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튀르키예 아라라트산(현지명 아리산)에서 성경 속 '노아의 방주' 흔적을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현지 매체 일간 사바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노아의 방주 찾기(Noah's Ark Scan)' 소속 고고학 연구팀이 튀르키예 동쪽 아리 지역의 아라라트산에 위치한 160m 길이의 배 모양 지질구조물인 '두루프나르 지대' 발굴을 검토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레이더 스캔을 통해 지하를 탐사하고 배의 위치를 확인한 후, 적절한 보존 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발굴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라라트산은 휴화산으로, 정상 해발고도가 5137m로 튀르키예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아라라트산 남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있는 두루프나르 지대는 1948년 5월 처음 발견됐다. 약 160m 길이의 편평한 타원형 언덕이 마치 배 아랫부분과 흡사하다는 점 때문에 '노아의 방주'가 묻힌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고, 일부 교인들은 이곳을 성지로 여겨 순례한다. 특히 앞선 연구 결과 이 곳 토양에서 점토질 물질, 해양 퇴적물, 연체동물 등 해양생물의 유해가 발견됐고, 시료의 연대 측정 결과 3500년에서 5000년 전 사이로 추정돼 노아의 방주 실존설에 무게를 더했다. 또한 레이더 전파로 살폈을 때 두루프나르 지대 지하 깊숙한 곳에 직사각형 구조물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구약성서 중 창세기를 보면 노아라는 이름의 600세 노인이 신의 계시를 듣고 나무로 커다란 방주를 만들어 동물들과 함께 탄 덕에 얼마 뒤 닥친 대홍수에서 살아남았다고 전해진다. 성경에는 40일간의 폭우와 150일간의 홍수 이후 방주는 '아라랏산'에 걸쳐 서게 됐다고 적혔다. 이슬람 경전 쿠란에도 같은 이야기가 있다. 학계와 종교계 일각에서는 그 장소가 튀르키예에 있는 아라라트산이라고 여긴다. 연구팀은 "튀르키예 현지 대학교와 협력해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한 뒤 유적 보존 계획을 수립해 레이더 스캔을 통해 발견된 구조물이 인공 구조물인지, 자연 구조물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16 07:11:47며칠 전 라벨이 아주 인상적인 와인을 만났습니다. 땅딸막한 배불뚝이 노인이 한 손에는 포도송이를, 다른 손엔 술잔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노인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요정 '실레누스(Silenus)'로 인류에게 와인을 전해준 '술의 신' 바쿠스(Bacchus)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입니다. 미국 나파밸리 실레누스(Silenus) 와이너리가 만드는 타이로스(Tyros) 와인은 전형적인 나파밸리의 풀바디 와인임에도 질감이 그리 무겁지 않고 산도가 아주 좋아 발랄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도 잘 만들어진 고가의 나파 와인 감성을 느낄 수 있고, 라벨에 담긴 여러가지 스토리도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와인입니다. #1.화가들이 즐겨 그린 요정 실레누스 요정 실레누스는 고대부터 화가들이 좋아하는 단골손님이었습니다. 늘 술에 취한 채 당나귀를 타고 가는, 어찌보면 당나귀에 실려가는 장면으로 자주 그려집니다. 바쿠스보다 더 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실레누스는 산과 들에 사는 사티로스 요정 중 하나로 상체는 사람, 하체는 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예언능력이 있지만 술에 취해야만 그 능력이 발휘됩니다. 실레누스가 보이면 늘 근처에 바쿠스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바쿠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가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우스가 인간 세상 테베의 공주 세멜레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여인으로 변해 세멜레를 찾아갑니다. "제우스에게 정말로 사랑한다면 본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해보라"며 꼬드깁니다. 본 모습이 번개인 제우스는 세멜레의 계속된 간청에 자신을 드러내고 세멜레는 벼락에 타 죽습니다. 제우스가 재빨리 세멜레의 뱃속에서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맵니다. 이후 날짜를 다 채우고 태어난 아기가 바쿠스였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한 번, 아버지 허벅지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태어났다고 해서 '디오니소스(Dionysos)'로 불립니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어린 바쿠스를 그리스 올림푸스 산에서 멀리 떨어진 니사로 옮겨 요정 사티로스에게 양육을 맡기게 됩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이자 스승이 된 사연입니다. 