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주택가 골목에 버려진 오래된 가구 서랍 안에서 갓난아기가 발견됐다. 시카고 경찰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오전 8시 15분께 도시 북서부 주택가 골목에서 유기된 신생아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며 아기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아기는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옷장 서랍 안에 소리 없이 놓여있었다. 아기를 처음 발견해 신고한 주민은 “길을 걷다 길가에 놓인 서랍들을 봤다”며 "서랍장 손잡이가 괜찮아 보여 '재활용할 수 있을까' 하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는데 서랍 안에 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 입에는 토사물이 가득 차 있었다"면서 "아기 발에 손가락을 대보니 아기가 몸을 움직여 곧 구조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아기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에 의해 시카고대학 부설 어린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래리 랭포드 시카고 소방청장은 "아기가 행인에게 발견돼 천만다행"이라며 "날씨가 무척 더워 조금만 늦었더라면 결말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시카고 지역은 체감기온이 43℃를 웃돌았다. 게다가 이날은 해당 지역에 쓰레기 수거 차량이 도는 날이어서 하마터면 아기가 서랍장에 든 채 쓰레기차에 버려지는 참극이 벌어질 뻔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는 2001년 발효한 ‘안전한 피난처 법(Safe Haven law)’에 의해 신생아를 안전하게 포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후 30일이 지나지 않은 아기를 병원·경찰서·소방서·응급 의료시설 등에 맡길 경우 아무런 법적 구속을 당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 아기가 위험에 처해 있었다고 경찰이 판단하면 아기를 유기한 사람은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8-12 06:46:27[파이낸셜뉴스]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주민이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량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인천 삼산경찰서는 교통사고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 운전자 5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30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서 50대 주민 B씨를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운전자 A씨 외 다른 작업자나 동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은 B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 누워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수사 결과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후진하기 전 B씨가 서있던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후진하기 전에 서 있던 모습이 포착됐다"면서도 "이후 B씨가 누워있었던 상태인 건지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여서 쓰러진 것인지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판단을 위해 감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1-11 09:56:34[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웨딩카가 쓰레기 수거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신랑과 신부를 포함해 6명이 숨졌다. 4일(현지시간) 계면신문 등 중국 매체와 현지 공안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께 후난성 웨양시 한 도로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검정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다 마주 오던 쓰레기 수거 트럭과 정면충돌했다. SUV 안에는 신랑, 신부와 신부 들러리, 운전기사 등 6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2명이 즉사했으며, 4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현지 매체들은 웨딩카 운전기사가 교통법규를 위반해 갑자기 차선을 변경한 것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현지 공안은 트럭 운전기사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에는 이라크 북부의 한 예식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113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45분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서쪽으로 335㎞ 떨어진 니네베주 함다니야 지역의 한 예식장에서 큰불이 났다. 