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음식과 비슷합니다. 맛있는 음식은 오감으로 알 수 있듯 안경도 불편하면 온몸으로 느껴지거든요.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서울 평창동 작은 안경점에서 시작한 한 남자의 인생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장승재 리치안경원 대표(58)는 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손님 앞에서 실력과 진심 없이는 버틸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장 대표가 안경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0년. 처음에는 우연히 접했지만, 이내 사명감처럼 '내 가게를 갖겠다'는 꿈을 품었다. 오랜 점원 생활을 거쳐 2005년 평창동에 리치안경원을 열 때는 전세금을 빼고 친지들 도움을 받아 1억3000만원을 모았다. 보증금과 인테리어, 기계값을 치르고 남은 돈은 3000만원 남짓. 그는 "망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옥탑방에서 살며 새벽부터 매장 문을 열었다"고 회상했다. 첫 해 매출은 1800만원이었다. '망하면 끝'이라는 절박함으로 버틴 수년 새 고객은 서서히 늘었다. 아이의 안경을 맞추러 왔던 부모가, 그 부모를 보고 온 조부모와 지인들이 차츰 단골이 됐다. 그렇게 쌓인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2012년 1만2000여명에서 지금은 3만2000여명으로 늘었다. 매출도 2017년 정점을 찍고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리치안경원 성공 비결은 꾸준함이었다. 방식은 단순했다. 자리를 지키고 고객을 기억하며, 좋은 안경을 추천하는 것. 최적의 서비스를 위해 제품 선택에도 원칙이 있다. 장 대표는 "주인 입장에선 오래된 재고를 팔고 싶지만, 고객에겐 가장 좋은 걸 추천해야 한다"며 "그래야 다시 오고 지인을 소개하며, 그게 쌓이고 쌓여 단골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장 대표의 가업을 이젠 두 아들이 잇고 있다. 장석훈(30)·석진(28)씨가 성수동에 문을 연 '리치안경원 성수점'은 최신 검안장비와 SNS 홍보로 젊은 감각을 더했다. 기존 '린드버그'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글리' 등 패션 브랜드로 차별화도 꾀했다. 그는 "검안과 피팅은 기본이고 그 위에 자기 색깔을 쌓아가야 한다"고 했다. 가업 승계 계기는 '불안감'이었다. 그는 "외부 손님들이 평창동까지 찾아오는 것도 언젠가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마침 두 아들도 안경에 관심이 있어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덜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앞당겨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걱정도 많다. 장 대표는 "두 아들에게 절박함이 없다는 게 흠이다. 나는 살아남겠다는 생각으로 새벽부터 나왔지만, 이들은 긴장감이 덜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가 강조하는 건 기술보다 태도다. 실력은 공부하면 늘지만, 마음가짐은 초반에 안 잡으면 나중에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장 대표의 바람은 리치안경원이 '오래 남는 집'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는 "일본엔 몇 대째 가업을 잇는 곳이 많아 전통과 장인의 느낌이 있다"며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케이크를 가져오는 손님들을 보면 '오기 싫은 집은 아니구나' 싶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두 아들이 각각 한 지점을 맡게 되리라 기대도 한다. 하지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장 대표는 "억지로 이어갈 필요는 없다. 즐겁게 일하는 게 제일"이라며 "자식들이 다른 좋은 길을 간다 해도 응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jimnn@fnnews.com 신지민 최혜림 기자
2025-08-06 18:42:32[파이낸셜뉴스] 스페인의 한 공항에서 부모가 10살 아들을 공항에 홀로 둔 채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아들이 여권 등 출국 서류를 준비하지 않은 게 이유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공항에서 일한다고 밝힌 여성 릴리안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항공운항 조정관으로 근무했다는 릴리안은 “아이와 얘기를 나눠보니 ‘부모님이 이미 비행기를 타고 휴가를 위해 자국으로 떠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30만회 이상 조회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릴리안에 따르면 아이는 스페인 여권이 만료된 상태에서 비자가 없어 출국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를 알게 된 부모는 친척에게 자신들의 아이를 부탁한다는 연락을 한 뒤 아이만 공항 터미널에 아이만 남겨둔 채 그대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이를 보호할 친척이 도착하기 전에 공항 직원이 먼저 발견되면서 부모의 이해 못할 행동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또 다른 자녀와 함께 여행 중이던 아이 부모의 신원을 파악해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 부모는 "비행기표를 잃을까 봐 아들을 두고 가기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부모가 체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릴리안은 “이게 정상적인 일이냐. 