실레누스가 어느 날 프리기아 지방에서 바쿠스와 행렬을 이루며 가다 홀로 남게 됐습니다. 매번 그렇듯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바쿠스 추종자 무리에서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농부들이 만취한 실레노스를 잡아다 프리기아 왕 미다스에게 바칩니다. 미다스는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미다스는 열흘 밤 열흘 낮 동안 잔치를 벌인 후 실레누스를 바쿠스에게 돌려보냅니다. 바쿠스가 고마운 마음에 미다스에게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소원은 저주였습니다. 미다스가 물을 마시려 입을 대도, 배가 고파 빵을 집어들어도 황금이 됐습니다. 미다스는 바쿠스에게 "자신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놔달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유명한 '미다스의 황금' 이야기가 실레누스에서 시작됐습니다. #2.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은 누구 "형님, 아우님! 어서 와 보세요. 하하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벌거벗고 자고 있어요." 실레누스와 바쿠스가 술에 취해 사는 신과 요정이라면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이 있습니다. 노아(Noah)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땅에 정착한 첫 해 어느 날,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포도를 수확해 만든 와인에 취해 그만 벌거벗은 채 잠들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둘째 아들 함(Ham)이 아버지의 취한 모습을 보고 마치 구경거리가 난듯 행동합니다. 이를 본 형 셈(Sem), 동생 야벳(Japheth)이 겉옷을 가지고 뒷걸음질로 다가가 아버지의 몸을 덮습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네 형제들의 종들의 종이 될 것이다." 술에서 깬 노아가 자초지종을 알고 함에게 이같은 저주를 퍼붓습니다. 성경 속 창세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이 저주는 나중에 그대로 실현됩니다. 첫째 아들 셈은 중동과 아시아계, 셋째 아들 야벳은 아리안계 유럽인의 선조가 됩니다. 둘째 아들 함의 자손이 아프리카계 후손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방주에서 처음 나와 밟은 땅이 아라라트 산 높은 계곡지대였습니다. 아라라트 산은 터키 동부와 아르메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만년설산으로 높이가 5000m가 넘습니다. 여기서 발원한 물이 남으로 흘러흘러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만듭니다. 이 곳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시작됩니다. 아라라트 산 북쪽에는 조지아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산지로 역사가 무려 8500년에 달합니다. 조지아는 이 곳에서만 나는 레드 품종 사페라비(Saperavi)로 와인을 만들고 거대한 항아리 같은 크베브리(Qvevri)에서 숙성을 합니다. 인류 최초의 와인 모습입니다. 조지아에서는 와인을 그비노(Gvino)라고 부릅니다. 이게 이탈리아로 넘어와 비노(Vino), 프랑스에서 뱅(Vin), 독일에서는 바인(Wine), 영국으로 전해져 와인(Wine)이 됩니다. 각 나라 와인의 명칭이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3. 천재 화가 카라바조와 병든 바쿠스엔 어떤 사연이 황달기 가득한 얼굴에 술취한듯 퀭한 눈, 게다가 핏기없이 퍼런 입술까지…. 카라바조로 불리는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가 1593년 그린 '병든 바쿠스'입니다. 그런데 이전에 그려진 전형적인 바쿠스의 모습과 달리 어딘지 좀 이상해보입니다. 카라바조가 바쿠스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은 자화상입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청년의 얼굴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가득한 건 왜일까요. 카라바조는 로마로 갓 상경해 돈도 후원자도 없었습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싸구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밑으로 들어가 정물화나 제대화를 그리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수도 받지 못해 매일 굶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돈이 조금 생기면 술을 사 마시며 끼니를 대신했습니다. 결국 큰 병에 걸렸고 무려 6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당시 로마는 흑사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카라바조는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적같이 살아난 후 그린 그림입니다. 