기독교식 결혼을 진행하던 이 결혼식의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라크 민방위군(ICDC)은 언론 인터뷰에서 "불이 날 경우 몇 분만에 무너지는 고가연성, 저가 건축재를 쓴 탓에 이번 불은 예식장 일부의 붕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쿠르드계 방송사인 채널 루다우는 예식장에서 쓰인 폭죽이 발화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지 소식통은 당국이 현장에 구급대와 의료진을 급파했으나 중화상을 입은 환자가 많은 까닭에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라크 보건부 대변인은 "불행한 사고로 피해를 본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0-04 13:40:26[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환경미화원 2명이 성범죄자에게 납치된 소녀를 구해 '영웅'의 찬사를 받고 있다. 16일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뉴이베리아에 사는 재리사 라샐(10)이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1~2시께 집에 머물던 중 갑자기 실종됐다. 뉴이베리아 경찰은 라샐이 긴박한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하고 '황색경보'를 발령한 후 라샐이 탑승하는 장면이 목격된 회색 닛산 알티마 승용차를 수배했다. 마침 다음날 아침 사설 폐기물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디온 메릭과 브래던 앙투안이 쓰레기통을 비우던 중 들판 한가운데 세워진 회색 승용차를 발견했다. 승용차가 가정집이 아닌 들판에 세워진 점을 이상하게 생각한 이들은 쓰레기 수거 차량으로 회색 승용차가 도주하지 못하게 막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메릭은 "누군가가 나에게 왜 들판에 승용차가 서 있지라며 묻는 것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소녀는 지금 안전하다. 나도 어린 딸이 있다"라면서 라샐이 구조된 뒤 경찰로부터 칭찬을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메릭과 앙투안이 속한 폐기물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직원들이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도 본연의 임무를 완수함과 동시에 납치된 소녀를 구하는 일을 포함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직원들을 치켜세웠다. 라샐 가족과 평소 안면이 있었던 납치 용의자 마이클 시리얼(33)은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되며 "나에게 왜 이러는 거냐"며 소리를 지르는 뻔뻔함을 보이기도 했다. 아동 대상 성범죄 전력이 있는 시리얼은 현재 어린이 납치라는 중범죄 혐의로 수감 중이어서 보석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구조된 소녀는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있다. 두명의 환경미화원은 미국 주요 매체들이 이번 선행을 앞다퉈 보도한 후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도 벌어져 벌써 1만4천달러(1540만원) 가량이 모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2-16 08:27:02【파이낸셜뉴스 의왕=강근주 기자】 한채훈 의왕시의회 의원은 관내 안정적인 생활쓰레기 수거정책 추진을 위해 계약기간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26일 제안했다. 의왕시의회 제286회 임시회 본회의는 이날 환경과, 청소과, 공원녹지과, 상하수과, 안전총괄과, 도시정책과에 관한 주요 업무 추진실적 업무청취를 진행했다. 청소과 업무청취에서 한채훈 의원은 "그동안 관내 생활쓰레기 대행업체와 계약기간은 1년 단위로 진행돼면서 민원 발생 및 안정적인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경기도 31개 시군 사례 전수조사를 통해 계약기간 확대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왕시가 제출한 2022년도 인도 및 노면청소, 생활쓰레기 수거 및 처리 관련 자료에 따르면, 청소대행사업(103억200만원), 환경미화원 직영(22억2100만원) 등 총 투입되는 사업비가 125억2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쓰레기차 급유비용 보전 등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한채훈 의원은 "전년도에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원가산정 설계를 실시해 차기년도 계약에 예산을 집행하지만, 유례없는 고유가와 급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유비용 보전에 대해서도 고민해 차기년도 계약 추진을 위한 원가산정에 감안해 달라”고 제안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2-07-27 13:21:02[파이낸셜뉴스] 미세먼지를 줄이는 플라즈마 기술이 한국기계연구원의 올해 최우수연구성과로 선정됐다. 기계연구원은 환경시스템연구본부 플라즈마연구실 이대훈 실장의 산업용 플라즈마 원천기술을 2021년 최우수연구성과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창립 45주년 기념식에서 시상했다. 산업용 플라즈마 원천기술은 군부대 특수차량 및 제설차, 쓰레기차 등 다양한 특수차량에 적용하고 미세먼지 저감 효과 실증에 성공했다. 또한 저온 SCR과 플라즈마 기화기의 질소산화물 저감 효과를 복합화력 발전소에서 실증하고, 국내 기업의 반도체 생산 공정에 플라즈마 스크러버 기술을 이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와 함께 플라즈마 점화장치 기술을 화력발전소에 적용해 착화시간을 단축하고 착화실패와 긴급정지 등 불안 요인을 줄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대훈 실장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호기심과 실용화를 위한 실현 가능성이라는 두 개의 가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연구해왔다"며 "우리 기술이 특수차량과 건설기계, 반도체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을 줄이는 날이 오기까지 함께 노력해 준 동료 연구자께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기계연구원은 1993년부터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둬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 기여하고 연구원의 명예를 높인 연구자를 최우수연구상 수상자로 선정해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12-22 15:32:51[파이낸셜뉴스] 귓가에 울리는 은은한 피아노 선율을 들으며 공해에 신음하는 자연을 느끼고, 어느덧 선한 치유의 마음을 가져본다. 