공항 직원과 경찰 모두 부모의 행동을 정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는 자신들의 결정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않는 듯 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선 항공편 대부분은 일정 연령 이상의 미성년자가 보호자 없이 탑승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지만, 서류 미비로 출국이 제한된 아동을 혼자 공항에 방치하는 행위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릴리안은 “공항에서 근무하며 겪은 일 중 가장 비현실적”이라고 표현한 뒤“나는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을 봐왔지만, 이런 상황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8-05 10:00:01"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다는 사실을 승우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양유진씨는 44년 전 잃어버린 동생 양승우씨(현재 나이 47세·사진)가 가족들로부터 버려졌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했다. 수십년간 승우씨를 찾아 헤매던 어머니는 막내아들을 잊지 못한 채 7년 전 세상을 떠났다. 유진씨는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동생 찾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승우씨는 3세 때인 1981년 8월 1일 친할머니와 길을 가다가 실종됐다. 할머니는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 사옥 자리에 있던 휘문고등학교 근처에서 아이를 놓쳤다고 한다. 당시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일을 하러 나갔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집을 자주 비웠다. 삼남매를 돌볼 사람이 없어지자 할머니는 유진씨와 유진씨 언니를 보육원에, 승우씨를 작은아버지 댁에 맡겼다. 그러나 작은아버지는 조카를 키울 수 없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할머니는 아이를 맡긴 지 얼마 안돼 작은아버지 집에서 데리고 나오는 길이었다. 승우씨가 없어진 사실을 안 어머니는 작은아버지를 찾아가 물었다. 하지만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 작은아버지 내외는 아이가 무슨 옷을 입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할머니는 승우씨를 잃어버리고 얼마 안돼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승우씨를 찾기 위해 서울 내 보유원을 뒤졌다. 이후에는 경기도와 전국으로 범위를 넓혔다. 유진씨는 5세때 보육원에 들어갔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 동생이 없어진 것도 이때서야 알게 됐다. 이후 어머니가 동생을 찾아다니는 동안 보육원에서 계속 생활해야 했다. 유진씨는 중학생이 돼서야 보육원을 나와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었다. 어머니는 방송에 출연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돌리는 등 동생의 행방을 찾았다. 경찰서에 유전자(DNA)도 등록해뒀지만 승우씨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2010년 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도 병원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승우씨가 혹시 집으로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릴까봐 걱정해서였다. 이후 어머니 병세가 심해지자 유진씨는 자신이 동생을 찾겠다고 어머니를 설득하고 요양원에 모실 수 있다. 유진씨는 부모님과 살던 북아현동 한옥집에서 동생과 시간을 보낸 기억을 회상했다. 유진씨 가족은 여러 세대가 모여 사는 집의 방 한 칸에 세 들어 살았는데, 승우씨는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 앉아 유진씨와 언니가 공기놀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소꿉놀이를 하면 동생은 아기 역할을 맡았다. 어머니는 뜨개질을 해서 아이들의 옷을 만들어주셨다. 부모님이 집을 나간 후에는 남매들이 모여 울면서 기다려야 했다. 집은 시장 근처에 있었고 뻥튀기 아저씨가 자주 보였다고 한다. 유진씨는 "어른들이 승우가 입고 있던 옷도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하다. 서로 책임을 미루느라 단서를 많이 놓쳤다"면서도 "승우가 우리를 찾으면 금방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가족을 찾으려는 노력을 한 번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5-08-04 19:07:21[파이낸셜뉴스] 경찰관이 자신의 아들이 고소당하자 사건기록을 살펴본 뒤, 아들에게 "구속 얘기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행위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경기도 한 경찰서의 청문감사관으로 재직하던 2020년 9월 사기 혐의로 고소된 자신의 아들 사건이 이송돼 본인이 근무하는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같은 경찰서 수사과 소속 행정관에게 사건 기록을 건네받아 수사지휘서 등을 열람하고, 아들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지도 않았고, 검사 지휘 내용에도 구속 이야기가 없어 구속될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관련 담당자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아들에게 수사정보를 누설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등이 적용됐다. 1심에 이어 2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우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부정 청탁을 했더라도, '청문감사관'이라는 직권을 남용해 담당자들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수사지휘서에 신병에 관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구속 관련 얘기가 없다'고 말한 정도라면 수사상황을 누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수사의 보안·기밀을 침해해 수사 목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유지하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는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사가 수사 대상, 방법 등에 관해 사법경찰관리에게 지휘한 내용을 기재한 수사지휘서는 당시까지 진행된 수사 내용뿐만 아니라 향후 수사 진행 