카라바조는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를 연 천재 화가입니다. 그를 상징하는 것은 '테네브리즘(Tenebrism)'입니다. 극단적인 명암 대비법으로 어두운 곳에서 마치 촛불을 켠 듯 격렬한 명암을 줘 극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오로지 인물과 사건에만 집중하도록 시선을 잡아두고 어느 순간 확 빨아들이는 힘이 엄청납니다. 벨라스케스, 루벤스, 렘브란트 등 바로크 거장들이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을 '테네브로시(Tenebrosi)', 이른바 '카라바조파'라 부릅니다. #4. 풀바디인데 무겁지 않고 발랄한 나파와인 다시 돌아와 잔에 담긴 실레누스 타이로스 와인을 들어올립니다. 짙은 검붉은 색 와인 잔에서 나파의 잘익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향이 진하게 피어오릅니다. 주된 과실향은 블랙계열입니다. 꽃 향과 섞여 올라오는 담뱃갑 향과 가죽 향, 연필심 향, 젖은 나뭇잎 향 등 2차 향도 아주 좋습니다. 입에 살짝 흘려보니 의외로 질감이 가볍습니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진한 과실향과 부드럽고 두툼한 타닌, 특히 미디엄 플러스 수준의 산도는 와인을 아주 발랄하게 만듭니다. 알코올도수 14.5%의 풀바디 나파밸리 와인임에도 전혀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난 후 남는 것은 잇몸과 치아를 포근포근 덮는 살집좋은 타닌과 기분을 좋게 만드는 훈연향이 밴 신맛입니다. 피니시는 적어도 두세숨 이어집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8-17 18:01:16[파이낸셜뉴스] 며칠 전 라벨이 아주 인상적인 와인을 만났습니다. 땅딸막한 배불뚝이 노인이 한 손에는 포도송이를, 다른 손엔 술잔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노인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요정 '실레누스(Silenus)'로 인류에게 와인을 전해준 '술의 신' 바쿠스(Bacchus)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입니다. 미국 나파밸리 실레누스(Silenus) 와이너리가 만드는 타이로스(Tyros) 와인은 전형적인 나파밸리의 풀바디 와인임에도 질감이 그리 무겁지 않고 산도가 아주 좋아 발랄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도 잘 만들어진 고가의 나파 와인 감성을 느낄 수 있고, 라벨에 담긴 여러가지 스토리도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와인입니다. ■화가들이 즐겨 그린 요정 실레누스 요정 실레누스는 고대부터 화가들이 좋아하는 단골손님이었습니다. 늘 술에 취한 채 당나귀를 타고 가는, 어찌보면 당나귀에 실려가는 장면으로 자주 그려집니다. 바쿠스보다 더 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실레누스는 산과 들에 사는 사티로스 요정 중 하나로 상체는 사람, 하체는 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예언능력이 있지만 술에 취해야만 그 능력이 발휘됩니다. 실레누스가 보이면 늘 근처에 바쿠스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바쿠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가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우스가 인간 세상 테베의 공주 세멜레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여인으로 변해 세멜레를 찾아갑니다. "제우스에게 정말로 사랑한다면 본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해보라"며 꼬드깁니다. 본 모습이 번개인 제우스는 세멜레의 계속된 간청에 자신을 드러내고 세멜레는 벼락에 타 죽습니다. 제우스가 재빨리 세멜레의 뱃속에서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맵니다. 이후 날짜를 다 채우고 태어난 아기가 바쿠스였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한 번, 아버지 허벅지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태어났다고 해서 '디오니소스(Dionysos)'로 불립니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어린 바쿠스를 그리스 올림푸스 산에서 멀리 떨어진 니사로 옮겨 요정 사티로스에게 양육을 맡기게 됩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이자 스승이 된 사연입니다. 실레누스가 어느 날 프리기아 지방에서 바쿠스와 행렬을 이루며 가다 홀로 남게 됐습니다. 매번 그렇듯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바쿠스 추종자 무리에서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농부들이 만취한 실레노스를 잡아다 프리기아 왕 미다스에게 바칩니다. 미다스는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미다스는 열흘 밤 열흘 낮 동안 잔치를 벌인 후 실레누스를 바쿠스에게 돌려보냅니다. 바쿠스가 고마운 마음에 미다스에게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소원은 저주였습니다. 