이 음악은 이달 초부터 한국관광공사 국내여행 포털 ‘대한민국 구석구석’ 유튜브채널에서 공개 중인 것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9월 경주에서 피아니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윤한과 협업해 실시한 ‘쓰레기 콘서트’ 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이 콘서트는 여행지 주변에 버려진 오물과 쓰레기를 수거해 가져오면 이를 콘서트 입장권으로 바꿔주는 이색 환경캠페인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콘서트의 악기, 음향은 악기제조업체 야마하에서 협찬했다. 공개 중인 영상은 모두 4편(티저 영상 1편, 본편 3편)이며, 윤한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는 공연장 앞에 있는 쓰레기차와 대비되면서 경각심과 함께 친환경여행에 대한 의미를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3개 본편에 나오는 ‘치유(평안하고 온전한 상태)’, ‘회복(청정자연에 대한 기쁨과 지속가능한 자연에 대한 믿음)’, ‘훼손(쓰레기로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모두 윤한이 작곡한 곡들이며, 소중한 자연한 자연을 생각하며 명상에 빠져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영상 공개와 함께 시청 인증 이벤트도 마련됐다. 콘서트 마지막편 영상(11. 4. 게시)을 감상하고 인상 깊었던 느낌과 장면 등을 댓글로 남긴 후 인증샷과 함께 신청서를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70명에게 친환경 선물 꾸러미를 증정한다. 이벤트는 17일부터 24일까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11-17 08:21:19#1. "늦은 저녁 들리는 쓰레기 수거 차량 소음에 아기가 깰까 조마조마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창문을 닫아 괜찮지만 여름에는 소음이 더 잘 들려요." (서울 종로구 8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아기 엄마 임모씨) #2. "확실히 야간에는 주간보다 시야가 좁아집니다.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비교적 자동차가 빨리 달리는 저녁·새벽 시간대에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죠." (환경미화원 A씨) 환경미화원의 야간근무가 여전하다. 폐기물관리법에는 근로 여건 개선과 안전 강화를 위해 미화원의 주간업무 원칙이 명시돼 있지만 지자체마다 조례로 예외를 둘 수 있다. 일부 지자체들은 이를 근거로 여전히 야간근무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발생하는 소음으로 수거장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많다. 국회에선 이달 주간작업 등의 안전기준을 의무화하는 폐기물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개정안이 언제 통과될지 명확하지 않아 미화원과 주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안전·소음 문제… 야간작업 만연 2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환경미화원의 안전사고 수는 총 4457건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1184건(사망 6명), 2017년 1065건(사망 4명), 2018년 1033건(사망 3명), 지난해 1175건(사망 2명)으로, 매년 사고 건수가 1000건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에는 새벽 근무를 하던 환경미화원이 차에 치여 숨지는 등 야간작업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지만, 서울시에선 도봉구와 강동구 단 두 곳만이 주간작업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일하는 50대 환경미화원 김모씨는 "아무래도 밤에 작업하다 보면 잘 안 보이니까 날카로운 것에 찔리거나 다칠 확률이 높다"며 "주간에 일하게 되면 더 잘 보이고 골목에 차도 많이 안 다녀서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야간작업은 대개 오후 10시에서 아침 6시 사이에 이뤄진다. 따라서 수거차 소음 등으로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시민들도 여럿이다. 서울 마포구 원룸에 거주하는 한모씨(32)는 오후 10시에서 오전 1시경 사이 들어오는 쓰레기차 소리와 쓰레기를 옮기는 소음에 잠에서 깬다. 한씨는 "오후 9시 이후 퇴근해 맞는 휴식과 잠자리가 방해될 때마다 극도로 예민해진다"고 했다. 저층으로 갈수록 주민 스트레스는 심해진다. 서울 노원구 인근 아파트 3층에 거주하는 50대 송모씨 또한 "창문을 열어놓는 여름에는 소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며 "웬만하면 모두가 깨어 있는 낮 시간대에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도시는 교통이 혼잡하고 기존 수거·운반 체계가 있어 지역 교통 환경과 부족한 청소 인프라 때문에 주간작업 전환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주간작업 전환율 지지부진 야간소음과 미화원들의 사고를 유발하는 야간작업은 아직까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단위 주간작업 전환율은 60%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실행 여부 편차가 있는 편"이라며 "법이 작년 12월 31일에 시행돼 실적 평가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내년에는 훨씬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환경부는 내년 3월 지자체의 안전규칙 준수 여부 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회에선 지난 2일 소병철 의원 대표발의로 주간작업 등 안전기준 준수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 시행규칙에 있는 '주간작업 원칙' 등의 안전기준을 상위법의 단서조항으로 상향시켜 이 기준을 꼭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이 국회 일정에 따라 내년 2월에나 상정될 것으로 예상돼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는 최소 2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 해당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에 시행되기 때문에 법 통과 이후에도 주민들의 불편과 미화원들의 위험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