방향까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수사기관의 내부 문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A씨가 아들에게 전달한 내용에 대해 "검사가 신병처리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정보"라며 "수사지휘서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지휘서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수사기관에서 범죄 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해당 사안을 얼마나 무겁게 여기고 있는지 추측하고, 그에 맞춰 수사에 대응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범죄수사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부연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5-08-01 16:49:30[파이낸셜뉴스] 고소당한 아들의 사건 기록을 열람하고 전화해 "구속 얘기는 없으니 걱정 말아라"라고 말한 경찰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성립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1일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일부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이씨는 경기도 한 경찰서 청문감사관으로 재직하던 2020년 9월, 자신의 아들이 사기로 고소당하자 같은 경찰서 수사과 소속 행정관에게 사건 기록을 건네받아 검사 수사지휘서를 열람하고, 아들에게 구속 등 신병 관련 수사지휘 내용이 없다고 말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씨는 아들로부터 "고소인이 온라인 카페에 내가 곧 구속된다는 글을 올렸다"는 말을 듣고 사건 기록을 확인한 뒤 "구속영장이 발부되지도 않았고 검사의 지휘내용에도 구속 이야기가 없어 구속될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1, 2심은 이씨가 '구속 관련 얘기가 없다'고 한 말이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해 기재 내용을 누설했다고 보기 어렵고, 수사 목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검사가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에 관해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시 검사가 구속수사를 고려하고 있는지 등 신병 처리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정보로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이런 수사지휘서의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수사기관에서 현재 범죄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해당 사안을 얼마나 무겁게 여기고 있는지 추측하고 그에 맞춰 수사에 대응하는 등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범죄수사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찰관인 피고인이 소속 경찰서에서 자기 아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사건 기록을 건네받아 수사지휘서의 내용을 확인하고 아들에게 알려준 것은 그 자체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해 적정한 형벌권 실현에 지장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씨는 아들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아들은 죄가 없다"고 말하며 조사 일정 등을 보고하도록 지시해 직무권한을 남용한 혐의도 받았는데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선 "부정한 청탁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청문감사관으로서 직무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8-01 13:48:17[파이낸셜뉴스] 한국을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당국에 억류된 미 영주권 소지자 김태흥씨(40)의 어머니가 아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35년 미국에 산 영주권자, 이민국에 구금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연 김씨의 모친 샤론 리씨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지금 며칠 동안 밥이 안 넘어간다. 진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현재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의 어머니가 그의 구금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형이 이민국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다”는 작은 아들의 말을 통해서다. 미 당국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어 김씨의 어머니는 "우리 태흥이가 학교를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빨리 나와서 지금 하던 공부를 다 마치고, 또 사회에 나와서 어려운 사람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엄마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씨를 지원하는 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NAKASEC)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씨의 현지 변호인 2명은 김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주일 넘게 구금돼 있다가 최근 애리조나주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로 이송됐으며, 김씨가 이 시설에 도착한 이후로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김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억류돼 있을 당시 정식 수용시설이 아닌 곳에 머무르면서 창문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조사받아 낮에 햇빛도 보지 못하고 밤에는 침대도 없이 의자에서 잠을 자야 하는 등 인권을 유린당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씨는 다섯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에 와 지금까지 35년 넘게 미국에서 살면서 영주권을 얻었다.