 것은 심에서 갈라져 나온 낙맥이 풍사와 냉열의 침습을 받아서 아픈 것으로 병이 들었으나 죽지는 않고, 때때로 발작하면서 오래도록 낫지 않는다. 위의 상구를 분문이라 일컫고 분문은 심과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내경에서는 ‘위완은 심에 해당되는 부위가 아프다.’고 하였다. 요즘 세간에서 심통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무릇 9가지 심통이 있는데, 그 원인을 자세히 보면 모두 위완에 병이 있는 것이지 실제로 심에 있는 것은 아니다.) < 의종손익> 俗稱心痛, 非眞心痛, 乃胃脘當心痛, 或脾連心痛, 或腸虛陰厥, 亦令心下痛. 久者心之別絡, 爲風冷熱所乘痛, 故成疹不死. 眞心痛者, 大寒或汚血衝心, 手足靑至節, 痛甚, 死不治.(민간에서 심통으로 일컫는 병은 진심통이 아니라, 위가 아픈 것을 심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거나 비장이 심장과 연결되어 아픈 것이다. 혹은 양허로 음궐이 되어도 명치 아래가 아프다. 오래된 심통은 심에서 갈라진 낙맥이 풍사나 냉열의 침입을 받아 아픈 것이다. 그러므로 병을 앓아도 죽지는 않는다. 진심통이란 병은 심한 한기나 더러운 피가 심장을 침범하여 손발에서 관절까지 퍼렇게 되는 증상으로, 통증이 심하며 죽어도 치료할 수 없다.) < 동의보감> 嵇康曰, 養性有五難, 名利不去爲一難, 喜怒不除爲二難, 聲色不去爲三難, 滋味不絶爲四難, 神虛精散爲五難. 五者無於胸中, 則信順日躋, 道德日全, 不祈善而有福, 不求壽而自延, 此養生之大旨也. (중략) 孫眞人曰, 雖常服餌, 而不知養性之術, 亦難以長生也. 養性之道, 常欲少勞, 但莫大疲及强所不能堪耳. 夫流水不腐, 戶樞不蠹, 以其運動故也. 養性之道, 莫久行, 久立, 久坐, 久臥, 久視, 久聽, 皆令損壽也. (혜강이 말하기를 양성에 다섯 가지 어려움이 있다. 명리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첫째 어려움이고, 희노를 없애지 못하는 것이 둘째 어려움이며, 소리와 여색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셋째 어려움이고, 기름진 음식을 끊지 못하는 것이 넷째 어려움이며, 신이 허하고 정이 흩어지는 것이 다섯째 어려움이다. 이 다섯 가지가 가슴속에 없으면 믿고 따르는 마음이 날로 두터워지고 도와 덕이 날로 온전해져서 선을 구하지 않아도 복이 오고 오래 살기를 바라지 않아도 절로 장수하게 된다. 이것이 양생의 큰 요지라고 하였다. 손진인이 말하기를 비록 좋은 음식을 늘 먹더라도 양성술을 알지 못하면 장수하기 어렵다. 양성하는 방법은 늘 힘을 적게 쓰고 너무 피로하게 만들거나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고 문의 지도리가 좀먹지 않는 것은 늘 움직이기 때문이다. 양성하는 방법은 오래 걷거나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누워 있거나 오래 보거나 오래 듣지 않는 것이다. 이 방법을 쓰지 않으면 모두 수명을 단축한다고 하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10-31 10:48:37[파이낸셜뉴스]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이하 SAMG)는 3D 애니메이션 '미니특공대 애니멀트론'이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에서 론칭 1주 만에 어린이 인기순위 1위를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애니멀트론은 SAMG가 제작한 글로벌 인기 지식재산권(IP) '미니특공대' 시리즈의 네 번째 시즌 콘텐츠다. 중국에선 올해 8월 유쿠와 샤오미, 스카이워스 등 현지 OTT 채널 및 전국 IPTV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론칭 1주 만에 유쿠 '어린이 인기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니특공대 시리즈는 지난 2016년 중국 진출 직후 현재까지 중국 키즈 콘텐츠 시장에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미니특공대 시즌3 ‘슈퍼공룡파워’는 진출 직후 현지 10대 애니메이션 채널 ‘진잉카툰(金鹰卡通)’에서 시청률·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SAMG는 중국에서 신규 시즌 론칭과 함께 다양한 현장 행사도 활발히 전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엔 상하이 난펑청(南丰城)에서 미니특공대 테마전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선전시(深圳)에서 완구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김수훈 SAMG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미니특공대 IP의 경쟁력이 검증된 만큼 현지 콘텐츠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조성된 상태"라며 "앞으로도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 ‘슈퍼다이노’ 등 회사의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과 완구는 물론 아이들이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2-08-12 09:03:25【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14일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선전(深圳)항이 위치한 선전시를 봉쇄함에 따라 인천항 협력기업의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 현안 대책회의를 16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선전항은 2022년 알파라이너 기준 세계 4위 항만으로 2021년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876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 이번 회의는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인천항만공사와 인천항 이용 선사,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의 주요 실무 책임자 총 10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세계 주요 환적항만인 선전항의 적체 심화로 인해 업계에서 물류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공감하고, △선전항 운영현황 △선전항 적체 심화 시 대체 운항 경로 △인천항 물동량 영향 △인천항 비상대응 거버넌스 운영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인천항에서 처리한 대중국 컨테이너 화물은 총 201만8000TEU이며 이 중 선전항 물동량은 전체의 8.5%에 해당하는 17만2000TEU이다. 아울러 인천항의 66개 컨테이너 정기항로 중 20개 항로가 선전항을 이용하고 있다. 김종길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은 “유관 업·단체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선전시 봉쇄로 인해 예상되는 항만·물류 업계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3-17 10:47:22[파이낸셜뉴스] ‘로봇찌빠’와 ‘도깨비감투’ 등의 작품 활동을 한 만화가 신문수 작가가 향년 82세의 나이로 지난 11월 30일 별세했다. 1939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4년도 연재를 시작한 명랑만화 ‘카이젤상사’로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1974년 ‘어깨동무’의 별책부록으로 ‘도깨비감투’를 연재했으며, 1976년에는 같은 잡지에 ‘원시소년 똘비’를, 1979년에는 ‘소년중앙’에 ‘로봇찌빠’를 연재하면서 1970~1980년대 명랑만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편 그의 대표작 ‘로봇 찌빠’는 2009년 웹툰으로 리메이크되어 네이버에 연재됐으며, 2011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만들어져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사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만화가 낚시모임인 ‘심수회’의 멤버이기도 하며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2014년 만화문화발전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16년에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우수만화 복간사업인 한국만화걸작선 사업을 통해 ‘도깨비감투’ 복간되었으며, 2019년에는 한국 만화사 구출채록연구 사업 21호 신문수 작가편을 채록했다. 또한 지난 11월 3일 ‘제21회 만화의날’ 기념식에서 한국만화의 위상을 높이고 만화문화 향유의 토대를 일군 노고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12-01 13: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