미다스가 물을 마시려 입을 대도, 배가 고파 빵을 집어들어도 황금이 됐습니다. 미다스는 바쿠스에게 "자신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놔달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유명한 '미다스의 황금' 이야기가 실레누스에서 시작됐습니다.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은 누구 "형님, 아우님! 어서 와 보세요. 하하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벌거벗고 자고 있어요." 실레누스와 바쿠스가 술에 취해 사는 신과 요정이라면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이 있습니다. 노아(Noah)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땅에 정착한 첫 해 어느 날,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포도를 수확해 만든 와인에 취해 그만 벌거벗은 채 잠들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둘째 아들 함(Ham)이 아버지의 취한 모습을 보고 마치 구경거리가 난듯 행동합니다. 이를 본 형 셈(Sem), 동생 야벳(Japheth)이 겉옷을 가지고 뒷걸음질로 다가가 아버지의 몸을 덮습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네 형제들의 종들의 종이 될 것이다." 술에서 깬 노아가 자초지종을 알고 함에게 이같은 저주를 퍼붓습니다. 성경 속 창세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이 저주는 나중에 그대로 실현됩니다. 첫째 아들 셈은 중동과 아시아계, 셋째 아들 야벳은 아리안계 유럽인의 선조가 됩니다. 둘째 아들 함의 자손이 아프리카계 후손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방주에서 처음 나와 밟은 땅이 아라라트 산 높은 계곡지대였습니다. 아라라트 산은 터키 동부와 아르메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만년설산으로 높이가 5000m가 넘습니다. 여기서 발원한 물이 남으로 흘러흘러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만듭니다. 이 곳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시작됩니다. 아라라트 산 북쪽에는 조지아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산지로 역사가 무려 8500년에 달합니다. 조지아는 이 곳에서만 나는 레드 품종 사페라비(Saperavi)로 와인을 만들고 거대한 항아리 같은 크베브리(Qvevri)에서 숙성을 합니다. 인류 최초의 와인 모습입니다. 조지아에서는 와인을 그비노(Gvino)라고 부릅니다. 이게 이탈리아로 넘어와 비노(Vino), 프랑스에서 뱅(Vin), 독일에서는 바인(Wine), 영국으로 전해져 와인(Wine)이 됩니다. 각 나라 와인의 명칭이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천재 화가 카라바조와 병든 바쿠스엔 어떤 사연이 황달기 가득한 얼굴에 술취한듯 퀭한 눈, 게다가 핏기없이 퍼런 입술까지…. 카라바조로 불리는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가 1593년 그린 '병든 바쿠스'입니다. 그런데 이전에 그려진 전형적인 바쿠스의 모습과 달리 어딘지 좀 이상해보입니다. 카라바조가 바쿠스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은 자화상입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청년의 얼굴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가득한 건 왜일까요. 카라바조는 로마로 갓 상경해 돈도 후원자도 없었습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싸구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밑으로 들어가 정물화나 제대화를 그리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수도 받지 못해 매일 굶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돈이 조금 생기면 술을 사 마시며 끼니를 대신했습니다. 결국 큰 병에 걸렸고 무려 6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당시 로마는 흑사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카라바조가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적같이 살아난 후 그린 그림입니다. 카라바조는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를 연 천재 화가입니다. 그를 상징하는 것은 '테네브리즘(Tenebrism)'입니다. 극단적인 명암 대비법으로 어두운 곳에서 마치 촛불을 켠 듯 격렬한 명암을 줘 극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오로지 인물과 사건에만 집중하도록 시선을 잡아두고 어느 순간 확 빨아들이는 힘이 엄청납니다. 벨라스케스, 루벤스, 렘브란트 등 바로크 거장들이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을 '테네브로시(Tenebrosi)', 이른바 '카라바조파'라 부릅니다. 카라바조는 온갖 기행을 일삼은 화가로도 유명합니다. 술, 도박, 폭행도 모자라 급기야 로마의 한 광장에서 살인까지 저지릅니다. 34살때입니다. 