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는 텍사스의 명문 주립대로 꼽히는 A&M대학 박사과정에서 라임병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씨 측에 따르면 그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초순 가족과 함께 한국에 갔다가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1일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영문도 모른 채 억류됐다고 한다.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혐의 문제됐을 수도 김씨를 구금한 이유에 대해서는 미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그가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씨의 기소 시점이 영주권 취득 이전이었는지, 이후였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변호인은 향후 이민법원 재판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한편 미교협은 그동안 김씨의 석방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둔 낸시 펠로시(민주) 연방 하원의원과 텍사스를 지역구로 둔 마이클 매콜(공화) 연방 하원의원, 한국계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과 앤디 김(민주·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등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8-01 07:57:27[파이낸셜뉴스] 평소 자신의 아들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을 협박하고 정서적으로 학대한 40대 여성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1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김지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게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10월 25일 오후 2시 57분께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 앞 길거리에서 B군(11)을 협박하면서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군이 평소 자신의 아들을 괴롭혔다며 불러세운 뒤 "너 이 XX야, 나 XXX 하지 마, 동네 돌아다닐 때 마주치지 않게 조심해라"고 협박했다. 또 "아빠 전화번호 줘봐, 나 교수 부부고 스카이 나왔다, 아이(내 아들) 한 번만 더 건들면 가만 안 둔다, 교육은 다 내 아래에 있어"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군에게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고 그런 행동을 멈추라'는 취지로만 이야기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관련 증거를 토대로 A씨가 실제로 해당 발언을 하면서 B군을 학대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B군의 진술 내용이 일관된 데다 구체적이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사실관계를 담고 있다"며 "B군은 범행 직후 어머니에게 전화해 피해를 호소하고 상당 기간 심리센터에서 상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학대 범죄는 피해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와 관련한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7-31 10:17:09[파이낸셜뉴스] 23개월 된 아들만 집에 둔 채 외출한 사이 아기가 숨지면서 아이 부모가 아동방임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30일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혐의로 30대 부부 A씨와 B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부부는 지난 2월 20일 새벽,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의 자택에 생후 23개월 된 아들을 홀로 둔 채 외출했다가 아이가 숨지는 결과를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사건 전날 오후 10시쯤 외출해 PC방에서 게임을 하면서 가정용 카메라(홈캠)로 아이 상태를 확인했다. 홈캠을 통해 아이에게 이상한 징후를 발견한 부부는 급히 귀가해 아이를 확인한 뒤 곧바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부부의 방임 행위가 아이의 사망에 직접적 인과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는 사인 미상으로 나왔다. 사건 전후 사정과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했지만, 사망과 방임 사이 직접적 인과는 드러나지 않아 방임 혐의만 적용됐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7-31 09:15:01이제 막 마우이섬(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와이모쿠 폭포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스무 살 아들 모건은 이미 그걸 망친 듯한 모습이었다. 아들은 남편 그레그와 내게서 3m 거리를 유지하면서 등산로를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 "빨리요! 엄마 아빠가 하고 싶어 하던 거잖아요." 우리 사이의 거리를 벌려 가며 아들이 말했다. 가족의 연대감은 무리였다. 나는 쉰 살 생일을 기념해 떠난 마우이 여행 계획(남편 그레그는 이 여행에 '하와이 5-0'이라는 별칭을 붙였다)의 핵심이 폭포로 이어지는 피피와이 트레일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서두르자. 이건 놓칠 수 없어!" 나는 조용히 기도했다. "주님, 비가 오기 전에 폭포에 닿게 해주세요. 그리고 제 오른 무릎이 말썽을 일으키지 않게 해 주세요. 