2020-12-21 17:32:53【 카라카스(베네수엘라)=김문희 김유아 기자】 "사는게 사는게 아니예요. 안 죽으려고 버티는 서바이벌이지." 지난 26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소재 대형 슈퍼마켓 엑셀시오 가마의 풍경은 흡사 내일 당장 폐업정리를 할 것만 같았다. 냉기가 사라진지 오래된 불 꺼진 텅 빈 냉장고와 진열대에는 들여온지 며칠이 지난지 알 수 없는 채소들이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최근 몇 년 새 초(超)인플레이션을 뜻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가격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은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정부가 통제한 가격에 손해보며 장사할 수 없다'며 공장 가동일을 대폭 줄이거나 결국 파산신청을 내버렸다. 미국 달러화 대비 볼리바르화의 폭락으로 수입품도 사라진 가운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갔다. ■시내 마트들 '개점휴업'이날 엑셀시오 가마 마트뿐만 아니라 카라카스에 있는 여러 마트는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빈 바구니를 들고 진열대 사이를 오가는 몇 안 되는 손님과 텅 빈 냉장고를 바라보는 마트 직원들이 전부였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장을 보러 나선 호세피나 브라보씨(58.여)는 "장을 보러 마트에 올 때마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우리를 잡아먹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고 있는 상황에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을지 모른다"고 말했다.정육코너도 텅 비어 있었다. 마트 내 정육담당 헤수스 몰리나씨(48)는 "고기가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기억도 안 난다"며 손사래 쳤다. "마지막으로 고기가 들어온 건 작년 8월로 기억한다. 마트 체인 안에서 유통되는 고기가 있긴 하지만 가격통제가 심해져서 그 고기조차도 본사에서 거의 풀지 않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통제된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더라도 공급량이 너무 적어 순식간에 팔려나가는 품목도 있었다. 이날 오전 마트에 들어온 식빵 200봉지는 마트가 문을 연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동이 났다. 마트 직원 예시스 고메스씨(46.여)는 "마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은 설탕, 강냉이 가루, 국수, 빵, 밀가루 등 정부가 가격을 통제한 식료품들이 잘 나간다"면서 "비누나 데오드란트는 가격이 너무 비싸 판매되지 않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나온 시즌 쿠키도 3개월이 되도록 안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일부 식료품은 가격을 통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매주 가격이 오르고 있어 최저임금과 음식 바우처로 한 달을 버티는 이들에겐 앞으로 식빵 구경하는 것이 어려워질지도 모른다고 마트 관계자는 말했다. 이와 반대로 샴푸, 칫솔, 코카콜라, 환타 같은 수입품은 빽빽이 채워져 있었지만 누구도 손대지 않았다. 너무 비싸서다. 이날 진열된 환타 1병(2L) 가격은 14만5911볼리바르로, 현재 최저임금(130만7646볼리바르) 기준 약 10분의 1이었다. 임금의 10분의 1 이상을 내야 살 수 있는 양초, 세제용품 등이 늘어져 있던 진열대에는 그 누구도 기웃거리지 않았다. ■빵 사기 위해 줄서기는 기본같은 날 오전 11시. 카라카스 시내 한 빵집 앞에 5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섰다. 빵집 문은 철창으로 굳게 닫혀 있었고, 시민들은 초췌한 얼굴로 하염없이 빵집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빵집 주인은 "정오부터 빵을 판매할 예정"이라면서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오전 6시에 줄서기 위해 오전 5시에 일어났다는 마리나 카르멘씨(65.여)는 "선착순으로 빵을 판매하고, 일찍 오지 않으면 그마저도 구할 수 없는데 그 시간에 와도 15번째였다"면서 "정부에서 가격을 통제해 그나마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게 빵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딸을 비롯해 주변 가족 모두 해외로 이민을 갔지만, 지체장애를 지닌 장성한 아들이 있어 어떻게든 이곳에서 버텨야 한다"며 "마을 사람들이 쓰레기차가 오면 몰려들어 먹을 것을 찾는 모습이 일상이 됐지만 도리가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그러나 빵집 주인 마리오 브리세뇨씨(58)는 하루에 빵을 800개만 생산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빵 생산량을 감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30~40분만 지나면 금세 동이 나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정부가 생산과 공급을 통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빵집도 본래 동네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던 전 주인이 가격통제와 판매량 제한 등으로 정부가 개입하자 빵집을 현재 주인에게 넘기고 다른 나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현지 교민 전모씨는 "마트에서 우유, 계란 등 식료품 구하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고, 이처럼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니 다른 나라로 이민을 떠나고 있다"면서 "현재 카라카스 소재 유일한 한식당도 직원들이 모두 다른 나라로 이민을 떠나 문을 닫은 상태"라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김유아 기자
