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집에 불을 질러 남자친구를 살해한 40대 여성이 선처를 호소했다. 2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는 A씨(42·여)에 대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 5월11일 오전 3시께 군산시 한 주택에 불을 질러 남자친구인 3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불을 지르고 주택 전체로 번지는데도 119에 신고하지 않고 현장을 지켜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 5년간 사귀면서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일에도 술을 마신 B씨에게 여러 차례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화재를 지켜본 이유에 대해 "불이 꺼지면 안 되니까. 불이 꺼졌다면 제가 죽었다"라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전문기관에서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은 줄곧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에는 알코올의존 증후군 및 심신상실·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정신감정 판단을 결정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2월4일 열릴 예정이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1-20 14:54:28[파이낸셜뉴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폭행 말리던 50대까지 무차별 폭행했는데...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1부(이주연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시 한 편의점에서 20대 아르바이트생 B씨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50대 손님 C씨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B씨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너는 페미니스트니까 맞아도 된다"고 폭행했으며, 이를 말리던 C씨에게는 "왜 남자 편을 들지 않느냐, 저 여자는 페미니스트다"며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심신 미약 상태를 인정했다. 이는 A씨가 지난 2022년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법무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회신과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임상 심리평가 결과에서 당시 A씨가 심신 미약 상태였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다. 그러나 B씨 측 변호인은 항소심 과정에서 "사건 당시 A씨가 사물 변별력과 인지력이 충분했다"며 "심신 미약을 인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혐오범죄에 심신미약 인정... 여성단체 "참담"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A씨가 B씨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손괴하는 것이 비상식적이라는 점을 심신미약 근거로 포함한 원심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은 있다"면서도 "그것만으로 검사가 A씨의 심신미약 부존재를 증명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며 1심에 이어 A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했다. 이어 "A씨 범행은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편견에 기반해 비난받을 만한 범행 동기를 갖고 있고 A씨는 지금까지도 B씨가 먼저 자신을 때렸다고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해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검사와 A씨가 주장하는 부분들은 이미 원심 양형에 반영됐고 항소심에서 양형에 반영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항소 기각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B씨는 귀 이명이 심해져 보청기를 끼고 있으며, C씨는 어깨 등을 다쳐 생활고를 겪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로 지정됐다. 경남여성회 등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이날 항소심 선고 후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심신 미약 상태가 인정돼 참담하다"면서도 "피해자의 심각한 피해 상황 등과 함께 판결문에 여성 혐오 범죄라는 점이 명시된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16 10:03:58[파이낸셜뉴스] 친할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자신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26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권상표)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지난 7월 22일 오후 10시께 강원도 강릉의 한 주택에서 70대 친할머니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께 “흉기를 든 사람이 어슬렁거린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강릉시 청량동 일대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A씨를 체포했다. 당시 A씨 옷엔 피가 묻어 있었다. 경찰은 “주인집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세입자의 신고에 A씨가 이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 후 구속 송치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적힌 A씨의 범행 이유는 ‘할머니가 나를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해서’였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주의력 결핍 장애’ 등으로 지역 병원에서 입원·외래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후 1년간 치료받지 않았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31일 강릉지원 형사 법정에서 열린다. A씨가 앞서 저지른 소액 사기 범죄도 존속살해 재판과 병합돼 진행될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7 08:54:47[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일본도 살인사건' 피의자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피의자가 중국 스파이를 막아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 했지만 심신미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김은하 부장검사)는 살인죄 및 총포화약법 위반죄로 백모씨(36)를 구속 기소했다. 백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2분께 서울 은평구 소재 아파트에서 피해자 A씨(43)의 얼굴과 어깨 등 부위에 약 102㎝ 길이의 일본도를 10여회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아파트 내에서 자주 마주치던 주민 A씨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는 망상에 빠져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는 장식용으로 소지허가를 받은 일본도를 골프백에 넣어 다니다가 A씨와 아파트단지에서 마주치자 범행을 저질렀다. 백씨는 지난 2021년께 종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 약 3년 동안 별다른 사회적·경제적 활동 없이 지내고 있었다. 검찰은 백씨가 대기업 취직을 위해 사업 전망을 분석하겠다는 목적으로 정치·경제 분야 기사를 섭렵하다 지난해 10월께부터 망상에 빠진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며 자신이 이를 막아야 한다는 망상을 하게 됐다. 백씨는 지난 1월께 중국 스파이에게 사용하기 위해 일본도를 구입하면서 ‘장식용’으로 구매하는 것처럼 허위로 신청해 소지 허가를 받았다. 검찰은 백씨가 신고한 것과 달리 살상 용도로 계획해 사용한 점을 들어 총포・도검・화약류등의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으로도 입건해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망상이 범행동기로 작용했을 뿐 피고인은 심신미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계획 범행 한 점 △범행 전 '일본도, 용무늬검 검도검 장검, 살인사건' 등을 검색한 점 △이번 범행으로 체포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점 △수사 중 드러난 피고인의 진술 능력 및 그 구체성 등을 고려했다. 