아, 그리고 무리가 아니라면 이번 하이킹이 모건과 소통하는 길이 되게 해주세요." 우리는 '성스러운 일곱 웅덩이'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까지 올라갔다. 표지판이 벼랑 끝에서 물러서라고 경고했다. 아래를 내려다본 다음, 모건을 올려다보았다. 어떤 것도, 감정을 드러내는 아주 작은 것도 없었다. 아들은 몇 달 전 집을 떠나면서 내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주변에는 밀림이 빽빽했다. 덕분에 아들의 어린 시절 별명이 생각났다. "우리가 널 모글리(정글북의 주인공)라고 불렀던 거 기억나니?" "인간 마을에서 사는 건 끝났어요. 바기라와 발루(정글북에서 모글리의 성장을 이끄는 스승이자 친구 역할을 하는 흑표범과 불곰)를 찾아 떠날 거예요." 아들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하나님, 저게 뭘까요? 유머인가요?" 마치 시작처럼 느껴졌다. 다행히도 거대한 반얀트리 한 그루가 우리를 멈춰 세우고는 입을 딱 벌리고 바라보게 했다. 공중에 뜬 뿌리가 치렁치렁하게 걸쳐져서 구불구불한 가지 덤불을 밀림 바닥에 닻처럼 단단히 고정시켰다. 모건은 주변 나뭇가지들과 똑같은 모양새로 근육을 풀었고, 나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아들이 마치 나무로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치에 정확히 놓았다. "나는 그루트다." 아들은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따라 하며 말했다. "비유 좀 섞지마, 모글리." "좋아요, 엄마." 아들은 약간 깔보듯이 말하더니 내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좋네요, 엄마. 고마워요. 나중에 그거 보내 주실래요?" 모건이 무언가에 대해 내게 마지막으로 고마워한 게 언제였더라? 그런데 내가 모건에게 마지막으로 고마워한 건 언제였지?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는데 남편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모건은 어디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무성하게 얽힌 이국적인 잎들과 커지는 걱정에 빠져 있는데, 폭포가 보이기도 전에 소리가 먼저 들렸다. 잠시 후, 숨이 턱 막혔다. 122m에 달하는 급류가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깎아지른 듯한 용암 암벽에서 떨어졌다. 아들을 따라잡고는 자유낙하 하는 하얀 리본 같은 물줄기와 힘을 향해 휴대전화를 겨눴다. 모자의 특별한 추억을 바란 기도는 응답받지 못했을지라도, 웅장한 자연과 대면하는 일은 대단한 것이었다. 두 번째 사진을 찍기 전에 하늘이 열리더니 엄청난 폭우를 퍼부었다. 나는 못 믿겠다는 듯이 우리 가족을 쳐다보고는 다시 와이모쿠 폭포를 보았다. "하나님, 비를 막고 계셨군요!" 밀려드는 감사와 눈물 속에서 이 말을 내뱉었다. 목소리가 갈라진 건지 방어막에 틈이 생긴 건지는 모르겠으나, 모건의 마음도 움직였다. 갑자기 내 곁에 와서는 우의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내가 알아차린 건 아들의 표정이었다. 눈에 배려, 애정, 관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서로를 제대로 바라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우리가 해냈어요, 엄마." 아들이 말하는 게 하이킹일까? 아니면 우리 얘기일까? 3.2㎞에 이르는 내리막길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폭포를 슬쩍 보았다. 아들이 내 손을 잡기 전에 꼭 끌어안아서 깜짝 놀랐다. "고마워, 아들."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는 조용히 덧붙여 말했다. "엄마가 넘어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모건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끼 투성이 바위에서 나를 붙잡았다. 가지에서 돋아나서 땅으로 뻗어가는 반얀트리 뿌리처럼 예기치 못한 기쁨이었다. 우리 관계는 때로 얽혀서 혼란스럽겠지만 괜찮을 거다. "생일 축하해요, 엄마. 오늘은 근사한 날이었어요." 아들이 부드럽게 말하는 게 들렸다. 감사. 그것은 충돌과 속삭임 속에서 찾아왔다. "맞아. 아름다운 하루였어." We'd barely begun the hike to Maui's Waimoku Falls, and already Morgan, my 20-year-old son, seemed as if he might ruin it. He strode ahead on the trail, keeping 10 feet away from my husband, Greg, and me. "Come on-this is what you wanted to do," he said, widening the distance between us. So much for family togetherness. I had made no secret that for my fiftieth-birthday trip to Maui-dubbed Hawaii 5-0 by Greg-the crown jewel of the itinerary would be hiking the Pipiwai Trail to the falls. We'd woken this morning to a forecast of heavy rains. "Let's hurry," I said. "I'm not missing this!" Silently, I prayed. Lord, let us get to the falls before the rain comes. And keep my right knee from acting up. Oh, and if it's not too much, help this be a way to connect with Morgan. We climbed until we reached a spot overlooking the Seven Sacred Pools. A sign warned us to stay back from the edge of the cliff. I peered down, then looked to Morgan. Nothing, not a hint of emotion. When he moved out of our house a few months earlier, he'd told me I didn't understand him. He was right. The jungle was thick around us. It made me think of Morgan's childhood nickname. "Remember how we used to call you Mowgli?" I said. "I'm done living in the man village," he said, dryly. "I'm off to find Bagheera and Baloo." What was that, God? Humor? It