2018-03-19 17:13:57【 자카르타(인도네시아)=정상희 기자】"지금 분양률이 75%를 넘었는데 현지 스타일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기존 코타 카사블랑카 1,2 시공은 인도네시아 업체가 맡았다. 이번 카사블랑카3는 '롯데'가 지어서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장에서 만난 롯데건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자신감에 가득 찬 대답을 내놨다. 복잡한 시내 한복판에서 이뤄지는 공사에다가, 동남아시아 특유의 '느긋한' 문화를 생각할 때 공사 기한을 크게 넘기지 않는 것만 해도 놀라운 성과다. 여기에 한눈에 봐도 5년여 전에 지어진 코타 카사블랑카 1, 2에 비하면 롯데가 시공하고 있는 코타 카사블랑카3의 외관은 견고하면서도 화려했다.■자카르타 대표할 고급아파트예상보다 훨씬 많은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자카르타 중심 상업지구 골든트라이앵글 한 축에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건설되고 있다. 롯데건설이 진행중인 '코타 카사블랑카3' 프로젝트다. 연면적 36만5251㎡ 규모, 최고 43층 2개 동에 1198가구 아파트와 오피스 1개동이 신축된다. 인도네시아 대표 개발사 빠꾸완(Pakuwon) 그룹이 발주했고, 공사금액은 약 1350억원이다.아파트 2개동 준공일은 각각 5월 1일과 6월 1일이고, 오피스 1개동은 9월 1일 준공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이상 중대형 아파트로 분양가는 4억∼5억원선이다. 외국인, 중국계 상류층 등을 위한 고급주택으로 지어진다. 코타 카사블랑카1과 연결된 쇼핑몰 한쪽에는 코타 카사블랑카3의 분양 상담사무실이 마련돼 있었다. 여기서 코타 카사블랑카3 현장은 바로 연결됐다.아파트동은 외부 창호 공사와 내부 마감 작업을 하고 있다. 오피스도 외부 커튼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마무리만 남은 셈이다.아파트 1층에 해당하는 공간은 로비, 안내데스크를 포함한 공용 공간인데 거대한 대리석으로 마감되고 있었다. 5성급 호텔 로비 못지 않은 로비가 곧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고급 주거시설임을 설명했다.동남아시아 대부분 나라에서는 벽면 페인트까지만 마친 채로 분양하고 인테리어는 수분양자가 직접한다. 이에 완공된 후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조절해서 파는 경우도 많아 분양률이 한국과 같은 의미를 갖지 않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및 오피스 실 입주는 입주자 자체 인테리어 기간을 포함해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미 75%나 팔렸다는 데서 고급아파트에 대한 현지의 '니즈'는 물론, 롯데라는 시공사에 대한 신뢰도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차이까지 극복할 기술력 현장에서 만난 전윤승 현장소장은 한시간에도 5개 이상의 서류에 사인을 해야할 정도로 바빴다. 전 소장은 "현장에서 쓰레기차 하나 외부로 나가는 것도 승인이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 모두 소홀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16명의 직원들은 준공을 앞두고 2주에 겨우 하루씩 휴무를 갖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은 초긴장 모드였다. 가장 힘든 점으로 현지 직원들과의 소통을 꼽은 전 소장은 "정해진 업무를 되도록 빠르게 처리하는 한국의 작업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가치관이 달라서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수나 GDP 등 지표로 볼때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다. 역설적이지만 2억6000만명에 이르는 인구로 내수만으로도 운용할 수 있는 경제 규모와 원유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풍부한 자연환경은 경제 발전 속도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단적으로 말해 '절실함이 없다'는 것. 일례로 한국 파견 직원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현지어가 '쯔빳 쯔빳(Cepat Cepat)'이다. '빨리 빨리'라는 뜻이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현지 작업자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어도 '빨리 빨리'다. 전 소장은 "처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면서 "레미콘 타설을 밤에만 하는 관계로 밤낮 없이 현장이 돌아가는데, 작업자들은 근무시간에도 하루 세번 기도시간을 포함해 라마단 기간에는 한달여 동안 작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인도네시아를 주요 진출국으로 꼽고 있지만 자체 경쟁력이 없는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제외하고는 진입할 틈이 넓지 않다. 아파트와 오피스 등은 로컬 건설사도 충분히 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계 회사가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은 것. 롯데건설이 철저한 '고급화 전략'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wonder@fnnews.com
2018-03-12 17:4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