지명수배가 내려지고 이를 피해 떠돌아다니다 4년 뒤 도망자 신세로 죽습니다. 하지만 그가 도망자 시절 그린 그림들은 너무도 유명합니다. 사람을 죽인 손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가는 곳마다 열렬한 팬덤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그림 속 희생자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습니다. 살인에 대한 참회였을까요. ■풀바디인데 무겁지 않고 발랄한 나파와인 다시 돌아와 잔에 담긴 실레누스 타이로스 와인을 들어올립니다. 짙은 검붉은 색 와인 잔에서 나파의 잘익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향이 진하게 피어오릅니다. 주된 과실향은 블랙계열입니다. 꽃 향과 섞여 올라오는 담뱃갑 향과 가죽 향, 연필심 향, 젖은 나뭇잎 향 등 2차 향도 아주 좋습니다. 입에 살짝 흘려보니 의외로 질감이 가볍습니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진한 과실향과 부드럽고 두툼한 타닌, 특히 미디엄 플러스 수준의 산도는 와인을 아주 발랄하게 만듭니다. 알코올도수 14.5%의 풀바디 나파밸리 와인임에도 전혀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난 후 남는 것은 잇몸과 치아를 포근포근 덮는 살집좋은 타닌, 그리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훈연향이 밴 신맛입니다. 피니시는 적어도 두세숨 이어집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8-17 08:57:00[파이낸셜뉴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2020년에 주목할만한 전세계 여행지 10곳’은 어디일까. 디지털 디톡스를 한껏 즐길 수 있는 몬테네그로 자블라크를 비롯해, 동유럽의 보석같은 항구도시 폴란드 시비노우이시치에와, 아직은 덜 알려진 아시아의 숨겨진 명소 베트남 닌빈 등의 여행지가 포함된 이번 리스트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6월 사이에 부킹닷컴에서 가장 많이 예약된 여행지 중 전년도 동기대비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한 곳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도 서귀포시는 번화한 도시를 감싼 해안선을 따라 화산지형이 펼쳐지는 곳으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다. 제주도의 맑고 푸른 바다가 스쿠버다이빙과 서핑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면 인근의 한라산은 하이킹할 곳을 찾는 이들에게 적격으로, 서귀포시는 야외활동을 즐기는 여행자에게 최적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시원한 폭포를 감상하러 가기도 좋을 뿐만 아니라 자연 속 모험을 실컷 즐긴 후 제주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신선한 농수산물과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보며 기력 보충을 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서귀포시는 흑돼지, 전복, 옥돔 등 특색 있는 제주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맛집이 곳곳에 위치해 먹방여행으로도 제격이다. ■몬테네그로 자블라크 디지털 디톡스를 원하는 여행자라면 몬테네그로 북부에 위치한 자블라크의 산속으로 떠나볼 것을 추천한다. 거대한 두르미토르 산 지역 한가운데에 자리해 있는 자블라크는 사시사철 매력이 넘치는 여행지다. 추운 겨울에는 눈 덮인 슬로프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액티비티를, 따뜻한 날에는 호수와 강가에서 짜릿한 수상 스포츠나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자블라크에서 꼭 들러야 할 명소로는 두르미토르 국립공원과 ‘검은 호수’라는 뜻의 ‘츠르노 예제로 호수’, ‘타라 협곡 두르제비차 다리’를 꼽을 수 있다. ■아르메니아 예레반 역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아르메니아의 수도이자 장엄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건축물로 가득한 예레반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예레반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아르메니아 교회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인 ‘세인트 그레고리 일루미네이터 대성당’의 자태를 감상하고, 아라라트 산에 위치한 ‘즈바르트노츠 성당’의 유적을 둘러보며 산으로 에워싸인 경관도 만끽해야한다. 