felt like a start. Mercifully, a massive banyan tree begged us to stop and gape. Aerial roots tumbled down like anchors, mooring their twisty thicket of branches to the jungle floor. My son flexed his muscles in the same configuration as the branches near him, and I maneuvered my smartphone's camera into just the right position to make it appear as if he were morphing into the tree. "I am Groot," he said, quoting a character in a Marvel superhero movie series. "Don't mix your metaphors, Mowgli," I said. "Good one, Mom," he said, with a hint of disdain before taking a look at my photo. "Good one, Mom. Thanks. Will you send that to me later?" When was the last time Morgan had thanked me for anything? Then again, when was the last time I had thanked him? Greg offered me a hand up the final ascent. Where Morgan was, I wasn't sure. Lost in a tangle of exotic foliage and mounting worries, I heard the waterfall before I saw it. Seconds later, I gasped. A 400-foot torrent of water thundered down a sheer lava rock wall. I caught up to my son and aimed my phone at the white ribbon of free-falling tumble and force. My prayer for a special mother-son memory might not have been answered, but coming face-to-face with nature's majesty…wow. Before I could take a second photo, the skies opened and unleashed a biblical torrent of rain. I looked incredulously at my family and then back at Waimoku Falls. "God, you held back the rain!" I blurted through a rush of gratitude and tears. I'm not sure if it was the crack in my voice or the crack in my armor, but Morgan was moved too. Suddenly he was at my side, helping me with my rain gear. But it was his expression that I noticed. There was such caring in his eyes, such love and concern. I couldn't remember the last time we'd really looked at each other. "We made it, Mom," he said. Did he mean the hike…or us? I stole one last look at the falls before I turned to begin the two-mile descent. Morgan startled me with a bear hug before he took my hand. "Thanks, son," I said. Thanks, God, I added silently. "I don't want you to slip," Morgan said, steadying me along the moss-covered rocks. An unexpected delight, like banyan tree roots that sprout from branches to reach the ground. As tangled as our relationship might be at times, we were going to be okay. "Happy birthday, Mom," I heard Morgan say softly. "Today was a great day." Gratitude. It had come in a crash and a whisper. "Yes, it was beautiful," I said.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5-07-29 18:21:57[파이낸셜뉴스] 한 여성이 주행 중인 차량의 운전석에 아들을 앉혀 놓고 찍은 사진을 맘카페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글을 삭제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6일 회원 수 300만명 규모의 한 맘카페에 '(아들이) 운전대 잡는 걸 너무 좋아한다'는 제목의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남자아이라 그런지, 운전대만 보면 환장한다. 빨간 불일 때 잠깐 앉혀보기. 빨리 커서 엄마 운전기사 해줘"라고 적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10살이 채 안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신호로 정차 중인 차량 운전대를 잡고 있다. 기어는 주행이 가능한 'D(주행)'로 놓여 있다. 사진이 찍힌 곳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한 사거리로 보인다. 글이 게시되자마자 작성자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빨간불일 때 잠깐 앉혔다는 건 거짓말 같다. 저러고 엄마가 같이 운전대를 잡고 갔을 듯"이라거나 "빨간불 됐다고 얼른 운전석에 태웠다가, 초록불 되자마자 자리로 돌려보냈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짚었다. A씨를 신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로교통법 제39조는 차량 운전자가 영유아를 안은 상태에서 운전 장치를 조작해선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아동학대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아동복지법 제17조에는 '아동에게 신체적 위험을 유발하거나 방임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해당 글은 삭제됐고 현재는 찾아볼 수 없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7-29 05:4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