검찰은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8-23 14:36:11[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와 그 모친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친을 숨지게 하고 여친의 모친까지 살인 미수에 그친 김레아(26·대학생)가 '심신미약'과 '우발범행'을 주장했다. 아울러 김레아 측은 향후 자신의 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직접 사이코패스 테스트(정신병질자 선별검사 PCL-R)도 원한다고 밝혔다. 18일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이날 오전 10시 김레아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김레아 측 변호인은 지난 14일 '공판 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날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벌써 사선 변호인만 두 번째 사임했고 지금 세 번째 변호인이신데, 구속기간이 상당히 지나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김레아에 대한 변호는 한 법무법인이 맡아 담당 변호인 명단만 10명에 달했으나 곧이어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어 선임된 변호인 2명도 8일 만에 사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새로 선임된 변호인은 총 3명으로, 사선 2명·국선 1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35분께 경기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소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A 씨(21)와 그 모친 B 씨(46)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A 씨를 숨지게 하고 B 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A 씨가 모친 B 씨와 함께 김레아가 있는 오피스텔을 찾아온 후 말다툼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A 씨와 B 씨는 김레아의 그간 폭력 행위에 대해 항의하며 이별을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레아는 같은 대학에 다니던 A 씨와 교제하면서 A 씨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남자관계를 의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레아는 또 A 씨에게 "너와 이별하게 되면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강한 집착을 보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 씨는 혼자 힘으로 김레아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없다고 판단, 모친과 함께 김레아를 찾아갔다. 하지만 이별에 불만을 품은 김레아는 자택에 있던 흉기를 이용해 A 씨의 배와 가슴을 찔렀고 B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A 씨와 B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A 씨는 끝내 숨졌다. 이에 대해 김레아 측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고, '우발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김레아는 과거에 정신 병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레아 측 변호인은 "검찰 청구 전 조사에 과거 정신 병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레아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정신감정 신청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레아는 스스로 치료 목적 차원에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검사(KORAS-G)와 정신병질자 선별검사(PCL-R = 사이코패스 성향 평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판부에 A 씨의 모친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A 씨의 모친은 검찰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기일은 7월 25일 열린다. 한편 수원지검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김레아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는 올해 1월 특정중대범죄 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검찰이 머그샷을 공개한 국내 첫 사례다. 이에 김레아는 '신상정보 공개 결정 집행정지' 신청에 나섰지만 법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김레아는 재차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대한 취소 소송을 냈다가 최근 취하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18 18:46:01[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소재의 한 오피스텔 안.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고 다툼이 벌어졌다. 남자친구의 집착과 폭력 성향이 이별의 이유가 됐다. 이날 여자친구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다. 이별이 결정된 연인 간의 단순 다툼으로 보였던 이날 일은 갑자기 살인사건으로 급반전했다.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과도로 찔러 살해하고 여자친구의 어머니에게도 과도를 휘둘렀다. 이른바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김레아(26·대학생)가 바로 남자친구였다. 수사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김레아는 같은 대학에 다니던 A씨와 교제하면서 그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남자관계를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너랑 헤어지면 너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등 A씨를 향해 강한 집착을 보였다. 또 A씨와 다투던 중 휴대전화를 던져 망가뜨리거나 주먹으로 그의 팔을 때려 멍들게 하는 등 폭력 성향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김레아의 폭력과 집착적 성향에 버티지 못한 A씨는 이별을 결심했다. 다만 김레아가 무서웠을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어머니 B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에서 추측할 수 있다. 그렇게 김레아와 A씨, B씨는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결별을 통보한 그날은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40분께였다. A씨의 바람과 달리 흥분한 김레아와의 이별은 쉽지 않았다. 아니 최악의 상황으로 달려갔다. 김레아는 A씨와 B씨에게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둘렀다. 결국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고 B씨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의 출동은 C씨의 신고로 이뤄졌다. 경찰은 오피스텔 1층 경비실 부근에서 서성대고 있는 김레아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김레아는 체포 당시 도주하거나 저항하지는 않았다. 현행범 체포된 지 이틀 만에 구속 송치된 김레아의 신상정보와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등은 지난 4월 22일 검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 공개됐다. 김레아 관련 신상공개는 지난 1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첫 사례였다. 해당 법 시행 전까지는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머그샷 대신 과거 증명사진이나 폐쇄회로(CC)TV 사진 등을 공개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어 김레아의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첫 재판이 18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공판에서 김레아 측은 혐의를 인정했으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김레아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도 사전에 계획하지 않은 것"이라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레아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정신감정 신청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기일 증거조사를 진행한 뒤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 한편 김레아는 신상공개 결정에 불복해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했으나 집행정지 가처분은 기각됐고 본안 소송은 김레아 측이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이진혁 기자