특히, 석회암으로 지어진 거대한 계단식 구조물로 분수와 조형물, 평온한 정원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아르메니아의 랜드마크 ‘캐스케이드’는 도시 관광 필수 방문 코스며, 음악과 함께 분수쇼가 펼쳐지는 예레반 공화국 광장 또한 놓치면 안되는 곳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 살타 형형색색 독특한 풍경 속에 화려한 식민지 시대 건축물이 자리한 오색찬란한 도시 살타는 아르헨티나령 안데스산맥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이곳 살타는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곳으로 그야말로 ‘꽉 찬’ 여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7월 9일 광장’을 방문하고 다채로운 도시의 경관을 감상하는 것 말고도, 1600년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산프란치스코 성당 및 수도원이나 인근의 ‘일곱 색깔 언덕’과 ‘그란데스 염지’ 등의 명소들을 방문해본다면 여행에 진한 색깔의 여운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몰타 그지라 문화와 해변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몰타 북동부 연안의 그지라 지역을 눈여겨볼 것을 추천한다. 몰타어로 ‘섬’을 뜻하는 ‘그지라’는 몰타의 수도이자 성곽도시인 발레타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하며, 마삭셋 항에서 마노엘 섬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이름의 의미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726년 마노엘 섬에 지어진 마노엘 요새는 그지라와 인접해 있어, 당일치기 여행을 통해 도시의 역사와 더불어 과거 격리 병원이 있던 섬의 옛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충분한 즐길 거리가 된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아름다운 전망을 즐기며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도 여유를 한껏 누려보기에 제격일 것이다. ■베트남 닌빈 베트남 닌빈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경관 덕에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온통 초록색으로 둘러싸인 닌빈은 물 위의 하롱베이보다 훨씬 고요한 매력을 풍기는 여행지다. 하노이에서 단 몇 시간만 달려오면 이곳의 평온한 자연 속에서 힐링을 즐길 수 있어 하노이 근교 여행으로도 적합하다. 논과 강, 산, 동굴, 탑 등으로 가득한 이곳은 실제 영화 촬영지이기도 한데, 이곳에서 보트 투어를 통해 도시를 둘러보며 그림 같은 자연 경관을 즐겨본다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폴란드 시비노우이시치에 폴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시비노우이시치에는 발트 해에 인접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바다를 사랑하는 여행객들에게 딱 맞는 여행지이다. 탁 트인 항구의 전경을 감상해보고 싶다면 19세기에 지어진 시비노우이시치에 등대 전망대에 올라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짜릿하고 역동적인 여행을 선호한다면 폴란드에서 가장 넓은 해변 중 하나인 시비노우이시치에 해변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겨보는 것도 추억에 남는다. 이외에도, 여행객들은 시비노우이시치에의 ‘해양 어업 박물관’에서 도시의 역사를 탐험해볼 뿐만 아니라, 모형 선박과 해양 생물들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푸에르토리코의 수도 산후안은 카리브해 지역의 생동감 넘치는 문화와 건축물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산후안 올드타운의 수놓은 자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형형색색의 스페인 식민지 시절 건물을 만나볼 수 있다. 일명 ‘우산 거리’로 불리는 ‘포르탈레사 거리’나 인근의 초록이 우거진 주택과 길도 좋은 볼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산후안 예술계의 번영과 함께 형성된 이 도시의 거리 예술은 여행자의 사진 촬영 욕구를 자극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건축에 관심이 많다면 ‘엘 모로’, ‘산크리스토발 요새’, ‘파세오 드 라 프린세사’ 등의 명소도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산후안 여행은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를 지원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일본 다카마쓰 우동 왕국 혹은 시고쿠 여행의 관문으로도 불리는 항구도시 다카마쓰는 아름다운 풍경을 벗 삼아 먹방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적합한 여행지이다. 도시 명물인 우동을 실컷 먹었다면 에도시대의 정원을 대표하는 전통 일본식 공원인 ‘리쓰린공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일본의 특별 명승지로 지정된 리쓰린공원을 상징하는 연꽃 연못과 이를 가로지르는 엔게쓰교는 이곳의 감상 포인트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공원 곳곳에 전통 일본 다도를 경험할 수 있는 찻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인도 조드푸르 인도 북부에 위치한 조드푸르는 전 세계 컬러풀한 도시 리스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곤 한다. 