2024-06-18 15:39:36[파이낸셜뉴스] 60대 남성이 배우자를 살해하고 심신 미약을 주장했으나 항소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심신 미약은 심신 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로, 형사 책임을 물을 때 형량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A씨는 작년 5월 배우자 B씨와 말싸움을 벌이던 중 두 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결혼 생활 37년간 B씨가 자신을 남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사건 당일에도 아내가 무시하는 듯한 말을 했다며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 선 A씨는 살인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조울증, 분노조절장애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범행일 약 4개월 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1심은 "A씨가 조사받으면서 사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해낸 점 등을 고려하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감형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정신과 치료도 의처증에 따른 가정폭력이 심해지자 B씨 등 가족이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검사받아 이뤄졌을 뿐"이라고 지적하며 1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2심은 "A씨는 오래전부터 가족 부양을 소홀히 하면서 가정폭력을 행사하다가 별거하게 됐는데, B씨가 다시 집으로 받아들이자마자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아내의 죽음으로 가정 내에 큰 충격과 상실감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4-13 10:47:5020대 남성 A씨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음주가 과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사건 당시 상황은 이렇다. A 씨는 지난해 11월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20대 여성 B 씨에게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며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아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켜 파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하고 말리려던 50대 남성 손님 C씨에게는 "왜 남자 편을 들지 않느냐, 저 여자는 페미니스트다"라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플라스틱 의자를 내리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가해자가 심신미약 상태임이 증명되면 법원은 이를 감경요소로 삼는다. 심신미약이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에 해당하는 경우는 심신장애상태로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현상은 정상인에게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예외적 상황이 있기는 하다. 법원은 '생리도벽' 사건에서 심신장애를 인정한 적이 있었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여성의 도벽의 정도가 정신병정도에 이른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다면 A씨의 사례는 어떨까. 법조계 일각에서는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증오로 인한 충동조절장애 정도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씨 측은 본인이 받은 정신감정을 근거로 들이밀었다. 동시에 치료감호가 필요해 병을 치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법원에 호소했다. 하지만 증빙만으로 법원이 가해자 주장을 다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관련 판례가 있다. 대법원 유사 사건에 대해 "정신장애의 정도는 전문가에게 감정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필수는 아니며, 심신장애의 유무 및 정도의 판단은 반드시 전문감정인의 의견에 기속돼야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다만 음주 상태에서의 행동을 법원이 참작해 주는 사례는 있다. 이는 심신 미약과 달리 고의성이 없고 우발적 행동이었을 경우다. 만취한 상태로 생면부지의 사람을 폭행해 사망케한 B씨 사건의 경우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7일 상해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B씨의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가 다가오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양형에 참작했다. wschoi@fnnews.com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3-06 18:17:04[파이낸셜뉴스] 행인들을 차로 들이받고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3)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는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원종에게 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일으키게 했다"며 "사건 발생 직후 테러를 예고하는 게시글이 온라인상에 빈번하게 올라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현병 발현에 의한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에 따른 형의 감경을 요구한 피고인과 변호인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길 가던 5명을 들이받았다. 이후 차에서 내린 후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 중 차에 치인 김혜빈(사건 당시 20세) 씨와 이희남(당시 65세) 씨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앞서 검찰은 최원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2-01 14:48:04[파이낸셜뉴스] 술에 취해 아내를 살해한 70대 남성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감형을 요구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남편 A씨(74)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초 아내에게 “당신 명의로 된 집을 담보로 1000만원을 대출받아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흉기를 휘둘러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A씨는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지 못하고 자녀들이 아내와만 교류하는 것에 열등감을 느껴 수십년 전부터 술에 취하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범행 당일에도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중증도 내지 고도의 알코올중독 상태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도 “양형 부당”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징역 20년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같았다. 대법원은 “부부의 인연을 맺은 배우자를 살해하는 행위는 가장 존엄하고도 중대한 법익인 사람의 생명을 박탈함과 동시에 혼인관계에 기초한 법적·도덕적 책무를 원천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가족 간의 윤리와 애정을 무너뜨리고 남아있는 자녀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므로 이 사건 범행의 죄책이 무겁다”며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지극히 참담한 상황을 겪게 된 피해자 자녀들의 심적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한 자녀는 사건 현장을 목격하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1-23 13: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