푸른 외벽의 건물 수천 개가 모여 이루어진 이 도시의 모습은 마치 바다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생동감 넘치는 도시 경관 외에도 건축물과 박물관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메랑가르 요새 겸 박물관’, ‘우메이드 바완 팰리스’, ‘만도어 가든’ 등을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식도락과 쇼핑을 즐기는 여행자들은 곳곳에 위치한 정통 인도 음식점이나 향신료를 맛볼 수 있는 상점, 그리고 구불구불한 중세 시대 거리를 누비는 것마저도 즐겁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12-10 09:51:54"쥐와 뱀이 우리 몸을 뜯어 먹었지만 어찌해볼 수 없는 신세. 정의는 어디에 있나.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야만 하고, 부모는 아이들을 떠나야만 한다네."-쿠르드족 민요 말란 발키르(Malan Barkir:'천막을 싣다'라는 뜻) 중 세계 최대 나라 없는 민족, 쿠르드족의 슬픈 노래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다시 울려퍼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열흘 전인 9일 터키가 이 지역을 침공하면서 이곳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에게 무차별적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터키 정부는 자국 내에서 분리독립을 위해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 노동자당(PKK)의 테러 통로를 없애고 안전지대를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쿠르드 민병대(YPG)가 장악 중이던 이 지역에 폭격을 퍼부었다. 미군의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에 협력했던 시리아 민병대(SDF)를 테러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는 터키는 안전지대를 구축, 터키 국경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고자 했다. SDF의 대다수는 YPG 출신이다. 터키 입장에서 쿠르드족은 계륵과 같은 존재다. 성경에서 노아의 방주가 대홍수 끝에 닿았다는 터키 동부의 아라라트산을 기반으로 유목민족으로 살아왔던 이들은 여전히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쿠르드족 인구는 현재 3500만~450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 4개국 국경지대인 쿠르디스탄 지역에 널리 분포하면서 정확한 인구를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대략 터키의 남동부에 가장 많은 수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인은 현재 8000만 터키인의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299년부터 800년 넘게 중동을 장악해왔던 오스만투르크가 1922년 마침내 분열되자 양을 치던 막대기 대신 총과 칼을 들고 쿠르드족만으로 구성된 국가를 세우기 위해 지난 100여년간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자치정부 수립을 돕겠다던 유럽과 미국 등 열강들의 배신으로 건국의 희망은 번번이 꺾였다. 국가를 이루지 못한 탓에 이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이들은 가장 먼저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2015년 시리아 전쟁 때 유럽으로 향하다 터키 해변에서 숨진 세 살배기 아일란 쿠르디도 쿠르드족 난민이다. 그렇기에 쿠르드족은 끝없이 독립에 대한 갈망으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 1980년대부터 PKK의 적극적인 분리독립 요구를 통제해왔던 터키 입장에서 PKK의 거점지역인 동남부와 인접해 있는 시리아의 쿠르드 민병대는 PKK와 연합해 혹여 터키 국토를 양분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눈엣가시 같은 셈이다. IS 퇴치를 명분으로 2014년부터 최근까지 SDF가 미군과 함께 주둔하고 있을 때 어찌할 바를 몰랐던 터키는 최근 미군이 철수한 후 그간 마음에 걸렸던 국가분열의 싹을 없애기로 결심했다. 시리아 북동부 국경선에 접한 너비 30㎞ 정도의 땅을 '안전지대'로 설정, 쿠르드족을 몰아넣고 또 시리아 난민 최대 200만명을 강제이주시켜 터키 국경 밖으로 몰아낼 계획을 세운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고 나흘이 지나서야 트럼프 행정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터키에 파견하는 등 수습에 나섰고, 17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합의해 5일간의 '조건부 휴전'을 이끌어냈다. 터키는 안전지대를 자신들이 관리하고, YPG를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시킨다는 조건하에 미국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시한부 평화 속에서 시리아 북동부에 거주하던 쿠르드족은 자신들이 살았던 땅을 떠나야 한다. 배신과 배반의 역사를 수없이 겪어온 쿠르드족의 가장 유명한 속담은 '친구가 아니라 산을 벗하라'다. 이젠 벗할 산마저 떠나 머무를 수 있는 곳조차 없는 쿠르드족의 운명이 가혹하다.jhpark@fnnews.com박지현 글로벌콘텐츠부 기자
2019-10-18 17:10:38